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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0화

Author: 은광수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2-14 20:00:00
형수에게 다시 전화할 땐 벌써 통화 중이었다.

보아하니 이미 동생과 얘기 중인 듯했다. 때문에 나는 그저 속으로 두 사람 사이에 충 돌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나는 또 담배 한 대를 꺼내 입에 물었다. 이제 어느 정도 마음이 가라앉았다.

나는 형수의 전화를 기다렸다.

전화를 받고 나서 이곳을 떠나 살 집을 알아볼 생각이었다.

내가 물론 부자는 아니지만, 손에 돈은 그래도 조금 쥐고 있었기에 셋집 하나 구하는 건 문제없었다.

이제 더 이상 남의 밑에서 눈치 보며 사는 생활은 지긋지긋했다. 남이 내 과거를 무시하는 건 더욱 싫고.

한참 뒤, 형수한테서 전화가 왔다. 하지만 형수의 목소리는 조급해 보였다.

[수호 씨, 얼른 다시 올라가 봐요. 수연이 맞았어요.]

“네? 대체 무슨 일이에요?”

[진용진 그 인간이 다른 여자를 데리고 집에 갔대요. 수연한테 두 사람 시중을 들라고 했대요. 그게 인간이에요?]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그건 고수연이 자초한 일 아닌가 하고.

남자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걸 알면서 비굴하게 붙어 있었으면서, 상대가 자신을 사랑해주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자신마저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남의 사랑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우스웠다.

하지만 형수를 위해서 나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바로 올라가 볼게요.”

전화를 끊은 뒤, 나는 또 차에서 내려 고수연의 집으로 올라갔다.

사실 마음 같아서는 돌아가기 싫었다. 본능적으로 거부하고 있었다.

하지만 형수를 위해 참아야 했다.

고수연 집에 도착해 보니,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진용진, 당신이 사람이야? 당신은 짐승도 아니야.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

집안 물건은 또 이것저것 깨져 엉망이 되어 있었고, 고수연은 맞아서 여기저기 멍들어 있었다.

하지만 진용진과 그 요염하게 생긴 여자는 소파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짓을 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온 걸 본 진용진은 펄쩍 뛰었다.

