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이도현은 야나기 이치로오의 말을 믿기로 했다. 그는 야노 요시코를 데리고 몸을 돌렸다.이도현의 그림자가 사라진 뒤에야 야나기 이치로오는 한숨을 돌렸다.‘야나기 가문이 하마터면 사라질 뻔했어. 다행이야. 참 다행이야.’야나기 이치로오가 현명하게 분노를 참았다.“죽은 사람들의 사체를 묻어 줘. 그리고 가족에게 위로금으로 돈을 많이 보내줘.”“오늘 이 일이 절대 밖으로 흘려져서는 안 돼.”“네. 가주님.”야나기 이치로오는 제자리에서 오랫동안 서 있었다. 그는 중얼중얼 혼잣말했다.“이도현. 넌 반드시 처참하게 죽을 거다. 우리 야나기 가문을 건드리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좋은 결말이 난 적이 없다.”...야나기 가문에서 나온 이도현은 야노 요시코더러 비행기를 준비하라고 했다. 그는 밤새도록 돌아가려고 했고 야노 요시코에게 일을 맡겨 계속해서 선학신침의 행방을 알아보라고 했다.그리고 또 야노 요시코더러 하루빨리 담약을 복용해 내공을 올리라고 했다.야노 요시코는 공손하게 이도현의 명을 받들었다. 그녀는 이도현의 말이라면 무조건 복종하였으며 그의 말을 신의 뜻, 신의 지시라고 받아들였다.얼마 지나지 않아 비행기가 이륙했고 야노 요시코의 아쉬움이 담긴 눈빛 아래서 이도현은 공중에서 사라졌다.“주인님... 저는 반드시 주인님의 여자가 될 겁니다. 반드시...”야노 요시코의 눈빛은 열광으로 넘쳤고 마음속에는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이도현이 한차례 또 한차례 강대해지는 것이 그녀를 미치게 했고, 갈수록 미련을 느끼게 했다. 그녀는 미친 듯이 이도현의 여자가 되고 싶었고 이 강대한 남자에게 육체를 정복당하고 싶었다.이도현이 산장으로 돌아와 보니 셋째 선배와 여섯째 선배가 모두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어때? 소식을 알아냈어? 천사국으로 어떻게 가는지 알아냈어?”“네. 알아냈어요. 선배. 하지만 저는 그래도 혼자 갈 생각이에요. 선배들을 데려갈 수가 없어요. 그곳은 너무 위험해요.”이도현이 말했다.“뭐라고... 나쁜 자식. 매를
이도현이 좋게좋게 말한 데다가 맹세를 천만번 한 결과 두 선배는 결국 그를 따라가지 않기로 약속했다.떠날 무렵, 이도현은 또 담약 4개를 꺼내서 인무쌍에게 주면서 이것을 신영성존과 문지해, 도광 세 사람에게 주라고 했다.원래는 등자월에게도 한 개 주려고 했다. 어찌 됐든 그녀도 이도현의 여자이기에 차별대우하면 안 되었다. 하지만 등자월이 수련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고 이제 겨우 천급 경지인 것을 생각해서 지금 담약을 복용하는 것이 별로 현명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구현단은 한번 밖에 복용할 수 없고 나중에 다시 복용해봤자 아무런 효과를 볼 수 없다. 앞뒤를 생각한 뒤 이도현은 결국 구현단과 영모단을 등자월에게 주지 않고 주안단만 그녀에게 주었다.모든 일을 다 인계한 후 이도현은 곧바로 서쪽 방향으로 출발했으며 혼자서 서방으로 갔다.이번에는 여섯째 선배더러 비행기를 준비해달라고 했다. 여섯째 선배 양주희는 동강 해역에서 해군을 통솔하는 장군이기에 그녀의 권력도 아주 무시무시하게 컸다. 그녀는 바로 자기의 비행기를 보냈다.이도현이 서방 천사국으로 간다는 소식은 아주 빠르게 한 고전 무술 왕족과 온 고무계에서 널리 퍼졌다.삽시에 온 고무계가 들썩이기 시작했다.이도현이 고무계에 고작 두 번 밖에 안 갔는데 이미 고무계의 세력들을 고개를 들지 못할 정도로 짓눌렀다. 이도현의 흉악한 수단에 그들은 하는 수없이 조용하게 살 수밖에 없었다.처음에는 귀령문 그 후 공작제국 마지막에는 자미각, 이 세 파벌의 최후는 그들에게 아주 참혹한 교훈을 주었다. 그들의 결말을 본 많은 세력은 두피가 다 저릴 지경이었다.특히 이도현을 상대해보겠다고 큰소리 떵떵 치던 놈들은 완전히 꼬리를 내리게 되었다.지금 이도현이 갔다는 소식을 듣자 또 들썩들썩해졌다.공작제국의 대전 안, 내시 한 명이 웃음꽃이 활짝 핀 얼굴로 달아 들어왔다.“전하... 전하. 희소식입니다. 희소식입니다, 전하...”“무슨 희소식인데?”내시 때문에 방해가 되어 마음이 언짢은 공작상제가 냉랭하
공작상제도 고집쟁이인 것이 조상들에게 이런 대우를 받자 화가 탁 치밀어 올랐다.울화통이 터진 그는 바로 앞으로 공작사는 더는 공작제국의 국사가 아니라는 성지를 내렸다. 관례에 따라 매년 공작사에게 바치는 약재 같은 것들, 수련 자원 그리고 먹고 쓰고 하는 의식주행 등 자원을 현 시간부로 전부 취소한다고 했다.공작상제의 이 대처도 참 독하기도 했다.‘싸움을 안 해주고 일 처리도 안 해주는 데 바쳐줘서 뭐하나? 먹고 쓰게 공급을 해줬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치다니. 이제 일도 안 하는데 저절로 가서 먹을 것을 찾아 먹으라고 해.’‘당신들 도도하잖아? 세잖아? 그럼 내가 주는 밥을 먹지 마.’이 정령이 떨어지자 온 공작제국이 다 어안이 벙벙했다. 자기들의 상제가 이렇게 담이 크게 말하자마자 바로 공급을 끊을 줄 전혀 생각지 못했다.누가 뭐라고 해도 조상들인데 이렇게 바로 공급을 끊다니.