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구나, 잘됐네!”초수정은 초수영이 그녀를 속이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고 그 말을 듣고 오히려 기뻐했다.다들 계속 적을 죽이고 있었다. 남은 사람들은 정말 하나도 남기지 않고 모두 이쪽 인마들에게 죽임을 당했다.“좋았어, 우리 쪽 사망자는 백 명도 안 돼. 이번엔 정말 대승을 거둔 셈이야, 하하!”영진영은 크게 웃으며 기쁨을 그대로 표현했다.“맞아, 죽은 자들을 위해 복수한 거야!”초수미도 감격에 겨워 웃었다. 속으로 통쾌하기 그지없었다.“이번엔 홍씨, 정씨, 루씨 가문 모두 크게 다친 거야, 아직 가문에 남은 천재는 많지만 경기에 참가할 수 있는 자들은 그래도 그 중에서 우수한 자들이겠지, 죽은 자들이 많으니 세 가문 아마 기절할 걸!”도연이고 크게 기뻐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전리품을 챙기기 시작했다.초수정은 초수영이 다들처럼 기뻐하는 것 같지 않고 오히려 얼굴을 찡그리며 항상 어느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고 같이 얼굴을 찡그렸다.“언니, 도범은 왜 아직 안 와? 홍비운이 이미 다친 상태라면 진작 돌아와야 하는데!”초수정은 초수영 옆으로 날아와 다시 말했다.“언니 애인인데 걱정되지도 않아?”초수영은 초수정을 보고 눈이 약간 붉어졌다. 자기 여동생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초수정은 너무 단순해서 정말 그녀가 말한 것이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 그녀와 농담하는 거를 보면 알 수 있다.“언니, 왜 그래?”초수정은 초수영의 이런 모습을 보고 불안하여 즉시 다그쳐 물었다.“언니, 도범 어떻게 됐어? 왜 아직도 안 와? 가자, 우리 도범이가 이겼는지 가보자!”“그래요, 우리 형은요? 왜 아직도 안 와요?”날아온 영진영도 기대 가득한 얼굴로 초수영을 바라보았다.그제서야 초수영은 모두에게 쑥스러워하며 입을 열었다.“도범이, 도망갔어!”“도망갔다고?”모두들 서로를 쳐다보며 초수영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그러니까, 홍비운이 단약을 먹었는데 그 단약이 엄청 세서 바로 진신절정에 달하게 했어. 그래서 도범
초수정은 깜짝 놀랐다. ‘홍비운은 진신 후기에 도달했을 때 이미 아주 대단했는데 만약 정말 진신 절경의 경지가 있다면 얼마나 대단할까? 도범이 그의 상대가 될 리가 없잖아.’“뭐? 이런 상황이라면 도범이 아주 위험한데? 그가 상대방의 상대가 아니니까 죽으면 어떡하지? 이 녀석,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이제 돌아가면 내가 어떻게 아버지한테 얘기하라고!”도연은 초조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몰랐다.도연과 도범은 비록 이복 남매일 뿐이지만 도범은 그녀를 아주 잘 챙겨주었다. 적어도 도자용보다 훨씬 나았다. 그래서 도범이 모두를 위해 홍비운을 끌어냈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몹시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아이고, 도범이가 만약 홍비운을 끌어내지 않는다면 후에 홍비운이 나와 걔를 죽이고 무조건 이쪽에 와서 공격하겠지. 그렇게 되면 모두 다 죽었을걸?”초수영은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도범이가 이런 선택을 한 것은 자신을 희생하여 우리 모두를 구한 것이지. 그러나 그전에 도범이가 그 비행 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잖아. 비행 검은 속도가 아주 빠르니까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언니, 뭐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요? 비행 검의 속도는 빠르지만 홍씨네 집은 제1세대 집안 중에서 가장 강한 집안이에요. 설마 잊어버린 거예요? 그들에게는 예전에 신비한 곳에서 얻은 부적도 있잖아요. 그게 속도를 높여줄 수 있어요!”초수정은 급해서 벌벌 떨었다. 말을 마치자 그녀는 앞으로 날아갔다.“안 되겠어요. 제가 가서 도범이를 도와야겠어요. 만약 도범이가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어떡해요?”많은 사람들이 이 장면을 보고 어리둥절해 했다. ‘왜 도범이가 사고가 났다고 느끼지? 그리고 왜서 초수정이 초수영보다 더 걱정하는 것 같지? 마치 초수정이 도범이의 여자친구 같아.’“가지 마!”초수영이 곧바로 날아올라 초수정을 잡아당겼다.“수정아, 흥분하지 마. 너는 그들을 따라잡을 수 없어. 네가 쫓아간다 하더라도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어. 너
