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62화

작가: 나설희
하지만 임아영이 소이연을 납치했다면 왜 그녀를 왜 죽이지 않았단 말인가.

임아영의 성격으로 보아 그녀에게 살아갈 기회 쫓아 주지 않을 것일 뻔했다.

아니면 임아영은 그녀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겠다는 것인가.

"이연 씨 무서워하지 말아요."

심문헌이 그녀를 불렀다.

"죽어도 우리 함께 죽어요."

...

이게 무슨 위로인가.

소이연은 다시 몸을 꿈틀거렸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조금도 움직여지지 않았다.

"문헌 씨, 몸을 움직이려 했는데 안 돼요."

심문한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나도 움직일 수 없어요."

"우리가 납치당한 건가요? 임아영밖에 생각나지 않아요."

소이연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저도요, 저도 임아영이 생각났어요. 그 사람이 당신과 육현경 사이를 받아들이지 못했잖아요. 그래서 이런 방법을 쓴 거죠?"

"하지만 만약 그 사람이었다면 우리는 지금 이미 죽었어야 해요. 그래서 나도 의심스러워요. 그래서 나도 임아영이 나를 죽이기 전에 고통을 주려고 하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워요."

"그건 너무 심리 변태 아닌가요?"

"그럴지도 모르죠."

"그럼 우리 빨리 도망갈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해요."

심문헌이 이를 악물었다.

"어떻게 도망가요? 지금 우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제기랄."

심문헌이이 참지 못하고 욕설을 내뱉었다.

"이미 납치당한 거라면 밖에 우리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소리를 내서 그 사람이 들어오게 만들어야 해요."

소이연이 말했다.

"그래요."

심문헌이 갑자기 소리 질렀다.

"여기요, 여기요. 여기 사람이 죽어 가고 있어요!"

...

그는 도대체 어떻게 정치계에 입문했단 말인가.

하지만 그의 소리는 효과가 꽤 좋았다.

대문에서 자그마한 불빛과 함께 덩치 큰 남자가 들어왔다.

어둠 속에서 그의 얼굴은 볼 수 없었다.

그 남자는 결코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무슨 일이야?"

남자가 큰 소리로 물었다.

"화장실 가고 싶어요."

"너 미쳤어?"

남자가 욕설을 퍼부었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63화

    "당신이 그렇게 말하니까 나도 조금 이상하네요."심문헌도 동의했다. "임아영이라는 여자 좋은 사람 같지 않아 보여요. 그 사람 짓이라면 우리를 진작이 죽였을 거예요." "그럼 또 누가 있는 거죠? 그 사람이 아니면 다른 사람과는 원한이 없어요." 소이연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소씨 가문 사람일 가능성이 없어요?" 신문헌이 물음에 소이연은 멍해졌다. 오랜 기간 소씨 가문과 연락이 없었다. 그녀에게 소씨 가문은 악질이였기에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 그들은 항상 그녀의 눈치를 보며 행동을 해야 했다. 아니면 지금 그녀는 그들이 모든 것을 빼앗아 갈 수 있었다. 잠시 후 소이연은 꽤 단호하게 말했다. "그럴 리 없어요. 그들은 그럴 동기가 없어요. 소씨 가문 사람들은 내가 잘 알아요. 내가 없다면 그들은 장안에서 먹고 살 수 없어요. 그래서 그들은 돈줄인 나를 해하려고 하지 못할 거에요." "그래요." 심문헌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무조건 소이연을 믿었다. "그럼 또 누가 있죠? 아니면 나의 원수 일가요?" 소이연도 지금 확실하게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 "누구이던 간에 우리를 납치한 목적이 뭘까요?"소이연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근데 내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우리를 해칠 생각은 없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않았잖아요. 잠깐만요..." 심문헌이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를 평생 가두는 게 목적일 리는 없잖아요.""그렇죠."누군가에 의해 의도를 알 수 없는 납치를 당했지만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납치를 한 사람도 보지 못했고 몸을 움직일 수도 없으니 말이다. 그들에게 기다림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다. ... 서울. 늦은 야밤. 컴컴한 골목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사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납치했습니다."한 남성이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그래."그리고 또 다른 남성의 대답이 들려왔다. "내일 실시하는 겁니까?"남성이 물었다. "계획대로라면." 또 다른 남성이 대답했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64화