공작사의 사람들도 모두 이 불효 자손 때문에 어안이 벙벙했다. 전에 그 일을 선포했을 때 공작상제가 화를 내고 기분이 언짢아할 거라고 생각은 했었다.하지만 기분이 언짢아하는 것까지만 생각했지 그가 이런 짓을 벌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더구나 공작상제가 조상을 정말 버릴 줄은 더더욱 생각도 못 했다.조상들에게 주는 공급을 끊어내다니. 정말 사람이 할 수 있는 짓인가? 아들이, 손자가 아버지와 할아버지에게 할 수 있는 짓인가?하지만 공작상제는 정말 이렇게 하고 말았다. 정말 실천했을 뿐만 아니라 더욱 매몰차게 했다. 그는 공작사의 국사 지위를 없앴을 뿐만 아니라 밥도 주지 않았다.이건 조상을 버리는 것뿐만 아니라 조상을 굶겨 죽일 생각이다. 이걸 말하고 다녀도 아마 믿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정말 하늘 아래 인정사정이 없다는 것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었다.“짐승 같은 놈아. 우리를 다 굶겨 죽일 셈이야?”“이 개 같은 자식. 난 내일 황궁으로 탈박하러 갈 거다. 주는지 안 주는지 보자. 젠장...”“이 개 같은 자식. 개자식. 어떻게 감히 이런 짓을 벌일 수가
“전하. 방금 얻은 소식입니다. 이도현이 세속계의 서방으로 간다고 합니다. 서방을 통해서 천사국으로 간다고 합니다.”내시가 다급히 말했다.이 말을 들은 공작상제는 순식간에 정신이 확 들어서 벌떡 일어나며 물었다.“뭐라고?”“이도현이 서방 천사국으로 간다고? 정말이야? 믿을만한 소식이야?”“믿을만합니다. 절대 믿을만합니다. 게다가 이도현이 이미 출발했다고 합니다. 얼마 안 지나면 서방에 도착할 겁니다.”내시가 아부를 떨며 말했다.“좋아. 하하하. 좋구나. 저 짐승 같은 놈이 드디어 죽음을 자초하러 가는구나. 하하하. 너무 잘됐다. 드디어 이 분노를 터뜨릴 수 있게 되었구나. 드디어 복수할 수 있게 되었어.”“서방의 천사국으로 가려면 반드시 서방의 성지를 지나야 하잖아. 왜냐하면, 지금까지 알려진, 천사국으로 들어가는 전송진이 아마도 성지 그곳 하나밖에 없다.”“그래서 성지 그곳에 무수한 망명자가 몰려있지. 하나같이 무공이 뛰어나고 전송진을 지키고 있으며 길을 따라 재물을 약탈하지.”“전해 들은 소식에 의하면 천사국으로 가려고 서방 성지에 들어가서는 서방 무사 중 10명에 8명은 성지에서 죽었다고 해. 그렇기에 서방 천사국으로 진입하는 전송진에 대해 아는 사람이 적은 것도, 천사국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적은 것도 또한 이것 때문이지.”“성지라고 말하지만 사실 그곳은 지옥과 다름이 없는 곳이지. 사람을 먹어치우고 뼈도 남지 않는 곳이지.”“가서 고수를 한 명 보내서 서방 성지에 소식을 전해라고 해. 이도현의 몸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칠색동백꽃도 있고 보물 같은 비책, 사람의 내공을 천년이나 올릴 수 있는 담약 그리고 곤륜옥의 비밀도 있다는 소식을 흘려.”“성지에 있는 망명자들이 이런 좋은 물건이 있다는 것을 듣고도 마음이 혹하지 않을 리 없지.”“허허. 이도현... 짐승 같은 자식. 갈기갈기 찢어질 준비나 해.”공작상제는 얼굴에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시는 표정이 흉측한 상제의 얼굴을 보면서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상제
이도현은 속으로 중얼거리고는 그들을 상관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이도현의 속도가 무척 빨랐기에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고 서방의 성산에 도착했다.성산의 구역 내에 들어서자 이도현은 다른 곳에에서 느낄 수 없었던 전혀 다른 기운을 느꼈다.그 기운에 이도현은 저도 모르게 이맛살을 찌푸렸다.살육, 피비린내, 죽음의 기운, 썩어서 문드러진 냄새와 시체의 냄새로 가득했다.여러 가지 사악한 기운이 물씬 풍겼고 곳곳에 배어있었다.이도현은 이곳이 성자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졌다. 오히려 아수라장에 더 가까웠다.여러 가지 기운이 마구 섞여 있어서 아주 참기 힘든 정도였다.이도현은 즉시 자기에게 방어망을 하나 세워서 썩은 냄새들을 바깥에 차단해 놓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갔다.몇 킬로미터를 전진했을 때, 갑자기 열몇 개의 강대하고 무서운 기운이 그의 앞에 나타났다. 산에서 열몇 명의 사람이 순식간에 뛰어 내려와 그의 앞길을 가로막았다.그 사람들의 몸에서 이 산속의 기운과 같은 잔인한 피비린내가 났다.하나같이 흉악하게 생겼고 사람이 같지 않아 보였다. 오히려 피를 빨아먹는 맹수처럼 생겼다.열몇 명은 모두 내공이 낮지 않았으며 전부 제국급 경지였고 심지어 몇 명은 황급 정상이었다.이도현을 바라보는 그들은 마치 죽은 사람을 보는 것처럼 눈빛에는 온통 경멸로 가득 찼다.그들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여기에 사람이 찾아온 것도 참 오랜만이야. 드디어 한 놈이 나타났네. 오늘에 재미 좀 봐야겠다. 하하.”“맞아. 지난번에 성지에 사람이 찾아온 것도 거의 2, 3년 전이지. 심심해서 죽는 줄 알았네.”“이놈은 왠지 내공이 없어 보이는데. 설마 일반인이 잘못 찾아 들어온 건 아니겠지?”“그것까지 상관해서 뭐해? 우리한테 장난감이 들어온 거에 만족해. 일반인이라도 쥐랑 노는 것보다는 재밌잖아.”사람들은 이도현을 무시한 채 나 한 마디 너 한 마디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전혀 이도현을 안중에도 두지 않았다.“하하하. 난 왠지 이 자식이 빼빼 마