초수영의 말을 들은 초수정은 비록 여전히 속으로 꺼림직했지만 그나마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적어서 도범이 계속 견지하기만 한다면 그래도 승리할 희망은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가능성은 조금 작았지만.“휴…… 우리 어쩌면 좋아……? 그냥 여기서 도범을 기다릴까?”그러다 한숨을 길게 내쉰 초수정은 기꺼이 참지 못하고 다시 초수영한테 물었다. 기타 사람들도 누구 하나 궁금하지 안은 이가 없었으니, 순간 초수영한테 이목이 집중되었다. 따지고 보면 그럴만도 했다. 여기에서 전투력이 가장 높은 사람은 다름아닌 초수영이었고 또한 도범의 여자친구라고 여겨졌으며 당사자인 도범이 현장에 없는 지금 당연히 초수영의 말에 가장 신임이 갔다.초수영은 그런 사람들의 의아스러운 눈빛이 느껴져 서서히 입을 열었다.“도범이 그러더라고요. 우리더러 되도록 곤륜산을 떠나라고. 어차피 경기도 거의 끝나가고 그래서도 수림의 밖으로 빠져나가라고 했어요. 만약 그가 살아서 돌아올 수 있다면 기필코 우리한테 찾아올테니, 다만 우리더러 먼저 피해 있으라고 했었죠.”“그래요, 그럼 우리 먼저 가요. 대충 몇시간정도 비행하면 될 거에요. 그뒤 하루밤 쉬면서 원기나 회복한뒤 다시 떠납시다. 그대로 수림을 빠져나가자고요!”초수정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사람들한테 말했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지금 그들이 막상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없었고 그냥 도범이 별탈 없이 살아 돌아오길 기도하는 수밖에…….“그곳의 싸움에서 적지않은 사람들이 죽었다던데…….”이때 밖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의 경기에서 벌써 절반 넘는 사람들이 죽어 나갔었기에 벌써부터 분위기는 뒤숭숭해져 있었다.“회장님, 남은 사람들중, 그러니깐 제일로 사람수가 많은 그 부류 말입니다. 헤헤…… 두말할 거 없이 기필코 큰 도련님일 거에요. 둘째 도련님을 대신하여 복수하고 있을 겁니다.”홍 씨 가문의 장로는 껄껄 웃으면서 얼굴에 희색이 돌았다.“그래, 바로 그러야…… 당연히 나머지들은 그냥 초짜들의 묶음들일 뿐, 어찌큰 도련님과
“하하하! 홍비운, 어디한번 더 욕해 보지?! 동생을 위해 복수하겠다며? 먼저 나를 따라잡고 그런 얘기나 지껄이지 그래? 한마디로 꿈 깨!”수림의 상공에서 도범은 검날위에 서서 홍비운이 공격해 오지 못할 거리를 두고 마구 웃어댔다.“내가…… 너 딴 녀석을 잡지 못할 거라고 착각하는 거야? 겨우…… 품질 좋은 영기가지고 지금 내앞에서…… 비아냥대?!”홍비운은 고통에 허덕이다 다시 손바닥에 감춰두었던 부적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뒤 영기를 주입해 넣더니 부적은 빛나기 시작하였고 그런 부적을 자신의 몸에 딱 붙혔다. 이윽고 다시 힘이 솟아 나는 건지 홍비운은 서서히 몸을 펴고 도범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샥-“뭐야?!”부적의 영향으로 속도가 두배로 빨라진 홍비운을 보았을때 도범은 화들짝 놀라버리었다. 도범은 단 한 번도 이런 물건을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둘의 거리는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도범의 표정은 급격하게 변했다.도범은 웃음을 다시 거둬들이고 다시 결투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이즘이라면 초수정일행은 이미 철저히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였을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지만 그런 그 자신은 되려 다시 위험속에 빠지였다.속도가 두배로 빨라진 홍비운의 손아귀에서 어떻게든 도망치려 했지만 어쩐지 점점 힘이 딸려옴을 느꼈다. 도범은 젖먹은 힘까지 다 하여 앞으로 내달렸지만 홍비운과의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는 걸 발견하였다.“이러……! 뭐 저런 부적까지 갖고 있는 거야?! 이럴 수가……!”도범은 놀란 나머지 화까지 났지만 자신의 뒤를 무섭게 따라오는 홍비운을 보았을 때 두눈을 찔금 감고 더더욱 도망에 힘썼다. 그러나 어느새 뒤에서 들려오는 주먹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쿵-두마리의 무서운 용이 다시금 나와서 도범을 향해 거침없이 덮쳐왔다. 상당한 위악감이었다! 게다가 좌우로 닥치는 두마리의 용을 보니 어느 한마리라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였다. “목숨을 걸고 싸워야 겠군!”도범은 뒤돌아 발밑의 검을 손에 들고 앞을 향해 휘익 공기를 베어갈랐다.“랑검
“이런……! 뭐가 저리 영활해?!”홍비운은 욕 한마디 뱉은 다음 다시 전력으로 쫓아 갔다.그는 있는 힘을 다해 더욱 힘써 도범을 뒤쫓았다. 한시가 급했다. 만약 단약의 힘이 감퇴하기라도 한다면 그대로 끝장인 것이니 제한된 시간내에 기를 쓰고 도범의 뒤를 잡아야 했던 거다.샤샤샥-둘의 속도는 엄청 빨랐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마저 그들을 따라잡지 못할 정도로 잔상만 길게 내뺀채 서로 쫓고 쫓기기 바빴다.“약효가 언제쯤이면 감퇴하기 시작하지? 그리고 아까 그 신가한 종이말이야…… 아마 그것도 대충 시간제한이 있는 것이겠지?”도범은 한편으로 손쌀같이 내달리며 다른 한켠으로 계속 궁리하고 있었다.“죽어라!”그러나 기꺼이 다시 도범을 따라잡은 홍비운은 한시가 모자랄가 그대로 주먹을 날렸다.쿵-두마리의 커다란 용이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서로한테 으르렁거리며 마주향해 서로를 덮쳤다.“또…… 또 따라잡았네!”도범은 이마에 흘러내리는 식은 땀을 딱을 새도 없이 다시 홍비운과 맞서 싸웠다.“어서 멈춰! 멈춰란 말이야, 이 겁쟁이 같은 녀석!”사실 막상 엄청 긴장하고 있는 사람은 도범이 아닌 홍비운이었다. 단약의 약효가 바닥나기 시작한다면 더이상 도범과 상대할 수 없었다. 그런 그한테 지금 약효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점점 조여오는 긴장감에 홍비운은 더욱 초조해 났다.그러나 도범은 날렵한 몸놀림으로 홍비운의 공격들을 피해가며 자신한테 조금이라도 시간을 더 벌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공격을 피한뒤 다시 도망가고 또 쫓아와서 주먹을 날리면 다시 잽싸게 피한뒤 앞으로 내뺐다.쿵쿵쿠-그렇게 수림의 공중에서는 때때로 굉음이 울리군 했다. 또 그렇게 십여 분이 지났고 도범은 홍비운의 잦은 공격에 이미 땀범벅이 되어 있었다.“약효의 지속시간이 왜 이리도 긴 거야……! 이래서는 안 되는데. 또 저 종이쪼가리도 더럽게 많네, 뭐가 끝없이 나와?!”도범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계속 전투를 이어나갔다. 그 뒤를 쫓고 있는 홍비운은 도범을 끊임없이 욕하고 있
