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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작가: 은광수
그 모습을 보기 살짝 민망해, 나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수연 누나 맞죠? 정수호예요.”

“알아요, 들어와요.”

고수연은 눈시울이 붉은 게, 방금 운 듯했다.

짐을 들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집안이 어수선한 데다, 방금 한바탕 싸운 듯한 흔적들이 보였다.

나는 미간을 팍 구겼다.

“왜 이래요? 집에 도둑 들었어요?”

“아니, 그 인간이 다녀갔어요. 나랑 한바탕 싸웠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분명 본인이 잘못했으면서 손찌검까지 했어요?”

나는 짐을 놓고 얼른 집을 정리했다.

고수연은 우울한 모습으로 멍하니 소파에 앉아 있었다. 어질러진 집을 정리할 마음도 없어 보였다.

결국 내 도움으로 집은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지만, 고수연의 기분은 여전히 가라앉아 있었다. 심지어 가끔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그 모습이 너무 불안해 보여, 나는 고수연에게 물 한 잔을 따라 주었다.

“수연 누나, 울지 마세요. 우선 물부터 마셔요.”

고수연은 손을 뻗어 컵을 받아 들었다.

“미안해요. 감정이 주체가 안 되네요. 피곤할 텐데 가서 쉬어요. 지금은 챙겨줄 수가 없네요.”

“저는 상관하지 마세요. 저도 다 큰 어른인데, 스스로 돌볼 수 있어요.”

고수연이 여전히 우울해 보여, 나는 더 이상 그녀를 방해하지 않았다. 그저 간단히 내가 묵을 객실이 어디인지 묻고 짐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객실 침대에 앉아 있는 게 매우 불편했다.

문밖에 있는 여자와 친한 사이도 아닌 데다, 남녀가 단둘이 있으니 왠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민우한테서 두 번이나 전화가 걸려 왔었다.

그제야 오늘 민우를 데리고 면접보러 가겠다고 했던 일이 떠올랐다. 그건데 내가 그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니.

나는 얼른 민우에게 전화했다.

“민우야, 미안해. 아침에 일이 좀 있어서 폰을 확인하지 못했어... 너 면접은 어떻게 됐어?”

그나마 다행인 건, 어제 저녁 식사를 하면서 면접 절차에 대해 대충 얘기했기에, 민우는 나와 연락이 닿지 않아도 아마 면접에 지장이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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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아요. 원래는 회장님께 2억을 빌려 하정현 씨 빚 갚아주려고 했는데 두 분이 저한테 4억을 줬어요.”“왜?”“제가 회장님 병을 고쳐줬거든요. 지금 엄청 강하다며 어머님이 엄청 좋아하시며 준 거예요.”윤지은의 얼굴은 순식간에 붉어졌다.“실없긴.”“이건 제가 말한 게 아니라 지은 씨 어머니가 말한 거예요. 지은 씨가 무슨 말 들었는지 물어봐서 제가 말한 거잖아요.”나는 내가 하지도 않은 짓 때문에 그런 평가를 받고 싶지는 않았다.“다른 건 없어? 우리 엄마가 다른 말 안 했어?”윤지은이 나를 보는 눈빛이 왠지 이상했다.그 눈을 보니 이영미가 나한테 했던 말을 솔직히 말해야 하나 싶었다.하지만 내가 솔직하게 말하면 윤지은이 나를 쫓아낼까 봐 두려웠다.결국 고민 끝에 나는 함구하기로 했다.“다른 말은 없었어요. 나중에 우리 가게 영업 시작하면 고객 소개해 주겠다고 했어요.”“아.”윤지은의 표정은 약간 복잡 미묘했다. 하지만 대체 어떤 기분인지 읽어낼 수 없었다.“다른 용건 있어요? 없으면 전 이만 가볼게요.”“가 봐.”나는 뒤돌아 떠나는 순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참으로 위험천만한 순간이었다.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0층으로 내려와 형수 집으로 들어갔다.고수연과 고아연도 이미 와 있었다.사실 형수의 현재 상황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돌볼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친구인 애교 누나도 돕고 있는데 친자매가 안 올 수 없어서 시간 날 때마다 오는 것 같았다.게다가 두 사람 모습을 보니 오늘은 돌아가지 않을 생각인 듯싶었다.애교 누나는 내가 오자마자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누나가 떠나고 나니 집에는 나와 고씨 자매 둘만 남게 되었다.나와 고씨 자매는 워낙 할 말이 없는지라 분위기가 다소 어색해졌다.결국 나는 형수 보러 침실로 들어갔고 그 김에 형수 몸도 닦아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고아연이 따라 들어왔다.“이봐. 나한테 새 옷이 있는데 대신 좀 입어봐 줄래?”“네? 아연 씨 옷을요?”“아니. 남자들이 입는 옷이야.”고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2화