“이럴 수가!”사람들은 놀라서 소리를 질렀으며 저도 모르게 냉기를 들이마셨다.“어떻게 이럴 수가. 분명 저놈의 내공이 보이지도 기운이 느껴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저리 강대할 수가 있지? 이건 불가능해...”사람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귀신을 본 것만 같은 표정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하지만 이도현은 그들에게 놀랄 틈도 주지 않고 계속해서 손에 든 음양검을 휘두르면서 연이어 검기를 풀어냈다.푹! 푹! 푹! 푹!외국 놈들의 경악 속에서 그들의 머리는 마치 호박처럼 이도현이 풀어낸 검기에 떨어져 나갔다.그들은 이도현이 휘두른 검기를 보고서 피하고 싶고 막아내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막아낼 수 없었다.검기가 너무 빨랐기에 반응하지도 못했는데 이미 그들의 눈앞에 도착했다.심지어 소리를 지를 새도 없이 두려움을 안은 채 머리가 잘려나갔다.열몇 명의 사람, 심지어 열몇 명의 성급 이상의 강대한 서방 무사들이 몇 초도 안 되는 사이에 이미 머리가 떨어져 나가고 시체가 되었다.그들이 이도현을 놀린 것이 불과 몇 초 전이었는데 지금은 이미 지옥으로 내려가 염라대왕을 만나게 되었다.이도현은 바닥에 떨어진 머리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로 음양검을 거두었다.그는 앞길을 가로막는 머리를 발로 걷어차 버리고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열 몇 명을 죽였는데 마치 호박을 열 몇 개 딴 것처럼 그에게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뒤에서 이도현을 미행하던 사람들은 이곳을 지날 때 눈앞의 광경을 보고 입이 떡 벌어졌다.“소름 돋아. 이놈은 정말 무서운 놈이야. 이렇게 짧은 시간 안에 열몇 명을 죽였다니. 정말 놀라울 정도로 빠르네. 무서운 수단이야.”“이곳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이면 고수가 아닐 수 없는데. 그런 사람들이 이도현의 손에 이렇게 처참하게 죽다니.”“너무 무서워. 저놈은 정말 너무 살벌하다니까.”“손을 썼다 하면 사람을 죽이네. 저놈을 건드린 사람이나 겨뤄봤던 사람이나 저놈 손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몇 명 없지 않아?”“내가 이렇게 오랜 세월을 살았는
“감히 내 후배를 미행하다니. 죽을 각오를 한 거지?”뭇사람들은 말소리에 깜짝 놀라 얼른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흰색 옷을 입은 아리따운 여자가 언제인지 모르게 그들의 뒤에 나타난 것을 보았다.여자는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구천선녀처럼 올려다볼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연묘궁의 윤 궁주!”사람들은 놀란 나머지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그들의 목소리는 조금씩 떨렸다.지금 고무계에서 연묘궁의 윤 궁주 윤선아가 이도현의 선배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그들이 이도현을 미행하다가 윤선아에게 들켰으니 속으로 겁먹지 않을 수 없었다.“감히 내 후배를 미행하다니. 죽음을 자초한 거잖아. 내가 너희를 죽여도 사람들이 뭐라 못할걸.”윤선아가 장난치면서 말했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겁을 먹더니 재빨리 말했다.“윤 궁주님 오해예요. 우리는 궁주님의 후배를 미행하지 않았어요. 저희를 오해하지 마세요.”“윤 궁주님 저희는 능운문의 사람이에요. 윤 궁주님께서 저희를 오해하지 말았으면 해요.”다른 사람이 말했다.그가 자기의 종파를 말한 것은 윤선아에게 자기 배후의 실력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윤선아더러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의미도 있다.“능운문? 그게 뭔데? 감히 내 후배에게 불리한 짓을 한 사람이라면 아무리 천왕 노인이 온다고 해도 죽어야 해.”윤선아가 싸늘하게 말했다.말을 나누는 사이 그녀는 이미 단검을 칼집에서 뽑아내서 사람들을 향했다.“비겁한 년. 전혀 말이 통하지 않네. 다 같이 달려들어서 이 년을 죽여.”윤선아가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을 본 사람들은 이제 목숨을 내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소리를 지른 뒤 손에 든 병기를 휘두르면서 윤선아에게 달려들었다.하지만 그들이 손을 쓰기도 전에 윤선아의 검이 단번에 한 노자의 머리를 베어냈다.푹 소리와 함께 머리가 땅에 떨어졌고 피가 줄줄 흘러내렸다.“여덟째야... 쌍년... 널 죽여버릴 거야...”한 노자가 비명을 지르더니 붉어진 두 눈으로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었다.
