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지나지 않아 인무쌍과 양주희의 상처는 거의 다 나았다. 이제 이 비경에서 나가자고 인무쌍이 말을 꺼냈다.“선배들. 제가 먼저 두 부을 호송해 드릴게요. 그 후에 자미각에 한 번 다녀와야 해요.”이도현이 말했다.“자미각에 뭐하러 가? 또 무슨 사고를 쳤어?”인무쌍이 뾰로통하게 물었다.그녀는 이도현과 부부지실이 있었기에 진작에 마음속으로 자기를 이도현의 여자로 생각하고 있었다. 이도현이 얘기를 안 해서 인무쌍도 티를 내지 않았지만, 그녀는 줄곧 마음속으로 이도현을 자기의 남자로 생각했다.“아니요. 그 사람들이 저를 건드렸어요. 자미각에서 사람을 시켜 저를 미행하고 제 주변의 모든 사람을 하나도 빠짐없이 꼬치꼬치 조사했어요.”“그놈들이 나쁜 마음을 먹은 게 확실해요. 그놈들이 그런 짓을 했으니 저도 그들을 편하게 지내게 놔두지 않을 거예요. 저는 그들에게 무슨 짓을 하려고 하는지 물어보고 싶을 뿐이에요.”이도현은 살짝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 말을 듣자 인무쌍은 그를 한번 바라보고는 말했다.“그래. 가 봐. 나랑 여섯째는 알아서 집에 가면 돼. 너 혼자서 조심해.”“내 말을 꼭 명심해. 무슨 일이 있든 간에 절대 자기를 위험에 처하게 하지 마. 너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인무쌍의 말에는 다른 뜻이 담겨있었다.“그러니까. 이놈아, 너는 혼자가 아니야. 너한테는 우리 선배들이 있어. 특히 셋째 선배들한테는 무조건 책임져야 해...”“여섯째...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나 갖고 농담하지 마. 너도 피할 수 없는 일이야.”인무쌍은 볼이 붉어진 채 양주희의 말을 끊어먹었다.“헤헤. 피할 수 없으면 없는 거죠. 저는 피할 생각 없어요. 후배가 저와 결혼하길 기다리고 있었어요.”양주희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고 말을 직설적으로 내뱉었다.말을 하는 두 여자는 별로 부끄러워하지 않았지만, 이도현은 뻘쭘하기 그지없었다. 이 일에 있어서 그는 말을 꺼내지도, 물어보지도 못했기에 그게 고개를 숙이고 들을 수밖에 없었다.그가 아는 선배
게다가 매번 검사할 때면 밖에서부터 안까지 한 곳도 빠지지 않고 검사했다. 특히 하체 부위를 제일 많이 검사받았다.그 당시 이도현은 경험이 없는 어린 소년에 불과했다.그런 상황에서 그런 대우를 받으니 부담이 얼마나 컸을지 생각하지 않아도 뻔했다. 이도현이 내공이 좋고 끈기가 강해서 그렇지, 만약 다른 남자가 그와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절대로 버티지 못하고 죽었을 것이다.“아니요... 아니요. 여섯째 선배는 자질이 타고나시고 천선처럼 아름다우며 천하에서 손에 꼽힐 정도로 미인이세요.”이럴 때면 이도현은 좋은 말을 하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헤헤. 나쁜 놈. 겁먹은 것 봐. 얘기 그만하고 얼른 가서 네 볼일이나 봐. 나랑 셋째 선배는 먼저 돌아가 볼게.”양주희는 더는 이도현을 놀리지 않고 말했다.“선배. 그래도 제가 바래다줄게요. 선배들만 보내기에는 마음이 놓이지 않아요.”이도현이 말했다.“아이고. 이 자식이 선배들을 얕잡아 보는 거야? 예전에 우리도 강호를 걸어 다니면서 혼자 다니는 것에 습관 되었어. 이번에는 나무에서 떨어진 격이지만 이런 비경에서 저놈들을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 그것도 저놈들이 기습해서 당한 것이다. 네 셋째 선배가 그렇게 쉽게 다칠 사람이라고 생각해?”양주희는 고사리 같은 손가락으로 이도현의 이마를 짚으며 혼을 냈다.“가봐. 너는 가서 네 볼일이나 봐. 우리는 별일 없을 거야.”인무쌍이 부드럽게 말했다.“하지만 선배...”“토 달지 말고 빨리 가서 네가 해야 할 일이나 해. 그리고 돌아와서 선학신침을 정화해서 내공을 올려. 앞으로 너한테 닥칠 일들은 지금 것보다 더 크고 많을 거다. 자신의 내공을 올려야지 보장이 있어. 우리가 갈 테니 너는 네 볼일이나 봐. 나랑 여섯째가 알아서 돌아갈게.”인무쌍의 말은 반박할 구석이 없었다. 이도현은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셋째 선배의 명령이 떨어졌으니 그는 반박하기도 어려웠다.그 후 세 사람은 비경에서 나왔다. 인무쌍과 양주희는 태허산으로 가