상대방의 표정은 엄청 고통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그의 몸에서 풍겨져 나오는 파동은 진신경 정점에서 곧 진신경 후기로 떨어졌고, 또 진신경 중기로 떨어지고 있었다.‘뭐야. 이미 진신경 중기까지 떨어졌는데 계속 떨어진다고?’상대방의 수련 경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에 도범은 더욱 격동되었다. 이렇게 되면 상대방을 죽이는 건 식은죽 먹기였으니.‘단약의 효과가 사라지기만 하면 저 녀석은 그대로 독 안에 든 쥐가 되는 거야.’한참 후, 홍비운의 수련 경지는 결국 종사로 떨어지기 전에 위신경 초기에서 멈추었다. ‘위신경 초기?’도범이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에 상대방에게 크게 낭패를 당해 하마터면 죽을 뻔했는데, 지금은 상대방이 먹은 단약의 효과가 사라지게 되면서 그도 겨우 목숨을 건지게 되었으니.슉-홍비운이 도범을 한번 쳐다보고는 바로 몸을 돌려 도망가려 했다.그러나 도범이 먼저 날아가 그의 앞길을 가로막고 냉소하며 입을 열었다.“지금 그 속도에 그 수련 경지로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아? 네 그 종이장의 위력이 확실히 놀랍긴 했어. 하지만 수련 경지가 떨어지게 되면 전투력을 증가해주는 속도도 따라서 떨어진다는 게 유일한 단점이긴 하지.”“난 홍씨 가문의 도련님이야, 네가 감히 나를 죽였다간 너도 같이 죽게 될 거야.”홍비운이 이를 악물고 도범을 노려보며 위협했다.그러나 도범은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 바보야? 내가 네 동생도 죽였는데, 너라고 무서워할 것 같아? 게다가 지금 이곳에는 누구도 없어 내가 너를 죽인다고 해도 홍 가주에게 이를 사람이 없어. 아깐 그렇게 나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나 있더니, 지금 와서 내가 널 살려주기를 바라는 거야? 뭐 홍씨네 도련님이라는 신분에 익숙해져 홍씨 가문을 들춰 내기만 하면 다들 무서워 벌벌 떨 것 같았어?”“죽어!”홍비운은 다시 이를 악물고 도범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하지만 애석하게도 이번에 나타난 용은 전보다 많이 약했다. 크기는 겨우 이전의 3분의
마침내 2품 단약을 정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점에 도범은 마음속의 흥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예전에 그에겐 2품 단약의 단방도 없었다. 누군가가 그걸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함부로 내놓을 리가 없었고. 그러니 2품 단약의 단방은 그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진귀했다.그런데 이번 대회에서 홍영천을 죽인 후 이런 생각지도 못한 수확을 얻게 되었으니.이번에 2품 단약에 한번 도전해 보고 만약 정말로 성공하게 된다면, 그는 그대로 2품 저급 연단사로 되는 거다. 그리고 2품 저급 연단사라면 아직까지는 홍영천과 초씨 가문의 대장로 뿐이다.도범은 흥분된 마음을 겨우 억누르고 앞에 있는 단로를 천천히 예열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한 그루의 영초를 먼저 넣은 후, 또 순서대로 나머지 영초들까지 단로에 넣고 영초 속의 약즙을 추출하기 시작했다.2품 단약의 정제 난이도는 확실히 1품 단약보다는 많이 높았다. 도범이 마침 단약을 응집하려는데 단로의 온도가 너무 높았는지, 하마터면 폭발할 뻔했고, 결국엔 단로 속의 약즙들도 타 들어가면서 약재들은 그렇게 폐기물이 되었다.‘휴, 역시 1품 단약의 정제보다는 훨씬 어렵네.’도범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닦으며 한숨을 내쉬었다.하지만 그것도 그럴게, 도범에겐 지도해 줄 스승이 없으니 그로서는 단방에 적힌 대로 천천히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상황에서 마지막 철자까지 갈 수 있었다는 건 그래도 도범에게 그만큼의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걸 설명해주고 있었다.그렇게 십여 분 동안 휴식을 취한 후, 도범은 바로 두 번째 약재를 도전했다.그리고 이번엔 도범의 속도가 이전보다 훨씬 빨라졌고 동작도 더욱 숙련되었다. 게다가 지난번의 실패를 경험으로 삶고 특별히 주의를 기울였더니 정제과정은 의외로 아주 순조로웠다.“헙!”마지막으로, 도범이 덤덤하게 웃으며 손을 살짝 들었고, 단로 속의 작은 알약 하나가 날아올라 도범의 앞에 떠 있었다.“하하, 괜찮네.”두 번째 도전만에 바로 성공하였으니.그러다 다시 동굴 밖을 바라보니, 날은