검망이 흩어지자 바닥에는 몇십 개의 시체가 나타났다. 검 한방으로 아주 깔끔하게 사람들의 목을 잘라냈다.윤선아는 손을 저어 보검을 거두고는 바닥에 있는 시체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 나갔다.이 시원시원한 동작은 그야말로 이도현과 판박이였다. 역시 같은 사문에서 나와서인지 사람을 죽여도 꾸무럭거리지 않고 손을 쓰기만 하면 치명적이었다.이것은 두 사람 스승님의 가르침과 연관이 있다. 태허노도는 제자들을 가르칠 때 이런 말을 자주 한다.“사람과 싸울 때 사생결단이라는 생각을 갖고 한방으로 해치울 수 있으면 한방으로 해결해. 절대 두세 방으로 가지 마. 절대 알록달록 눈부신 짓을 하면서 상대방을 놀리지 마. 그러다가 마지막에 우는 수가 있다.”많은 고수가 겉멋을 부리다가 죽기도 한다. 이 점에 있어서 동물들이 사람보다 낫다. 매가 토끼를 잡아먹는데도 전력을 다하고 사자가 쥐를 잡아먹는데도 백 프로 이상의 힘을 들인다.상대가 어떤 적이든 간에 반드시 상대를 더욱 강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래야만 전력을 다할 수 있고 더욱 잘 살아남을 수 있다.예로부터 얼마나 많은 영웅호걸과 대인물이 교만과 방심 때문에 목숨을 잃었는가. 모두 작은 인물의 손에 죽었다.이도현 등 사람들은 모두 스승님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산한 뒤로 적을 만날 때마다 상대방을 죽일 마음이라면 반드시 첫 방에 치명적인 기술을 사용했다.“이 빌어먹을 놈. 말 한마디도 없이 이곳에 오다니. 여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정말 모르는 건가? 사람 속을 너무 타게 한다니까.”“여섯째와 셋째도 참, 후배가 혼자 가게 정말 내버려 두다니. 아니면 일찍이 말하기라고 할 것이지. 담약을 주러 온 게 아니었으면 모르고 있을 뻔했네.”“이 빌어먹을 놈, 이번에 돌아오면 아주 크게 혼내줄 거야. 너무 큰 사고를 쳤어.”윤선아는 한편으로 빠르게 길을 재촉하고 다른 한편으로 중얼중얼했다.이도현이 성지에 왔다는 사실을 윤선아는 전에 모르고 있다가 양주희와 인무쌍이 이도현이 남긴 담약
윤선아는 자신의 이해에 따라 ‘본연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대충 그런 뜻이야. 지금 난 후배가 일반인처럼 느껴져. 그리고 만약 후배가 걸어 나올 때 소리를 내지 않았다면 우리는 후배가 나온 줄도 몰랐을 거야.”“후배의 모든 기운이 내면으로 숨어져 전혀 느껴지지 않아. 이것이 바로 내공이 일정한 경지에 도달했을 때 나타나는 효과야. 우리는 이것을 본연의 상태로 돌아갔다고 하지.”“옛날부터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무사가 본연의 상태로 돌아갔다는 것은 무도의 경지를 넘어서 새로운 경지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어. 그런데 그 경지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아무도 몰라.”“전에 스승님께 들은 바에 따르면, 최근 천 년 동안 천지의 영기가 쇠퇴하여 무도 경지를 넘어선 무사가 극히 드물다고 했어. 또한, 그 이상의 경지가 전설에만 있을 뿐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 거라고 하셨어. 그래서 후배가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는 아마 본인만 알 거야.”윤선아가 말했다.“괜찮아요. 무슨 경지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눈앞의 이 사람이 우리의 후배라는 거죠. 저는 그걸로 충분해요. 이 녀석이 강할수록 저는 더 기뻐요.”“맞아요.”“앞으로 후배가 저를 지켜주면 되겠네요. 저는 더 이상 무술을 연습하지 않을래요.”열째 선배 연진이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넌 게으름 피울 생각밖에 안 하지.”“헤헤...”선배들이 농담을 주고받자 이도현은 대화에 끼어들지 않고 조용히 듣기만 했다.“후배, 뭐 특별한 물건이라도 얻은 거야?”“네. 용주과라는 진귀한 열매를 얻었는데 한 개만 먹어도 오백 년의 원력을 얻을 수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그걸 먹으니까 이렇게 되었어요.”이도현이 숨기지 않고 말했다.“대박.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줄이야. 열매 하나를 먹으면 오백 년의 내공을 얻을 수 있다니. 정말이야? 그 열매 더 있어? 선배에게 하나만 주라.”연진이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이도현에게 물었다.“죄송해요. 하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제가 탑을