동굴 속 자미각의 태상 장로 목소리는 아주 폼이 나게 메아리 소리를 냈다. 밖에 있는 사람이 듣기에 그 소리는 마치 신선이 내는 소리와도 같았다.특히 씩씩하고 우렁찬 소리는 더욱 밖에 있는 자미각의 사람들을 기쁘게 했다. 그들은 순식간에 무릎을 꿇으며 소리쳤다.“조상님의 출관을 축하드립니다.”“조상님의 출관을 축하드립니다.”수만 명의 사람이 다 같이 외치자 그 소리는 하늘을 찔렀다. 그건 마치 황제가 외출할 때 백성들이 길에서 만세를 외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밖에서 울리는 외침과 함께 선풍도골하고 얼굴색이 불그스름한 노자 한 분이 동굴 안에서 걸어 나왔다. 노자의 걸음걸이가 씩씩하고 늠름한 것을 봐서 딱 봐도 고수였다.“다들 일어나거라. 내가 백 년을 폐관했는데 드디어 내공을 돌파하고 장벽을 깨부쉈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노자는 탄식하면서 말했다.그는 영급경지를 돌파하고 회도경지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건 한 개의 장벽이고 큰 격차였기에, 넘기만 하면 내공이 대폭 올라가고 수명이 늘어날 수 있었다.자미각의 태상 장로는 백 년 동안 폐관하여 드디어 장벽을 깨부수고 영급경지에서 회도경지로 이르렀다. 그는 성역 안의 사람을 빼고 온 고무계에서 놓고 말하면 절대로 천재 강자였다.“조상님 축하드립니다.”“축하드립니다. 조상님은 신공을 이루고 천하를 놀라게 하였습니다.”“조상님께서 신공을 성공적으로 수련해낸 것을 축하드립니다.”삽시에 아래에 있던 제자들은 하나같이 아부를 떨기 시작하면서 듣기 좋은 말을 전부 꺼냈다.“하하하. 신공을 이루기는 무슨. 지금에야 깨달았어. 도를 닦는데 끝이 없듯이 무도도 똑같다. 너희들이 본 성공도 그저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나는 너희들이 착실하게 수련하기를 바란다. 절대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아서는 안 된다. 무도의 길에는 끝이 없다.”노자는 아주 엄숙하게 얘기했다.“조상님의 가르침을 명심하겠습니다.”한바탕 아첨한 후 자미각 각주가 앞으로 나서며 공손하게 말했다.“조상님, 조상님의 복
“이도현이 저더러 각주님에게 말을 전하라고 했습니다. 자미각이 멸문을 당하고 싶지 않으면 자기를 건드리지 말라고 합니다.”제자의 말에 유쾌하던 현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그래. 알겠으니까 일단 내려가 봐.”자미각 각주가 급하게 말했다.그는 이일을 태상 장로가 알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한 면으로 흥을 깨기도 하고 다른 한 면으로 이도현의 일에 있어서 각주가 불미스러운 것도 있었다. 어찌 됐든 자미각의 각주가 되는 사람이 이도현의 개 노릇을 한다는 것을 어르신이 알게 되면 체면이 안 서기도 했다.하지만 방금 제자가 한 말을 태상 장로는 아주 똑똑히 들었다. 기타 일은 안 묻고 그냥 지나칠 수 있어도 누군가가 자미각을 없애겠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그는 순간 마음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자미각은 누가 뭐래도 고무계에서 손에 꼽히는 세력이었다. 감히 큰소리를 하면서 없애겠다고 해서 없앨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자미각은 천백 년의 역사를 이어왔고 감히 자미각을 멸망시키겠다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감히 이런 큰소리를 치는 자가 있다니. 예전에도 자미각은 그 누구를 두려워한 적이 없었는데 지금 장로가 회도 경지까지 돌파했으니 이런 큰소리를 내뱉는 사람을 보고 그냥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누가 담이 이렇게 큰소리를 내뱉는 거야? 우리 자미각을 없애겠다고? 내가 들어나 보게 얘기해봐.”“조상님, 별거 아닙니다. 그저 세상 물정을 모르는 짐승 놈이 하나 있는데 우리 자미각이랑 맞서고 있습니다.”자미각 각주가 말했다.“짐승 같은 놈? 허허. 일이 이렇게 간단하다니. 각주. 너는 내가 늙어서 노망들었다고 생각하는 거야?”태상 장로는 각주의 얼렁뚱땅한 말이 무척 맘에 들지 않았다.“그럴 리가요. 조상님 화를 가라앉히십시오. 사실 정말 별거 아닙니다. 태허산의 제자가 출산했는데 전에 공작제국에서 대판 싸웠다가 공작사의 보물 칠색동백꽃을 빼앗아갔습니다.”“하지만 성역 안 대진제국의 넷째 황자가 저희
태상 장로는 애써 침착하면서 자기의 분노를 억눌렀다. 어찌 됐든 그는 태상 장로이긴 하지만 지금은 자미각의 관리층이 아니었다.하지만 자미각이 한 짓은 정말 너무했다.‘내가 방금 무슨 말을 들은 거지? 이 개자식이 어떻게 태허산이 몰락했다는 말을 할 수 있지? 어디 이게 말이야 방귀야? 태허산이 몰락했다는 말을 꺼내다니. 참말로 멍청이가 아니고서야 어찌 감히 이런 말을 할 수 있지?’태허산이 얼마나 강한지 그는 격하게 체험한 적이 있다. 그가 어렸을 때 수많은 고수가 태허산의 계승자를 에워싼 적이 있었다. 결국, 태허산의 노도를 분노하게 했고 노도는 검을 메고 혼자 하산하여 고무계의 고수들을 거의 한바탕 해치웠다.그때의 싸움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세대의 걸출한 천재를 거의 다 죽였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감히 태허산이 몰락했다는 말을 내뱉다니.“어리석다. 태허산이 얼마나 무서운지 너희들은 영원히 모를 거다. 아무런 우리 자미각이 몰락했다고 해도 태허산은 절대 몰락하지 않아.”“얘기를 길게 하고 싶지 않다. 