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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작가: 은광수
“수호야, 너 그게 무슨 말이야?”

민우는 두 눈을 휘둥그렇게 뜨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나를 바라봤다.

나는 솔직히 대답했다.

“남자가 그립다던데?”

“어, 정말이야?”

신민우의 표정은 더욱 이상해졌다.

“설아 어머니 남편 있는데?”

“남편이 있는데 뭐? 남편이 있다면 만족시켜 주지 못하나 보지. 임설아 아버지도 중년이라서 기능이 많이 약해졌나 보지, 반대로 어머니는 오히려 욕구가 많을 나이고.”

나는 덤덤한 얼굴로 헛소리했다. 그러다가 임설아를 바라봤다.

“임설아, 안 그래?”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임설아는 나를 향해 소리쳤다.

그 모습을 보니 왠지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게 왜 자기 어머니를 방패막이로 사용해? 내가 바보인 줄 아나?’

‘네가 놀겠다니 같이 어울려주는 거야.’

“임설아, 네 어머니 병원에 좀 데려가 봐. 안 그러면 참다가 병 나.”

사실 이 말은 임설아에게 하는 충고였다. 병원에 한번 가보라고.

왜냐하면 임설아 낯빛을 보니 확실히 정상은 아니라는 게 티가 났으니까.

임설아는 나를 휙 째려봤다.

“너나 잘해. 민우야, 나 오늘 집에 가기 싫어. 네 자취방 가고 싶어.”

퉁명스럽게 나를 쏘아붙인 임설아는 얼른 민우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 말을 들은 민우는 안색이 변했다.

“뭐? 내 자취방에?”

민우는 망설이고 있었다. 나는 얼른 테이블 아래로 그를 걷어찼다.

‘아까 말한 걸 모두 잊었나?’

사실 민우는 걱정이 있었다. 지금 그가 사는 곳은 환경이 안 좋아 임설아가 자기와 함께 고생하는 걸 원치 않았다.

하지만 내가 자꾸만 발로 툭툭 차며 임설아를 집에 데려가라고 일깨워 주니 갈등이 생긴 모양이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보는 나만 조급해 났다.

‘나였으면 진작 동의했을 텐데. 이러니까 임설아가 불만이 많지.’

“설아야, 아니면 내일 내 일자리가 확정되고 다른 자취방을 알아보면...”

그 말을 들은 설아의 낯빛은 이내 어두워졌다.

