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색은 자신의 큰일이 외면당했고, 모두의 관심사가 오히려 우문령의 기혈 부족에 쏠리고 있으니 풀이 죽어 버리고 말았다. 그제서야 원경릉의 생각을 떠올리며 바삐 말했다."아 맞소. 태자비께서 전해라고 하신 말이 있사옵니다.”"원 선생은 괜찮느냐?"우문호가 고개를 돌려 미색을 바라보았다. 그는 그녀가 오자마자 묻고 싶었지만 그녀가 쌍둥이를 임신한 것을 수다스럽게 얘기를 하다 보니 못했다."태자비가 줄곧 얼음을 드시옵니다!"미색은 기쁨에 정신이 혼미해져 원경릉이 다섯째에게 좋은 말만 하라고 신신당부한 것도 잊었다. 말을 내뱉은 후에야 잘못 말한 것을 알아차리고 다급히 말을 고쳤다."별일은 아니고 그저 얼음을 좋아할 뿐이옵니다. 목이 말라서 그렇죠!""목이 마르다고?"우문호는 어리둥절했다.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면 되지 왜 얼음을 먹는 것이지?"소자는 그저 목이 마를 뿐이옵니다. 임신을 하면 다들 목이 마르지 않사옵니까. 저도 그와 똑같사옵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사람을 불렀다."나에게 물 한 잔을 따라오거라. 목이 마르구나."우문호가 물었다."목마른 것 말고 다른 건 없느냐?""없사옵니다!"미색이 대답하자 우문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고, 미색은 양심에 찔리는듯 변명했다."만약 무슨 일이 생겼다면 제가 거기에 남아있지, 어떻게 직접 오겠사옵니까? 태자비는 잘 계시지요. 그저 태자를 걱정할 뿐입니다."우문호가 눈살을 찌푸렸다."아무리 목이 말라도 얼음은 먹지 말거라. 날도 덥지 않은데 왜 얼음을 먹은 것이냐? 위에 안 좋을 것 같은데 먹지 말라고 이미 하지 않았느냐?""예. 태자비는 안 드시옵니다. 게다가 노부인도 약전을 써서 간화가 많다고 하셨사옵니다. 태자가 지나치게 걱정하시는 것 같사옵니다."우문호가 이리 나리를 보며 말했다."돌아가 보고 싶사옵니다."이리 나리가 말했다."가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소. 지금 검마가 말은 했으나 사람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니 아마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일격을
이리 나리는 우문호를 도와 곤경을 헤쳤다고 할 수 있기에 우문호가 가볍게 고개를 돌려 이리 나리를 향해 웃었다."좋은 검입니다!""현철로 만들어서 절대 망가지지 않고 공격과 방어가 일체지. 하하!"바로 그때, 한 자루의 검이 이리 나리를 향해 날아왔다. 이 검은 푸른빛을 띠고 있었고 한 번에 좋은 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검의 주인은 내력이 깊었다. 이 검이 내리 꽂히는 것을 보니 벼락과도 같은 기세가 있었다. 이리 나리는 검을 들고 차분하게 막았고 ‘댕강’소리와 함께 자객의 검은 두 동강이 났고 맑은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자객이 무기를 잃은 것은 목숨을 반쯤 잃은 것과도 같다. 자객은 안색이 하얗게 질리더니 이리 나리가 칼을 들고 그의 심장에 찌르는 것을 보고만 있었다. 이리 나리가 칼날을 위로 밀자 자객은 그 자리에서 바로 죽어 버렸다!홍매문의 사람들도 오늘 밤에 왔다. 모두가 알다시피 오늘 밤은 목숨을 건 한판이다. 검마가 오면 이런 혼전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이리댁 전체가 칼 빛과 검의 그림자에 휩싸였고 싸우는 소리와 비명 소리가 하늘을 뒤흔들었다.그리고 오늘 밤, 초왕부또한 조용하지 않았다.자객들이 모두 단도직입적인 것은 아니였지만 어떤 사람은 다른 수단을 사용했다. 모두들 태자가 태자비를 깊이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만약 태자가 순순히 머리를 내놓게 하려면 태자비를 납치하는 것이 마지막이자 유일한 방법이다.그래서 이리 댁에서 싸우던 십여 명의 자객은 곧장 초왕부로 달려갔다.모두 자객의 목표가 우문호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초왕부에서 무공이 높은 사람들도 모두 이리댁으로 갔고 서일도 그리로 갔다. 현재 초왕부에는 탕양과 십여 명의 시위뿐이었다.원경릉은 소월각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었다. 떡들은 입궁하여 공부를 시작한 후부터 늦게까지 읽고 쓰는 습관을 길렀다. 밤이 되면 반드시 반 시진 동안 서책을 읽고 반 시진 동안 글을 써야 했다.만두는 오늘 저녁 금강경 한 부를 베꼈다. 원경릉은 한 번 보고 오히
