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이연은 신이 사람을 만들 때 불공평하게 만들었 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이연은 흐트러진 그의 모습조차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경고하는데 지금부터 작은 소리조차 내지 말고, 내 잠을 방해하지 마!” 루카스는 짜증을 마구 냈다. “내가 이러다 죽겠네!” 소이연은 루카스가 왜 이렇게 화를 내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침에 당연히 잠에서 깨는 일이 뭐가 그렇게 화가 날 일은 아니지 않나? 그녀도 잠에서 깼지만 화를 내지는 않았다. 사실 소이연은 어젯밤 루카스가 거의 잠을 못 잤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녀가 어젯밤에 쉴 새 없이 그에게 매달려 손발을 꾸물거리며 잤기 때문에 아무리 인내심 강한 남자라도 충분히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루카스는 밤새 그것을 견뎠다가 아침이 밝을 때까지 참고 버티다가 결국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이 들었다. 하지만 잠에 들자마자 의사들이 회진을 돌러 병실로 들어왔기에 그는 또 다시 인내하며 사람들 앞에서 화를 내지 않았다. 그는 두 번 다시, 절대로 이런 자비를 베풀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이번에는 그야말로 자업자득이다! 루카스는 이불을 덮고 잤다. 소이연은 루카스의 말투와 행동에 기분이 상했지만, 아무 소리도 내지 못하고 휴대전화만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어젯밤 정말 잘 잤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비록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상쾌한 기분을 느꼈다. 이런 기분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심지어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고 자는 것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훨씬 더 편안함을 느낄 정도였다. 그때 그녀의 심장이 살짝 떨려왔고 소이연은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루카스를 쳐다보았다. 어젯밤에 이 사람을 안고 잤을 뿐인데 지금 이렇게나 잘 자다니...... !"왜 쳐다봐! 내가 당신 눈을 아직도 멀쩡하게 놔두고 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 루카스는 다시 한번 짜증을 냈다. ‘나도 더럽고 치사해서 안 봐!’소이연도 순간 욱 하며 심한 말을 내뱉고 싶었다. 이 남자는 정
심문헌의 카톡 메시지는 빠르게 왔다. "소이연 씨, 어디예요? 왜 호텔에 없나요? 호텔 직원한테 들었는데, 어젯밤에 병원에 갔다면서요, 근데 왜 쓰러졌어요?” 여러 질문들이 연달아 들어왔다. 소이연은 심문헌의 걱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병원에 있는데 괜찮아요, 어젯밤에 잠깐 열이 났을 뿐이에요." 소이연은 답장했다. "어느 병원이에요? 금방 갈게요.” "곧 퇴원해요.” "그럼 제가 가서 퇴원수속 도와줄게요.” "퇴원 후 장안으로 돌아갈 거라서 괜찮아요.” "나도 마침 장안에 가려고 했어요. 당신과 함께요.” “..." 심문헌은 정말 모든 기회를 이용해 지칠 정 도로 달라붙는다. "이연 씨, 내가 같이 있게 해 줘요. 이연 씨 혼자 있는 건 걱정돼요." 심문헌은 끈질기게 말했다. 심문헌은 소이연이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을 못 견뎌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일 끝났어요?" 소이연은 포기했다. 전에 심문헌이 왜 서울에 왔는지 몰랐고, 일부러 그녀를 보러 왔다가 쇼도 본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하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심문헌 같은 전형적인 정치인이, 낙성보다 더 큰 정치의 중심지 서울에 와서 서울의 정치인들과 관계를 맺으러 온 것이지, 괜히 서울에 온 것이 아니었다. "일 끝났어요." 심문헌이 빠르게 답했다. "그럼 호텔로 가서 기다려요. 퇴원하고 호텔에 짐 가지러 갈게요.” "그런데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라고요? 방 번호 알려주면 안 돼요? 어제 접대하느라 속이 너무 쓰린데...... " 심문헌은 불쌍한 척하며 말했다. "방 번호는 666호예요. 호텔에 가서 프런트 데스크 직원에게 저한테 전화하라고 해요. 그리고 내 방 카드를 받고 방에서 기다려요.” "좋아요." 심문헌이 빛의 속도로 답장을 보냈다. 그의 계획은 성공했다. 소이연도 심문헌의 간사하고 교활함에 익숙해졌다. 결국 정치인들은 제멋대로고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이니까. 정오. 간호사가 그녀의 검사 결과를 가져왔다. 일반적인 바이러스 감
