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 1782화

작가: 유애
취하니 헛 게 보여

만두 반응이 제일 빨라서, “저 바로 자러 갈게요.”

세 녀석이 쏜살같이 달려갔다. 경단이도 뒤쳐지기 싫은 지 누가 먼저 몸을 빼앗나 경쟁하는 것 같다.

원경릉은 방금까지 어지러움을 느끼지 못했는데 머리가 윙윙 울리며 지금은 심하게 어지럽다. 태양혈도 펄떡펄떡 뛰며 아파서 침대에 눕자 묵직한 감각이 다시 덮쳐오더니 다시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 같다.

원경릉이 머리를 때리며 최선을 다해 정신을 차려 우문호가 돌아오는 것을 간절히 기다렸다. 한번만이라도 다시 만나 얘기할 수 있다면.

하지만 덮쳐오는 어둠에 당해내지 못하고 서서히 눈을 감고 잠인지 혼수상태인지 빠지고 말았다.

우문호는 해시가 지나서 서일과 초왕부로 돌아왔다. 탕양이 아직 잠들지 않고 밖에서 기다리다가 서일이 우문호를 부축해서 돌아오는 것을 보고 또 취했다는 걸 알고 원망하며, “오늘밤 어떻게 취하실 수가 있습니까? 서일 네가 좀 챙겨드렸어 야지?”

“챙길 수가 있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와서 건배를 청했는지 아세요? 구사와 호대장군이 엄청 막아 주셔서 그나마 이정도지, 아니었으면 훨씬 끔찍하게 취하셨을 걸요.” 서일도 머리가 무겁고 휘청거리는 게 적지 않게 마셨다.

“어휴, 일단 모시고 들어가, 해장국 끓어오라고 할 테니.” 탕양이 얼른 갔다.

서일이 소월각으로 들어가 우문호를 나한상에 던지고, “나리, 알아서 주무세요. 전 나가서 토하고……”

서일이 쏜살같이 뛰어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우웩’소리가 들리더니 그야말로 처참하다.

우문호는 완전히 술에 꼴은 상태가 아니라 머리가 깨질 거 같고 억지로 몸부림을 치며, “어, 오늘밤 원 선생 머리 감겨줘야 하는데.”

기라와 만아가 들어와 시중을 듣다가 이 말을 듣고 기라가 얼른, “그럴 필요 없어요. 씻으셨어요. 나리, 똑바로 서 보세요……만아야, 빨리 타구 가져와, 나리 토하실 거 같아.”

만아가 바로 달려가서 타구를 가져오자 우문호가 한 손으로 받아 들고 속이 안 좋아서 죽을 것 같은데 위가 완전 뒤집혀서 오히려 토하지 못했다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명의 왕비   제 1783화

    깨어난 연인만아와 기라가 한참 멍하니 있다가 상황을 받아들이고 얼른 와서 탁자와 의자를 옮기자 우문호가 벌떡 일어났고, 원경릉은 맨발로 바닥에 내려와 우문호 앞에 섰다.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리고 단색의 널찍한 옷으로 뚱뚱해 진 배를 가리고, 맨발로 뒤뚱거리는 펭귄 같은 모습으로 갑자기 우문호 앞에 나타난 것이다.우문호가 찰싹하고 자기 얼굴을 때리고 원경릉을 똑바로 보더니 눈을 깜빡이며 중얼거리는데, “세상에, 내가 오늘밤 너무 취했네.”원경릉이 한숨을 쉬며 손을 뻗어 우문호를 일으키며, “술 잘 마시는 게 능력이야? 그러다 죽을 거야?”우문호는 자기 팔에 닿은 가느다란 다섯손가락을 보고, 다시 원경릉의 창백하고 깨끗한 얼굴을 보는데, 사람 형상이 눈앞에서 계속 움직이다가 돌아섰다. 우문호는 원경릉이 침대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만아와 기라에게, “너희들도 태자비가 보여?”만아와 기라는 취객의 바보짓에 지쳐서 일제히, “나리, 저희 눈 안 멀었어요!”우문호의 강철 집게 같은 손가락에 원경릉은 갑자기 손목을 잡혀 눈 앞이 캄캄해 지며 우문호의 가슴팍에 확 끌어당겨졌다. 우문호의 단단한 가슴에 원경릉의 코를 부딪혀 눈물이 찔끔 나오게 아픈데 우문호가 죽을 듯이 자신을 가슴팍에 꽉 눌러 숨도 못 쉬겠고 배도 눌렸다. 취한 인간이 머리는 멍한 주제에 힘은 또 장사라, 원경릉은 젖 먹던 힘을 다해 우문호의 등을 치며 버둥거렸다.우문호는 술기운에 마비된 이성이 돌아오고 제정신이 차려지면서 그제서야 원경릉을 안고 있는 것에 현실감이 느껴지며 그간의 허전함이 일순간에 채워졌다.우문호의 입술이 원경릉의 귓가, 머리카락, 이마에 키스하며 눈물을 떨구고는 목이 메어, “다시 못 깨어나면 나 미쳐버렸을 거야.”원경릉이 우문호의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당기더니 약간의 틈을 만들어 겨우 숨을 헐떡이며 이를 악물고, “안 풀어주면 나 숨막혀 죽어.”우문호가 화들짝 놀라 바로 풀어주자 얼굴이 벌게져서 헉헉대는 원경릉을 보고, 자신이 방금 감격한 나머지 너무 힘을 준 게 미안하