호명과 열이도 탕양에게 끌려갔다. 그들이 무예를 연마한 지 벌써 한참이 되었으니 오늘 마침 한번 싸워보는 것도 좋은 기회였다. 설랑은 장랑에 엎드려 귀를 쫑긋 세웠다. 쌍둥이가 새끼 호랑이를 데리고 나오자 원경릉이 그들을 불렀지만, 그들은 전혀 듣지 않고 새끼 호랑이를 데리고 뛰어나갔다.원경릉은 다급히 쫓아가 사식이에게 말했다."어서, 쌍둥이를 막거라!"사식이와 기라가 한 사람이 한 명씩 안아들었고 새끼 호랑이는 뛰어나갔다.환타는 사식이의 어깨에 엎드려 원경릉을 보며 웃기 시작했다."어머니, 걱정하지 마시옵소서. 꼬마 호랑이가 저희를 보호할 테니 저희는 자객을 두려워하지 않사옵니다!"원경릉은 이 말을 듣고 마음에서 또 화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목이 매우 갈증이 나 방으로 돌아가 물을 한 잔 마셨다. 여전히 갈증과 불을 참기 어려워 그녀는 심호흡을 하며 생각을 진정시켰다. 그러고 보니 떡들도 모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눈을 흘기며 말했다."나가지 말거라!""어머니, 저희도 자객을 두려워하지 않사옵니다."만두는 손에 펜 한 자루를 들고 있었는데 그것은 그가 방금 불경을 베낀 붓이었고 먹물까지 묻혀있었다."그래도 못 간다!"떡들은 뜻밖에도 그녀의 말을 듣지 않고 원경릉을 에돌아 밖으로 나가 설랑을 데리고 밖으로 향했다. 사식이와 기라는 이미 한 명씩 안고 있다 보니 막을 수 없었고 그저 그들이 신나게 밖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다바오도 이내 따라갔다.원경릉이 쫓아가자 이때 사식이와 기라도 모두 쌍둥이를 내려놓고 그녀를 막았다."원 언니, 나가면 안 되옵니다."쌍둥이도 와서 원경릉의 다리를 안았고 환타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며 말했다."형들이 이미 나갔으니 쌍둥이는 나가지 않고 어머니 곁에서 어머니를 보호하겠사옵니다!"원경릉은 떡들이 이미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상대는 사람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죽이는 자객들이였기에 마음을 쉽게 놓을 수는 없었다. 그녀는 사식이에게 물러나라고 호통쳤고 사식이와
시간이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십여 명 중 살아서 도망간 사람은 단 세 사람뿐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초왕부에서 목숨을 잃어 버렸다. 그리고 도망간 그 세 사람도 팔과 다리가 몹시 다친 상태였다. 원경릉이 또 언제 이런 참혹한 광경을 보았을까? 순간 소빈을 처형한 공포감이 다시 또 마음속으로 밀려드는 것 같았고 백만 냥의 황금 앞에서 사람의 목숨은 정말 천하디 천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탕양은 사람들에게 시체를 치우라고 명을 내렸고 시체는 치워졌다. 몇 바가지가 되는 물이 정원의 바닥을 씻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지난날의 깨끗함을 회복해 한점의 혈흔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러나 공기 속에는 여전히 지울 수 없는 피비린내가 진동했다.원경릉은 이 아이를 임신한 후 아무런 반응도 없었지만 지금은 처음으로 토하고 싶었다.그 사람들은 바닥을 씻으며 혀를 끌끌 찼다."백만 냥 황금을 주면 그게 또 무슨 소용인가? 이리도 많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게 정녕 무슨 가치인가 말이다!”원경릉은 만두의 말을 들었다."백만냥 황금이 무슨 매력이 있겠사옵니까? 불로장생이야말로 추구할 만하지요."원경릉은 그 말을 듣고 갑자기 고개를 홱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방금 뭐라했느냐?"그러자 만두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책에서 본 바에 의하면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들이 불로장생을 추구한다고 하옵니다."만두가 걸어가 그녀의 허리를 안으며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어머니, 나와 동생들이 자가 치유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시옵니까? 소자들의 세포는 일반인들과 달라 신속하게 신체의 결함을 고칠 수 있사옵니다. 비록 자랄 수는 있지만 쉽게 노화되지 않사옵니다."만두가 세포라는 두 글자를 말하는 것을 듣고 원경릉은 마음속으로 조금 긴장했지만 그가 여러 번 왕래하며 그녀와 주진을 위해 편지를 전하는 것을 생각하니 어쨌든 조금 알 것이다."자가 치유?"그녀는 경악하며 그를 바라보았다.만두는 눈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어머니는 역시나 몰랐군요."원경