"허, 이제야 인정하는 거야?" 루카스는 드디어 해냈다고 생각했다. 소이연은 순간 숨이 막혀 막혀 얼굴이 붉어졌다가 창백해졌다.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는 건데?” 소이연은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그 일은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말로 그를 이기지 못하기에 그녀도 사서 고생하고 싶지는 않았다. 루카스는 갑자기 당황했고, 소이연은 미간을 찡그렸다. 뭐야, 왜 말을 못 해? 이렇게 간단한 질문에 난처해하는 이유가 뭐지? "나, 소변이 급해.” 루카스는 화장실을 참으며 짧게 답했다. "소변이 급해서 방향을 잘못 잡은 거야?” "젠장, 난 잠에 취해있으면 안 돼?” 루카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왜 화를 내!" 소이연은 화가 났고, 루카스와는 정말 세 마디 이상은 나눌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루카스는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신장이 좋지 않아?! 오줌 지리는 거 아니야?!” 루카스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외쳤다. "내 신장은 아무 문제없거든!” 그리고는 반대 방향에 있던 화장실로 들어가며 문을 '쾅' 하고 닫았다. 소이연은 심호흡을 하며 스스로에게 루카스와 다투지 말라고 말했다. 이론상 그녀가 루키스보다 6살 더 많으니, 어린 동생에게 화낼 필요가 없다. 그녀는 짐을 싸기 시작했다. 심문헌이 몇 번이나 메시지를 보내며 재촉했다. 그녀가 호텔로 돌아가지 않으면 분명이라도 병원으로 달려올 기세였다. 화장실에서 나온 루카스는 그녀가 물건을 정리하는 것을 보며 물었다. "퇴원해?” "방금 의사가 괜찮다고 퇴원해도 된다고 했어." 소이연은 대답했다. 루카스도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옷을 가지고 욕실로 가서 갈아입은 다음 그가 사 온 물건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는 많은 것들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이 사람은 정말 물건을 낭비하는 사람이다. 물론 소이연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쨌든, 그녀도 그 물건들이 필요하지 않았다. 그녀도 옷을 갈아입으러 욕
소이연은 루카스와 함께 차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 호텔로 가는 길 내내 두 사람은 낯선 사람과 있는 것처럼 서로에게 말을 걸지 않았다. 호텔에 도착해서도 거리를 두고 차례대로 호텔로 들어가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앞으로 두 사람은 절대 보지 않을 것처럼 행동했다.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소이연은 666호실은 문 앞에 서서 방 카드로 문을 열려고 하자 그때, “서프라이즈!” 심문헌이 갑자기 문을 열며 외쳤다. 그리고 꽃잎들을 그가 공중에 흩뿌렸다. 그녀는 깜짝 놀랐다. 평소 심문헌은 매우 점잖았고 정계에서도 엘리트로 알려진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왜 점점 소이연 앞에서만 있으면 가벼워지는 것일까? 심문헌은 소이연의 어이없다는 표정을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이런 거 싫어해요?” "싫어해요...” "그날 내가 산 꽃이 정말 낭비였다 생각해서 꽃잎을 한 잎씩 떼어서 퇴원 선물로 주고 싶었을 뿐이에요." 심문헌이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그 순간 소이연의 머릿속에 한 장면이 떠올랐다. 화면 속 심문헌이 혼자 쭈그리고 앉아 조심스럽게 꽃잎을 떼어내고 있었던 것을 말이다. 소이연은 때때로 심문헌에게 좀 무심하게 대했다. "아픈 건 다 나았어요?" 그러자 심문헌이 바로 화제를 돌렸다. 그는 소이연이 자신을 섭섭하게 했다는 것을 이미 다 잊은 듯했다. 이럴 때마다 소이연은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것도 심문헌의 계략인지도 모르겠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정말 모두 주도면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몇 년 동안 소이연은 심문헌을 거부했는데, 그럴 때마다 결국 그는 그녀의 곁에 나타났다. 소이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 나았어요. 오후 4시 비행기인데 점심 먹고 공항으로 가야 해요.” "이연 씨 비서에게 비행기를 예약해 달라고 부탁해 놨어요.”심문헌은 물었다. "식사는 방에서 할래요? 아님 식당으로 갈까요?” "방에서 먹어요.” "그럼 룸서비스 시킬게요.” 선원헌은 소이연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
