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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작가: 골든트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은 그 남자 뒤에 있는 네 명의 미녀가 누군지 몰랐지만, 그 남자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지국을 뒤집어 놓았던 남자이자, 지황제더러 명령을 내리게 해 대군을 죽이게 한 남자였다.

다만 그 남자는 아직 죽지 않았고, 지황제는 사라진 채 그 남자가 협상하러 온 것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여러 생각을 갖게 했다.

여러 사람의 시선 속에서 이도현과 네 명의 선배는 지국의 황궁에 들어섰고, 그녀들의 뒤에는 야노 요시코와 일부 야노 가문의 사람들이 따라 들어왔다.

야노 요시코를 본 야노 가문의 새로운 주인 야노 다이진이 깜짝 놀랐다.

“저 천한 년!”

야노 다이진은 야노 요시코의 둘째 오빠이다. 그의 큰형이 이도현에 의해 죽임을 당한 뒤, 그는 야노 가문의 가주 자리를 계승 받았고 야노 요시코와 경쟁을 벌였다.

그는 야노 요시코가 염국인들과 같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일부 이도현을 모르는 가문은 본인들이 여전히 우월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그중 도쿠가와 가문의 가주가 나막신을 신고 앞으로 나가 이도현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향해 말했다.

“당신 누구야!”

“당신들이 우리 지국 대군을 쳐부수고 우리를 여기에 담판 지러 오게 했지? 이거 염국의 뜻이야? 아니면 당신들의 뜻이야?”

“만약 염국의 뜻이라면, 당신들 같은 어린것들이 책임질 수 있겠어? 돌아가서 당신들의 염국 대장군을 오라고 해. 아니면 절대 협상 같은 거 할 생각이 없으니까!”

도쿠가와 가문의 가주가 패기 넘치게 말했다.

도쿠가와 가문은 지국에서 매우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고대부터 지국을 다스리는 군사였고, 지국의 거의 모든 군인은 도쿠가와 가문의 명령을 따라야 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군대가 전멸되었고, 이것은 도쿠가와 가문의 지국 지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여 그는 이도현 등 일행을 보자마자 분노를 무릅쓰고 나선 것이다.

이윽고 이도현이 담담한 표정으로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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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는 얼굴 한번 마주치기도 어렵던 사람들이 그런 시선으로 그녀를 주시하니, 어떻게 떨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사람들의 시선에 야노 요시코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인 채 감히 그들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쳇…”“고작…저런 년의 말을 우리더러 들으라는 거야…”“우리가 저 계집을 재미 삼아 놀면 몰라도, 감히 저년이 우리를 관리 할 거라고? ”“웃겨 죽겠네!”“계집애가 이 땅을 통솔한다고? 하하. 꿈 깨!”“혹시 저 계집애가 네 놈한테 대준 거야? 네가 저년 다리 저렇게 떨리게 했어? 너무 즐긴 나머지 이젠 네 놈이 헛소리도 막 지껄이는구나!”지국의 고위층들은 가차 없이 조롱하고 욕설을 퍼부으며 웃음을 터뜨렸다.이도현은 그들을 냉담한 눈으로 훑어보고 욕을 한 몇 사람은 전부 기록해 두었다가 이따 참교육 좀 해줄 예정이었다.“야노 요시코, 고개 들어!”“주인님…”야노 요시코는 고개를 살짝 들고 두려움 가득 찬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녀는 정말 두려웠다. 이것은 어렸을 때부터 그녀의 마음 깊은 곳에서 맴돌던 두려움이었다.그녀는 어려서부터 지국의 사람들은 건드려서는 안 되고, 그 사람들의 미움을 사서도 안될뿐더러, 무례해서도 안 되고, 생각으로도 그들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고 가족들에게 주입 당해왔다.어릴 때부터 이런 의식 속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 두려움은 이미 그녀의 영혼에 스며들어 한순간에 바뀌기 어려웠다.이도현은 야노 요시코의 두려움을 눈치채고 조용히 말했다.“겁내지 마! 지금은 네가 저 사람들의 주인이야.”“물론 네가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고 안 될 것 같으면 나도 더는 널 난처하게 하지 않을게. 주인은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돼! 난 스스로 강해질 수 없는 사람은 필요 없거든!”“나에게 필요한 부하는 칼과 불바다, 지옥의 마귀와 마주하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용감하게 전진하는 사람이야! 너에게 위협이 되지도 않는 사람들 때문에 고개를 들지도 못하는 그런 나약한 사람은 난 필요로 하지 않아!”그 말을 들은 야노 요시코