    윤지은의 집 안.옷을 갈아입은 하정현은 나와 윤지은 앞에 반듯하게 앉았다.그 순간 윤지은이 사람을 꿰뚫어 볼 듯한 눈빛으로 하정현을 훑어봤다.“이제 말해 봐.”윤지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하정현은 말 잘 듣는 고양이처럼 고분고분해졌다.“지은아, 나도 일부러 너 속이려던 건 아니야. 너한테 더 이상 폐 끼치기 싫어서 말 안 했어.”“아. 그러면 내가 오히려 너한테 감사해야겠네?”윤지은은 말을 반대로 하며 비꼬는 걸 참 잘하는 것 같았다. 옆에서 듣는 나도 참지 못하고 웃음이 터져버렸다.다만 하정현은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어떻게 감히 그래. 나도 알아. 이번 일은 내 잘못이야. 앞으로 다시는 안 그럴게.”“끝났어?”하정현은 얌전한 토끼처럼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 순간 윤지은도 피식 웃더니 나를 바라봤다.“네가 말해 봐. 저 말 진정성 있는 것 같아?”“어. 괜찮은 것 같은데요.”나는 불안함에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러자 윤지은이 또다시 웃으며 입을 열었다.“아하, 내가 하마터면 잊을 뻔했네. 둘은 다 알고 있는데 나만 바보였었지? 사랑하는 친구야, 나도 좀 알고 싶네? 너 언제부터 정수호랑 그렇게 친했어? 정수호도 아는 일을 나는 왜 몰라?”나는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 했다.나와 하정현의 기세를 합도 윤지은을 이길 수는 없었다.“지은아, 사실은 내가 전에 수호 씨더러 내 파트너가 되어달라고 했잖아. 그때 말한 거야.”하정현은 윤지은 옆에 앉아 다정하게 손을 잡았다.“지은아. 내가 잘못했어. 쉬운 방법으로 돈 벌려고 하면 안 됐는데. 너한테 말 안 한 것도 미안해. 오늘 두 사람 아니면 나 무슨 일 당했을지 몰라. 이제 생각해 보니 너무 무섭네.”윤지은의 표정은 단번에 누그러들었고 말투도 다정해졌다.“이런 일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아. 한 번만 더 이러면 친구고 뭐고 없어. 이거 받아. 안에 2억 있어.”하정현은 카드를 보더니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지은아, 나도 무슨 말을 해야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1화

    하정현은 또 안성태의 귀싸대기를 날렸다.“잡지로 만들 거랬지 고객한테 단독으로 보내준다는 말은 없었잖아. 또 나를 속인 거야? 지은아, 그 파이프렌치 잠깐 좀 빌려줘. 이 자식 남자구실 못하게 해줄 테니까.”윤지은은 두말없이 파이프렌치를 건넸다.그 행동에 놀란 안성태는 사색이 되어 갑자기 하정현에게 주먹을 날렸다.그 순간 나는 다급히 하정현의 옷깃을 잡아 그녀를 뒤로 끌었다. 하지만 그 때문에 안성태를 잡고 있던 손을 놓치고 말았다.속박에서 벗어난 안성태는 마치 화가 난 사자처럼 으르렁댔다.“개자식. 감히 그곳을 잡아? 내가 오늘 꼭 너를 죽인다.”“두 사람 얼른 도망쳐요!”나는 윤지은과 하정현을 향해 소리쳤다.윤지은은 안성태가 미쳐 날뛰기 시작한 순간 다급히 하정현을 잡고 밖으로 도망쳤다.그리고 나는 안성태의 앞길을 막아섰다.안성태는 나를 보며 이를 갈았고 두 눈은 나를 찢어발길 것 같은 살기를 내뿜었다.나는 일부러 냉소를 지으며 안성태를 자극했다.“아까 어땠어? 앞으로 남자구실 못할까 봐 두려웠지?”“이게 감히 그걸 입에 담아? 너 오늘 죽었어.”나는 계속해서 놈을 자극했다.“와 봐. 내가 놀아줄 테니까.”그 말에 안성태는 주먹을 그러쥔 채로 나에게 달려들었다.이번에는 그래도 대비가 되어 있었는지 쉽게 파고들 기회가 나지 않았다.하지만 나도 서두르지 않았다.변석훈이 그랬는데 상대가 미쳐 날뛸 때는 절대 무리하게 맞서 싸우지 말고 상대의 약점을 찾아 한 방에 맞혀야 한다고 했다.이번 싸움이 나에게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평소 도관에서 연습하는 건 항상 똑같은 몇 가지 기술이라 이미 몸에 배어 있는데, 이걸 실전에서 사용해 봐야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때문에 나는 오히려 흥분되고 설렜다.나는 줄곧 안성태의 공격을 피하기만 하다가 놈이 완전히 폭주해 약점을 드러낸 순간 공격했다.나는 아예 막대기 하나를 집어 들고 놈의 가슴을 세게 내려쳤다.내 공격에 안성태는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나조차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50화