"아니요."소이연은 부정했다.육현경의 성격은 루카스만큼 나쁘지 않다."그 남자가 육현경이랑 닮았다고 날 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니면 그냥 그 남자랑 함께 있어요.”"절대 그럴 일 없어요.”소이연은 단호하게 말했다.이런 일은 절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소이연과 심문헌은 호텔 방으로 들어가 점심을 먹은 후 호텔 차를 타고 공항으로 갔다.그녀는 일등석에 앉았다.심문헌은 소이연과 표를 같이 예매하지 않아서 나란히 앉을 수 없어 심문헌은 소이연의 옆자리 사람이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자리를 바꾸려고 했다.근데 자리의 주인을 본 순간 소이연과 심문헌은 모두 놀랐다.이건 또 무슨 개떡 같은 운명인가?!아니, 이건 정말 저주받은 운명이다.그 옆자리가 바로 루카스라니!루카스는 왜 또 서울에 있지 않고, 왜 장안에 가는 것일까?소이연이 루카스가 자신을 따라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믿을 수 없었다.루카스는 소이연을 보는 순간 얼굴이 어두워졌고, 불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소이연은 정말 어떠 욕이라도 당장 내뱉고 싶었다.누가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도대체 누가 잡고 놓아주지 않는 거야?"항공권은 내가 너보다 먼저 샀어."루카스가 입을 열기도 전에, 소이연이 먼저 말했다."그래서 미스터 리,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거야?!”루카스는 눈을 부릅뜨고 휴대전화를 꺼내 항공권 예약 정보를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잘 봐, 난 열흘 전에 샀어!”“......”소이연은 루카스의 비행기표 예약일을 지켜보며 눈꺼풀을 떨었다."잘 봤어?" 루카스는 정말 기분 나쁘다는 듯 말했다. “그래서 소이연 씨는 대체 몇 척의 배를 타야 만족해요?" 루카스가 물었다. 소이연은 루카스의 말을 잠시 이해하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있다가 순간 깨달았다. 루카스는 천우진과 심문헌 사이를 맴돌다가 지금 또 그와 바람을 피우려 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을! 루카스의 마음속에 그녀는 그다지 좋은 사람이 아니였다. 소이연은 서둘러 휴대전화를 꺼내 이명진과 나눈 대
"안 바꾼대요." 소이연이 퉁명스럽게 말했다. "그럼 우리 둘이 바꿀까요?" 심문헌이 제안하자 소이연의 눈동자가 움직였다. 왜 이 생각을 못했지?! 심문헌의 머리회전은 역시나 빨랐다. "좋아요!”소이연은 흔쾌히 승낙했다. 심문헌은 곧바로 소이연의 자리로 갔다. 루카스는 고개를 돌려 심문헌이 그의 옆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는데, 심문헌은 갑자기 기분이 좋아져 보였다. 안하무인 한 루카스 때문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이번엔 그가 이긴 싸움이다. 소이연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 자신이 별것도 아닌 남자 때문에 이렇게까지 영향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비행기가 이륙해서 장안으로 출발했다. 루카스는 진지한 표정으로 지역 신문을 보았다. "무슨 내용인지 이해할 수 있어요?" 심문헌이 물었지만 루카스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한글 알아요?” 심문헌은 루카스의 반응을 전혀 개의치 않고 계속 질문을 던졌다. "아버지께서 서울 출신이에요.” 루카스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아, 혼혈이시네요.” 심문헌이 중얼거렸다. “어쩐지 일반 사람들보다 더 잘생겼더라.” 루카스는 심문헌의 외모 칭찬에도 조금의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루카스는 이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를 칭찬하는 것에 익숙해 있었다. "본인이 잘 생긴 걸 알고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오만하게 구는 건가?” 루카스는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른 듯 입술을 오므렸다. "그리고 당신이 잘생겼다고 누구든 꼬실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요. 소이연 씨는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테니 유혹도 하지 말고요.” "저 소이연한테 단 하나도 관심 없어요.” 루카스는 차갑게 대답했다. "관심 없어요? 확실히 관심 없는 거 맞아요? 내가 당신 옆에 앉을 때 안색이 안 좋아지시던데요."심문헌이 직접적으로 말했다. "남자인 내가 봤을 때, 당신은 소이연 씨한테 대해 나쁜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당신의 행동만 봐도 알 수 있어요.” "내가 당신 인처럼 고양
"소이연 씨는 건드리지 마. 건드린다면 내가 그땐 널 어떻게 할지 몰라.” "미치광이 같으니라고.” 루카스는 욕설을 내뱉고 이어폰을 끼며 안대를 하고 눈을 감았다. 심문헌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이 자식, 아직 치료된 게 아니었어?말 좀 해봐!눈앞에 있는 루카스는 확실히 잘생겼다. 화가 나서 자는 모습조차 말이다. 멈춰. 그때 심문헌은 시선을 돌렸다. 그는 지금도 소이연을 더 사랑한다. ...... 두 시간의 비행 끝에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했다. 소이연은 심문헌과 함께 먼저 비행기에서 내렸다. 루카스가 그들의 뒤를 따랐다. 