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소이연의 소송 건이 정식으로 시작되었다. 이미 3일 전부터 떠들썩하기 시작했고, 이날은 더욱 시끄러웠다. 인터넷 검색어 상위 10위 중 절반은 소이연에 관한 것이었다. 아침 8시, 하지수는 소이연과 함께 법정에 도착했다. 법정으로 들어가는 건물 계단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몰려 있었다. "제가 처리할까요?" 하지수가 소이연에게 물었다. "아니에요”. 하지수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차 문을 열고 소이연과 함께 내렸다. 그녀들이 도착하자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하지수는 최선을 다해 소이연을 감싸며 자신의 뒤로 보냈다. 두 사람은 기자들에게 겹겹이 둘러싸였다. "소이연 씨, 이번 소송에 대해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몇 년 형을 받을 것 같습니까?” "창창했던 미래가 하루아침에 망가졌는데, 범죄를 저지른 걸 후회하나요?” "며칠 전 소씨 가문 기념일에 왜 안 갔습니까? 유백희 씨가 소이연 씨와 소씨 가문은 관계를 끊었다고 말씀하셨는데, 사실인가요?” "소씨 가문에서 당신을 이렇게 대해서 섭섭하신 가요? 소씨 가문에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기자들이 많은 질문을 했지만, 현장이 너무 시끄러워서 소이연은 질문을 잘 들을 수 없었다. "소이연 씨, 대답 좀 해주세요." 기자는 끝까지 그녀에게 대답을 요구했다. 소이연은 심호흡을 하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결과는 재판을 해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생각합니다. 판결은 법원에서 해주 실 것입니다. 저는 법이 공평하다고 믿습니다.” “미스 소…” "소씨 가문과의 관계는." 소이연은 질문을 끊고, 기억나는 질문에 관해 큰소리로 답했다. "그들은 어떤 관계라고 말하든, 저는 그들의 의사를 존중합니다.” "그 일에 관해 불만은 없나...” "대답할 수 있는 것들은 이미 대답해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재판시간을 지체하여 이미 많은 분들께 폐를 끼치고 있습니다. 이제 비켜주세요!"소이연은 그렇게 말하고 하지수와 함께 기자들을 뚫고 지나갔다. 기자들이
언젠가는 그녀도 맨 위에 서서 발 밑에 있는 모두를 짓밟을 것이다. "육현경 씨, 소이연의 소송을 직접 보러 오신 이유가 있습니까?” "육현경 씨와 소이연 씨는 그냥 지인 아닌가요?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내서 직접 현장에 오신 이유가 있나요?” "내가 육현경 씨에게 같이 오자고 부탁했어요.” 질문이 이어지자 심아윤이 끼어들었다. "육현경 씨는 약혼녀와 함께 오신 것이군요. 그럼 심아윤 씨는 왜 소이연 씨의 소송을 보러 오셨나요?" 기자가 긍정적으로 물었다. "소이연 씨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육씨 가문은 장안시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그 사업을 소이연과 함께 할 생각이 있었지만 갑자기 사고가 나서 아쉽게 된 부분이 있었습니다. 오늘 그녀의 마지막 결과를 보고 싶어 참석한 것뿐입니다" 심아윤은 의례적으로 대답했지만, 예의 바르고 관대해 보이게 만들어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겼다. "심아윤 씨, 장안시에서 사업을 크게 확장하겠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됩니까?” "그렇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앞으로 장안시에 있을 시간이 많을 것입니다.” "심아윤 씨는 장안시의 예비 며느리로서 자연스럽게 장안시에서 살게 될 것 같은데, 심아윤 씨와 육현경 씨의 결혼 날짜는 확정되었습니까? 언제입니까?" "아직은 결정된 것이 없습니다. 결정되는 대로 최대한 빨리 발표하겠습니다." 심아윤은 성격이 좋아 보였다 "육현경 씨, 심아윤 씨 축하합니다.” 기자들이 그녀의 비위를 맞추며 인사를 건넸다. "소이연 씨의 재판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니 이제 길을 내어 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세요." 심아윤이 정중하게 말했다. 기자들도 더 이상 그들을 붙잡지 않았다. 그들 중 아무도 육씨와 심씨 가문의 사람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두 사람은 함께 법정으로 들어갔다. 법정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앉아있었다. 공개 재판인 데다, 장안시에서 소이연은 유명인이라 사회적 지위가 좀 있는 사람들이 많이 참석해 있었다. 육현경과 심아윤은 앞쪽에 자리 잡았