    이건 결혼하지 않은 것과 별다를 게 없었다. "당신의 몸이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잖아요." "지금 나에게 일부러 복수하는 거 맞죠? 내가 당신과 함께하자고 강요했으니 당신은 이런 식으로 나온다는 거죠?" 임아영이 울음을 터뜨렸다. "아니에요." 육현경은 차갑게 말했다. 그는 임아영에게 아무런 감정의 변화도 없었다. 그는 항상 무반응이었다. 임아영은 이런 루카스가 무서웠다. 싸움을 한 뒤 루카스가 그녀에게 화를 내길 원했다. 그러면 적어도 지금 루카스의 마음이 어떤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그의 태도는 루카스가 그녀를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여기는 듯 보였다. 임아영은 정말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를 위해 목숨을 바친 건 결코 그와 이런 삶을 살기 위한 건 아니었다. "루카스, 나 오늘 당신이랑 같이 잘 거에요." 임아영은 분노를 삼키며 또박또박 말했다. "의사가 말했잖아요. 아직 안 된다고." "되든 말든 상관없어요. 내가 원하면 지금 할 거예요." 말을 끝내고 임아영은 육현경의 품으로 달려갔다. 그러자 육현경은 몸을 살짝 돌려 그녀를 거부했다. 임마영은 그런 그를 상처 받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내가 그렇게 싫어요?" "나는 단지 쓸데없는 문제를 만들기 싫은 거예요. 만약 우리가 함께 자서 당신에게 어떤 일이라도 생긴다면, 나는 당신 할머니에게 드릴 말씀이 없어요.""그만해요, 루카스. 그런 거 있나요? 입에 발린 말 그만하라고요.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으니까."임아영은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 루카스가 그녀에 대한 냉담함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임아영의 말에 육현경은 갑자기 침묵을 지켰다. 육현경의 모습에 그녀는 비웃음을 날렸다. "내가 정곡을 찔렀나 봐요?" "네, 맞아요." 육현경이 갑자기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임아영의 얼굴은 눈에 띄게 굳어졌다. "네, 내 마음을 그렇게 잘 아는데 왜 나한테 강요하는 거예요?" "소이연은 이미 심문헌이랑 함께하고 있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65화

    임아영은 전화를 끊고 자신의 침실로 돌아왔다. 오늘 밤 꼭 소이연이 죽었다는 소식을 기다리고야 말 것이다. 그래야 잠에 들 수 있을 것이다. 밤이 점점 깊어지던 그때 전화가 갑자기 울렸다. 임아영은 급히 전화를 받으며 물었다."죽었어?"그녀의 눈빛은 독기로 가득했다. "아가씨, 소이연을 못 찾았습니다." 수화기 너머 대답이 들려왔다. "뭐라고?" 임아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 장안시에 있다고 알려줬잖아. 장안시 별장 위치를 너한테 줬는데도 찾지 못했다고?" "없습니다. 지금 사람을 붙여 별장에 진입했는데 소이연을 찾지 못했습니다." "심문헌과 같이 있는 게 아닐까?" "심문헌도 사라졌습니다. 낙성 쪽 사람한테도 연락해 봤는데 심문헌은 돌아가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사라질 수 있어?" 임아영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다시 찾아보겠습니다." "찾은 후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당장 죽여." "네." 임아영은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바닥에 내던졌다. '내가 손을 쓸 걸 미리 알고 있었단 말이지? 그래서 자취를 감춘 거야.' 임아영이 차갑게 웃었다. 그녀의 눈빛은 잔인함으로 가득했다. '니가 숨으면 내가 못 찾을 줄 알고?' 임아영은 자신이 죽이고 싶은 사람은 지구 끝까지라도 찾아내는 성격이었다. ... 이튿날. 소이연은 천천히 눈을 떴다. 아침이었기에 커튼 뒤로 자그마한 불빛이 들어와 방 안의 상황을 얼핏 볼 수 있었다. "깼어요?"그녀의 기척에 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깜짝 놀란 소이연이 고개를 돌렸다. 빛을 등진 어두운 방 안에서 남성의 얼굴을 도저히 알아챌 수 없었다. 똑똑히 볼 필요도 없었다. 아마도 낯선 사람일 것이다. "왜 우리를 납치한 거죠?" 소이연이 큰 소리로 물었다. 그 소리에 심문헌도 잠에서 깼다. 그도 경계스러운 얼굴로 방 안의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행여라도 그가 그가 소이연에게 무슨 짓을 할까 봐 잔뜩 긴장한 기색이었다."우리는 돈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66화

    "그럼 먹지 않아도 돼요." 남자의 쌀쌀맞은 태도에 소이연은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가 도망갈까 봐 무서운 것인가. 이렇게 어둡고 낯선 곳에서 도망갈 방법이 없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지. 이 사람은 아마 그녀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먹어요." "안 먹어요." "먹을래요? 안 먹을래요?" 남자가 짜증 섞인 말투로 물었다. "먹어요, 먹을 거예요." 심문헌이 옆에서 급히 입을 열었다. 그는 소이연이 배가 고플까 봐 걱정되었다. 소이연도 더 이상 거절하지 않았다. "부탁드립니다." 남성은 잠깐 머뭇거렸다. 소이연이 이렇게 예의를 차릴 줄 몰랐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직업을 가진 남성은 쉽사리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숟가락을 집어 소이연의 입에 넣어 주었다. 온도는 딱 맞았다. 고기 맛도, 밥맛도 괜찮았다. 그리고 계란찜도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입맛이었다. 김치도 새콤달콤 많이 맛있었다. 서희연은 천천히 음식을 씹었다. 우락부락한 남성은 성격이 좋아 보이지 않았지만 조금도 재촉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 그릇을 뚝딱 먹었다. "더 먹을래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남성은 그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심문헌에게 다가갔다. 신문헌도 아무런 반항하지 않고 우걱우걱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다 먹은 후 방문은 다시 굳게 닫혔다. "도대체 누가 우리를 납치한 거죠? 이게 납치를 당한 대우예요?" 심문헌은 아직도 짜증이 났다. 소이연은 도리어 옆에서 꽤 차분했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내가 아주 대담한 추측을 해볼게요. 누군지 생각났어요." 심문헌이 놀라서 물었다. 소이연은 참 똑똑했다. 그건 일반적인 똑똑함이 아니었다. "우리가 납치 당한 일이 이상하지 않아요? 임아영은 최대 혐의자예요. 하지만 만약 임아영이 우리를 납치했다면 우리는 아마 진작에 죽었겠죠. 죽지 않았다 해도 어떤 곳에 소리 소문 없이 버려졌을 거예요. 이렇게 우리에게 아침을 먹여주진 않을 거란 말이죠. 게다가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67화