  • 명의 왕비   제 1784화

    어떻게 깨어났을까흐릿한 불빛 아래 휘장이 나부끼고 바깥에서 가을 바람이 소리 없이 스며들었다.오늘밤 궁에서 마신 개선의 술이 어찌 한 침대에 있는 사람만큼 우문호를 취하게 할 수 있을까? 사람이 취하기 시작하니 아주 끝까지 가고 싶다.한참 뒤 열정이 물러간 뒤 이성이 점점 회복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 끌어 안았다. 원경릉이 혼수상태에 빠진 건 넷째와 상관없다는 것을 알고 우문호는 그제서야 안도하며, “만두가 그러는데 당신이 깨어나기까지 10일에서 보름은 필요하다더니 어떻게 시간을 당겼어?”“나도 몰라, 내일 만두가 돌아오면 물어 봐야지.” 우문호가 눈을 부릅뜨며,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럴 리 없을 거야, 나도 일어 났으니까.”“그런데 당신 뭔가 이상한 데는 없고?” 우문호가 원경릉의 얼굴을 두손으로 받쳐들고 물었다.원경릉이 눈을 감고 바깥 소리를 가만히 듣는데, 그녀가 막 시간을 거슬러 왔을 때 굉장히 먼 곳의 소리도 들을 수 있었고, 그 뒤로 이 능력이 조금씩 사라져 만약 다시 주사를 맞은 거면 반드시 이전의 모습 같아야 할 것이다.“어때?”원경릉이 눈을 뜨고 걱정이 가득한 우문호의 얼굴을 보고 본인도 이상하다고 느끼며, “모르겠어, 혼수상태 전보다 약간 더 좋은 정도인데 전 같은 그런 상태는 아니야.”“그건 어떤 상태인데?” 우문호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이런 부적응은 몸에 보이는 것으로 어떤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원경릉도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는 이상한 느낌으로 자신이 동면에서 막 깨어난 동물처럼 천천히 상태를 회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일단 만두가 돌아오길 기다렸다가 어떻게 된 건지 정리해 봐야겠어.” 원경릉 자신도 이해가 안돼서 우문호가 걱정할 까봐 더이상 얘기하지 않았다.우문호는 원경릉의 손을 꽉 쥐고, “다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말자, 이번에 죽을 만큼 놀랐다고.”“그럴 리 없을 거야, 나도 깨어났잖아.” 원경릉이 다독거려주었다.우문호는 얼굴을 찡그린 채 원경릉을 걱정 어린 눈빛

  • 명의 왕비   제 1785화

    깨어난 원인주진은 얘기를 듣고 안개속에 사로잡힌 듯 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원경릉의 지금 상황으로 절대 다른 시공간의 몸을 제어할 수 없고, 생명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상태다.“안되겠어, 실험실에 돌아가서 너네 엄마를 스캔해 봐야겠어.”“나도 갈래요!” 만두가 폴짝거리며, “엄마가 그랬는데 엄마의 모든 상황을 알아오라고 했어요. 저도 따라가야 해요.”주진이 만두를 안아 올리며, “그래, 너도 같이 가자.”엄마가 창백한 얼굴로 주진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죠?”주진이, “지금은 뭐라고 답을 드릴 수가 없어요, 우선 CT결과를 보죠.”“결과가 나오면 바로 연락 주게.” 원교수가 말했다.주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금방 돌아올 게요, 기다리세요.”“그래요, 어서 가봐요.” 원교수가 엄마의 어깨를 감싸며 복잡한 눈빛으로 두 사람을 배웅했다.문이 닫히고 엄마가 원교수의 어깨에 쓰러져, “깨어났다는 말은 괜찮다는 뜻이죠 그렇죠?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무슨 일이 생겼으면 어쩌죠, 주진이 2단계 실험이 실패했다고 하던데.”“깨어났다는 건 괜찮다는 뜻일 거야, 우리 일단 넘겨짚지 말자고, 제풀에 놀라니까.” 원교수는 아내의 정신 상태가 자극을 이겨내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위로하는 수밖에 없었으나 자신도 걱정이 되는 건 어쩔 수 없다.주진과 만두는 거의 해 뜨기 직전에 돌아왔는데 주진의 손에 산더미 같은 자료와 영상자료가 있고, 얼굴은 이미 상당히 놀란 상태로 CT와 뇌파를 원교수에게 보여주며, “보세요!”원교수가 자세히 보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비비며, “이……이게 경릉이 거라고?”“맞아요, 몇 번이나 반복해 봤어요. 나오는 결과는 똑같아요. 선배의 뇌세포는 분열하고 재생하고 있어요. 그리고 뇌파는 뇌전증 발작을 보이고 있고요.” 주진이 원교수를 보니 짐짓 평정을 가장하고 있으나 눈빛은 경악하고 있음이 느껴졌다.“이……이 뇌전증 발작 뇌파는 간질인가요? 아니면 뇌에 다른 이상이?” 엄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 명의 왕비   제1786화

