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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543화

Penulis: 유애
환자를 돌보다

희성이 희열이와 헤어지고 원경릉만 남겨서 얘기를 나눴다.

태후가 원경릉을 침대맡으로 불러, 손을 꼭 잡고 정중하게, “희열이가 컸구나, 2년안에 혼담이 오갈 텐데 지금 신세가 그렇다 보니 명문세가의 공자들은 분명 눈에 차치 않아 하겠지. 황제에겐 네 말이 먹히니 폐하의 은덕을 구할 방법을 생각해 봐라. 하다못해 걔들한테 현주 봉호라도 하사하고 식읍과 분봉을 내려 앞으로 먹고 살 걱정 없게 해 달라고.”

원경릉이, “황조모 걱정 마세요. 말씀하지 않으셔도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오늘 걔들 옷이 초라해서 빈궁한 나날을 보내는 건 아닐까 걱정하시나 본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미색이 계속 세 모녀를 돌봐 주고 있어서 의식주에 부족한 게 없지만 좋은 걸 주지 않는 이유는 다른 사람들이 비난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쟤들은 죄를 지은 친왕의 딸인데 사치를 부린다고 할까봐요. 사람 입이 들면 침으로도 아주 익사 시키고도 남아요. 특히 군주가 점점 자라고 있으니 조금의 오점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게 큰 형님의 뜻이기도 하고요.”

태후가 듣더니 얼굴이 좀 편안해 지며, “너와 미색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주니 세 모녀가 고생하지는 않겠구나. 제왕의 집안엔 박정한 예가 없지 암. 너희들이 쟤들을 이렇게 대해주니……잘했구나.”

“태후마마 걱정 마세요. 일이 좀 수그러들면 이유를 찾아내 쟤들 자매에게 은덕을 베풀어 주시길 구할 게요.” 원경릉이 믿어도 좋다고 했다.

태후가 깊은 신뢰의 눈빛으로, “네가 말하는 게 낫지, 난 못 해. 내가 말하면 황제를 강요하게 하는 거라 힘들게 만들 뿐이야.”

원경릉이 깊이 생각하더니 역시 제일 힘든 건 아바마마다.

태후가 희열이 희성이 자매를 보고 마음이 많이 편안해 져서 일사병도 점점 호전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연세가 많고 마음의 상처가 있는 지라 정신이 아무래도 예전 같지 않았다.

6월 중순이 되어 자꾸 병을 앓으시는데 어의가 탕약을 계속 올렸지만 큰 병은 아니지만 완전히 낫지 않아 골골하는 상태가 계속 되었다.

원경릉도 무슨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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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두라는 약“황조모, 손자가 잘못했습니다. 손자를 믿어주세요. 매일 밤낮으로 집에서 반성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삐뚤어진 행동 했던 것 잘 압니다. 앞으로 다시는 그런 일 없을 거예요. 손자에서 한번만 기회를 주세요!” 우문군은 정말 절박해 진 것이 태후는 자신을 위해 사정을 해줄 거라고 생각했고 태후의 병이 중하니 아바마마는 효자시라 황조모께서 입을 열기만 하면 허락하지 않으실 수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몇 마디 하지도 않고 내쫓다니 어떻게 당황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용화전 사람이 벌써 나가서 금군을 불러왔고 억지로 우문군을 끌어 냈다.우문군은 끌려가는 내내 아우성을 치며 격분했다.용화전을 나오자 진비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우문군은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손을 벌려 고함을 치며, “어마마마, 절 아바마마께 데려가 주세요. 아바마마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진비는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 어명에 따라 와서 멀리서만 볼 수 있을 뿐 가까이 갈 수 없었다.진비도 속으로 희망이 싹터 어쩌면 태후가 중병인 이 기회에 황제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이렇다.진비는 상심하고 화가 나서 우문군을 손가락질 하며, “넌 언제 사람 될래?”우문군이 몸부림치며 외쳤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어서 아바마마를 오시라고 해 주세요. 소자 아바마마를 뵙고 직접 아바마마께 사죄 드리고 싶습니다.”구사가 밖에서 보고 금군에게 손짓해 우문군을 끌고 가라고 했다. 궁에서 큰 소리로 소란을 피워서는 안된다.결국 우문군의 부르짖음은 온데 울려 퍼졌고, 명원제의 귀에도 보고가 들어갔다.명원제는 어서방에서 상소문을 보다가 보고를 듣고 아무렇지도 않게, “어명을 전해라, 앞으로 누구도 우문군을 위해 사정해서는 안되며 만약 사정할 경우 동일한 죄로 다스릴 것이다!”태후가 우문군을 보고 난 뒤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고 6,7월은 폭우가 많아 열흘 중 사나흘은 천둥 벼락이 쳐서 태후는 용화전에 발이 묶인 채 외출할 수 없는 가운데 8월 10일부터는

