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밤 11시.형님 집 아래에 있는 공원에서 야간 러닝을 하던 중, 풀숲 속에서 들려오는 남녀의 바스락 소리가 들려왔다.“진동성, 설마 안 되는 거야? 집에서는 느낌 안 산다고 해서 여기까지 왔더니, 왜 아직도 안 돼?”‘저거 우리 형수님 목소리 아니야?’나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여자가 내 형수님 고태연이라는 걸 알아버렸다.‘형과 형수는 밥 먹으러 간다고 했는데? 왜 공원 풀숲에 있는 거지?’여자 친구는 한 번도 안 사귀어 봤지만 동영상은 그래도 많이 봤다고 자부하기에, 나는 곧바로 두 사람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버렸다.‘형과 형수님이 이런 스릴을 좋아할 줄은 몰랐네. 그것도 공원에서.’순간 몰래 엿듣고 싶다는 생각을 참을 수 없었다.형수는 얼굴도 예쁘장한데 몸매는 더 끝내준다. 그런 형수의 신음소리라니 이건 꿈에 그리던 일이었다.살금살금 수풀 쪽으로 걸어가 몰래 머리를 내밀었더니 형수님이 형 위에 앉아 있었다. 물론 나를 등지고 있었지만 등 라인을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순간 입이 바싹 마르고 아랫배에 열기가 올라왔다.하지만 이렇게 매력적인 형수님 앞에서 형은 영 맥을 못 췄다.“태연아, 나 여전히 안 되는데.”그 말에 형수가 버럭 화를 냈다.“약도 없네, 정말. 이제 고작 서른다섯이면서 왜 이렇게 쓸모가 없어? 안 서면 싸기라도 해야 할 거 아니야. 아무것도 없으면 애는 어떻게 가져? 계속 이러면 나 다른 사람 만난다? 당신은 애 싫을지 몰라도 나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잔뜩 화가 난 형수가 바지를 입고는 수풀 밖으로 걸어 나오자 놀란 나는 헐레벌떡 도망쳤다.집에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형수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쾅’ 닫히는 문소리에 내 가슴도 ‘철렁’ 내려앉았다.‘깜짝 놀랐네. 형과 형수님 사이가 이렇게 안 좋을 줄이야.’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욕구가 많아진다더니 형수님도 욕구 불만인 게 틀림없었다. ‘하긴, 형처럼 비실비실한 몸으로 형수님을 어떻게 만족시키겠어?
“애교야, 왔어? 얼른 들어와.”내가 한참 답답해하고 있을 때, 형수가 다가와 낯선 여자를 친절하게 맞이했다.여자는 형수의 초대로 곧장 집 안에 들어섰다.그러자 형수가 우리를 소개했다.여자는 형수의 친한 친구인데, 이름은 이애교, 바로 옆집에 살고 있었다.“애교야, 이 사람은 동성 씨와 같은 마을에 살던 동생이야, 정수호라고, 어제 왔어.”애교라는 여자는 이상한 눈으로 나를 보더니 이내 빙그레 웃었다.“동성 씨한테 이렇게 어리고 잘생긴 동생이 다 있었어?”“수호 씨 이제 막 대학 졸업했어. 그러니 당연히 젊지. 젊을 뿐만 아니라 엄청 튼실해.”내 착각일지 모르겠으나 형수의 마지막 한마디는 무척 의미심장했다. 심지어 눈길마저 내 아래를 흘끗거렸다.그 동작에 나는 더 불편해졌다.그때, 애교 누나가 나를 위아래로 훑더니 물었다.“태연아, 네가 말했던 마사지사가 설마 이 사람이야?”“맞아. 수호 씨가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한테 마사지를 배웠대. 솜씨가 엄청 좋아.”형수는 말을 마치자마자 나를 봤다.“아까 미처 말하지 못했는데, 사실 내 친구가 허리와 척추가 아프다고 해서요. 가끔 가슴도 답답하대요. 원래는 한의사를 불러 마사지 좀 받게 하려고 했는데, 수호 씨가 마침 마사지할 줄 알잖아요. 그래서 한번 받아보게 하려고요.”‘그런 거였군.’나는 단번에 승낙했다.‘형과 형수가 나를 이곳에서 머물게 해주고 일자리도 알아봐 줬는데, 이런 일 정도야 당연히 도와야지.’그때, 애교 누나가 부끄러운지 형수를 옆으로 끌고 갔다.“이건 좀 아니지 않나? 너무 젊은데?”“젊은 게 뭐 어때서? 젊을수록 좋은 거 아니야? 젊어야 힘이 좋고, 그래야 너 같은 유부녀를 편하게 모실 수 있잖아.”“무슨 헛소리하는 거야. 나 그런 사람 아니거든.”애교 누나는 얼굴을 붉혔다.그러자 형수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농담이야. 네가 그쪽으로 생각하니까 그렇지. 솔직히 말해봐, 네 남편 반년 동안 집에 안 왔는데, 그동안 하고 싶지 않았어?”“너 계속 이러면