    돌아온 원경릉만두가 어젯밤 주진과 연구소에서 원경릉의 신체에 진행한 일련의 검사결과를 낱낱이 원경릉에게 알리고, “주지 스님 말씀이 엄마에게 얘기하면 엄마가 어떻게 된 건지 알 거라고 했어요.”우문호가 원경릉을 보고, “어떻게 된 건지 알겠어?”원경릉이 입을 열어, “이건……”“결론만 얘기해, 결과가 좋은 거야 아니면 나쁜 거야?” 우문호는 자신을 잘 안다. 뇌파가 어쩌고 하는 건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원경릉이, “표면적으로 보면 결과는 좋아. 하지만 계속 관찰해 봐야할 것 같아.”“뭘 관찰해?” 우문호가 물었다.“뇌세포가 계속 끊임없이 재생되는지 아닌지 확인 해야지.” 원경릉은 속으로 좀 당혹스러웠다. 자신의 생사여부와 상관없이 이 연구는 더이상 지속할 수 없는 게 앞으로 상황이 통제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주지 스님이 또 뭐라고 하셨어?” “엄마가 자기한테 말하는 거 잊은 거 없는지 물어봤어요, 계속 연구할 거라고.”원경릉이 고개를 흔들고, “없다고 얘기해 줘, 전부 내 문서에 있어. 그리고 모든 연구를 멈추라고 해. 더 하면 안돼, 더하면 상황은 통제할 수 없어질 거야.”연구를 계속 하면 인간의 대뇌를 조금 더 개발 할 수 있고, 그래서 문명이 한 걸음 더 크게 내딛을 수도 있지만 세상은 너무 똑똑할 필요 없다. 평형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원경릉은 자신이 왜 이 연구를 시작했는지 후회하기 시작했다.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므로 모든 것을 전부 여기서 끝내기로 하자.원경릉의 안색이 좋지 않자 우문호와 만두 부자는 서로 눈을 마주치고 걱정하기 시작했다.원경릉은 마음을 가다듬고 입궁했다.태상황은 여전히 돌계단에 앉아 있으나 더이상 왼쪽에 상선이 없다. 태상황은 누가 상선의 위치를 대신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낮은 걸상에 차를 가져다 놓았지만 벌써 다 식어 빠졌다. 푸바오는 발 아래 엎드려 있고, 가을 바람이 낙엽을 쓸고 지나가는 것을 보며 담배를 피웠다.먼저 우리 떡들이 달려 들어오고 이어서 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 명의 왕비   제 1787화

    상선과 만아상선은 입술을 달싹이며 눈에 간절한 희열이 넘친다.원경릉이 약상자를 가져와서 상선을 검사했다. 전에 계속 상선은 소홀하게 생각했는데 혈압이 압도적으로 높아서 마음이 괴로웠다.“일어날 수 있어?” 태상황이 물었다.원경릉이 청진기를 치우고, “내일 노마님께 입궁하시라고 할 게요. 침에 정통하셔서 침을 놔 드리실 거고, 저는 함께 치료할 약을 처방해 드릴 게요. 다시 일어나실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이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예요.”“봐 들었지, 과인이 그랬잖아, 넌 괜찮을 거라고.” 태상황이 원경릉의 말을 듣고 바로 상선을 나무랐다.상선은 삐뚤어진 입으로 웃는 모습이 아이 같다.원경릉이 몰래 한숨을 쉰 것이 사실 상선의 상태는 별로 좋지 않기 때문으로, 주된 원인은 나이가 많고 신체 기능이 천천히 쇠퇴하고 있다. 당연히 다시 일어서는 건 불가능한 건 아닌 게 어쨌든 무공을 수련한 사람이니 힘들어도 일어설 수는 있다. 상선의 나이엔 굉장히 힘들지만 말이다.원경릉 말에 마치 보장이라도 받은 것처럼 태상황과 상선은 순간 기뻐졌다.원경릉은 뒤에 태상황과 한동안 얘기를 나누고 서야 갔는데 갈 때 태상황이 갑자기 원경릉을 불러 세우고, “내일 또 와!”원경릉은 고개를 돌려 태상황의 절박한 눈빛으로 보고 마음이 아리면서 얼른, “내일 또 올 게요.”태상황이 웃었다.너무나 갑작스러운 웃음이었다. 원경릉은 태상황에게서 한번도 이렇게 명랑한 웃음을 본 적이 없어 눈가가 뜨거워지는 바람에 얼른 고개를 돌리고 밖으로 나왔다.“태상황 폐하께서 많이 늙으셨어.” 나가며 우문호가 불현듯 탄식했다.“응!” 원경릉은 햇빛이 고요하게 금색 유리기와 지붕에 흩뿌려지는 걸 보며, 궁은 오랜 세월 동안 마치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움직이지 않지만 궁 안에 사는 사람은 매일매일 늙어간다.두 사람은 명원제에게 문안을 갔는데 우리 떡들이 명원제에게 엄마가 깨어났다고 얘기해서 명원제는 황귀비와 호비를 불러 같이 기뻐하며 화목한 한때를 가졌다.갈 때

  • 명의 왕비   제 1788화

    동생만아는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로 원경릉은 만아와 같이 있으면서 어떨 때는 모르는 게 없는 거 같다가, 또 어떨 때는 아주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했다. 하지만 만아에게는 어떤 곤란이 닥쳐와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강인함이 있다.그리고 만아에게는 선한 마음이 있는데 선함은 똑똑한 것보다 훨씬 귀한 것으로, 전에 주명양을 따를 때 주명양의 고압적인 권력에 맞서 만아는 결국 주명양의 악독함에 반항하는 내면의 소리를 따르기로 했다.원경릉은 주명양을 떠올리며, “맞아, 주명양의 아이는 태어났어?”“알게 뭐야?” 우문호가 이제 우문군 쪽은 아예 관심을 끊은 데다 주명양 배 속에 아이를 생각하면 파리를 삼킨 것처럼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하지만 큰형이 아이를 봤다는 소식을 못 들었으니 아이가 태어났는지 모르겠네.”“누가 또 아이를 낳아요?” 경단이가 관심을 보이며 다가와서, “일곱째 숙모?”“일곱째 숙모는 곧 낳으실 거야.” 원경릉이 웃으며 말했다.“일곱째 작은 아버지가 그러셨는데 만약 여동생이 태어나면 제가 안고 가도 된 데요.” 경단이가 즐거운 듯 말했다.원경릉이 어이가 없어서, “왜? 엄마 배속에 여동생이 있는데 하필 다른 집 여동생을 탐내?”“엄마, 하지만 찰떡이는 남동생을 원한데요.” 경단이가 착하게 원경릉의 다리를 베고 누워 별 같은 눈동자를 반짝거리며, “그러니까 동생은 찰떡이 원하는 대로.” “어, 동생 챙길 줄 아네?” 원경릉이 약간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경단이가 원경릉의 소맷자락에 매달려 그렁그렁한 눈으로, “엄마 나 착하죠?”“너무 착해!” 원경릉이 작은 얼굴을 쓰다듬으며 칭찬해 줬다.“그럼 엄마가 형에게 나도 외할머니집에 한번만 다녀오게 해주세요.” 경단이가 몰래 만두 얼굴을 보더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만두가 듣더니 순간 이를 갈며, “공평하게 경쟁하기로 얘기 끝났어, 엄마 끌어들이지 마, 이 비렁뱅이가 떼 쓰고 있어!”“조용, 떠드는 사람은 내려!” 우문호가 화나서 눈을 부릅뜨며 진작 세 녀석을 혼내고 싶었지만

