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말을 듣자 지옥 조직의 사람들은 마음의 큰 돌을 내려놓기라도 한 듯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도현이 그들의 목숨을 빼앗아가지 않을 모양이었다.“네. 이 어르신, 이쪽으로 오십시오.”그 후 이 몇몇 노자와 손가람은 이도현을 데리고 전송진으로 향했다.전송진은 사탄 지옥에서 멀지 않았기에 그들은 곧 목적지에 도착했다.“이 어르신, 이곳이 바로 성지에서 천사국으로 가는 전송진입니다.”손가람은 눈앞의 육망성 제단을 가리키며 말했다.이도현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고는 눈앞의 전송진을 자세히 살폈다.겉으로 보기에 이 전송진은 평범한 육망성 모양의 제단이지만 범상치 않은 유구한 기운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육망성의 중앙 위치에는 주먹만 한 원형 홈이 두 개 있었는데 딱 봐도 천지구슬을 놓는 곳이었다.“이 어르신, 천지구슬을 그 홈에 놓기만 하면 전송진을 작동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단 위에 전송문이 나타나거든 걸어 들어가시면 천사국에 도착하실 수 있습니다.”이도현은 대꾸하지 않고 천지구슬을 꺼내 각각 두 개의 홈에 꽂았다.천지구슬이 홈에 들어가는 순간, 제단의 육망성이 갑자기 붉은색과 검은색 두 가지 빛을 발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빛이 제단을 환히 비추었고 곧이어 제단의 상공에 갑자기 바람이 휘몰아치고 구름이 몰려오더니 소용돌이가 생겼다.소용돌이는 마치 토네이도처럼 끊임없이 회전하며 점차 블랙홀 같은 통로를 형성했고 안에서 신비로운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이 어르신, 이것이 바로 전송문입니다. 들어가시면 곧 천사국에 도착할 겁니다.”손가람이 말했다.“알겠어. 너희들은 이제 가봐도 돼.”이도현이 냉랭하게 말했다.“네. 이 어르신, 몸조심하십시오. 저희는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이 사람들은 이도현의 곁을 얼른 떠나고 싶었다. 그들은 이도현의 곁에 있는 것이 죽음의 신을 가까이한 것처럼 수시로 목숨을 잃을 것만 같았다.말이 끝나자 몇 사람은 순간 몇 미터 밖으로 도망갔고 마지막에는 달리기까지 했다.이도현은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전송진으로
이도현은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했다.그는 이 세 여자가 어쩌다가 자신의 여자친구가 되었는지 조금도 알 수 없었다.“도현 오빠... 사실은... 그... 그게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말했던 건... 그저...”소유정은 얼굴을 붉히며 한참을 설명했지만, 결국 제대로 된 이유를 말하지 못했다.“도현 오빠... 우리는 그냥...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오빠의 여자친구라고 사칭했던 거예요... 우리를 원망하지 말아 주세요.”한소희의 무기력한 설명은 자신이 들어도 믿지 않을 정도였다.“허허허. 여자친구라 떳떳하게 인정하면 될 것을 왜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어요? 설마 저의 후배가 그쪽을 망신시켰어요? 아니면 후배가 못나서 여자친구 하기 싫어요?”윤선아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같은 여자라 윤선아는 소유정과 한소희의 속내를 너무 잘 알았다.이도현의 선배들은 이도현 옆에 나타난 여자들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무슨 배경인지, 전에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있는지, 심지어 처녀의 몸인지도 다 알아보고 다녔다.그렇기에 윤선아는 진작에 소유정과 한소희의 생각을 꿰뚫고 있었다.“아... 아니에요. 윤궁주님, 그게 아니라... 우리... 우리가 도현 오빠보다 못 나죠...”소유정이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그녀들은 정말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그나마 이도현과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그녀들은 모두 장군 집안의 후손이고 염국에서도 알아 봐주는 가문의 자식이기에 실력과 배경이 모두 뛰어난 편이었다.그러나 이도현이 하는 일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그녀들은 자신이 이도현과 다른 세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녀들은 같은 일반인인 한지음, 오민아, 조혜영을 부러워했다. 이 세 여자 중에서 조혜영만 고전 무술 왕족이고 나머지 한지음과 오민아는 모두 상인 집안이었다.하지만 이 세 여자는 운 좋게 이도현의 여자가 되었다. 특히 한지음은 이도현의 여자 중에서 맏언니와 같은 존재였다.반면 그녀들은 자신이 이도현과 점점 멀어지는 것을 손 놓고 지