나는 마치 나쁜 짓을 한 어린애처럼 벌떡 일어났다.“형수님, 형수님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애교 누나도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벌떡 자리에서 일어났다. 심지어 양 볼은 어느새 사과처럼 빨갛게 무르익었다.“태연아, 그런 거 아니야. 나랑 수호 씨 아무 일도 없었어. 그냥 가슴이 답답해서 마사지해 준 것뿐이야.”애교 누나가 구구절절 설명하자 형수가 피식 웃었다.“내가 뭐라고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긴장해? 아니면 나 몰래 정말 나쁜 짓이라도 했어?”나와 애교 누나는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그와 동시에 당혹스러웠다.‘내가 감히 형수님 친구를 어떻게 하려 하다니, 만약 형수님이 알면 분명 쫓아낼 거야.’그때 애교 누나가 안절부절못하더니 일이 있다는 핑계로 서둘러 집을 나갔다.형수는 그런 애교 누나의 뒷모습을 보며 멍해 있다가 한참 뒤에 나를 보며 물었다.“수호 씨, 내 친구 어떻게 같아요?”“네?”형수한테서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으니 나는 마음이 혼란스러워 말까지 더듬었다.“좋죠. 예쁘고 몸매도 좋고 성격도 좋잖아요.”“그럼 내 친구 꼬시라고 하면 그럴 의향 있어요?”형수의 말에 나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마음도 혼란스러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문제는 형수가 방금 내가 형수 친구를 어떻게 해보려던 걸 발견하고 일부러 떠보는 것일까 봐 걱정되었다.내가 긴장하고 있을 때, 형수가 내 팔을 잡으며 손등을 톡톡 두드렸다.“긴장할 거 없어요. 솔직히 말하면 돼요.”“형수님, 저 난처하게 하지 마세요. 애교 누나는 형수님 친구인데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런 마음을 품겠어요?”“감히라고요? 아래가 이렇게 단단해졌으면서.”형수는 내 아래를 흘긋거리며 말했다.순간 너무 쪽팔리고 난감해 나는 얼른 허리를 숙였다.“와, 사이즈 보통 아니네요.”내 착각일지 모르겠으나 내 아래를 본 순간 형수의 눈빛이 변했다.그때 형수가 말을 이었다.“나 농담 아니에요. 애교와 잠자리를 가져요. 형 도와주는 셈 치고.”‘뭐지? 애교 누나와 자는
팬티는 부드럽고 나른한 데다 심지어 형수의 냄새까지 배어 있었다.손에 감각이 느껴지자 저도 모르게 아침에 몰래 엿들었던 소리가 뇌리에 재생되며 점차 흥분되었다.‘형수와 뭘 진짜로 할 수는 없지만 팬티로 상상하는 건 괜찮잖아.’나는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며 벨트를 풀고 팬티를 밀어 넣었다. 하지만 내 손이 아래에 닿으려 할 때 노크 소리가 들렸고, 너무 놀란 나머지 나는 그대로 뿜을 뻔했다.‘집에 나와 형수님 둘뿐이니 노크한 사람은 형수님이겠지?’나는 서둘러 그 팬티를 꺼내 목욕 타월 선반 위에 올려다 놓고 나서 조심스럽게 말했다.“형수님, 왜 그러세요?”“수호 씨, 안에서 무슨 나쁜 짓 했어요?”‘이런 말을 묻는다고?’“네? 아, 아니요.”나는 찔려서 말을 더듬었다.“그런데 왜 그렇게 떨어요?”형수의 한마디에 나는 가슴이 철렁해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형수가 아무리 개방적이라고 해도 본인과 나는 안 된다고 명확히 말했는데, 만약 내가 형수의 팬티를 가지고 그런 짓을 한 걸 들키면 내가 본인 말을 안 듣는다고 생각해 쫓아내면 어떡하지?’하지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나는 애써 설명했다.“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배가 아파서 식은땀이 난 것뿐이에요.”“갑자기 식은땀이 왜 나요? 혹시 어디 아파요?”형수는 이내 나를 걱정했다.“저도 모르겠어요. 그냥 좀 불편해요.”“문 좀 열어봐요. 어디 봐봐요.”“이, 이제 괜찮아요.”“내외할 거 뭐 있어요? 수호 씨 내 눈에는 아직 애예요. 그러니 얼른 문 열어요.”그 말을 들은 순간 실망감이 휘몰아쳤다. ‘내가 형수님 눈에 고작 애였다니. 어쩐지 내 앞에서 거침없더라니. 나는 그런 상대로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나 보네.’나는 허리를 숙여 화장실 문을 열었다. 형수는 들어오자마자 나를 보는 게 아니라 목욕 타월을 놓은 선반 위를 확인했다.나는 마음이 찔려 형수의 눈을 마주칠 수 없었다.그때 형수가 선반 쪽으로 걸어가더니 나한테 웃으며 물었다.“혹시 내 팬티 건드렸어