어찌 됐든 여기에 있는 자네들이야말로 자미각의 각주이고 장로니까. 하지만 아직 만약 태허산의 제자랑 관계가 틀어지기 전이라면 얼른 그자와 화해하기를 바란다. 아니면 진짜로 자미각에 치명적인 재난이 될 거다.”태상 장로가 걱정스럽게 말했다.이 말을 듣자 자미각의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아무도 입을 떼지 못했다.일이 이 지경까지 이른 이상, 만약 이도현을 상대하지 않는다면 대진제국의 노여움을 감당해야 했다.태허산의 이도현에 비할 때 그들이 더욱 감당하기 싫은 건 성역의 대진제국과 대항하는 것이었다.잠깐 고민을 한 뒤 자미각의 각주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조상님.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은 예전이랑 다르며 우리 자미각은 예전의 자미각이 아닙니다. 태허산도 조상님이 생각하던 그런 태허산이 아닙니다.”“만약 이번에 태허산의 제자가 고무계로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면 아마 전 고무계는 이 천하에 태허산이
다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채 반응을 하기도 전에 한 제자가 허둥지둥 달려오며 크게 소리쳤다.“각주님. 큰일 났습니다. 각주님. 쳐들어왔습니다. 어떤 사람이 쳐들어왔습니다.”이 말을 듣자 태상 장로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으며 아주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젠장. 도대체 어느 간덩이가 부은 놈이야. 나가 보자...”자미각의 각주가 크게 분노하며 말했다.‘어느 눈치 머리가 없는 놈이 감히 자미각까지 쳐들어오는 거야? 우리 자미각 태상 장로가 오늘 출관했다는 것을 모르는 거야?’“다 같이 나가 봐봐.”태상 장로가 말하면서 앞장서서 밖으로 걸어 나갔다.조상님이 나갔으니 나머지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서 나갔다.뭇사람들이 대전 밖으로 나갔을 때, 젊은 청년이 맨주먹으로 살기를 내뿜으며 밖에서 걸어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앞으로 나서서 그를 말리던 제자들은 그의 곁에 다가가지도 못했는데 작은 빛발에 날려갔다.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빛발은 다름이 아니라 뜻밖에도 작은 은바늘이었다.“이도현. 각주님, 저놈이 바로 이도현입니다.”자미각에서 유일하게 이도현을 뵌 적이 있는 사람은 바로 그때 공작제국에서 이도현에게 겁을 먹고 달아난 호법 장로였다. 그가 겁을 먹으면서 말했다.사람들이 얘기를 나누는 사이, 이도현은 이미 그들 앞에 있는 계단에 도착했다.“내가 오늘 여기에 온 것은 설명을 들으려고 왔어. 나와 자미각은 아무런 원수를 진 적이 없는데 왜 나를 상대로 뒷조사를 하고 미행을 하며 내 주변 사람들의 뒷조사까지 하는지 알아내려고. 당신들은 오늘 나한테 설명을 하는 것이 좋을 거다. 아니면 오늘 이후로 자미각이 존재할 필요가 없게 될지도 몰라.”건방졌다.아주 건방졌다.그는 혼자서 남의 자미각 대전 앞에서, 자미각 수천수만 명의 제자들 앞에서 설명을 내놓으라고 하였다. 아니면 자미각이 존재할 수 없게 한다고 했다.자미각은 천년이나 이어왔다. 단 한 명도 감히 자미각의 대전 앞에서 자미각을 소멸하겠다고 큰소리를 하는 사람이 없었다.이도현이 말을 내뱉은 순
“짐승 같은 놈. 죽음을 자초하네.”자미각의 기타 장로들이 화를 번쩍 냈다.“죽어라.”몇 명의 장로는 마음속의 분노를 누르지 못해서 소리 지르며 달려들었다.순식간에 대여섯 명의 자미각 장로 호법이 사면 팔방에서 나와 이도현을 향해 달려들었다.장로들은 제각기 곧바로 병기를 내세웠고 모두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죽어...”이도현도 그들을 봐주지 않고 음양검을 손에 들었으며 검을 한번 휙 휘두르자 다섯 갈래의 검기가 오색의 빛을 내뿜으면서 여러 장로를 향해 베어졌다.쿵쾅.커다란 소리와 함께 이도현을 중심으로 오행의 힘이 쾅 하고 자미대전의 문 앞에 터져 나왔다.강대한 위력 아래에 자미각의 여러 장로는 이 힘 때문에 옆으로 날아갔으며 저 멀리 땅에 떨어지면서 거대한 소리를 냈다.쿵, 쿵, 쿵.몇 명의 장로의 몸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딱딱한 바닥 때문에 박살이 났다. 그들은 오장육부가 순식간에 위치가 변한 것처럼 아팠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너...”“어떻게 이럴 수가...”“악...”장로들은 잔뜩 놀란 눈빛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들은 거의 동시에 비명을 질렀다.곧이어 많은 사람의 놀란 눈빛 아래서, 장로들의 몸에 갑자기 피 구멍이 군데군데 자라났다. 그리고 피 구멍에서 검기가 한 줄기씩 나타나더니 피범벅이 되었다. 몹시 무서운 광경이었다.비명 속에서 자미각의 장로들은 축 쓰러졌고 잠시 발버둥 치더니 바로 숨을 거두었다.그저 채 딱딱해지지 않은 몸뚱이만 남긴 채 계속 피를 뿜으면서 바닥을 빨간색으로 물들였다.“스읍...”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냉기를 들이마셨다.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너무 충격적이었다. 이도현이 이렇게 강력하게 나오자마자 바로 사람을 죽이며 전혀 기회를 주지 않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이도현은 단번에 자미각의 몇몇 장로 호법을 베어 죽였다. 그것도 자미각 사람들의 보는 앞에서, 자미각 각주, 태상 장로와 모든 장로 호법 그리고 수만 명의 제자 앞에서 사람을