  • 명의 왕비   제 1548화

    한가위 잔치태후의 병이 중해 후궁의 비빈들이 모두 와서 병수발을 들었다.태후는 누구도 별반 보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우리 떡들은 보고싶어 했다.원래 병세가 심하면 아이들은 근처에 가면 안되지만 원경릉은 그런 금기를 신경 쓰지 않는 데다 전염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곁에 있는 건 복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원경릉도 아예 궁에서 살면서 아무 때나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만나게 해 드리고 본인이 의술을 아니 태후 곁에 있으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기로 했다.그래서 요 며칠 태후는 거의 종일 원경릉과 용화전에 같이 있었다.한가위 전날, 태후는 정신이 많이 들어서 일어나 앉아 죽을 한 그릇 먹을 수 있었다.다 먹은 뒤 입이 심심하다며 떡을 좀 먹고 싶다고 해서 원경릉은 사람을 시켜 만들어오게 했다.궁은 일찍부터 태후의 뒷일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각 업무를 분담하는 것을 내무부와 예부에서 진행하고 다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으며 후궁에서도 태후가 숨을 거두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오늘 태후는 식사를 잘 하시고 앉아있기까지 했으며 병세가 악화된 뒤로 한번도 그런 적이 없는 지라 다들 마음속에 희망이 싹 텄다.한가위에 후궁에서는 잔치를 마련했다.태후는 이날 더 좋아져서 나가서 후궁들을 보겠다고 했다.날씨가 이미 살짝 쌀쌀해 져서 명원제가 원래는 허락하지 않지만 태후가 가겠다고 고집해서 가마를 대기하고 정자에 앉혀드렸다.궁중은 오늘 시끌벅적했는데 여기저기 오색 등이 걸려 있고 어화원에는 한가위를 경축하는 의미로 특별히 홍등을 빽빽하게 걸었으며 등 바깥쪽에 수수께끼를 붙였다. 태후는 안에 앉아 황실의 젊은 자제와 아가씨들이 열띠게 수수께끼 맞추는 모습을 구경했다.떠들썩한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 것은 오늘 궁에서 준비한 많은 프로그램들로, 특히 극단을 불러 와서 조금 있다 점심 식사 후에 연극을 시작할 것이다.이때 신선한 연밥이 나왔는데 원경릉이 태후를 위해 두 알 까드렸다.태후는 많이 먹지 못하지만 이 맛을 좋아해서, “연밥은 꼭, 인생