  • 마왕귀환   제573화

    이윽고 황궁 안에는 침묵이 흘렀다.그 시각 지국의 황궁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했다.모든 사람은 눈 하나 깜빡 하지 않고 야노 요시코를 바라봤으며, 마치 지금, 이 순간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1초가 지나고, 1분이 지나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하지만 곧 미친 듯한 웃음소리가 고요한 침묵 속에서 울려 퍼졌다.“하하하…”“아…하하하…”황궁 전체가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고, 그 웃음은 조롱과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하지만! 그다음 순간 군중 속에서 비명이 들렸다.아…그중 가장 먼저 웃기 시작한 사람의 머리가 갑자기 터져버렸고, 머리 전체가 순식간에 찢긴 채 피가 튕기는 것이었다. 주변 사람들의 몸과 얼굴 곳곳에 하얀 뇌가 튀어 올랐고, 그 장면은 너무도 역겹고 무서웠다.이 상황에서 이도현이 나선 것이다.그는 은침을 꺼내 가장 먼저 웃기 시작한 사람을 죽였다.게다가 그게 다가 아니었다. 모두가 충격을 받은 그 순간, 아까 이도현을 막으며 누구냐고 물었던 도쿠가와 가문 가주의 머리도 갑자기 터져버렸다!도쿠가와 가문의 가주 몸에는 머리통이 없어진 채, 같은 자리에 시체만 남아 있었다. 게다가 그의 목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뿜어져 나왔다.모든 일이 너무 빨리 일어난지라, 도쿠가와 가주의 몸은 여전히 제자리에 선 채 의식은 있는 상태였다.머리가 없는 시체에서 피가 분수대처럼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은 꽤 끔찍했다.“도쿠가와 장군!”모두가 겁에 질린 눈으로 소리를 질렀다.조금 전까지 오만하게 웃고 있던 황궁은 다시 침묵에 빠진 채 다들 웃음을 멈췄다.이도현은 그 모습을 보며 차갑게 웃어 보였다.“웃고 싶으면 어디 한번 계속 웃어보시죠!”“제가 다시 한번 말하죠. 이분이 오늘부터 지국의 최고 통치자입니다. 이분의 말은 곧 신의 뜻과도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 의견 있는 분들은 지금 나와보세요!”이도현의 건방진 말에 지국의 황제급 고수는 불쾌한 듯 군중 밖으로 나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자식…죽고 싶은…”“쿵…”그들이 말을 마