“젠장, 당신 누구야? 아, 생각났다. 용천 호텔에서 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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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는 걱정하지 마. 우리 달링이 잘해줄 거야.”진용진은 품 안에 있는 요염한 여자를 확 끌어안으며 말했다.고수연은 그 말에 눈이 휘둥그레지며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뭐라고 했어? 그 여자한테 내 애를 맡기겠다고? 동의 못해!”“당신 동의는 필요 없어. 빈털터리로 나가든가, 아니면 내 말대로 우리 셋이 같이 살면서, 당신이 우리 시중 들어.”‘이건 말이야 방귀야? 어떤 여자가 이런 수모를 견디겠어?’내가 고수연이면 당장 진용진 얼굴을 손톱으로 뜯어놓았을 거다.하지만 고수연은 그저 목 터져라 울면서 진용진을 인간도 아니라고 욕하기만 할 뿐이었다.그 모습이 너무 한심했다.‘이 상황에 운다고 뭐가 달라지나? 당장 자기한테 유리한 증거를 확보해서 둘을 괴롭히는 게 해야 할 일 아닌가?’나는 다가가 고수연을 부축했다.“그만 울어요! 두 사람 아직 이혼도 안 했고, 여기 고수연 씨 집이에요. 그런데 저 인간이 대놓고 내연녀를 데려왔으니 당장 사진 찍어서 증거 확보해야죠.”“정 안 되면, 그거로 소송 걸면 증거도 확실하니 빈털터리로 쫓겨 나는 게 누구인지는 모르는 일이죠.”내 말을 들은 진용진은 얼굴이 어두워졌다.“젠장, 어디서 참견하고 지랄이야? 그리고, 우리 집에 왜 왔어? 내 마누라랑 그렇고 그런 사이 아니야? 두 사람 거기 딱 서. 나도 사진 찍어 증거 확보할 테니까. 고수연, 감히 나를 배신해? 나를 상대로 바람피워? 아주 죽었어!”진용진은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우겼다.그때, 나는 얼른 달려가 진용진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아 바닥에 내팽개치고 발로 밟아 망가뜨렸다.“찍기는 뭘 찍어, 너도 잘못했으면서. 어디서 더러운 흙탕물을 튕겨? 역겨워서, 원!”진용진 옆에 있던 여자가 벌떡 일어나 나를 삿대질하며 욕지거리를 퍼부었다.고수연도 호락호락한 여자가 아니었기에 곧바로 달려들어 그 여자와 싸우기 시작했다.진용진도 그사이 나에게로 달려들었다.지금 나는 다른 실력은 없어도, 남자 낭심을 공격하는 기술 하나는 날로 정교해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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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야? 당신 뭐 하려는 거야?”진용진은 바지를 한사코 움켜쥐고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그러자 고수연이 버럭 소리쳤다.“내가 구역질 난다며? 그럼 더 구역질 나게 해줄게. 나 당신 X폭행할 거야!”나는 순간 넋을 잃고 말았다.‘이게 대체 무슨 소리지? 여자가 남편을 X폭행할 거라고?’‘이건 사나운 정도가 아닌데!’진용진은 다급히 소리쳤다.“당신 미쳤어? 그러고도 여자야? 당신 같은 여자가 어디 있어?”고수연은 말없이 진용진의 뺨을 후려갈기더니 아예 그를 소파 위로 밀쳤다.“내가 여자인지 아닌지 모르겠어? 나랑 할 때는 신나 하더니, 질리니까 이제는 내가 여자가 아니라고? 내 의견 물었어?”고수연은 벌써 남편의 바지를 벗겨 버렸다.그 모습은 정말 뭐라도 할 것만 같았다. 나는 순간 이대로 가야 할지 남아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했다.“저기... 내가 나간 뒤에 하면 안 돼요?”나는 고수연의 의견을 물었다.하지만 고수연은 나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그걸 말해야 알아요? 당장 안 가고 뭐 해요.”‘젠장, 남의 호의도 몰라주고, 배은망덕하기는!’나는 얼른 뒤돌아 그 집을 빠져나왔다.내가 나오자마자 집 안에서 진용진의 비명이 들렸다.그 소리에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저 여자가 대체 뭔 짓을 했길래? 설마 남편 그곳을 물어뜯은 건 아니겠지?’‘정말 그렇다면 너무 지독한데?’나는 다시 차에 올라 형수에게 전화했다.“형수, 걱정하지 마요. 누나 동생분이 진용진을 이미 제압했어요.”[그렇다니 다행이네요. 전에 일은 내가 수연한테 잘 얘기할 테니까 계속 거기 묵는 건 어때요? 그럼 나도 마음 놓일 텐데.]나는 다급히 거절했다.“아니요. 때려죽여도 싫어요. 형수, 저 이제 돈도 벌고 있으니 방 구하는 건 스스로 할 수 있어요.”[그런데, 수호 씨가 밖에서 지내는 게 걱정이에요.]‘이 상황에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저 남자예요. 그런데 뭐가 걱정이에요?”[다른 여자가 수호 씨 몸 노릴까 봐 그러죠.]형수는 농담 섞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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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결심했다는데, 강요할 수는 없죠.]나는 형수한테 미안한 마음에 입을 열었다.“형수, 제가 최대한 진동성 마음 형수한테로 되돌려 놓을게요.”[그 인간이 어떻게 하든 이젠 상관없어요. 난 고수연과 달라요. 고수연은 남자한테 의지해 살지만, 난 그럴 필요 없어요. 지금 진동성과 서로 사생활 터치하지 않고, 생활은 같이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지금 이렇게 사는 부부들 많잖아요.]나는 여전히 시름 놓을 수 없어 조심스럽게 물었다.“형수, 혹시 다른 남자 만날 거예요?”형수는 내 말에 담긴 뜻을 알아차리고 피식 웃었다.[나를 만족시켜 줄 수 없다면서 내가 밖에서 젊고 잘생긴 남자 만나는 것도 안 돼요? 욕심이 너무 지나친 거 아니에요?]“형수, 정말 젊고 잘생긴 남자 만나려고요?형수의 말을 들으니 나는 너무 아쉬웠다. 심지어 질투까지 났다.사실 나는 형수가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게 싫었다.하지만 형수는 내가 원하는 답을 주지 않았다.[진동성이 뭘 하든 상관없다고, 평생 혼자 외롭게 살면 나만 손해 아닌가요? 그리고 이 나이 여자들은 남자 사랑이 없으면 빨리 늙어요.][수호 씨도 이제 결정 내렸으니, 앞으로 나 상관하면 안 되죠. 나도 수요가 있는데.]나는 형수의 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형수는 나더러 우선 지낼 곳을 알아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고수연한테 상황 설명을 잘할 테니 좋기는 동생네 집에 묵으라고 말했다.전화를 끊은 뒤, 내 기분은 조금 이상했다.사실 형수 말은 틀린 것 하나 없었다. 하지만 서운한 건 어쩔 수 없었다.사람은 워낙 이렇게 욕심이 많다.이것도 가지고 싶고, 저것도 가지고 싶고.이런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기에 나는 스스로를 위로했다.“형수는 나 혼자만의 소유가 아니야. 내가 무슨 자격으로 형수의 자유를 제한해? 형수가 행복해지면 좋은 일 아닌가?”그렇게 생각하니 더 이상 쓸데없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나는 차를 몰고 그 동네를 떠났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살 곳을 찾았다.환경이 괜찮은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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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지금 사는 곳은 마침 국민 공원과 가까웠다.나는 얼른 준비를 마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우선 저녁 식사를 하고 국민 공원을 뛸 생각이었다. 이 기회에 마침 운동도 하면 나한테 이득이니까.하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나는 호주머니에 칼을 챙겼다. 또 정태곤이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올지 몰랐으니까.식사를 마치고 국민 공원을 돌기 시작할 때는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그 때문인지 공원에서 운동하는 노인들이 꽤 많았다.노년에도 게을리하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는 어르신들이 대단했다.이 나이에도 더 오래 살기 위해 다들 운동하는데, 나는 허구한 날 여색에만 빠져 있었으니.나는 어르신들 사이에 섞여 운동하면서 윤해철의 그림자를 찾았다.이영미한테서 윤해철의 사진은 이미 받아 놓은 상태였다. 윤해철은 생긴 것 자체부터 부티가 나는 게 흔한 얼굴이 아니었다.하지만 주위를 꼼꼼히 살펴봐도 윤해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나는 또 공원을 한 바퀴 더 찾았다.유해철이 언제 올 자는 몰랐으니까.그러다가 7시쯤, 윤해철의 그림자가 겨우 나타났다. 그는 수수한 운동복을 입고 있어 이영미가 준 사진과는 조금 느낌이 달라 보였다.하지만 얼굴이 특별해서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나는 바로 다가가 인사하는 대신 묵묵히 그 뒤를 따라 뛰었다.낯선 사람이 갑자기 다가가 인사하면 너무 티가 날 테니까.윤해철은 한참 동안 뛰다가 공원에서 운동기구를 하기 시작했다.그제야 기회가 생겨, 나는 천천히 그의 곁으로 다가가 운동 기구를 했다.윤해철은 평행봉을 하고 있었다. 때문에 나도 슬금슬금 다가가 그와 가까운 곳에서 평행봉을 하기 시작했다.윤해철은 나를 보더니 허허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젊은 총각, 팔이 그런데도 평행봉을 해요?”윤해철이 말을 걸어준 순간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심지어 상대가 다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나는 마음대로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어쩔 수 없어요. 습관 돼서 하루라도 빼면 이상해요.”“아, 그래요? 전에는 본 적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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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해철은 말이 참 잘 통했다. 분명 권력 있는 거물급 인물이지만, 다정하고 친절한 데다, 이태웅처럼 거리감이 느껴지지도, 임천호처럼 사납고 독하지도 않았다.어떤 계층이든 사람의 종류가 참 다양한 모양이다.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고.나는 한편으로 감탄하며 윤해철의 맥을 짚어 봤다. 주로 이영미가 걱정하는 문제를 확인했다.솔직히 윤해철 나이대가 되면 남자는 좀 힘에 부치는 게 정상이다.나이 50에 어떻게 20대처럼 혈기 왕성할 수 있겠는가?윤해철의 맥을 짚으며 확인해 보니, 그의 건강은 꽤 좋았다. 물론 신장이 조금 약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안 그러면 예쁜 아내를 건드리지도 않을 리 없을 테니까.나는 솔직하게 말했다.“형님, 몸은 건강하시네요.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 외에 큰 문제는 없어요. 한동안 한약 좀 처방해 드시면 많이 개선될 거예요.”나는 말을 마친 뒤 주위를 한번 둘러보다가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그리고 신장에 조금 문제가 있는데, 이 나잇대 남자들은 다 있는 문제이니 정상이에요. 제가 이따가 약방에서 약 좀 처방해 드릴 테니까 그거로 몸조리해 보세요.”윤해철은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물었다.“정말 되겠나? 그 문제는 여러 의사를 찾아가 봤는데, 다 늙으면서 생기는 증상이라고 딱히 방법이 없다고 했는데.”나는 싱긋 웃었다.“이런 문제는 서약과 한약은 효과 없어요. 요즘 제가 처방해 드린 약을 드시면 알게 될 거예요.”“알겠네, 해보지. 가망은 없지만 끝까지 노력은 해 봐야지. 얼마인가? 내가 돈 입금하지.”“아니에요. 만난 것도 인연인데, 그냥 도와드릴게요.”“하하, 젊은 친구가 마음에 드는군. 이름이 뭔가?”나는 얼른 자아 소개를 했다.“정수호라고 합니다. 한약관에서 출근하는데, 한의학을 전공했어요.”“어쩐지, 의술이 좋다 했네. 앞으로 자잘한 병에 걸릴 때마다 수호 군을 찾아야겠네. 자, 연락처 교환이라도 하자고.”나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윤해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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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르신은 내가 보인 자신감에 매우 만족해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을 귀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침술 하기 전에 모든 서약을 끊고 한동안 몸보신해야 해. 지금 너의 사장님 몸은 너무 나약해서 기혈이 거의 다 사라진 거나 다름없어. 이 상태로 침술 할 수 없어. 이 일은 먼저 환자 가족들과 상의하고 동의를 구한 뒤 진행해.”나는 고개를 끄덕였다.때마침 윤지은이 회진하러 와서 나는 그녀더러 사장님을 잠시 봐달라고 하고는 어르신을 모시고 밖으로 나갔다.“됐어. 데려다 줄 필요 없어. 이 부근에 마친 공원이 있으니 나도 좀 산책하다가 택시 타고 가면 돼. 네 사장님 상황은 서둘러서 가족과 상의해. 더 지체되면 천지신명이 와도 어쩔 수 없어.”어르신의 긴박한 말투에 나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 할아버지.”나는 진심으로 어르신께 감사했다. 90세가 넘는 분이 내 전화 한 통에 아무 이유 없이 도와준 거니까.이 은혜는 꼭 마음에 새길 거다.어르신은 허허 너털웃음을 지었다.“사람을 구하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이건 나를 위해 덕을 쌓는 거야. 너도 얼른 가 봐. 이 일은 지체하면 안 된다는 거 잊지 말고.”나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어르신이 뒤돌아 떠난 뒤에야 나는 병실로 돌아갔다.다른 사람은 이미 떠나고 윤지은만 병실에 남아 있었다.나는 얼른 윤지은과 사장님께 방금 전 상황을 말씀드렸다.“수호 씨, 한의학 치료법으로 정말 내 병을 완화할 수 있어?”사장님은 나를 조금 믿는 눈치였지만 그래도 한번 확인했다.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하게 설명했다.“아까 보신 분이 우리 마을에서 엄청 유명한 명의세요. 젊을 때 저희 할아버지랑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람들 병을 치료해주셔서 엄청 유명해요. 저도 그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본 건데 정말 방법이 있다더라고요.”“사장님이 입원한 뒤 몸 상태가 확실히 점점 나빠지셨잖아요. 이 부분은 제가 말하지 않아도 사장님도 느끼셨을 거예요. 서약은 비록 효과는 빠르지만 부작용도 커요. 사장님 몸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22화