말을 마친 후 윤선아는 이도현의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전송진을 향해 걸어갔다.“이도현 씨... 우리는 가서 구경만 할게요. 절대 이도현 씨를 귀찮게 하지 않을게요.”“도현 오빠, 우리를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한소희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난 천현종의 성녀야. 천사국에 가서 찾아야 할 물건이 있으니까 날 상관하지 마.”지성윤이 말했다.지성윤은 자신이 이도현의 여자친구라고 한 적이 없기에 이도현은 확실히 지성윤을 상관할 이유가 없었다.세 여자는 이렇게 각자 핑계를 대고 윤선아의 뒤를 따랐다.“허허허. 가자, 후배.”윤선아는 시시덕거리며 제단의 블랙홀 속으로 들어가더니 순간 자취를 감추었다.곧이어 다른 세 여자도 들어가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선배, 조심해요. 저랑 같이 가요...”이도현은 어이가 없다고 생각하며 급히 전송진에 뛰어들었다. 순간 하늘과 땅이 빙빙 돌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마치 시공간 터널에 뛰어든 것처럼 시간이 가속되는 듯했다.하지만 이도현은 눈앞의 상황 때문이 아니라 둘째 선배와 다른 여자들이 보이지 않아 조바심이 났다.분명 꼬리에 꼬리를 물고 뛰어들었는데 앞에 여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이도현은 저도 모르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설마 이 전송진도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전송 장소가 고정적이지 않고 막 변하는 거 아니겠지. 그렇게 되면 정말 큰 일인데.’‘둘째 선배와 나머지 사람들이 어떤 곳으로 전송될지 어떻게 알아. 그럼 너무 위험한데?’이도현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며 자기도 모르게 표묘신공을 사용했다. 그는 전송진에서 속도를 올려 둘째 선배와 나머지 사람들을 따라잡으려 했다.그러나 잠시 후 이도현은 이 모든 것이 헛수고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속도를 아무리 올려도 전송진에서 큰 변화를 보지 못했다.참고 대상이 없어서인지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이도현이 한창 조급해하고 있을 때 갑자기 눈앞이 환해지더니 새로운 세상이 나타났다.그의 주위에는 고목이 우거지고 공기가 신선하며 영기가 가득했다.
이건 아주 신기한 세상 또는 공간이라고 말해야 했다. 심지어 동물마저도 바깥이랑 다르게 생겼다.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건 아마도 이 세계의 숲이 크게 개발을 받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도현에게 호기심을 안겨다 주었을 뿐이지 그 어떤 위협도 주지 않았다.현재 그의 공력에다가 교룡의 척추골까지 융합을 시켰으니 많은 동물은 그의 존재를 감지한 후 재빨리 도망쳤다.동물의 눈에 이도현은 아주 큰 교룡이나 마찬가지고 우두머리처럼 대단했다.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이도현이 숲 안에서 걸어나오는데 사흘이나 걸렸고 그는 드디어 사람을 만났다.하지만 그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천사국에는 서양인만 있는 게 아니라 동양인도 있었다. 다만 동양인의 인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이었다.고무계와 같이 염국 사람을 제외하고 아예 다른 종족 사람이 없는 상황은 아니었다.그러니까 염국 사람의 영역의식이 제일 강하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염국 사람이 침대 밑에 다른 사람을 못 자게 하는 데서부터 알 수 있다.이도현이 앞으로 나가서 이곳이 어떤 곳인지 수소문하려고 할 무렵, 그는 앞사람들의 대화 내용을 들었다.“얘기 들었어? 마룡 천왕의 땅에 갑자기 4명의 절세미인이 나타났대. 다 동양인인데 몹시 예쁘게 생겼다고 해. 모두 하늘에서 강림했는데 마침 마룡 천왕의 마차에 떨어졌다고 해.”“마룡 천왕은 이것이 하나님이 자기에게 미인을 하사한 것이라고 하면서 며칠 내로 그 4명의 여자를 마누라로 삼는대.”요 며칠 마룡 천왕의 저택은 이미 초롱을 달고 오색천을 장식하면서 한창 결혼식 준비를 하고 있었다.“그건 누구나 다 아는 얘기잖아. 듣는 소문에 의하면 그 4명의 여자는 모두 외계에서 전송해 들어온 거래. 그중에서 제일 예쁜 여자는 손이 아주 맵대. 이미 마룡 천왕 밑의 천사 부하를 몇 명 죽였고 결국 마룡 천왕이 직접 나서서 그 여자를 제압했대.”“하지만 마룡 천왕은 그 여자를 죽이지 않고 무공만 봉인했대. 그 여자를 마누라로 들이고 나머
“입이 어쩜 걸레처럼 더럽냐. 죽어라...”말이 끝나기 바쁘게 이도현은 주먹 한 방을 날렸다. 순간, 그의 주먹에서 호랑이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용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더니 호랑이, 표범, 용, 독수리의 허영이 주먹에서 튀어나와 사람들을 감쌌다.이 사람들은 두려움 속에서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고 곧 숨을 거두었다. 오직 한 사람만 눈이 휘둥그레진 채 몸을 벌벌 떨며 제자리에 서서 다리를 후들후들 떨더니 마침내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고 말았다.“어... 어르신. 살려... 살려주십시오, 어르신. 살려주십시오... 