  • 마왕귀환   제574화

    “다시 한번 묻습니다. 아직도 내키지 않는 분 있어요?”이도현은 진기로 외치며 모든 사람의 마음을 꿰뚫었다.“없…없습니다…”“없어요…”겁에 질린 지국인들이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그들은 고귀한 머리를 숙인 채 감히 이도현과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공기 중에서 퍼지는 피비린내를 맡으면 두피가 저리고 발뒤꿈치에는 찬 기운이 올라오는 것만 같았다.“우리 야노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야노 다이진이 가장 먼저 나섰다.하긴! 어찌 되었든 간에, 그와 야노 요시코도 한집안 식구라고 할 수 있다. 누가 뭐라 하던 친남매이지 않은가? 야노 요시코가 지국의 최고 통치자가 되었는데, 그에게 어찌 혜택이 없을 수 있겠는가?그가 가장 먼저 일어나 모두를 위해 앞장섰으니, 이는 야노 요시코에게 그의 양보를 보여줬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지국 가문들에게도 앞장서서 공을 세운 셈이다.이는 누가 뭐래도 야노 다이진이 똑똑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일이 이미 불가능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미리 뒤로 물러서서 최대한 많은 것을 얻을 속셈이다.야노 다이진이 앞장서자 다른 가문들도 잇달아 항복의 뜻을 나타내기 시작했다.“우리 후지노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우리 윤하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 야노 요시코 아가씨를 주인님으로 모시겠습니다...”“우리 산구치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 요시코 아가씨의 모든 명령을 따르겠습니다...”“우리 마츠시타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우리 노구치 가문은 기꺼이 항복할 의향이 있습니다…”…순식간에! 그 자리에 있던 지국의 여러 대가문 세력은 무릎을 꿇고 복종을 표명했다.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지금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야노 요시코는 자신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군중들을 바라보며 감격에 겨워 더욱 몸을 떨었다. 그녀의 시선이 이도현의 뒷모습 떨어지며, 그녀는 완전히 빠져들었다.요시코에게 있어 그 순간의 이도현은 그녀의 모든 신념을 차지하는 신

  • 마왕귀환   제575화

    “당... 당신 왜 그래? 우리 이미 항복했잖아. 왜 계속 이러는 건데.”그 중 한 사람이 분노하며 이도현에게 물었다.그 사람은 미친 듯이 자기 몸을 긁으며 피투성이가 될 때까지 체내에서 이도현의 은침을 파내려고 했다.죽음에 비하면 그 고통은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그러나 그가 아무리 몸을 잡으며 살 껍질을 벗겨낸다고 해도 은침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그 모습을 보던 이도현이 시큰둥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해도 소용없으니, 헛수고 그만 해요. 당신들을 죽이지는 않을 거지만, 내가 언제든지 당신들을 죽일 수 있다는 건 잊지 마요!”“이 침은 지옥 침이라고 해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을 듣지 않으면 바로 지옥으로 보낸다는 뜻이죠. 이 침법은 나 이도현 외에는 그 누구도 풀 수 없어요! 그러니까 다들 말 잘 들어야 할 거예요! ”이도현은 악마처럼 웃어 보이며 지국의 가주들에게 설명해 주었다.그는 모든 사람에게 명확하게 인식시키기 위해 시각적 효과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만약 순종하지 않으면 당신들의 끝은 이러할 거예요... 어딜 보고 있는 거죠...”이도현은 구석에 있는 야노 다이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모두가 그의 손가락 방향을 따라 시선을 돌렸다!아직 미처 반응하지 못한 야노 다이진은 이도현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이때 갑자기 그의 몸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펑…”그다음 순간, 겁에 질린 시선 속에서 그의 몸은 폭발했고 피와 살이 사방으로 튀었다.다들 삽시간에 겁에 질린 채 멍해졌다.조금 전 도쿠가와 가문 가주의 머리가 폭발한 거에 비하면 이번은 더 철저하게 몸까지도 폭발해 버렸다.이것은 시체를 수천 조각으로 조각내는 것보다도 더 지독했다!그 시각, 그들은 혼란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들에게 있어 이도현은 악마보다도 더 두려운 존재였다.그들 앞에 있는 남자는 악마의 화신과도 같았고 그들을 영혼부터 두렵게 만들었다.“똑똑히 보셨나요? 결과는 이러할 겁니다. 제대로 못 보신 분이 있으면