모두들 다가가서 그의 손가락을 보았는데, 손가락의 붉은 점은 역시나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작은 상처에는 자그마하게 흰색 껍질이 남아있었고 원경릉이 손을 뻗어 뜯어내자 손가락에는 옅은 분홍색이 조금 남아있었다. 복원 능력이 만두보다 못한 것이 확실했다.찰떡도 있는 것을 보고 경단도 시험해 보았는데 그도 찰떡과 별로 차이가 없었고 마지막에는 손가락에 옅은 자국만이 남았다.차 한 잔을 더 기다리는 동안 그 붉은 자국은 사라져버렸고 완전히 회복된 상태가 되었다.네 사람의 여덟 눈동자는 나란히 쌍둥이를 향해 보았다.이번에는 원경릉이 가위를 들고 두 사람을 향해 걸어갔다.두 검지를 한곳에 모아 가위로 그었는데 선혈이 아직 흘러나오기도 전에 상처는 이미 완쾌되었다! 마치 괴물과도 같았고 심지어 그 어떤 괴물보다 더 빠른 것 같았다. 떡들은 갑자기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왜 동생들이 더 대단한 거지? 특히 경단과 찰떡이 유난히 내키지 않아 했다. 형보다 못한 데다 동생보다도 못하다니.쌍둥이는 아주 태연자약했고 마치 스스로 치유하는 것이 소소하기 그지없는 능력인 것 같았다.아니, 어찌 보면 능력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라 생각할지도 모른다.원경릉은 한참을 멍하니 서있다 가위를 들고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그리고 독한 마음을 품고 눈을 감아 가위로 손바닥을 스쳐 지났다. 날카로운 아픔이 느껴졌고 그녀는 눈을 떠 피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한 방울, 두 방울, 세 방울... 어머나!"지혈, 어서 지혈을 해야 한다!"만두가 먼저 반응하자 다섯 아이들은 갑자기 바삐 찾으러 돌아다니기 시작했다.즉 아이들은 모두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저 빠르거나 늦은 차이다. 그리고 그녀도 있기는 하지만... 그저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상처가 며칠 동안 아파야 하면 며칠을 아파하고 다른 사람보다 조금도 우월하지 않다."왜 이런 것이더냐?"원경릉은 족발처럼 묶인 자신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누구도 대답을 할 수 없는
그녀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그렇게 말할 수는 없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일에 대해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뿐이다."그녀는 아이들을 보며 진지하게 말했다."지금 보면 너희들은 모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는 큰 능력을 가진 사람이지만 능력이 클수록 경외심을 가져 한다고 알려주고 싶어서 그렇단다. 모든 것에 대해서도 그렇고 백성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경외. 다섯 아이들은 이 두 글자를 곱씹으며 잇따라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사옵니다!"원경릉은 배를 어루만지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비록 아직 태어나진 않아 복덩이인지 여섯째 남동생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엄마는 너가 언젠가 알기를 바란다."뱃속에서 아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것은 처음으로 비교적 강한 태동이 생긴 것이었고 원경릉은 뱃속의 아이가 두 손으로 뱃가죽을 받치고 그녀의 손과 닿는 것과도 같았다.자객이 집에 침입한 일에 대해 원경릉은 탕양더러 우문호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 그가 조급하게 돌아오다 길에서 다시 자객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저녁에 누웠을 때, 그녀는 몸을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 머릿속에는 줄곧 아이들이 자가 치유를 하던 일이 생각났다. 이것은 반드시 무언가가 변이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신속하게 피를 멎으려면 우선 혈액응고인자가 강해진 후 신속하게 스스로 회복이 된다. 이전에 떡들은 모두 이런 능력이 없었는데 왜 갑자기 변이가 발생한 것일까?아이들의 능력이 모두 그녀가 주사한 약물에서 온 것인 걸까? 이 점은 전에도 분석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동물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고 청력이 조금 좋아졌으며 약 상자를 통제할 수 있는 것 외에 다른 능력이 없다. 그러나 아이들은 하늘을 날고 땅에 숨을 수 있으며 의식으로 물건을 옮길 수 있다. 심지어 쌍둥이는 염력으로 원거리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유전도 설마 염력으로 통제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염력이 그녀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유전자를 통제한 건가? 예를 들어 그녀의