    신문헌은 그 자리에서 한참이나 멍해 있다가 천천히 말했다. "천우진 말 좀 들으면 안 돼요?" 소이연은 조금 놀랐다. "당신 언제부터 천우진 편이었어요?" 심문헌은 머뭇거리다가 다시 물었다. "내가요?" "지금 그러고 있잖아요." "나는 그냥 천우진의 생각도 맞는 것 같아서요. 위험한데 왜 피하지 않는 거예요?" "내가 위험한 게 무서우면 당신들도 위험한 거 무섭잖아요." 소이연은 어이가 없었다. "뭐 어때요? 그냥 함께 맞서는 거죠." "천우진 씨는 어쩌면 혼자 맞설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죠." "그렇게 생각했으면 우리를 납치하지도 않았겠죠?" 심문헌은 말문이 막혔다가 다시 의혹스럽게 물었다. "어쩌면 천우진 씨가 우리를 납치한 게 아닐지도 모르잖아요. 당신이 말을 잘 듣지 않으면 못 나오게 막으면 되지. 이런 방식을 쓸 필요는 없잖아요." "이유는 간단해요. 천우진이 내가 화나는 걸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죠. 만약 나를 못 나오게 막는다면 나는 천우진을 평생 원망했을 거예요. 그래서 이런 이런 방식을 선택한 거죠." "그래요." 심문헌은 더 이상 의심하지 않았다. 사실 그녀를 크게 의심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단지 소이연이 모험을 하는 걸 원하지 않았기에 일부러 물어본 것이었다. 그는 절대로 소이연을 설득할 수 없었다. 그녀는 너무 총명하고 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 지금부터 어떻게 도망갈지 생각해 봐요." 소이연은 진지하게 말했다. "진짜 그렇게 결심한 거예요?" "꼭 나가야겠어요. 진짜 무슨 일이 터질지도 몰라서..." "알았어요." 심문헌은 그녀의 생각 생각을 따랐다. 둘은 아무 말 없이 어떻게 나갈 수 있을지 깊게 생각했다. ... 서울. 임아영은 한시도 잠을 자지 못했다. 그녀는 핸드폰의 메시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아직 소이연을 찾지 못했다니. 소이연이 어떻게 갑자기 사라진 것인가. 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임아영은 자신의 이불을 젖혔다. 밖의 소리로 루카스가 일어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68화

    임아영이 조심스럽게 먹었다. "입맛에 맞아요?" 육현경이 갑자기 물었다. 임아영은 눈도 깜짝이지 않고 가 육현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다가 기쁘게 말했다. "맛있어요, 너무 맛있어요. 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그래요?" 육현경이 고개를 끄덕이며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임아영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루카스, 우리 다시 시작하는 거예요?" 임아영은 눈물이 글썽거렸다. "우리 해외 있었던 것처럼 그때로 돌아가는 거예요." 육현경은 아무런 말도 없었다. 임아영이 다시 그에게 속삭였다. "당신이 소이연과 함께했던 과거는 상관없어요. 사람이 한평생 살면서 정신적으로 외도가 있는 건 다 이해할 수 있어요. 나는 심지어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다 우리가 결혼하기 전에 발생한 일이잖아요. 결혼 이후야말로 우리 진짜 인생이에요. 예전의 일들은 다 잊고 우리 앞으로 잘 지내봐요." 육현경은 여전히 침묵을 지켰다. 임아영은 손을 뻗어 육현경의 손을 맞잡았다. 그는 그런 임아영을 빤히 쳐다보았다. 임아영이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가 다시 시작한다면 예전 일 아무것도 캐묻지 않을께요. 그리고 소이연도 놓아 줄게요." 진심이었다. 만약 루카스가 지금처럼만 임아영에게 대해준다면 그녀는 소이연을 죽이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항상 그에게 조건이 없었다. 임아영은 갑자기 숨이 가빠오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앞이 흐릿해졌고 루카스의 얼굴도 점점 보이지 않았다. 불길한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루카스, 당신 나를 죽이려는 거 건가요?" 임아영이 힘겹게 말했다. 그녀는 두려움에 부들부들거리며 눈앞의 남성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가 지금 이렇게까지 비굴해졌는데 그가 그녀를 죽이려 하다니. 육현경은 그녀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뼛속까지 차가웠다. 임아영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그의 앞에 쓰러졌다. 그랬다. 그는 임씨 가문과 싸우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임아영을 해친 것을 계기로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69화