이 상태는 꼬박 반나절 동안 지속되었다.반나절 후 이도현은 드디어 그 거대한 원력을 전부 제련하고 흡수했다.지금 이도현은 자신의 몸이 힘으로 가득 차 있어 천하무적이 된 듯했다. 지난번에 만났던 족제비를 지금 다시 만나면 뺨 한 대로 때려죽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이렇게 강력한 힘을 통제하는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았다. 오백 년의 진원을 제련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이도현은 현재 자신이 다루고 있는 힘이 이미 한 단계를 넘어섰고, 자신의 인식을 초월한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았다. 그의 내공과 힘이 강해짐에 따라 머릿속에는 이전에 몰랐던 매우 신비로운 것들이 많이 떠올랐다.이런 것들은 과학을 초월하고 인식을 초월하며 모든 것을 초월했다.“느낌이 이상하고 기분도 이상해. 왜 이런 거지? 설마 신선이 진짜로 존재하는 건가? 기분이 너무 묘해...”이도현은 자기 몸에서 먹음직스러운 향기가 나는 것 같았고 자신을 한입 베어 물고 싶을 정도였다.이 향기는 용주과의 향기와 비슷했는데 매우 유혹적이었고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사라졌다.이도현은 자신의 몸에 진원이 가득 차 있는 것을 확인한 후 한껏 만족한 얼굴로 내부세계에서 나와 현실로 돌아왔다.“이제 떠나야겠어.”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향했다.“도현 후배, 어떻게 됐어? 성공했어?”이도현이 나오는 것을 본 윤선아 등 사람은 재빨리 그를 맞이했다.“네. 성공했어요.”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음... 이상해... 이상해...”인무쌍이 이도현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나지막한 소리로 중얼거렸다.“셋째 선배, 뭐가 이상해요? 어디가 이상한데요?”이도현은 자신의 몸을 위아래로 훑었지만,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둘째 선배, 화영아, 연진이, 다들 못 느꼈어? 도현 후배가 예전이랑 너무 달라. 우리 앞에 서 있는데 마치 일반인처럼 아무 기운도 안 느껴져.”인무쌍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그러네. 이 느낌... 세상에... 본연의 상태로 돌아간 거잖아
간단한 몇 글자에 이도현은 기뻐서 날아갈 것만 같았다.‘오백 년의 원력이라니, 장난이 아니겠지? 이 작은 열매 하나를 먹으면 오백 년의 원력을 얻을 수 있다니, 정말 말도 안 돼. 이게 꿈이야 생시야...’이도현은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그는 이 열매의 효과가 과학을 벗어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이게 거짓말일 리는 없겠지. 음양탑은 단 한 번도 나에게 거짓말을 한 적이 없어. 이번에도 날 실망시키지 않을 거야.’이도현이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확실히 음양탑은 그를 단 한 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고 음양탑에서 얻은 모든 것들은 하나같이 최고의 보물이었다. 그렇게 11층까지 올라온 거고 이번에도 문제없을 것 같았다.‘어찌 됐든 가짜일 리가 없어.’이렇게 생각하며 이도현은 용주과를 집어 들고 입에 넣었다.열매가 입에 들어간 순간, 이도현은 엄청난 힘이 순식간에 몸속으로 밀려들어 곧 터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강력한 진원이 그의 몸을 가득 채웠다. 그는 온몸이 커다란 고무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언제라도 터질 것만 같았다.“젠장... 어떻게 된 거야? 나 이러다가 터지겠는데?”이도현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이렇게 되자 그는 어쩔 줄을 몰랐다.방금 그 순간 그는 마치 고압 호스 앞에서 물을 마시던 중, 물줄기가 아주 약하던 데로부터 갑자기 확 뿜어져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아주 당황스럽고 짜릿한 느낌이었다.이도현은 서둘러 공법을 운용해 이 방대한 원력을 안정시키려 했다.그는 터질 것 같은 느낌을 애써 적응하며 미친 듯이 공법을 운용했다.공법이 운용되자 거대한 원력은 그의 경맥을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원래 공간이 넉넉했던 경맥조차도 이 방대한 원력을 감당하기 버거웠다.원력은 경맥을 꽉꽉 채우며 찢어질 것 같이 움직였다.마치 아주 좁은 동굴 입구에 거대한 무언가가 확 들어와 감당이 안 되는 느낌이었다.정말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하지만 이도현은 가까스로 참았다. 다행히 경맥이라 그는 공법을 통해 서서히