“너... 너 잘 생각해... 여기는 자미각이야...”“날 죽인다면 우... 우리 자미각 수천수만 명의 제자는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은 거야...”자미각 각주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힘겹게 협박의 말을 내뱉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누가 들어도 겁먹은 게 분명했다.그 자리에 있던 자미각 제자들은 이 광경에 눈이 휘둥그레졌다.지금 자미각에서 그들의 각주, 자미각에서 황제와 같은 존재가 다른 사람에게 목을 조르고 있다.‘미친 거 아니야?’‘이 이도현이란 자, 간덩이가 부은 건가? 아니면 정말 피 터지게 싸울 작정인가?’이도현이 자미각 각주를 함부로 대할 때부터 그들의 원한 관계는 이미 맺어졌다.이도현이 각주를 죽이지 않더라도 각주는 체면을 잃었기에 모든 것을 걸고 이도현을 죽여 자신의 치욕을 씻을 것이다.만약 이도현이 각주를 죽인다면 자미각의 나머지 사람들은 당연히 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각주가 눈앞에서 살해당했는데 구성원이 손 놓고 가만있으면 자미각의 명예도 완전히 실추되기 때문이다.이도현을 죽이지 않는다면 자미각은 앞으로 고무계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조상님, 빨리 사람을 구하십시오. 빨리 각주님을 구하십시오.”장로들은 다급히 소리쳤다.그러나 태상 장로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이도현을 보고 고개만 절레절레 흔들었을 뿐 손쓸 생각이 없었다.사람들은 조상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았다.결국, 호법 장로 한 명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이도현. 건방진 놈. 당장 각주님을 놓아주지 못해? 정말 우리 자미각과 맞서 싸우겠다는 건가?”“시끄러워.”이도현은 화를 내며 그 장로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수중의 음양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오색 검기는 장로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퍽.묵직한 소리와 함께 장로는 폭파하여 피안개로 되었고 즉석에서 목숨을 잃었다.“이도현, 네가 감히...”“너 이미 우리 장로 여덟 명을 죽였어. 뭘 더 어쩌자는 거야? 우리 자미각은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꼭 너의 모든
“대진제국? 그렇게 대단한가?”이도현이 싸늘하게 웃었다.“정말 대단하다고 해도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지? 나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나랑은 아무 상관도 없다. 하지만 나를 건드린다면 그게 사황자든 다른 무엇이든 상관없이 똑같이 죽여버릴 것이다.”“이도현! 너... 너 정말 간덩이가 부어버렸구나! 감히... 감히 어떻게 사황자께 그런 말을 하는 거야! 너... 너는 죽은 목숨이다. 이건 대역죄야!”자미각의 각주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하하하. 정말 충성스러운 개구나. 본인이 죽을 상황에 놓였음에도 불구하고 주인을 위해 변호하려 하다니! 정말 충직한 개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개도 실력이 있어야지. 너 같은 수준으로는 제대로 된 개조차 될 수 없다. 죽어라!”말을 마친 이도현이 들고 있던 보검을 빠르게 휘둘렀다.자미각 각주는 비명 속에서 음양검에 의해 목이 잘렸다.머리는 땅바닥을 구르며 자미각 제자들의 발 앞에 멈춰 섰다.이도현은 쳐다보지도 않고 겁에 질린 자미각 사람들을 쓱 훑어볼 뿐 먼저 공격하지는 않았다.“오늘은 너희들을 죽이지 않겠다. 하지만 기억해라! 다시는 나를 건드리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다음번에는 너희 모두를 저승으로 보내 염라대왕을 만나게 해줄 것이다! 그리고 아까 말한 사황자에게 전해라! 주제를 알고 함부로 나서지 말라고. 만약 또다시 문제를 일으킨다면 그 역시 죽일 것이다. 똑똑히 기억하고 전해라. 그 사람을 죽이는 건 개를 죽이는 것과 다름이 없다. 대진제국이든 뭐든 내 눈ㄴ에는 아무것도 아니니 알아서 잘 판단해.”말을 마친 이도현은 더 이상 그들을 신경 쓰지 않고 자미각이 있는 산 밖으로 향했다.산 어구에 거의 다다랐을 때 이도현은 갑자기 멈춰서 한 방향을 바라보며 말했다.“흥! 구경 다 했으면 꺼져라! 너희도 마찬가지야. 나를 먼저 건드리지 마. 아니면 오늘 자미각의 최후가 너희의 최후가 될 것이니. 꺼져라!”이도현이 칼을 휘두르자 거대한 검기가 발사되었다.쾅!멀리 떨어진 산 하나가 폭발하