    "네, 어르신."집사는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으며 급히 대답했다. 지금 신혼이었기에 다른 사람을 방에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건 이상할 게 없었다. 더구나 육현경의 모습은 너무나 태연했다. 아무런 이상함도 감지할 수 없었다.그는 임아영을 안고 방에 올라갔다. 전에 임씨 저택에 와본 적이 있어 CCTV 위치를 그는 이미 파악해 놓은 상태였다. 2층은 CCTV가 하나밖에 없었고 복도에 위치했다. 그 CCTV만 피하면 임씨 가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을 것이다. 육현경은 임아영을 안고 그녀가 전에 머물던 방에 놓아주고 베란다 문을 열었다. 그리고 베란다 문에서 내려와 밖에 매달려 밖으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베란다의 안전대를 붙잡고 다른 방으로 건너갔다. 그 방은 그가 가려고 하는 서재와 가장 가까운 방이었다. 그 방에서 나가면 CCTV가 없는 사각지대에 들어서게 된다. 육현경은 도착한 후 심호흡하며 방에서 나갔다.지금 막 천씨 가문의 집으로 향하던 임씨 남성이 전화를 받았다. "아영과 루카스가 집으로 갔다고?" "네, 아가씨가 매우 힘들어 보였어요.""루카스가 데리고 오셨는데 그들을 최대한 방해하지 말라고 하셨어요."집사가 에게 보고를 올렸다. 임아영의 아버지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임씨 할머니에게 물었다. "엄마, 루카스와 아영이가 집으로 갔다네요.""왜 우리에게 한마디 말도 없었지?"임씨 할머니의 눈빛이 예리하게 반짝였다. "전화 해 볼게요." 임아영의 아버지가 급히 말했다. "아직은 필요 없어. 아영이에게 경계를 할 필요는 없어. 중요. 루카스가 예전에 소이연과 관계가 있었고 아영과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한 거야. 걔가 복수할까 봐 두려워. 하지만 아직 우리 손아귀에 있으니 큰 문제가 될 건 없어. 집사더러 루카스를 잘 감시하라고 해. 이상 행동만 없으면 크게 신경 쓸 필요 없어." 임씨 할머니가 계속 말을 이었다. "아영이가 어떻게 어렵게 성사한 결혼인데, 아영을 봐서라도 루카스를 우리 사람으로 여겨야지.""네."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070화

    육현경은 서두르지 않고 냉정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의 이마는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기 시작했다. 서재의 면적은 너무나 컸고 그가 찾고자 하는 서류는 비밀문서였기에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10분이 흘렀다. 육현경은 아무런 소득이 없었다. 또 20분이 흘렀다. 그때도 유현경은 아무도 찾지 못했다. 30분 후.육현경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바닥으로 뚝뚝 흘렀다. 그때 천우진에게서 문자가 왔다. [빨리요. 임씨 사람들이 지금 돌아가려고 해요.] 육현경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서재에서 계속 찾았다. ...천시 가문 저택.임씨 할머니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찼다. "어려서부터 네가 자라는 모습을 나는 쭉 지켜봐 왔어. 너는 항상 성격이 진지했었지. 그런데 네가 어떻게 이런 장난을 할 수 있는 거냐." 임씨 가문이 드디어 천씨 어르신이 가짜라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고모할머니를 오늘 오시라고 한 건 진실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천우진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보려 했다. "저희는 항상 의심해 왔습니다. 할아버지 일은 누군가가 계획적으로 움직인 겁니다.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 그 사람을 찾아보려 애썼습니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습니다. 고모 할머니를 계속 속이고 싶지 않았기에 오늘 만나서 진실을 말씀드리려고 한 겁니다." "아무리 그렇다 한들 나는 네 할아버지 동생이다. 이렇게 큰 일을 어떻게 나한테 속일 수 있는 거냐." "죄송합니다. 확실히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천우진이 사과했다. "하지만 저희도 어쩔 수 없었습니다.""그럼 네 할아버지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거냐." 임씨 할머니가 화가 나서 물었다. "지금 제가 요양할 수 있는 안전한 곳으로 모셨습니다.""안전? 네 할아버지가 가까운 사람에 의해 죽임을 당할 뻔한 걸 알고 있는 데도 안전이란 말을 하는 것이냐. 게다가 아직 누구인지도 찾지 못했잖아."임씨 할머니가 그를 의심했다. 천우진은 임씨 할머니 앞에서 주눅 든 척했다. "아무런