  • 명의 왕비   제 1549화

    한가위원경릉이 미색을 밀치며,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야? 똑같이 좋은 걸 왜 물어봐. 태후 마마께는 전부 소중한 황실의 보물들이지.”미색의 요 주둥이는 가끔 맞을 짓을 한다.태후가 십황자를 보고 자애롭게, “태자비 말이 맞아, 다 똑같이 좋아.”이 말을 하며 훌쩍 밖을 내다보는데 우리 떡들과 눈 늑대가 같이 놀고 있다. 세 아이는 사과처럼 볼이 발그레하다. 전부 황실의 아이들이니 당연히 모두 아끼지만 이 세 아이는 마음이 맞고 총명해서 조금 더 아끼게 되는 게 인지상정 아니겠나.태후는 뿌듯한 마음으로 정원을 가득 메운 황실의 자손들을 보는데, 가을 석양이 온 궁전을 금색으로 물들였다. 태후는 약간 시장기를 느끼고 송편을 가져 오라고 했다.송편 10개가 놓여 있는데 5개를 먹고 더는 못 먹겠는데 송편은 일가족 모두 모여 둥글둥글 모나지 않게 산다는 의미라 배가 불러도 억지로 남은 걸 전부 먹어 치웠다.다 먹고 우리 떡들을 불러 아이들의 얼굴을 만지고 그리움과 자애로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미련이 남는다면 이 아이들일 거야. 얘들이 커서 혼인하고 자식을 낳는 걸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다들 이 말을 듣고 코 끝이 시큰해 졌다.황귀비가 웃으며, “태후 마마, 보시고 말고요. 직접 쟤들 왕비도 골라 주실 거예요.”태후는 한동안 지그시 바라보더니 작게 탄식하며, “천하에 여자 중에 쟤들한테 어울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누구랑 혼인을 해도 쟤들이 아깝지.”원경릉이 웃으며, “황조모, 쟤들이 무슨 대단한 보배도 아닌데, 황조모 말씀을 다른 사람이 들으면 웃습니다.”태후가 자신만만하게, “보배 중에 보배지. 암. 쟤들과 혼인하는 규수가 복 받은 거야.”만두가 손에 등나무 공을 들고 웡웡 울리는 소리로, “증조 할머니, 제가 크면 증조 할머니랑 혼인할 거예요. 할머니 집에는 맛있는 게 엄청 많아요.”태후가 당황하면서 하하 웃고, 다들 순수한 아이의 말에 웃음 지을 뿐이다.태후의 눈이 촉촉해 지며 만두를 안고, “증조 할머니 말을 잘 기

  • 명의 왕비   제 1550화

    망가진 황릉예부 쪽에서 황태후의 시호를 성안황태후(聖安皇太后)로 추존하고 발인은 9월 초사흘로 정했다.태상황이 아직 살아 계시므로 성안황태후의 관은 황릉 중 동제릉(東帝陵) 바깥 쪽 신도(神道, 선왕의 영혼이 다니는 길)에서 잠시 모셨다가 태상황이 붕어하시면 함께 묻힐 예정이다.발인 당일, 명원제는 원래 직접 장지까지 가려고 했으나 태상황이 건곤전에서 넘어져서 심하게 다치는 바람에 무슨 변고라도 생길 까봐 직접 장지까지 가지 못했다.경성은 온통 애곡하는 소리로 가득했는데, 발인하는 황실의 자손과 관원들이 천여명에 달해 베옷을 입고 굴건을 쓰고 상여를 따라 경성을 나갔다.만장을 든 사람이 64명, 상여를 멘 사람도 64명으로 관은 아들 손자들에 둘러 쌓여 들려 나갔다. 위풍 당당한 대열에는 발인하는 사람 외에 마차가 용처럼 길게 늘어서 따라가는데 전부 부장품을 운송하는 마차다.우문호와 친왕들은 망자의 환송을 책임지고 앞쪽 마차에는 32명의 고승들이 가는 내내 불경을 외웠다.왕릉에 도착한 뒤 발인에 참석한 사람들은 돌아가고, 친왕과 장례를 집례하는 인원만 남아 길시를 기다려 왕릉 지하궁전 신도에 관을 들여놓을 예정이었다.부장품부터 먼저 내려 보내기 위해 우문호와 안왕 등은 밖에서 관을 지켰다.대략 향 하나 탈 정도를(30분) 기다리자 누군가 무덤에서 달려 나오는데 어찌나 빨리 뛰어왔는지 도착했을 때는 거의 우문호 앞을 기어서 고꾸라지다시피 떨리는 목소리로, “소인 급히 보고 드립니다.”“말해라!” 우문호가 당황한 안색을 보자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소인이 다가가서 보고 드리는 것을 용서하십시오!” 눈에 띄게 놀란 낯빛이다.우문호가 허락하자 그 사람이 우문호의 귓가에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이길, “서제릉(西帝陵) 묘실의 문이 아주 망가져서 안이 훼손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우문호가 그 사람의 멱살을 잡고 화를 참지 못하고, “뭐?”“전하께서 직접 가서 보시지요!” 그 사람은 놀라서 두 다리에 힘이 풀렸다.우문호가 돌아보니 장례를 진행