도범은 손에 든 단약을 입에 집어넣고 꿀꺽 삼켰다.단약이 배 속에 들어가면서 무서운 에너지가 바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2품 단약의 위력은 역시 다르긴 다르네. 비록 2품 저급 단약에 불과하지만, 단약 속의 에너지는 1품 고급 단약의 몇 배는 되는 것 같아.’도범이 즉시 공법을 펼쳐 체내의 영기를 단전 쪽으로 조금씩 견인했다.그리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도범의 몸에서 풍겨져 나오고 있는 담담한 기세도 점점 뚜렷하고 강해지고 있었다.그렇게 또 이틀이 지났고, 대회의 마지막날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초수정 등은 큰 나무 아래에 앉아 하나같이 얼굴색이 어두워져 있었다.“도범 도련님이 대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네. 내일이면 경기가 끝나는데, 오늘내로 우리를 찾아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도범이 돌아올 수도 없다는 생각에 도명의 얼굴에는 순간 슬픈 기색이 드러났다.이에 도연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아니야, 도범 오빠는 반드시 돌아올 거야. 난 도범 오빠를 믿어. 도범 오빠가 이미 충분히 많은 기적들을 만들어 냈으니, 이번에도 반드시 기적을 만들어 낼 거야.”“하지만 홍비운에게 부적이 있으니 많이 어려울 거야. 그러다 홍비운에게 잡히기라도 하면 바로 죽는 건데.”영씨 가문의 한 남자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왠지 이번에 도범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그들은 며칠 내내 이쪽에서 도범을 기다렸다. 몇 시간에 한 번씩 주위로 날아올라 도범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살피기도 했고. 하지만 도범은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그러니 그들은 도범이 죽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만약 도범이 살아 있다면 진작에 그들을 찾아왔을 테니까.“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다시 감히 그런 쓸데없는 소리를 했다간 나한테 맞을 줄 알아!”이때 영진영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가문의 남자를 노려보며 경고했다.“도범은 내 형님이야! 내 형님은 절대 죽지 않아! 그러니까 그 주둥이를 닥치고 있어!”“도련님, 저도 이
“풍린수의 가장 큰 약점은 지능이 낮다는 거야. 이들은 그렇게 많은 꾀를 부리지 않기 때문에 무사들이 조금만 머리를 쓰면, 버티기만 해도 풍린수를 처치할 수 있지.”삼각눈의 남자는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혹시 구록종이 무슨 종문인지조차 모르는 건 아니겠지? 방금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표정이 어찌나 비웃음이 깃든지 말이야. 중주에 어떤 강력한 종문들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 아니야? 넌 정말 중주 출신이 맞긴 한 거냐?”이 일련의 의심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점점 오수경을 변두리에서 나온 우물 안 개구리라 여겼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말을 할 리 없었다. 오수경은 무심코 입꼬리가 바들바들 떨렸다. 이제야 도범이 왜 침묵을 즐기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이들과 다투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었다. 애초에 오수경은 이들과 말다툼을 할 생각조차 없었지만, 이제는 이들이 오수경을 끝없이 몰아붙이고 있었다.오수경은 인상을 찌푸린채 말했다.“물론 구록종은 중주 7품 종문 중 하나로,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강자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그러자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오수경의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그런데 왜 내가 구록종을 언급했을 때, 네 얼굴에는 비웃음이 서린 거냐?”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묻고 싶었다.‘네가 어떻게 내 얼굴 표정을 그렇게 자세히 본 거야? 난 내 얼굴에 어떤 표정이 있는지도 몰라.’이 삼각눈을 가진 남자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했다.오수경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목소리를 높여 이들과 싸우려는 순간, 도범이 오수경을 막았다. 그러자 도범이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지 않고 말했다.“이 사람들과 싸워서 뭐하겠어? 저들과 싸우는 건 네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이들은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야.”이 말에 주위는 순간 조용해졌다. 도범은 지금까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아 사람들이 도범을 허세 부리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했으나, 도범의 말은 그들의 예상과는 완전히 달랐다.오수경도 이미 충분히 오만했지만