최신 챕터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3화

    예수진의 문자를 본 소이연은 바로 그녀에게 따로 문자를 보냈다.[진정하고 일단 지수 씨가 뭐라고 하는지부터 봐요.][문수 씨가 꼭 서프라이즈 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우리도 도와야죠.][알겠어요, 조심할게요.][수진이 너도 알고 있었어?][내가 뭘 알겠어, 난 아무것도 모르지]갑자기 달라진 예수진의 태도에 하지수는 바로 되물었다.[그럼 아까 한 말은 무슨 뜻인데?][그냥 송문수가 갑자기 딴사람이 된 것 같단 소리지, 전엔 망나니 같던 놈이 이젠 일도 잘하잖아. 지원 씨가 문수 칭찬을 얼마나 많이 하는데. 그러면서 하도경한테 분발하라고 맨날 뭐라 한다니까.]장문의 문자를 보내 아까의 실수를 만회한 예수진 덕분에 하지수도 더 이상 그녀의 말을 의심하지는 않았다.물론 말 자체는 의심스러웠지만 하지수는 오랜 친구인 예수진이 자신을 속일 리 없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일이 아니라 사생활 말이야.][사생활도 많이 정리된 거 아니었어? 둘이 잘 지냈잖아.][내 착각일 수도 있지 뭐.][그건 또 무슨 말이야?]예수진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하지수가 이내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이연 언니가 귀국한 날 나 사실 문수 씨랑 관계 할 뻔했거든, 그런데 그날 하필 생리가 터진 거야.][그래서?][못하긴 했는데 그것 때문에 문수 씨가 엄청 아쉬워했었어. 하도 하고 싶어서 안달 난 사람처럼 굴어서 시한폭탄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니까.][그렇게까지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는데, 아무튼 계속해봐.][그런데 지금은 생리 끝난 지 며칠이나 됐는데 아무 말도 없는 거 있지? 내가 몇 번이나 슬쩍 말했는데 내 몸엔 손도 안 대더라.]이번에는 예수진이 답장하기도 전에 소이연이 먼저 문자를 보냈다.[혹시 문수 씨가 요즘 너무 바빠서 그런 건 아닐까요? 남자들은 상황에 따라 몸 상태도 다르잖아요. 너무 힘들면 못 할 수도 있죠.][나도 처음엔 그런 줄 알았죠, 요즘 일찍 나가고 늦게 들어오니까. 그런데 내가 오늘 문수 씨 보려고 회사 왔거든요? 회사에 있다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2화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하지수를 마주한 송문수는 바람피우다 걸린 남자처럼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그가 들어오기 전 하지수는 송문수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으니 한순간에 고치긴 힘들었을 거라고 애써 합리화를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지만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 그의 얼굴을 보자마자 심장이 또 요동치기 시작했다.사실 말은 안 해도 하지수는 그가 혹시라도 정말 중요한 일로 밖에 나간 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헛된 기대를 품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송문수의 표정이 꼭 나쁜 짓을 하다가 들킨 사람 같아서 하지수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붉기였지만 그녀는 빠르게 자신의 감정을 숨겼다.“너, 언제 왔어?”“좀 됐어.”마침내 정신을 차린 송문수의 질문에도 하지수는 고개를 떨군 채 서류를 정리하며 바쁜 척을 했다.“엄마랑 파티 준비하는 거 아니었어?”“준비 끝났어, 다음 주에 예정대로 파티할 거야.”“아.”“앞으로 매일 출근할 거야?”온 힘을 다해 태연한 척하고 있는데 저런 속 보이는 질문을 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키보드를 두드리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안 왔으면 좋겠어?”“아니.”본인도 말을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는지 송문수는 다급히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하지수가 오면 소이연, 예수진과 함께 하는 프러포즈 준비에 차질이 생길까 봐 한 질문이었지만 하지수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도 있었기에 송문수는 그만 입을 다물었고 하지수도 당황한 송문수를 한번 보더니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다시 업무에 집중했다.하지만 송문수의 생각을 떨칠 수 없었던 하지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하지수는 이제 더 이상 송문수를 믿을 수가 없었다.그가 정말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만 볼 수 있는지도 확신이 서지 않았고 그런 그를 자신이 계속 사랑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았다.그를 사랑하지 않았을 때는 다른 여자에게 눈길을 주는 남자 곁을 지키는 게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지만 사랑에 빠지고 난 지금에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1화

    이제 송문수도 정신을 차렸으니 하지수는 본인도 원래의 사무실로 돌아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송문수의 사무실이 워낙 커서 둘이 같이 쓴다 해도 문제 될 건 없었기에 그녀는 사무실을 옮기는 건 나중으로 미뤄두고 컴퓨터를 켜기 시작했다.하지수가 OA의 서류들을 훑어보려 할 때 송문수의 비서가 마침 안으로 들어왔는데 그는 하지수를 보자마자 놀란 기색을 비추며 인사를 건넸다.“하 대표님, 오셨어요?”“네, 그런데 어떻게 여기 있어요? 송 대표님이랑 같이 회의 참석한 거 아니었어요?”“회의라니요?”“지금 회의 중 아니에요?”“저희 오전 회의 없어요, 오후 3시에 첫 회의에요.”“그럼 송 대표는 어디 갔어요? 거래처랑 계약하러 간 거예요 아니면 현장 나간 거예요?”어디를 가든 대동하던 비서도 없이 혼자 나선 송문수에 하지수는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오늘 안 나오셨어요.”“아침에 연락 오셔서 개인적인 일 때문에 좀 늦는다고 저한테 오후 회의자료 준비하라고 하셨어요. 저는 그거 다 프린트해서 지금 대표님 책상에 올려두려고 들어오는 길이었고요.”제 손에 들린 서류들을 들어 보이며 말하는 비서에 하지수의 미간은 더욱더 찌푸려졌다.집안일은 다 허영지와 하지수가 책임지고 있는데 출근 시간까지 늦춰가며 처리해야 할 개인적인 일이 도대체 뭔지 하지수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알겠어요, 나가서 일 보세요.”“네.”서류를 송문수 책상 위에 올려둔 비서가 인사를 하며 나가자 서류를 보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버린 하지수는 곧바로 송문수에게 문자를 보내보았다.[문수 씨, 지금 어디야?][나 회사에 있지, 왜 그래?]보낸 지 1초 만에 온 답장이었지만 내용은 역시나 거짓말이었다.대체 무슨 일을 하길래 저를 속이는 건가 싶었던 하지수는 오락가락했던 지난날 송문수의 태도를 떠올렸다.생리가 온 그날만 해도 하지 못해서 안달 나 하던 사람이 생리가 끝났다는 데도 저를 피하는 게 안 그래도 이상했는데 하지수는 설마 송문수에게 이제 제가 필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50화