  • 명의 왕비   제 155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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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37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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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경릉의 말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자리에 있던 관리들은 기쁨과 동시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이 대인은 땅에 엎드려 온몸을 바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살아생전에 자신이 황제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평소 차분하고 신중한 주 지부도, 그도 감정이 격해져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가득했다.황후를 만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생각했는데, 황제까지 오신다는 소식에 그의 마음은 흥분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원경릉은 평생을 경성에서 다섯째와 함께 있었기에, 그녀는 그저 그가 온다는 사실을 간단히 전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그녀는 다들 걱정 없이 역병을 치료하고, 언제나 황제가 그들의 뒤를 든든히 지켜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반응을 보니, 황제가 직접 오는 것이, 지방 관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원경릉이 급히 말을 덧붙였다.“폐하게서는 그저 역병 때문에 온 것이니, 모두 각자 맡은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되네.”“예, 예, 마마의 명을 따르겠습니다.”주 지부가 눈물을 닦으며 답했다.그렇게 관아와 의서가 협력하여, 오계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원 할머니는 역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처방을 몇 가지 내렸다. 경증 환자는 약차를 계속 마시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중증 환자는 그녀의 처방을 사용하도록 했다.전에 이미 근처 주부에 연락해 약을 보내라 명했고, 오계부에서 구비한 약까지 있으니, 이번 역병을 대처할 수 있었다.오계부 의서는 이번 역병을 과거의 역병과 동일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한 것 외에는 준비가 충분했다.원경릉은 황제 일행이 저녁 무렵 오계부에 도착할 것이라 예상했다.주 지부는 원래 여러 관리와 함께 황제를 맞이할 예정이었지만, 원경릉이 이를 단호히 거부했다. 그녀는 황제가 미복 순행 중이니, 과하게 맞이하여 백성들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그 말에 주 지부는 당황했다.황제가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아무도 맞이하지 않는다니, 어찌 그럴 수 있다는 말인가?그러나 그는 황

  • 명의 왕비   제3375화

    약을 쓰자, 주 지부의 열이 단번에 내려갔다.열이 내려가니 정신이 맑아져, 그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애써 자리에서 일어나 황후마마에게 예를 올리겠다고 고집 피웠다.원경릉은 그에게 누워 있으라고 말한 후, 역병에 관해 이야기하며 주 지부에게 이를 중시할 것을 당부했다.주 지부는 이를 듣고 깜짝 놀라 말했다.“소신은 매일 의서에 사람을 보내, 역병의 상황을 보고받고 있사옵니다. 매일 보고된 상황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역병이 발생했지만, 작년과 비슷한 정도였고, 약재도 충분한데, 어찌 이렇게 심각해진 것입니까?”“매년 역병이 발생했으나, 대대적으로 퍼지지 않아,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네.”원경릉이 답했다.“의서의 이 대인을 불러, 상황을 확인하겠습니다.”주 지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했다.“어제 이미 그를 찾아가, 환자 수와 사망자 수를 조사하라 명했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를 것이네. 자네가 사람을 보내, 관아에 와서 상황을 보고하도록 하게.”“예!”주 지부는 곧바로 사람을 보냈다.푸른 옷을 입은 남자는 관아에서 일하는 관리였기에, 그는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관아 내에서 병에 걸린 자가 얼마나 되는지 통계해냈다.관아 내에서 역병 증상을 보인 사람은 총 열여덟 명이었고, 그중 두 명은 병세가 심각하여 이미 집에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주 지부는 관아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린 줄 몰랐고, 관리의 보고를 들은 후, 큰 충격을 받았다.의서의 이 대인은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바삐 움직였다. 서관 대인이 직접 오셨으니, 어떻게든 시키는 일을 완성해내야 했다.그는 사실 역병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그저 작년과 비슷하다고 여겼었다.하지만 여러 지역과 의원을 돌아보고 나서야, 이번 역병이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처음엔 그저 서관 대인에게 보고만 하려고 했지만, 병세가 심각해지자 그도 조급해지기 시작했다.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인원수를 통계하