공항에서 나오자 소이연은 심문헌과 함께 떠났다 소이연은 다시는 이 넓은 장안에서 루카스를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서울에 있을 때 마린이 호텔에 있었기 때문에 소이연과 루카스가 악연을 맺었던 것이고, 장안에서 그녀는 호텔에 머물지 않을 것이고, 두 사람은 아무런 관계가 없을 테니 분명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정말 그렇다. 장안으로 돌아온 후 일주일 동안, 소이연은 루카스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 그녀는 밤에 잠들기 힘들 때 가끔 루카스의 품에서 편안하게 잠을 잤다는 떠올렸을 뿐 그를 잊고 잘 지냈다. 깊은 밤 한 줄기 설렘이 있기는 했지만, 루카스를 찾아가서 재워달라고 할 정도로 충동적이지는 않았다. 다만, 만날 수 있지만 만나지 못했기 때문에 조금의 그리운 마음은 있었다. 일주일 뒤, 소이연은 시간을 내어 육민을 데리고 육씨 저택으로 갔다. 육은숙은 최근 몇 년 동안 줄곧 소이연에게 많은 애정을 쏟아부었다. 첫째는 육민이 계속 소이연과 함께 했기 때문인데, 육은숙은 사실 육민에 대한 애정이 깊어 그녀에게 훨씬 더 잘해주었다. 둘째, 소이연은 육현경이 유일하게 사랑한 사람이었고, 육현경이 없는 지금 육은숙은 육현경을 대신해서 소이연을 더 잘 보살펴 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소이연은 육은숙과 거리가 있었다. 사실, 육은숙은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다. 사람을 대할 때
소이연은 계지원의 옆으로 가 그와 함께 앉았다. 소이연은 계지원에 대한 인상이 매우 좋다고 생각했다. 계지원은 먼저 소이연에게 인사를 하고, 몇 마디 대화를 주고받았는데, 그때 계지원의 휴대전화 벨이 울리자 그는 전화를 받기 위해 일어났다. 소이연이 그를 부축해 주기 위해 손을 뻗자 그가 말했다. "괜찮아요." 계지원은 정중히 거절하고 지팡이를 짚고 절뚜거리며 한쪽으로 걸어갔다. 계지원은 교통사고로 해외에서 치료를 받아 목숨은 건졌지만 오른쪽 다리를 절게 됐다. 다행히 절단되지는 않았지만 비장애인과는 달랐다. 그는 전화를 받고 돌아와 다시 자리에 앉았다. 계지원과 많이 친하지는 않았기에 소이연은 누가에게 전화 왔냐고 묻지 않았다. 계지원이 그녀에게 물었다. "평소 예능을 즐겨 보세요?” "왜요?" 소이연은 궁금해하며 물었다. "방금 장안 tv에서 《배우님 자리에 앉아주세요》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공지를 받았는데, 제작자가 배우를 경연에 초대하고 나를 심사위원으로 섭외하고 싶다고 해서 망설이고 있어요.” "장안 예능의 시청률은 다 어느 정도는 보장돼 있어요." 소이연은 솔직하게 말했다. 그녀는 그 당시 장안 예능의 한 프로그램에서 하루아침에 바로 유명해졌고, 그녀 경력에 새로운 획을 그을 수 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장안의 예능은 더욱 번성했고, 다른 방송사들을 압박하는 존재가 되었다."지원 씨 시간만 허락한다면, 그 프로그램에 참여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물론 지원 씨가 원한다는 전제하에서요. 결국 예능프로그램은 예능적인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요소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지 없는지를 생각해 봐야 해요." 소이연은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지금은 설날에 개봉할 영화 한 편만 찍고 있기는 해요. 1~2개월밖에 촬영하지 않을 예정이기도 하고요. 올 한 해는 당분간 영화나 드라마 준비는 하지 않고, 나 자신을 좀 편하게 해주고 싶어요.” "음, 이럴 때 다른 프로그램에서 바람 좀 쐬고 배우를 뽑는
송문수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하지수는 통유리창이 있는 식탁에 똑바로 앉아 식사를 기다리고 있었다.“왜 안 먹어?”송문수는 얼굴을 찡그렸다.그는 자신이 화장실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마음속의 욕망은 전혀 억제할 방법이 없었고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도 갑자기 머릿속이 요동치면서 다시 터져버렸다.그래서 찬물에 얼마나 오래 몸을 담갔는지 그는 몰랐다.그는 하지수가 여전히 식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이 여자는 멍청한 게 아닐까?배가 고프다면 먼저 식사부터 하는 게 아닌 걸까?“널 기다렸어.”하지수는 송문수의 불친절한 태도에 화를 내지 않았고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온화했다.“누가 기다리라고 했으니 빨리 먹어.”송문수는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하지수가 그릇과 젓가락을 집도록 강요했고 보복하듯 그릇에 음식을 많이 퍼주었다.하지수도 거절하지 않았다.그냥 그런 그를 바라보고 있을 뿐.송문수를 보면 온몸이 불편해졌다.그는 말했다.“다 먹어, 지금 너의 약한 모습을 봐봐.”“….”하지수는 살짝 삐친 듯한 말투로 답했다.“안 약하거든, 있을 건 다 있다고.”그녀는 송문수가 섹시하고 통통한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감옥에 있는 동안 가슴 마사지를 하고 가슴 확대 식품을 먹는 등 가슴을 확대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허리 엉덩이 허벅지 등의 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도 많이 했다.송문수는 또 한 번 침을 삼켰다.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차가운 샤워를 오랫동안 해가며 겨우 진정했는데 이 여자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닐지 그는 의심스러웠다.물론 그는 그녀의 몸매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몇 년 전과 비교하면 정말 엄청나게 커졌다.하지만.그는 생각을 멈췄다.송문수는 고개를 파묻고 먹기만 하였다.그는 이런 식으로 주의를 분산시키려고 했다.하지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둘은 조용히 밥을 먹었다.현재 시각은 늦었고 처음에는 잘 느끼지 못
