주성훈은 길을 걸어가며 끊임없이 투덜거렸었다. 도범이가 조금이라도 주성훈의 생각에 어긋나면 차갑게 조롱하며 매우 불쾌한 말을 내뱉었다. 그러나 도범은 남에게 쉽게 굴욕을 당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도범이가 주성훈을 그토록 오랫동안 참아줬던 것은 주성훈의 체면을 지켜 주기 위해서였다.주성훈은 말투는 평온하고 얼굴에 화난 기색은 보이지 않는 도범의 차가운 얼굴을 바라보며, 도범의 말을 어기면 도범이가 주저 없이 자신을 여기에 버릴 것임을 깨달았다.그때 호선해가 분위기를 풀어보려고 말을 걸려 했지만, 오지천이 호선해의 팔을 붙잡으며 말렸다. 오지천은 주성훈보다 훨씬 똑똑하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다. 이런 때 도범이가 분을 풀지 않는다면 계속 갈등이 생길 것이 뻔했다.이윽고 모욕감을 느낀 주성훈의 얼굴이 붉어졌다. 주성훈이 말했다.“왜 저를 싫어하나요?”그러자 도범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성훈 씨가 지금까지 제게 한 조롱을 생각해봐요. 그리고 저는 당신에게 단지 청소를 시킨 건데, 그것도 싫다고 한다면 그럼 저도 성훈 씨를 데리고 갈 필요가 없죠.”말을 마친 도범은 고개를 휙 돌리고는 도남천을 불러 떠날 준비를 했다. 이 모습을 본 주성훈은 당황해서 급히 말했다. “청소하겠습니다. 시체는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주성훈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기에 다른 변명을 대지 않고 바로 시체를 처리하기 시작했다. 주변의 잡초도 시체를 처리할 때 같이 치워 원래의 모습을 되찾게 했다. 이를 통해 이곳에서 두 차례의 격렬한 대결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릴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모든 일을 마친 후, 주성훈은 이마의 땀을 닦았다. 얼굴이 다소 굳어졌지만,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도범은 그제서야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고이석과 고삼석을 손으로 꽁꽁 묶고 그들의 경락을 진원으로 봉쇄한 후에야, 그들은 이곳을 떠나 탈출구를 향했다.고이석의 안내로 그들은 만수산을 나가는 가장 가까운 지름길을 찾았다. 그리고 도범 일행은 도범이가 대결에서 승리했다고 해
이 목소리에 현장에 있던 몇 사람 모두 몸이 굳어졌다. 작은 동물이 아닌 것은 확실했다. 보아하니 나무 뒤에 사람이 있는 것 같았다. 방금 전의 소리도 그들이 듣게 하려고 일부러 낸 것 같기도 했다.이 목소리는 매우 나이가 들어 보였고, 만약 개인 수련자라면 실력이 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 종문 내의 사람이라면 분명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을 것이고 실력도 분명 뛰어날 것이다.그리고 만약 나무 뒤에 있는 사람이 공격하려 한다면, 도범을 제외하고는 아마 그들 중 누구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그런데 나무 뒤에 숨은 사람이 적이라면, 이런 말을 하며 그들을 경계하게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엄청나게 지루한 사람일 것이다.여러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며, 도범은 경계심을 약간 풀고, 몇 명과 눈빛을 교환한 후, 혼자서 큰 나무 뒤로 걸어갔다. 도범의 걸음은 빠르지 않았지만 거리가 멀지 않아 몇 걸음만에 나무 뒤에 있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도범은 놀랐다. 나무 뒤에 숨은 사람의 나이와 목소리가 잘 매치되지 않았다. 겨우 서른 몇 살 밖에 되지 않아 보였으며, 나무 뒤에 숨은 사람의 복부는 피로 물들어 있었고 얼굴은 창백했으며 숨을 거칠게 쉬고 있었다. 분명 심각한 부상을 입은 듯 보였다.“혹시 양극종에 계시는 저의 내문 장로님인가요?” 도범은 저도 모르게 말했다.도범이가 이렇게 물은 것은, 그 사람이 짙은 청색의 겉옷을 입고 있었고, 허리띠에는 눈부신 목련이 수놓아져 있었기 때문이다. 허리에 목련이 있는 사람은 모두 장로의 지위를 가진다.게다가 나무 뒤에 숨은 사람이 입은 옷색깔은 짙은 청색이었고, 전체 종문 중에서 오직 내문 장로만이 짙은 청색의 겉옷을 입을 자격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도범의 이 말을 듣고 급히 그곳으로 달려왔다.호선해는 그 사람이 큰 나무에 기대어 있는 것을 보고 눈에 놀라움이 스쳤다. “혹시 양극종의 장손 장로님이신가요?”장손 장로는 호선해가 그의 이름을 말하자 다소 놀란 듯 보였다. 장손 장로는