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 저는 구경하기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제발 저를 죽이지 말아 주십시오, 어르신. 제발 살려주십시오...”남자는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벌벌 떨며 말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죽도록 무서웠고 바지에 지리기 일보 직전이었다.“마룡 천왕이 지금 어디에 있어?”이도현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어... 어... 어르신, 마룡 천왕은 지금... 자신의 저택에 있습니다...”“날 그곳으로 안내해... 그럼 살려줄게.”“네... 네... 바로 어르신을 그곳으로 모시겠습니다. 어... 어르신, 이쪽으로 오십시오...”남자는 이를 악물고 온 힘을 다해 겨우 일어섰고 비틀거리며 두 걸음 걸었다.그는 너무 놀란 나머지 두 다리가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 한참을 걸은 후에야 다리가 비로소 말을 듣기 시작했다.이도현은 자신이 한마디 더 했다가 이놈이 놀라 죽을 것 같아 재촉하지도 않고 말을 하지도 않았다.남자는 비틀거리며 십여 분 정도 걸은 후 드디어 두려움에서 빠져나왔다. 그의 걸음걸이도 더는 비틀거리지 않아 걷는 속도가 좀 더 빨라졌다.그렇게 한참을 걷다가 마침내 눈앞에 커다란 성이 나타났다. 성채는 매우 크고 웅장했으며 딱 봐도 품격이 있었다.이도현은 수많은 서양식 성채 건축을 본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 에드워드 성채도 매우 웅장했다.그러나 눈앞의 이 성채에
온 성이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었고 특히 먼 곳에 있는 제일 높은 성채가 가장 아름다웠다. 높은 성채는 위로부터 아래로 내려오며 붉은 비단, 큰 랜턴 그리고 서양 결혼식에 특유한 물건들이 걸려있었다.동서양 문화가 곁들어진 성채는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이 강했다. 이도현은 이 성채의 장식을 보고 마치 경사와 상사를 같이 치를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홍백쌍살이 떠올랐다.동서양은 문화가 다르고 풍습도 달랐다. 하지만 동서양 문화가 끊임없이 부딪히고 교류함에 따라 서로가 진보하고 융합되는 동시에, 눈앞의 광경처럼 이도 저도 아닌 것들이 나타나기도 했다.이도현은 앞으로 나아갈수록 몸의 살기와 악기가 계속 차올랐다. 그는 자신의 기운을 전혀 감추지 않고 이 두 기운으로 자신의 주변을 가득 채웠다.이도현의 상태를 눈치챈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를 피했고 호기심이 가득 찬 눈빛으로 그가 무엇을 할지 지켜보았다.결국, 궁금증을 이겨내지 못한 사람들은 모두 이도현의 뒤를 따랐다. 그들은 이 살기 가득한 동양인이 마룡 천왕의 성에서 무슨 일을 벌일지 너무 궁금했다. 이도현이 죽는 게 무섭지 않아 이렇게 살기등등한지 알고 싶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거리에는 이도현의 뒤에 사람이 수천 명 따른 이상한 광경이 나타났다.게다가 따르는 수량이 계속 증가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예로부터 동서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구경거리를 좋아했고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가십을 떠드는 흥미가 있었다.조금이라도 떠들썩하면 다가가서 구경하고 싶고 무슨 일이든 모여 있는 사람이 많으면 다짜고짜 다가가서 참견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 마련이었다.이도현은 구경꾼들을 무시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맨 앞에서 걸었고 수십 미터 떨어진 뒤에 수천 명의 사람이 따랐다. 이도현은 앞장선 패거리 두목 같았다.마치 두목이 사람을 데리고 폭정을 뒤엎으러 가는 것처럼 호호탕탕했고 보기만 해도 위풍이 넘쳤다.꼬박 반 시간을 걸어서 이도현은 마침내 가장 높은 성채에 도착했다. 성채는 구름에 닿을 정
“무슨 일이야?”“간덩이가 부었나? 감히 마룡 천왕의 성채에서 난동을 부리다니. 죽고 싶어?”“너 뭔데? 죽으려고...”순식간에 성채 안에서 몇십 명의 무사가 튀어나와 분노와 충격에 찬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면서 소리를 질렀다.슝.이도현은 하늘로 불쑥 날아오르더니 성채 안으로 잽싸게 쳐들어갔다.삽시에 새빨간 붉은 빛이 하늘을 찔렀고 성채 안에서 비명과 경악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두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져 무섭기 그지없었다.밖에서부터 구경거리를 보려고 이도현을 따라다니던 사람들은 그제야 이 동방 남자가 살기등등하게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를 알았다.‘살인을 저지르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그것도 마룡 천왕의 성채 안에서 난리를 피우다니. 이건 뭐 죽으려고 작정한 거네.’많은 사람의 첫 반응은 ‘도망치자'였다. 