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걱정도 사서 하네!”도범이 성경일을 보며 말했다.“성경일, 적당히 나대, 저번에 우리 집 마당 뜯어버리려고 할 때, 홍희범이 경고하지 않았었나? 그런데도 나랑, 맞서겠다는 거야?”성경일은 자신을 협박하는 도범의 말을 듣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리고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다. 도범은 확실히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었기에 만약 정말 화가 나서 성 씨 집안으로 쳐들어온다면 장건이라고 해도 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너, 너랑 맞서겠다는 게 아니라 그냥 한 소리 하는 거야. 시율이가 너한테 그렇게 잘 대해줬는데 너는 돈을 위해서 이런 짓을 저질렀으니까...”“성 도련님, 지금 저 자식을 무서워하는 겁니까?”성경일의 표정에서 불안함을 알아차린 왕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럴 리가요, 제가 저 자식을 무서워 할리가 있겠습니까? 배달이나 하던 놈이 군대 생활 몇 년 했다고 제가 무서워하겠냐고요.”성경일이 자신의 가슴을 치며 큰소리를 해댔다.“하긴, 가죠, 모든 사실이 드러난 뒤에 저놈이 박시율한테 뭐라고 하는지 지켜봐야겠습니다.”왕호와 성경일은 금방 자리로 돌아갔다. 그들은 그저 도범이 정말 돈을 위해 다른 여자에게 스폰을 받고 있는지를 확인하러 온 것뿐이었다.그리고 방금 전 화를 내던 여자를 보면 두 사람의 사이가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설명할 수 있었기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저 사람이 박시율 남편이라고? 돈을 위해 저런 일을 하다니!”백은혜가 도범을 한 눈 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잠시 뒤, 나머지 일류 가문의 사람들도 도착했다.하나는 모용 가문의 도련님, 모용권이었고 하나는 제갈가문의 아가씨 제갈소진, 그리고 우 씨 집안의 주인인 우진이었다.대가족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다시 웅성거렸다.용 씨 집안에서도 용천수가 참석했다.용천수는 도범을 발견하자마자 얼굴을 굳혔다.“저 자식이 왜 여기에 온 거야? 옆에 여자는 누구고? 하라는 일은 안 하고 여자랑 데이트하러 온 거야?”용천수는 기분이 언짢았지만 도범을 못 본척하
모용권은 제갈소진을 보니 답답해졌다, 이 여자는 어떻게 점점 살이 찌는 건지 그는 이해할 수 없었다, 시집이나 갈 수 있을 런지.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옆에 앉은 백은혜를 보니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졌다.“네, 알겠습니다. 이 야명주의 최저 가격은 20억입니다, 물론 여러분들께서 야명주의 가치가 20억을 훨씬 넘는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할증 가격은 2억보다 많아야 합니다.”늙은이가 웃으며 경매 시작을 알렸다.“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 제일 높은 가격을 말하는 사람에게 이 보물을 드리겠습니다.”“2억? 부르기도 부끄러운 수자야.”그때 한 상인이 일어서서 말했다.“사람의 신진대사를 느리게 해 장수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니 장기적으로 옆에 두고 잔다면 이삼 년은 더 살 수 있겠죠?”말을 마친 상인이 손을 들고 말했다.“제가 40억에 사겠습니다!”도범이 멀리서 야명주를 눈여겨보니 야명주는 확실히 신비로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숙면에 도움을 준다는 건 믿을 수 있었지만 장수할 수 있게 한다는 건 도범도 확신할 수 없었다.“정말 장수할 수 있다고요? 확실하진 않지만 어쨌든 보물이니 제가 꼭 사야겠어요!”장진이 도범을 보며 물었다.“확실하진 않지만 어쨌든 보물이니 꼭 사야지!”“그럼 제가 아직 선물 사드린 적 없으니까 이번에 저 야명주를 사서 선물로 드릴게요.”장진은 도범이 신분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야명주를 사서 그에게 선물할 생각이었다.“40억? 저는 60억에 사겠습니다!”제갈소진이 품 안의 팝콘을 다 먹고 티슈로 손을 닦으며 말했다.“제갈가문 사람의 마음에 들었으니 쉽게 손에 넣기는 힘들겠는데.”“그러니까, 다들 20억씩 올려 부르고 있잖아, 나는 이번 경매에서 빠져야겠다.”구경하러 왔던 상인들은 혹시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흘러가는 상황을 보며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네, 소진 아가씨께서 60억에 사겠다고 했는데 더 높은 가격에 사실 분 계시나요?”늙은이가 웃으며