뱀독에 대한 인간의 연구에서도 변이가 일어나는 것은 발견되지 않았기에 이 논문은 하나의 큰 물음표인 것이 틀림없었다.그리고 이 의사의 이름은 바로 위에 적혀 있었다. 이름은 임현혜라고 한다. 그리고 이 글을 쓴 사람은 이군월이었고 국경 없는 의사이다.임현혜는 뱀에게 물린 후 다른 공간으로 타임슬립을 하였고 이어 큰 능력이 생겼다는 것에 대해 원경릉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능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얻은 것일까? 진짜 뱀독으로 인한 변이인 건가?그러나 뱀독은 사람을 죽게 할 수는 있지만 한 사람에게만 변이를 일으킬 수는 없다. 적어도 아직까지 이 사례를 제외하고 다른 사례는 발견된 적 없었다. 이 논문을 읽은 사람은 아주 적었고 그저 몇 명뿐이었다. 논문의 타이틀은 한 의사가 뱀에게 물린 후 시공간을 넘나들 수 있다는 것이었고, 이렇게나 전문적인 학술 사이트에서는 그야말로 이상한 존재였기 때문에 아무도 클릭해서 보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논문의 하단에는 다섯 글자의 평론이 하나 있었는데, 내용은 저자더러 소설을 쓰라는 것이었다.그러니 이 논문을 본 사람이라도 황당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그야말로 판타지 소설과도 같은 내용이고 심지어 비교적 촌스러운 판타지였다.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어느샌가 그녀는 깨어났고 얼굴에 부드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눈을 떠보니 다섯째의 피곤하고 그윽한 눈동자가 보였다."왜 돌아온 것이냐?"그녀는 마치 아직도 꿈속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다섯째가 있으니 반드시 현실일 것이다."초왕부에 자객이 왔다는 것을 귀영위가 순찰하고 돌아왔을 때 알려줘서 그제야 알았소. 미안하도다. 내가 곁에 없어서."우문호의 눈빛에는 죄책감이 가득해 보였다. 그녀는 두 손으로 그의 목을 둘러안고 가볍게 고개를 들어 그의 입술에 뽀뽀를 했다."그 자객들은 자객이라고 할 수 없다. 그저 목숨을 바치러 온 것 같았다."우문호가 웃으며 말했다."탕대인에게서 말을 들었다. 작은 짐승들이 그렇게 큰 능력을 가지고 십
다음날 일어나서 우문호는 원경릉을 도와 상처를 소독했다. 그녀가 과정을 말하는 것을 듣고 그는 참지 못하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비웃었다. "어떻게 아이들과 비교할 수 있느냐? 타고난 것도 아니고! 떡들은 예전에 그런 능력이 없었어. 그들이 설랑과 놀다 무릎에 멍이 들어 혼자 숨어서 약을 바르던 거 기억하느냐? 그때도 빠르게 회복되지는 않았다.""타고난 능력이라 해도 나한테는 없다. 봐봐, 만두네는 날 수도 있지 않느냐!""나한테서 이어받았을 지도 모른다. 나도 날 수는 있다."원경릉은 그를 흘겨보았다."당신은 경공이지 않느냐. 그건 당신이 스스로 연습해낸 능력이지. 아니면 한 번 만두랑 겨루어 보거라. 누가 더 빨리 날 수 있는지.""쉽게 아들이랑 능력을 비겨서는 안된다. 우리는 비교할 수도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인정을 해야 한다. 우리는 가끔 다바오만도 못한다."우문호가 웃으며 말을 했고, 말을 마치자마자 마음 아픈 듯 그녀의 손바닥을 향해 호호 불며 물었다."아직도 아프느냐?""별로 안 아프오."원경릉은 그의 말이 조금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고 느꼈다. 비록 부모로서 모두 자신의 아이가 능력이 있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가장 좋기는 스스로 연습하여 얻은 능력이기를 바랬다. 지금처럼 아무런 이유도 없이 능력을 얻었으니, 잘 통제를 하기만 하면 문제는 없지만 가자우 무서운 것은 잘못된 길로 들어서 사람과 자신을 해치는 것이다.이것은 쓸데없는 걱정이 아니다. 지금 아이가 아직 어리니 관리하기 쉽지만 사춘기로 들어서면 그때의 아이는 고슴도치와도 같이 자신의 주장이 있어 한마디 해서도 안 된다.그녀는 정말 먼 미래까지 생각한 것이였다. "앞으로 바보 같은 짓은 절대 하지 말거라!"우문호는 웃으며 그녀의 볼에 뽀뽀를 했고 그녀의 얼굴을 들고는 말했다."원 선생, 요즘 안색이 많이 좋아진 것 같소. 생기가 아주 가득하군.""그러느냐?"원경릉 스스로는 안색이 좋아졌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는데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동거울 앞으로 비추