  • 마왕귀환   제576화

    엄청난 일이라고 할지라도, 그녀들은 모두 이도현에게 떠맡길 수 있었다!그녀들이 봤을 때, 자기 후배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 옳은 것이었다. 누가 감히 뭐라고 한다면, 그녀들은 상의할 것도 없이 바로 그 사람을 죽일 것이다.그녀들에게 오직 하나뿐인 귀한 후배인데, 어떻게 애지중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도현은 선배들과 함께 야노 가문에 왔다. 여기 일은 얼떨결에 이렇게 처리된 셈이다.야노 가문의 넓은 방에 앉아 있던 이도현은 왠지 모르게 자신이 도적처럼 느껴졌다.그는 선배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 선배들은 쉬러 갔고 이도현 혼자만 남아서 생각에 잠겼다.그의 의식은 자신도 모르게 체내 선학신침의 내부 세계에 와 있었다. 그동안의 수련으로 음양 탑을 벌써 3회나 열었지만, 아직 가볼 시간은 없었다.이제 드디어 여유가 생겼으니 음양 탑 세 번째가 그에게 어떤 놀라움을 선사할지 보러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음양 탑의 앞쪽 두 층이 그에게 엄청난 놀라움과 혜택을 안겨주었다고도 할 수 있다.그가 짧은 기간 내에 수련과 도행에서 몇 차례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 음양 부채, 음양 갑옷 등 생명을 지키는 물건 등 그의 현재 업적은 모두 음양 탑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음양 탑의 3층은 대체 무엇일지 그는 기대에 가득 찼다!이윽고 그가 앞에 있는 음양 탑을 바라보며 탑 3층으로 올라가려 할 때쯤, 갑자기 그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문자 메시지였다.[이 선생님! 사모님이 사라졌어요. 방에도 없고요!]그것은 완성 쪽의 이도현 산장 여하인이 그에게 보내온 문자였다.메시지를 확인한 이도현은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이윽고 그는 다급히 다음 문자를 확인했다.[이 선생님! 저희 성존이 혈귀 사람들한테 잡혀갔어요!]이것은 신영성존의 부하가 보내온 문자였다.그다음 문자의 번호는 낯선 번호였다.[이도현, 3일 안에 동해의 이 섬으로 와! 그렇지 않으면 이 사람들은 모두 죽을 것이다!]문자메시지 뒤에는 두 장의 사진도 있었다.

