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자를 끼고 다녔다고요?”도범이 당황해하더니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장모님, 아마 우리들 사이에 뭔가 오해가 있었나 봅니다. 저 이제 돌아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어디 가서 여자를 찾는단 말입니까? 그리고 시율이가 저한테 이렇게 잘해주는데 제가 어떻게 다른 여자를 만날 수 있겠습니까?”“오해라고요? 하하 그게 어떻게 오해일 수가 있어요? 사진까지 떡 하지 찍혔는데!”장소연이 팔짱까지 끼고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도범을 바라보았다.“당신이 만약 억만 부자라도 되어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다닌다면 능력 있다고 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가진 건 한 푼도 없으면서 다른 여자와 놀아나다니요? 언니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요?”“사진? 무슨 사진?”박시율이 미간을 찌푸리며 곧바로 되물었다.“엄마 빨리 누나한테 보여주세요. 아니면 누나가 여전히 아무것도 모른 채 저 사람 손에 놀아나게 될 거예요. 도범 저 사람이 우리 몰래 어떤 비열한 짓을 했는지 누가 알겠어요!”박해일이 도범을 노려보며 비아냥거렸다.“도범 당신은 정말 사람도 아니야. 우리 식구가 당신 때문에 지난 5년간 어떤 고생을 해왔는데. 우리 누나는 당신 때문에 박 씨 가문에서 쫓겨까지 났어. 당당한 박 씨 가문 아가씨가 수아까지 데리고 다니면서 폐지나 줍고 다녔다고. 그 힘들었던 나날을 당신이 어떻게 몰라 줄 수가 있어?”박해일이 주먹을 꽉 쥐고 한 걸음 한 걸음 도범을 향해 다가가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좋은 직장도 찾았고 돈도 어느 정도 있겠다 싶으니까 홀랑 다른 여자나 찾으러 나가고 말이야! 남자로 생겨서 부끄럽지도 않아?”말을 마친 박해일이 도범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도범은 묵묵히 그 자리에 서서 피하지도 않고 박해일이 날린 주먹을 곧이곧대로 받아냈다.“당, 당신 괜찮아? 왜 안 피하고 있었어?”놀란 박시율이 얼른 다가가 겨우 박해일을 도범에게서 떨어뜨려놓았다.“박해일 너 미쳤어? 어떻게 네 매형을 때릴 수 있어?”말을 마친 그녀가 다시 고개
나봉희의 말에 도범은 그제야 의문이 풀렸다.이제 보니 왕호 그 자식이 경매장에서 나오자마자 나봉희한테 달려와 도범과 나봉희의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그를 모욕하는 말을 하러 왔었던 것이다.박시율은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의 얼굴색이 어두워졌다.그녀는 비록 엄청 비싼 시계는 차 보지 못했지만 명품에 관해서는 어느 정도 일가견이 있었다.사진 속 그녀가 차고 있는 시계는 확실히 2억을 웃도는 브랜드가 맞았다. 그리고 그녀가 찬 귀걸이 역시 만만치 않은 가격이었다.“진짜 오늘 용 씨 가문으로 출근하지 않았어?”박시율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도범을 바라보았다. 만약 정말로 도범이 지금까지 그녀를 속여왔던 거라면 그녀는 철저히 실패한 삶을 살아온 것이다.애초에 그녀의 충동으로 아이가 생겼고 아이를 지울 자신이 없어서 이를 악물고 버티며 살아왔었다. 도범한테는 깊은 감정도 없었고 심지어는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였다.그녀는 결혼식 당일 밤, 자신의 충동적인 행동을 후회한 적도 있었다. 뱃속의 아이를 지워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인 적도 있었다.하지만 결국 그녀는 자신의 친 혈육을 지워버릴 수 없었다.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수아를 아비 없는 자식이라고 부르는 것이 싫어서 도범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 돌아온 그가 그들에게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만 되어준다면 그녀 역시 받아들이려고 했었다.그러다 드디어 도범이 살아돌아왔고 지난 며칠간의 대화를 통해 그 남자가 책임감도 있고 생긴 것도 준수하며 딸아이한테 잘 해주는 사람인 것을 확인했다.그녀는 그런 도범이 비교적 마음에 들었었다. 이대로 하루하루 보내다 보면 두 사람 사이의 감정도 자연스럽게 깊어져갈 것이었다.하지만 도범이 정말로 그녀를 속여왔던 거라면 이 남자의 거짓말은 그녀에게 큰 충격을 안겨줄 것이다. 지난 몇 년간 그녀가 해온 온갖 고생들을 순식간에 가치 없는 일로 만들어 버릴 것이다.만약 도범이 정말로 그녀를 속이고 부잣집 사모님의 스폰을 받고 있다는 사실