장손 장로의 말에 도범은 눈썹을 찌푸렸다. 도범에게 보상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도범은 단지 왜 장손 장로가 그렇게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는지 궁금할 뿐이었다. 물론 장손 장로가 그 눈빛을 금방 감추기는 했지만, 도범은 그 짧은 순간을 예리하게 포착했다.그러나 도범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몇 마디 공손한 말을 덧붙였다. 자신은 보상을 받는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며, 양극종의 제자로서 종문의 장로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것이 당연한 책임이라고 말이다.장손 장로도 고개를 끄덕였고, 그 복잡했던 눈빛은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윽고 장손 장로는 고개를 돌려 함정진을 바라보며 말했다. “더 이상 예의를 차리지 말고 서둘러 나갑시다. 저는 만시종의 장로때문에 다친 것이고, 목숨을 건질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면 이미 그 손에 죽었을 겁니다. 만시종 장로는 지금 나를 잡으려고 안달 나 있을 테니, 더 늦어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모두가 그 말을 듣고 다소 당황해 했지만, 그들은 결국 세상 물정에 어두운 사람들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런 상황에서 불필요한 말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도범은 차가운 눈빛으로 고이석을 바라봤다. 고이석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도범이가 무엇을 말하려는 지 이미 눈치 채고 있었다. 이윽고 고이석은 떨리는 손으로 방어진 진입 명패를 꺼내 들었다.이 명패는 그들이 조민군의 시신에서 찾아낸 것이며, 도범은 고이석에게 직접 수색하도록 지시한 것이다. 물론 이는 매우 효과적인 경고 효과를 발휘했다. 고이석이 하는 일이 마음에 내키지 않았지만, 도범의 위압감에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했다.한편, 도범은 손을 내밀어 장손 장로를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일어설 때 상처가 당겨져 장손 장로의 낯빛이 더욱 창백해졌다.그러나 장로의 위치에 오른 사람이라면 그 길에서 무수한 사람들과 싸워온 사람이기에, 비록 상처가 깊었지만 참을 수 있었다. 식은 땀이 이마를 흠뻑 적셨지만 장손 장로는 조용히 견디고 있었다.고이석은 떨리는 손으로
도범은 고이석과 고삼석을 당장 풀어주지 않고, 두 사람을 이끌고 만수산의 경계를 벗어나 도시로 향했다. 약 5-6리를 더 걸은 후에야 도범이 고이석을 돌아보았다.그때 고이석의 얼굴은 매우 창백했고, 왠지 모르게 불안해 보였다. 이제 쓸모 없어졌으니 도범이가 자신들을 해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 만약 그들이 도범의 입장이었어도 절대로 쉽게 풀어주지 않을 것이다.고이석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세요, 도범 씨. 저희가 누설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들은 아직 함정진 안에 있으니, 우리를 여기 두고 가시면 됩니다. 우리는 당분간 돌아가지 않고 여기서 지낼 것입니다.”고이석은 분명 두려움 때문에 머리를 거치지 않고 횡설수설하는 듯했다. 그러자 도범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저는 한말 가지고 두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물론 두 분을 죽이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약속한 거니 반드시 지킬 겁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쉽게 너희를 풀어줄 수는 없어요. 제가 두 분 몸에 남긴 금제는 이틀 후에 자동으로 풀릴 겁니다. 그동안 여기서 조용히 있으세요. 몸에 금제가 묶여 있으니 야수를 만나도 도망칠 수 없을 겁니다. 결국 두 분의 운명은 두 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니까요.”금제가 그들에게 묶여 있기에 만수산으로 돌아가도 함정진을 통과할 수 없었다. 심지어 진입했다 해도 우연히 야수를 만나면 진기를 사용할 수 없기에 결국 죽을 수밖에 없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원래 위치에 머물며 금제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었다.그때쯤이면 도범 그들은 이미 자신의 종문으로 돌아가 완전히 안전해진 후일 것이다. 고이석은 도범의 이 말을 듣고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고이석은 고개를 끄덕이고 가슴을 치면서 확신을 주려 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이곳에서 기다릴 겁니다. 이틀 후에 돌아간다 해도 절대로 문제를 일으키는 일은 없을 겁니다.”도범은 다시 한번 웃었지만 그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이윽고 도범은 머리를 돌려 다른 이들을 바라