  • 마왕귀환   제577화

    이도현은 한시도 늦출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혈귀에 잡힌 사람 중 많든 적든 모두 그와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다. 한지음은 말할 것도 없는 그가 정한 와이프이다. 신영성존 또한 그의 동생이므로 이 두 사람 모두 별일 없어야 했다.나머지 현동자도 그의 반쪽 친구라고 할 수 있다. 소유정과 한소희에 대해 말하자면, 비록 그와 교제가 많지 않지만, 그 두 사람은 분명히 자신과 연루된 것이다. 하여 그는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이도현은 재빨리 10번째 선배 연진이의 방으로 향했다.연진이는 인터넷 고수라, 이런 섬을 찾는 것은 그녀에게 있어 식은 죽먹기일 것이다.너무 급한 나머지 이도현은 노크도 하지 않고 바로 그녀의 방에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눈앞의 화면은 그를 놀라게 했고, 이도현은 그 자리에서 얼어버렸다.눈앞에는 연진이가 조금 전 샤워를 마치고 방안의 커다란 거울 앞에 서있는 것이었다. 그녀는 목욕 타월로 몸을 닦으며 몸에는 아무것도 안 걸치고 있었다.연진이의 풍만한 몸매가 바로 이도현의 앞에서 노출된 것이다!이도현은 피가 끓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는 갑자기 자신의 체내에서 한 줄기 열기가 그의 이마를 향해 치솟음을 느꼈고, 얼굴이 붉어지며 호흡이 가빠졌다.특히 그의 소중이가 매섭게 고개를 쳐들기 시작하며 지금까지 없을 강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하마터면 그의 대뇌 중추를 함락시킬 뻔한 거면 말 다 한 거지 않은가?연진이는 이도현이 들어온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는 또 어느 선배가 문을 노크하지 않고 들어왔으리라 생각했다. 그녀의 방에 노크하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건 그녀의 몇몇 선배일 뿐이니 말이다.그녀가 몸을 돌려 이도현을 보는 순간 그 자리에서 바로 얼어버렸다. 연진이는 이도현의 앞에 그대로 곧게 선 채 한동안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었다.그녀가 몸을 돌리기 전까지는 괜찮았지만, 몸을 돌리는 순간 이도현은 완전히 몰락되었다. 그는 황소처럼 두 눈을 부릅뜬 채, 한지음보다 한 사이즈 큰 연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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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밤, 이도현은 여전히 노영식네 집에 머물렀고 주현진이 잠자리를 정리해주었다. 하지만 그의 잠자리는 침대가 아니라 온돌 바닥이었다.도시 사람들에게는 낯선 온돌방이지만 농촌 지역에서는 보기 흔한 것이었다. 온돌방은 구들장 밑이 비어있어 날이 추워지면 아궁이에 불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뜨거운 열기가 구들장 밑을 지나면서 머지않아 집이 따뜻해지게 된다.이도현은 온돌방이 정말 편하게 느껴졌다. 특히 형수가 준비해 준 우유 향이 나는 꽃무늬 이불을 덮으니 더욱 편안했다.형수가 수유 기간에 있어서인지 아니면 이도현이 나쁜 마음을 품어서 심리작용이 생겨서인지 오늘따라 이불에서 나는 우유 향이 그날 밤보다 더 짙게 느껴졌다.게다가 불빛 아래에서 그는 하얀 이불 위에 지도 같이 생긴 자국이 한 둘레 한 둘레 있는 것을 보고 우유 향이 그 자국에서 풍겨 나오는 것 같이 느껴졌다.“헐! 설마 형수가 이 이불을 계속 덮었던 거 아니지? 이것이 설마 모유의 흔적이 아니겠지? 세상에나! 이건...”이도현은 갑자기 혼란스러웠다. 아주 많이 혼란스러웠다!‘형수는 이 이불을 덮고 도대체 무슨 짓들을 한 거야? 설마... 내가 그 상대는 아니겠지!’이날 저녁 이도현은 잠을 설쳤다.이튿날 아침 일찍 이도현은 얼떨결에 방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생각하지 않아도 주현진인 것이 분명했다.노영식이 이토록 적극적일 리가 없었다.“지안이 양아버지! 일어나셨어요? 아침 식사하셔야죠!”주현진의 제법 부드러운 목소리가 옆에서 들려왔다.“형수님,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하네요! 얼른 일어날게요!”이도현은 아무렇지 않은 척 눈을 뜨면서 말했다.“양아버지도 참, 무슨 별말씀을요! 얼른 일어나서 세수하고 식사하세요! 아침상 다 차려놨어요!”주현진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녀의 초롱초롱한 큰 눈을 보고 이도현은 마음이 뒤숭숭해졌다.다행히도 주현진은 몇 마디만 하고 방을 나갔다. 아니면 이도현은 몸 둘 바를 몰랐을 것이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다섯 사람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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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이도현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지 않으면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 기세라 그는 하는 수없이 잠시 생각하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요! 이름은 제가 지어줄게요. 지안 어때요? 지혜롭고 평안하게 자라라는 뜻이에요!”“지안! 노지안, 좋아요. 뜻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사람은 일생에 무슨 일을 하든 돈을 얼마나 갖고 있든 권력이 얼마나 크든, 지혜롭고 평안하게 지내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죠! 지안, 좋은 이름이네요!”노문호가 제일 먼저 말했다.“지안! 좋아요! 그럼 이 녀석을 앞으로 지안이라고 부릅시다!”노영식도 기뻐하며 말했다.“지안! 우리 아기 앞으로 지안이라고 불러야겠네! 지안, 지안아, 얼른 와서 양아버지께 절을 올려야지!”주현진은 아이를 안은 채 흥분하며 말했다.“그래! 지혜롭고 평안하게! 지안! 참 훌륭한 이름이야!”노영식의 부모는 모두 착실한 시골 사람이라 말수가 적은 편이었다.주현진은 아이를 안은 채 이도현에게 절했다. 시골 사람들에게 있어서 절하는 것은 성의를 표시하는 제일 성실한 행동이었다.이번에 이도현은 그들을 말리지 않았다. 피할 수 없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형수가 아이를 안고 절도 올렸으니 이도현은 빼도 박도 못 하고 양아버지를 하게 되었다. 그러니 아이에게 첫 대면 선물을 안 줄 수가 없었다.만약 무사 집안이었다면 이도현은 반드시 자신의 무도 비법 또는 담약, 보검 같은 것을 아이에게 선물해줬을 것이었다.하지만 그의 양아들은 평범한 사람이고 일반 백성인 만큼 제일 현실적인 것을 선물해주는 것이 좋았다.이런 생각이 들자 이도현은 손을 옷 안으로 넣고는 음양탑 에드워드 가문의 보물 창고에서 챙긴 황금 두 덩어리를 찾아냈다.그러고는 손으로 주물럭주물럭하여 한 개의 금덩이로 만든 후 그들 앞에 꺼냈다.“형수! 제가 아이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어요. 당장은 이 금덩이밖에 드릴 게 없네요. 나중에 훌륭한 장인을 만나면 이 금덩이로 아이에게 장수 목걸이나 만들어

