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드디어 깨어나셨어요! 정말 잘 됐어요. 지금 괜찮으세요?”양정인은 다급히 노인을 부축하면서 물었다.“아버지! 지금 괜찮아요? 이신의가 구해주신 거예요!”“느낌은 아주 좋아.”양택균은 아무 일 없듯이 간이 침대에서 내려오면서 말했다.그다음 시선을 이도현에게 돌리고 말했다.“구해줘서 고맙네. 방금 질문이 있다고 했는데 무엇이든 물어보게.”“어르신은 고무계의 사람들과 어떤 관계이죠?”이도현은 엄숙한 표정으로 물었다.“고무계? 고무계가 무엇이지?”양택균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어르신의 체내에 여러 개의 기가 있어요. 이런 것이 없다면 어르신의 나이에 이 병에 걸릴 수가 없어요.”이도현은 이렇게 말하였다.“내가 이렇게 된 것은 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 누구의 음모란 말인가?”양택균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잘 생각해 보세요. 생각해 내는 것이 좋을 거예요. 이번에 어르신을 구할 수 있지만 두 번은 구하지 못해요.”이도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그가 이렇게 묻는 이유는 방금 그가 침을 놓을 때 양균택의 체내에서 익숙한 기운을 발견했기 때문이다.이 몇 가닥의 기운은 당시 그가 봉래도에서 격살한 고무계 공작제국의 사람들이 사용한 공법에서 내뿜은 기운과 똑같았다.그래서 양택균의 목숨을 노리는 몇몇 사람들은 공작제국의 사람과 관련이 있다는 판단을 내리게 된 것이다.“생각났어! 그놈들이야, 틀림없이 그놈들이야! 나쁜 놈들, 제길... 네놈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양택균은 무슨 생각이 난 듯 화를 내면서 소리를 질렀다.“아버지! 아버지를 해친 놈이 누구인지 말씀하세요!”양정인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냉랭한 목소리로 물었다.“누구겠어? 장기혁 그 빌어먹을 놈이지!”“장씨 가문이라고요?”“그래, 바로 장씨 가문이야! 두 달 전에 장씨 가문이 사업 관련 얘기를 상의하자고 날 술자리에 초대한 것이 있었어. 너희들도 기억나지? 그날 갔는데 당시 장기혁 옆에 본 적이 없는 세 사람이 있었어. 장기혁은 우리 가문이 전국에 연 술집들을
“이게... 사실이야? 이신의! 다른 방법이 없어?”양택균의 안색이 안 좋아졌다.“저는 최선을 다했어요. 돌아가세요...”“휴...5년이라, 이번 생이 5년밖에 남지 않았다니! 나는 어릴 때부터 가족을 위해 돈을 많이 벌려고 열심히 살아왔네. 지금 생각해 보니 난 자신을 위해 산 적이 없었어. 5년! 인생이 이렇게 짧았구나!”양택균은 감탄을 금치 못했고 내심 괴로워했다.잠시 후에 양택균은 마음을 잘 추스르고 이도현에게 말했다.“어쨌든 이신의 덕분에 내가 살아났어. 이런 큰 은혜는 다음 생에 꼭 갚겠네!”그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정인아, 이신의에게 진료비를 드리고 가자. 돌아가서 가문의 원로들을 소집해. 이 가문의 장사도 이제 너희 형제들에게 맡길 때가 됐어. 그럼 이신의, 이만 가볼게. 다음에 또 봅시다!”양택균은 말을 마치고 양정재의 부축을 받으면서 한의원을 떠났다.양정인은 가방에서 은행카드 한 장을 꺼내서 이도현의 앞에 두었다.“이신의, 작은 성의를 받아주세요. 아버지의 치료비라고 생각하세요. 카드는 비밀번호가 없어요. 그럼 안녕히 계세요!”이도현이 말도 하기 전에 양정인은 재빠르게 떠나버렸다.두 형제가 떠난 모습을 보면서 이도현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한참 서 있었다.“도현 씨, 어서 가서 좀 쉬세요! 아주 피곤할 텐데 어서 누워서 쉬세요!”주현진은 제일 먼저 달려와서 이도현을 챙겼다.“네, 형수님.”이도현은 주현진의 목소리를 듣고 정신을 차렸다. 그러고 나서 양정인이 두고 간 카드를 들고 노강인에게 넘겼다.“강인아, 이따가 나가서 이 카드에 얼마나 들어있는지 확인해 봐. 모두 꺼내서 너와 영식이 형이랑 똑같이 나눠서 가져.” 이도현은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다. 어차피 이 돈을 가지고 있어도 소용이 없었다. 원래 진료비를 받을 생각이 없었지만 그래도 받았다. 그는 필요가 없지만 다른 사람들은 필요하기 때문이다.“형, 안 돼요. 돈은 형이 가져야죠!”노강인은 거절하였다.“가서 확인해 봐. 난 돈이 필요가 없거든.”이