    나와 윤지은은 하이 파이브를 했다. 우리의 합이 이렇게 잘 맞을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물론 하정현의 도움도 컸다.우리 셋은 허리를 곧게 세운 채로 안성태와 마주 섰다.그때 하정현이 이를 악물며 말했다.“안성태, 너한테 한 번만 기회를 줄게. 네가 그 계약서를 나한테 돌려주고 내 사진을 모두 삭제하면 네 책임을 묻지 않을게.”안성태는 그 말을 듣더니 피식 웃으며 외투를 벗어 던졌다.“너희가 꽤 치는 줄 몰랐네. 마침 잘 됐어. 나도 오랜만에 좀 놀아보자.”그때 나는 즉시 윤지은과 하정현 앞에 막아섰다.“저놈은 내가 상대할 테니 두 사람은 본인 몸이나 잘 지켜요.”무엇보다 안성태는 덩치가 컸기에 나는 절대 그놈이 윤지은이나 하정현을 노리게 둘 수 없었다.“승산은 있어?”윤지은의 말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모르겠어요. 하지만 최선을 다할 거예요.”“그럼 힘내.”나는 안성태 앞으로 다가갔다.내 키도 185라 놈 앞에서 조금도 꿀리지 않았다.비록 안성태의 덩치가 나보다 훨씬 컸지만 나보다 민첩성에서 떨어질 수 있었다.안성태가 나를 먼저 공격했다.하지만 나는 신속히 오른쪽으로 몸을 피했다.변석훈이 전에 말했는데 알 수 없는 상대를 만났을 때는 서둘러 공격하는 것보다 우선 상대의 실력과 잘 쓰는 기술, 그리고 약점을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때문에 초반에 나는 계속 피하기만 했다. 상대가 나를 건드리지 못하게만 하면 그걸로 족했으니까. 그와 동시에 나는 상대를 관찰했다.몇 분 동안 싸우다 보니 s는 안성태가 덩치가 커서 힘만 넘쳐났지 기술과 스피드가 많이 달린다는 걸 발견했다. 나는 순간 마음이 놓였다.“이젠 내가 공격할 차례다, 이 개자식아.”나는 신속히 공격했다.지난 한 달 동안 피하는 법과 공격하는 법을 배운지라 내 현재 속도는 안성태보다 훨씬 빨랐다.나는 단번에 필살기를 쓰겠다는 마음으로 놈의 정가운데를 잡았다.그 순간 안성태는 돼지 멱따는 소리를 내지르면서 눈을 까뒤집었다.“이 비겁한 자식...”나는 피식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49화