장손 장로의 부상을 고려하여, 그들은 양극종으로 서둘러 향하지 않았다. 도범은 근처 마을에서 마차를 빌려 가장 평범한 방법으로 양극종으로 향했다.마차 안에서 장손 장로는 눈을 꼭 감고 치료에 집중했다. 장손 장로 앞에서는 도남천과 할 수 있는 말이 많지 않아 도범도 잠시 침묵을 지켰다.도남천은 별로 개의치 않았지만, 도범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장손 장로가 심하게 다쳤으며, 지금도 겨우 버티고 있다. 물론 장로로서 단약은 결코 부족하지 않지만, 아무리 좋은 단약을 사용해도 장손 장로의 상태가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 부상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말해줬다.게다가 도범은 장손 장로를 갓 만난 참이어서, 물어볼 말이 많지만 쉽게 입 밖에 내지 못했다. 그러나 내심 굉장히 궁금해했다. 최근에 일어난 일들이 모두 수상쩍게 느껴졌다. 양극종에 들어선 이후로 마치 음모에 휩싸인 듯한 느낌이 들었다.그러나 도범이가 막상 생각에 잠겨 있을 때, 눈을 감고 있던 장손 장로가 갑자기 물었다. “이 며칠 동안 천수종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이 질문에 도범은 잠시 당황했지만 망설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장손 장로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지만 도범은 장손 장로가 함정진에 대한 공격 여부를 묻고 싶어하는 것을 알았다. 도범이 고개를 젓자 장손 장로의 입가에는 비꼬는 듯한 미소가 잠시 스쳤지만 곧 평소처럼 무표정을 되찾았다.장손 장로의 태도에 도범은 더욱 궁금해졌다. 대화를 시작했으니 계속 물어보는 것도 무례하지 않을 것 같아 도범은 가볍게 헛기침을 하고 물었다. “장손 장로님은 언제 만수산에 들어가셨나요?”장손 장로는 한숨을 쉬며 지친 눈으로 조금 화가 난 듯 말했다. “9일 전.”고이석이 말한 바, 함정진을 설치한 시기가 대략 9일 혹은 10일 전임을 도범은 기억했다. 즉, 장손 장로가 만수산에 들어간 직후 만시종의 사람들이 함정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장손 장로가 말을 잠시 멈췄다. 마차는 계속해서 정해진 방향으로 덜컹거리며 나아갔고, 말발굽 소리가
“왜 천수종은 조용하기만 한 거지? 만시종이 만수산에서 그런 큰 소동을 벌였다는데 천수종이 전혀 모를 리 없잖아.”장손 장로는 차가운 한숨을 쉬며, 그 한숨을 내뱉는데 꽤 힘을 들였는지 어깨까지 떨렸다. 깊게 숨을 들이쉬며 내면의 분노를 억누르는 듯했다. “그들은 알고 있을 거야. 아마도 벌써부터 알고 있었을 거야.”그 말을 들은 도범은 놀란 눈으로 장손 장로를 바라보았다. 장손 장로의 얼굴에서는 억누를 수 없는 분노만을 읽을 수 있었다. 도범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장손 장로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왜 그렇게 분노하는 걸까? 그리고 그 분노가 만시종을 향한 것이 아니라 천수종, 심지어 양극종에게도 미치는 것 같아 도범은 더욱 의아했다.물론 이런 의문들을 도범이 직접 물을 수는 없었다. 장손 장로와 그리 친하지 않으니까. 비록 도범이 장손 장로를 구해준 적은 있지만, 그것도 그저 우연히 한 일일 뿐이었다. 장손 장로 역시 낯선 외문 제자를 완전히 신뢰할 리 없었다.마차 안은 다시 침묵에 빠졌고,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각자 생각에 잠기며, 머리 속에서 여러 가지 생각이 피어올랐다. 도남천은 궁금했지만, 장손 장로가 이곳에 있으니 도범과 논의하는 것도 적절치 않았다.약 5, 6시간이 지나고서야 마차는 양극종에 도착했다. 그때서야 장손 장로는 침묵을 깼다.“잠시 후 네가 먼저 양극종으로 돌아가. 만약 누군가 물어보면, 너는 만수산에서 하루만 머물렀다고 해. 너가 떠난 이유는 평소에 외곽에 나타나지 않던 요수들이 외곽에서 발견되어서 너무 위험하다고 느껴서 나왔다고 말해. 우리의 관계에 대해서는 최대한 밝히지 마. 말하게 되면 네가 연루될 수 있으니까.”장손 장로는 연루될 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고, 도범도 묻지 않았다. 도범은 장손 장로가 그렇게 말하는 건 자신을 위한 것임을 알 수 있었고, 장손 장로가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도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잠시 후에 종문으로 돌아가실