“역시 숲이 크면 별의별 새가 다 있는 법이지. 거울이라도 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아봐야 할 텐데, 감히 그런 말을 하다니.”그 중 한 명이 손가락으로 앞쪽에 서 있는 흰 옷을 입은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저기 흰옷 입은 사람 보이지? 저 사람은 구록종 출신으로 친전 제자야. 그런데도 30분이 되서야 겨우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꿨다구! 방금 그렇게 큰소리쳤으니, 네 옆에 있는 이 친구가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해서 보라색 수정구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한 번 볼까?”다른 사람도 거들며 말했다.“그래, 말 좀해봐. 네가 그렇게 치켜세운 저 친구가 보라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는 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주변 사람들은 이 상황을 재미있어하며 오수경을 계속 몰아세웠다. 그들은 오수경에게 도범이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하라고 강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언급했다.이들 대부분은 6품 종문이나 자유 무사 출신으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하는 데 최소 4시간이 걸렸다. 출신이 뛰어난 천재들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처음에는 오수경이 이들과 대화할 생각이 전혀 없어서 입을 꾹 다물고 인상을 쓰며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이들은 끈질기게 질문을 던지며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오수경은 도범에게 도움을 구하는 눈빛을 보냈지만, 도범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네가 만든 일이니 네가 해결해.”도범은 오수경이 이미 여러 번 경솔하게 발언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기 때문에, 매번 오수경의 뒤처리를 해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경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계속되는 질문에 결국 고개를 들어 크게 말했다.“저 사람들이 30분이 걸린다면, 도범 오빠는 15분이면 충분해!”오수경은 어차피 모든 것을 걸고 말하기로 했다. 이 사람들은 정말 짜증나는 존재들이었기 때문이다. 오수경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 사람들은 오수경의 말에 반
두 마리의 풍린수를 처치하면 수정구는 파란색에서 청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때 무사는 몇 배나 강력해진 풍린수와 마주하게 되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만 4층을 통과하여 5층에 진입할 자격을 얻게 된다.도범의 설명을 들은 오수경은 미간을 찌푸린채 되물었다.“그러니까 4층은 사실 세 단계로 나뉜다는 말이지? 수정구의 색이 변할 때마다 단계를 하나씩 통과하는 거야. 총 세 가지 색이 있는 셈이니까, 5층으로 가려면 세 번을 모두 통과해야 하네.”도범은 고개를 끄덕였고, 오수경은 손가락을 꼽아가며 말했다.“즉, 네 마리의 풍린수를 상대해야 한다는 거지. 첫 번째 풍린수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두 번째와 세 번째 풍린수는 좀 더 강해지지만, 가장 강력한 풍린수는 마지막 한 마리라는 거군. 이 마지막 풍린수를 처치해야 비로소 통과가 완료되는 거네.”도범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정리가 꽤나 명확했다. 오수경은 5층으로 순조롭게 진입하려면 이 절차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 네 마리의 풍린수를 모두 처치해야만 5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다.오수경은 웃으며 말했다.“4층은 도범 오빠에게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겠네. 그 무슨 풍린수라는 것도 결국 선천 후기에 불과하니까 말이야.”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도범이 답하기도 전에 주위의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들고 일어섰다. 그들이 일부러 사람이 적은 곳을 선택하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리고 오수경의 말이 크게 들리자 주변 사람들이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이때, 눈이 삼각형 모양인 한 사내가 오수경의 말을 듣고 냉소를 터뜨렸다.“너는 저 녀석의 부속인이겠지? 어디서 그런 배짱을 얻었길래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냐? 마치 4층이 이 어린 녀석에게는 쉬운 일인 것처럼.”그러자 삼각눈 사내 옆에 서 있던 백색 옷을 입은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저 사람은 말이 너무 과장된 것 같아. 풍린수가 얼마나 상대하기 어려운 상대인지 전혀 모르는 것 같은데, 그냥 입만 뻐끔했