나봉희가 씩씩거리며 말했다.“왕호 도련님이 말했었어. 그 여자는 돈이 엄청 많은 부잣집 사모님일 거라고. 자신의 남편이 자신이 제비나 키우는 걸 알게 될까 두려워 마스크까지 끼고 얼굴을 꽁꽁 숨기고 있었던 거라고!”“맞아요 맞아요. 찔리는 게 없으면 왜 마스크까지 꼈겠어요? 분명 저 두 사람이 남들에게 알려져셔는 안 될 사이니까 그런 거예요!”장소연이 맞장구를 쳤다.“그 여자 도대체 누구야?”박시율이 도범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녀는 사진 속 여자가 돈도 많아 보이고 옷도 섹시하게 차려입은 모습을 보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내 친구야!”도범이 피식 웃었다.“마침 경매장으로 가는데 함께 가지 않겠는가하고 전화 와서 같이 갔던 것뿐이야.”“친구? 무슨 친구?”나봉희가 곧바로 추궁하며 물었다.“너한테 언제부터 그렇게 돈 많은 친구가 있었어? 그렇게 돈 많은 친구가 있었다면 5년 전 어머니 치료비 2억 원이 없어서 우리 박 씨 가문 데릴 사위로 들어오지도 않았겠지! 왜 애초에 그녀한테 가서 빌리지 않았어?”그 말에 도범이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답했다.“그때는 그녀도 그렇게 돈이 많지 않았어요. 그저 코흘리개 꼬마였으니까요.”“하하 그 말을 우리가 믿을 것 같아?”“5년 전에는 2억도 빌려주지 못했는데 5년 후에는 경매장에서 야명주 하나 사려고 천억 원을 쓸 수 있다고?”박해일이 한걸음 앞으로 나서며 싸늘하게 웃었다.평소에 말수가 적던 박영호마저 화를 내며 도범을 바라보았다.“도범 너 이 자식, 만약 네가 정말로 내 딸 몰래 부잣집 사모님 뒤꽁무니나 쫓아다녔다면 나 박영호가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당장 내 딸과 이혼해야 할 것이야!”“그 친구가 누군데? 어떡하면 5년 사이에 그렇게 많은 돈을 벌 수 있어? 무슨 일을 하는 여자야?”박시율이 도범에게 물었다. 5년 전에는 돈이 없다가 5년 후 경매장에서 천억 원짜리 야명주를 살 수 있다는 건 너무 비현실적인 일이 아닌가. 도대체 5년간 무슨 일을 해야 그 많은 돈을 벌
“하하 네놈 거짓말이 날이 가면 갈수록 늘고 있구나. 너무 그럴듯하게 말해서 하마터면 믿을뻔했어!”나봉희가 다시 한번 그를 비웃었다.“도범이 너에게 몹시 실망했다!”박영호 역시 체념한 듯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의 눈 속에 실망한 기색이 가득했다.“네놈이 퇴역하더니 점점 큰소리만 느는구나. 군대 생활 몇 년 했다고 자신이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되는 것 같더냐? 할아버지 칠순 잔칫날에는 60억을 내놓을 수 있다고 큰소리치고, 그 뒤로는 쩍하면 다른 사람들과 싸움이나 하지를 않나, 어렵게 직장을 구했나 싶었더니 그것도 거짓말일 수도 있는 것도 모자라, 출근도 하지 않고 다른 부잣집 사모님 비위나 맞춰주러 다녀!”박영호가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시 이어 말했다.“나는 네가 자신의 거짓말을 숨기기 위해 그 위대한 전신을 감히 자기 친구라고 말할 줄은 몰랐다. 하하 왜 구대 전신 모두가 너의 친구라고 하지 않고?”도범이 식은땀을 흘렸다. 구대 전신이 모두 자신의 제자라는 말을 안 했기 다행이지 그 말까지 했었다면 더욱 믿지 않았을 것이다.“여보, 당신은 날 믿어?”도범이 마지막으로 박시율을 바라보며 진심을 다해 말했다.“저들이 믿어주든 말든 상관없어. 나는 당신만 나를 믿어주면 돼!”“하하”그때 박시율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의 눈 속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믿냐고? 도대체 어떻게 믿으라는 거야? 그녀가 그저 당신 친구라고 말하면 차라리 믿기 더 쉽겠어. 그런데 전신이라니. 하하 당신 티브이를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야? 전신 같은 거물급 인사가 우리가 만나고 싶으면 만날 수 있는 사람인 줄 알아?”“맞아요 맞아요!”장소연이 팔짱을 낀 채 맞장구쳤다.“제가 듣기로 수많은 일류 가문, 이류 가문 가주들이 직접 찾아갔어도 전신이 그들을 집안에 들이지도 않았다던데요. 한낱 군바리 주제에 자신이 전신 친구라고 주장하다니요? 그걸 믿는 사람이 바보죠!”그녀의 말에 도범의 낯빛이 굳어졌다. 그가 땅을 차고 날아오르더니 순식간에 장소연 앞에 나타나