    “그럼 왜 진작 데려오지 않았어?”소여정은 나를 나무라는 듯 노려봤다.“저도 어제저녁에 갑자기 생각난 거예요. 외지에서 학교 다니다 보면 고향에 내려갈 일이 적잖아요.”나는 얼른 설명했다.그때 소여정이 크게 하품했다.“하, 피곤해. 난 먼저 휴식하러 테니 여기 지키고 있어.”“네, 먼저 들어가 쉬세요.”소여정은 정말 피곤했는지 얼굴에 피곤함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사실 소여정도 따지고 보면 참 좋은 사람이다. 친구 남편이 아프다고 이렇게 고생도 마다하고 밤새도록 환자 곁을 지켜줬으니 말이다. 그것도 임천호한테 그렇게나 예쁨 받는 사람이.이렇게 의리 있는 친구를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을까?소여정이 가니 정태곤도 따라 나갔다.정태곤은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없이 수문장처럼 꿋꿋이 소여정을 지키기만 한다.다행히 요즘 두 번이나 만났는데 정태곤은 나에게 싸움을 걸어오지 않아, 나도 정태곤을 없는 사람 취급하고 있다.나는 얼른 병상 앞에 와서 진료 과정을 묵묵히 관찰했다.어르신이 진료할 때 우리 할아버지와 매우 닮았다. 모두 진지하고 엄격해 나는 감히 뭘 물어보지도, 방해하지도 못했다.나도 한의학을 전공한 사람이기에 한의사가 환자의 맥을 짚어보는 과정에 누군가 물어보면 짜증 난다는 걸 잘 안다.얼마 뒤 어르신이 맥을 짚던 손을 내리자 나는 얼른 물었다.“할아버지, 어때요?”어르신은 제 수염을 한번 쓸며 말했다.“상황이 좋지 않아. 만약 계속 서의학 방법으로 치료하면 상태가 더 나빠질 거야.”나도 사실 처음에 똑같은 의견이었다. 다만 이제 갓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 한 말에 얼마나 힘이 있을까? 아마 말해도 믿는 사람이 없을 거다.그런데 어르신의 말이 내 추측을 증명한 셈이다.“침술과 한약 치료를 병행하는 게 더 좋은 거죠? 그래야 근본을 다지고 원기를 북돋울 수 있어 간의 손상을 줄일 수 있는 거죠?”나는 내 견해를 말했다. 무엇보다 어르신처럼 의술이 대단한 분이 앞에 계시는데, 이 기회에 잘 배워둘 작정이었다.그때 어르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21화