자미각의 태상 장로가 신공을 연마하고 경지를 뚫고 나왔을 때 사람들은 모두 자미각이 무궁무진한 발전을 이룰 것으로 생각했다.그 후에는 고무계에서 당당하게 이름을 떨치며 고무계에서 손꼽히는 대종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회도경지의 강자가 지키는 종파라면 강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았다.하지만 태상 장로가 죽었다.모두의 기대를 받던 자미각의 수호자, 태상 장로가 한순간에 비참하게 죽었다.이도현의 한 검에 의해 반으로 잘린 태상 장로는 시신조차 온전한 형태를 남기지 못했다.수련을 끝내고 나온 태상 장로는 곳곳을 누비며 자신의 제일 휘황찬란한 시기를 만끽해야 했지만 오히려 출관이 불행이 되어버렸다.하필 자미각의 불효 자손들이 이도현을 건드렸고 또 마침 태상 장로가 출관한 날 이도현이 자미각을 찾아와 사전 예고도 없이 싸움을 시작했다.태상 장로는 자신의 절기를 펼치지도 못하고 백여 년간 폐관 수련하며 얻은 깨달음을 시전할 틈도 없이 이도현에게 패배하여 죽음을 맞이했다.그의 출관부터 죽음까지는 불과 두 시간도 되지 않았다. 그는 밥 한 끼 먹을 시간 만에 죽어버린 것이다.그렇게 생각해 보면 태상 장로는 정말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셈이었다.자미각의 자손들이 벌인 일을 그가 모든 책임을 떠안게 된 것과 마찬가지였다.태상 장로는 폐관 수련을 하느라 다른 사람을 만날 시간도 없었고 다른 사람의 신경을 건드릴 틈도 없었다. 그저 자미각의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솔직히 말하면 죽은 태상 장로는 저승에 가서도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그는 오늘 폐관을 끝내지 않았을 것이다.동부에서의 수련이 지루하긴 했지만 적어도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조상님...”얼마 지나지 않아 충격에서 벗어난 자미각의 다른 장로들과 제자들이 두 조각 난 태상 장로의 시신을 보며 비통하게 외쳤다.“조상님...”자미각의 각주는 그만 겁에 질려 그대로 땅에 주저앉고 말았다.사시나무 떨리는 몸을 떨고 있는 각주는 이미
족히 수십 미터의 길이로 형성된 보라색 검기는 하늘에서 거대한 작두가 떨어지는 것처럼 이도현을 향해 내리쳤다.그때 이도현의 몸 안에는 이미 음양탑의 힘이 가득 차 있었고 음양탑이 힘은 그의 원력과 함께 음양검에 계속해서 주입되었다.강력한 힘이 음양검에서 폭발하였다.음양검 위로 검붉은 빛이 교차하며 이도현이 있는 곳을 비추었다.강렬한 빨간색 빛은 불꽃처럼 뜨겁고 검은색 빛은 마치 지옥에 있는 얼음처럼 싸늘한 기운을 풍기며 빛났다.음양이 교차하면서 또 다른 검기가 형성되었고 순식간에 하늘에서 떨어지는 자미검의 검기와 충돌했다.두 강대한 검기가 충돌하며 쾅 하는 폭음을 냈다.천지를 뒤흔들만한 힘이 공중에서 폭발하였고 그 순간 날아오른 검기는 자미각의 천년 된 고궁인 자미대전을 반으로 쪼개고 대전의 절반을 순식간에 가루로 만들어버렸다.하늘에 떠 있던 태상 장로는 강력한 검기의 충격을 받아 수백 미터를 날아갔다가 겨우 멈췄다.그의 수중에 있던 자미보검은 기존의 빛을 잃었고 보라색의 검신에는 이미 균열이 가득했다.‘이렇게 강력한 보검이 파괴되다니... 어떻게 이런 일이... 이럴 리가 없어!’태상 장로는 자미검에서 계속해서 번지는 균열을 바라보며 동공을 좁힌 채 몸을 파르르 떨었다.“어떻게 이런 일이... 이럴 리가 없어! 자미검은 고전 무기란 말이야! 무적이라고 했는데 어떻게 그런 검을 부숴! 이럴 수는 없다고! 너... 너 그 검은 대체 무슨 검이야. 왜 이렇게 강력한 거냐! 어떻게 구했느냐?”태상 장로는 공포에 떨며 이도현이 손에 쥔 음양검을 보고 경악의 눈빛을 보냈다.“죽어서 저승에 가 저승 사자에게 물어봐. 베어라!”이도현이 외치며 수중에 든 음양검을 다시 한번 휘둘렀다.강력한 검기가 순식간에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며 대지를 갈라놓을 듯한 위압감을 품은 채 태상 장로를 향해 날아갔다.강력한 검기는 대지조차 떨게 했다.태상 장로는 반격을 시도했지만 도망칠 수조차 없음을 깨달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오색의 검기가 그의 앞에 도달했고 저