  • 명의 왕비   제 1789화

    정집사할머니가 짬을 내서 원경릉과 궁에 들어가 상선에게 침을 놔 준 뒤 어의에게 매일 해야 할 일을 설명했는데 어의도 사실 다 알고 있지만 할머니 덕분에 효과가 빠른 혈 자리를 몇 군데 더 추가할 수 있었다.우문천의 새 왕부는 얼마 안가 곧 이사할 수 있는 상태로 황후도 와서 귀찮게 하지 않아 우문천도 점차 안정을 되찾았다.이때 원경릉은 태상황과 같이 있는데 황귀비가 정집사를 찾았으니 오라고 불렀다.원경릉이 바로 갔더니 황귀비 전에서 정집사를 볼 수 있었다.정집사의 나이를 가늠할 수 가 없는 것이 머리는 하얗고 얼굴에는 검버섯이 잔뜩 올라와 있는데 특히 왼쪽 눈 아래 크게 있으며 눈 밑에서 볼까지 거기서 귀 뒤쪽까지 있는데다 두 눈은 무심한데다 허름한 옷을 입고 두 손을 모아 쥐고 서있는데 손이 아주 거칠어서 손가락 마디가 갈라진 것이 줄곧 험한 일을 해왔다는 걸 알 수 있다.원경릉은 만아와 비슷한 점을 찾지 못하겠는 것이 분위기, 눈빛, 이목구비 어느 것 하나 비슷한 구석이 없다.“자네가 전에 나귀빈을 곁에서 모시던 정집사인가?” 원경릉이 물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지 않고 낮은 목소리로, “태자비 마마께 아룁니다, 쇤네 전에 귀빈 마마를 모셨습니다.”“올해 몇 살이지?”그녀는 더듬거리며, “쇤네 마흔입니다.”원경릉은 깜짝 놀랐다. ‘마흔? 겨우 마흔? 하지만 보기엔 60도 넘어 보이는데?’황귀비도 놀라서, “고작 마흔이라고? 어째서 나보다 더 나이가 많아 보이지?”정집사가 두 손을 비비며, “마마께서는 타고난 자태가 아름다우시고 존귀하신 신분으로 어찌 쇤네 같은 것에 비하십니까.”“궁에도 험한 일을 하는 아낙들이 적지 않은데……” 황귀비가 주저하며 말을 잇지 않는 것이 황귀비가 고작 노비와 이 일로 얽히는 것으로 보여서 이다.원경릉이, “넌 남강 사람이냐?”“태자비 마마께 아룁니다, 쇤네 남강 노비입니다.”“만아라는 아가씨를 아느냐?” 원경릉은 이렇게 물어보는 것이 적당하지 않은 것은 알지만 기왕 정집사를 만났고, 우문호도 정집

  • 명의 왕비   제 1790화

    이상한 정집사정집사가 가고 황귀비가 원경릉에게, “이렇게 하자, 태자비는 밖에서 하는 일이 많으니 적당한 아이를 찾아 노비로 사들여 초왕부에 들인 후 희상궁이 두어 달 데리고 가르친 뒤 아홉째 쪽에 보내는 거지, 지금 궁에 있는 사람 중에 뽑아서 내보낼 사람이 많지 않거든. 지난 2년간 폐하께서 한 무더기 사람을 청산하셨고, 순왕전하를 왕으로 봉하시고 왕부를 하사한 것이 꽤 급하게 이뤄져서 나도 맞춰서 준비를 못 했어. 내무부를 시켜 사람을 보내왔으니 8~10명 능숙한 사람을 골라서 일단 구색을 갖추고 초왕부에서 가르친 하인들을 순왕부로 보내면 될 거야. 정집사라는 사람은 도움이 안되겠어. 내 궁에서 상궁을 뽑아 보내는 걸로 내가 팔 걷고 나서지 뭐.”“이 일은 제가 할 게요, 애쓰지 마세요. 정집사는 어마마마께서 계속 사람을 보내 지켜봐 주시고, 왜 출궁하지 않으려고 하는지 살펴 주세요.”다섯째가 정집사를 찾은 건 순왕부에서 아홉째 시중을 들게 하려는 목적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황귀비도 속으로 짐작하고 원경릉의 이 말을 듣고, “그래, 안심해라, 내가 사람을 시켜 지켜볼 테니.”원경릉이 인사하고 물러나 우문호에게 정십사를 만난 일을 얘기하며, “내가 보기엔 정집사와 만아가 닮았다는 기분이 안 들어, 정집사는 늙었고, 60이 넘어 보이는데 자기 말로는 마흔이래.”우문호가 얼굴을 찌푸리며, “그렇게 늙었나? 그리고 안 닮았다고 했는데, 내가 생각하는 모습은 확실히 닮았어.”“이렇게 오래 됐는데 기억이 나?” 원경릉은 우문호의 기억력에 신뢰가 없다.“원래 인상이 없어서 그 사람을 기억 못하다가 아홉째가 그날 얘기하니 인상이 남았던 게 기억이 났어, 당신이 보기에 정집사와 만아가 조금도 닮은 구석이 없었어?”“정말 없었어.”“그건 어쩌면 같은 남강 사람이라 이목구비가 좀 뚜렷하고 그래서 비슷하다고 느낀 걸지도, 하지만 정집사의 태도는 상당히 이상해. 궁에서 숨어 지내며 힘든 일을 하는 한이 있어도 순왕부로 가서 아홉째 시중은 들고 싶지 않은 거잖