“도범 오빠가 저 대신 가격을 부르는 건 어때요? 마음대로 부르시면 돼요, 그러면 사람들이 오빠를 제 부하라고 생각할거고 오빠 신분도 드러나지 않을 거예요.”장진이 도범에게 말했다.“그래, 방금 전의 그 두 녀석을 화나게 할 수도 있고.”도범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을 번쩍 들고 말했다.“여기 102억이요!”도범의 말을 들은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정말 2억씩 올려 부르다니.장진도 난감한 얼굴로 도범을 바라봤다, 다들 20억씩 올려 부르고 있는데 도범만 2억을 올려 불러 분위기가 이상해졌다.“도범, 저 여자 돈이 많은가 봐, 저 보물을 사들이려고 하는 걸 보니.”왕호가 웃으며 말했다.“가문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은 물건이니 상인들은 빠지는 게 좋을 거야, 돈 남겨서 투자해야지.”“2억씩 올려 부르는 걸 보니 돈이 아까운 건가 보네.”한지운이 차갑게 웃더니 손을 들었다.“제가 120억에 사겠습니다, 도범이 부른 가격은 그냥 무시하세요.”하지만 그 말들을 들은 상인들의 표정이 언짢아졌다, 그들은 이 경매에서 야명주를 빼앗지 못할 확률이 컸기 때문이었다. 높은 가격에 물건을 사들일 수 있다고 해도 결국 대가족이 가하는 압력을 이기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그리고 목숨을 걸고 야명주를 빼앗아온다고 해도 대가족의 심기를 건드릴 수도 있었다.“한 도련님, 제가 부른 가격을 무시해도 된다고요? 제 친구를 너무 얕잡아보는 거 아닙니까?”한지운의 말을 들은 도범이 웃으며 다시 말했다.“제가 200억에 사겠습니다.”“200억?”한지운이 놀라서 물었다, 방금 전까지 돈을 아까워하던 녀석이 갑자기 저렇게 높은 가격을 부르다니.“재밌는 분이네.”모용권이 도범을 보더니 이상한 표정으로 말했다.성경일은 왕호에게 가까이 붙어 말했다.“왕 도련님, 뭔가 이상합니다. 저 여자 돈이 그렇게 많다고요? 200억을 한 번에 내놓을 수 있는 상인은 많지 않다고요, 그것도 여자가. 자기 남편의 돈을 쓰는 거라면 저렇게 쉽게 200억을 내놓겠다는 소리를 하
제갈소진이 도범을 흘겨보더니 손을 들고 말했다.“제가 220억에 사겠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요즘 잠을 잘 못 주무고 계시거든요.”“300억!”그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우 씨 집안의 주인이 손을 들고 일어서더니 말했다.“제가 300억에 사겠습니다.”“우 씨 집안의 주인이 직접 나서다니!”“일류가문 사람답네, 300억에 야명주를 산다고? 저것보다 더 높은 가격은 이제 없을 것 같은데.”“모르지, 다른 사람이 또 빼앗으려고 할지.”적지 않은 상인들이 놀라서 한마디씩 했다.몇 분 사이에 야명주의 가격은 20억에서 지금의 300억까지 올라왔다.왕호는 박시율에게 이 귀중한 선물을 주어 잘 보이면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이를 악물고 일어섰다.“제가 360억에 사겠습니다.”“네?”옆에 있던 성경일이 놀라 말했다.“왕 도련님,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마세요. 이 야명주가 보물이라고는 하지만 360억에 사기에는 너무 비싼 거 아닌가요?”“성 도련님이 몰라서 그런 겁니다, 제가 다 쓸데가 있어서 그래요. 저 야명주 사람을 장수할 수 있게 한다는 거 정말일지도 모릅니다, 경매장 사람들이 검사를 해봤는데 야명주를 옆에 오래 두고 있었더니 사람의 신진대사가 느려졌다고 합니다, 효과가 선명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효과가 있다고요.”왕호는 성경일에게 말을 하며 속으로는 그를 비웃었다.‘네가 뭘 알아? 내가 이 야명주를 박시율에게 주고 자고 난 뒤에 박시율을 안고 네 앞에서 자랑을 할 때가 되어서야 너는 진정한 인생의 승자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겠지, 그때가 되면 부러움에 허덕여야 할 거야.’여자는 보물에 대해서 전혀 저항력이 없었다, 게다가 360억을 써서 산 물건이라는 것을 박시율이 알게 된다면 감동할 게 분명했다.그리도 도범이 다른 여자를 찾아갔다는 사실을 박시율에게 알려준 뒤, 박시율이 실망한 틈을 타 위로를 한다면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고 왕호는 생각했다.“왕호, 내가 봐둔 물건을 빼앗겠다는 건가요?”우진이 미간을 찌