“도현 씨! 사고 났어요! 어서 약 챙기고 와요. 빨리...”전화가 연결되자 노문호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노 선생, 무슨 일이에요?”이도현은 놀라서 침대에서 뛰어 내려오면서 큰 소리로 물었다.“현진이가 사고가 났어요. 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드니까... 어서 와요. 꼭 빨리 와요... 늦으면 현진이가 죽을 수 있어요! 어서... 우리는 지금 집으로 가는 길이에요! 도현 씨, 어서요...”노문호는 거의 소리를 지르면서 말하였다.“형수님이 어떻게...”이도현은 안색이 확 바뀌었다. 그는 다른 건 신경 쓸 새도 없이 다급히 신을 신었다. 그리고 나서 몸을 날려 원래 자리에서 사라졌다.그는 내력을 빠르게 운행하면서 표묘신공을 사용했다. 가장 빠른 속도로 노문호의 집으로 달려갔다.일반인은 반 시간이 걸려야 도착할 수 있지만 그는 3분도 걸리지 않았다. 이도현은 바로 앞에 있는 사람들의 그림자가 누구인지 알아챘다. 노영식은 땅에 주저앉아서 주현진을 껴안고 큰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노문호와 노강인은 옆에 있고 노문호는 응급처치 방법으로 주현진을 구하려고 애쓰고 있었다.“현진아, 자면 안 돼. 정말 자면 안 돼. 제발 자지 마! 지안이가 집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자면 안 돼! 도현 씨는 곧 올 거야. 도현 씨가 오면 넌 괜찮을 거야! 자지 마! 조금만 버텨! 눈 떠, 주현진! 눈 떠라고! 우린 어렵게 아이를 낳았고 이제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데 자면 안 돼! 정신 차려! 눈 떠 봐! 지안이가 집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고! 현진아...”노영식은 큰 소리로 울부짖었고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의 품에 안긴 주현진은 이미 생명이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 죽은 사람과 다를 바가 없었다.“비켜요! 형수님을 흔들지 말고 어서 형수님을 바닥에 놓으세요!”이도현은 인사할 새도 없이 자신의 겉옷을 벗고 바닥에 깔고 큰 소리로 외쳤다.“도현 씨... 이렇게 빨리...”이도현이 갑자기 나타나자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였다.이도현에게 전
“모르겠어요! 그들은 누구인지 몰라요. 우리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갑자기 세 중년이 나타나서 ‘바로 그들이야’라고 말한 거예요. 그러고 나서 현진이를 보더니 ‘이 아가씨가 괜찮군. 얘로 하자! 그놈은 사랑꾼이어서 미녀를 좋아한대! 이 아가씨를 죽이면 분명 괴로워할 거야.’라고 말했어요! 그들 중의 한 명이 귀신처럼 우리의 옆에 다가와서 현진이의 가슴에 한 대 쳤더니 현진이는 바로 피를 토하고 쓰러졌어요! 그들은 떠나기 전에 도현 씨보고 찾아가라는 말을 남겼어요. 그들을 찾아가지 않으면 다음에는 우리를 모두 죽인다고 했어요!”노문호는 이도현을 보면서 방금 발생한 일을 얘기해주었다.“빌어먹을... 일반인에게 손을 대다니...”이도현의 몸에서 살기가 흘러넘쳤고 주변 공기를 얼어붙을 것 같은 차가운 기운을 내뿜었다.노문호 등 세 사람은 이도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기운에 놀라서 연신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이도현을 바라보았다.이도현은 이미 그들에게 자신은 일반인이 아니고 아마 다른 세계의 사람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무서울 줄은 상상조차 못 했다.“도현 씨... 괜... 괜찮아요?”노문호는 떨린 목소리로 물었다.“노 선생, 저는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이도현은 나지막한 소리로 말하였다. 그의 목소리에 짙은 죄책감이 베어 있다.그는 자신이 줄곧 걱정했던 일이 일어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 사람들은 역시 그를 노리고 찾아온 것이었다. 그리고 정말 노문호 등에게 손을 댈 줄이야!“현진이는 어때요? 괜찮아요?”노문호는 이어서 물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잠시 후에 괜찮아질 거예요.”이도현은 또 선학신침 몇 개를 꺼내서 주현진의 몸에 찔렀다.“푸!”침을 몇 개 놓자 주현진의 입에서 많은 피를 토했다.“현진아... 어떻게 이럴 수가! 도현 씨... 현진이가 왜 이렇게 많은 피를 토했어요?...”노영식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걱정하지 마요.