그들은 이 일에 연루되어 처참하게 죽는 꼴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제일 앞에 있던 사람들은 너무 놀라서 넋을 잃고 말았다. 그들은 도망치고 싶었지만 다리가 후들후들 거려 도망치지 못하고 입만 놀렸다.“끝장났어. 끝장났어. 이번에 진짜로 끝장났어. 구경거리를 보다가 이런 후과를 맞이하는구나.”“하나님. 앞으로 다시는 구경거리를 보지 않을게요...”사람들은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이번 한 번으로 구경거리를 보는 나쁜 습관을 제대로 고치게 되었다.하지만 이번의 경험은 그들이 평생토록 큰소리칠 수 있는 구경이었다. 어찌 됐든 기적을 눈앞에서 본 것과 다름이 없었다.“악...”“안돼...”성채 안에서 비명이 끊이질 않았다.마룡 천왕 성채 안의 사람들은 상황을 파악하지도 못했는데 어디서 불쑥 튀어나온 동양인에게 마구 살해당했다.그들은 어안이 벙벙한 표정과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제자리에 넋 놓고 서 있었다.눈앞의 상황이 너무 꿈만 같았다.“무슨 상황이야?”“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야?”“저 사람이 누구야?”사람들은 전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마른 침을 넘기면서 눈앞의 상황을 정리하려 했지만 한참이 지나도 정리가 되지 않았다
신이 나게 연설을 늘어놓던 마룡 천왕은 병사의 갑작스러운 외침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버르장머리도 없고 눈치도 없는 병사를 향해 소치 쳤다.“빌어먹을 놈. 도대체 버르장머리가 있는 거야 없는 거야?”마룡 천왕이 화를 내며 말했다.“멍청한 자식. 눈이 있으면 뭐해? 지금 마룡 천왕님이 우리랑 얘기 중이신 게 안 보여?”“우린 지금 천왕님의 인생 1대 큰일을 논의하던 중이었어. 지금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이 어디 있어? 얼른 밖으로 꺼져. 네놈은 마룡 천왕님의 얘기가 다 끝난 뒤에 다시 들어와서 보고해.”마룡 천왕 밑에 앉아 있던 십이 대천사 중 한 명이 허겁지겁 달아 들어온 병사를 향해 호되게 소리쳤다. 그는 아주 알랑방귀를 뀌며 말했다.병사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몸을 부들부들 떨며 흐느낀 목소리로 말했다.“천왕 전하. 정말 큰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떤 동양인이 성채의 성문을 부스고 쳐들어왔습니다. 지금 이미 성안까지 쳐들어와서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병사가 휘청휘청하며 말했다. 이 잠깐 사이 그는 생사를 몇 번 오갔는지 모른다.마룡 천왕의 성채에서 다년간 근무한 병사는 마룡 천왕이 어떤 놈이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마룡 천왕은 정말 세상에 둘도 없는 마왕이다.그는 자존심이 강해서 부하의 일 처리가 마음에 안 들면 사람을 세게 패거나 죽이기까지 했다.게다가 체면을 엄청 중요시했다. 평소에 부하가 다른 실수를 범하면 죽이기까지는 안 하지만 만약 마룡 천왕의 체면을 깎는 일을 한다면 바로 목이 날아간다.오늘 병사의 행동은 마룡 천왕의 체면을 깎는 게 분명했다. 그렇기에 사실 그는 정말 이곳에 찾아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 별다른 수가 없었다. 마침 오늘이 당직인데 이 상황을 보고하지 않으면 나중에 더 비참하게 죽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자기 때문에 문제라도 생긴다면 나중에 혼자만 죽는 것이 아니라 가문이 멸망할 것이다.“뭐라고?”병사의 말을 듣자 마룡 천왕과 밑에 앉아 있던 십이 대천사가 벌떡 일어섰다. 그들은 자신의 귀를
윤선아는 자신의 이해에 따라 ‘본연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대충 그런 뜻이야. 지금 난 후배가 일반인처럼 느껴져. 그리고 만약 후배가 걸어 나올 때 소리를 내지 않았다면 우리는 후배가 나온 줄도 몰랐을 거야.”“후배의 모든 기운이 내면으로 숨어져 전혀 느껴지지 않아. 이것이 바로 내공이 일정한 경지에 도달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야. 우리는 이것을 본연의 상태로 돌아갔다고 하지.”“옛날부터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무사가 본연의 상태로 돌아갔다는 것은 무도의 경지를 넘어서 새로운 경지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어. 그런데 그 경지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아무도 몰라.”“전에 스승님께 들은 바에 따르면, 최근 천 년 동안 천지의 영기가 쇠퇴하여 무도 경지를 넘어선 무사가 극히 드물다고 했어. 또한, 그 이상의 경지가 전설에만 있을 뿐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하셨어. 그래서 후배가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는 아마 본인만 알 거야.”윤선아가 말했다.“괜찮아요. 무슨 경지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눈앞의 이 사람이 우리의 후배라는 거죠. 저는 그걸로 충분해요. 이 녀석이 강할수록 저는 더 기뻐요.”“맞아요.”“앞으로 후배가 저를 지켜주면 되겠네요. 