“이 검은 자미검이다! 자미상제가 승천할 때 인간 세계에 남긴 보검이라고 알려졌지! 자미각 비경에서 찾은 후 피로 길러왔다. 오늘 천재 소년의 피로 한번 제련해 보자! 이 자미검은 강자의 피를 즐겨 마시고 특히 천재의 피를 더 좋아할 것이라 믿는다!”태상 장로는 말하며 부드러운 눈빛으로 손에 쥔 보라색 보검을 조심스럽게 보며 만졌다.그의 움직임은 매우 부드럽고 온화했는데 검이 아닌 마치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어루만지는 듯했다.그의 손길에 따라 보라색 보검에서 보라색 빛이 계속해서 반짝이며 마치 태상 장로의 손길에 반응하는 듯했다.이도현은 이 장면을 보며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확실히 보검이야. 음양 부채처럼 영혼이라도 깃든 것 같네.’이도현의 시선 속에서 태상 장로의 자미검은 끊임없이 강력한 힘을 모으고 있었고 보라색의 빛은 눈부시게 빛나며 마치 살아나는 듯했다.“소년이여. 기회를 줬는데 저절로 차버렸으니 이제 내 탓은 아니다. 자미검 아래 죽는 것도 네 운명이겠지.”태상 장로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럽고 차분했다.이전의 두려움이나 충격은 사라지고 자미검이 그의 손에 있을 때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은 듯한 자신감이 느껴졌다.태상 장로는 여느 때보다 자신감이 넘쳤다.어쩌면 보검이 그에게 자신감을 부여해 준 듯했다.예전에 누군가가 일부 병기는 주인을 통제할 수 있다고 했다. 주인의 경지가 부족하면 신병 무기를 다룰 수 없다고 했다.강제로 신병 무기를 소유하면 사람이 신병 무기를 다루는 것이 아닌 신병 무기가 사람을 다루는 상황이 될 것이었다.보물은 덕이 있는 자가 다스린다는 말이 괜히 생긴 건 아니었다.이도현이 보기에는 태상 장로가 신병 무기에 잡아먹힌 사람 같았다.보검의 의지는 이미 태상 장로의 의지에 영향을 주고 있었다.태상 장로를 마주하며 이도현도 결코 안심할 수 없었다.회도 경지의 고수에 보검이라는 무기까지 있기에 그의 도행으로 상대할 수 없을 것 같았다.이도현은 망설이지 않고 내면의 음양탑을 불러내어 그 힘을 빌려 대응
“흥미롭군...”이도현은 말하면서 눈빛이 싸악 차가워졌다. 그러고는 수중의 음양부채를 다시 음양검으로 바꾸고 회오리바람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쿵.더할 나위 없이 강력한 검기는 오색 빛을 띠며 회오리바람을 단번에 잘라버렸다.오색 검기는 회오리바람 속의 검기와 부딪히며 수천수만 명의 고수가 싸우는 듯한 소리를 냈다.두 개의 서로 다른 검기는 충돌하면서 사방으로 튕겨 순식간에 주변의 집과 초목을 잿더미로 만들었다.자미각 대전의 지붕도 순식간에 만신창이가 되었는데 기왓장들은 모두 망가져 모래흙이 되었다.강대한 힘으로 인해 태상 장로와 이도현은 모두 한 발짝 뒤로 물러서야만 했다. 그들이 싸웠던 곳은 폭발 현장처럼 거대하고 깊은 구덩이가 생겼고 주변에는 엄지손가락 굵기의 균열이 사방으로 퍼지기까지 했다.이도현은 마침내 태상 장로의 공포스러운 실력을 느꼈다.방금 자미각의 사람들은 태상 장로가 회도 경지의 고수라고 했다.이도현은 비록 회도 경기가 어떤 경지인지 모르지만, 방금의 싸움을 놓고 보면 태상 장로는 자미각 각주와 같은 강자 수십 명을 거뜬히 죽일 수 있는 실력이었다.“젊은 친구, 아직 늦지 않았네. 지금 멈춘다면 노부는 이전에 말했던 것처럼 자네를 안전하게 내보내지. 그리고 자미각이 앞으로 절대 너와 맞서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하네. 어때?”태상 장로는 보검을 쓰다듬으며 말했다.“날 죽일 수 있을 거라고 그렇게 확신해?”이도현이 시큰둥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실력 있다는 거 인정해. 당신은 내가 여태까지 본 고수들보다 강해. 그렇다고 해서 내가 두려워할 것 같아?”“난 떠날 수 있어. 하지만 전에 말했던 것처럼 내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는 일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다 죽어야 떠날 거야.”이도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태상 장로를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 말했다.태상 장로가 놀라울 정도로 강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도현이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누구나 목숨을 걸고 지키는 것들이 있다. 이도현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목숨을 걸어서라도