최신 챕터

  • 명의 왕비   제3183화

    세월이 흘러, 택란이 열한 살 되던 해에 드디어 만두가 돌아왔다.어린 나이에 집을 떠난 그는 이제 완전한 청년으로 성장해 돌아왔다. 그리고 떡들 세 명은 만으로 따지면 이미 열일곱 살이 되었다.만두는 도착하자마자 먼저 황제의 허락을 받고 군에서 수련을 시작했다. 비록 국경에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국력이 항상 군사력의 안정에 의해 뒷받침되기 때문에 군 경험이 매우 중요했다.나라를 안정적으로 통치하려면 먼저 군심을 얻어야 한다.우문호는 그의 선택을 전폭 지지하며, 국가에 대한 소속감을 키워주기 위해서 그를 작은 병사로 임명하여 군에 들여보냈다. 약도성은 이미 재건이 대부분 완료된 상태였다. 백성들도 마음을 다잡았고, 이제는 본격적인 발전만 남아 있었다. 이리 나리와 홍엽이 이곳에 왔을 때, 냉명여를 약도성에 남겨두었는데, 호명이 챙기려 했으나, 냉명여는 택란 곁에서 그녀를 보호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꽤 고집이 센 아이기에 그는 그저 놔두기로 했다. 변경은 심지를 단련하기에 좋은 곳이었고, 호명이 보살펴 주며 저택 안에 거주했기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한편, 금나라에서는 새로운 소식이 전해졌다. 진국왕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 황제가 본격적으로 조정을 이끌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도는 원래 약도성 접경 지역에 새롭게 지은 곳으로 옮겨졌고, 이름 또한 량주로 바뀌었다. 금나라는 이제 공식적으로 량주를 수도로 정했다.이 소식이 약도성에 전해지자, 택란은 무척 기뻐하며 주 아가씨에게 물었다.“이제 본격적으로 채굴을 시작해도 될 것 같소. 금나라에 한 번 가볼 생각인데, 자네도 같이 가는 것이 어떻소?”그 해 택란은 훌쩍 성장해 주 아가씨보다 조금 더 커 있었다. 주 아가씨는 때때로 그녀를 보며, 대나무가 환생한 것이 아닌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며칠 사이에 또 훌쩍 자란 것이다.택란의 아이 같던 분위기는 사라졌고, 훨씬 차분하고 성숙한 분위기를 풍겼다. 약도성의 거센 바람과 강한 햇빛 때문에 원래 하얗던 피부는 건강한 빛을

  • 명의 왕비   제3182화

    우문호는 정정이 계란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을 보고 마음이 조금 놓였다. 보아하니 혼인 문제에 있어 두 사람은 합의를 봐 더는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것 같았다.정정 대장군 부부는 경성에서 반 달 동안 머물렀고, 그동안 정정과 우문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말을 타거나, 군영과 산을 누비며 백성들을 살폈다.대두는 아이들과 즐겁게 지냈다. 비록 처음 이틀 동안은 계속 만두를 보고 싶다고 떼를 썼지만, 이제는 만두를 완전히 잊은 듯했다.그는 란이와도 갈등을 풀었고, 오히려 제일 친해져서 무엇을 하든 항상 함께했다.그렇게 2주가 지나 정정이 작별을 고하기 전, 우문호에게 대두의 배필을 찾은 것 같다고 말하며, 대두는 그녀가 자랄 때까지 잘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그의 말에 우문호가 어리둥절하며 물었다.“누구요?”정정이 웃으며 말했다.“지금은 말할 수 없소. 아직 확정된 일이 아니라, 나중에 잘못되면 감정이 상할 수도 있네.”“우리 사이에 말 못 할 게 어딨소?”우문호는 그의 말에 이미 기분이 상한 것 같았다.그러자 정정이 더욱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들으면 자네가 조급해질까 봐 그러네!”우문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난 지금 이미 엄청 조급하네.”정정은 크게 웃으며 그의 어깨를 철썩 때리며 위로했다.“걱정하지 마시게. 계란이는 아니네. 계란이는 내 딸이기도 하니, 절대 며느리가 될 수 없소.”다른 남자가 계란이를 자기 딸이라 부른 건 처음이었지만, 우문호는 반감 없이 오히려 매우 기뻐, 활짝 웃으며 말했다.“맞네, 자네 말이 맞아. 계란이는 자네 딸이기도 하네. 우리 모두의 착한 딸이지.”근영군주는 이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리며 원경릉에게 말했다.“보아하니, 우리가 여기서 제일 쓸모없는 존재 같습니다…”“맞는 말입니다!”원경릉이 진지한 표정으로 맞장구치자 근영군주가 그녀를 가볍게 안으며 말했다.“앞으로는 자주 만나지 말고, 1년에 한 번만 봅시다! 시간이 어찌 이리 빨리 흐른다는 말입니까?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눈