대오가 경성으로 돌아올 때 홍엽도 원숭이와 같이 돌아왔는데, 그도 풍도성에서 힘을 보탰다. 사실 홍엽이 안 가도 안풍 친왕이 모든 걸 다 준비해 둬서, 안풍 친왕 능력이면 안지여 정도 상대하기는 식은 죽 먹기였다.이리 나리 일행은 경성에 도착해, 우선 집으로 돌아가 공주와 천행이를 보고 가족이 함께 밥을 먹은 뒤 입궁해서 경과를 보고했다.사적인 원한은 한두 마디로, 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은 지금 받아야 할 벌을 받고 있으며 아직 죽이지 않았다고 했다남은 건 정사를 논하는 것이었다.“어머니와 같이 풍도성에서 보름 정도 지내며 기본적인 민심을 파악했는데, 천문 세가는 백성들 사이에서 아직 명망이 높아 보입니다. 풍도성 백성들은 사실 세금이 너무 많고 경제가 번영한 성과가 전부 안지여 수중에 떨어지는 구조로 되어 있어 안지여의 통치에 불만이 있었다고 합니다. 조정에서 풍도성을 접수한 것에 백성들 대부분은 찬성하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천하태평이냐 하면 그럴 순 없는 것이, 일부는 성주가 자기들의 황제라 여기고, 조정이 풍도성을 접수한 것이 풍도성이 침략당했다고 여겨 나중에 약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부를 임명하실 때 신중하셔야 할 것입니다.”우문호가 말했다. “흠, 큰할아버지께서 천거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박원이라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그러자 이리 나리의 눈빛이 빛났다. “제 아버지가 추천한 사람이니 전 찬성입니다!”“아버지?” 우문호가 의아해하며 이리 나리를 쳐다봤다. ‘안풍 친왕비가 사부님이면 안풍 친왕은 사부의 남편 아닌가? 어떻게 아버지가 되지? 사부님의 배우자니 사모님이라고 부르는 게 더 맞지 않나?’“흠, 안풍 친왕은 제 아버지십니다!” 이리 나리는 더 설명할 생각이 없는지 어쨌든 그렇다고 주장했다. 그 오랜 세월 동안 한 번도 그를 아버지라 부른 적 없지만, 마음속에서만큼은 진정한 아버지였다.“하하하!” 우문호도 그저 웃으며 더는 묻지 않았다.이리 나리가 퇴청할 때 우문호가 이리 나리를 부르자 고개를 돌렸다. “무
“우선 박원이랑 소홍천 의사부터 물어보자. 억지로 하게 하고 싶지 않아. 그동안 그들이 날 많이 도와줬으니 전부 원하는 대로 하자고.” 우문호가 말했다.“그러자!” 원경릉이 일어서며 말했다. “오늘 저녁 애들 데리고 어머님께 가서 수라를 들려면 빨리움직여야 해. 꾸물대면 늦을거야.”그러자 우문호도 계란이를 안고 일어섰다. “그래, 우리 황조모한테 가서 맘마 먹자.”우문호가 나가서 부르자 아이들이 달려와, 같이 왁자지껄하게 수라를 들러 황태후 전으로 갔다.황태후는 원래 우문호에게 할 말이 있었지만, 식사 자리에 아이들이 있어서 기다렸다가 저녁을 다 먹은 뒤 우문호와 아이들이 나가서 놀고, 원경릉이 황태후와 얘기를 나눌 때 말을 꺼냈다.“천행이가 태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부마를 풍도성으로 보낼 수가 있지.. 공주가 얼마나 괴로웠을까.”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공주는 사정을 훤히 알고 있어서, 이리 나리께서 풍도성에 가는 걸 지지하셨는걸요.”“말은 그렇게 해도, 출산 후에 여자 곁엔 남편이 있어야 하는 법이야. 하지만 이것도 단지 우리 가족끼리 하는 얘기일 뿐이고, 조정 일을 내가 함부로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없는 노릇이지.”황태후는 이리 나리가 풍도성으로 간 진정한 목적을 전혀 몰랐으며, 단순히 어지러운 형국을 정리하러 갔다고만 알았기 때문에 순수하게 공주를 아끼는 마음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어마마마, 걱정하지 마세요. 이리 나리는 이미 돌아오는 중이래요.” 원경릉이 위로하자 황태후가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거 잘됐네!”온 가족이 별빛을 받으며 천천히 소월궁을 거닐었다.계란이는 아빠 품에서 잠이 들었고, 아이들은 놀다 지쳐서 아빠 엄마를 따라 천천히 걷고 있었으며, 목여 태감이 궁인 둘을 데리고 뒤에서 조용히 따라오는 가운데, 궁 안은 인적이 드물어 밤이 되자 상당히 고요했다.“어마마마께서 공주를 아끼셔서, 이리 나리가 하필 이때 풍도성에 보냈냐고 하셨어.” 원경릉이 말했다.“날 원망하셨어?” 우문호는 품에 있는 아이가 깰
늑대파 사람이 안지여와 소여쌍을 질질 끌고 나가는데, 소여쌍은 여전히 미친사람처럼 웃어대기만 했다.이리봉청은 그들이 끌려 나가는 것을 보자, 눈앞에 안지여가 자신을 데리고 소여쌍의 침대 앞으로 가서 소여쌍의 그 악랄한 말을 듣던 순간이 떠올랐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여리여리하고 아름답던 그녀가 이렇게 변해 버린 게 꿈처럼 느껴졌다.풍도성을 접수한 뒤 안풍 친왕은 관리들을 새롭게 임명했고, 더 이상 성주 같은 것을 두지 않고 조정과 이부에 적합한 인사를 선발해 풍도성 지부로 앉힐 것을 요청했다. 풍도성은 더 이상 이전의 독립 자치 지역이 아닌, 다른 주나 현과 마찬가지로 조정에 귀속되어 통일서 있게 다스리게 되었다.더불어 안풍 친왕은 별도로 서신을 써서 황제인 우문호에게 보냈는데, 풍도성을 추천하지만, 이건어디까지나 건의와 추천이니 황제가 생각하는 마땅한 사람이 있으면 안풍 친왕의 추천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다.