“세상에, 내가 잘못 들은 거 아니지? 360억에서 600억이 되었어!”“잘못 부른 거 아니지? 한 번에 200억이 넘는 돈을 더하다니, 일류가문도 저렇게 올리지 못할 거야.”“그러니까, 조금만 올렸어도 충분히 가질 수 있었을 것 같은데.”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놀라서 말했다.물론 사대가족과 값을 부르지 않은 용천수도 놀랐다.그리고 그들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그 가격을 부른 이가 도범이라는 것이었다.“도범, 너 정말 600억에 저 야명주를 사겠다는 거야? 옆에 있는 분에게 물어보기는 했어? 마음대로 부른 건 아니지? 이따 정말 가격이 확정되었는데 그 돈을 못 내놓으면 여기서 못 나가.”왕호가 도범을 가리키며 화가 나서 말했다, 그는 이미 일어서서 가격을 말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도범이 이렇게 나오는 바람에 무척 난감해졌다.“그러니까요, 마음대로 말하지 마세요, 아니면 여기서 떠날 생각하지 마세요!”우진도 화가 났다, 자신이 부른 가격이 이미 충분히 높다고 생각했는데 도범이 600억을 부르는 바람에 그가 자신을 얕잡아보고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물어봤습니다, 마음대로 한 말이 아닙니다.”도범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말했다.옆에 있던 장진은 놀란듯한 사람들의 표정을 보며 웃음을 참기 바빴다, 하지만 그저 담담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맞습니다, 제가 동의했습니다. 돈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사람들은 장진의 말을 듣곤 다시 놀랐다. 그녀의 신분이 가늠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600억을 마음대로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은 정말 많지 않았다.“640억!”용천수가 잠시 망설이더니 다시 가격을 올렸다.사람들은 다시 용천수를 바라봤다, 600억보다 더 많은 돈을 내놓겠다고 하다니.하지만 용 씨 집안의 가업을 생각하면 그럴만하다고 생각했다, 600억은 이류가문에게는 그래도 부담이 되는 가격이었다. 야명주 하나가 도대체 효과가 어떤지, 정말 장수하게 하는 효과를 지녔는지도 모르는 상황하에서 640억을 주고 야명주를 산다는 건
용천수는 640억이면 야명주를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가격이 점점 치솟는 걸 본 우진과 모용권, 제갈소진은 자리에 앉아 더 이상 경매에 참여하지 않았다, 야명주를 가지고 싶긴 했지만 가격이 너무 높아 그만 멈출 수밖에 없었다.“1000억!”그때, 도범이 다시 일어서서 말했다.“제 옆에 계신 분이 1000억에 사겠다고 합니다!”도범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마스크를 쓴 여자가 도대체 누구인지 더욱 궁금해졌다.기세를 보아하니 저 야명주를 무조건 손에 넣으려는 듯했다.“1000억, 이 분께서 1000억을 내놓겠다고 하는데 더 높은 가격을 내놓을 분이 계신가요?”늙은이가 흥분해서 말했다, 이 가격은 그도 예상하지 못한 가격이었다.용천수도 더 이상 가격을 올릴 수 없어 미간을 찌푸린 채 자리에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1000억, 더 이상 높은 가격을 내놓을 분이 없다면 이 야명주는 이 여성분의 것이 될 겁니다.”“1000억!”늙은이가 웃으며 말했다.“잠깐만요!”용천수가 일어서더니 장진을 보며 말했다.“이 여성분이 누군지 너무 궁금해서 그럽니다, 1000억에 야명주를 산다니, 손이 어지간히 큰 분이 아닌 것 같은데요. 손에 몇 조의 재산이 없다면 이런 가격을 내놓을 수 없겠죠.”“그러니까요, 저도 궁금합니다. 중주의 여재벌 중에 몇 조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분을 제가 모를 리 없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젊기까지 하잖아요. 설마 2000억 중에서 1000억을 내놓아 이 야명주를 사려고 하는 건 아니겠죠?”왕호도 나서서 말했다.“그러니까, 저 여자 도대체 누구길래 저렇게 돈이 많은 거야?”“나도 이상하다고 생각해, 그리고 마스크는 왜 쓴 거야? 거기다가 선글라스까지 하고, 사람들에게 신분을 들키고 싶지 않다는 건가?”경매장에 있던 사람들이 수군거렸다.“제가 누군지 알려줄 필요는 없잖아요, 경매장에서는 돈을 가장 많이 내놓는 사람에게 물건이 주어지는 거 아닌가요. 더 높은 가격을 내놓는 사람이 없으면 이 야명주는 이제 제 것입니다.”