이도현이 괜한 생각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도시의 사람들은 원래 꿍꿍이가 많고 못된 심보가 많아서 그런지 주현진의 말은 그의 귀에 이상하게 들렸다. 그러나 노문호, 노영식 등 세 사람은 주현진의 말은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특히 남편인 노영식은 안색이 변하지 않았고 주현진의 말을 들은 후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맞장구를 쳤다.“도현 씨,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 마요! 인간은 이 세상에서 혼자 살 수가 없어요! 더불어서 같이 사는 거죠. 이런 일은 우리도 원하지 않지만 발생했으면 마주하면 돼요. 도현 씨는 자책하지 마세요!”이에 노문호도 이어서 이도현을 위로해 주었다.“하늘이 이미 모든 것을 정해줬어요. 그러니 자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 광활한 세계에서 수천수만의 사람이 있는데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것도 정해진 운명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요? 괜한 생각은 버리세요.”“맞아요, 형!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형 덕분에 저희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형은 이곳 환자들에게도 얼마나 많은 희망을 주셨는지 아시죠? 다른 건 몰라도 형이 없었으면 형수님은 지안이를 무사히 출산하지 못했을 거예요!!”이에 노영식은 노강인의 말을 이어 나갔다.“도현 씨, 강인이의 말이 맞아요. 도현 씨가 없었다면 지안이가 있을 수 없죠. 도현 씨가 계속 미안해하면 우리를 남으로 생각하는 겁니다!”이도현은 자신을 위로해 주는 이들을 보면서 점점 괴로웠다. 얼마나 좋은 사람들인가! 이것이 바로 순박한 농촌 사람들이었다.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잘해 주면 그들은 영원히 상대방에게 잘 대해 줄 것이다.“하지만...”이도현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됐어요! 현진이는 지금 움직여도 돼요? 움직일 수 있으면 일단 집에 돌아가서 얘기합시다!”노문호는 이렇게 말했다.“형수님은 이제 괜찮아요. 집에 돌아가서 제가 준 단약을 하나 먹으면 내일은 깨끗이 나을 거예요.”이도현은 다른 생각을 하면서 대답했
“노 선생, 그렇게 놀라실 필요가 없어요. 그냥 일반 단약이에요. 자, 몇 알을 더 드릴게요. 연구하시든지 보관하시든지 마음대로 하세요.”이런 단약은 지급(地級) 단약에 불과했다. 이도현은 밥 먹을 시간에 한 무더기를 정제할 수 있었고 귀한 약재를 사용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이도현은 노문호에게 한 병을 주었다. 병에는 5~6알이 들어있을 것이다.“이건... 안 돼! 절대로 안 돼요! 이렇게 귀한 걸 내가 받을 수가 없어요. 그리고 이런 물건은 우리 일반인이 가질 수 있으면 안 돼요! 우리가 가지면 안 될 물건을 억지로 가진다면 천벌을 받을 수 있어요. 도현 씨, 어서 가져가세요!”이도현은 노문호가 망설임 없이 거절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러나 노문호의 말을 들은 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억지로 들이밀지 않고 단약을 거두었다. 그는 내력으로 주현진을 도와서 단약을 녹여주었다.단약의 작용으로 주현진의 통증은 완전히 사라졌다. 사람도 예전보다 더 활기차 보였고 더 예뻐졌으니 전화위복한 셈이었다.저녁에 이도현은 한의원에 돌아가지 않고 여전히 주현진이 준비한 방에서 잠을 잤다. 한밤중이 되자 모두 조용해질 때 그는 몰래 일어났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방에서 사라졌다.그는 금성 장씨 가문에 가서 주현진을 다치게 한 세 사람을 모두 죽일 예정이었다.오늘의 밤은 엄청나게 어두웠고 달빛이 조금도 없었다. 어두움 속에서 누비는 이도현은 사람을 죽이러 가는 유령과 같았다.외진 곳이라 택시 같은 것이 아예 없었다. 이렇게 걸어서 금성까지 가는 것도 비현실적이었다. 밤새 내내 가도 도착할 수 없을 것이다.그래서 아무도 없는 곳에 온 이도현은 신영선존에게 전화를 걸어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고 헬기를 보내라고 하였다.신영선존에게 전화하고 나서 또 오민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민아가 마침 그의 전화를 기다리듯이 전화벨이 한 번 울리자 바로 연결이 되었다. “도현 씨, 왜 이렇게 늦은 밤에 전화하세요? 무슨 일이죠?”이에 이도현은 웃으면서 말했다.“