도범이 박해일을 보더니 차갑게 말했다, 이는 원칙 문제였다.“도범, 너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야? 감히 내 아들을 때리다니!”나봉희는 그 모습을 보곤 화가 나서 도범에게 달려들었다.나봉희는 자신의 장모님이었기에 도범은 그녀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이,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사돈, 무슨 일이에요?”그때 지유와 수아를 데리고 장을 보러 갔다가 돌아온 서정이 도범을 쫓아다니며 때리려고 하는 나봉희를 보곤 다가가 말렸다.나봉희는 도범의 몸에 손을 대지 못하고 힘만 들였다, 그리곤 숨을 몰아쉬며 허리를 짚고 말했다.“다 당신 아들 때문입니다, 감히 내 아들을 때리다니!”“어머니, 말씀은 똑바로 하셔야죠. 박해일이 먼저 손을 댄 거잖아요, 도범도 그저 해일이를 한 번 잡아당긴 것뿐이에요, 그런데 해일이가 똑바로 못 선 거고요.”박시율이 불퉁하게 말을 하곤 도범을 보며 물었다.“도범, 마지막으로 물을 테니까 똑바로 대답해. 그 여자 정말 전신 장진이야? 두 사람 정말 친구사이 일 뿐이고?”“응, 정말 전신 장진이야.”도범은 난감했다, 자신이 진실을 얘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도 믿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아직도 나를 속이고 있네? 이제부터 다시는 네 말 안 믿을 거야!”박시율이 절망스러운 목소리로 도범을 보며 말했다.“가, 나 당신 보고 싶지 않아, 혼자 있고 싶어!”“시율아,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여전신은 또 뭐고?”서정이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듯 물었다.“어머니, 나중에 말씀해 드릴게요.”도범은 서정을 바라보다 다시 진지한 얼굴로 박시율을 봤다.“내 말 사실이야, 장진 정말 전신이고. 나를 믿지 못하겠으면 나도 방법이 없긴 한데 앞으로 당신이 나를 믿게 될 거라고 생각해.”말을 마친 도범이 다시 나봉희의 앞으로 와 말했다.“어머니께서 저를 인정하든 안 하든 저는 상관없어요, 하지만 며칠 전에 했던 말 아직 유효한 거죠? 어르신 생신 때 갈게요, 할아버지 선물도 알아서 준비하고 박이성에게 줄 20억도 가지
박시율이 도범을 믿지 않는다고 해도 도범은 어찌할 방법이 없었기에 속으로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도범은 언젠가는 박시율이 자신은 그녀를 속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얼른 가, 이따 한 씨 집안사람들이 정말 찾아오기라도 하면 우리도 화를 못 피할 거야.”박영호가 탄식했다, 도범이 없는 소리를 하고 다니는 사람 같지는 않았지만 그가 한 말은 확실히 믿기 어려웠다.“네, 알겠습니다.”도범이 한숨을 쉬더니 박영호를 보며 말했다.“아버님, 다리는 좀 괜찮아지셨죠? 걱정하지 마세요, 두 분께서 제 신분을 인정하든 안 하든 아버님 다리는 제가 책임지고 고쳐드리겠습니다. 이제 이삼일만 지나면 아버님 다리도 완전히 나을 수 있을 겁니다.”그 말을 들은 박영호는 흥분했다.“정말? 다 나을 수 있다면 좋지, 내 다리 확실히 많이 나았어, 전이랑 느낌이 확실히 달라.”“도범, 네가 아버지 다리를 고쳐준다고 해서 우리가 감사하게 생각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우리 아버지 다리 이렇게 된 것도 너랑 상관있으니까 네가 당연히 해야 하는 거야, 예전에 대한 보상이라고, 알아?”박해일이 여전히 씩씩거리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나도 다 알고 있으니까!”도범이 다시 웃으며 수아를 바라봤다.“수아야, 걱정하지 마, 엄마 지금 잠깐 진정할 시간이 필요해서 그런 거야, 아빠 잠깐만 밖에 있다가 엄마 화 가라앉으면 다시 돌아올게!”“네, 아빠…”수아가 도범을 보며 대답했다.“우리 수아 착하네.”도범이 웃으며 대답했다.“시율아, 이렇게 충동적으로 굴지 마, 도범은 없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아니니 너를 속이지도 않았을 거야,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있는 게 분명해!”서정은 박시율이 정말 도범과 이혼을 할까 봐 걱정되었다, 나봉희 일가는 각박했지만 박시율은 좋은 여자라는 사실을 그녀는 5년 동안 박시율과 함께 지내면서 깨달았다. “저 사람이 자신이 한 말을 모두 실천으로 옮겼다면 저도 믿었을 거예요, 그런데 매일 저렇게 헛소리만 치고 있