저는 더 이상 무술을 연습하지 않을래요.”열째 선배 연진이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넌 게으름 피울 생각밖에 안 하지.”“헤헤...”선배들이 농담을 주고받자 이도현은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조용히 듣기만 했다.“후배, 뭐 특별한 물건이라도 얻은 거야?”“네. 용주과라는 진귀한 열매를 얻었는데 한 개만 먹어도 오백 년의 원력을 얻을 수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걸 먹으니까 이렇게 되었어요.”이도현이 숨기지 않고 말했다.“대박.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열매 하나를 먹으면 오백 년의 내공을 얻을 수 있다니. 정말이야? 그 열매 더 있어? 선배에게 하나만 주라.”연진이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이도현에게 물었다.“죄송해요. 하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제가 탑을
이 상태는 꼬박 반나절 동안 지속되었다.반나절 후 이도현은 드디어 그 거대한 원력을 전부 제련하고 흡수했다.지금 이도현은 자신의 몸이 힘으로 가득 차 있어 천하무적이 된 듯했다. 지난번에 만났던 족제비를 지금 다시 만나면 뺨 한 대로 때려죽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이렇게 강력한 힘을 통제하는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오백 년의 진원을 제련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이도현은 현재 자신이 다루고 있는 힘이 이미 한 단계를 넘어섰고, 자신의 인식을 초월한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았다. 그의 내공과 힘이 강해짐에 따라 머릿속에는 이전에 몰랐던 매우 신비로운 것들이 많이 떠올랐다.이런 것들은 과학을 초월하고 인식을 초월하며 모든 것을 초월했다.“느낌이 이상하고 기분도 이상해. 왜 이런 거지? 설마 신선이 진짜로 존재하는 건가? 기분이 너무 묘해...”이도현은 자기 몸에서 먹음직스러운 향기가 나는 것 같았고 자신을 한입 베어 물고 싶을 정도였다.이 향기는 용주과의 향기와 비슷했는데 매우 유혹적이었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사라졌다.이도현은 자신의 몸에 진원이 가득 차 있는 것을 확인한 후 한껏 만족한 얼굴로 내부세계에서 나와 현실로 돌아왔다.“이제 떠나야겠어.”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도현 후배, 어떻게 됐어? 성공했어?”이도현이 나오는 것을 본 윤선아 등 사람은 재빨리 그를 맞이했다.“네. 성공했어요.”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음... 이상해... 이상해...”인무쌍이 이도현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나지막한 소리로 중얼거렸다.“셋째 선배, 뭐가 이상해요? 어디가 이상한데요?”이도현은 자신의 몸을 위아래로 훑었지만,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둘째 선배, 화영아, 연진이, 다들 못 느꼈어? 도현 후배가 예전이랑 너무 달라. 우리 앞에 서 있는데 마치 일반인처럼 아무 기운도 안 느껴져.”인무쌍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그러네. 이 느낌... 세상에... 본연의 상태로 돌아간 거잖아
간단한 몇 글자에 이도현은 기뻐서 날아갈 것만 같았다.‘오백 년의 원력이라니, 장난이 아니겠지? 이 작은 열매 하나를 먹으면 오백 년의 원력을 얻을 수 있다니, 정말 말도 안 돼. 이게 꿈이야 생시야...’이도현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그는 이 열매의 효과가 과학을 벗어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이게 거짓말일 리는 없겠지. 음양탑은 단 한 번도 나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 이번에도 날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이도현이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확실히 음양탑은 그를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고 음양탑에서 얻은 모든 것들은 하나같이 최고의 보물이었다. 그렇게 11층까지 올라온 거고 이번에도 문제없을 것 같았다.‘어찌 됐든 가짜일 리가 없어.’이렇게 생각하며 이도현은 용주과를 집어 들고 입에 넣었다.열매가 입에 들어간 순간, 이도현은 엄청난 힘이 순식간에 몸속으로 밀려들어 곧 터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강력한 진원이 그의 몸을 가득 채웠다. 그는 온몸이 커다란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언제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젠장... 어떻게 된 거야? 나 이러다가 터지겠는데?”이도현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렇게 되자 그는 어쩔 줄을 몰랐다.