동시에 안지여의 잔당들이 계속 나타났다.안풍 친왕이 이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려오고, 호랑이와 눈 늑대, 회색 늑대까지 출동시킨 건 바로 모든 세력을 강화하고, 신속하게 진압해 풍도성을 조정에 복귀시키고 보름 만에 비적을 토벌하며 기본적인 숙청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박원은 잔당의 남은 불씨가 다시 타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 안풍 친왕의 영패를 가지고 부근에 5천 명의 군사를 파견시켜 풍도성을 지켰다. 이리 나리는 자금을 지원해 천문 세가의 묘를 이장하였는데, 이전 무덤은 안지여가 고른 곳으로 폐허에 가까워, 그는 천문 세가 사람들이 그런 곳에서 안식을 취하기를 원하지 않았다.풍도성에 온지 거의 한 달가량 될 때쯤, 대군은 경성으로 돌아갈 채비를 했다.돌아가기 전에 미색이 안지여와 소여쌍을 보러 갔다가, 돼지우리에서 죽느니만 못한 삶을 사는 것을 보고 그제야 비로소 맺혀 있던 한이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미색은 이리 나리와 어머님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두 사람은 이미 안지여가 누군지 잊은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이리봉청에게 있어 모든 건 지나가지 않았고, 36년 전 일은 여전히 어제 일 같이 느껴졌다.“어머니, 그를 어떻게 처분하시겠어요?” 이리 나리는 이리봉청의 마음을 넘겨짚을 수 없어 함께 걷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생각은 어떠니?” 이리봉청이 다시 되묻자 이리 나리가 원한에 사무친 눈빛으로 말했다. “제게 처분하라고 하면 전 그를 죽여 버릴 겁니다.”이리봉청은 알았다며 대답만 했다가, 다시 30분쯤 걷다가 정자에 앉아 을 때 말을 덧붙였다. “난 안 죽일 거야.”이리 나리가 약간 놀라서 물었다. “어머니, 또 마음이 약해지신 겁니까?”이리봉청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 반대야. 그 인간을 죽이는 게 마음이 약해진 거지. 사실 며칠 동안 이전의 원한을 내려놓을 수 있을지 생각해 봤는데, 내려놓을 수 있다면 그 인간을 백번이라도 죽이겠지만, 난 그럴 수 없더구나. 아들아, 게다가 오늘 천문 세가 대문을 들어서는 그 순간, 더욱 마음을 굳혔단다.”이리봉청이 일어나 집안을 둘러봤다. 이곳은 그녀의 가족들이 살아 원래 온통 사람 소리로 가득한 곳이였다. 그들의 웃던 광경이 눈앞에 비치는가 하더니, 눈 깜박할 사이에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그들은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천문 세가는 큰 잘못을 저지른 것도 없는데 멸문지화를 당했고, 가엾게도 그 중엔 아이들이 많아서 제일 어린아이는 이제 태어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었다.이리봉청의 얼굴에 눈물이 타고 흐르며 가슴이 미어졌다. “그자와 소여쌍을 밖에 내버리고 사람을 시켜 지켜보도록 해. 죽게 두지 말고 계속 살려둬. 36년은 더 살면서 이 세상의 고생을 모두 겪어야, 내 마음에 맺힌 한이 풀리고 억울한 망자들도 안식에 들지!”이리 나리는 온몸으로 그 마음이 느껴져, 어머니가 눈물 흘리는 것을 더는 볼 수 없었다. “네, 전부 어머니께서 말씀하신 대로 할게요.”안지여와 소여쌍은 버려졌다. 짧은 며칠 사이에 안지여는 의기양양하던 성주에서 시궁창 쥐로 변해, 사람들이
안지여는 풍도성 지하감옥에 갇혔다. 빛 한 줄기 없는 지하감옥에서 사방에 끝없는 어둠과 절망만이 안지여를 삼키고 있었다.훼천의 형벌은 12 시진 후면 사라져서, 앞으로 안지여는 그저 한 명의 폐인일 뿐이었다.안지여의 결사대가 성으로 공격해 들어오기 전에, 이리봉청은 오 선생을 찾아내 안지여가 저지른 모든 죄를 고백하게 하고 안풍 친왕이 친필로 받아 적었다. 안지여가 당시 천문 세가를 해친 경위를 소상히 써 내려간 뒤, 오 선생과 안풍 친왕의 직인을 찍고 인쇄해서 대중에게 공개했다.안지여의 죄악은 하늘을 찔러 백성들 모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안지여의 결사대의 옛 부하들이 본래 성을 공격해 들어가 안지여를 구출할 계획을 세워놓았으나, 안지여의 죄상이 공포된 뒤로 많은 사람들이 해산하였다. 유일하게 무대장군만이 수천 명을 데리고 성으로 쳐들어왔지만, 안풍 친왕과 이리 나리가 이미 대비해둔 덕분에, 경성에서 굴러온 돌이 무대장군의 박힌 돌을 빼내는 전투를 벌였다.풍도성에 온 지 7일째, 안풍 친왕은 풍도성을 접수하고 성에 살던 사람을 쫓아내며 서민으로 강등시켰다.안지여와 소여쌍에 대한 처분은 이리봉청에게 넘겼다.안지여는 캄캄한 지하감옥에서 6일을 지내는 동안, 처음엔 침착한 척 가장했으나 사흘째가 되자 울부짖으며 악독한 저주의 말을 내뱉더니, 나흘째가 되자 용서해달라고 애원하며 참회했다.손발의 힘줄이 끊어진 안지여는 일어나 걸을 수도 없고 심지어 스스로 몫숨을 끊을 힘도 없었다.