하지만 도범이가 종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 외문 제자들이 사는 곳은 종문의 서쪽에 위치해 있었다. 정문에서 외문 제자의 거주지로 가려면 여러 차례 돌아가야 했다. 몇 개의 교호 복도를 지나야 했는데, 교호 복도들은 사방으로 통하며, 제자들이 이곳을 통해 자신의 숙소로 돌아갈 수도 있고, 가장 중앙에 위치한 무기법각과 칠성대전으로 갈 수도 있었다.보통 때면 교호 복도는 많은 제자들이 지나가며 때로는 북적거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늘은 왜인지 모르게 평소와 달리 오직 도범만이 이곳을 지나가고 있었다.도범은 고개를 들어 태양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시간을 짐작했다. 아마도 정오쯤 됐을 것이다. 이 시간에 특별한 일이 없기에 평소 같으면 절대 한 사람만이 교호 복도를 지나는 상황은 없을 것이다.도범은 마음속으로 이런 저런 추측을 하며 외문 제자의 전용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에 도착했지만 그 주변에도 제자들이 전혀 보이지 않자 도범은 더욱 놀랐다.이윽고 도범은 잠시 생각한 뒤 방으로 돌아가 옷을 갈아입고는 영혼전 쪽으로 걸어갔다. 공양이 그날 당직인지는 모르겠지만 공양에게 묻고 싶은 말이 한가득이었다.영혼전으로 가는 길에서, 도범은 우연히 다른 외문 제자들을 돕고 있는 서무 제자 조백천을 만났다. 조백천은 도범과 사이가 좋기에 멀리서 도범을 보자마자 인사를 건넸다.그 때 조백천의 손에는 벽돌 크기의 상자 두 개가 들려 있었다. “도범 씨, 드디어 돌아오셨군요. 이제 그들이 무슨 소리를 할지 보겠습니다.”도범은 그 말을 듣고 눈썹을 치켜세우며 놀랐다. “무슨 말을 하던 가요?”조백천이 경멸하는 듯한 한숨을 쉬며 말했다. “도범 씨가 소문혁 씨를 무참히 쓰러트렸잖아요? 이번에 도범 씨가 만수산에 간 사이에 소문혁과 소문혁의 추종자들이 밖에서 당신이 만수산에서 죽었다는 소문을 퍼트렸어요.”이 말을 들은 도범은 마음 한 켠이 찌릿하며 불쾌해졌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소문을 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소문혁이 이런 시점에 소
도범은 눈썹을 한 번 추켜올리며 다소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뭐가요?”조백천은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 조백천이 물은 것은 도범이 퍼트리라고 한 소식의 진위가 아니었다. “아뇨. 저는 그 소식이 진짜인지를 묻는 게 아니라, 만수산에 정말 변고가 생겼는지 묻는 겁니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사실이었고, 변고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하늘이 뒤집힐 정도의 큰 사건이었지만, 이런 말은 도범의 입에서 나올 수 없었다. 분명 양극종의 상층부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됐어요, 이제 그런 것은 더 이상 묻지 마세요. 제가 말한 대로 소식을 퍼트리기만 하면 돼요. 그리고 나서 한 가지 부탁이 더 있는데, 가능하다면 공양 씨를 제 방으로 초대해줘요. 공양 씨와 얘기 좀 나누고 싶어서요.”조백천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두 세 마디 더 나누고 조백천은 칠성대전 방향으로 짐을 들고 걸어갔다.이제 조백천에게 소식을 전달했으니 도범이가 직접 영혼전에 갈 필요가 없었다. 도범은 지금 의문이 가득했으며, 이 모든 의문을 해결한 뒤에야 자신의 수련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았다.공양은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공양과 조백천이 노크 소리와 함께 도범의 방문을 열었다. 두 사람을 안으로 초대한 후, 도범은 두 사람에게 차를 따랐다. 길을 오는 동안, 이미 조백천과 이야기를 나눴기에 공양은 차 한 모금 마시고 인차 물었다. “도범 후배는 만수산에 몇 일 동안 머물렀나요?”도범은 눈썹을 추켜올리며 말했다.“거의 열흘 정도 있었죠.”공양은 이에 놀라 눈썹을 추켜올리며 물었다. “그런데 왜 하루만 머물렀다고 했나요, 무슨 일 있었나요?”사실 도범은 이 큰 일을 숨길 생각이 없었다. 이런 큰 사건은 결국 모두가 알게 될 날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도범은 직접적으로 공양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화제를 전환하며 물었다. “그건 그렇고 왜 아무도 교호 복도를 지나지 않나요? 종문 안에 또 무슨 일이 생겼나요?”공양은 이에 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