애교 누나는 팬티를 벗어 가방 안에 넣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창밖을 내다봤다.하지만 얼굴은 이미 빨갛게 달아올랐고, 긴장했는지 두 다리를 꽉 붙이고 있었다.나는 백미러로 그 과정을 전부 눈에 담았다.수줍어하고 불안해하는 애교 누나의 모습은 너무 매력적이었다.특히 두 다리는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다.‘형수 정말 대박이네, 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애교 누나가 저런 행동을 했지?’웅웅-그때 핸드폰이 갑자기 울려 확인해 보니 형수가 보낸 문자가 도착해 있었다.[봤어요?]나는 너무 흥분하고 설레는 마음에 뭘 말해야 할지 몰라 싱긋 미소를 날렸다.그러자 형수의 문자가 또 날아왔다.[애교도 수호 씨처럼 부끄러운가 봐요. 하지만 내가 천천히 마음을 열게 할 테니까 기회 잡아요.][네.]답장을 보내고 나니 심장이 더 두근거렸고 가슴이 벅차올랐다.‘형수 진짜 대박이네.’쇼핑몰에 도착하자 형수는 자꾸만 나에게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자꾸만 피하는 애교 누나 때문에 나는 답답하기만 했다.그러다 잠깐 휴식하는 사이, 애교 누나가 화장실에 간 틈을 타 형수가 내게 물었다.“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내가 기회를 그렇게 많이 만들어줬는데 왜 접근하지 않아요?”“형수님, 저도 싫어서 안 한 게 아니라 애교 누나가 자꾸만 일부러 저를 피해요. 제가 본인한테 딴마음 품고 있다는 걸 의심하는 것 같아요.”“그게 접근한 거예요? 아침에 배웠잖아요. 여자를 상대할 때 너무 선비처럼 굴면 안 돼요. 애교가 멀리하면 수호 씨가 가까이 가야죠.”“애교가 하지 말라고 한다고 안 할 거예요? 강제로라도 해야죠. 남자는 남자답게 먼저 대시해봐요. 남자다운 모습 보여줘야죠. 그러다가 슬쩍 건드리면 애교도 서서히 넘어갈 거예요. 그렇게 안 하면 수호 씨 같은 굼뜬 성격에 언제 애교를 손에 넣겠어요?”이 방면에서 내가 좀 뻣뻣한 건 확실하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만 하느라 여자애를 사귈 생각도 못 했으니 성숙한 유부녀는 더 알 리 없다.나는 알 듯 말 듯해 고개를 끄
“아...”아까까지만 해도 이 정도로 강렬한 느낌이 들지 않아 한참은 더 걸려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애교 누나가 나를 몰래 보고 있었다는 걸 알고 나니 왠지 모르게 흥분되고 짜릿해 그대로 뿜어버렸다.방금 전 바지를 벗은 탓에 다행히 바지는 더럽혀지지 않았지만 운전석은 엉망이 되어버렸다.그걸 확인하니 당황함이 밀려왔다.형수한테 이걸 들키면 아마 쪽팔려 죽을 수도 있다.심지어 이건 형수가 가장 좋아하는 차다어제 동성 형과 함께 나를 픽업하러 왔을 때도 동성 형은 운전대도 잡지 못하게 했었다. 동성 형의 말에 의하면 이건 형수가 직접 산 차인데 고를 때도 엄청 오랫동안 골라 무척 아낀다고 했다.나는 다급하게 조수석에서 휴지를 꺼내 깨끗이 닦았다.하지만 흔적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었다. 이따가 식사 마치고 올 때까지 마를지도 걱정이었다.‘만약 흔적이 남으면 정말 곤란한데.’‘형수는 분명 나더러 학습하라고 했는데 내가 본인이 아끼는 차에서 이런 짓을 한 걸 알면 화내겠지?’얼른 차를 정리한 뒤 나는 나 자신도 정리했다.하지만 한참 동안 차에 앉아 내리지 않았다.나는 편해졌다지만 이대로 올라갈 수 있을지, 특히 애교 누나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걱정되었다.그리고 아까 서로 눈이 마주친 장면을 떠올리니 쪽팔리고 난처했다.‘애교 누나한테 그런 짓을 들켜 버리다니 나를 변태라고 생각했겠지?’안 그래도 나를 일부러 피하는데 그런 일이 있었으니 형수한테 일러바칠 게 뻔했다.게다가 형수는 계속 나를 도와주고 있었는데, 모든 게 나 때문에 망쳐버렸다는 생각에 죄책감이 들었고 난감했다.‘지금 절대 올라갈 수 없어.’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나는 끝내 형수에게 문자를 보내기로 했다.애교 누나가 어떤 상태인지도 살필 겸.그리고 잠시 뒤, 형수의 답장을 받았다.[애교는 뭐 좀 가지러 간다고 내려간 뒤로 아직 안 돌아왔어요. 그래서 마침 물으려던 참이었는데, 혹시 애교 못 봤어요?]형수의 문자를 보니 나는 답답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아까부터 지
“그래, 휴식해.”형수가 전화를 끊자 나는 다급히 물었다.“애교 누나가 뭐라는데요?”형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아무 말도 안 하려고 해요. 몸이 불편해서 휴식하러 돌아갔다고만 하지.”그 말을 들으니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휴, 다행이다.”그런데 형수가 내 머리를 때리며 말했다.“다행이라니요?”“애교 누나가 아무 말도 안 했으니 제가 난감해할 필요는 없잖아요.”“애교가 말 안 한다고 있었던 일이 없던 일이 돼요? 잘 들어요. 애교가 말 안 할수록 그 일이 애교의 머릿속에 더 깊이 박힐 거라고요. 심지어 매번 만날 때마다 수호 씨가 차에서 했던 짓이 떠오를 거고.”