그 와중에 매일 누군가가 먹고 마시도록 해주고, 상처도 치료해 주어 살 수 있다는 부질없는 희망을 품게 했다.훼천의 말에 따르면, 진정한 절망은 살아도 죽느니만 못하고,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것으로, 온 마음으로 죽기를 바라지만 살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가, 안간힘을 쓴 뒤 다시 절망에 빠지는 것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으로, 사람을 한없이 죽였다 살렸다 괴롭힌다고 했다.결국 안지여를 죽일지 말지 여부는 이리봉청에게 달렸는데, 그녀는 안지여를 단번에 죽여 천문 세가
안지여의 이마에 파란 힘줄이 불끈불끈했으나 냉정을 가장했다. “내가 두려워할 줄 알았나 보지? 죽음도 두렵지 않은데 뭘 더 두려워하겠어?”“넌 두려울 것이야!” 이리봉청이 고개를 돌려 이리 나리를 보고 살짝 그의 팔을 잡았다. “내가 오는 길에 늑대파 사람이 그러던데, 천하에서 제일 잔혹한 형벌을 아는 사람이 늑대파에 있다고. 그게 사실인 것이냐?”이리 나리가 가볍게 답했다. “물론 사실이죠. 훼천이라고 합니다. 늑대골 출신이에요.”“안지여가 버틸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보고 싶구나.” 이리봉청이 말했다.이리 나리가 엄숙한 태도로 명을 내렸다. “훼천!”그러자 훼천이 급히 나왔다. “이리 나리, 분부하시지요!”이리 나리는 그가 짐짓 냉정한 척하고 있으나 눈빛이 조금씩 허물어져 가고, 몸까지 부들부들 떠는 것이 아주 만족스러워 훼천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시작해!”안지여가 갑자기 큰 소리로 욕했다. “난 네 아버지거늘, 감히 나에게 손을 대다니, 천벌을 받아 마땅한 놈 같으니라고!”이리봉청이 이 말을 듣고 잠시 주저하는 눈빛으로 이리 나리를 바라봤다.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제 아버지는 오직 저를 키워주신 안풍 친왕뿐이십니다.”이리봉청이 살짝 안도했다. “저 인간이 단지 나만 해쳤으면 네 체면을 봐서 놔줬겠지만 천문 세가의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니 난 용서할 수 없구나.”“이리봉청, 너 언제 이렇게 악랄하게 변했어? 죽이려거든 그냥 죽여. 난 천문 세가 사람을 죽이긴 했어도 그들을 괴롭히진 않았어. 네가 날 죽이려거든 깨끗하게 단번에 죽여!”안지여가 크게 노해 몇 번 몸부림을 치다가 상처가 벌어지는 바람에 배에서 선혈이 흘러나오고, 훼천이 가까이 다가가자, 눈에 두려움이 깊어졌는데, 늑대골 출신 훼천은 온몸에서 피비린내가 뿜어져 나와 안지여를 덜덜 떨게 했다.“이리율!” 안풍 친왕비는 시ㅈ가하기 전에 이리 나리를 불렀다. “내가 여기서 네 엄마와 같이 있을 테니 넌 먼저 나가 있거라!”이리 나리가 안풍 친왕비에게
안지여에게 구원 병력이 없는 상황에서, 이리 나리 일행이 성을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대오가 경성에서 출발하기 전에, 안풍 친왕비가 미리 사람을 풍도성으로 보내 각처, 특히 성 수비군과 군대에 잠입시켜, 음식에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는 독을 풀어, 오늘 중독 증상이 나타나도록 독의 분량을 조절했다.적어도 내일까지는 안지여를 도우러 올 사람은 없었다. 독성은 적어도 이틀이 지나야 깨끗해지기 때문에 이틀 동안 그들은 설사와 전신 무기력으로 성에 무슨 일이 있다는 걸 알아도 와서 도울 수 없었다.그리고 그들이 기력을 회복할 때쯤이면, 안지여는 벌써 죽었을 것이다.안풍 친왕과 이리 나리는 성을 통제하고, 안지여 부부를 제압해 두 사람을 줄로 묶고 지혈시켜 주었다.안지여는 요 몇 년 동안 자신이 상당히 대단하다고 여겼다. 이는 풍도성이 부유하기 때문으로, 돈으로 많은 사람을 살 수 있었으며, 여러 곳에서 추켜세워 주었기 때문이었다. 그가 처절하게 패배한 적이 없었던 이유는 진정한 적이 없기 때문으로, 주변의 떠돌이 비적은 작은 마을 규모로 너무 작아서 소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코 그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적이 너무 약해서였다.조정 사람과 비교했을 때, 그는 제대로 훈련받은 적 없는 비적었기에 일격도 감당할 깜냥이 못됐다.이리 나리는 둘을 중정에 묶어 두었다. 온 바닥에 남은 음식과 깨진 기와가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본 안지여는 마음속 깊이 분노가 일었다. 자신의 생일날, 그를 다치게 한 것이 바로 그의 친자식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더욱이 오늘 이렇게 많은 고수가 현장에 있었는데도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이런 결말을 맞다니 너무 불쾌했다. 