경호원의 말을 들은 한지운의 눈이 반짝이더니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그거 좋은 생각이네, 1000억이나 되는 야명주를 빼앗아 올 수만 있다면 너무 좋지.”“그럼요.”한지운은 그렇게 경호원과 먼저 자리를 떴다.밖으로 나오니 멀지 않은 곳의 빈 공터에 한 무리의 남자들이 서있었다, 그들은 껄렁한 모습으로 저들끼리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팔뚝의 근육은 보기만 해도 무서웠다.“한 도련님 부하가 이번에 상대해야 할 사람은 보기에는 젊지만 대단한 실력을 지녔다고 했어, 아니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부르지 않았을 거야. 그러니까 다들 정신 차리고 있어야 해, 이제 곧 올 거야.”한 남자가 공터에 선 사람들을 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번에는 장비까지 챙겼으니까. 그리고 상대방은 한 사람이고 저희는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저쪽에서 먼저 겁을 먹을지도 모르잖아요, 여기에 태권도 고수도 있어요.”“맞아요, 60명밖에 되지 않지만 실력은 그 누구한테도 꿀리지 않아요!”한 남자가 주먹을 쥐더니 날렵하게 몸을 돌려 돌려차기를 시범했다.그때, 그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한지운과 그의 경호원을 보게 되었다.한지운의 경호원은 그들을 보더니 휘파람을 불었다.“가죠!”경호원의 말을 들은 한 사람이 손짓을 하자 한무리의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한 남자랑 마스크,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나오면 남자는 때리고 여자 손에 들린 나무 상자가 하나 있을 거야, 그거 빼앗아와.”도범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한지운이 생각해 보더니 다시 말했다.“우리는 저기서 보고 있을 테니까 우리를 아는 척하지 마, 알았지? 우리가 너희들을 찾아왔다는 걸 상대방에게 들켜서는 안돼.”“네, 한 도련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입 무거워요.”한 남자가 가슴을 치며 장담했다.“두 사람이 나오면 무작정 달려들지 말고 여자가 마음에 든 척하면서 다가가, 그러면 두 사람도 너희들이 일부러 물건을 빼앗으러 왔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야.”한지운이 말을 마치더니 경호원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갔다.두
경매장에서 나오던 성경일과 왕호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발견했다.“도범이 나오자마자 다가가는 걸 보니 누군가가 사적으로 사람을 찾았나 보네, 도범이랑 저 여자 이번에 꽤 골치 아프겠는데.”왕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야명주를 보고 온 걸지도 모르죠.”성경일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우진을 보곤 말했다.“우진은 아니겠죠? 방금 경매장에서 굉장히 적극적이었잖아요.”“용천수 일수도 있죠, 용천수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고 봅니다.”왕호는 용천수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경매장에서 나오던 사람들은 그곳을 떠나지 않고 구경거리를 기다리기 시작했다.“예쁜 누나, 몸매 죽이는데!”대머리가 장진 앞으로 가더니 웃으며 말했다.“마스크는 왜 쓰고 있는 거야? 어떻게 생겼는지 오빠가 한 번 보자.”대머리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장진에게 치근덕거렸다, 자신이 장진에게 치근덕거리면 옆에 있던 도범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렇게 되면 그들은 도범을 혼내주고 두 사람의 물건을 빼앗아갈 수 있었다.하지만 도범은 옆에 서서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이상하네, 이 남자 설마 가만히 있을 생각인 건가? 내가 이 여자한테 손이라도 대면 어쩌려고?”대머리가 그런 생각을 하며 장진의 마스크를 벗겨내려 했다.“잘 됐어, 저 여자가 누군지 이제 드디어 볼 수 있게 생겼네.”왕호는 진작에 여자가 누군지 보고 싶었다. 방금 전, 경매장에서 화가 났지만 마스크를 벗길 방법이 없어 답답하던 참이었다.그런데 기회는 의외의 곳에서 찾아왔다.모용권도 옆에 있던 부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여자가 도대체 누구길래 1000억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놓고 야명주를 가져갈 수 있는지 궁금했다.한지운도 경호원과 눈을 맞추고 웃더니 좋은 구경거리를 할 준비를 했다.특히 한지운은 도범에게 뺨을 세 번이나 맞았던지라 오늘 도범을 단단히 혼내주고 싶었다.하지만 대머리의 손이 장진의 마스크에 닿으려던 찰나, 장진이 대머리의 손목을 잡았다.“아!”그러자 대머리가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