방금 그 순간 그는 마치 고압 호스 앞에서 물을 마시던 중, 물줄기가 아주 약하던 데로부터 갑자기 확 뿜어져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아주 당황스럽고 짜릿한 느낌이었다.이도현은 서둘러 공법을 운용해 이 방대한 원력을 안정시키려 했다.그는 터질 것 같은 느낌을 애써 적응하며 미친 듯이 공법을 운용했다.공법이 운용되자 거대한 원력은 그의 경맥을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래 공간이 넉넉했던 경맥조차도 이 방대한 원력을 감당하기 버거웠다.원력은 경맥을 꽉꽉 채우며 찢어질 것 같이 움직였다.마치 아주 좁은 동굴 입구에 거대한 무언가가 확 들어와 감당이 안 되는 느낌이었다.정말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하지만 이도현은 가까스로 참았다. 다행히 경맥이라 그는 공법을 통해 서서히
결국, 이도현은 혼자서 떠나기로 했다. 윤선아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따라서 선배들은 걱정이 앞서도 이성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그녀들이 이도현과 함께 간다면 오히려 이도현에게 해가 될 수도 있었다.이도현은 목숨을 보전하는 방법이 있기에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면 재빨리 도망칠 수 있다. 하지만 선배들이 따라간다면 도망칠 기회가 확 줄어들 게 분명했다.이도현은 떠나기 전 천사국에서 찾은 학선신침을 정제하여 자신의 내공을 한 단계 더 올리려 했다.“다섯째 선배, 어디 조용한 곳 없나요? 떠나기 전에 방금 얻은 선학신침을 정제하고 싶어요.”이도현이 솔직하게 물었다.“있어. 내 방 안에 밀실이 있어. 안내해 줄게.”기화영이 대답했다.그 후 기화영은 모두를 데리고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의 침대 머리 위, 아주 은밀한 곳에 장치 하나가 있었다. 기화영이 그 장치를 돌리자, 침대와 침대 뒤의 벽이 함께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그리고 방금 침대가 놓여있던 자리의 벽에 갑자기 문 하나가 생겼다.“다섯째 선배, 대단하시네요. 밀실을 침대 뒤에 만들 생각은 어떻게 하신 거예요?”연진이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해야 좀 더 안전할 것 같더라고. 밀실 안에는 전부 용팀의 기밀문서야.”“그... 그럼 제가 들어가도 괜찮을까요?”이도현이 물었다.“안 괜찮을 게 뭐 있어. 대선배도 너를 믿으시는데 내가 못 믿을 리 없지. 용팀은 너에게 숨길 게 없어. 편하게 사용해. 안에 불빛, 음식, 물 다 있으니까 안심하고 선학신침이나 정제해. 우리 선배들이 밖에서 호법을 만들어줄 거야.”“보안은 진짜 걱정하지 않아도 돼. 밀실은 이 하나의 입구만 있고 깊숙한 산속에 자리 잡고 있기에 어떤 무기도 이곳까지 폭파할 수 없어. 그러니까 우리가 이 문만 지키고 있으면 아무도 너를 방해하지 못할 거야.”기화영이 웃으며 말했다.“선배들, 마음만 받을게요. 제가 반나절 정도 걸릴 거니까 선배들은 그동안 편히 쉬고 있어요.”“우릴 신경 쓰지 말고 빨리 네 할 일이나 해.”윤
“너희들이 후배를 걱정하는 마음은 충분히 알겠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해. 그래야 후배가 제일 안전할 거야.”윤선아가 진지하게 말했다.“선배들, 걱정하지 마세요. 저 정말 별일 없을 거예요. 제가 목숨만큼은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데요. 그리고 죽는 게 무서워서 함부로 죽지도 못해요.”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네가 언제부터 목숨을 아꼈다고. 목숨을 아끼는 사람이 어떻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여자에게 골수를 주고 목숨까지 바친 건데? 정말 바보가 따로 없더구먼.”인무쌍이 뾰로통해서 말했는데 말투에는 질투가 가득했다. 이는 이도현의 과거 일에 질투심이 폭발한 게 틀림없다.“맞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여자한테 반해서 목숨까지 내어줄 뻔했잖아. 따지고 보면 이런 행동도 아무 남자나 할 수 있는 게 아닌걸. 우리 보배 같은 후배라서 가능했던 거지. 참 순정하다니까. 후배 같은 남자를 어디서 찾아.”연진이가 은근히 비꼬며 이도현의 과거를 들춰냈다.특히 이도현의 여자인 셋째 선배와 열째 선배가 이렇게 이도현의 과거를 들춰내자 그는 안절부절못했다.“선배... 그... 다 지나간 일이에요. 그때는 사회에 금방 발을 붙인 때라 경험이 부족해서 사람을 구하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절대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선배들이 생각하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어요.”“흥. 우리가 그 말을 어떻게 믿어. 만약 네가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 못생긴 여자거나 남자였다면, 과연 도와줬을까?”인무쌍이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여자란 원래 다 똑같다. 고수든 일반인이든 모두 사랑 앞에서 이기적으로 변하고 남자의 과거에 집착하기 마련이다. 과거에 대해 화내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서는 막상 얘기하면 화를 낸다. 그리고 때때로 들춰내서 거들먹거리기도 한다. 즉 생각날 때마다 화를 내고 불평을 늘어놓을 것이다.“얘야, 이제 그만해. 그때는 후배가 너를 모를 때였어. 그만 질투해. 지금 후배가 너희에게 잘하고 있으면 됐지. 과거에 연연한 건