잠시 후。 법정은 조용해졌다. 법정 담당 직원들이 법정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소이연과 하지수는 법정으로 들어와 지정된 좌석에 앉았다. 육현경이 소이연을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그 모습을 본 심아윤의 눈빛에 서늘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육현경이 소이연을 도와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큰 성과가 없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녀는 육현경이 짧은 시간 동안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소이연이 실형을 선고받으면, 육씨 가문이 죽어라 반대하지 않아도 육현경이 소이연과 다시 함께 있을 수 없다. 게다가. 소이연이 형이 확정되고 감옥에 가면 ‘사고’로 그녀를 죽게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이 있다. 심아윤은 속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서기가 법정에서 지켜야 할 규율과 질서를 낭독하고 판사가 법정에 들어왔다. “일동 기립. 앉아주십시오.”판사가 개정을 선포했다. 공소를 제기한 검사 하석진이 사건을 진술했다. "지난 3일 검찰에 접수된 익명의 제보자가 은하 그룹 소이연 씨의 뇌물 16억, 탈세 100억 등 뇌물 공여와 탈세를 제보하였습니다. 익명의 제보자는 뇌물 공여 내역, 뇌물 공여자와 뇌물 수여자의 식사 사진 그리고 은하 그룹의 세무신고 내역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에 검찰은 11월 4일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소이연 씨를 소환 조사했으며 범죄 사실이 명확해 같은 날 오후 행정 부서에 넘겨 구금했고, 이에 따라 검찰은 기소했습니다.” 판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기소가 성립됩니다. 검찰 측은 피고인의 범죄 증명서를 재판석에 넘겨주십시오.” "네." 하석진이 담당 직원에게 공손히 건넸다. 직원이 서류를 재판석으로 건네주었다. 하석진은 판사를 향해 말했다."재판장님, 익명의 제보자 유상구 씨의 증인 출석을 허락해 주십시오.” "허락합니다.”유상구가 증인석에 섰다. 법정에 출두하기 전에 아무도 그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그는 철저히 숨어서 소이연이 그를 조사할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어 소이연의 재무 담당자 장민혜를 증인석에 세웠다. "소이연 씨가 이 계좌에 10억을 계속 보내라고 했습니까?" 하석진이 물었다. "네." 장민혜는 소이연을 쳐다보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재무 신고서도 소이연이 당신에게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까?” "네." "당신이 한 증언이 모두 사실인가요?” "네, 사실입니다." 장민혜이 확고한 말투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녀의 대답을 들은 하석진은 재판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재판장님, 검사 측 심문은 여기까지입니다.” "검사는 제자리로 돌아가도 좋습니다.” "네." 재판관은 하지수에게 말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 공소에 대해 진술하세요.” 하지수는 고개를 들어 판사를 힐끗 보았다. 그녀는 방금 검사가 심문할 때 줄곧 고개를 숙이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료를 보고 있었다. 검사 측이 제시한 증거와 증인 진술에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무관심한 듯하여 참석한 사람들이 보기에 이미 포기한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판사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자료에서 눈을 떼었다. 안경을 쓰고 검은색 슬림한 정장을 입는 하지수는 지성 넘치는 변호사처럼 보였다. 그녀는 재판 석 앞으로 나가 말했다. "제 의뢰인의 무죄를 주장합니다.” 그녀의 말에 장내가 시끌시끌해졌다. 맞아 죽어도 싼 일을 해 놓고도 뻔뻔스럽게 무죄를 주장하다니!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하지수를 다시 한번 보았다. 하지수는 사실 법정에서 변론하는 일을 많이 하지 않았고, 대부분이 송씨 가문의 분쟁을 해결해 왔기 때문에 변호사계에서는 유명하지 않았다. 변호사들은 소이연의 변호사가 하지수라는 말을 듣고 비웃으며 재판을 보러 오기도 했고, 변호사 사회 내부적으로 소이연의 사건을 이미 패소한 사건이라고 생각해다. 다른 변호사뿐 아니라 방청석에 앉아있던 사람들도 모두 킬킬거리며 웃고 있었다. 소나은 역시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다행히 법정에서는 녹화가 금지되어 있었지만, 법정 모독 현행범으로 잡