“또 변명이야? 매번 왜 변명이 그렇게 많아? 난 그저 너랑 하룻밤 같이 있고 싶을 뿐인데, 왜? 그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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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긴장하지 마. 나도 수호 군이 나쁜 사람 아니라는 거 아니까.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기다리지도 않았어.”윤해철의 말에 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왜 기다리신 거예요?”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러자 윤해철이 싱긋 웃으며 답했다.“저쪽 벤치에 앉아서 얘기하자고.”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윤해철과 함께 공원 벤치에 앉았다.“우리 집사람이 수호 군한테 뭘 시켰는지 나도 아네. 하지만 난 아직 집사람을 받아줄 수 없어. 몸 건강 때문이 아니라 회사 때문에. 우리 회사에 요즘 문제가 생겼는데 한동안은 그걸 처리해야 하거든. 그러니 우리 집사람 쪽은 수호 군이 시간 좀 끌어 줘.”윤해철이 상세한 사항은 설명하지 않았지만,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 말을 듣고 나니 오히려 고민됐다.내가 이영미를 돕는 건, 이영미가 양동준을 설득해 나를 제자로 받게 해준다고 약속해서다. 하지만 윤해철을 돕는 건 나한테 아무런 이득이 없기에, 도와야 할지 무척 고민됐다.짝짝!내가 한창 고민하고 있을 때, 윤해철이 갑자기 손뼉을 쳤다. 그 순간 수풀 뒤에서 날카로운 눈매를 한 남자가 걸어 나와 윤해철에게 공손히 인사했다.“윤 회장님.”윤해철은 사람 좋은 미소를 하며 나를 바라봤다.“이 애는 내 개인 경호원 겸 기사인 변석훈이라고 하네. 이 애의 실력도 양동준 못지않아. 수호 군이 내 요구를 들어주면 석훈이더러 수호 군을 제자로 받아주라고 할게.”나는 도저히 내 귀를 믿을 수 없었다. 변석훈의 실력이라면 의심이 가지 않았다. 윤해철의 개인 경호를 맡을 정도라면 실력은 당연히 문제없을 거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발전할 거라고는 생각지 못해 한동안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왜? 싫나?”윤해철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좋아요. 너무 좋아요. 회장님 조건은 저한테 너무 이득이에요.”“하하. 별거 아니야. 말 한마디만 하면 되는 일이거든.”비록 그렇다지만 나는 너무 감격스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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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꼬지 마세요. 저도 마음 같아서는 정태곤을 죽이고 싶어요. 그럴 능력이 안 돼서 비겁한 수단으로 상대한 거지.”“비겁하든 말든 뭔 상관이야. 목숨만 건지면 되지.”어제까지만 해도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난 양동준만큼 강해지고 싶다. 아니, 심지어 양동준보다 더 강해지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임천호처럼 실력이 부족해도 권력이 있어 나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부하를 거느리던가.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반드시 강해져야 한다.어젯밤은 운이 좋았던 거지만, 다음번에도 과연 그럴까?정태곤이 가더라도 또 강태곤이거나 서태곤이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임천호의 부하가 얼마나 많은데. 수많은 사람이 임천호를 위해 목숨 바쳐 일한다. 때문에 나는 서둘러 강해져야 한다.내가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소여정이 갑자기 내 옆에 앉았다.“먹어. 왜 안 먹어?”나는 두 입에 제비집 한 그릇을 뚝딱 먹어 치웠다.“됐어요. 이제 배불러요. 다른 용건 있어요? 없으면 이만 가 줘요. 전 휴식할 테니까.”사실 나는 따로 할 일이 있다.내 말에 소여정이 씩씩거리며 나를 노려봤다.“그렇게 우리가 갔으면 좋겠어?”나는 차분히 해명했다.“저 정말 해야 할 일이 있어요.”“무슨 일인데? 그렇게 다쳤으면서 설마 여자 만나러 가려고?”“아니요. 중요한 일이에요!”나는 재차 강조했다.“그럼 같이 가.”“그럴 필요 없어요. 사적인 일이라 데리고 가기 불편해요. 저 정말 괜찮으니까 마음 놓고 가세요.”오랜 설득 끝에 나는 겨우 두 불청객을 집에서 내보냈다. 이윽고 외투를 걸치고 국민 공원으로 향했다. ‘오늘 윤 회장님 만날 수 있을까 모르겠네. 운에 맡겨야지.’만약 만나지 못한다면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밖에 없다.하지만 뜻밖에도 내 운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윤 회장님. 이런 우연이. 또 만나네요.”윤해철이 오늘도 평행봉에서 운동하는 걸 본 나는 얼른 그에게 다가갔다.윤해철은 나를 흘긋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82화

    “정말 갔어요?”난 그 말이 믿기지 않았다. 정태곤은 절대 순순히 돌아갈 사람이 아니다.그때 소여정이 말했다.“갔어. 가는 거 내가 직접 봤어. 어젯밤 일은 정말 몰랐어. 만약 알았다면 분명 막았을 거야.”“소여정 씨 탓할 생각 없으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나는 진심으로 말했다.그러자 소여정이 의아한 듯 물었다.“정말 내 탓 안 해?”“소여정 씨가 정태곤더러 저를 죽이라고 시킨 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소여정 씨를 탓해요?”“내가 수호 씨 찾아가서 정태곤이 살의를 느낀 거잖아.”소여정이 말했다.나는 그 말에 반박하지 않았다.“하긴. 그럼 다음부터 저 찾아오지 마세요.”“진심이야?”“농담이에요. 소여정 씨는 제 환자잖아요. 제가 제 환자를 치료하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더러운 거지.”문제에 직면했다고 자꾸 피하면 안 된다. 만약 내가 피하면 오히려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보일 테니까.게다가 앞으로 따로 나가 사업하면 이런저런 문제에 직면할 텐데, 고작 이런 용기조차 없다면 사업도 하지 말아야 한다.내 말을 들은 소여정은 은근히 기뻐했다.“어디 있어? 내가 지금 갈게.”“오늘은 됐어요. 저 다쳐서 오늘 하루는 집에서 휴식하고 있거든요.”“치료하러 가는 거 아니야. 얼마나 다쳤나 보러 가는 거지. 수호 씨 입으로 내 의사라고 했잖아. 내 주치의가 나 때문에 다쳤는데 병문안 가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소여정의 말에 나는 반박할 수 없어 결국 주소를 알려주었다.하지만 놀랍게도 소여정은 혼자 온 게 아니라 백연우와 함께 왔다.“하. 나 오늘 바빠. 지은이 찾아가지 왜 나를 끌고 오는 거야?”“그걸 말이라고 해? 우리 성격이 안 맞는 거 알면서. 내가 부른다고 지은이가 따라오겠어?”두 사람은 중얼거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심지어 소여정의 손에 보건 식품을 가득 들려 있었다.“그 정도 아니에요. 이거 다 찰과상이에요.”이 보건 식품은 모두 귀한 것들이라 분명 적지 않은 돈이 들었을 거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81화