형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이건 내가 무심코 형과 형수가 그런 짓을 한 장면을 봤을 때와 같다.매번 형수가 나한테 애매한 행동을 할 때마다 형수가 내 침대에 있는 장면이 떠오르니까.나는 다급하게 물었다.“그럼 어떡해요?”형수는 잠깐 생각하다가 끝내 입을 열었다.“애교는 입이 엄청 무거워요. 그 일을 솔직하게 털어놓게 하려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여자가 입도 열기 싫어하는데 몸은 어떻게 열겠어요? 그래서 다른 방법을 써 봐야겠어요.”“무슨 방법이요?”“애교가 천천히 덫에 걸리게끔 유도해야죠.”형수는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하지만 나는 오히려 어리둥절했다.그런데 형수가 손을 휘휘 저으며 말했다.“우선 밥부터 먹어요. 이따가 천천히 가르쳐 줄게요.”형수는 나를 배불리 먹이려고 많은 음식을 주문했다.그러면서 방금 많은 에너지를 낭비했을 테니 몸보신 하라고 했다.“내가 영상 보내준 건 학습하라고 보낸 거지, 그걸 낭비하라고 보낸 게 아니에요. 앞으로 혼자 하지 마요. 정 참기 힘들면 내가 도와줄게요. 알았어요?”나는 순간 흥분을 감출 수 없어 어떻게 도와줄 건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형수가 명확히 말하지 않았다는 건 나에게 서프라이즈를 줄 거라는 생각에 묻지 않았다.그 대신 낮은 소리로 대답했다.“알았어요.”그 뒤로 형수가 나에게 음식을 짚어 주었지만 나는
나는 순간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매번 형수가 나를 건드릴 때, 나는 한 번도 반항한 적 없는데, 이번에는 좀 반항해 볼까 하는 생각.‘형수가 자꾸만 나더러 마음을 열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이번에 시도해 볼까?’나는 바지를 반쯤 올리고 형수를 보며 말했다.“형수, 나 지금 불편한데, 예전에 나를 도와주겠다고 했잖아요.”말을 마친 순간 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처음으로 형수 앞에서 이런 말을 하는 거라 불안감이 몰려왔다.“나 아직 저녁해야 해요.”형수는 의외로 얼굴을 붉히며 수줍게 말했다.그 모습에 나는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직접적으로 거절하지 않았다는 건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뜻이기에 나는 용기를 내어 말했다.“괜찮아요. 이따가 씻으면 되잖아요.”나는 말하면서 형수의 손을 잡았다.형수의 손은 너무 부드러워 마치 뼈가 없는 것 같았다.처음으로 여자의 손을 만져보는 거라 나는 조마조마했다.형수는 거절하기는커녕 오히려 이런 상황을 즐기는 것 같았다.이러니 형수가 형한테 만족하지 못해 다른 남자라도 원하는 거라는 의심마저 들었다.나는 더 용기를 내어 형수의 손을 내 아래에 갖다 댔다.그러면서 형수가 나를 도와준다면 무척 행복할 거라는 상상을 했다.하지만 내가 이런저런 상상에 빠져 있을 때, 형수가 갑자기 다른 손으로 나의 이마를 튕겼다.그러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수호 씨, 설마 정말로 내 손을 빌리려는 건 아니죠?”다시 원래 모습대로 돌아온 형수를 보며 나는 실망하며 다급히 손을 놓았다.확실히 그런 생각을 하긴 했지만 인정할 수 없었다.형수의 반응을 도무지 헤아릴 수 없어 나는 대뜸 거짓말했다.“아, 아니에요.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하겠어요.”“그럼 방금 왜 내 손을 그곳에 갖다 댔는데요? 그러면서 아니라고 발뺌할 거예요?”형수는 내 눈을 응시했다. 하지만 나는 형수의 눈을 피하며 얼굴을 붉혔다.그때 형수가 갑자기 내 얼굴을 잡으며 제 쪽으로 돌렸다.“수호 씨, 그러고 싶으면 그러고
형수는 차에 오르자마자 나를 보며 물었다.“아직도 불편해요?”형수의 뜻을 이해하지 못 할 리 없었다.야심한 시각, 차에는 나와 형수 둘뿐이었다.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부둥켜안고 입술을 비볐다.한참 동안 입을 맞춘 뒤 형수는 나를 놓아주었다.“여긴 위험해요. 우리 안전한 곳을 찾아요.”“밖에서요?”“우리 집에 갈래요? 그럴 배짱 있어요?”이건 내가 배짱이 있고 없고를 떠나, 동성 형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형수는 내 목을 끌어안고 말했다.“수호 씨한테 성에 대해 처음 알려줄 때 우리 집에서 했잖아요. 그때 그 경험 다시 해보고 싶지 않아요? 내가 이렇게 늦게까지 밖에 있는데 진동성 그 인간한테서 전화 한 통 안 오는 걸 보면 아마 집에 안 왔을 거예요. 난 수호 씨랑 집에서 하고 싶어요. 그래야 나도 소속감이 들어요.”형수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계속 거절하면 형수가 슬퍼할 것 아닌가?