“첫 번째, 유상구는 세무서의 직원이며, 그가 은하 그룹의 세무 신고서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 국장의 개인 계좌를 조사할 수 있었을까요?”“두 번째, 장민혜는 제 의뢰인이 그녀의 계좌를 통해 유혁에게 송금을 했고, 증거 중에 제 의뢰인의 은행 카드에서 10억이 움직였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은행에서 갑자기 CCTV가 고장 나, 이 카드를 만든 날의 영상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세 번째, 장민혜는 제 의뢰인이 은하 그룹의 재무 보고서를 보고하도록 시켰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은하 그룹의 전자 서명은 비서가 처리하고 있고, 종이로 보관하고 있는 서류도 증거가 될 수 없습니다. 세상에는 많은 인재들이 있고, 서체를 모방하는 것은 흔한 일이니까요. 결론적으로, 저는 제 의뢰인이 무죄인 것을 변호할 이유가 있습니다!”하지수는 또박또박 조리 있게 세 가지 의문을 제시했고, 장내는 아수라장이 되었다.하도경은 참지 못하고 송문수에게 귓속말을 했다. “네 와이프 진짜 안 울면 다행이다. 울면 폭발이야!”송문수는 대꾸도 하지 않았고, 시선도 돌리지 않았다.법정에서 유상구는 급히 입을 열었다. “제가 부국장님의 통장 내역을 알고 있는 건, 부국장님께서 전에 저한테 대신 입금을 부탁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도 마음이 생겨서 잔액 조회를 해봤더니 그렇게 큰돈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하지수는 웃음을 터뜨렸다.눈에 띄게 풍자하는 말이었다.그녀가 말했다. “유혁은 분명 자신이 몇 억의 뇌물을 받은 걸 알고 있었을 텐데, 이 통장을 가지고 가서 입금을 하라고 했다고요? 이건 당신한테 내 계좌 좀 보세요. 저 뇌물 10억 받았어요. 빨리 경찰에 신고하세요! 하는 거랑 똑같아요.”말이 끝나자마자, 모든 사람들이 하지수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정숙하세요!” 재판장이 꾸짖었다.사람들은 그제야 조용해졌다.“당당한 부국장으로서, 이 자리에 올라 이렇게 높은 지위와 무거운 권력
갑자기 이 사건에 일말의 반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소나은의 낯빛도 뜻을 이룬 것 같던 얼굴에서 긴장한 얼굴로 바뀌었다.여전히 내색이 없던 심아윤은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을 구부려 주먹을 쥐고 있었다.소이연은 역시 그녀의 생각보다 훨씬 똑똑했다.그녀가 이 상황을 계획했을 때, 소이연이 현장에 없었다는 증거를 제출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재판장님, 제 의뢰인이 은행에 가지 않았다는 증거를 제출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하지수가 요청했다.“허가합니다.”하지수는 USB를 꺼내, 화면에 연결해 동영상을 재생하며 말했다.“이 카드가 개설된 지점은 성서 은행 지점이고, 개설 일시는 9월 15일 오전 10시입니다. 그리고 이 시각, 제 의뢰인은 은하 그룹에서 오전에는 계속 회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건 제 의뢰인의 당일 영상 기록이며, 시간 단축을 위해 4배속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진지한 얼굴로 영상을 보았다.영상이 재생되자, 소이연은 은행 카드가 그녀의 것이라는 혐의를 거의 벗었다.“이상입니다.” 하지수는 영상을 끄고 재판장에게 말했다. “저는 제 의뢰인이 죄를 뒤집어썼다고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반대합니다.” 하석진이 또 일어나 말했다.“은행 카드는 본인이 가지 않았어도, 은행원이 뇌물을 받고 뒷거래를 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소이연은 유혁에게도 뇌물을 준 사람인데, 은행원이라고 뇌물을 주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고로 이 영상은 이 카드가 소이연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하석진의 해명으로 소이연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하지수는 당황하지 않고 부정할 것을 예상한 듯 재판장에게 말했다. “제가 장민혜 씨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도 되겠습니까?”“허가합니다.”하지수는 장민혜를 마주 보며 물었다. “당신은 당신의 세무 신고서와 개인적으로 유혁에게 뇌물을 준 것도 제 의뢰인의 지시했다고 하셨습니까?”“네.”“그녀가 당신에게 어떤 혜택을 주며 불법적인 일을 지시했나요?