  • 명의 왕비   제3374화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도, 다섯째 일행은 여전히 도착하지 않았다.그래서 원경릉과 할머니는 다른 의관을 더 둘러보기로 하고, 몇 군데 더 돌아본 뒤 관아에도 갈 계획을 했다.그런데 한 의관에 들어서자마자, 푸른 옷을 입은 중년 남자가 다급히 뛰어오며 말을 걸었다. “수 의원, 대인께서 병세가 위중합니다. 어서 봐주셔야 합니다.”의원은 그 말을 듣자마자, 약상자를 집어 들고 다른 환자들을 그냥 남겨둔 채, 푸른 옷의 중년 남자와 함께 나가려 했다.원경릉이 그를 막아 세우며 말했다.“의관에 있는 환자들을 돌봐야 하지 않소? 우리 할머님께서도 의원이니, 지부 대인의 병은 할머님께서 봐 드릴 것이오.”푸른 옷의 사내는 초조한 듯 원경릉을 향해 소리쳤다.“말도 안 되는 소리 마시오!““대인의 병세가 급박한데, 혹여라도 지체되면 당신들이 책임질 수나 있겠소?”바로 그때, 원 할머니가 호패를 꺼내, 그의 눈앞에 들이밀며 단호하게 말했다.“길을 안내하거라!”조급한 표정을 짓던 푸른 옷의 사내는 호패를 보자마자 표정이 얼어붙었다. 이내 정신을 차린 그는 곧장 허리를 굽혀 예를 올리며 말했다.“서관 대인께서 오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무례를 범해 송구하옵니다.”“그만 사과하고 길 안내나 하시오.”원경릉이 말했다.“예, 예!”사내는 급히 물러서서, 예를 갖춰서 길을 가리켰다.“마차가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 서관 대인, 이쪽으로 오시지요.”원경릉은 할머니를 부축해 마차에 올랐고, 곧장 관아로 향했다.지부 대인은 따로 사저가 없어 관아의 뒷마당에서 거주 중이었다. 혼자 지내는 데다 관아가 워낙 가까워 편리했기 때문이다.관아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안으로 들어갔다.주 지부는 병세가 꽤 심각해져 있었다. 그는 어지럼증과 흉통에 시달려, 침대에 누운 채 말을 꺼낼 힘도 없었다.원경릉은 직접 치료에 나섰고, 약상자를 열어 체온 측정기와 청진기를 꺼냈다.푸른 옷의 사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아가씨께서도 의원이십니까?”그러자 곁에 서

  • 명의 왕비   제3373화

    이 대인이 원경릉에게 의학을 잘 모른다고 반박할 틈도 없이, 원 할머니가 먼저 입을 열었다. "말대로 하게. 하루만 줄 테니, 그 안에 역병에 관한 모든 자료를 가져오게. 사망자 수도 포함되어야 하네." 이 말까지 듣자, 이 대인은 더 이상 반박할 수 없었다. 비록 조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서관 대인이 멀리서 오계부까지 왔으니, 시키는 일은 해야지 대인의 마음에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사람들을 보내 조사를 명한 후, 이 대인은 거처를 마련해 드리겠다고 했다. 하지만 원경릉이 말했다. "괜찮습니다. 의서에 의원이 많지 않으니, 대인도 바쁘실 텐데요. 저희가 직접 오계부를 돌아보겠습니다." 이 대인은 그녀가 원 할머니의 힘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고 생각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말에 답도 하지 않고, 원 할머니에게 예를 올렸다. "어르신께서 머무실 계획이 있으시면, 부디 저에게 알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밤 대인을 잘 대접하라, 명을 내리겠습니다." "그럴 필요 없네. 일이나 보게." 원 할머니는 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원경릉에게 말했다. "먼저 좀 돌아보다, 객사를 찾아 머물자꾸나." "예!" 두 사람은 역병을 조사하기 위해 다급히 이곳을 찾아왔기에, 먼저 각지의 의원을 직접 돌아보려 했다. 아마 다섯째 일행은 빨라야 내일이나 모레쯤 도착할 것이었다. 두 사람이 의서를 나서자, 이 대인은 뒤따라 나오려다 원 할머니의 날카로운 눈빛에 움찔하며 발길을 멈췄다. 두 사람은 오계부의 거리로 향했다. 거리가 꽤 번화했고, 사람들도 제법 많아, 대낮에는 조금 붐볐다. 그들은 곧장 의원으로 향했다. 의원 앞에는 약차가 많이 진열되어 있었지만, 환자는 얼마 없었다. 겉보기엔 역병이 퍼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원경릉은 안으로 들어가 의원에게 상황을 물었다. 그러자 의원은 요즘 들어 약차가 잘 팔리고 있고, 하루에 천 봉지가 넘게 팔린다고 답했다. 하지만 그도 역병