    어르신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네 할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 너에 대한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너도 한의학을 배울 좋을 인재라고 하면서 나더러 나중에 많이 도와주라고 한 적도 있어.][요즘 젊은 사람들은 우리 같이 이리저리 떠돌며 의학을 배운 사람을 믿지 못하잖니. 대부분 학교에서 정식적인 교육을 받아서. 하지만 나한테 있는 방법이 민간요법이고 이상한데 받아들일 수 있겠어?]“우리 사장님 병만 고칠 수 있다면...”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어르신이 끼어들었다.[고칠 수는 없어. 간병은 억제할 수 있을 뿐이지 완치는 어려워.]내가 말실수했다는 걸 깨달은 나는 얼른 말을 바꾸었다.“억제해도 괜찮아요. 적어도 고통을 줄여 주시면 돼요.”[그래. 날 믿으면 됐어.]나는 순간 너무 감격스러워 다급히 말했다.“그럼 지금 어디 계세요? 제가 모시러 갈게요.”어르신은 주소를 알려주었다. 그 주소는 유미 사모님 집과 그리 멀지 않았다.나는 이 소식을 서둘러 사모님께 알리지 않았다. 어르신이 정말 사장님의 고통을 줄여줄 수 있을지 아직은 몰랐으니까. 만약 그러지 못한다면 지금 말해봤자 오히려 실망만 할 거다. 게다가 사모님께 서프라이즈도 해주고 싶었다.때문에 나는 아침을 사러 가는 척 말하고 차를 몰고 어르신을 모시러 갔다.20분 뒤, 나는 어르신을 만났다.하지만 어르신을 보는 순간 나는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분명 90이 넘는 노인이었는데 놀랍도록 정정했다. 이러니까 이 어르신이 선단을 드셨다며 마을 사람들이 그렇게 떠들어 댄 거였다.물론, 나는 사람을 장생불로 하는 선단 같은 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어르신은 그저 보양할 줄 아는 거다. 게다가 자식들이 모두 효도하니 뭘 해도 기분이 좋을 거고, 그러니 자연스레 고민 없이 사는 거다.“봉섭 할아버지, 저 정수호예요.”나는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어르신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위라래로 살펴봤다.“네가 어릴 적에 네 할아버지가 너를 우리 집에 자주 데려왔었는데, 눈 깜짝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20화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요. 고용주가 까라면 까야지.”윤미화는 옷을 갈아입고 서둘러 문을 나섰다.한순간 집에는 나와 사모님 둘만 남게 되었다.나는 사모님 방 쪽을 한번 확인했다. 문이 꼭 닫혀 있는 데다 아무 인기척도 안 들리는 걸 봐서는 이미 자는 모양이었다.나는 다시 객실로 가지 않고 아예 거실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면 사모님 방에서 인기척이 들리면 바로 알 수 있으니까.소파에 누운 지 얼마되지 않아 사모님 방 쪽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얼른 사모님을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야심한 밤에 여자 방을 들락거리는 건 좀 아닌 듯했다.하지만 아무것도 못들은 척하자니 또 소리가 너무 또렷하게 들려 순간 모순이 됐다.결국 나는 결심을 내리고 노크했다.“사모님, 괜찮아요?”“괜, 괜찮아요. 상환 말고 얼른 자요.”사모님은 흐느끼는 목소리로 말했다.“더 이상 울지 마요. 더 울면 몸 상해요. 그러면 사장님은 어떡해요?”내 말에 큰 힘이 없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나는 사모님을 위로하고 싶었다.그때 안에서 ‘네’라는 나지막한 소리가 들리더니 더 이상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내 위로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 때문에 나는 무거운 마음으로 다시 소파 쪽으로 돌아갔다.이 상황에서 아무리 위로해 봤자 소용이 없다.하지만 그 순간 문득 한 사람이 떠올랐다.그분은 나와 한 동네에 살았던 어르신인데, 젊을 적에 내 할아버지와 어울려 지내며 의술을 익혔다.올해로 90살쯤 됐는데 이상하게 그분은 한 번도 앓은 적이 없다. 마을 사람들 말로는 그 어르신이 스스로 몸조리해서 건강한 몸을 유지했다고 한다.그 어르신한테 사장님을 고칠 방법이 있는지는 모르나 나는 한번 시도해 보고 싶었다. 그래도 시도해 보는 게 손 놓고 있는 것보다 나을 테니까.다음 날 아침, 나는 어머니한테 전화해 사장님 상황을 대충 말씀드리고 어머니더러 그 어르신한테 슬쩍 물어보라고 부탁했다.어머니도 우리 사장님이 좋은 분이라는 걸 알았기에 아침 일찍 식사도 하지 않고 어르신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19화