오민아의 말을 듣고 이도현은 큰 감동을 받았다.‘얼마나 좋은 여자야! 평생 덕을 쌓아야 좋은 여자를 한 명 만날까 말까 하는데 벌써 여러 명이나 만나게 되다니.’만약 척추가 부러지기 전에 이렇게 좋은 여자를 만났더라면, 이도현은 지금 아마 평범한 회사원일 것이고 낮에는 출근하고 밤에는 아이를 돌보며, 영원히 이런 일들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운명은 늘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때로는 사소한 일 하나가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을 완전히 바꿔 놓기도 했다.“민아 씨, 장씨 가문을 파산시켜 주세요. 모든 손실은 제가 돌아와서 보상해 줄게요.”이도현이 감격에 겨워 말했다.“자기, 이렇게 말하면 저를 남으로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예요. 제가 도현 씨의 사람인 이상 모든 걸 줄 수 있어요. 게다가 도현 씨가 없었다면 저는 빈털터리였을 거예요. 보상을 얘기하면 섭섭하죠! 오히려 도현 씨가 자주 돌아와서 저와 함께 있어 주는 것이 제일 큰 보상이에요!”전화기 너머에서 오민아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했다. 이도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마음이 간질간질해졌다.“일 처리가 끝나면 찾으러 갈게요.”지금의 상황에서 이도현은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자고로 여자가 많으면 원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바람을 피우는 자체가 잘못이기에 남자 구실을 못하면 잠자코 있는 게 상책이다.“자기, 만약 장씨 가문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싶다면 지음 언니에게 전화해 보세요. 장씨 가문의 대부분 산업은 지음 언니의 가문과 관련이 있어요. 곽씨 가문이 망한 이후로 염국의 상업 대부는 지음 언니의 가문이니까요. 지음 언니 말 한마디면 장씨 가문은 순식간에 거지꼴이 될 수 있어요.”“그래요? 알겠어요. 민아 씨 얼른 자요. 제가 지음이에게 전화해서 말해 볼게요.”이런 서프라이즈가 있다니?그는 자신이 곽씨 가문을 무너뜨린 것으로 인해 한씨 가문이 이득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그것도 좋은 결과라 볼 수 있었다. 어찌 됐든 한지음은 이제 본처로서 명분이 생기지 않았는가?“네
침대 위에 누워있던 어린 비서는 얼떨결에 눈을 뜨고 애교를 떨며 말했다.“아잉. 회장님, 이 밤중에 뭐하러 가세요? 가지 말고 저랑 더 있어 주면 안 돼요? 있다가 더 화끈하게 놀아드릴게요. 가지 마세요.”“놀긴 뭘 놀아. 이 계집애야, 지금 놀 때가 아니야. 회사가 곧 망하게 생겼는데 여기서 너랑 시시덕거릴 시간이 어디 있어? 넌 집에 가서 엄마나 찾아...”장국진은 욕설을 퍼부으며 재빨리 옷을 입고 회사 본부로 갔다.회사는 이미 아수라장이었다. 모든 회사 임원이 돌아와서 사태를 수습하고 손실을 만회하려고 애를 썼다.어떤 사람은 인맥의 도움을 얻으려고 전화를 수백 통 걸었지만, 모두 소용이 없었고 헛수고가 되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왜 이렇게 된 건데?”장국진이 이사회에서 화를 내며 말했다.“회장님, 두 시간 전부터 우리 회사의 주식을 갖고 있던 모든 회사에서 주식을 헐값에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만 저희 주식을 200원에 매도하는 회사도 있습니다.”“그리고 그 주식은 모두 한씨 가문과 오씨 가문에서 매수했습니다. 불과 두 시간 만에 한씨 가문과 오씨 가문은 우리 회사의 80% 주식을 인수했습니다.”“회장님과 도련님이 가지고 계신 20%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주식은 모두 한씨 가문과 오씨 가문에서 매수했습니다. 회사의 오너가 바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왜? 오씨 가문과 한씨 가문에서 왜 이렇게 나오는 건데? 전화해봤어? 빨리 황성에 전화해서 이유를 알아봐.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건지.”“우리는 줄곧 오씨 가문, 한씨 가문과 정상적인 사업 거래를 진행했고, 두 가문에게 밉보인 적이 없는데 왜 우리한테 이러는 거야?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인지 빨리 가서 알아봐.”장국진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장씨 가문의 세세 대대가 어떻게 노력해서 얻은 재산인데, 이렇게 짧디짧은 두 시간 안에 없어지다니. 그는 이 충격적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회장님, 이미 알아봤습니다. 장씨 가문과 사이좋은 한씨 가문의