“아니에요, 아니에요...” 장민혜는 급히 고개를 저었다.“그럼 당신 계좌로 입금된 돈들은 다 어디에서 온 겁니까?” 하지수가 압박했다.“저, 저...” 장민혜는 설명하지 못했다.하지수는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몸을 돌려 재판장에게 말했다. “재판장님, 제 증인 1명을 더 출정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허가합니다.”60살은 되어 보이는 남자가 법정에 올랐다. 눈앞의 법정의 위엄에 놀라 불안해 보였다.더욱 불안해 보이는 건 장민혜였다. 남자를 본 그 순간, 낯빛이 새하얗게 질려 있었다.하지수는 남자에게 다가가 직설적으로 말했다. “여긴 법정이에요. 무서워하지 마시고, 진실한 대답만 하시면 돼요.”“네.” 남자가 급히 고개를 끄덕였다.“이름이 뭡니까?”“정의민입니다.”“무슨 일을 하십니까?”“모사가입니다.”“주로 어떤 걸 모사하십니까?”“오래된 그림, 명화 등입니다.” 정의민은 이어서 대답했다. “가끔 서체도 모사합니다.”“현장에서 보여주실 수 있으십니까?”정의민은 입을 꾹 다물었다.“재판장님, 저는 피고 측 변호사가 계속 시간을 끄는 것에 반대합니다.” 하석진이 또 일어섰다.“시간을 끄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건에 중요한 단서입니다.” 하지수가 확신했다.재판장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피고 측 변호사는 효율을 생각해 주십시오.”“네.” 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직원을 통해 소이연에게 종이와 펜을 주며 말했다. “서명해 주세요.”소이연은 자신의 이름을 써 내려갔다.서명한 뒤, 하지수는 정의민에게 주며 말했다. “현장에서 보여주실 수 있나요?”“네.”정의민은 펜을 들고 소이연의 이름을 써 내려갔다.두 개의 이름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모든 사람들이 놀랐다.장혜민은 옆에서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여기 계신 모두에게 정의민의 모사 능력을 보여드린 것으로 하겠습니다.”“반대합니다.” 하석진이 말했다. “정의민은 피고 측에서 고의로 가짜 증명을 하게끔, 사전에 연습하여 나온
“소이연 씨의 서명을 모사해 서류 한 무더기에 서명을 해달라고요.”“언제 일입니까?”“한 달 전쯤입니다.”“증거가 있습니까?”“네. 대화 기록이 있습니다.” 정의민은 휴대폰을 꺼냈다.하지수가 법정의 화면을 통해 정의민과 장혜민의 대화 내용을 띄웠다.대화 내용에는 정의민에게 서류에 대신 서명을 하고, 서명을 마친 서류의 사진과 송금 기록까지 아주 정확하게 쓰여 있었다.이건 의심의 여지도 없는 중대한 증거자료였다.현장은 뒤집어졌다.소나은은 얼굴이 새파래졌다.그녀는 장민혜가 이렇게 많은 증거를 남기고 올만큼 멍청한 줄 몰랐다.게다가 카톡 대화로 송금 기록과 서명한 서류의 사진까지 있다니!그녀가 모든 일은 증거를 남기지 않고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 번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 귓등으로 들었단 말인가?!심아윤은 몸이 더욱 굳었다.이 지경까지 왔으니, 소이연의 죄는 현실적으로 없는 셈이었다.그녀는 몰래 숨을 깊게 들이쉬고, 침착함을 유지했다.이때.법정의 하지수가 장민혜를 보며 엄숙하게 말했다. “이것으로 당신이 말한 지류 세무 신고서는 애초에 소이연 씨의 서명이 아니었습니다. 당신은 회사의 결재 프로세스를 너무 잘 알고 있었고, 제 의뢰인의 비서는 지류 서명으로만 시스템의 결재를 받을 수 있었으니, 당신은 이 구멍을 통해 제 의뢰인을 모함했습니다!”“저, 저 아니에요...” 장민혜는 놀라서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아니라면, 당신과 정의민의 대화 기록은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또 왜 당신의 계좌에 있는 돈들이 그렇게 많아졌는지 설명하지 못하십니까!” 하지수는 강한 기세로 몰아붙였다.장민혜는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소나은이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았고, 이 소송에서는 죽어도 소이연이 지시했다고만 하면 된다고 했다. 일이 잘 마무리되면 소나은이 돈을 준다고 했었다.“재판장님.” 하지수가 고개를 돌렸다. “이상 피고 측에서 제공한 심증과 물증을 통해, 제 의뢰인은 함정에 빠져 모함을 당
송문수는 깍지를 끼고 있는 두 손을 바라보았다.심장은 더욱 빨리 뛰고 따뜻함은 배가 되고 있었다.그녀의 마음에 화답이라도 하듯 송문수 역시 더욱 세게 손을 잡았다.하지수의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고 두 사람은 손을 꼭 잡은 채로, 로비로 들어갔다.그곳에는 문수의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셨다.문수의 형, 송승우도 앉아 있었다.둘이 손을 잡고 들어오는 모습을 본 승우의 눈에는 분노가 차올랐다.지금 도발하는 건가? 송문수와 하지수가 일부러 도발을?송문수의 부모님 역시 그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알아채고 흐뭇하게 웃고 계셨다.이 얼마나 바라왔던 일인가.문수의 어머님은 두 사람을 반갑게 맞아주시며 말씀하셨다.“얼른 들어와, 지금 바로 저녁 준비하라고 할게.”“네, 엄마.”송문수는 하지수의 손을 꼭 잡은 채로 어머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수도 그런 문수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그녀는 누군가와 손을 잡는 게 이렇게도 설레는 일인지 처음 깨달은 듯싶었다.