    아까는 앉아서도 잘만 자더니 제대로 누우니 오히려 잠이 오지 않아 송문수는 하지수를 기다리며 한참을 뒤척이고 있었다.그런데 한참이 지나도 보이지 않은 인영에 그는 문을 살짝 열고 문틈 사이로 거실 쪽을 내다보았다.그리고는 하지수가 아직도 거실에서 티비를 보는 걸 두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다시 침대로 돌아왔다.사실 송문수는 인내심이 없는 게 아니라 하지수가 그녀가 쓰던 방으로 들어가 버릴까 봐 그게 걱정돼서 확인한 것이었다.그 뒤로도 몇 번 더 훔쳐보던 송문수는 마침내 티비를 끄는 하지수에 깜짝 놀라 침대로 달려가 자는 척을 했다.한편 드디어 티비를 끈 하지수는 먼저 본인 방으로 가 세수를 마친 뒤에야 송문수의 방안으로 들어섰다.자고 있는 송문수를 발견한 그녀는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조심하며 천천히 이불을 들추고 그의 곁에 나란히 누웠다.오랜만에 푹 자는 사람을 그대로 내버려 두고는 싶었지만 하지수는 본능적으로 자꾸 송문수에게 다가가고 있었다.그 때문에 자는 척하던 송문수는 온몸이 경직되어 딱딱하게 굳어버렸다.하지수랑만 있으면 몸이 멋대로 긴장하는 거라 그건 송문수의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그런데 곧이어 제 몸에 닿아오는 부드럽고 따뜻한 하지수의 온기가 느껴지자 송문수는 모든 긴장이 풀리면서 이래서 사람들이 연애를 하는구나 싶었다.하지수가 있으니 평범하던 세상도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다음날부터는 송문수도 일 때문에 바빴고 하지수도 아버님의 생일 파티 준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둘이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사실 둘 중에 더 바쁜 건 송문수였다.그래서 하지수도 평소에는 그 얼굴도 자주 볼 수 없었다.항상 밤늦게 귀가하는 송문수는 터덜터덜 들어와 잠든 하지수를 품에 안고 자다가 그녀가 깨어나기도 전에 출근해버렸다.밤에는 분명 온기가 느껴졌는데 일어날 때는 늘 비어있는 옆자리에 하지수는 못내 서운한 감정도 들면서 송문수가 자신을 일부러 피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9화

    그리고는 하지수가 반응할 새도 없이 그녀에게 입을 맞춰왔다.아주 소중한 것을 다루듯 조심스럽게 입맞춤을 이어나가던 송문수는 갑자기 고개를 들어 하지수의 입술을 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엄청 부드럽네.”야한 꿈을 꾸는 게 틀림없어 보이는 남자의 행동에 하지수는 화가 나면서도 어이가 없어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역시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더니, 이제 좀 정신 차리나 했더니 꿈속에서까지 본능을 주체하지 못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여자친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송문수는 또다시 그녀의 입술을 찾아 헤맸다.“문수 씨, 눈 좀 떠봐.”생리도 끝나지 않은 와중에 이렇게 꿈을 꾸는 남자랑은 하고 싶지 않았던 하지수는 이번에는 그가 깨어나길 바라며 아까보다 좀 더 힘을 주어 흔들었다.“무슨 꿈이 이렇게 진짜 같아?”좌우로 사정없이 흔들리는 몸에 어지러워진 송문수는 그제야 눈을 뜨며 말했다.“그럼 꿈이 아닌가 보지.”“꿈이 아니라고?!”하지수가 짚어줘서야 꿈이 아닌 현실임을 자각한 송문수는 몸을 벌떡 일으키며 소리쳤다.“꿈에 누가 나왔는데 그래?”누가 나오긴, 송문수의 꿈에 나올 사람은 늘 하지수 한 명뿐이었다.전에는 꿈속에서도 그녀와 함께하고 싶었는데 이제는 그게 현실이 되어버려 순간 당황한 것이었다.하지만 송문수는 턱 끝까지 차오른 그 말은 굳이 하지 않고 화제를 돌렸다.“나 어떻게 잠든 거야?”평소에는 말을 거침없이 하는 성격인데 이상하게 하지수 앞에만 서면... 속마음을 제대로 드러낼 수가 없었다.“피곤했나 봐.”진실이라는 게 알아서 다 좋은 건 아니었기에 하지수도 모른 척 말을 돌리는 송문수를 따라가 주었다.괜히 끝까지 캐물어서 상처받는 것보다는 아무것도 모르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서였다.“매일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어쩌다 쉬는 날도 밖에서 돌아다니기만 했잖아. 얼른 씻고 자, 내일부터 또 출근해야지.”“너는?”하지수의 재촉에 방으로 들어가던 송문수는 갑자기 걸음을 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8화