    ‘장난하나? 주머니에 들어간 돈을 다시 토해내라니. 절대 안 돼.’나는 돈도 없는 주머니를 무의식적으로 꽉 쥐었다.“그건 안 돼요.”“그럼 얌전히 여기 있다가 내가 없을 때 유미 대신 좀 돌봐 줘.”난 여전히 살짝 거부감이 들었다.“윤 사장님, 제가 싫은 게 아니라, 유미 사모님 평판이 나빠질 거예요.”“수호 씨가 유미를 노리지 않는 이상 평판이 나빠질 일은 없잖아. 오래전부터 유미를 노리고 있다면 말이 달라지겠지만...”나는 얼른 도리질했다.“그런 적 없어요. 전 사모님을 항상 존경해 왔어요.”“그럼 쓸데없는 걱정하지 말고 남아.”윤미화의 태도가 너무 강경한 바람에 나는 마지못해 동의했다.두 사람은 나에게 객실을 내주었다.유미 사모님의 집은 윤미화 집 못지않게 널찍하고 사치스러웠다. 방 4개에 거실 2개인 데다 인테리어가 화려했다.객실 침대에 누워 보니 평범한 침대와는 차원이 달랐다. 보아하니 가격이 만만치 않은 모양이었다.하지만 나는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혀 잠이 오지 않았다.천수당, 이태웅, 왕정민이 하나하나 내 뇌리를 스치다가 결국에는 동성 형까지 떠올랐다.동성 형을 떠올리니 내 마음은 더 복잡해졌다.용천 호텔에서 돌아온 뒤로 동성 형과는 한 번도 연락한 적이 없다.형수는 동성 형이 이제는 대놓고 밖으로 나돌고 있다고 했었다.형수도 지금 여러 가지 일 때문에 머리가 복잡할 거다.나는 얼른 문자로 형수 동생은 어떻게 됐는지 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형수한테서 답장이 왔다.[아직도 싸우고 있어요. 이제는 아예 각자 변호사를 고용해서 소송을 진행 중이에요. 결과가 빨리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난 집에 돌아왔고요.][그럼 형은요? 형은 요즘도 집에 안 들어와요?][들어왔어요. 하지만 계속 각방 써요.]그 말에 나는 너무 놀라 되물었다.[왜요?][왜긴요, 요즘 일이 바쁘다면서 밤 늦게 들어오는데, 나를 방해하기 싫다면서 따로 자요.]그건 다 핑계일뿐이다. 사실 형수는 누구 보다도 그걸 잘 알고 있지만 티를 내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18화