그들은 테이블에 둘러앉아 저녁을 먹기 시작했다.송문수와 하지수는 나란히 앉아 밥을 먹을 때에도 서로 눈길을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부모님은 흐뭇하기 그지없었다.유독 송승우만 얼굴이 굳은 채로 한 술도 먹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너무 고생 많았어. 오늘은 특별히 너희가 좋아하는 반찬들을 준비했으니까 많이 먹어.”송문수 어머님은 반찬을 덜어주며 따뜻하게 말을 건넸다.송문수 아버님도 문수의 업무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질문도 하시곤 하셨지만, 문수를 지지해 주시는 마음은 느낄 수 있었다.저녁 식사는 시끌시끌하였다. 송승우만 빼고 말이다.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 아무도 그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 혼자만 쓸쓸한 저녁 식사였다.식사가 끝난 후, 수다는 계속되었다. “곧 너의 아버님 환갑인데 난 시끌벅적 크게 보내고 싶은데 어때?”“좋아.” 송문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원하는 대로 해. 엄마랑 아빠가 기분 좋은 게 최고
업무를 마친 송문수가 고개를 들자, 하지수가 그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문수는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지수?”지수는 화들짝 놀라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송문수를 바라보다가 넋이 나간 것이었다.전에는 문수가 멋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멋져 보였다.선명한 옆선, 뚜렷한 이목구비…문수의 얼굴에는 남성미가 흘러넘쳤다.눈에 콩깍지가 씌었나?지수는 마치 첫사랑을 만나기라도 한 듯 심쿵하고 말았다.그녀는 작심이라도 하듯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더 이상 문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싶지 않았다.그러고는 용기를 내어 돌아서서 송문수와 눈을 마주쳤다.송문수 역시 지수가, 그녀의 눈빛이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지고 있었다. 서로의 눈길이 오가는 순간, 송문수는 자신이 그녀를 원하고 있음을 느꼈고 그녀를 꽉 끌어안고 싶었다.사무실 분위기는 어느새 조금씩 달아오르고 있었다.그때, 송문수의 전화벨이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두 사람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타오르던 분위기가 천둥번개를 맞은 것처럼 부서지고 말았다.하지수는 고개를 숙이고 책상 위의 물건들을 정리하며 한편으론 자신의 일렁이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다.송문수는 숨을 한번 크게 들이쉬고는 전화를 받았다.“엄마.”“아직도 퇴근 안 했어?” 전화기 너머로 문수 어머님의 따뜻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금 퇴근하려고.”“기다리고 있을게.”“알겠어.”송문수는 통화를 마치고 하지수한테 말했다.“엄마가 빨리 오라고 하시네.”“그래.”하지수는 가방을 챙기고 송문수랑 같이 퇴근했다.차에 탄 두 사람은 서로 어색해하고 있었다.평소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업무를 논의하던 두 사람이 오늘은 서로의 눈은커녕 얼굴을 마주보기조차 부끄러운 상황이 되었다.하지수는 창밖을 바라보며 마음을 진정하려고 애썼다.송문수도 역시 창밖을 내다보았다.그의 심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빨리 뛰기 시작했다.수도 없이 많은 여자를 만나봤던 그가 하지수한테 빠지다니!그녀 앞에만 서면 심장이 고장 날 것만
허영지는 송문수의 사무실에 들어가서 말했다.“문수, 지수, 수고했어.”송문수와 하지수는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둘이 너무 일에 몰두한 나머지 허영지가 말하지 않았으면 사무실에 들어온 것조차 몰랐다.“엄마, 어떤 일로 오셨어요?”송문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네 아버지가 기어코 오겠다고 해서 같이 왔지.”“아버지도 오셨어요?”송문수의 미간이 찌푸려졌다.“기어코 오겠다고 해서 말리지도 못했어. 근데 두 시간 후에 네 아버지를 데리고 갈 거야.”허영지는 웃으면서 말했다.“아버님은 많이 좋아지셨어요?”하지수는 다정하게 물었다.“의사 선생님은 큰 문제가 없다고 하셨어. 하지만 다시 그럴까 봐 걱정돼.”“맞아요. 아버님은 확실히 주의하셔야 해요.”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하고 나서 물었다.“어머님, 뭐 좀 드시겠어요? 비서보고 준비하라고 할게요.”“됐어. 그냥 너희 얼굴을 잠깐 보러 온 거야. 일하는 걸 방해하지 않을게.”허영지가 상냥하게 말하고선 떠나려고 하자 하지수는 일어서서 배웅하려고 하였다.그러나 허영지는 나오지 말라고 했다.“나 신경 쓰지 말고 일이나 해. 난 여기저기 구경하고 있을게. 참, 저녁에 집에 와서 먹어. 이제 곧 아버지 60세 생신이잖아. 얼마 전에 또 죽다가 살아났으니 축하할 겸 나쁜 기운도 제거하려고.”“알겠어요.”송문수가 대답하자 하지수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오늘 문수 씨에게 일찍 퇴근하라고 할게요.”“내가 오씨 아줌마에게 반찬을 몇 개 더 준비하라고 할 테니 잊지 말고 와.”“네.”허영지는 기쁜 심정으로 떠났다. 얼마 전에 정말 너무 지쳤다.송기명의 일, 회사의 일, 송문수와 송승우의 일, 허영지는 하마터면 우울증에 걸릴 뻔했다. 지금 모두 순조롭게 풀려서 다행이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서 다시 송문수와 하지수를 바라보았다.두 사람도 이제 아이를 가질 때가 되겠지?이것은 지금 그녀의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다섯 시 반.하지수는 송문수에게 퇴근하자고 하였다. 요새는 매일