    “맛있어.”처음으로 주방에 들어간 남자가 이런 맛을 낸 건 객관적으로 대단한 일이라 하지수는 송문수가 그토록 바라는 칭찬을 결국 해주었다.사실 이미 사약 같은 맛일 거라는 각오를 하고 있었는데 꽤나 달달해서 하지수도 놀라웠다.한편 원하던 칭찬을 들은 송문수는 신나서 채널을 돌리며 물었다.“이거 맞지?”“응.”“법률 채널이네?”여자들은 다 예능이나 멜로 드라마를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어울리지 않게 이런 지루한 채널을 좋아하는 하지수에 송문수는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법 좋아해서 대학 때도 법 배운 거야. 난 이런 거 좋아해.”“그래.”하지수의 말에 그제야 그녀가 변호사였다는 걸 떠올린 송문수였다.그렇게 법을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위해 변호사라는 직업을 포기했다는 걸 알아차리자 한 번 더 감동받은 송문수는 저도 하지수가 좋아하는 걸 함께 하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내어 그녀 옆에 자리 잡고 앉았다.“나도 같이 봐.”그의 제안이 의외였지만 이렇게 완벽한 판례분석이라면 송문수도 관심 있어 할 것 같아 하지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잘 접하지 않던 분야라 처음엔 싫어할 수 있어도 그 속에서 다룬 사건들을 계속 보다 보면 자연스레 호기심이 생기고 그러면서 법률 지식까지 알게 되니 그거야말로 일거양득일 것이다.역시나 하지수는 법조인답게 바로 프로그램에 빠져들었는데 처음에는 신기해하며 잘 보던 송문수는 시간이 지속될수록 점점 지루해하고 있었다.당장이라도 핸드폰을 꺼내 게임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제가 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참고 또 참던 그는 스르르 잠이 들어버렸다.티비에 빨려 들어갈 듯 열중하고 있던 하지수가 정신을 차리고 옆으로 고개를 돌렸을 때, 송문수는 이미 코까지 골며 자고 있었다.몸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져 있었고 고개도 반쯤 돌아가 있는 누가 봐도 불편한 자세를 하고도 잘 자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지루하면 지루하다고 말이라도 하지.하지수는 미련한 송문수가 감기라도 걸릴까 봐 담요도 덮어주었다.하지만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7화

    송문수를 따라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가지고 갔던 생리대로도 부족했었는데 양까지 많았다면 정말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생각을 마치고 나니 심심해진 하지수는 자연스레 티비를 켜고 법률 채널을 틀어놓았다.주방에서 돌아치는 송문수는 진작에 잊은 하지수가 전형적인 판례들을 넋 놓고 있는 와중에 송문수는 마침내 흑설탕물을 다 끓여냈다.맛없는 걸 가져다주는 건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먹어보고 괜찮으면 그때 가져다주라는 소이연의 당부가 있었기에 송문수는 맛을 보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런데 생각보다 괜찮은 맛이어서 그는 용기를 내어 그걸 하지수에게로 들고 갔다.“이게 뭐야?”하지수는 생전 처음 보는 남자 친구의 행동에 어리둥절해 하며 물었지만 송문수는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흑설탕물이야. 뜨거울 때 마셔.”“뭐?”“생리 기간에는 이런 거 마셔야 하는 거 아니었어?”“나 주려고 당신이 직접 만든 거야?”“당연하지, 내가 생리 올 리는 없잖아.”진지하게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수는 웃음을 터뜨려버렸다.어떨 때는 신기하리만치 제 마음을 몰라주다가 또 이렇게 어설픈 모습으로 저를 위해주는 걸 보면 그가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송문수는 정말 밉지만 싫어할 수가 없는 존재였다.“고마워.”낮에 있었던 그의 독단적인 행동에 대해 살짝 서운했었는데 이렇게 흑설탕물 한번 가져다줬다고 하지수의 화는 또 사르르 풀려버렸다.“어때?”그런데 하지수가 마셔보려고 컵을 든 순간 송문수는 맛을 물으면서 자연스레 채널을 돌려버렸다.한창 판례를 보고 있었는데 또 제 의사는 묻지도 않고 멋대로 채널을 돌려버리는 그의 행동에 하지수는‘사랑이란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치는 것과도 같다’라는 가사에 깊은 공감이 가 순간 한숨을 쉬어버렸다.정말 송문수에게는 기대를 품으면 안 되는 것 같았다, 기대하는 족족 그것들이 실망으로 이어지니 말이다.한편 미간을 찌푸린 채 한숨을 내쉰 하지수를 본 송문수는 당황하며 물었다.“맛없어?”“내가 먹어볼 때는 맛있었는데? 너 생리만 아니었으면 내가 다 마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6화