“선배들, 이번엔 저 혼자 갈게요. 선배들은 여기서 저를 기다려 주세요.”이도현이 말했다.“안돼. 성역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데. 널 절대 혼자 보낼 수 없어.”“맞아. 성역은 고무계의 강자들만 모여 있는 곳이야. 그곳의 강자는 네가 천사국에서 만났던 강자들보다 훨씬 더 강하단 말이야. 우리가 만났던 족제비처럼 강한 사람이 성역에 널리고 널렸다고. 그런데 어떻게 널 혼자 보내? 우리가 널 혼자 보내고 어떻게 안심할 수 있겠어?”윤선아가 말했다.“이 녀석아, 이번에는 꼭 우리의 말을 들고 절대로 혼자 가지 마. 우리는 다시 끝없는 불안에 떨고 싶지 않아.”여러 선배가 이도현이 혼자 가는 것을 결사반대했다.“선배들, 걱정하지 마세요. 저에게 목숨을 보전하는 방법이 있어요. 둘째 선배도 알잖아요. 제가 일곱째 선배에게 목숨을 지키는 보물을 줬듯이 저에게도 그런 보물이 있어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윤선아는 계속 설득하려다가 이도현의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그녀는 이도현이 서명월에게 준 그 작은 향로가 떠올라 순간 마음이 놓였다.그때 이도현은 그런 보물을 한 개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게다가 그에게 감히 사용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강한 부채도 있었다.그런 보물들을 갖고 있는 한 이도현이 스스로 목숨을 보전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선배들이 따라가는 게 이도현에게 짐이 될 수도 있었다.인정하기 싫지만, 이것이 엄연한 사실이었다. 그녀들도 한때는 세상을 호령하던 존재였고, 세속계와 고무계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었지만, 고수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그녀들도 이제는 더 이상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존재가 아니었다.“알겠어. 그럼 그렇게 해. 그런데 한 가지를 꼭 약속해줘. 바로 무슨 일이 있어도 늘 자신부터 지켜야 해. 네가 안전해야 뭐든지 할 수 있어. 알겠지?”윤선아가 진지하게 말했다.“둘째 선배... 어떻게... 후배를 혼자 보낼 수 있어요? 후배가 얼마나 충동적인 사람인데요. 혼자 가면 무슨 일이
“다섯째 선배, 또 저를 놀리는 거죠. 초면도 아닌데 그만 좀 놀리세요.”한지음이 부끄러워하면서 얼굴을 붉혔지만, 여전히 대범하게 모두에게 술을 따랐다. 그러고 나서 말했다.“민아 씨, 혜영 씨, 다섯째 선배가 입을 열었으니, 우리 셋이 선배들에게 술을 올리죠. 우리가 모두 도현 오빠의 여자인 만큼 마땅히 선배들께 술을 따라드려야 해요.”“알겠어요. 지음 언니.”한지음, 오민아 그리고 조혜영은 세상 물정을 많이 겪어본 사람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숙한 소녀들처럼 쑥스러워하지는 않았다.그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고 윤선아 앞으로 다가갔다.“둘째 선배, 저희가 술을 올리겠습니다. 한 잔 받으세요.”“호호. 어서 앉아요. 다섯째 후배가 장난친 거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다 한 식구인데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나요.”윤선아는 비록 이렇게 말했지만 결국 술잔을 받았다.“물론입니다. 둘째 선배.”그 후, 세 여자는 홍조가 띤 얼굴로 다른 세 명의 선배들에게도 차례대로 술을 올렸다. 그렇게 술을 올린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이도현은 전반 과정을 바라보며 속으로 깊은 감회를 느꼈다.‘이게 진정으로 가정을 이룬 기분일까?’하지만 식사를 하면서도 이도현은 조금 전 윤선아의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이도현은 이렇게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상황을 떠올려 보았다.하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몇몇 선배들의 눈빛에서 걱정스러운 기색을 읽었지만, 선배들 역시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다는 것을 보아냈다.그렇게 식사가 끝난 후 이도현은 세 여자를 방으로 데려다주었고, 자신이 곧 나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고 위험할지도 모르니 당분간은 여기에 머무르라고 했다.몇 가지 일을 더 당부한 후, 이도현은 세 여자와 각각 포옹하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세 여자의 걱정 어린 눈빛을 뒤로한 채 방을 나섰다.다시 선배의 방으로 돌아갔을 때, 선배 네 명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 차 있