    “사모님, 제가 모셔다드릴게요.”사모님은 정말 초췌했다. 그렇게 밝던 얼굴에 지금은 피곤함만 묻어 있었다.우리의 고집을 꺽지 못한 사모님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조수석에 앉은 뒤 유미 사모님은 기분이 다운되는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니 너무 안타까웠다.가는 내내 사모님은 방향을 가리키는 외에 그 어떤 대화도 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차 안 분위기는 매우 무거웠다.다행히 30분 뒤 목적지에 도착했다.유미 사모님이 사는 곳은 고급 주택단지였는데, 주위 시설과 환경이 매우 좋았다.사모님을 집까지 바래다주고 바로 떠나려 했지만 소파에 앉아 멍 때리는 그녀를 보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게다가 이곳은 사장님과 사모님이 깨 볶으며 지내던 집이라 모든 물건에 추억이 깃들어 있다. 그걸 보면 아마 건강하던 사장님이 더 그리워질 거다.나는 결국 다시 돌아왔다.“사모님, 그러지 마세요. 사장님 아직 살릴 방법이 있을 거예요. 사모님이 먼저 무너지면 사장님은 어떡해요?”사모님은 끝내 참았던 눈물을 흘렸다.“나도 알아요. 하지만 주체가 안 돼요.”‘하...’그 누구라도 이런 상황이 닥치면 똑같을 거다.나는 결국 사모님을 혼자 집에 두고 가는 게 마음에 걸려 윤미화한테 전화했다.“윤 사장님, 혹시 유미 사모님 집에 와서 같이 있어 줄 수 있어요?”[당연하지. 바로 갈게.]윤미화가 사는 곳은 이곳과 그리 멀지 않았기에 10분 내로 도착했다.“유미야. 내가 뭘 가져왔는지 봐 봐.”윤미화는 마술하는 듯 갑자기 예쁜 옷 한 벌을 꺼냈다.“그동안 남편 돌보느라 고생해서 옷 한 벌 사 봤어. 내일 병문안 갈 때 이 옷 입고 가. 그러면 네 남편도 분명 좋아할 거야. 병이 나을지도 모르지.”상대가 저를 위로한다는 걸 안 사모님은 자기의 우울한 기분 때문에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애써 미소를 짜냈다.“고마워.”“에이. 뭘 이런 걸 가지고.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사이에 뭘 그렇게 내외해? 요즘 남편이 곁에 있지 못할 테니 내가 자주 보러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17화