아니면 송문수가 아직 살아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던 것일 수도 있었다.대부분 기쁨의 눈물이었다.울기 시작하면 주체하지 못하는 눈물이었다.“하지수, 또 울면 키스할 거야.”송문수는 얼굴을 찡그렸다.그는 키가 컸다.각이 선 오관은 그가 화난 표정을 할 때마다 더욱 무섭게 만들었다.하지만 하지수는 전혀 두렵지 않았다.그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을 뿐.그녀는 심호흡하며 몸을 제대로 추스르려고 노력했다.그리고 지금 좀 정신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그 순간.“움.”하지수의 마음이 살짝 움직였다.그녀는 송문수의 얼굴을 가까이서 바라보았다.그가 갑자기 그녀에게 깊게 키스하는 모습을 그녀는 지켜보고 있었다.그녀는 그의 입술 사이의 온도를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것도 잊은 채 바라보고 있었다.그리고 그녀는 움직이지 않았다.송문수는 진정된 듯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그는 천천히 그녀를 풀어주었다.“다시는 내 앞에서 울지 마, 널 괴롭히는 걸 참을 수 없어”이번에는 송문수가 놀랄 차례였다.그는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그녀가 발끝으로 서서 힘겹게 그의 목에 걸려 붉은 입술을 내미는 모습을 그는 바라보고 있었다.송문수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넘겼다.그는 주먹을 쥐고 있었다.그는 자신을 공제하고 있었다.“흠.”송문수의 몸이 긴장했다.조금 전, 그는 하지수의 입을 막아 울음을 멈추게 하려고 입맞춤했다.그리고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이 순간 하지수는 직접 작은 혀를 그의 입에 넣었다.조금 수줍어하고 조금 불안해하지만, 대담해진 그녀의 행동이었다.그녀는 그의 혀를 핥았다.송문수의 머리는 순간 로그아웃되었고 잠시 머릿속이 하얗게 텅 비었다.입술 사이의 온도는 따끔거리고 부드러워 온몸의 감각을 간지럽히고 있었다.기술이 없는 그녀의 서툰 실력.하지만 그 순간 그는 몸에서 넘쳐흐르는 에너지를 공제할 수 없었다.그녀의 행동에 응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하지수의 머리 뒤쪽을 들어 올려 두 사람 사이의 키스를 격화했다
“원하면 욕해도 돼.”송문수가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어차피 하지수에게 미움을 받은 것은 한두 번도 아니고 하루 이틀도 아니었다.그는 준비되었다.순간 갑자기 몸이 조여 오는 것을 느꼈다.하지수는 그의 품으로 달려들어 그를 꼭 안았다.그녀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하고 싶었다.그녀는 항상 참고 참아왔다.그녀는 그를 잃는 것이 그렇게 두려웠던 적이 없었다.또한 언제부터 송문수의 일거수일투족에 점점 더 신경을 쓰기 시작했는지도 몰랐다.맞다.그녀는 3년 전 교통사고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었다.그때부터 그녀는 자신과 송문수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그렇지 않으면 서로 받아들이지 않을수 있었다.그리고 송문수는 징역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었다.그녀는 이유도 모른 채 그를 자주 생각했었다.가끔이 아니라 자주 생각했었다.그가 출소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그와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어 안달이 났던 적이 있었다.두 사람 사이의 감정을 키우는 것보다 송문수가 그녀에 대한 감정을 키우는 것, 이 말이 훨씬 더 맞았다.그녀는 자신이 예전처럼 송문수에게 무관심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심지어 그를 좋아하게 될 정도로 그를 아끼기 시작했다.그래서 그녀는 송문수와 함께하고 싶었다.다른 누구와도, 그리고 송 씨의 가족과도 연관이 없었으며 오직 그녀 자신과 관련이 있었다.이 순간 하지수는 송문수를 껴안으며 손을 떨고 있었다.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어쩔까?그녀는 감히 생각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 순간 그가 원했던 것은 그의 체온과 존재감을 느끼는 것뿐이었다.그는 건강하게 살아있는 것.그것도 바로 눈앞에,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곳에 그가 있었으면 했다.“하지수?”송문수는 하지수의 행동에 깜짝 놀랐다.그는 하지수가 자신을 대할 방법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 놓았다.설교, 분노 또는 차가운 폭력.하지만 이렇게 안아줄 줄은 몰랐다.그녀는 그를 잃을지 두려워 꼭 끌어안고 있었다.그 순간 송문수