도범은 한숨을 내쉰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오양수와 대결할 때, 나는 곽치홍이 너희 두 사람의 싸움을 계속 지켜보는 것을 발견했어. 그래서 곽치홍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곽치홍도 내가 본인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지. 하지만 내가 너무 멀리 있어서 곽치홍의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어. 그런데 곽치홍이 나를 쳐다볼 때, 마치 독사에게 주시당하는 느낌이 들었어. 네가 전에 말했던 게 맞아, 곽치홍은 분명 우리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어.”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곽치홍이 등장한 이후로, 온갖 의문들이 곽치홍의 마음속에 떠올랐다. 이전에 장로들이 했던 말은 전부 믿을 수 없었고, 이 안에 더 큰 비밀이 숨어 있을 게 틀림없었다.도범이 숨을 고르고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오수경이 먼저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 나를 위로하려고 하지 마, 이제 다 이해했어. 내가 전에 했던 충동적인 행동들이 너에게 폐를 끼쳤다는 걸 알아. 앞으로는 항상 이 점을 명심하고, 더 이상 너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거야.”오수경의 이 말을 듣고 나니 도범은 한결 마음이 놓였다. 오수경은 단순한 순진한 바보였고, 팔 다리는 튼튼하지만 머리는 물에 잠긴 것 같아 항상 충동에 휘둘렸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고 나서 오수경도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그렇게 말하고 나서 오수경은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편안해졌다. 두 사람은 함께 4층으로 발을 내디뎠다.그곳은 희미한 빛으로 덮인 광활한 초원이었다. 초원 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은 풀밭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손에 든 수정구를 받쳐 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처럼 보였고, 소수의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분위기는 침묵과 압박감이 공존했다. 누군가가 이야기를 한다 해도 일부러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가 바로 천엽7현탑의 4층이었으며, 겉보기에는 환상 세계와도 같았다.오수경은 눈을 깜빡이며 도범의 손에 들린 보라색 수정구를 한 번
이 말을 들은 오수경은 고개를 저으며 완강히 거부했다.“나는 3층에 남고 싶지 않아. 도범 오빠가 4층을 돌파하면, 분명히 5층도 갈 거잖아. 천엽 7현대는 총 7층인데, 도범 오빠가 7층까지 돌파할 수도 있잖아? 그럼 도범 오빠는 다른 곳으로 바로 전송될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나 혼자 3층에 남게 되잖아. 그땐 난 어떻게 해야 하지?”도범은 오수경의 말을 듣고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오수경의 걱정도 일리가 있었다. 만약 도범이 정말 7층까지 한 번에 돌파한다면, 천엽 7현대는 자신을 완벽한 도전자로 간주할 가능성이 높았고, 보상을 주고 다른 곳으로 전송할 수도 있었다.그렇게 되면 오수경을 홀로 남겨두게 되는데, 도범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었다. 여러 가지로 생각한 끝에, 도범은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한편, 오수경은 도범이 망설이는 모습을 보고 조급해졌다. 오수경은 도범의 팔을 잡으며 간절히 말했다.“난 도범 오빠의 인맥으로 천엽성에 들어온 거야. 인맥으로 들어온 만큼, 나는 어떠한 도전도 직면하지 않을 거고, 그저 도범 오빠만 따라가면 계속 위로 올라갈 수 있어.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나는 절대 혼자서 떠나지 않을 거야. 정말 운 나쁘게 여기서 죽더라도, 제가 감수해야 할 일이니까.”오수경의 이 말은 진심이었다. 도범을 처음 만난 이후, 오수경은 자신의 인생이 위험과 맞물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건 자신이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다른 것은 판단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도범은 매우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고, 그 뒤를 따라가야만 생존의 가능성을 얻을 수 있었다. 오수경은 이곳에서의 2년을 버텨내어 바라문 세계를 떠나, 자금단방으로 돌아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도범은 오수경의 결심을 확인하자,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은 함께 걸음을 옮겨 4층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가 다소 망설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미래의 운명을 예측할 수 없기에 그들