“좋아요. 형수네 집에 가요.”나는 차를 운전해 형수네 동네로 향했다.우리는 손을 잡고 집에 들어섰다. 그랬더니 동성 형은 역시나 집에 없었다.집안이 캄캄해 불을 켜려고 하던 찰나, 형수가 나를 막아섰다.“불 켜지 마요. 난 어두운 게 좋아요. 그래야 마음 놓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나는 형수의 말대로 불을 켜지 않았다.우리는 곧장 안방으로 향했다.형수를 오랜만에 안는 거라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형수 역시 그동안 남자의 사랑을 받지 못해 몸은 이미 민감할 대로 민감해져 있었다.형수와 하는 동안, 형수의 반응은 매우 격렬했다.40분 뒤, 형수는 내 품에 나른하게 기대 누웠다.“역시 수호 씨랑 하면 항상 만족스러워요.”나는 형수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췄다.“형수, 고생했어요.”“내가 고생할 게 뭐 있어요?”형수는 어리둥절해하며 물었다.“그동안 참고 다른 남자 만나지 않아서 고생했다는 거예요. 나 때문이에요?”“몰라요. 아마도요. 나도 잘 모르겠어요.”“왜 몰라요?”나는 의아했다.“나도 다른 남자 만나볼까 생각해
우리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애교 누나와 합류했다.형수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애교 누나와 이야기꽃을 피웠지만, 나는 욕구를 참으며 운전을 해야 해서 너무 괴로웠다.다행히 한동안 참았더니 욕구가 겨우 가라앉았다.형수와 애교 누나는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선물을 샀다. 이윽고 우리는 함께 유미 사모님의 집으로 향했다.형수와 애교 누나가 선물을 고르는 사이, 사모님께 전화해 형수와 애교 누나가 사장님을 뵈러 왔다고 말했더니 사모님은 매우 기뻐했다. 심지어 두 사람을 직접 본 순간 감격에 눈시울까지 붉혔다.아마도 형수와 애교 누나가 직접 병문안까지 오리라 생각지 못한 모양이었다.세 사람은 아직 소여정과 윤지은처럼 친해지지 않았기에, 형수와 애교 누나가 직접 온 게 사모님한테는 큰 감동인 모양이었다.형수와 애교 누나는 사장님을 처음 만나는 거였기에 위로의 말을 건네고 나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결국에는 사모님한테 사장님 건강과 본인 건강을 잘 돌보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사모님은 고마운 눈빛으로 형수와 애교 누나를 바라봤다.“직접 찾아와줘서 고마워요.”“앞으로 유미라고 불러도 되지? 기분 안 나쁘지?”형수가 사모님 손을 잡으며 말했다.그러자 사모님은 이내 고개를 저었다.“당연하지. 앞으로 친구로 지내자.”“그래. 그럼 앞으로 이렇게 부를게. 친구라고 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고민 없이 우리한테 말해 줘.”애교 누나도 옆에서 맞장구쳤다.“맞아. 이제 남도 아닌데 부탁할 거 있으면 언제든 부탁해.”사모님은 또다시 눈시울을 붉혔다.형수와 애교 누나는 늦게까지 앉아 있다가 떠났다.그러자 사모님은 나더러 두 사람을 배웅하라고 부추겼다.어젯밤부터 지금까지, 사모님은 처음으로 나한테 살갑게 대했다. 나는 순간 감개무량했다. 만약 형수와 애교 누나가 오지 않았다면 나와 사모님은 아마 지금까지 냉전 중이었을 거다.형수와 애교 누나를 배웅하려고 집에서 내려왔더니 형수가 갑자기 내 팔짱을 꼈다.“이젠 아예 사
“비겁한 x놈들. 두 사람이 저지른 짓 진동성한테 다 말할 거야. 내가 너희 둘이 잘 살게 내버려둘 것 같아?”서로 눈빛을 교환하는 나와 형수의 모습에 진용진은 질투심이 솟구쳤다.형수는 동생인 고수연보다 몇 배는 예쁘다. 때문에 진용진은 진작 형수의 몸을 노리고 있었다.하지만 형수가 저는 보는 체도 하지 않고 나와 눈빛을 교환하니 질투가 날 수밖에.형수는 두말없이 또 진용진의 뺨을 후려갈겼다.“말할 테면 말해. 난 상관없어. 그런데 날 노리려는 생각은 영원히 묻어 둬. 너처럼 두꺼비 같이 생긴 놈은 내 스타일 아니야. 그리고 내 동생과 빨리 이혼해. 또다시 다른 x 데리고 수연이를 역겹게 하면 내 손에 죽을 줄 알아.”형수는 카리스마 있는 말투로 경고했다.그 사이, 나는 핸드폰을 꺼내 진용진과 그 요망한 여자의 사진을 연신 찍어댔다.진용진은 순간 깜짝 놀라 손을 들어 내 자기를 가렸다.“뭐 하는 거야?”“증거 사진 찍는 거잖아. 바람피운 현장인데 증거 사진 찍어 둬야 하지 않겠어?”윤미화의 탐정 사무소에서 일한 뒤로 나는 이혼 소송이 얼마나 어려운지 제대로 알아버렸다. 이혼 소송을 하려면 자기한테 유리한 증거를 많이 수집해 상대가 법정에서 할 말이 없게끔 해야 한다.진용진과 고수연은 현재 모두 이혼 소송을 건 상태인데, 법원에서 최종 판결을 내리지 않았다. 