복도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모두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송문수도 그중 한 명이었다.시간이 얼마 지나.대략 2~3시간 정도가 흐르자, 수술실 문이 열렸다.의사가 나왔다.모두 물었다.“선생님, 어떻게 된거죠?”“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는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송문수를 바라보는 하지수도 한시름 놓인 듯하였다.“그의 몸 상태는 어떤가요? 사고 당시 운전석 밑에 발이 눌렸는데 다리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송문수는 차분하게 물었다.“매우 심각한 부상이었지만 제때 구급한 덕분에 위급한 상황에서는 벗어났습니다. 만약 시간이 조금만 더 지연되면 절단 위험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곧이어 의사가 입을 열었다.“현재 상황에 따르면 심각한 골절이고 회복 시간이 길어질 뿐이지 회복 후엔 정상인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이고 장애를 남기지는 않을 겁니다.”“다행이네, 다행이야. 그는 레이서라고.”한 남자가 웃었다.송문수도 옆에서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마음 헌 켠 속에 짊어지고 있던 짐이 풀리는 것 같았다.마침.환자가 수술실에서 나오고 있었다.이때 갑자기 다급한 발걸음 소리와 한 사람의 울음소리가 복도를 울리기 시작했다.“내 아들은 어때? 어떻게 됐어?”아마 레이서의 부모인 듯 하였다.하지수는 몸이 떨리고 눈이 빨개진 두 노인이 여기저기 묻고 있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고 있었다.순간 온몸에 하얀 붕대를 감고 있는 레이서의 모습을 보니 그들의 가슴은 찢어질 것만 같았다.레이서의 어머니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하였다.“아줌마, 다 괜찮아요.”다른 레이서가 위로했다.“이미 큰 위험에서 벗어났고, 의사도 제시간에 구급하였기 때문에 뼈가 조금 부러졌을 뿐 장애는 남지 않을 거라고 했으니 한동안 더 회복해야 할 것 같습니다.”그들의 설명을 듣자, 레이서의 부모들은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기쁨의 눈물이었다.만약 아들에게 정말 문제가 생긴다면 그들은 아마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그들은 아들의 이동식 병원 침대
모두 함께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하지수는 아직 몸 절반이 차 안에 남아 있는 송문수를 바라보았다.“3, 2.”막바지에 다다른 순간 하지수는 숨조차 쉬지 못했다.마지막 순간, 그녀는 눈을 질끈 감았다.그녀는 감히 눈앞의 광경을 쳐다보지 못했다.그녀는 자신이 차마 받아들일 수 없을까 보기가 두려웠다.순간 멀리서부터 귀를 울리는 굉음이 들렸다.자동차가 언덕 아래로 떨어지는 소리였다.엄청난 굉음이 산에 울려 퍼졌다.하지수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감히 눈을 뜨지 못했다.송문수가 곤경에서 과연 벗어났을까?누구도 결과를 알지 못했다.도망만 칠 수 있다면 마치 현실을 직시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지수.”하도경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서 들려왔다.하지수는 깜짝 놀랐다.지금, 이 순간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그녀는 완전히 무너질 것만 같았다.“가야 해.”하도경이 재촉했다.하지수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리고 마침내 눈을 떴다.눈을 뜨는 순간 그녀의 눈에 송문수가 보였다.그는 그녀의 눈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그는 나머지 레이서들과 함께 사고를 당한 레이서를 일으켜 세우고 자동차로 향했다.결국.성공.송문수, 구조에 성공했다.그녀의 눈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다시 태어난 것만 같았다.분명한 것은, 위험에 처한 사람은 그녀가 아니었다.자동차에 탄 송문수는 우연히 하지수를 바라보았다.결국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를 몰고 떠났다.“지수.”하도경이 불렀다.하지수는 서둘러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죄송해요.”“괜찮아요, 지금 병원으로 같이 가요.”“네.”하지수는 하도경을 따랐다.걸음을 옮기려 발을 들어 올리는 순간 온몸이 앞으로 쓰러졌다.하도경은 하지수를 재빨리 부축하였다.하지수의 가슴이 두근거렸다.“무슨 일이에요?”하도경은 긴장했다.“다리, 다리가 풀려서 그만.”하지수는 약간 당황한 표정으로 대답했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요, 문수는 자신이 하는 일에 신중하니 절대 실수하