  • 명의 왕비   제3181화

    목장에서는 전보다 훨씬 뛰어난 전투마들을 사육했기에, 우문호는 마치 보물을 자랑하고 싶은 어린아이처럼 당장이라도 정정과 함께 보러 가고 싶어 했다.그러자 근영군주가 웃으며 말했다.“폐하께서 아직도 소년 같은 순수함을 지니시고 있다니, 참 보기 드물고 귀한 일이군요.”하지만 원경릉의 귀에는 이 말이 남편이 어린아이 같다는 말로만 들렸다.그녀는 이내 웃음을 터트렸다.“하하하. 사내들이 가끔 저렇게 유치할 때가 있잖습니까.”근영군주도 깊이 공감하며 말했다.“예. 평소엔 유치하다가도, 필요할 때는 놀라운 배짱과 결단력을 보여주지요. 집안을 지탱하기도 하고, 나라를 떠받치기도 하고. 안 그렇습니까?”원경릉도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습니다.”남자들이 말을 타러 나가자, 원경릉과 근영군주는 궁전 안에서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대두가 몹시 심심해하자 원경릉은 친왕비들에게 아이를 궁으로 데려와 아이들끼리 놀게 했다.대주의 손님을 정성껏 대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에 친왕비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궁에 들어왔다.사실 대두와 비슷한 나이의 아이는 많지 않았다. 미색의 두 아이와, 원용의의 아이 모두 대두보다 어렸지만, 놀 벗이 없는 상황에 나이가 어린 것은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대두는 외동아들로 자라 성격이 다소 거칠었다. 하지만 미색의 딸인 란이 역시 성격이 강하고 고집스러웠다. 어머니인 미색을 닮아 태생이 강한 성격을 타고난 것이었다.게다가 그녀에게 무술을 배워 한창 센 척을 할 시기라 대두와 몇 마디 말다툼 끝에 결국 몸싸움으로 번져 버렸다.란이가 대두를 때리자, 대두는 얼굴이 퉁퉁 부어오를 정도로 맞으면서도 전혀 반격하지 않고 그저 참고만 있었다. 끝까지 이를 악물고 버텨냈다.란이는 평소 늑대파에서 무술 대련을 했기에 상대가 반격하지 않고 그저 제자리에서 맞고만 있는 멍청한 모습을 경험한 적이 없었기에, 부어오른 대두의 뺨을 발견하곤 깜짝 놀라며 물었다.“어찌... 반격하지 않는 것입니까?”대두는 화난 표정으로 대답했다.“어찌

  • 명의 왕비   제3180화

    생각해 보면 이렇게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의 혼사를 정하는 것이 얼마나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아이가 남녀인지도 모르면서 성급한 부모들이 충동적으로 혼사를 결정해 버리다니 말이다. “대두가 아직 이리도 어린데, 벌써 혼사를 이야기하다니요, 우리 만두는 아직 애 입니다.”우문호는 괜히 기분이 답답해졌다.현대로 다녀온 뒤, 사람들이 늦은 결혼과 출산을 선호하는 것을 본 그는 생각이 바뀌었다. 열몇 살에 혼사를 하는 것은 성장의 억압이나 다름없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혼사 이야기를 한다고 당장 하는 건 아니오. 그저 약속만 하고, 몇 년 후에 하겠다는 거네.”“어찌 이리도 태연한 것이오?”우문호가 원경릉의 여유로운 표정을 보며 그녀가 그들이 빚을 받으러 온 걸 모르는 건가 싶었다.“난 걱정 없소. 딸을 보내고 싶지 않으면 당신처럼 쓸데없는 부담감 없이 그냥 바로 거절할 것이오. 형제간의 정이 거절로 인해 상할까 봐 고민한다니, 억지로 혼사를 성사하는 것이 더 정을 상하게 할 것이오.”그러자 우문호가 말했다.“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마음이 편치가 않소.”후궁에서의 우문호는 조정에서의 단호하고 강력한 모습과는 완전히 딴 사람이었다. 조정에 나서기만 하면 단호하고 과감하며, 마치 번개 같은 결단력을 보여주는 반면, 후궁에서의 그는 망설임도 많고 잔소리도 많은 사람이었다. 원경릉이 다른 왕비들과 대화할 때, 그들도 가끔씩 이 얘기를 꺼내곤 했었다. 다들 다섯째의 평소 잔소리가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며 놀라했다. 하지만 다른 친왕들의 의견은 달랐다. 그들은 그가 예전보다 훨씬 결단력이 있어졌다고 말했다.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이리 나리는 한숨을 쉬며, 결국 결단력 넘치는 황제도 결국 자식들 문제에서는 고민에 빠지는구나 싶었다.8월 14일, 정정 대장군 가족이 북당의 수도에 도착하자마자 초왕부에 머물렀다.그들은 초왕부에 머문 직후 탕양의 안내로 우문호를 만나기 위해 궁으로 들어갔다.아무리 큰 걱정도 오래된 벗 앞에서