결국, 이도현은 혼자서 떠나기로 했다. 윤선아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따라서 선배들은 걱정이 앞서도 이성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그녀들이 이도현과 함께 간다면 오히려 이도현에게 해가 될 수도 있었다.이도현은 목숨을 보전하는 방법이 있기에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면 재빨리 도망칠 수 있다. 하지만 선배들이 따라간다면 도망칠 기회가 확 줄어들 게 분명했다.이도현은 떠나기 전 천사국에서 찾은 학선신침을 정제하여 자신의 내공을 한 단계 더 올리려 했다.“다섯째 선배, 어디 조용한 곳 없나요? 떠나기 전에 방금 얻은 선학신침을 정제하고 싶어요.”이도현이 솔직하게 물었다.“있어. 내 방 안에 밀실이 있어. 안내해 줄게.”기화영이 대답했다.그 후 기화영은 모두를 데리고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방안의 침대 머리 위, 아주 은밀한 곳에 장치 하나가 있었다. 기화영이 그 장치를 돌리자, 침대와 침대 뒤의 벽이 함께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그리고 방금 침대가 놓여있던 자리의 벽에 갑자기 문 하나가 생겼다.“다섯째 선배, 대단하시네요. 밀실을 침대 뒤에 만들 생각은 어떻게 하신 거예요?”연진이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해야 좀 더 안전할 것 같더라고. 밀실 안에는 전부 용팀의 기밀문서야.”“그... 그럼 제가 들어가도 괜찮을까요?”이도현이 물었다.“안 괜찮을 게 뭐 있어. 대선배도 너를 믿으시는데 내가 못 믿을 리 없지. 용팀은 너에게 숨길 게 없어. 편하게 사용해. 안에 불빛, 음식, 물 다 있으니까 안심하고 선학신침이나 정제해. 우리 선배들이 밖에서 호법을 만들어줄 거야.”“보안은 진짜 걱정하지 않아도 돼. 밀실은 이 하나의 입구만 있고 깊숙한 산속에 자리 잡고 있기에 어떤 무기도 이곳까지 폭파할 수 없어. 그러니까 우리가 이 문만 지키고 있으면 아무도 너를 방해하지 못할 거야.”기화영이 웃으며 말했다.“선배들, 마음만 받을게요. 제가 반나절 정도 걸릴 거니까 선배들은 그동안 편히 쉬고 있어요.”“우릴 신경 쓰지 말고 빨리 네 할 일이나 해.”윤
“너희들이 후배를 걱정하는 마음은 충분히 알겠어. 나도 마찬가지야.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해. 그래야 후배가 제일 안전할 거야.”윤선아가 진지하게 말했다.“선배들, 걱정하지 마세요. 저 정말 별일 없을 거예요. 제가 목숨만큼은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데요. 그리고 죽는 게 무서워서 함부로 죽지도 못해요.”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거짓말하지 마. 네가 언제부터 목숨을 아꼈다고. 목숨을 아끼는 사람이 어떻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여자에게 골수를 주고 목숨까지 바친 건데? 정말 바보가 따로 없더구먼.”인무쌍이 뾰로통해서 말했는데 말투에는 질투가 가득했다. 이는 이도현의 과거 일에 질투심이 폭발한 게 틀림없다.“맞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여자한테 반해서 목숨까지 내어줄 뻔했잖아. 따지고 보면 이런 행동도 아무 남자나 할 수 있는 게 아닌걸. 우리 보배 같은 후배라서 가능했던 거지. 참 순정하다니까. 후배 같은 남자를 어디서 찾아.”연진이가 은근히 비꼬며 이도현의 과거를 들춰냈다.특히 이도현의 여자인 셋째 선배와 열째 선배가 이렇게 이도현의 과거를 들춰내자 그는 안절부절못했다.“선배... 그... 다 지나간 일이에요. 그때는 사회에 금방 발을 붙인 때라 경험이 부족해서 사람을 구하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절대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선배들이 생각하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어요.”“흥. 우리가 그 말을 어떻게 믿어. 만약 네가 도와줘야 하는 사람이 못생긴 여자거나 남자였다면, 과연 도와줬을까?”인무쌍이 눈을 희번덕거리며 말했다.여자란 원래 다 똑같다. 고수든 일반인이든 모두 사랑 앞에서 이기적으로 변하고 남자의 과거에 집착하기 마련이다. 과거에 대해 화내지 않겠다고 약속해 놓고서는 막상 얘기하면 화를 낸다. 그리고 때때로 들춰내서 거들먹거리기도 한다. 즉 생각날 때마다 화를 내고 불평을 늘어놓을 것이다.“얘야, 이제 그만해. 그때는 후배가 너를 모를 때였어. 그만 질투해. 지금 후배가 너희에게 잘하고 있으면 됐지. 과거에 연연한 건