하지만 진용진이 내연녀를 데리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증거를 법원에 제출하면 고수연한테 도움이 될 거다.사진을 찍은 뒤, 나는 형수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떴다.“수호 씨, 가지 마요.”내가 떠나려 할 때, 형수가 내 손을 잡고 멍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그 순간 내 마음이 철렁 가라앉았다‘헝수가 설마...’“형수, 안 돼요. 애교 누나가 기다려요.”“애교 만나러 가는 게 그렇게 급해요? 수호 씨 마음속에 나는 없는 거예요?”형수는 입을 삐죽거리며 질투하는 모습을 보였다.나는 다급히 설명했다.“아니에요. 애교 누나가 너무 오래 기다릴까 봐 그래요. 그리고 우리 사장님 병문안
진용진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듯 제 품에 있던 여자를 내 쪽으로 밀쳤다.하지만 그 여자는 약간 싫어하는 눈치였다.“자기야, 나 여기서 하고 싶지 않아.”“자극적인 플레이를 해볼 거야. 한번 해 봐. 너도 좋아하게 될 테니까.”요염한 여자는 입을 삐죽거리며 불만을 드러냈다. 하지만 진용진의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허리를 살살 흔들며 내 쪽으로 걸어왔다.그 순간, 힘없이 내 품에 기대 있던 형수가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우리는 진용진과 그의 내연녀를 똑바로 쳐다봤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두 사람은 어리둥절해 그대로 얼어붙었다.그때 형수가 두말없이 다가가 짝, 하고 진용진의 뺨을 후려갈겼고 진용진은 몸을 비틀거리며 뒷걸음쳤다.진용진의 내연녀는 깜짝 놀라 바들바들 떨더니 다급히 구석으로 몸을 숨겼다.그제야 상황을 눈치챈 진용진은 형수를 때리려고 손을 들었다.그 순간 나는 진용진에게 달려들어 놈을 발로 뻥, 하고 차버렸다. 진용진은 그대로 나가떨어져 바닥에 고꾸라졌다.형수는 얼른 놈을 타고 올라 양 볼을 철썩철썩 때렸다.진용진의 입에서 연신 악악거리는 비명이 터져 나왔다.형수는 한참 동안 놈의 뺨을 때리다가 힘이 달리자 그제야 동작을 멈췄다.“개자식, 감히 나를 노려? 죽고 싶어?”진용진은 그제야 나와 형수한테 제대로 당했다는 걸 눈치채고 이를 갈며 나를 노려봤다.“정수호, 이 개자식이. 감히 나를 갖고 놀아?”나는 진용진의 얼굴을 발로 걷어찼다.“너를 갖고 놀지 않으면 누구를 갖고 놀아? 감히 네 주제에 우리 형수를 넘봐?”내 발에 걷어차인 진용진의 얼굴은 순간 퉁퉁 부어올랐다. 하지만 놈은 여전히 불복하는 표정이었다.“나더러 ‘감히’라고 한 거야? 그러는 넌 자격이 있고? 진동성이 없으면 지금의 너도 없었을 거면서, 은인의 여자랑 뒹군 주제에 넌 뭐 좋은놈인 줄 알아?”진용진의 말에 나는 조금도 화나지 않았다. 오히려 입가에 냉소를 띤 채 놈을 또 한 번 걷어찼다.옆에서 지켜보던 형수는 놀란 눈으로 나를 봤다.“수호 씨,
‘게다가 그렇게 분 냄새 심한 여자를 어떻게 형수와 애교 누나와 비교해?’나는 속으로 중얼거렸지만 겉으로는 동의하는 척 연기했다.“그래. 약속할게.”우리는 대화를 끝내고 각자 위치로 돌아갔다.자리에 돌아오자마자 형수와 애교 누나는 내가 진용진과 무슨 대화를 했는지 물었다.나는 조금도 숨기지 않고 사실대로 털어 놓았다.“형수, 이따가 저 협조해 줘요. 이따가 저 개자식을 사람 없는 곳으로 유인한 뒤 죽사발을 만들 거거든요.”형수는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됐어요. 진용진은 미친놈이나 다름없어요. 저런 자식을 때리면 오히려 수호 씨를 물려고 들지도 몰라요.”“전 두렵지 않아요. 저 자식이 감히 형수를 희롱하는데, 이번에 제대로 혼 내주지 않으면 이 화를 도저히 가라앉힐 수 없어요.”형수는 여전히 고민했다.그때 애교 누나가 맞장구치며 말했다.“태연아, 난 이번에 수호 씨 편이야. 저런 쓰레기는 제대로 혼내줘야 해. 그리고 너도 동생 대신 복수하고 싶지 않아?”애교 누나의 말에 형수는 마음이 흔들리는 듯했다.“그럼 이렇게 해요. 이따가 형수가 저를 협조해서 취한 척하면 제가 형수를 끌고 사람 없는 곳으로 갈게요. 그리고 저 자식을 유인하면 돼요.”“하, 알았어요.”형수는 끝내 동의했다.우리는 음식을 먹으며 웃고 떠들었다. 그 사이, 나와 형수는 끊임없이 술을 들이켰다. 물론 형수가 마신 건 모두 음료수였지만.그렇게 한 시간쯤 지나자 형수는 기회를 봐서 취한 척 연기했다.나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애교 누나, 누나는 먼저 돌아가요. 전 형수 먼저 데려다줄게요.”애교 누나는 내 연기에 협조했다.“그래요. 난 먼저 가볼 테니 두 사람 조심해요.”애교 누나는 말을 마치자마자 뒤돌아섰고, 나 역시 형수를 부축해 밖으로 나갔다.그 사이 형수는 일부러 내 품에 쓰러졌다. 순간 말캉한 몸이 내 가슴에 찰싹 붙어 왔다.형수는 일부러 내 가슴을 꼬집었다.“나쁜놈. 수호 씨 진심으로 나 도와주려는 거예요? 아니면 이 기회에 나를 노