너무 경이로운 장면이라 그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자미각의 각주, 고무계에서 손꼽히는 대종파의 두목이 죽이 되도록 처맞은 것은 받아들이기 힘은 일이었다.설사 자기 눈으로 직접 봤다고 해도 믿기 힘들었다.한 노자는 눈을 한참 비비더니 침을 꿀꺽 삼키며 말했다.“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집니까? 이놈 대체 무슨 괴물이길래... 어떻게 윗세대의 강자인 자미각 태상 장로를 상대하죠? 말이 안 됩니다.”“이도현, 이 자가 바로 이도현입니다. 이전에 공작제국에서 10대 강자를 전부 죽였고 공작사의 강자는 겁에 질려 사찰의 보물인 칠색동백꽃을 내주었다고 들었습니다. 믿지 않았는데 지금 보아하니 모두 사실이었던 것 같습니다.”“저 부채 방금 보셨습니까? 이도현이 들고 있는 저 부채 수상하면서 강대합니다. 저는 저런 무기를 본 적이 없습니다.”이 몇 사람은 숨어서 이도현의 손에 들고 있는 음양부채를 지켜보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들은 서른 살도 안 되는 청년이 자미각의 태상 장로를 물리쳤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더욱이는 이도현이 부채 하나로 회도경지에 이른 강자의 무기를 망가뜨렸으니 말이다.“다들 이놈이 이미 곤륜옥의 비밀을 알아냈다고 하더니 사실인가 봅니다. 곤륜옥의 비밀을 얻은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어린 나이에 이 정도의 실력을 갖추겠어요? 그리고 지금 들고 있는 이 부채와 방금 사용했던 보검도 본 적이 없는 무기들입니다.”“답은 하나입니다. 바로 태허산에서 이미 곤륜옥의 비밀을 얻었고 강력한 힘과 보물을 얻은 것입니다. 이 두 무기가 바로 곤륜옥의 힘입니다.”“맞습니다. 이도현의 보검과 부채는 모두 우리의 인식을 초월한 신병 무기입니다. 이 무기들을 얻는다면 우리도 실력이 지금보다 몇 배 더 강해질 것입니다.”이 말을 듣자 사람들의 눈빛에 탐욕이 스쳤다. 그들은 뜨거운 눈빛으로 이도현의 음양검과 음양부채를 바라보며 그의 무기를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싶어 했다.‘한 사람의 실력을 향상해줄 수 있는 신병 무기, 누가 안 갖고 싶겠어?’‘만약
“너...”태상 장로는 괴물 보듯 놀란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는 이도현이 이렇게 강경하게 나올 줄 몰랐다. 한 번 맞붙은 데로부터 이도현이 그에게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다.그러나 그는 방금 그 강력한 음양의 힘이 이도현의 체내에서 뿜어져 나온 것인지 아니면 손에 들고 있던 무기에서 나온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그는 이도현의 음양검을 한참 동안 관찰한 후에야 비로소 방금 그를 물리친 음양의 힘이 이도현의 무기에서 솟아난 것임을 알아차렸다.그러자 그는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어쩌면 태상 장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이도현이 자신보다 강할까 봐 두려웠다. 그는 이도현 본인이 그렇게 강한 것이 아니라 병기 때문에 그런 공격을 날릴 수 있기를 바랐다.만약 그것이 이도현 본인의 실력이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서른도 안 되어 보이는 젊은이가 수많은 세월을 수련한 그보다 강하다는 것은 매우 무서운 일이었다.“자네... 자네 이 부채는 도대체 무슨 병기지? 등급이 어떻게 되길래...”태상 장로는 어설픈 목소리로 물었다.비록 이도현 본인의 실력이 아닌 것에 마음이 조금 놓였지만, 부채만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졸이게 했다.부채는 무서울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다. 특히 음과 양 두 가지 상극되는 힘이 하나의 부채에 기묘하게 융합되었으니 말이다.부채에서 나오는 음양의 힘은 상대방에게 막을 시간, 반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좋은 병기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이 말을 듣자 이도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냥 평범한 부채일 따름이야. 그런데 태상 장로도 생각했던 만큼 강한 것이 아니네. 도도한 척 오지게 해서 아주 강한 줄 알았는데 당신도 변변치 않네.”이도현의 말에 태상 장로는 화가 나서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다. 그는 강대한 태허산이 두려워서 손을 쓰지 않았던 것뿐인데 이도현의 눈에는 도도하고 잘난 척하는 것이 되어버렸다.“너...”태상 장로는 화난 나머지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여태까지 살면서 이렇게 건방진