    가슴을 졸이며 부둣가에 도착하니 술을 마신 송문수 때문에 하지수는 역시나 운전석에 앉아야만 했다.진짜 이런 데이트를 하는 건 자신밖에 없을 것 같아 생각할수록 기분이 나빴던 하지수는 집으로 가는 동안에 한마디도 하지 않고 삐진 티를 내고 있었지만 송문수는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따라부르며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송문수는 오늘이 아주 완벽했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집으로 돌아온 하지수는 바로 방으로 들어가려 했는데 송문수는 그 속도 모르고 또 그녀를 붙잡았다.“왜 오자마자 방에 들어가, 좀 앉아있지.”아직 이른 시간이라 송문수 딴에는 하지수와 함께 티비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나 씻고 싶어.”“나중에 씻어.”“보트 탈 때 몸이 다 젖어버려서 아직도 추워. 나 생리 와서 생리대도 바꿔야 하는 데 그럴 거면 그냥 씻고 싶어.”하지수의 말을 듣던 송문수는 그제야 여자가 생리 기간일 때는 더욱더 신경 써서 몸을 챙겨야 한다는 말이 떠올랐다.어제까지만 해도 기억하고 있었는데 오늘 간만의 데이트라 너무 신난 탓에 그만 까먹어버린 것이다.“먼저 보고 있어, 나 금방 씻고 나올게.”“응.”하지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던 송문수는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어 단톡방에 문자를 보내보았다.[생리 기간에는 어떤 걸 신경 써줘야 하는 거예요?][송문수, 너 생리 기간도 못 참고 하려고 그러는 거야? 짐승 같은 놈.][날 좀 좋은 쪽으로 생각해주면 어디 덧나니? 나 그런 놈 아니거든.][그럼 그건 갑자기 왜 묻는데?][생리 때는 체온 유지에 신경 써줘야 해서 춥게 굴면 안 되고 피곤하지 않게 많이 쉬는 게 중요해요. 그리고 술이랑 찬 건 되도록이면 안 먹는 게 좋고요. 하지만 지수 씨 성격이라면 남한테 기대는 걸 별로 안 좋아하니까 이 정도는 알아서 했을 거예요 이미.]소이연은 이내 송문수가 해야 할 일을 알려주었다.[문수 씨는 흑설탕물이나 끓여주세요. 피도 잘 통하게 해주고 생리통 푸는 데에도 효과적이에요. 그리고 흑설탕물은 달달하

  • 맙소사! 보스의 아들을 줍다니   제1445화

    하지만 그리 남사스러운 말은 아니라서 하지수는 한마디 더 보탰다.“좀 그런 것 같기도 하고.”그 말을 들은 송문수는 입꼬리를 올린 채 어색해진 분위기를 풀려고 일부러 더 너스레를 떨었다.“내가 매력이 넘치는 걸 어떡하겠어.”그 능청스러운 모습에 하지수는 굳이 반박하지 않고 웃어 보였다.“하지수, 내가 전에 좀 막살았던 건 인정하는데 그래도 한번 결정한 일은 끝까지 하는 사람이야 나. 내가 너랑 잘 만나보겠다고 약속한 이상 절대 너한테 미안할 짓은 안 해.”“응, 알겠어.”하지수는 송문수가 하는 말이라면 뭐든 다 믿었다, 아니 다 믿고 싶었다.그리고 지금은 자신을 실망시키는 사람일지라도 언젠가는 바뀔 걸 알기에 그녀는 기다릴 수 있었다.“네가 나한테 맞춰주는 만큼 나도 너 실망시키지 않을게.”“알았어.”우쭐대며 말하는 송문수에 하지는 역시나 고개를 끄덕여주었다.송문수의 말이라면 늘 이렇게 맞장구를 쳐주는 사람이 바로 하지수였다.밥을 다 먹고 난 둘은 해변가를 거닐었는데 붉은 태양이 바다에 걸쳐져 있어 노을이 아주 예쁘게 져 있었다.주변 환경은 별로였지만 그래도 경치는 봐줄 만해서 하지수의 기분도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하지만 점점 어두워지는 날에 좀 있으면 파도가 더 거세질까 봐 걱정됐던 하지수는 송문수를 보며 말했다.“문수 씨, 우리 이제 가자.”“가고 싶어?”“응.”“좀 더 있다 가자, 여기 좋잖아.”“좀 있다 보트도 타야 하잖아, 저녁엔 위험할 것 같아서 그래.”낮에 올 때도 무서웠는데 밤엔 더할 것 같아 하지수는 한시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무서워?”송문수는 그런 하지수가 웃긴지 입꼬리를 씰룩이며 물었다.“응. 무서워.”“그럼 가자.”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에 송문수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하지만 그가 이렇게 제 의견을 바로 수락해줄 줄 몰랐던 하지수는 어벙벙한 채로 그를 따라 걷고 있었다.사실 집에 가고 싶다는 말도 원래의 그녀였다면 하지 않았겠지만 소이연이 했던 말이 떠올라 한평생 참고 살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