  • 명의 왕비   제3372화

    늦게 출발한 원경릉은 신속하게 오계부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계부 근처 주현에 도착하자마자, 할머니가 현지 혜민서로 가야 한다며 잠깐 멈추자고 했다. 그러고는 혜민서에 오계부로 약을 공급할 준비를 하게 했고, 명을 받으면 바로 오계부로 보낼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당부했다. 혜민서 산하의 의료기관들은 지난 몇 년간 개혁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지역 간의 연결도 긴밀해졌다. 특히 역병을 상대하는 체계가 가동되면 상부에서는 전력을 다해 의원과 약을 지원해줄 수 있었다. 신신당부한 뒤에야 원경릉과 할머니는 오계부로 재빨리 향했다. 곧이어 오계부에 도착했는데, 우문호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오계부는 인구가 500만 명에 이르는 곳으로, 두 개의 주부가 통합된 지역이었다. 열대에 있어, 경작지가 많고 산이 많아 농업을 위주로 삼고 있었다. 그래서 조정은 이곳을 서부의 주요 곡창지대로 삼고 있었던 것이었다. 농업이 발달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경제도 번화했고, 현지 백성들은 벼 외에도 감, 자두, 리치 등을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었다. 리치는 신선할 때 먹을 수도 있고, 말려서 건과로 만들어 팔 수도 있기에, 어느 정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 오계부는 백월국과 인접해 있었는데, 백월국은 북당의 속국으로 사이가 우호적이며 경제 교류도 활발했다. 이는 양국의 번영을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계부의 지부는 장씨 성을 가진 오계부 출신이었다. 장 지부는 훌륭한 관리이며 지역 백성들로부터 존경받고 있었다. 원경릉과 원 할머니는 오계부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지역 혜민서를 찾았다. 할머니는 혜민서의 서관(署館) 신분을 밝혔다. 그녀는 북당 각 주부의 의서를 총괄하는 인물이고, 총책임자이기도 했다. 혜민서의 이 의원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사람을 안으로 청한 후, 바로 예를 올렸는데, 마치 신선이라도 본 것처럼 목소리까지 떨고 있었다. "소인은 이자옥이라 합니다. 어르신께서 친히 오신 줄도

  • 명의 왕비   제3371화

    그녀는 일단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냉 대인이 자세한 상황을 묻는 사이에 제 대인의 피를 뽑았다. 약상자는 기능이 꽤 다양하기에, 바이러스 검사도 문제없었고, 안에는 양여혜가 준 소형 현미경도 있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관찰이나 세균 배양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먼저 오계부로 향하고, 그녀는 이곳에 남아 제 대인을 치료하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면 바이러스든, 세균 감염이든, 결과가 나와야 제대로 된 치료 방안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미색이 말했다. "저도 이곳에 함께 남겠습니다. 제가 환자를 돌보는 것 정도는 도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괜찮으니 먼저 가거라. 어쩌면 내가 더 일찍 도착할 수도 있으니깐." 원경릉이 말했다. 그녀는 혼자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지만, 미색까지 데리고 가는 건 무리였다. "우리가 먼저 출발하는데, 어찌 더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미색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가능한 일이다. 원 선생은 늘 기적을 만들어내니." 우문호가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원경릉에게 다가가 조심하라고 몇 마디 당부했다. "알았소. 지체하지 말고, 어서 떠나시오. 오계부에 도착하면 곧바로 관아를 찾아가, 의원의 빠른 대처를 명하라 하시오. 만약 내가 먼저 도착한다면, 내가 관아를 찾아가겠소." "알겠소. 그럼, 먼저 가겠소!" 우문호는 그녀와 입을 맞추고 싶었지만, 보는 이가 많으니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서일은 황후를 홀로 두고 가는 것이 걱정되어, 우문호를 따라나서며 계속 물었다. "정말 황후를 이곳에 혼자 남겨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네가 남을 것이냐?" 우문호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너도 원 선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지 않느냐?" 회왕 부부도 걱정은 되었지만, 다섯째의 여유로운 모습에 자신이 있을 것이라 믿었다. 다섯째 부부는 늘 비밀이 많은 사람들이라, 그들은 더 이상 신경