“회사 일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넌 신경 쓸 필요 없다.”송기명가 담담한 표정으로 한 말에는 송승우가 괜한 말을 했다는 뉘앙스가 들어 있다.송승우도 알아들었다.송문수가 회사를 이끌고 어려운 고비를 넘긴 후부터 모든 사람이 그를 다시 보게 된 건가? 그가 보기에 송문수는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아서 운 좋게 성공한 것이었다.그는 늘 송문수를 얕잡아 보았다.“그럼 먼저 가볼게요.”송승우는 자기의 물건을 간단히 정리하고 나서 말했다.“그래.”송승우가 사무실에서 나오기 전에 문 앞에 잠시 멈춰서 말했다.“저는 장안시에 출장하러 왔어요. 여기에 며칠 머물다가 월요일에 서울로 돌아갈 거예요.”“알었어. 뭐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주머니에게 말해.”아주머니는 집에서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오씨 아주머니였다.송승우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예전에 그가 돌아올 때마다 집에서는 늘 열정적으로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주었고 아버지는 출근하지도 않고 그와 함께 있어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렇게 쌀쌀한 태도로 대하다니!송문수가 잘하고 있으니까 자기는 소용없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송승우는 굳은 얼굴로 떠났다.허영지는 송승우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들의 마음이 편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원래 좋은 말을 하고 싶지만 왠지 모르게 말하지 않았다.허영지는 송기명에게 다가가서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문수의 능력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어서 대견스럽지만 그렇다고 해서 승우에게 차갑게 대하면 안 돼요. 예전에 우리가 문수에게 불공정하게 대했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지금은 문수 때문에 승우에게 불공정하게 대하고 싶지 않아요. 두 아이를 평등하게 대해야죠.”송기명은 대꾸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여전히 불쾌했다.어쨌든 자기는 아직 은퇴도 안 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늙지 않았는데 송승우가 어찌 자기 사무실에 있는 의자에 앉을 수 있겠는가?그는 그동안 자기가 송승우에 대한 사랑과 칭찬이 너무 지나쳐서 그를 자고자대하게 만들었고 기본적인 예의와 공손함도 잊
송승우가 막 재무제표를 보려고 할 때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인기척을 들었다.그는 고개도 들지 않고 강력한 어조로 말했다.“꺼져! 들어오기 전에 노크할 줄도 몰라?”문 앞에 선 송기명과 허영지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그들은 줄곧 송승우를 그들의 자랑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들 앞에서 예의 바르고 말을 잘 듣는 아들이 갑자기 이런 말투로 말하는 것을 보자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다.송기명이 회사에 있을 때도 아무 이유 없이 직원을 욕하지 않았다.송승우는 문 앞에 있는 사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느끼자 계속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말귀를 못 알아...”그가 말하면서 고개를 들어 보니 송기명과 허영지가 문 앞에 서 있었고 뒤에는 송기명의 비서가 보였다.송승우의 안색이 굳어졌고 눈빛에 당황스러운 기색이 스쳤다.그는 원래 화나 있었다. 회사의 재정이 갈수록 좋아졌고 송문수가 회사를 점점 잘 이끌고 있는 것을 보자 마음속에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이 생겼다. 그래서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버럭 화를 낸 것이었다.“왜 여기에 있어?”송기명은 들어오면서 송승우에게 물었다.송승우는 그제야 자기가 아버지의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을 알아챘다.그는 아버지가 갑자기 회사에 오는 이유를 몰랐다.며칠 전에 그가 특별히 전화해서 물어봤을 때 어머니는 아버지를 집에서 좀 더 쉬게 하고 빨리 회사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였다.