사람들은 매우 놀랐다. 그들도 일 계 고수지만 이렇게 강력한 살의를 느껴본 적이 없다.방금 한순간 그들은 고전 저승사자의 살의를 느낀 것 같았다. 발밑에서 몸서리치는 냉기가 올라왔고 죽음의 기운이 서서히 다가오는 듯했다.장로들이 발길을 멈추었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그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빛을 반짝이는 푸른색 은바늘을 날려 보냈다.은바늘의 속도는 맨눈으로 보아내기 힘들 정도로 빨랐다.푸른 빛이 날아오는 것을 보고 몇몇 사람들은 허겁지겁 병기를 꺼내 막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푸른 빛을 띤 은바늘은 놀랍게도 그들의 무기를 단번에 뚫어버렸다.장로들은 미간이 따끔거렸고 곧 머리에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뒤이어 우르릉 소리와 함께 장로들의 머리는 피안개로 변했다.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모두가 반응하지 못했다. 그들은 그저 머리 없는 시체들을 바라보며 깊은 두려움에 빠졌다.화가 단단히 난 태상 장로는 몸을 부르르 떨며 이도현을 바라보았다.그는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도현, 자네 정말 죽고 싶은 건가.”“날뛰는 것도 정도가 있어야지. 노부는 여태까지 살면서 자네처럼 무례한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오늘 태허산의 고수가 온다고 해도 노부는 자네를 죽이고 말겠어.”“죽어라...”태상 장로는 포효하며 제자리에서 순간 이동해 이도현을 향해 돌진했다.어마어마하게 무서운 기운이 순식간에 자미각 대전 전체를 뒤덮었다.같은 시각 태상 장로는 손에 검은 부채를 거머쥐고 검은 기운을 내뿜으며 이도현의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이도현의 차가운 눈동자에 빛이 반짝이더니 손에 들고 있던 음양검이 사라지고 대신 부채 한 개가 나타났다.바로 음양탑에서 계속 수리를 받던 음양부채였다.지금, 이 순간 음양부채에 음양의 기운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며 강력하고 공포스러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원래 파손되었던 부채 면이 복원된 음양부채는 이전보다 많이 강해졌다. 부채의 양면은 진정한 황금빛 태양처럼 뜨거운 빛을 발산했고 음면은 푸른 기운을 풍기며 사람에게 서늘하고 섬뜩한 느낌
짝짝짝.뺨 때리는 소리가 자미대전에 울려 퍼졌다. 이도현은 양손으로 자미각 각주의 얼굴을 번갈아 후려 패자 얼마 안 되어 각주의 얼굴은 호빵처럼 팅팅 부어올랐다.“아... 이도현. 널 죽일 거야... 널 죽이겠어...”자미각 각주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 소리치며 이도현과 싸우려고 발버둥 쳤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영급 강자인 그는 이도현에게 목이 졸려 체내의 원력을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이도현에게 잡힌 그는 나약하기 그지없는 일반인처럼 전혀 반항할 수 없었다.짝.“어디서 대들어. 고작 뺨 때린 것뿐인데 뭔 말이 그렇게 많아? 나를 물 힘도 없으면서.”이도현은 뺨을 때리면서 말했다.“짐승 놈... 널 죽일 거야...”짝.이도현이 또 한 뺨을 날렸다.“아... 이놈, 널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짝.이도현은 콧방귀를 뀌며 또 한 뺨 갈겼다.“이놈, 차라리 날 죽여. 그렇지 않으면 오늘 내가 받은 치욕을 태허산 전체에서 갚게 할 거야...”짝.짝짝짝.자미각 각주의 얼굴은 이미 형편없이 부어올라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비명만 낼 뿐이었다.심지어 입에서 끊임없이 피가 흘러나왔는데 울화 때문인지 구타 때문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자미각의 모든 사람은 눈앞의 광경에 어안이 벙벙했고 반나절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들은 자미각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눈앞에서 각주가 이도현에게 뺨 맞는 장면, 게다가 한 번 맞는 것도 아니고 수백 번 맞았으니 말이다.그들은 눈앞의 상황이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이 되지 않았다. 자기들이 평소에 그토록 우러러보던 각주가 얼굴이 퉁퉁 부을 정도로 남에게 뺨을 맞았기 때문이다.“이도현, 너 정말 죽고 싶어.”이도현이 자미각 태상 장로의 체면을 전혀 세워주지 않자 태상 장로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태상 장로가 좋은 말로 타일렀건만 이도현은 물러서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로 앞에서 자미각 각주의 뺨을 때렸다. 이것은 누가 봐도 적나라한 도달이었다.“마지막으로 충고한다. 각주를 놓아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