  • 마왕귀환   제1137화

    “도현 씨! 전에 약속했잖아요! 우리한테 아이가 생긴다면 도현 씨가 아이의 양아버지가 되겠다고. 지금 이렇게 아이를 안아 왔어요! 도현 씨가 싫지 않다면 우리 아이를 양아들로 받아주시죠!”주현진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이도현에게 말했다.“이건...”이도현은 조금 난감했다.만약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양아버지가 되는 건 별문제가 없었을 것이었다. 배은망덕한 사람만 아니라면 양아버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하지만 지금 문제는 이도현이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는 원수가 수없이 많았다. 만약 원수들에게 그한테 양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지게 된다면 노영식네 가족은 괴롭힘을 당할지도 모른다.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이도현은 그들의 은인이 아니라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될 것이었다.“형수, 먼저 일어나세요! 이 일은 제대로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는 형수네 가족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요!”이도현은 허리를 숙여 주현진을 일으켜 세웠다.“영식이 형, 형수, 두 사람은 저의 처지를 모르세요. 모든 걸 얘기해 드릴 수는 없지만, 저한테 많은 원수가 있다는 것만 알려드릴 수 있어요. 그 사람들이 저를 건드릴 수는 없지만, 형네 가족을 괴롭힐까 봐 걱정이에요!”“제가 형네 가족을 하찮게 여겨서 형의 아이를 양아들로 삼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저는 두 사람에게 민폐를 끼칠까 봐, 이 아이에게 피해를 줄까 봐 걱정되어서 그래요!”이도현은 잔잔하게 얘기를 꺼냈다.이 말을 들은 노영식 부부는 서로를 마주 보더니 이어서 단호하게 말했다.“도현 씨, 우리는 두렵지 않아요! 우리 부부에게 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도 다 도현 씨가 만들어 준 것이잖아요. 도현 씨와 우리는 이미 정해진 운명인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형수의 이 말은 오해의 여지가 컸다.‘아이가 생길 수 있는 것이 내가 만들어 준 것이라니... 무슨 말을...’“저기... 형수... 형! 저는 정말로 두 사람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요. 이런 말을 하면