이도현은 전화를 받았다.“혜영 씨, 무슨 일 있어요?”그러나 전화 너머에서 외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당신이 바로 이도현이야?”“맞아. 너 누구야? 왜 네가 이 전화를 갖고 있어?”이도현은 차가운 얼굴로 냉랭하게 말했다.“그건 당신이 알 필요 없고 이도현이 맞는지 대답하기만 하면 돼.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 잘 들어.”“네가 나의 천길조직을 망가뜨렸어. 이 일에 대해 제대로 된 설명을 해야 하는 거 아니야?”“이놈아. 너와 길게 얘기할 시간 없어. 3일 안에 천길 본부로 찾아오지 않으면 이 여자와 늙은이는 아주 비참하게 죽을 거야.”“네 여자 정말 아름답게 생겼던데 가지고 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주 많을 거야.”이 말을 마친 후 상대방은 이도현에게 말할 기회를 전혀 주지 않고 전화를 뚝 끊었다.이도현이 막 전화를 다시 걸려고 할 때 동영상 하나와 주소가 도착했다.영상 속에서 조혜영은 검은 방에 매달려져 있었고 문지해도 피투성이 된 채 매달려 있었는데 숨이 간들간들하여 생사 확인이 불가능했다.“당장 이 주소를 추적해.”이도현은 차가운 말투로 상대방이 보낸 위치를 신영성존에게 말했다.“빨리 이곳을 찾고 사람을 시켜 날 그쪽으로 보내. 누구든 후회하게 만들겠어.”이도현은 화가 치밀어 올랐고 눈빛에 독기가 가득했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살기는 신영성존을 뒷걸음질 치게 했다.위치는 금세 파악되었다. 공해에 있는 한 무인도였다.“주인님,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신영성존이 말했다.“가자.”...이 시각 바다 위의 붉은색 대전에서 혈신은 옛날에 혈존이 앉던 자리에 앉아 밑의 고수들을 내려다보았다.혈신은 이전 세대 천길조직의 통솔자이자 사람들이 이 조직의 이름을 듣기만 해도 겁먹을 정도로 이끈 사람이었다.그는 천살조직의 세력이 가장 강할 때 은퇴하여 무도를 추구했고 얼마 전에야 고무계에서 출관했다. 그의 내공은 이미 영급 경지에 도달했다.출관해서 가장 먼저 한 일이 천길조직에 연락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제야 이도현이라는 사
이도현은 인사를 나누고 신영성존과 함께 헬기에 올라탔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이도현이 바로 묻자 신영성존은 심각한 얼굴로 대답했다.“주인님, 혈귀 조직이 또 나타났습니다.”“뭐라고?”이 말을 듣자 이도현은 안색이 확 변했다. 그는 분명 중주왕의 저택에서 혈귀의 통솔자인 혈존을 죽였다.혈귀의 통솔자가 죽었다는 것은 혈귀라는 킬러 조직이 완전히 멸망했다는 뜻이다.그런데 혈귀 조직이 다시 나타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대체 어떻게 된 거야?”신영성존이 대답했다.“며칠 전부터 여기저기서 느닷없이 고수들이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죽은 자의 몸에 모두 혈귀 조직의 싸인이 그려져 있었습니다.”“혈귀가 돌아왔으니 피 흘릴 준비 하라는 글을 남긴 적도 있습니다.”“제국이 조사한 바로는 혈귀 조직이 돌아온 게 확실하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들은 혈신이 돌아왔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습니다. 또 복수가 시작되었다고 하면서 콕 집어 주인님과 주변 사람들을 건드리겠다고 했습니다.”...신영성존은 자초지종을 일일이 이도현에게 설명했다.“날 노리겠다고? 허허. 기다리고 있지.”“집사람들은 다 무사한 거지?”이도현이 이어서 물었다.“네. 고수들이 살해당하는 일이 생긴 후부터 저는 바로 사람을 보내 사모님을 보호했고 다른 사모님들에게도 소식을 전했고 도광이더러 오 사모님을 보호하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저희 모든 사람이 다 무사합니다.”신영성존이 보고했다.이 말을 들은 이도현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신영성존은 이 일을 아주 잘 대처했고 인원을 합리적으로 분배하여 모든 사람의 안전을 보장했다.“잘했어. 수고했네.”이도현이 칭찬했다.“아닙니다. 제가 해야 하는 일인걸요.”신영성존이 다급하게 말했다.“이 일이 끝나면 담약 몇 알을 더 챙겨줄게. 너도 내공을 좀 더 쌓을 때가 됐어.”이도현이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신영성존의 내공은 이미 왕급 후기에 접어들어 같은 무사들 사이에서도 실력이 뛰어난 셈이었다.그러나 이도현의 눈에는 턱없이 부족했다.신