도범은 냉소를 띠며 말했다.“전 당신과 싸울 생각 없어요. 다만 한 가지 중요한 일을 잊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나게 해주러 왔을 뿐이죠.”도범의 말에 민경운은 순간 얼어붙었다. 민경운은 잠시 고민하며 무슨 의미인지 되새겼고, 이내 도범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깨달았다. 바로 얼마 전 자신과 도범 사이에 벌어진 내기 때문이었다.그 순간, 민경운의 가슴은 마치 여러 개의 큰 돌이 짓누르는 듯 답답해졌다. 그러나 민경운은 이를 갈며 분노를 삼켰다. 애초에 민경운은 도범이 절대로 이번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라 확신하고 내기를 걸었던 것이다.민경운은 도범이 처참하게 패배할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의 손에 들어올 19만 영정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하게 결과는 정반대였다. 도범이 승리한 것이다.이때, 도범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빨리 돈을 내세요. 저도 할 일이 있거든요. 그러니 제 시간 뺏지 마세요. 원래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시작했는데, 본인이 10만 개를 더 얹어 19만 개의 영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러니 빨리 결제해요.”도범의 이 말에 민경운은 가슴이 터질 듯했다. 상황은 정말로 도범이 말한 대로였다. 도범은 9만 개의 영정으로 내기를 제안했고, 민경운은 도범이 분명히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여 곧바로 10만 개를 더해 19만 개로 올렸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지금 민경운은 자기 뺨을 세게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9만 개의 영정은 민경운에게 꽤나 큰 금액이지만, 19만 개의 영정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미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민경운이 이를 되돌릴 방법은 없었다. 만약 민경운이 결제하지 않으면 계약이 곧바로 발동하여, 결국에는 영혼의 역반작용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이후의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오양수는 원건종의 제자들을 들것에 실어 나갔고, 도범은 마침내 세 번째 영패를 손에 넣었다. 이번 영패는 조금 특이하여 입탑 영패가 아닌 출성 영패로 바뀌어 있었다.이
관중석에는 각양각색의 무사들이 섞여 있었고, 불량배들도 많았다. 평소에 거리에서 욕을 퍼붓기 좋아하는 이들은 이제야 자신들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찾은 듯, 원건종의 제자들에게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일부 사람들은 진원을 목에 운용하여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했다. 다른 사람들이 듣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도 되는 듯, 그들은 더욱 큰 소리로 온갖 더러운 말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도범의 귀는 무척이나 시끄러웠고, 고통스러울 정도였다.도범은 자신과 원건종의 제자들 사이에 오간 몇 마디 대화가 이렇게 사람들을 폭발시키게 될 줄은 몰랐다. 또한, 도범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이런 싸움은 결국 아무런 결론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몸싸움을 할 수도 없고, 계속 말다툼만 이어질 뿐이었다.그래서 도범은 더 이상 들으려 하지 않고, 대련 무대의 한쪽 가장자리로 가서 조용히 서 있기로 했다. 도범은 아직 오양수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오양수가 자신에게 했던 그 약속, 즉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시간은 조금씩 흘러갔고, 싸움 소리는 계속해서 끊이지 않았다. 마침내 오양수의 몸부림이 점점 약해지고, 장벽이 완전히 해제되자 원건종의 제자들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오양수를 부축했다.한편, 진태산은 눈살을 찌푸린 채 오양수의 코에 손을 대 그의 호흡을 확인했다. 비록 오양수는 아직 숨을 쉬고 있었지만, 그 호흡은 매우 미약했다.민경운은 급하게 자신의 보관 반지에서 여러 개의 단약을 꺼내 오양수의 입에 넣었다. 그러나 이 단약들은 오양수의 현재 상태를 치료하기에는 전혀 효과가 없었다. 방금 도범이 사용한 참멸현공이 오양수의 영혼을 완전히 찢어놓았기 때문이다.영혼이 찢어진 상태에서 내상을 치료하는 단약이 효과가 있을 리 없었다. 따라서 민경운이 오양수에게 많은 단약을 먹였지만, 오양수의 상태는 전혀 나아지지 않은 것이다. 민경운은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만약 오양수가 정말로 이 사건으로 인해 죽는다면, 그들 모두 책임을