    겨우 며칠 못 본 사이에 사장님은 전보다 더 핼쑥해졌다. 그 모습을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하지만 그 누구도 우울한 티를 내지 않았다. 이럴 때일수록 환자를 격려해야 한다. 주변에서 우울함을 드러내면 환자에게 안 좋다.우리는 약속이라도 한 듯 꼭 나을 수 있다며 사장님을 격려했다.다행히 정 사장님도 매우 낙관적이었다.“그동안 다들 수고 많았어. 내가 다 나으면 한텍 제대로 쏠게.”다들 그날을 기대했다.사람이 많다 보니 시끄러워져 오히려 정 사장님 휴식에 방해되었다. 때문에 우리는 병실에 잠깐만 있다가 떠날 준비를 했다.유미 사모님은 직접 문 앞까지 위를 배웅했다.그때 내가 넌지시 물었다.“B시 병원 쪽에는 연락했어요? 언제 가요?”사모님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아직 남은 병실이 없대요. 부모님이 직접 병원에 찾아갔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어요.”이건 좋지 않은 소식이었다.사모님의 초췌한 모습에 약간 마음이 아팠다.“사모님, 오늘 저녁은 제가 지킬 테니 사모님은 돌아가서 쉬세요.”“아니에요. 가게 돌보는 것도 바쁜데 이런 것까지 부탁할 순 없어요.”“사장님은 제 능력을 알아봐 준 분이에요. 정 사장님이 아니라면 지금의 저도 없었어요. 가게가 어려우면 도와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니에요? 오히려 사모님이 매일 여기서 지키고 있느라 제대로 주무시지도 못했죠?”“소여정과 윤지은이 있어 괜찮아요.”사모님은 말하다가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혔다.사장님의 병세와 그동안 있었던 일을 떠올리니 마음이 괴로운 모양이었다.이때 사장님이 쾌차해서 일어나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 사장님이 나아야 사모님도 미소를 되찾을 텐데 말이다.그때 익숙한 그림자 두 구가 가까이 다가왔다. 두 사람은 다름 아닌 소여정과 윤지은이었다.윤지은은 퇴근했는지 의사 가운을 입지 않고 있었다. 다만 두 사람 역시 사모님 못지않게 초췌해 보였다.절친한 친구의 남편이 갑자기 병을 앓으니 두 사람 역시 최선을 다해 도와주었다.백연우도 가끔 병문안 하곤 하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16화