이도현은 바보가 된 기분이 들었다. 그는 한 갈래의 길밖에 몰랐으며 그것 또한 셋째 선배한테서 알아낸 것이었다.당시 셋째 선배는 그에게 대략적인 위치만 말해줬을 뿐 구체적인 장소를 가리켜 주지 않았다.하여 이도현은 고무계로 들어가는 결계를 찾기 위해 엄청 애를 썼다. 그는 고무계의 입구가 원래 이렇게 찾기 힘든 것인 줄 알았다.하지만 지금 보니, 그가 학문이 얕고 견문이 좁은 탓에 바보처럼 헤맸던 것이지 고무계의 입구는 그가 생각한 것만큼 찾기 어렵지도 않고 뜸하지도 않았다.“네. 선배들, 그럼 길을 안내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이도현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윤선아와 단이정은 대놓고 이도현을 비웃고는 그를 이끌고 한참 가더니 입을 열었다.“여기서 앞으로 쭉 가면 돼. 저 앞의 절벽 앞까지 가서 열심히 감지하면 허공에서 우리 태허산이 뚫어놓은 통로를 느낄 수 있을 거야.”이도현은 더는 군말하지 않고 두 선배와 작별인사를 나누고는 안내를 따라 앞으로 쭉 직진했다.반 시간 후 그는 산꼭대기에 도착했고 윤선아가 말하는 절벽 앞에 서서 신기로 감지하기 시작했다.아니나 다를까 절벽 앞에 한 층의 결계가 있었다.이도현은 절벽에서 투신하는 사람처럼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훌쩍 뛰어내렸다. 다만 그의 몸은 절벽 밑으로 추락한 것이 아니라 허공에서 바로 사라졌다.그리고 이도현은 정말 태허산의 산기슭에 나타났다.“헐... 진짜 신기하다. 이렇게 바로 집까지 온 거야?”하늘 높이 솟은 태허산을 바라보며 이도현은 올라가서 색마 스승을 만나 뵐 생각이 없었다.산에서 내려올 때 색마 스승은 그에게 소환하지 않는 한, 특별한 일이 없으면 태허산에 올라오지 말라고 당부한 적이 있다. 그렇기에 이도현은 올라갈 생각이 없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하늘 높이 치솟은 높은 산을 바라보고는 바로 몸을 돌려 떠나가 버렸다.그는 원래 신영성존에게 전화해서 자신을 데려가라고 할 생각이었다.태허산은 신영성존의 땅인 완성과 가까이 있었다.그러나 이도현이 전화를 걸기도 전에 그
“이놈아, 어때? 이제 속이 좀 후련하냐?”윤선아와 단이정은 이도현의 앞에 다가와서 웃으며 말했다.“선배, 저 사실 사람 죽이는 거 안 좋아해요.”이도현은 쭈뼛대며 말했다.“뭔 소리야. 네 손에 죽은 사람이 얼마인데.”윤선아는 웃으며 대꾸했다.“다 어쩔 수 없이 죽인 거지 저의 본의가 아니었어요. 그 사람들이 먼저 저를 건드리는데 제가 손 놓고 있을 수만 없죠.”“재롱은 여기까지 부리고. 지금 고무계 사람들이 다 널 찾고 있는데 어쩔 생각이야? 계속 이대로 만나는 사람마다 죽일 수는 없잖아.”윤선아가 말을 돌렸다.“저도 모르겠어요. 솔직히 저는 이 사람들이 정말 지긋지긋해요. 우리 태허산의 사람도 곤륜옥의 비밀이 있는지 없는지 가늠이 안 가는데 그 사람들은 어쩜 그렇게 철석같이 믿을까요?”“지금 생각해보면 제가 만천하에 원수가 깔린 것도 다 곤륜옥의 비밀 때문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도 곤륜옥에 들어가는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 몰라요. 선배들은 알아요?”이도현은 말문이 막힐 정도로 어이가 없었다.이 말을 듣자 윤선아와 단이정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곧이어 윤선아가 입을 열었다.“우리가 그걸 어떻게 알아. 이런 비밀은 역대로 우리 태허산의 계승자들이 대대로 이어 내려오는 거야. 스승님이 계승자인 너한테도 안 알려줬는데 우리한테 말했을 리 있어?”“후배, 일부러 답을 찾으려고 애쓰지 마.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풀릴 거야.”단이정이 덧붙였다.“그래야 할 것 같아요. 저 이제 돌아가려고 해요. 스승님이 잃어버린 18개 선학신침에서 5개만 찾고 아직 13개를 찾지 못했어요. 나머지도 무조건 찾아야 해요. 저희 태허산의 선학신침은 결코 간단한 침이 아니었어요. 하산 후 저의 내공이 신속히 제고될 수 있었던 것도 다 선학신침 때문이었어요.”“그 밖에 스승님의 딸도 반드시 찾아야 해요. 그런데 이 두 가지 일을 모두 세속계에서 찾아야 해서 이제 돌아갈 생각이에요.”“선학신침을 찾는 일은 네가 알아서 해. 우리는 널 대신해서 결정을 내릴 수도
