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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7화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말을 잃었다.

‘왕비가 개구멍으로 들어왔다고?’

원경릉은 자신이 개구멍을 기어 들어왔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하기 싫었다.

“개구멍이 너무 작아서 들어갈 수 없었어! 그래서 담을 넘었어!”

“어? 그 개구멍을 제가 봤습니다. 그 개구멍은 왕비 정도면 충분히 드나들 수 있는 크기였는데…….” 서일이 말했다.

“쓸데 없는 말은 하지 않는게 좋아요 서일!” 원경릉이 서일을 노려보았다.

서일은 억울한 표정으로 ‘사실을 말했을 뿐인데……’ 라고 작게 읊조렸다.

우문호는 생각에 잠긴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본왕이 후부로 가는 것을 보고, 왜 도망친 곳으로 다시 돌아온거야?”

“반드시 돌아가야지. 만약에 왕야가 경조부 병사들을 데리고 혜정후부로 갔는데 나를 찾지 못한다면 혜정후가 가만히 있겠어? 아마 미친개 처럼 왕야를 물고는 놓지 않을걸?” 원경릉이 말했다.

“너는 본왕을 미워했지 않느냐? 본왕이 미친개한테 물려 죽는 것을 바라지 않느냐?” 그녀를 바라보는 우문호의 눈빛에 분노가 사라졌다.

원경릉은 우문호의 어깨를 두드리며 호기 넘치게 대답했다.

“부부가 된 이상 한 배를 탄거나 다름없어. 네가 내 손에 죽는 것은 괜찮지만 다른 사람의 손에 죽는 건 용납할 수 없지.”

“나가 죽어라!”원경릉의 말을 듣고 열이 뻗힌 우문호가 손을 뻗어 그녀를 밀쳤다.

원경릉은 갑자기 밀쳐지는 바람에 방어할 틈도 없이 뒤로 넘어져 침대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혔다.

“연기 그만해라!” 우문호가 그녀의 정강이를 툭툭 치며 말했다.

그녀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우문호는 화가 난 듯 그녀의 손을 잡아 당겨 그녀를 일으켰다.

“아직도 연기를 하느냐?”

원경릉은 축 늘어진 채 옆으로 휙 쓰러지더니 움직이지 않았다.

“연기가 아닙니다. 왕비의 상처가 벌어졌어요!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탕양이 놀라서 소리쳤다.

탕양의 말을 듣고 우문호가 일어서서 보니 침상에 검붉은 피가 묻어있었다.

“뭐 하고 있느냐! 당장 어의를 불러라!” 우문호가 크게 소리쳤다. 그는 원경릉은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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