“맞아! 당장 우리 오양수 선배를 풀어줘! 양수 선배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너는 천번 만번 죽임을 당할 거야! 오양수 선배는 도민수 선배가 아니야. 네가 도민수 선배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갔을 때는 우리도 나서서 협상할 여지가 있었어.그러나 네가 오양수 선배를 진짜로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간다면, 염라대왕이라도 너를 보호할 수 없을 거야! 바라문 세계를 벗어나는 순간, 너는 원건종의 끝없는 추격을 받게 될 거야!”바깥에서 들려오는 원건종 제자들의 고함과 욕설은 도범의 귀에 전부 들렸다. 이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기에 도범은 일말의 두려움도 느끼지 않았다.원건종은 일반적인 자유 무사들에게 충분한 위압감을 줄 수 있지만, 도범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상대가 아니었다. 원건종이 무엇이건, 자신의 힘이 충분히 강하다면 더 강력한 종문에 가담할 수 있을 테니, 원건종이 손해를 본다고 해도 도범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게다가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원건종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었다. 도범은 결코 선을 넘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원건종 쪽에서 여러 번 도발하지 않았다면, 도범 역시 이들과 싸울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잠시 후, 도범은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원건종의 제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원건종 제자들, 잘 들어! 8품 종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 처음부터 끝까지 문제를 일으킨 건 너희들이었잖아. 그런데 패배하고 나니 이제와서 나를 협박하는 거야?만약 너희들이 먼저 건드리지 않았다면, 나 역시 너희들과 엮일 생각이 전혀 없었을 거야. 즉, 너희들은 본인들의 강력한 종문을 배경을 믿고 제멋대로 행동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거야. 하지만 나는 너희들의 그런 행태를 전혀 묵인할 생각 없어!”도범의 이 말은 관중석에서 큰 박수갈채를 일으켰다. 관중들은 도범이 그들 마음속에 담아둔 말을 대신 말해준 것 같아 고무되었다. 이들 고급 종문의 제자들은 항상 약한 무사들 앞에서만 무력을 과시하며, 이
“오양수는 원건종의 친전 제자 아닌가요?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약할 수 있죠?”“당신 바보 아니에요? 이건 오양수이 약한 게 아니라 도범이 너무 강한 거에요! 아까도 말했잖아요? 빙봉천리는 지급 상급 무기에요.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몇이나 지급 상등 무기를 수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범이 빙봉천리를 부순다는 건, 도범의 무기가 오양수의 무기보다 강하다는 걸 의미해요!”“설마 도범이 천급 무기를 수련한 건가요?”이 말이 나오자마자, 주변의 거의 모든 이들이 단번에 부정했다.“미쳤어요? 무슨 말이든 막하네요. 천급 무기가 어떤 개념인지 알고나 하는 소리에요? 수련 경지가 고신경에 도달했거나, 혹은 특별한 재능을 지닌 영천 경지 후기에 이르러야만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거에요.그리고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바라문 세계의 규칙을 지켜야만 이곳에 들어올 수 있고요. 나이도 60세를 넘지 않아야 하죠. 그렇다면 60세가 넘지 않은 사람이 천급 무기를 수련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그렇네요! 아마도 지급 상급 무기를 수련한 거겠죠. 도범이 오양수를 이길 수 있었던 이유는 도범이 지급 하급 무기를 대원만 단계까지 수련했기 때문일 거에요.”“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도범의 재능은 정말 두려운 수준이네요. 8품 종문의 친전 제자조차 도범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거잖아요!”“이번에 바라문 세계에 온 보람은 있네요. 이렇게 많은 천재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니.”오양수와 관련 없는 관중들은 이런 논의를 흥미롭게 이어갔다. 이전에 도범을 비하하던 사람들도 이제는 도범을 칭찬하며, 도범을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라고 말하기 시작했다.8품 종문의 친전 제자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원건종의 제자들은 차분할 수가 없었다. 처음에는 관중석에서 편안하게 앉아있던 그들은, 도범이 빙봉천리를 단칼에 베어내는 모습을 보고는 그만 입을 다물고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지금 오양수가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겪는 걸 보니, 분명 도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