산속의 바람 소리를 제외하고는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만 들렸다.송문수는 차 문을 연 후 자그마한 단도를 꺼내 먼저 안전벨트를 끊이기 시작했다.그런 다음 에어백을 조심스럽게 열기 시작했다.레이서의 몸 전체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그를 끌어내기만 하면 모두가 안전할 수 있었다.그는 심호흡하며 레이서를 끌어당겼다.그러자 자동차가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하지만 다행히 크게 흔들리지는 않는다.송문수는 차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행동은 서두르지 않았고 아주 침착했다.그는 레이서를 살짝 당겼고 그제야 레이서의 발이 사이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아챘다.이런 상황에 만약 레이서를 세게 당기면 큰 흔들림으로 인해 차가 바로 굴러떨어질 수 있었다.그러나 레이서의 발을 누르고 있는 것을 빼내지 않고는 그를 구할 수 없었다.송문수는 잠시 머뭇거렸다.고민 끝에 그는 자동차 안에 반쯤 들어갔다.안돼.하지수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송문수를 바라보면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만약 송문수의 두 손이 차에 거치기만 한다면 자동차가 균형을 잃어 굴러떨어질 때 재빠르게 피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지금 송문수의 몸 절반이 차 안에 있으니, 자동차가 굴러떨어지면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송문수는 죽음으로 가는 길밖에 없었다.하지수의 몸이 떨리고 있었다.그녀는 보기가 두려웠지만 그가 말 그대로 눈앞에서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어쩔 수 없이 송문수를 바라보았다.그녀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기도하였다.계속하여 기도하였다.송문수는 앞에 있던 운전석에 레이서의 다리가 깔리는 것을 발견했다.차의 앞부분이 거의 파손되어 차 내부가 변형된 지 오래되었고 레이서의 다리는 가운데에 낀 상태였다.송문수가 온 힘을 다해도 조금밖에 틈을 열 수 없었다.레이서는 현재 혼수상태에 빠졌고 송문수는 감히 그를 깨우지 못했다.만약 갑자기 일어날 경우 만회할 수 없는 최악의 상태가 발생할 것이 분명했다.그는 일어나서 차에서 내려 하도경에게 말했다.“하
하도경은 분명 송문수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물론 그가 지금까지 쭉 위험한 인생을 살아왔지만, 현재 한 사람의 목숨이 달린 위험한 상황에 부닥쳐 있었다.하지만 송문수가 위험을 무릅쓰고 고집을 부린다면 두 사람의 목숨이 희생될 수도 있었다.“하도경, 오늘 이 판은 내가 만든 거고 만약 어떤 사고가 발생한다면 모두 나와 엮이게 될 거야.”송문수가 단호하게 말했다.하도경은 그를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몰라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었다.그는 고개를 돌려 하지수를 바라보았다.하지수는 군중 속에 서 있었다.그녀는 몸집이 너무 작아 군중들 속에 묻혔다.송문수는 어디에 있든 항상 먼저 그녀를 발견했다.이 순간, 하지수와 그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하지수는 입술을 깨물었다.그녀는 그가 가지 않기를 바랐다.하지만 그녀는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지금, 이 순간에도 그의 생명은 위태로웠다.그녀는 송문수가 죽는 것을 원치 않았다.그녀는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송문수의 시선은 하지수에게 몇 초만 머물렀고 그는 재빨리 눈을 피했다.하지수가 용기를 내어 말할 준비를 하는 순간 송문수의 뒷모습만이 그녀의 시선에 들어왔다.그는 구조 준비를 시작했다.그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지휘하며 질서 있게 구조를 시작하였다.먼저 돌을 옮겨 자동차의 뒷바퀴 밑에 깔아주어 자동차가 쓰러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았다.다음 단계는 레이서 중 일부가 경주용 자동차의 후미를 누르고 나머지가 자동차의 후미를 잡아당기는 것이다.무엇이든 준비되어 있다.송문수가 자동차 가까이 다가갔다.자동차에 타고 있던 남자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송문수는 망치로 유리를 깨뜨렸다.송문수는 남자를 손으로 만지기 시작했고 그가 살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그는 차 문을 당기기 시작했다.한 번씩 당길 때마다 자동차는 흔들리고 있었다.주변의 바위들도 아래로 굴러떨어졌다.모두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무력으로 그를 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남성을 구하