“회사에 제가 필요하는지 보러 왔어요. 문수가 혼자 회사에 있어서 걱정돼서요.”송승우는 다급히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래?”송승우에 대한 송기명의 태도는 차가웠다.그는 자기의 사무실 의자를 향해 다가갔다.송승우는 급히 자리를 비켜주었고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아무리 친부자 간이라도 권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남이 자기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이것은 자기 권위에 대한 도전이었다.사실 송승우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송기영은 자기의 의자를 힐끔 쳐다보고는 앉지 않았다.분명 꺼려서 앉지
“왜 이렇게 하는 거지? 쓸데없는 짓이 아닌가? 사든지 말든지 그들이 결정하라고 하면 우리의 매출에 도움이 안 되잖아!”송승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송문수에게 물었다.“제가 다시 한번 말할게요. 저는 판매량을 높이려는 목적이 아니고 직원의 피를 빨아먹으려는 것도 아닙니다. 반대로 이것은 일종의 직원 복지이고 보상입니다.”송문수는 정중한 표정으로 설명하였다.“그동안 회사에 변고가 생겼는데 직원들은 우리와 함께 어려운 고비를 넘겼어요. 이때 우리가 직원에게 복지를 주면 직원들의 열정을 자극할 수 있죠.”“그럼 직접 직원들에게 현금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이에 송승우는 비아냥거렸다.“직원에게 너무 큰 기대를 주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이런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가 또 다른 문제가 생길 때 그들은 회사에서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할 것을 기대하게 됩니다. 우리가 이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직원은 부정적인 정서가 나타나게 되죠. 반대로 우리가 적당한 보상을 주고 그들이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지 않게 할 수도 있으면서 혜택을 받았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송문수의 말이 끝나자 한 이사가 바로 입장을 밝혔다.“찬성합니다.”기타 이사도 연달아 맞장구를 쳤다.“나도 찬성하오.”“문수야, 어린 나이에 인심을 잘 아는구나. 참으로 대단한 친구야.”“송 회장도 드디어 후계자가 생겼네. 전에 우리가 괜한 걱정을 한 거였어.”“다음에 송 회장에게 축하 인사라도 해야겠어. 이런 아들을 둬서 정말 복을 받았다고.”송문서처럼 뻔뻔한 사람도 지나친 칭찬에 민망했다. 옆에 있는 송승우는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이사들이 송문수에게 아첨하는 모습을 보자 송승우는 울화가 치밀어 올라왔다.언제부터 송문수가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을 받게 되었고 자기는 들러리가 되었지?회의가 끝난 후 각 부문은 신에너지 자동차의 홍보 마케팅을 합리적으로 분업해서 진행하기 시작했다.보름 후, 신에너지 자동차가 다시 출시되었다.출시
지금 송문수는 짧은 시간 내에 세계 최첨단 기술의 총 책임자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하였다.이 소식이 전해지면 송씨 그룹의 매출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주식도 많이 오를 것이다.파산 직전에 있었던 송씨 그룹이 갑자기 몇 단계 업그레이드될 줄은 누가 알겠는가?이 모든 것은 송문수 덕분이었다.송승우는 믿기지 않아서 확실하게 조사했었다.송씨 그룹의 자금이 부족할 때 송문수가 개인 명의로 육현경을 찾아 돈을 빌려서 부족한 자금을 메웠다.지금 크레지의 기술 투자도 송문수가 하지수를 데리고 외국에 가서 받아온 것이고 회사에서 누구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송승우는 말로 할 수 없는 착잡한 생각이 들었다.회사를 지킬 수 있어서 송승우도 매우 기뻤다. 어쨌든 아버지는 회사의 일 때문에 중환자실에 들어갔으니 아버지가 무사하기를 바랐다.그러나 회사를 지킨 사람이 송문수라는 사실이...어렸을 때부터 송문수가 자신에게 뒤떨어진 사실에 익숙했는데 갑자기 잘나가니까 왠지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송승우는 이를 악물고 자신의 속마음을 숨겼다....송문수는 크레지와 계약을 체결한 후 기술에 대한 검토와 연개발을 진행하기 시작했다.물론 이것은 전문가가 해야 할 일들이다. 송문수는 모든 연구개발 플랫폼을 제공하였고 지원 작업도 완료했다. 이제부터 앉아서 결과를 기다리면 된다.지금 급선무는 신에너지 자동차를 생산한 후의 판매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모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마지막에 뜻대로 될 수 있는지 모르기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송문수에게 있어서 신에너지 자동차가 다시 출시되고 예상 매출액을 실현하며 자금이 되돌아온다면 송씨 그룹의 모든 위기가 해결된 것이다. 그는 이사회 회의실에 앉아서 이사들과 판매 방안을 논의하였다.회의실 현장의 분위기가 매우 뜨거웠다.지금 회사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어서 이사들도 의욕이 불타올랐다.송승우가 제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면 송문수보다 나이가 한참 많은 이사들이 송문수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송문수의 지시를 순순히