이도현은 몸을 날려 순식간에 도망친 네 명의 검투사를 해결했다.그리고 마지막 한 명에게 손을 쓰기도 전에 검투사가 먼저 무릎을 꿇었다.“살려주십시오...”이 검투사도 나이 있는 노자였지만 이 시각 이도현 앞에 무릎을 꿇고서 끊임없이 절하고 있었다.땅땅땅.쟁쟁하지만 귀에 거슬리는 소리.“살려주십시오. 이 도련님, 제발 살려주십시오. 저는 주인의 명령을 따랐을 뿐입니다. 저도 도련님을 해치고 싶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검주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 것입니다.”“모든 것은 저와 상관없는 일입니다.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앞으로 다시는 도련님과 맞서지 않겠습니다. 아니... 저는 단 한 번도 도련님과 맞서 본 적이 없습니다. 그저 명령을 받들었을 뿐입니다. 살려주십시오... 제발...”“제발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검투사는 끊임없이 머리를 조아리며 애타게 용서를 빌었다. 그는 만년에 목숨을 연장해 달라고 구걸하는 노인같이 빌었으며 전혀 고수답지 않았다.신검곡의 검투사는 비록 주인의 명을 받들어야 하지만 그들의 지위가 존경스러운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신검곡에서 검주의 명령만 따르기 때문이었다.밖에서는 신검곡의 검주를 대표하기도 하기에 줄곧 지위가 높고 일부 세력의 문주 장로도 그들을 공손히 대접하곤 했다.그러나 지금, 10대 검투사 중의 9명이 이미 살해당했고 남은 한 명은 목숨을 건지기 위해 존엄도 버리고 살려달라고 구걸하고 있었다.그에게 남은 건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삶에 대한 의욕뿐이었다.눈앞에 무릎 꿇은 노자를 보고 이도현은 헛웃음을 지었다.“인제야 용서를 빌어?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안 들어?”“너희들이 아무런 원한이 없는 나를 다짜고짜 죽이려고 달려들었어. 그런데 인제 와서 용서해 달라고 하면 내가 순순히 넘어가 줄 것 같아?”이도현의 차가운 목소리는 노자에게 사망 신고처럼 들렸고 두피마저 저렸다.“아닙니다. 그런 거 아닙니다.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저는 그저 시키는 대로 한 것뿐, 절대 제
곧이어 음양검이 이도현의 손에 나타났으며 그가 검을 휘두르자 한 줄기 검기가 나타났다.쿵!커다란 소리와 함께 두 줄기 검기가 하늘에서 쫙 갈라졌다. 이도현의 오색 검기는 노자의 검기를 잘라낸 뒤 쏜살같이 날아갔다.쾅!또 한 번의 무거운 소리와 함께 검기가 노자의 어깨를 지나가면서 검을 들고 있는 노자 어깨를 잘라버렸다.“아...”노자의 비명과 함께 선혈이 분수처럼 어깨에서 뿜어져 나왔다. 피 연기가 하늘을 찌르며 올라갔다가 선혈 색 비가 되어 떨어져 내렸다.“신검곡도 별반 특별한 게 없네.”이도현은 아주 하찮게 여기며 말했다. 곧이어 그는 다른 한 명의 검투사 앞에 나타났다.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단칼에 검투사의 가슴을 찔렀다.푹!강대한 검기에 검투사의 몸은 곧바로 터져버렸으며 비안개가 되어 한쪽을 붉게 물들였다.이도현은 길게 머무르지 않고 공중에서 몸을 돌려 마신처럼 남은 몇 명의 무사 앞에 나타났다.음양검 검망이 크게 번쩍이더니 여러 개의 비명 소리와 같이 피가 공중에서 터져버렸다.마찬가지로 2명의 검투사가 또 이도현의 검에 피투성이가 되어 터져버렸다.“도망가...”이도현에게 아직 공격을 받지 않은 몇 명의 검투사는 새파래진 안색으로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 어느 분이 도망가라고 소리를 쳤는지 모르지만, 검투사들은 순식간에 각자 다른 방향으로 도망쳤다.이도현은 그들을 그렇게 그냥 놓아줄 리가 없었다. 그는 쏜살같이 달려들어 그들을 쫓아갔다.“흩어져서 도망가. 누구든지 성공적으로 도망가기만 한다면 이 소식을 반드시 신검곡 검주에게 전부 다 전해 줘. 빨리 가...”나머지 네 명에게 도망갈 시간을 마련해 주기 위해 한쪽 팔을 잃은 노자는 바닥에서 보검을 집어 들어 다시 한번 이도현을 향해 공격을 날렸다.음양검을 마구 휘두르자 한 줄기 검기 아래 노자는 마치 썩은 나무의 조각들처럼 검기 아래서 사분오열되었다.옆에서 싸움 구경을 하고 있던 윤선아와 단이정 두 사람도 자기 후배의 사나운 기세에 깜짝 놀랐다.그녀들은 저도 모르게 입