“선배들, 이번엔 저 혼자 갈게요. 선배들은 여기서 저를 기다려 주세요.”이도현이 말했다.“안돼. 성역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데. 널 절대 혼자 보낼 수 없어.”“맞아. 성역은 고무계의 강자들만 모여 있는 곳이야. 그곳의 강자는 네가 천사국에서 만났던 강자들보다 훨씬 더 강하단 말이야. 우리가 만났던 족제비처럼 강한 사람이 성역에 널리고 널렸다고. 그런데 어떻게 널 혼자 보내? 우리가 널 혼자 보내고 어떻게 안심할 수 있겠어?”윤선아가 말했다.“이 녀석아, 이번에는 꼭 우리의 말을 들고 절대로 혼자 가지 마. 우리는 다시 끝없는 불안에 떨고 싶지 않아.”여러 선배가 이도현이 혼자 가는 것을 결사반대했다.“선배들, 걱정하지 마세요. 저에게 목숨을 보전하는 방법이 있어요. 둘째 선배도 알잖아요. 제가 일곱째 선배에게 목숨을 지키는 보물을 줬듯이 저에게도 그런 보물이 있어요.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윤선아는 계속 설득하려다가 이도현의 말을 듣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다. 그녀는 이도현이 서명월에게 준 그 작은 향로가 떠올라 순간 마음이 놓였다.그때 이도현은 그런 보물을 한 개만 갖고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게다가 그에게 감히 사용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강한 부채도 있었다.그런 보물들을 갖고 있는 한 이도현이 스스로 목숨을 보전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오히려 선배들이 따라가는 게 이도현에게 짐이 될 수도 있었다.인정하기 싫지만, 이것이 엄연한 사실이었다. 그녀들도 한때는 세상을 호령하던 존재였고, 세속계와 고무계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었지만, 고수들이 점점 많아지면서 그녀들도 이제는 더 이상 압도적인 실력을 갖춘 존재가 아니었다.“알겠어. 그럼 그렇게 해. 그런데 한 가지를 꼭 약속해줘. 바로 무슨 일이 있어도 늘 자신부터 지켜야 해. 네가 안전해야 뭐든지 할 수 있어. 알겠지?”윤선아가 진지하게 말했다.“둘째 선배... 어떻게... 후배를 혼자 보낼 수 있어요? 후배가 얼마나 충동적인 사람인데요. 혼자 가면 무슨 일이
“다섯째 선배, 또 저를 놀리는 거죠. 초면도 아닌데 그만 좀 놀리세요.”한지음이 부끄러워하면서 얼굴을 붉혔지만, 여전히 대범하게 모두에게 술을 따랐다. 그러고 나서 말했다.“민아 씨, 혜영 씨, 다섯째 선배가 입을 열었으니, 우리 셋이 선배들에게 술을 올리죠. 우리가 모두 도현 오빠의 여자인 만큼 마땅히 선배들께 술을 따라드려야 해요.”“알겠어요. 지음 언니.”한지음, 오민아 그리고 조혜영은 세상 물정을 많이 겪어본 사람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숙한 소녀들처럼 쑥스러워하지는 않았다.그녀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고 윤선아 앞으로 다가갔다.“둘째 선배, 저희가 술을 올리겠습니다. 한 잔 받으세요.”“호호. 어서 앉아요. 다섯째 후배가 장난친 거니까 신경 쓰지 말아요. 다 한 식구인데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나요.”윤선아는 비록 이렇게 말했지만 결국 술잔을 받았다.“물론입니다. 둘째 선배.”그 후, 세 여자는 홍조가 띤 얼굴로 다른 세 명의 선배들에게도 차례대로 술을 올렸다. 그렇게 술을 올린 후에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식사를 시작했다.이도현은 전반 과정을 바라보며 속으로 깊은 감회를 느꼈다.‘이게 진정으로 가정을 이룬 기분일까?’하지만 식사를 하면서도 이도현은 조금 전 윤선아의 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해...’이도현은 이렇게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상황을 떠올려 보았다.하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몇몇 선배들의 눈빛에서 걱정스러운 기색을 읽었지만, 선배들 역시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다는 것을 보아냈다.그렇게 식사가 끝난 후 이도현은 세 여자를 방으로 데려다주었고, 자신이 곧 나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고 위험할지도 모르니 당분간은 여기에 머무르라고 했다.몇 가지 일을 더 당부한 후, 이도현은 세 여자와 각각 포옹하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세 여자의 걱정 어린 눈빛을 뒤로한 채 방을 나섰다.다시 선배의 방으로 돌아갔을 때, 선배 네 명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 차 있