“이런 우연이. 식사하러 왔나?”‘뭔 쓸데없는 소리 하고 자빠졌는지.’‘샤브샤브 식당에 식사하러 왔지, 설마 바람 현장 잡으러 왔을까?’형수는 직설적으로 대답했다.“진용진, 수연이랑 이혼한 게 아니면 아직 법률상으로 수연이 남편이고 내 처남이야. 그런데 이렇게 대놓고 내연녀를 데리고 내 앞에 나타나는 게 너무하다고 생각되지 않아?”진용진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나 당신 동생 앞에도 이 여자를 당당히 데려갔던 사람이야, 당신이라고 신경 쓸 것 같아?”형수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진용진, 선 넘지 마. 사람이 아무리 물러서 화는 내. 우리 고씨 가문 사람들 그렇게 만만한 사람 아니야.”진용진은 여전히 눈을 가늘게 접으며 웃었다.“나도 알아. 만만하지 않다는 거. 그러니까 천천히 싸워보자고.”상관없다는 듯 무심한 표정은 마치 바람피우는 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같았다.그 모습에 형수는 화가 나 얼굴이 잿빛이 되었다.하지만 진용진은 음탕한 눈빛으로 형수의 가슴을 바라봤다.그 순간 나는 벌떡 일어서서 놈의 멱살을 잡았다.“우리 잠깐 저쪽 가서 얘기할까?”진용진은 내가 뭔 얘기를 하려는 지 몰라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래도 여전히 요행 심리를 가지고 있었다.“그래, 가자고.”진용진은 내연녀더러 자리에 앉아 기다리라고 당부하고는 나를 따라왔다.우리는 함께 구석진 곳에 도착했다. 그 순간 진용진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할 말이 뭔데?”“맞춰봐.”진용진은 이상야릇한 눈빛으로 나를 훑어봤고, 나 역시 똑같은 시선으로 놈을 훑었다.그때 진용진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와 네 형수 일에 대해 말하려는 거야? 아니면 약재 합작 건에 관해 얘기하고 싶은 거야?”나는 서둘러 대답하는 대신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였다.“나와 형수가 뭐?”나는 일부러 이렇게 물었다.그러자 진용진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시치미 떼지 마. 두 사람 아까 뭔 짓 했는지 똑똑히 봤으니까. 정수호, 고태연도
30분 뒤, 우리는 성호샤브샤브 식당에 도착했다.형수는 타이트한 원피스를 입어 육덕진 몸매가 더 도드라졌다. 그 때문에 주위 남자들은 형수한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자꾸만 몰래 훔쳐봤다.나는 일부러 형수 옆에 앉았다.애교 누나는 내 의도를 알았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아니나 다를까, 형수를 훔쳐보던 남자들도 잠깐 훔쳐보더니 더 이상 보지 않았다.형수는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나를 바라봤다.“수호 씨가 이러면 나한테 대시하는 남자가 없잖아요. 두 사람만 만족하면 난 어떡하라고요?”그 말에 애교 누나가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그럼 수호 씨가 너 한번 만족시켜 주면 되잖아.”“너 정말 괜찮겠어?”“안 괜찮을 거 뭐 있어. 우리 아직 정식으로 관계 확정한 것도 아닌데, 네가 사용하고 싶으면 사용하던가.”가운데서 둘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몰랐다.내가 뭔 도구도 아니고 사용하고 싶으면 사용하라니.“애교 누나, 제 기분도 생각해 줘요.”내가 슬쩍 귀띔했다.그러자 애교 누나가 얼굴을 붉혔다.“왜요? 수호 씨한테 득이 되는 데도 싫어요?”“얼른 주문해요.”나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이건 득이 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두 여자가 눈앞에 있는데, 그렇다고 둘 모두 만족시켜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얼마 뒤, 웨이터가 메뉴판을 들고 다가왔다.애교 누나와 형수더러 메뉴를 고르게 했더니 형수는 아예 메뉴판을 애교 누나 앞으로 죽 밀었다.“난 이미 주문했으니 나머지는 네가 주문해.”애교 누나도 거절하지 않고 곧장 음식을 주문했다.그때 형수의 손이 갑자기 내 다리 위에 올라오더니 살살 긁어댔다.나는 이내 형수의 뜻을 알아차렸다.'하지만 형수는 전에 분명 나한테 더 이상 관심이 없다고 했는데?’‘알게 뭐야.’나는 얼른 형수의 손을 덥석 잡았다.형수의 손은 통통해 애교 누나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그때 형수가 나를 향해 눈썹을 치켜 올리며 이상야릇한 미소를 날렸다.나는 얼른 고개를 저으며 안된다는 뜻을 내비