    ‘이건 대체 무슨 논리람? 더군다나 남자 친구를 만나려면 제대로 된 곳에서 찾아야지 클럽에서 찾는 건 대체 뭐지?’‘이렇게 난장판인 곳에 좋은 사람이 얼마나 있다고?’이건 단지 주선영네 룸메이트들이 너무 대담하고 허영심이 강하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아마도 클럽 같은 곳에서 잘나가는 도련님 하나 건질 생각일지도 모른다.주선영이 계속 이런 애들과 어울린다면 분명 나쁜 물이 들 게 뻔했기에, 나는 오빠가 동생 타이르듯 차분히 경고했다.“앞으로 룸메이트들과 어울리지 마. 정말 남자 친구 사귀려면 정상적인 곳에서 만나고.”“알았어요.”주선영은 고분고분 대답했다.“나 목마르니까 물 좀 따라줘.”주선영은 곧장 물 한 컵을 따라 가져왔다.“됐어. 넌 이만 휴식해.”“수호 오빠, 오빠 오늘 여기서 잘 거예요?”“응.”“어떻게 그래요? 몸도 다쳤으면서. 아니면 차라리 내 방에서 자요.”주선영의 말에 나는 울 수도 웃을 수도 없었다.“잠자리 바꾼다 해도 민우랑 바꿔야지 어떻게 여자애랑 바꿔? 넌 얼른 가서 자.”주선영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뒤돌아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거실 소파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다 보니 나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특히 오늘 밤 벌어진 일을 생각하니 두렵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 자신이 존경스럽기도 했다.난 오늘 내가 첫걸음을 내디뎠기에 앞으로 점점 더 용감해질 거라고 믿는다. 적어도 다시는 예전처럼 겁쟁이가 아닐 거다.전에 혈자리로 체력을 한꺼번에 끌어 쓴 관계로 너무 피곤했던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꿈나라에 들었다. 심지어 어찌나 편했는지 이튿날 날이 밝을 때까지 푹 잠들고 말았다.“수호야, 무슨 꿈을 꼈길래 그렇게 기뻐해?”민우가 얼굴을 내 앞으로 쭉 내밀면서 의아한 듯 물었다.방금 전, 나는 확실히 아주 기분 좋은 꿈을 꿨다. 꿈에서 내 실력은 놀랍게 제고되어 양동준이 결국 나를 제자로 받아주었다. 그렇게 양동준한테서 많은 걸 배운 나는 임천호한테마저 패기 있게 맞설 수 있었다.그 느낌은 그야말로 너무 끝내주었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80화