  • 명의 왕비   제3179화

    예전에 원가에서 온 가문이 강북부로 이주한 적이 있었다.북쪽은 바람과 모래가 거셌지만 원가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았고, 오히려 고향과 비슷한 정감을 느끼게 했다.이리 나리는 원가의 사업을 줄이도록 도우며, 관리하기 쉬운 몇몇 가게만 남겼다.탕양은 일곱째 아가씨에게 장사를 내려놓아도 괜찮은지 물은 적 있었는데, 그때 일곱째 아가씨가 말했었다.“그런 말 마시오. 내 능력을 충분히 증명했으니 이제 만족스럽소. 열심히 해서 큰 성과를 얻었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오. 평생 바삐 지낼 수도 없잖소. 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서 뭐 하겠소? 다 잘 살기 위해 번 것이오. 가업을 나눠 받은 돈만 해도 평생 다 못 쓸 만큼 많소. 그리고 가게들도 계속 돈을 벌 텐데 뭐가 아쉽겠소?”탕양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손에 익은 일이라, 혹시라도 아쉬워할까봐 걱정했소. 사실 나도 당신이 이렇게 고생하는 것이 싫었소. 당신만 괜찮다면 다행이오.”일곱째 아가씨는 미소를 지었고, 그의 말에 모두가 기뻐했다.“한가해지는 것도 괜찮소. 1년에 두세 달은 약도성에 가서 지내면 얼마나 여유롭겠소.”하지만 탕양이 눈살을 찌푸렸다. 1년에 두세 달이면, 왕복하는 시간까지 더해 최소 반년은 걸릴 것이고, 그 말은 반년 동안이나 그의 곁에 없다는 뜻이었다.게다가 그도 경성을 몇 달씩 떠나는 건 불가능했다. 지금은 황제 곁을 하루라도 떠나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하지만 그는 그녀가 행복하면 그걸로 충분했다. 물론 그는 늘 함께하고 싶었지만, 오래된 부부였기에 항상 붙어있을 필요는 없었다.북당은 점점 부유해지고 있었다. 원가가 일부 사업을 매각하면서 그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가게들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싸웠고, 좋은 위치에 있는 가게들은 더더욱 귀한 존재가 되었다.원래 원가는 모든 가게를 이리 나리에게 넘기려 했지만, 이리 나리는 거절했다.그리고 안풍친왕이 먼저 나서서 이리 나리가 이미 너무 많은 가게를 보유하고 있고, 특히 경성에서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 독점 우

  • 명의 왕비   제3178화

    원경릉이 깜짝 놀라며 말했다.“일곱째요? 일곱째는 분명 원용의에게 말할 것이고, 원용의는 또 사식이에게 얘기할 것이고, 사식이도 분명 서일에게 전할 것일 텐데요. 만약 서일이 알게 되면, 이제 북당 전체가 다 알게 될 것이오.”우문호는 순간 당황해하며 말했다.“그건 내가 생각지도 못했네.”원경릉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아마 지금쯤 황실 친왕들 사이에서 이미 탕양의 이야기가 뒷말로 오가고 있을 것이었다. 겨우 부인을 얻었는데, 밤에 함께 자지 못한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할 것이다.우문호는 탕 대인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들 뒤에서 탕양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여인들이 수군거리니, 남자들은 그를 도우려 했다.물론 부부 사이의 일에 직접적으로 간섭할 수는 없었기에, 대신 탕양을 술자리로 초대해 술로 고민을 푸는 방법을 제안했다.그렇게 며칠째 술을 마시던 탕양은 자신의 비밀이 모두에게 알려졌다는 사실을 깨달아 한숨을 쉬며 말했다.“제 탓입니다. 폐하가 비밀을 지키지 못한다는 걸 깜빡했습니다.”제왕이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너무 신경 쓰지 말거라. 이런 일은 억지로 되는 게 아니다. 여인은 때로 달래줄 필요가 있는 법이다.”그러자 탕양이 어찌할 바를 몰라하며 말했다.“제가 폐하께 이 이야기를 했을 땐, 혼례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습니다.”“알고 있다. 서두르지는 말거라.”모두가 이해한다는 눈빛으로 탕양을 바라보았지만, 탕양은 더 이상 해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그들은 이미 혼인했지만, 오랜 부부 생활을 한 터라, 남녀 간의 정이 때로는 하루아침에 급격히 발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탕 대인은 돌아가자마자 일곱째 아가씨에게 이 일을 전했다.그러자 일곱째 아가씨가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정말이지, 어찌 허구한 날 남의 부부 일에만 관심을 가지니, 할 일이 없나 보오.”“신경 쓰지 마시오. 우리가 잘 살면 그만이니.”탕양은 일곱째 아가씨를 안으며 자신감에 찬 표정을 지었다.

  • 명의 왕비   제3177화

    원경릉은 궁으로 돌아와 이 일을 다섯째에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다섯째가 말했다.“사실 한 번 돌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소? 그저 경성만 한 바퀴 둘러보면 되지 않소.”“아이들을 데려다줄 때 휘종제 어르신께서 슬퍼하셨소. 이번 생에 고향으로 못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돌멩이 하나를 건네주니, 그걸 안고 울었소.”“정말 안타깝소!”다섯째는 증조할아버지 생각에 마음 아파했지만, 이내 말을 이어 나갔다.“하지만 큰할아버지께서 그를 데려오지 않는 이유도 있을 것이오. 휘종제 어르신을 잘 아는 것도 아니지 않소? 몇 번 만나보니, 활달하고 산만한 성격에 무슨 사고를 일곱째인지 모를 것 같은 느낌이 들었소.”“맞소.”원경릉도 깊이 공감했다. 특히 그가 전화로 끈질기게 설득할 때는 정말 무서울 정도였다.“다른 일은 없었소? 부모님 건강은 어땠소? 처남은 여자 친구가 생겼소? 만두는 공부를 잘하고 있소?”다섯째가 끊임없이 질문했다. “괜찮소. 부모님 건강도 괜찮긴 하지만, 아버지께서 고혈압이 생겨서 약을 오래 드셔야 하오. 오빠는 여자 친구가 없네. 주진과 아직도 서로 솔직히 이야기하지 않은 상황이오. 만두는 걱정 안 해도 되네. 내년에 돌아올 것이니.”“다행이오!”다섯째가 기뻐해 하며 말했다. 그는 늘 만두의 능력을 눈여겨보았기에, 그가 돌아오면 나라의 일들을 조금이라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비록 많은 부담을 짊어지진 못하지만 그래도 괜히 기대가 되었다.“추 할머니 병은 어떠하신가?”다섯째가 또 물었다.“아직은 괜찮소. 아주 좋아졌네. 약에 내성이 생기지만 않으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오.”원경릉이 말하자 다섯째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분들이 늘 건강해지시길 바랄 뿐이오.”평범한 사람들조차도 적성루 사람들에게 감동하기 쉬운데, 하물며 북당의 황제인 자신은 오죽하겠는가.“계란은 소식 왔소?”원경릉이 물었다.“왔네. 보시오!”다섯째는 소매 안에서 구겨진 편지를 꺼냈는데, 비둘기를 통해 받은 그 편지에는 몇 줄의 짧은