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을 부축하고 안지여 부부 앞으로 가서, 그녀가 안지여 부부를 내려다보자, 그들은 낭패에 달가워하지 않는 기색으로, 이리봉청은 분노하는 마음과 함께 서글픈 마음도 들었다. 그들을 죽이면 커다란 복수는 이뤄 천문 세가 망자의 원혼은 달랠 수 있었다.하지만 저들을 이렇게 쉽게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이리 나리가 검을 휘두르며 안지여를 겨누자, 안지여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후퇴했다.공자들은 돕고 싶었으나 검은 옷을 입은 노인들에게 바로 제압당했다. 안지여는 이리율 것으로 그들은 주변 사람을 제압하기만 할 뿐 옆에 서서 전투를 관전하고 있었다.이리율의 무공이 얼마나 뛰어난지 그를 가르친 안풍 친왕 부부를 제외하고, 사실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었다.이리율의 검법은 신속하고 맹렬해서 안지여는 상대하느라 쩔쩔매고 구석으로 몰리고 있었다. 성안의 호위들은 늑대 무리와 늑대파, 홍매문 사람들에게 막히는 바람에 안지여는 홀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그래도 아직은 버틸 수 있었다.하지만 30분을 못 가서 안지여는 질게 틀림없었다.놀란 나머지 계속 실성해 있던 소여쌍이 갑자기 이리봉청을 향해 바싹 마른 손을 뻗어, 그녀의 목을 조르며 광적인 집착과 분노에 사로잡혀 성질을 부렸다. “멈춰, 다들 멈추라고. 안 그러면 내가 이년을 죽여버릴 것이니까!”소여쌍은 무공을 할 줄 알았지만 잘하지 못한 것이 어릴 때부터 계속 중병을 앓아 무공 연습에 소홀했고 성주 부인이 된 뒤로는 더욱 병기에 가까이할 일이 없었지만, 공력만큼은 아직 약간 있었다.소여쌍은 증오의 힘으로 이리봉청의 목을 졸랐는데, 소여쌍이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이리봉청의 목을 부러뜨릴 것만 같았다.안풍 친왕이 차가운 눈빛으로 나서려 하자, 안풍 친왕비가 말리며 고개를 살짝 흔들었는데, 그럴 필요 없다는 뜻으로 뒤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참으라는 눈짓을 하자 누구도 나서지 않았다.모두가 이리봉청이 제압당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손가락으로 뭔가를 쥐고 있어 소여쌍의 어깨 위를 휘감고 팔을 눌러 소여쌍이 머리를 돌리게 했다. 이리봉청 손에 쥔 것은 바늘로, 그대로 소여쌍의 오른쪽 눈을 찌르고 들어갔다.소여쌍이 절규하며 이리봉청을 놔주고 선혈이 흐르는 눈을 움켜쥔 채 비틀거리다 바닥에 쓰러져 데굴데굴 구르며 새된 소리를 지르는데, 원망과 저주의 말을 끊임없이 쏟아
풍도성 중정에는 안지여의 아들들과 사위가 그의 곁에 남았는데,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점점 공포에 질려가고 있었다.‘이 사람들, 아주 대단하구나!’안지여는 이리봉청을 보고 비록 조금 냉정해 보였지만, 여전히 놀라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갑자기 소여쌍이 큰 소리로 웃으며, 몸을 앞뒤로 흔들며 눈물을 찔끔거리더니 완전히 미친 사람처럼 갑자기 웃음을 멈추고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이리봉청을 가리키며 원망했다. “뜻밖에 네가 안 죽었단 말이지? 게다가 아들까지 있고. 참으로 황당하구나. 정말 너무 황당해. 원래 죽어야 했을 인간은 죽지 않고, 잘 살아야 할 사람은 36년간 괴로움을 당했어. 이리봉청 네가 날 비참하게 만들었으니 넌 이제 지옥에 떨어져야 해.”이리봉청은 소여쌍의 말을 들은 체 만 체했는데, 그녀 눈에는 지금 안지여만 들어왔다.안지여는 36년을 살아왔지만, 이리봉청에게 있어 36년은 마치 사라진 시간처럼 멸문지화의 원한이 어제 일 같았다.안지여도 이리봉청의 눈에서 분노와 악랄함을 보고, 처음으로 마음속에 두려움을 느꼈다.안지여는 억지로 감정을 가라앉히고 말했다. “네 사람을 데리고 가. 지난 일을 묻지 않을 테니. 그렇지 않으면 풍도성에서 곧바로 10만 대군이 올 것으로, 살아서 도망갈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아.”이리봉청의 목소리가 낮게 잠겼다. “우리는 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바로 네 성으로 쳐들어갈 수 있어. 넌 이미 졌어.”안지여가 웃었다. “졌다고? 그래?”안지여는 수하의 대장군이 믿음직해서, 그들을 당하게 놔줄 수도 있다고 여겼다. 대장군의 부대는 분명 치밀하게 준비되어 있을 것으로, 아마 지금쯤이면 궁수들이 이미 배치를 마치고 그들을 전부 쏴 죽이기 위해 기다리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이리 나리가 이리봉청의 손을 잡고 말했다. “어머니, 저자와 말 섞으실 필요 없어요. 앉아서 지켜보시기만 하면 됩니다!”말을 마치고 의자를 올리더니 이리봉청을 부축해서 앉혔다.안지여가 이리 나리를 보는데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