    “안성태, 내가 정말 사람 잘못 봤네.”하정현은 순간 가슴이 미어지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 모습을 본 안성태는 오히려 깔깔 웃어댔다.“하하하, 나 원래 불법 장사하는 사람이야. 어디서 순진한 척하는 거야? 그러게 순순히 촬영에 협조하면 됐잖아. 왜 그렇게 기어올라? 네가 계약을 위반했으니 위약금을 내는 건 당연하잖아.”“계약서에 명확히 적혀 있어. 촬영에 협조하지 않을 시 위약금을 지불한다.”“그게 1억이라고?”하정현은 후회막심했다.사실 여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옛 동창이거나 고향 사람들이라서 하정현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해 촬영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틀 전까지만 해도 정상적인 촬영이라 순조로웠는데, 오늘 갑자기 낯부끄러운 장면을 찍으라고 강요했다. 그것도 못생긴 남자 모델들과 함께.그러니 하정현은 당연히 싫다고 거절했다.그랬더니 이 사람들은 갑자기 본색을 드러내며 하정현더러 위약금을 물어내라며 마구 때렸다.그 순간 하정현은 죽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나와 윤지은 역시 하정현의 몸에서 힘이 점점 빠져나가는 걸 느낄 수 있었다.나는 얼른 윤지은과 함께 하정현을 부축했다.“이건 정현 씨 잘못 아니에요. 탓하려면 쓰레기 같은 저 자식들을 탓해야죠.”“헛소리 그만하고 대답해. 위약금 낼래? 아니면 촬영에 협조할래? 선택하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한 발짝도 나갈 생각 하지 마.”윤지은은 이내 나를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내가 유도를 배운 적 있어서 한두 명은 문제없어. 나머지를 혼자 해결할 수 있겠어?”현장에는 총 6명이었다.윤지은이 2명을 맡는다면 나는 4명을 해결하면 된다는 뜻이었다.나는 솔직히 자신이 없었지만 이런 상황에서 절대 맥 빠지는 소리를 할 수 없어 이를 악물고 대답했다.“문제없어요.”“그럼 왼쪽 둘은 내가 맡을게. 나머지는 네가 해결해.”윤지은은 말을 마치자마자 곧장 왼쪽에 있는 놈에게 돌진했다.이윽고 나 역시 하정현더러 자리를 찾아 숨어 있으라고 하고는 다른 놈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하정현은 숨지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48화

    윤지은은 두말없이 파이프렌치를 받아 들었다.그제야 나도 망치 하나를 꺼내 들었다.우리와 멀지 않은 곳에 철제 창고가 하나 있었는데 하정현은 그 안에 있을 가능성이 컸다.그 순간 나는 먼저 관찰하다가 기습할 생각을 했다. 하지만 윤지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쪽으로 바로 달려갔다.쾅쾅쾅!철문이 부딪치면서 요란한 소리를 냈다.윤지은의 이런 모습은 너무 용맹스러웠다. 나 역시 그런 그녀에게 탄복할 수밖에 없었다.분명 곱게 자란 부잣집 딸인데 곤란한 상황 앞에서 전혀 당황하지 않는 이런 용기는 정말 기특했다.얼마 뒤, 철제문은 안에서 열리더니 꽃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 한 명이 나와 물었다.“뭐 하는 거야?”윤지은은 두말없이 파이프렌치를 들이밀었다. 그 순간 문 앞을 지키고 있던 놈도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하정현 어디 있어?”“젠장. 그 계집애를 찾으러 온 거였어? 센 척하긴.”“잔말 말고. 하정현 어디 있어?”윤지은은 언성을 높이며 싸늘한 얼굴로 물었다.“안에...”윤지은은 두말없이 제 앞을 막은 놈을 밀치고 안으로 쳐들어갔다.창고 안은 아주 간단한 스튜디오였는데 촬영 내용은 어디 내놓기 남사스러운 장면들이었다.그 가운데 하정현이 있었는데 얼굴에 상처가 난 걸 보면 맞은 게 분명했다. 그리고 하정현 여에는 상의를 벗어 던진 못생긴 놈들이 서 있었는데 보아하니 하정현의 촬영 파트너인 것 같았다.나는 하정현을 본 순간 곧장 그쪽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그때 남자 한 명이 내 앞을 가로막았다.나는 한주먹으로 놈을 쓰러뜨리고 하정현 옆으로 다가가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괜찮아요?”하정현의 얼굴에는 온통 상처였으며 눈시울은 빨갰다.“괜찮아. 안 죽어.”그때 촬영장 스태프들이 우리 주위로 우르르 몰려들었다.윤지은은 우리 앞에 막아선 채 당장 놈들에게 덤벼들 태세를 취했다.“한 발짝만 더 나서 봐!”그 순간, 긴 콧수염을 가진 남자 한 명이 냉소를 머금은 채 걸어 나왔다.“계집애 주제에 이 많은 인원을 다 묶어둘 수 있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47화