    나는 속으로 몰래 웃었다.‘재밌네. 설마 내가 곧 죽는다고 생각한 건가?’‘뼈를 다친 것도 아니라고 했는데 설마 그렇게 쉽게 죽겠어?’나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여전히 주선영의 말에 대답했다.“그럼 ‘더 호스트’ 줄거리 이야기 해줄래?”“아, 그건...”“왜? 싫어? 싫으면 됐어. 아쉬움을 안고 떠나가지 뭐.”나는 나 자신한테 감탄했다.‘누구를 닮았는지 연기 참 잘하네.’내 대답에 주선영은 다급하게 말했다.“알았어요. 할게요. 오래전에 아주 아주 잘생긴 호스트가 있었는데 부잣집 사모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어요...”‘뭔가 좀 이상한데?’“선영아, 내가 말한 ‘더 호스트’는 그 호스트가 아니야.’‘어떻게 생각이 그쪽으로 튈 수 있지? 존경스럽다니까.’“네? 제가 잘못 들었어요. 전 호스트라는 줄 알았어요.”주선영은 순식간에 목덜미까지 빨개지더니 어쩔 줄 몰라 했다.하지만 그 모습을 보니 문득 궁금해졌다.“단순한 줄로만 알았는데, 호스트는 어떻게 알고 이야기까지 해주는 거야? 설마...”“헛소리하지 마세요. 아니거든요.”주선영은 얼굴을 더 붉히며 당황한 듯 고개를 돌렸다.나는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농담이야. 너처럼 단순한 애가 호스트바에 갔을 리가 없지.”“제, 제가 정말 호스트바에 가본 적이 있다면 저를 안 좋게 볼 거예요?”“그 말은 정말 가본 적 있다는 뜻이야?”주선영은 요즘 확실히 이상했다. 사실 민우도 며칠 전 나한테 얘기했던 적이 있다. 주선영이 옷 스타일이 확 바뀌더니 가끔은 밤늦게 술냄새를 풍기며 들어온 적 있다고.주선영은 애교 누나 사촌 동생이다. 비록 우연히 같이 살게 되었지만, 나한테는 주선영을 잘 돌볼 의무가 있었다.주선영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 내 눈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다.나는 주선영의 팔을 덥석 잡고 진지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주선영. 솔직하게 말해. 너 설마 호스트바에 간 적 있어? 요즘 술 마신 적도 있지?”주선영은 내 모습에 겁을 먹었는지 울음을 터뜨렸다.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79화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차에 올라탄 나는 오늘 일이 있어 사모님 댁에 가지 못한다고 전화로 얘기했다. 그러고는 곧장 월세방으로 향했다.내 모습을 본 민우는 너무 놀라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수호야, 너 무슨 일 있었어?”“선배, 왜 이래요?’인기척에 깨어난 주선영도 피범벅이 된 나를 보고 놀랐는지 눈물을 터뜨렸다.“임천호 경호원한테 칼빵 맞았어. 하지만 내가 확인해 본 바로는 괜찮아. 뼈를 다친 건 아니야. 민우야, 내 방에 구급상자 있으니까 네가 나 좀 도와줘.”민우는 곧바로 내 방에 들어가 구급상자를 가져오더니 신속히 내 상처를 치료했다.그나마 다행인 건, 칼이 뼈까지 찌른 게 아니고 살만 찢은 거라 며칠 휴식하면 나을 수 있었다. 발목 역시 살짝 삔 거라 며칠 휴식하면 바로 회복할 수 있었다.오히려 정태곤이 나 때문에 고자가 될 뻔해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남은 평생 남자로서의 행복을 잃을 수 있었다.그렇게 따지고 보면 내가 정태곤을 이긴 셈이었다. 그걸 생각하니 나는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다시는 날 등신 취급하나 보자.’“선배, 이렇게 다쳤으면서 웃음이 나와요?”옆에서 민우를 도와주던 주선영은 그렁그렁한 눈으로 나를 쳐다봤다.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휘휘 저었다. 아프기는커녕 오히려 내가 자랑스러웠고 성취감이 들었다.“괜찮아. 별거 아니야.”나는 이제야 학창 시절 깡패들과 어울려 다니며 센 척하던 남자애들 마음이 이해됐다. 순진하고 풋풋한 여자애들한테 이렇게 남자들의 이런 마초적인 모습이 큰 매력으로 다가가기 때문이다.이 순간 나도 그걸 약간 실감했다.특히 나를 안쓰럽게 여기면서도 존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주선영을 보니 은근히 만족감이 들었다.오늘의 내 모습은 비록 소여정 같은 여자한테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주선영처럼 순진한 어린애한테는 무척 대단해 보일 거다.나는 주선영의 눈빛을 은근히 즐겼다. 나를 우러러보는 눈빛도, 걱정하는 눈빛도 모두.주선영이 이토록 예쁘고 귀엽게 느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나는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78화