마지막 바퀴.기다림은 하지수에게 너무나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녀의 심장은 평소보다 더 심하게 뛰고 있었다.잠깐 그녀의 심장에 과부하가 올 것 같았다.그녀는 세 번째 바퀴를 마치고 돌아오는 송문수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그녀는 시합의 승패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그녀는 그저 그가 안전하기를 바랐을 뿐이다.“큰일 났어!”옆에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하지수는 깜짝 놀라 움직일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녀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을 듣는 것이 두려웠다.그런 소식을 듣는다면 하지수는 정말 견딜 수 없었다.“누군가의 차량이 추락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남자는 잔뜩 긴장한 채 입을 열었다.“문제의 차량이 언덕 중간쯤에 있다고 합니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당황했다.그들은 다급하게 남아있는 차량과 오토바이를 타고 산의 언덕 중간쯤으로 향했다.하도경도 그들의 뒤를 따랐다.그는 하지수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지수?”하지수는 정신을 차렸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서둘러 따라갔다.레이싱 엔터테인먼트 혹 대회가 열리면 전용 레이싱 트랙은 다른 차량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차에 앉아 있는 하지수의 몸은 떨리고 있었다.하도경도 긴장했다.사고에 누가 연루되었는지, 사고의 심각성 여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차는 언덕을 반쯤 올라갔다.방금 경주에 참여했던 모든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많은 차량이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하지수가 차에서 내렸을 때 어느 쪽이 송문수의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다.멀리서 그녀는 경주용 자동차가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것도 목격했다.가드레일은 모두 변형되어 있었고 경주용 자동차는 이미 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앞쪽 끝이 언덕의 중간쯤에 매달려 있어 조심하지 않으면 차에 탄 사람과 함께 언덕을 굴러 내려갈 수 있었다.아니.이 높은 산에서 떨어지면 목숨은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하지수는 미친 듯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하도경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사고
“좋아.”송문수가 대답했다. 그는 자동차들 사이에서 한 대를 향해 걸어갔다. 헬멧을 쓰고 차에 탑승했다. 하지수는 송문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녀의 뒤에서 하도경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문수는 운전 실력이 뛰어나. 그의 차는 여러 번 개조된 슈퍼카라서 안전해. 게다가 그의 레이싱 친구가 장안시에서 특별히 가져온 거라 절대 사고 나지 않을 거야.” 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였지만 마음속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그녀는 하도경 옆에 서 있었다. 세 팀으로 나뉜 자동차들이 심판의 신호와 함께 경주를 시작했다.온 산에 귀청이 찢어질 듯한 엔진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수는 내내 긴장했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그녀는 놀라 죽을 것 같았다. 오히려 하도경은 매우 신나 보였다. 그는 주변의 응원단과 함께 소리쳤다. “문수 왔어!”하도경이 흥분하며 말했다.“1등으로 달리고 있어!” 하지수는 그의 자동차가 멀리서 다가오는 모습을 보았다. “훨!”송문수는 그녀 앞을 스쳐 지나갔다.아직 두 바퀴가 남았다. 하지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숫자를 세었다. “문수는 레이싱에서 거의 지지 않아. 타고난 실력이 있거든.”하도경이 하지수에게 말했다.“사실, 문수는 네가 생각하는 것과 달라. 단순히 여자를 밝히는 사람이 아니야. 진지하게 임하는 일은 뭐든 잘 해내지.” 하지수는 하도경을 바라보았다. 하도경이 송문수에 대해 이렇게 높게 평가할 줄은 몰랐다. 송문수라는 사람의 능력을 떠나 육현경과 계지원의 비교로 보면 송문수는 그렇게 대단한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하도경은 친구로서 그를 옹호하고 있었다. “내가 하는 말이 진짜야. 문수를 잘 이해하면 그가 가진 많은 면을 알게 될 거야. 그런 모습은 너를 놀라게 할 거야.”하도경은 하지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챈 듯 반복했다. 하지수는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하도경이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으니 그녀는 하지수의 체면을 세워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