“늦었으니까 일찍 쉬자. 회사가 힘든 고비를 빨리 넘겼으면 좋겠어.”하지수는 송문수를 보면서 말했다.“그래.”송문수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럼 내 방으로 갈게.”“알겠어.”“잘 자.”“잘 자.” 하지수는 일어나서 가기 전에 뭐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갑자기 허리를 굽혀 송문수의 머리를 안고 그의 이마에 뽀뽀하였다.송문수의 심장이 멈춘 것 같았다. 곧바로 폭풍우가 휘몰아친 것처럼 심장의 박동을 제어할 수 없었다.그는 손가락이 꼼지락거리면서 하지수를 끌어안으려고 하였다.그러나 하지수는 이미 그의 곁을 떠나서 손가락은 그녀의 옷을 스쳐 지났다.그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고 그는 1초간 멈칫하다가 포기하였다.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까 봐 두려웠다.그리고 지금 시간이 너무 늦었고 하지수의 피곤함을 느낄 수 있었다.이 기간이 지나고 며칠 지나서...그와 하지수는 아직 많은 시간이 있으니까 조급할 필요가 없었다.송문수는 하지수가 그의 방을 나가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심장은 여전히 제어되지 않고 벌렁벌렁 뛰고 있었다.그는 미래를 기대하기 시작했다.예전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곧 현실로 다가올 것 같았다.송문수는 하늘이 드디어 그를 돌보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하늘이 그와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며칠 후.크레지는 그의 팀을 거느리고 송씨 그룹에 왔다. 송문수를 비롯한 임원들은 최고의 대우로 맞이하였다.송문수는 송씨 그룹에서 여러 번 수정한 가장 완벽한 제안서를 크레지에게 보여주었고 크레지는 매우 만족스러워했다.그러고는 크레지를 데리고 신에너지 자동차를 참관하였고 그들이 연구개발한 기술을 소개했다.그날 크레지는 바로 송씨 그룹과 합작해서 기술 투자를 해주기로 결정했다.다시 말하면, 세계 최정상 신에너지 자동차 연구개발 부서의 최고 등급의 총책임자가 곧 송씨 그룹의 신에너지 자동차의 연구개발에 참여한다는 것이다.이러면 송씨 그룹의 신에너지 자동차는 대중의 인정을
사실 송문수도 내성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하지수의 앞에서 늘 냉담한 표정을 지었다.송문수의 말에 하지수는 한숨을 내쉬었다.“왜 모두 날 못 믿는 거지?”송승우가 그녀를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송문수도 그녀를 믿지 않았다. 자신의 말이 이렇게 신뢰성이 없단 말인가?“그냥 송승우는 나보다 훨씬 나은데 당신이 날 선택하는 것이 이해가 안 돼서 그래.”송문수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지만 심장이 벌렁벌렁 뛰었다. 그는 너무 긴장해서 숨이 막힐 정도였다.“승우 오빠가 문수 씨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하지수는 망설이지 않고 말하였다.“응?”하지수의 말에 송문수는 눈썹을 치켜세웠고 자기의 귀를 의심하였다.송승우는 자기보다 능력이 뛰어나고 더 똑똑한 것은 모두에게 알려진 사실이었다.반대로 자신은 그냥 못난 놈이었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무능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승우 오빠가 문수 씨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 점점 그런 생각이 들어.”하지수는 다시 한번 말하였다.“근데 너 어렸을 때부터 형만 좋아했잖아? 몇 년 동안 좋아했지?”“지금 생각하면 그건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의지해서 그런 것 같아.”하지수는 송문수에게 약을 발라주면서 말하였다.“어렸을 때 승우 오빠가 성숙하고 듬직하고 성격도 좋다고 생각했어. 당신처럼 걸핏하면 나를 괴롭히지는 않았으니까. 그리고 난 부모님이 돌아가셨고 또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안전감을 줄 수 있는 듬직한 사람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아.”하지수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그때 승우 오빠는 나를 지켜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 하지만 난 정말 승우 오빠와의 감정을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없었어. 승우 오빠에 대한 의지를 사랑으로 착각했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하면 아니야.”하지수는 연고를 내려놓고 송문수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지금은 승우 오빠가 날 결혼식장에 버려두고 간 것을 조금도 원망하지 않아. 그리고 승우 오빠와 다시 잘되고 싶은 생각이 없고 심지어 나와 더 멀리 떨어졌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