  • 명의 왕비   제3370화

    원경릉은 밖으로 나가, 오계부에 역병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오계부는 서쪽에 자리 잡고 있어, 기후가 더운 탓에 가끔 역병이 생기긴 했었지만 백성들은 고뿔 치료에 쓰이는 약초로 끓인 차를 즐겨 마시기에, 대규모로 역병이 돈 적은 없었다. 냉 대인이 말했다. "오계부에서는 이 상황을 조정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비록 해마다 역병이 생기긴 하지만, 빠르게 통제해 왔으니, 이번에도 예전과 같은 상황이지 않겠습니까?" 원경릉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런데 이번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제 대인의 형도 역병으로 돌아가셨고,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도 병에 걸렸습니다. 이렇게 관아에만 역병에 걸린 자들이 많으니, 예전보다 더 심각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해마다 역병이 생겼으니, 그에 대한 대응책도 이미 있을 것입니다." 원경릉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역병이 생겼지만, 대대적으로 유행하지 않았기에, 현지 관리들이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쉽게 통제될 것이라 생각하고, 방심할 수도 있으니깐요." 우문호가 물었다. "원 선생, 역병을 어떻게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역병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 추측할 뿐, 정말 오계부의 상황이 어떠한지는 아직 모르네. 제 대인은 여전히 고열에 시달리고 있어, 수액을 맞히고 해열제를 먹였소. 냉 대인과 함께 들어가 상황을 자세히 물어봐야겠소. 하지만 꼭 마스크를 끼고, 병을 막아야 하오." 원경릉은 유행성 독감이나 변이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일 것이라 의심하고 있었다. 그녀가 살던 세계에서는 A형 독감의 대규모 변이가 십수 년마다 한 번씩 발생했는데, 그런 변이 독감은 현대에서도 의료 체계에 큰 부담이 되곤 했다. 그러니 지금 이곳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만약 역병이 다시 시작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통제해야만 했다. 원경릉의 말을 우문호와 냉 대인은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도

  • 명의 왕비   제3369화

    원경릉은 청진기를 꺼내 그의 폐를 확인해 보았는데, 남녀가 가까이 접촉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한 제 대인은 이내 손을 뻗어 그녀를 막으려 했다. 하지만 병세가 심해 아픈 데다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묘한 위압감을 풍기는 의원의 단호한 눈빛과 기운에 그만 압도당하고 말았다. 원경릉은 앞쪽을 청진한 뒤, 그에게 옆으로 돌라고 한 다음에 꼼꼼히 살피고 미간을 살짝 찡그렸다. "며칠을 아프신 것입니까?" 제 대인은 꽉 막힌 코 때문에 콧소리를 내며 천천히 몸을 돌리고 답했다. "며칠 사이의 일입니다. 오계부를 떠날 때도 멀쩡했는데, 밤새 달리고, 말을 오래 타다 보니 고뿔에 걸렸나 봅니다." "기침 말고, 가슴 통증도 있습니까?" "예. 이곳이 아픕니다!" 제 대인은 가슴 근처를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가, 숨쉬기가 어려운 듯 손바닥을 움직이며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도 아프고, 온몸 뼈마디도 다 아픕니다." 그러자 원경릉은 더 자세히 증상을 확인한 뒤 말했다. "약을 준비할게요. 수액을 좀 맞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수액이요?" 제 대인은 멍하니 원경릉을 바라보았다. "예. 질문은 하지 마시고, 그저 치료에 협조만 해주십시오. 병세가 꽤 심각한 편입니다." 원경릉은 제 대인이 폐렴이라 확신했고, 중증 폐렴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제 대인은 병이 심하다는 말에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다급히 말했다. "의원 나리, 제발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십시오… 저에게는 아직 모셔야 할 노모가 있습니다. 지난달 병으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난 터라, 형님의 자식들도 제가 돌봐야 하니, 절대 이대로 목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원경릉이 답했다. "최선을 다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치료에만 집중하시지요!" 제 대인은 감동을 받은 듯 감사 인사를 올렸다. "정말… 감사합니다." 원경릉은 곧바로 약을 지어 수액을 준비했다. 수액을 맞는 동안, 제 대인은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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