    나한테 다른 선택지가 있기는 한 걸까?이태웅한테 1년 안에 성과를 내겠다고 호언장담하면서 성과를 이루지 못하면 애교 누나 곁을 떠나겠다고 했는데.나는 애교 누나와 헤어지는 게 너무 아쉽기도 하고 이대로 등신처럼 사는 게 싫었다.나도 자존심이 있고, 무시당하고 싶지 않다. 나도 체면 있게 살고 싶다.“당연히 하고 싶지.”나는 한참 숨을 참고 있다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그러자 민우는 이내 흥분했다.“그럼 우리도 해보자고. 하지만 내 말에 화내지 마.”“뭔데? 말해.”“나 사실 의욕만 넘쳤지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몰라.”1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피가 끓은 것처럼 호기롭게 말하는 민우의 모습에 나는 그가 이미 방법을 생각해 두고 리드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저 생각만 있을 뿐 상세한 계획이 없다니.시실 나도 혼자 일해볼 생각을 했었다. 천수당이 화인당을 모함할 때부터 그런 마음이 들었다. 다만, 내가 워낙 현실에 타협하는 성격이라 그걸 실천에 옮기지 않았을 뿐이다.그런데 민우가 이 일을 먼저 꺼내니 나는 내 생각을 말했다.“우리 천수당을 빼앗아 오자.”민우는 나에게 방법이 있다는 걸 눈치채고 얼른 캐물었다.“어떻게 할 생각인데?”나는 상세하게 분석했다.“천수당이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어. 장사도 항상 안 되고. 지금은 오히려 적자가 나는 상황이야. 천수당은 지리적으로도 위치가 좋은 데다 단골이 있으니 빼앗아 올 수만 있다면 수고를 덜게 될 거야.”민우는 머리를 긁적이며 계속 물었다.“그럼 어떻게 해야 해? 천수당은 김진호랑 관련 있잖아. 김진호가 극구 반대할걸. 게다가 지금은 김진호 형과 척을 졌으니 그쪽에서 절대 천수당을 순순히 내놓지 않을 거야.”이건 확실히 문제가 된다.하지만 천수당은 장사가 안돼 적자를 해결할 방법이 없어 언젠가는 가게를 내놓아야 할 판국이다.“우리 전 재산을 모아봤자 고작 2천만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게 문제야.”“천수당을 생각할 시간에 우선 돈부터 모으자.”민우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15화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기 마련이다.누나들도 나한테 흥미를 잃을 거고 점점 잊을 거다.때문에 지금 이 상황을 즐기기만 할 수는 없다. 나는 반드시 강해져야 한다.예전에는 사실 한의관 직원으로 지내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한 달에 200 정도씩 받는 것도 꽤 만족스러웠다.하지만 일련의 일을 겪고 나니 이 상황에 만족하면 발전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물론 어떻게 강해질지는 아직 떠오르지 않았다.한참 뒤 민우가 내 곁으로 다가왔다.“아까 그 사람 강북시 부시장이라던데, 네 여자 친구 아버지야?”“응.”나는 건성으로 대답했다.그러자 민우가 내 옆에 아예 자리 잡고 앉았다.“이런 장인어른이 있는 거 압력 심하지? 임설아도 가정 형편이 좋다고 생각했는데 부시장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네. 난 임설아 가족 형편도 부담되는데. 지금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매달 그래도 만족스럽게 벌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해. 우리가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게 부자들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잖아.”“수호야. 넌 혹시 스타트업 시작해 볼 생각 없어? 우리 같이 한 건 제대로 해볼래?”나는 눈을 휘둥그렇게 뜬 채 민우를 바라봤다. 민우가 이토록 야심가인 줄은 생가지도 못했다.전에는 분명 화인당에서 일하게 된 것만으로도 기뻐 날뛰었는데 말이다.내가 궁금한 걸 물어보자 민우는 담배 한 대를 태우더니 웃으며 말했다.“사람은 원래 이래. 어쩔 수 없어. 일자리조차 구하지 못했을 때는 좋은 직장이 있다고 만족했는데, 이제 좋은 직장에서 일하니 남 밑에서 일하기보다 내가 사장이 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가 원래 좀 욕심이 많아. 그게 내 약점이기도 해. 그래서 한의원에서 오래 못 버텼잖아.”나는 민우의 말을 대충 이해했다. 그는 예전에 자기 야심을 펼치지 못한다고 아쉬워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야심이 너무 커서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걸 안타까워했었다.그러다가 화인당에서 일하기 시작해서는 직원들과 잘 지냈지만 이 정도로 욕심이 차지 않는 눈치였다.민우는 자존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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