방으로 들어간 후, 세 여자는 이도현에게 차를 따라주는가 하면 과일을 깎아주고 간식을 가져오는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식으로 애정을 표현했다.그리고 이도현 앞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지만, 세 여자가 이도현 앞에서 대놓고 옷을 갈아입으며 성숙한 몸매를 드러내자, 이도현은 열째 선배 연진이의 말이 떠올랐다.여기가 다섯째 선배의 거처여서 다행이지, 만약 이도현의 집이었다면 벌써 세 사람을 덮쳤을지도 모른다.이도현은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욕망이 들끓었다.만약 그가 아직 순진한 소년이었고 여자와 놀아보지 못한 상태였다면, 그나마 참을 수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그 맛을 이미 체험해 본 이상 이도현은 참기 너무 힘들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세 여자를 끌어안고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정말이지 그의 뛰어난 자제력이 아니었다면, 그리고 선배들에게 놀림당하기 싫은 것이 아니었다면 이도현은 이미 덮쳤을 것이다.게다가 세 사람 모두 이도현의 아내이니 문제 될 것도 전혀 없었다. 다만 선배 여러 명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러지 않은 것뿐이다.세 여자는 이도현이 보는 것을 전혀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다. 이미 관계도 맺었고 볼 것 못 볼 것 다 보여줬으니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었다.이도현의 욕망이 이성을 제패하기 일보 직전, 세 여자가 옷을 다 갈아입었고 이도현도 드디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다.그 후 네 사람은 기화영의 방으로 갔다.기화영의 방에는 이미 술과 음식이 준비된 채 이도현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선배,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이도현이 웃으며 말했다.“하하하. 오래 기다리지 않았어. 괜찮아. 반나절 기다려야 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일찍 왔네. 이 녀석이 나쁜 짓을 안 했나 봐. 잘했어...”“자, 동생들, 제가 소개해 줄게요. 이분은 우리의 둘째 선배예요. 다들 본 적 있죠?”연진이는 웃으며 윤선아를 가리켰다.“둘째 선배, 안녕하세요.”세 여자가 공손히 인사했다.그녀들은 이미 이도현과
이도현은 지금 딱 여자들한테 빌붙어 사는 남자 같았다. 하지만 웃긴 건, 그는 전혀 여자한테 도움받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만약 과거에 이런 기회가 있었다면 이도현은 이렇게 열심히 살지도 않았다.“와...”이도현은 속으로 깊은 감회를 느꼈다.‘내가 보잘것없던 시절에 만났던 사람들은 다 나쁜 놈들이었어. 심지어 목숨을 구해준 사람마저 나에게 뒤통수를 쳤지. 하지만 성공해서 정상에 오르니까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이지 뭐야. 나와 결혼하고 싶어 하는 여자들도 하나같이 좋은 사람인 데다가 돈도 많고, 나에게 아낌없이 베풀려고 해.’그렇다. 사람 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이도현은 마음속으로 자신의 우여곡절 하던 운명을 한탄한 후, 품에 안겨 있는 아름다운 여인에게 부드럽게 말했다.“좋아요. 이제 제가 해야 할 일을 다 끝내고 나면 우리 경치 좋은 곳에 가서 은퇴해 살아요. 세 사람이 저를 먹여 살리고, 저는 맘 편히 얹혀살 거예요.”“우리가 남편을 돌보는 건데 그게 왜 얹혀사는 거예요? 우리는 도현 씨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얹혀산다는 표현을 쓰면 안 되죠.”“맞아요. 우리가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두 오라버니 덕분이에요. 오라버니가 없었다면, 아마 지음 언니 빼고 저와 혜영 씨 두 사람은 벌써 가문의 요구에 따라 정략결혼을 했을 거예요.”“그럼요. 오라버니가 없었다면 우리 가문은 이미 몰락하거나 망했을 거예요. 저 역시 지금까지 살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조혜영과 오민아는 감개무량하게 말하며 이도현의 손을 더욱 꽉 잡았다.“이게 곧 운명이죠. 자, 이제 들어가서 얘기해요. 잠시 후 다섯째 선배가 오기로 했으니까 다들 준비하고 같이 가요.”세 여자는 마지못해 손을 놓고 이도현을 끼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세 여성 중 조혜영만 무공을 조금 할 줄 알았고 이도현이 준 단약 덕분에 현재 내공이 많이 제고되었다.오민아와 한지음은 원래 평범한 여자들이었지만 이도현이 준 주안단을 복용한 후 얼굴이 열입곱살 소녀처럼 생기 넘치고 어여쁘게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