    “어디서 감히! 나 경찰에 신고한다?”나는 마음이 조급하고 걱정이 앞섰다.하지만 내 말에 상대는 오히려 냉소적으로 말했다.“그래. 신고해. 경찰이 도착했을 때면 그 계집애는 죽어 있을 테니까.”“내가 돈 줄 테니까 그 여자 풀어줘.”나는 하정현을 구하고 싶었지만 하정현이 있는 곳이 어딘지 몰랐기에 이런 방법으로 거래할 수밖에 없었다.상대는 돈을 갚는다는 말에 이내 웃었다.“좋아. 그럼 북교 사거리 뒤쪽에 있는 공터로 와.”상대가 말한 곳은 도심과 매우 먼 데다 사고 다발지역이라 택시 기사들도 다니기 싫어하는 일대였다.그렇다고 버스를 타는 건 더욱 불가능했다. 버스는 너무 느려 도착하면 모든 게 끝날 수도 있었다.한참 고민한 끝에 나는 결국 윤지은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지은 씨, 혹시 안 쓰는 차 있으면 좀 빌려줘요.”윤지은은 나를 꿰뚫어 볼 듯 훑으며 물었다.“뭐 하려고?”“그런 건 묻지 말고 한 번만 빌려줘요. 한 번만 쓰고 돌려줄게요.”“이유도 말해주지 않는데 내가 왜 빌려줘야 하지?”나는 너무 조급한 나머지 결국 하정현의 일을 모두 실토했다.자초지종을 들은 윤지은은 즉시 안색이 변하더니 두말없이 외투를 걸치고 나와 함께 밖으로 뛰쳐나갔다.“차고에 차 한 대 있어. 이게 차키야.”윤지은은 BMW 차키를 나에게 던져주며 나더러 운전하라고 했다.그건 조금도 놀랍지 않았다.명색이 윤씨 가문 딸인데, 스포츠카 몇 대 정도 소유하고 있는 건 정상이었으니까.나는 신속하게 시동을 걸고 놈이 말한 주소지로 내달렸다.윤지은의 얼굴은 어느새 잿빛이 되어 있었다.“가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왜 또 간 거야? 돈이 그렇게 부족한가? 왜 나한테 말을 안 했지?”“정현 씨가 이번에 강북에 온 이유가 엄청 성가신 일 때문이라는 거 모르죠?”윤지은은 즉시 나를 돌아봤다.“무슨 성가신 일? 나한테 말한 적 없는데?”“정현 씨 어머니가 정현 씨더러 방법을 대서 아버지를 빼내라고 했대요. 안 그러면 연을 끊겠다고 하면서요.”내 말을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1046화

    나는 재차 거절하며 말했다.“앞으로 우리 가게 자주 찾아와 주시면 돼요. 그러니 2억은 받을 수 없어요.”“에이, 수호 씨가 마음에 들어서 주고 싶어 주는 건 데도 안 받을 거야? 돈 받고 우리 딸이나 잘 만족시켜 줘.”이영미는 입을 가리고 몰래 웃었다.그에 반해 나는 그 말에 너무 충격을 받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어머님은 제가 지은 씨랑 만나는 거 괜찮아요?”“괜찮지 그럼. 이렇게 잘생기고 몸매도 좋은 남자애가 또 어디 있다고. 수호 씨가 우리 딸 만족시켜 주면 우리 지은이도 좋아할 거야.”“난 개방적인 사람이라 우리 딸만 즐겁고 행복하면 돼. 결혼하고 싶으면 하고 싫으면 잠깐 만나다 헤어지면 그만이야. 어떤 선택을 하든 우리 윤씨 가문은 지은이를 먹여 살릴 수 있어.”처음 들어보는 관점에 나는 크게 놀랐다.하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윤씨 가문은 워낙 재산이 많고 부부가 워낙 개방적이니 결혼이 최종 귀착점이 아닐 수 있었다.게다가 이영미는 자식이라고는 윤지은 한 명뿐이니, 당연히 자기 딸이 행복하기를 바란다.“그렇게 말씀하시니 좀 부끄럽네요. 하지만 어찌 됐든 이 돈은 받을 수 없어요...”“안 받으면 안 돼. 안 받으면 수호 씨가 우리 지은이 만족시켜주지 못할까 봐 걱정돼. 우리 지은이가 불감증인데 수호 씨를 못 잊는 걸 보면 수호 씨가 그쪽 방면으로 꽤 쓸만하다는 뜻이니까.”“콜록콜록...”나는 침에 사레가 들렸다.“어머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게 아니에요...”“구체적인 상황이 어떻든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우리 지은이가 수호 씨랑 같이 있고 싶어 하고 나도 수호 씨가 마음에 드니까, 수호 씨는 우리 지은이만 만족시켜. 난 우리 딸이 평생 즐거움을 경험해 보지 못하는 건 바라지 않아. 그러면 돈이 아무리 많아도 뭔 소용이 있어?”역시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는 걸 나는 다시 한번 느꼈다.나는 열심히 돈 벌어 출세하려고 아득바득하고 있는데, 이영미는 벌써 후대의 행복까지 생각하고 있다니. 그것도 이토록 깊숙이.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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