방으로 들어간 후, 세 여자는 이도현에게 차를 따라주는가 하면 과일을 깎아주고 간식을 가져오는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했다.그리고 이도현 앞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세 여자가 이도현 앞에서 대놓고 옷을 갈아입으며 성숙한 몸매를 드러내자, 이도현은 열째 선배 연진이의 말이 떠올랐다.여기가 다섯째 선배의 거처여서 다행이지, 만약 이도현의 집이었다면 벌써 세 사람을 덮쳤을지도 모른다.이도현은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욕망이 들끓었다.만약 그가 아직 순진한 소년이었고 여자와 놀아보지 못한 상태였다면, 그나마 참을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그 맛을 이미 체험해 본 이상 이도현은 참기 너무 힘들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세 여자를 끌어안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정말이지 그의 뛰어난 자제력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선배들에게 놀림당하기 싫은 것이 아니었다면 이도현은 이미 덮쳤을 것이다.게다가 세 사람 모두 이도현의 아내이니 문제 될 것도 전혀 없었다. 다만 선배 여러 명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러지 않은 것뿐이다.세 여자는 이도현이 보는 것을 전혀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미 관계도 맺었고 볼 것 못 볼 것 다 보여줬으니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었다.이도현의 욕망이 이성을 제패하기 일보 직전, 세 여자가 옷을 다 갈아입었고 이도현도 드디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그 후 네 사람은 기화영의 방으로 갔다.기화영의 방에는 이미 술과 음식이 준비된 채 이도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선배,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오래 기다리지 않았어. 괜찮아. 반나절 기다려야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왔네. 이 녀석이 나쁜 짓을 안 했나 봐. 잘했어...”“자, 동생들, 제가 소개해 줄게요. 이분은 우리의 둘째 선배예요. 다들 본 적 있죠?”연진이는 웃으며 윤선아를 가리켰다.“둘째 선배, 안녕하세요.”세 여자가 공손히 인사했다.그녀들은 이미 이도현과
이도현은 지금 딱 여자들한테 빌붙어 사는 남자 같았다. 하지만 웃긴 건, 그는 전혀 여자한테 도움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만약 과거에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이도현은 이렇게 열심히 살지도 않았다.“와...”이도현은 속으로 깊은 감회를 느꼈다.‘내가 보잘것없던 시절에 만났던 사람들은 다 나쁜 놈들이었어. 심지어 목숨을 구해준 사람마저 나에게 뒤통수를 쳤지. 하지만 성공해서 정상에 오르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이지 뭐야. 나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자들도 하나같이 좋은 사람인 데다가 돈도 많고, 나에게 아낌없이 베풀려고 해.’그렇다. 사람 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이도현은 마음속으로 자신의 우여곡절 하던 운명을 한탄한 후, 품에 안겨 있는 아름다운 여인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좋아요.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을 다 끝내고 나면 우리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은퇴해 살아요. 세 사람이 저를 먹여 살리고, 저는 맘 편히 얹혀살 거예요.”“우리가 남편을 돌보는 건데 그게 왜 얹혀사는 거예요? 우리는 도현 씨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얹혀산다는 표현을 쓰면 안 되죠.”“맞아요. 우리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두 오라버니 덕분이에요. 오라버니가 없었다면, 아마 지음 언니 빼고 저와 혜영 씨 두 사람은 벌써 가문의 요구에 따라 정략결혼을 했을 거예요.”“그럼요. 오라버니가 없었다면 우리 가문은 이미 몰락하거나 망했을 거예요. 저 역시 지금까지 살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조혜영과 오민아는 감개무량하게 말하며 이도현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이게 곧 운명이죠. 자, 이제 들어가서 얘기해요. 잠시 후 다섯째 선배가 오기로 했으니까 다들 준비하고 같이 가요.”세 여자는 마지못해 손을 놓고 이도현을 끼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세 여성 중 조혜영만 무공을 조금 할 줄 알았고 이도현이 준 단약 덕분에 현재 내공이 많이 제고되었다.오민아와 한지음은 원래 평범한 여자들이었지만 이도현이 준 주안단을 복용한 후 얼굴이 열입곱살 소녀처럼 생기 넘치고 어여쁘게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