    “죽든 말든 상관없어, 하지만 귀신이 되어서라도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나는 이를 악문 채로 어깨에 찔렸던 칼을 뽑았다. 정태곤은 그 순간 멍해졌다. 아마도 내가 아직 버티고 있을 줄 몰랐던 모양이다.나는 정태곤이 넋을 잃은 사이, 놈의 머리를 내 머리로 박아버렸다. 다음 순간 정태곤의 코에서 코피가 흘러내렸다.정태곤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면서 꽉 잡고 있던 발을 놔주었고 칼도 떨어뜨렸다.이 방법이 효과가 있어 나는 또 머리로 정태곤을 들이받았다.정태곤은 이미 얼굴이 피범벅이 되어버렸다. 보아하니 코뼈가 부러진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 상태도 좋지만은 않았다. 나는 이마와 팔, 그리고 발목까지 아팠다.하지만 나는 사냥 본능이 깨어난 맹수처럼 눈앞의 놈을 갈가리 찢어발길 생각뿐이었다.내가 연속적으로 머리를 박아대자 정태곤은 끝내 나를 밀어냈다. 그는 피범벅이 된 제 얼굴을 닦아내며 나를 노려봤다.“뒤지려고!”정태곤은 짤막한 한마디를 내뱉으면서 허리를 숙여 칼을 잡으려 했다. 그 순간 나는 정태곤보다 빨리 달려가 칼을 발로 차버렸다.내가 칼을 차버린 모습에 화가 난 정태곤은 피범벅이 된 얼굴을 신경 쓸 새도 없이 주먹을 그러쥔 채로 나한테 덮쳐 들었다.어두운 등불 아래에서 정태곤이 피범벅이 된 채 사람을 죽일 것처럼 달려오는 모습은 그야말로 섬뜩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설레고 흥분되었다.나도 정태곤을 반격할 힘도 없이 몰아붙였으니, 내가 완전히 쓸모가 없는 사람은 아니라는 뜻이었으니까.나는 순간 미치기라도 했는지 큰 소리로 웃으며 정태곤과 몸싸움을 벌였다.나는 한동안 내 힘을 폭증할 수 있는 혈 자리를 눌렀다.그 덕에 한동안은 정태곤과 비등비등한 수준으로 치고받았다.하지만 정태곤이 비겁하게 내가 다친 곳만 골라서 차는 바람에 너무 아파 식은땀이 흘러내렸다.‘개자식, 감히 이런 비겁한 수를 써? 누구는 뭐 못 할 줄 알고?’놈이 내 상처만 노린다면 나는 또 놈의 거시기를 노릴 수밖에 없었다.그러다 결국 나는 또다시 정태곤의

  • 모쏠 탈출기: 형수와의 위험한 거래   제877화

    “나 몰아세우지 마. 나를 몰아세우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정태곤이 나를 놓아줄 생각이 없다면 나도 절대 놓아줄 수 없었다. 그대로 풀어주면 오히려 나한테는 후환을 남기는 거나 다름없으니까.정태곤이 갑자기 싸늘한 미소를 짓더니 경멸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그래? 뭐 나를 죽이기라도 하려고?”나는 허리를 살짝 숙이고 있고 정태곤은 꼿꼿이 세우고 서 있는 터라, 놈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는 모습은 마치 버러지를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놈의 눈에 나는 버러지와 다름없었다. 그것도 아주 귀찮고 짜증 나는 버러지. 때문에 오늘 나를 살려둘지라도 언젠가는 죽일 거다.나는 정태곤의 태도에서 놈이 나를 언젠가 죽일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그 사실을 안 순간 나는 몹시 당황했다. 때문에 다시 곰곰이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정태곤이 만약 내 협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 자리에서 놈을 고자로 만들어야 하나 하고.“해 봐. 기회 줄 테니까 나를 죽여 봐.”정태곤의 말은 나에게는 적나라한 조롱이나 다름없었다. 정태곤은 나한테 기회를 줘도 내가 저를 죽이지 못 할 거라고 확신했다.그 순간 내 마음속에는 분노의 불길이 타올랐다.나는 결국 손을 떼고 정태곤처럼 꼿꼿이 허리를 폈다.나는 내가 진짜 그렇게 보잘것없는지 확인하고 싶었고, 한편으로는 내가 버러지가 아니라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남이 할 수 있는 일을 나라고 왜 못 하겠나 하는 오기마저 생겼다.‘솔직히 따지고 보면 내가 정태곤보다 부족한 게 뭔데? 똑같이 팔 두 개, 다리 두 개 달린 사람인데, 내가 왜 정태곤보다 못해?’순간 내 안에 있던 불복하는 정신이 정태곤에 의해 자극되었다.정태곤은 내가 손을 놓은 순간 다시 날카로운 눈빛을 내뿜더니 당장이라도 나를 덮치려는 하이에나처럼 굴었다. 마치 나한테 달려들어 나를 갈가리 찢어놓을 것처럼.정태곤은 허리를 숙여 칼을 집어 들더니 그것으로 차를 두드리며 맑은 소리를 냈다.그 순간 내가 너무 감정적으로 행동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태곤은 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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