형수는 나와 애교 누나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려는 거였다.형수가 떠난 뒤, 나는 참지 못하고 애교 누나를 와락 끌어안고 강하게 키스를 갈겼다.“애교 누나, 너무 보고 싶었어요.”애교 누나는 내 키스에 얼굴이 발그스름해져 부끄러운 듯 말했다.“그래요? 어디가 보고 싶었는데요?”“어디든요.”고작 몇 번 키스한 것뿐인데 나는 몸이 달아올랐다.역시 애교 누나의 매력은 너무나도 컸다.내 변화를 느낀 애교 누나는 얼굴이 더 상기되었다.“수호 씨 나빴어요. 자꾸 찌르지 마요.”나는 누나의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저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누나가 너무 매력적이잖아요. 이 근처에 호텔이 있던데 우리 호텔에 잠깐 들를까요?”애교 누나는 내가 뭘 하고 싶어 하는지 알았지만 거절하지 않았다.방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서로를 껴안았다.오랜만이라 나와 애교 누나 모두 감정을 쉽사리 억제하지 못했다. 우리는 마치 영영 헤어지지 않을 것처럼 오랫동안 키스했다. 옷을 한 벌 한 벌 벗기다 보니 익숙한 몸이 눈에 들어왔다. 백옥 같은 몸을 보니 오랜만에 따스함과 즐거움이 느껴졌다.그 순간 나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누나를 탐했다. 심지어 매번 1시간씩 지속했다.애교 누나는 몇 번이나 절정에 달했다. 정사가 끝난 뒤 나는 애교 누나를 꼭 껴안았다.“애교 누나, 그동안 잘 지냈어요? 누나 아빠가 그동안 누나를 난처하게 굴지는 않았어요?”애교 누나도 나를 꼭 끌어안으며 말했다.“괜찮았어요. 난처하게는 하지 않았어요. 우리가 만나는 건 계속 반대했지만. 한 번은 수호 씨를 만나러 가겠다고 했는데, 혹시 만났어요?”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만났어요. 저더러 누나를 포기하라고 했는데 제가 거절했어요. 그리고 한 가지 계약을 맺었어요. 1년 안에 제 성과가 왕정민을 뛰어넘으면 우리를 갈라놓지 않겠댔어요.”“그건 너무 어렵잖아요. 왕정민이 전승빈 도움으로 회사를 더 키웠다고 하던데.”애교 누나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누나가 나를 걱정하는 걸 알았기에
나는 차를 몰고 화인당에 도착했다.내가 사장님의 차를 타고 온 걸 보고 다들 내가 사장님의 심복이라고 농담조로 말했다.사실 나는 이런 게 좋지만은 않았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혼자 나가서 일할 때 어려울 테니까.“다들 그만 놀려요. 제가 몰고 다니던 차는 수리해도 영 별로라서요. 지금은 제가 사장님과 화인당을 대표하는데, 제가 그런 차를 타고 다니면 체면이 깎일까 봐 사장님이 빌려주신 거예요. 사장님이 돌아오면 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요.”내 말에 고참 직원들이 마음을 놓았다.이제 막 들어온 지 몇 달도 안 된 신참이 매일 미녀한테 둘러싸이는 것도 모자라, 사장님의 특별 대우까지 받으면 고참 직원들이 불만을 가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신분을 낮추니 그들의 불만도 어느 정도 줄어들었다.동료들은 다시 웃고 떠들며 자기가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10시가 넘을 때쯤 형수한테서 전화가 걸려 왔다.[수호 씨, 오후에 나랑 애교가 수호 씨네 사장님 뵈러 갈 거예요.]“애교 누나요? 애교 누나랑 같이 가요? 정말이에요?”애교 누나도 함께 온다는 소리에 나는 마음이 설렜다.형수는 웃으며 말했다.[수호 씨가 애교 보고 싶어할 줄 알고, 내가 일부러 애교 본가까지 찾아가서 불러냈어요.]“그럼 누나네 부모님은 뭐라고 안 해요?”[애교를 불러낸 게 수호 씨도 아니고 나잖아요. 그런데 뭐라고 하겠어요? 그냥 저녁에 일찍 돌려보내라고만 했어요.]“형수, 고마워요. 저를 이렇게 도와주시고.”나는 형수한테 너무 고마웠다.그러자 형수가 대답했다.[고마울 거 뭐 있어요? 두 사람을 돕는 건 나를 돕는 거나 다름없어요. 난 평생 새장에 갇힌 새처럼 밖을 나갈 수 없으니까 두 사람이라도 잘 됐으면 좋겠어요.]“형수, 그런 말 마세요. 새장에 갇힌 새라고 해도 형수는 즐겁게 지내야죠.”나는 얼른 형수를 위로했다.그러자 형수가 말을 이었다.[나도 다 알아요. 위로해 줄 거 없어요. 우리가 오후에 수호 씨 찾으러 갈게요. 애교랑 하고 싶은 게 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