  • 명의 왕비   제3176화

    “별다른 뜻은 없소. 오늘 밤에 유난히 감성적이라 그저 한마디 해본 거네. 사실 너무 감동해서 그러네. 비록 항상 탕 대인에게 빨리 혼인하라고 재촉하긴 했지만, 그가 일곱째 아가씨와 혼인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소.”“괜찮소!”원경릉은 그의 품에 안겨 그의 심장 소리를 들으며 말했다.“어쨌든 탕양은 우리와 함께 걸어온 사람이오. 그러니 그가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하게 된 건 우리 모두에게 기쁜 일이오.”우문호는 벌써 술에 취한듯 머리가 약간 어지러웠다. 술에 취하면 항상 눈앞의 모든 것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곤 했는데, 익숙한 천장, 익숙한 사람, 익숙한 탁자와 의자. 취기가 돌며 모든 것들이 꿈처럼 느껴졌다.그는 마치 다시 초왕 우문호로 돌아간 듯했고, 갓 원경릉과 마음이 통했던 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그 당시 외부 정세는 불안정했고, 태자 자리를 둘러싼 다툼이 막 시작되었던 때였다. 형제끼리 반목하며, 치열하게 싸웠던 시절을 돌아보면 잃지 않고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얻었다는 사실에 감사하게 되었다.우문호가 원경릉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원 선생, 몇 년간 아주 긴 꿈을 꾼 것 같지만, 되돌아보니 정말 다행이라고 느껴지네. 사실 모든 행운과 행복은 원 선생의 잘못된 연구에서 비롯된 것이오. 원 선생이 오지 않았다면 내 인생이 어땠었을까 싶네.”그러자 원경릉이 말했다.“누군가가 이 세상에 몇 시간과 공간이 존재한다고 했소.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 다른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네. 아마도 어떤 공간에서는 내가 없는 대신 다른 사람이 당신과 함께 있을 수도 있소.”우문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 세상 속의 나는 정말 불쌍할 것이오.”“그건 모르오. 어쨌든 그곳의 당신은 나를 모르고, 우리가 지금 얼마나 행복한지도 모를 것이오. 각자가 행복을 정의하는 방식은 다르오. 어떤 사람들은 매 끼니 고기가 있는 게 최대의 행복일 수도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은 봉급이 오르길 바랄 것이오. 또 가족이 화목하고 건강하기를 바라기도 하고

  • 명의 왕비   제3175화

    우문호는 혼인을 하사하는 조서를 내렸다. 이는 탕양의 혼사에 화룡점정을 더하는 일이었다.온 경성 사람들이 탕양이 황제를 모시는 신하인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녀의 혼사에 주목했다.탕양은 왕부에서부터 황제를 지지해 온 충신이었으며, 군신 간의 정은 형제의 관계에 못지않았다.거기에 황제가 직접 혼인을 하사했으니, 이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다. 그래서 다들 두터운 예물을 준비해 축하하러 왔다.혼례는 초왕부에서 열렸다. 비록 초왕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이번 경사에 많은 지원이 몰렸다. 여러 왕부에서 사람을 보내왔고, 미색은 돈에 힘까지 보태며 혼사 지출의 3할이나 부담했다.희상궁도 돌아와 모든 일을 총괄했다. 희상궁은 비록 나이가 많았지만, 여전히 일 처리 능력이 뛰어났다. 그녀는 여러 왕부에서 온 사람들을 지휘하며 완벽하게 일을 조율했다.혼례 당일, 황제와 황후도 참석했다.신부가 도착하여, 혼례를 올릴 때 우문호와 원경릉은 상석에 앉아 신랑 신부의 절을 받고는, 그 다음으로 기상궁도 절을 받았다.우문호가 원경릉의 손을 잡으며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탕 대인이 드디어 철이 들었고, 가정을 이루었으니 정말 기쁘네.”원경릉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제 마음이 풀립니까? 그러니 앞으로는 더 이상 잔소리하지 마시지요.”“잔소리는 계속할 것이다. 이젠 아이를 낳으라고 해야지.”우문호는 걱정이 끝이 없다는 듯 말하자, 원경릉이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아이 낳는 일은 하늘에 맡겨야 하네.”“그래도 몇 가지 비법을 전수해 줄 수는 있소.”우문호가 자부심 넘치는 표정으로 말했다.“좀 더 크게 말해보시오. 다른 사람들이 못 들을까 봐 걱정이오?”원경릉이 그를 흘겨보았다.주변 사람들이 모두 그들을 바라보며 부러움 섞인 표정을 지었다. 많은 사람이 첩을 두고도 황제만큼 자식을 많이 두지는 못했지만, 황제는 복도 많고 자식도 많은 사람이었다. 저녁 연회에서 우문호는 과음했지만 원경릉은 그를 막지 않았다. 이런 노부의 감격은 술로 달래야 한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