  • 마왕귀환   제1136화

    풍성한 요리에 술안주도 많이 장만했다. 그리고 평소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좋은 술을 오늘 특별히 두 병이나 샀다.물론 형수는 이도현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커서 이처럼 진수성찬을 준비한 것이었다.이도현은 이 집안의 가장 큰 은인이라 할 수 있었다. 두 사람에게 아이가 생기고 이 한의원에서 일할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이었다.지금 매달의 수입은 이 집안 예전의 일 년 수입에 가까웠다. 요 몇 개월 동안 그녀는 이미 이삼백만 원정도 모았다.이삼백만 원이 도시에서는 큰돈이 아닐 수 있지만, 그들이 생활하는 시골에서는 목돈이었다.게다가 그 금액은 계속 늘어나고 있었다. 그들은 집에서 일하고 평소에 돈 쓸 곳도 별로 없었기에 한 달 생활비는 십만 원이면 충분했고 나머지는 전부 저축했다.그녀는 행복해지는 길에서 희망을 찾은 것 같았고, 집안의 살림살이도 갈수록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이도현이 그녀에게 가져다준 것이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품어서는 안 될 생각 외에 무엇보다 이도현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있었다.노영식 부부의 아이는 노영식의 부모가 돌보고 있었다. 두 노인이 고대하던 손자가 세상에 태어난 거라 두 사람은 아이를 엄청 애지중지했다.두 노인이 계속 아이를 돌보았기에 노영식 부부는 아이를 안고 싶어도 안을 수 없었다. 주현진이 아이에게 수유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동안 거의 두 노인이 아이를 돌보았다.두 사람은 이도현이 온 것을 보고 보살님이 강림하신 것처럼 대했다. 그들은 하마터면 이도현 앞에서 무릎 꿇고 그를 맞이할 뻔했다.영감은 이도현이 자기 집안의 큰 은인이자 구원자라고 하면서 집에서 억지로 이도현에게 장생의 위패를 하나 세워주었다. 그러고는 매일 향을 피워 이도현을 위해 축복을 빌었고 그가 오래오래 백 살까지 살 수 있기를 기도했다.이도현은 저주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현재 내공으로는 몇백 살까지 거뜬히 살 수 있건만, 백 살까지 살라는 것은 수명을 단축하는 것이었다.이도현도 당연히 이것이 그들의 제일 진심

  • 마왕귀환   제1135화

    이도현은 형수가 차린 밥상을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밥을 먹다가 문제라도 생길까 봐 다급하게 말했다.“형수, 저 먹고 왔어요! 번거롭게 차리지 않으셔도 돼요!”이도현은 말을 마치고 급히 노문호에게 눈길을 돌렸다.그는 어쩔 수 없었다. 지금 수유 중인 형수의 가슴이 너무도 풍만하여 이도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그 기세는 이도현이 침을 놓을 때보다 더 매서웠다.“노 선생, 그동안 잘 계셨나요? 집안에도 별일 없으시죠?”이도현은 급히 화제를 돌렸다.“그럼요, 무탈합니다! 그저 한의원이 너무 바쁠 따름이죠. 게다가 도현 씨의 명성이 자자하여 한동안 많은 사람이 도현 씨의 명성을 듣고 찾아왔다가 없다니까 그냥 돌아갔어요.”“그래도 우리 한의원이 이제 많이 유명해져서 예전보다 훨씬 바빠졌어요. 도현 씨가 오지 않았더라면 이 늙은 몸이 곧 쓰러졌을 거예요.”“좋은 소식이네요. 이건 노 선생의 의술이 뛰어나기에 백성들이 다 믿고 맡긴다는 거잖아요.”이도현이 웃으며 대답했다.“에잇! 놀리지 말아요! 저의 의술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도현 씨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얼른 가서 좀 쉬다가 일하러 와요! 저는 계속 일해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도현 씨가 돌아온 걸 축하할 겸 우리 저녁에 영식이네 집에 모여서 밥 먹어요!”“그... 괜찮을까요? 또 형수를 귀찮게 해야 하는데.”솔직히 말해서, 이도현은 형수 집에 가서 밥 먹고 싶지 않았다. 형수의 요리가 맛없는 것도 아니고, 꽃무늬 이불이 푹신하지 않아서도 아니었다. 그저 형수가 무서울 뿐이었다.“귀찮을 게 뭐 있어요. 도현 씨는 아이의 양아버지이고, 한집안 식구끼리 이런 말을 하면 섭섭하죠! 계속 그런 말을 하면 저희를 무시하는 거로 여길 거예요!”이도현이 거절하려는 기미를 보이자 형수가 다급하게 말했다.이도현은 형수가 다급하게 그런 말까지 하는 것을 보고 더는 거절하지 못했다. 더 거절하면 그가 찔리는 것이 있어서 초대에 응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도현 씨, 현진

  • 마왕귀환   제1134화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 마왕귀환   제1133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 마왕귀환   제1132화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 마왕귀환   제1131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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