박시율 일가는 한 씨 집안의 주인 한용휘가 사람들을 데리고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니 도범이 걱정되기 시작했다.박시율도 방금 전 도범이 자신을 속이고 여자를 데리고 경매 행사에 참석하고 그 여자를 전신이라고 거짓말을 한 사실만 생각하면 화가 났지만 어쨌든 그동안 두 사람은 많은 감정을 쌓아왔기에 지금 위험에 처한 도범을 보니 그녀는 도범이 걱정되었다.그리고 도범이 정말 죽어버린다면 수아는 정말 아버지를 잃게 되었다.“누나, 얼른 들어가자!”박해일과 장소연이 박시율을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지유도 얼른 수아를 안아들고 안으로 들었다.“한 씨 어르신, 오늘 오전의 일은 도범이 저지른 것이지 우리 집이랑은 아무런 상관도 없습니다.”집 안으로 들어간 나봉희가 마당으로 들어온 한용휘와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어머님, 도범 어머님 아직 밖에 계신 거 아니에요? 얼른 들어오라고 하세요!”박시율이 다급하게 말했지만 문은 이미 닫혔다, 그들은 그저 창문 옆에 서서 바깥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착해빠져서는, 자기가 안 들어온 걸 왜 불러? 도범 엄마지, 네 엄마도 아니잖아, 자기 아들 곁에 있고 싶다고 하는데 그냥 가만히 내버려 둬. 그리고 저 여자가 정말 들어왔다가 한 씨 집안에서 그걸로 꼬투리를 잡고 우리까지 끌어들이면 어떻게 하려고 그래?”나봉희가 박시율을 보며 말했다.“아들, 너, 너 정말 한 씨 집안 도련님을 때린 거야?”서정은 떠날 생각이 없었다, 그녀에게는 아들밖에 남지 않았기에 도범을 혼자 두고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하지만 한 씨 집안이 이류가문인 것을 생각하니 서정도 무서웠다, 그녀는 다급하게 도범을 바라보며 이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었다.하지만 도범은 그녀의 기대와 다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뺨 좀 때렸어요, 좋은 놈은 아니길래 부모님 대신 교육 좀 시켜줬어요.”그 말을 들은 서정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 그녀는 도범이 전쟁터에서 돌아오더니 성격이 많이 변했다고 새삼 다시 느꼈다, 그는 불공평한
“뭐야?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한 도련님이 지금 도범 앞에 무릎을 꿇은 거야?”나봉희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비비며 말했다.“도범 혼내주려고 저렇게 많은 사람들까지 데리고 온 거 아니었어? 도범이 자기 아들 뺨을 때렸는데, 그건 한 씨 집안사람의 뺨을 때린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그런데 한용휘 지금 자기 아들한테 도범 앞에 무릎을 꿇으라고 한 거야?”장소연도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 한 씨 집안사람들이 미친 건가?“이게 무슨…”박영호도 멍청한 얼굴로 눈앞에 펼쳐진 장면을 바라보기만 했다.“일어나세요, 오늘 당신이 제 한계를 건드리지 않아서 살려준 겁니다.”한지운의 사과를 들은 도범이 대답했다.집안에 있던 사람들은 도범의 대답을 들으며 긴장했다, 그리고 도범이 정말 평범한 퇴역 군인이 맞는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 씨 집안사람을 앞에 두고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는 마치 한 사람의 생사를 선포할 수 있는 것마냥 굴었다, 마치 자신이 다른 이의 생명을 주재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박시율은 그런 도범을 보고 있자니 정말 그가 전신의 친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아니면 저렇게 많은 한 씨 집안사람들을 앞에 두고도 담담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 리 만무했다.“감, 감사합니다.”한지운의 마음속에는 원한이 가득했지만 고개를 숙이고 도범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이 모든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아버지가 너무 신중하다고 생각했다.한용휘는 평생을 평온하게 지내왔다, 그랬기에 다른 사람이 그를 무시해도 최대한 참는 쪽을 선택했다.하지만 자신의 아들에게는 그저 미움을 사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 미움을 살까 봐 그런 것이라고 하면서 한 씨 집안을 위한 일이라고 했다.한지운은 평생을 조심스럽게 살아온 자신의 아버지를 겁쟁이라고 생각했다.도범은 그저 퇴직군인에 불과했기에 한지운은 그를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여겼다.그리고 도범과 만나고 있는 여자가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