두 명의 강자는 이렇게 바로 목숨을 잃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사람에게 전혀 반응할 틈을 주지 않았다.바닥에 널브러진 살 조각들을 보면서 나머지 8명의 검투사는 뻣뻣하게 제자리에 굳은 채 눈이 휘둥그레서 전혀 현실을 믿을 수 없었다.“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아니... 가짜야. 고무계에 이렇게 강한 사람이 있을 수가 없어. 우리 검투사를 단칼에 자를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리가 없어. 불가능해.”“당신... 당신 도대체 무슨 사람이야?”십 대 검주의 대장이 몹시 놀란 눈빛으로 단이정을 보며 음흉한 눈빛으로 질문했다.단이정은 그저 그를 힐끔 쳐다보았을 뿐, 그의 말에 상대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넷째야, 너의 사계검법이 벌써 입신의 경지에 이르렀구나. 정말 재능 하나는 우리 11명 중에서 너랑 도현 후배가 제일 대단하다니까.”“지금의 네 내공은 아무래도 나랑 첫째 선배를 뛰어넘은 것 같구나. 어릴 적에 코를 질질 짜며 울던 어린 계집애가 벌써 이렇게 무서울 정도로 컸을 줄이야.”윤선아는 웃으면서 단이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녀는 마치 출세한 여동생을 바라보는 듯한 눈빛으로 단이정을 바라보았으며 눈빛에는 온통 애정이 가득 찼다.단이정부터 시작해서 기화영, 양주희, 신연주, 이추영, 연진이, 그리고 일곱째, 그들은 모두 윤선아와 인무쌍 두 사람이 배양한 것이다.비록 선배였지만 스승이라는 자가 나 몰라라 하는 바람에 뒤에 몇 사람의 무술은 모두 윤선아와 인무쌍이 가르쳐주고 전수해준 것이었다. 그러기에 스승님이랑 다를 것이 없었다.그래서 윤선아와 인무쌍도 후배들을 어린아이처럼 사랑하고 아꼈으며 친동생처럼 보살폈다.“그럴 리가요 선배. 아무리 제 내공이 진급하였다고 해도 그건 모두 둘째 선배와 셋째 선배가 가르쳐준 덕분이에요.”두 자매는 신검곡 나머지 8명의 검투사를 무시한 채 수다를 떨고 있었다. 이에 안 그래도 깜짝 놀란 검투사들은 순식간에 화가 치밀어올랐다단언컨대 신검곡은 고무계에서 일품인 존재였다. 십 대 검투사는 더구나
이도현이 심경 회복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을 때, 멀지 않은 곳에서 윤선아와 단이정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경계를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자그마한 일이라도 이도현에게 영향을 끼칠까 봐 귀로 사방을 듣고 눈으로 팔로를 지켜보았다.선후배 세 사람이 이토록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을 때, 윤선아가 갑자기 미간을 찡그리며 산골짜기 밖의 먼 곳을 바라보았다.“사람이 오고 있어.”“그들이 죽으려고 찾아든 것이 아니길 바라네요.”이쁜 단이정의 얼굴에는 서리가 꼈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사이 수십 명의 무사가 산골짜기 앞에 나타났다.열 명. 모두 성급 경지였고 몇몇은 이미 영급 경지에 이르렀다.그들은 이도현을 보자마자 사방으로 흩어졌으며 입구를 막은 채 산골짜기를 포위하였다.한 노자가 앞으로 나서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아가씨 두 분, 우리는 오늘 이도현만 찾으러 온 것이기에 무고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 얼른 떠나가.”말을 하면서 그의 기세가 밖으로 흘러나왔으며 순간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변했다. 그는 마치 한 마리의 맹수처럼 사람에게 몹시 무서운 느낌을 주었다.하지만 윤선아와 단이정은 그의 기세를 보고도 전혀 겁을 먹지 않았다. 그녀들은 앞에 있는 사람을 한번 훑어보고는 똑같이 차갑게 대답했다.“당신들은 뭐 하는 사람인가?”노자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신검곡! 십 대 검투사! 검주의 명을 받아 이도현을 잡아서 신검곡으로 데려가 벌을 받게 하러 왔다.”“신검곡! 하하! 난 또 어떤 곳인가 했네. 고작 그런 하찮은 곳이었네. 자기들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도 모르고 지금 이렇게 오지랖을 부리는 거야? 참말로 웃겨.”“웃기는 것이 아니라 뻔뻔한 거지. 우리 후배를 잡으려고 하다니. 그럼 당신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알아?”단이정이 냉랭하게 말했다.“두 사람이 누군지는 내 알 바가 아니다. 검주는 우리더러 이도현을 데려오라고 했다. 가로막는 사람이 있으면 모두 죽인다.”노자가 말했다.“당장 꺼져. 난 지금 너희
같은 시각 이도현은 공작제국에서 나온 뒤 두 선배를 따라 은밀한 산골짜기 속으로 들어갔다.“후배 나랑 둘째 선배가 사수해 줄 테니까 얼른 칠색동백꽃을 복용하고 정제해 버려.”“이 칠색동백꽃은 심경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어. 정제한 뒤면 네 심경 문제도 영원히 해결될 거다. 그러면 앞으로 다시는 내공이 너무 빨리 진급된 것 때문에 심마를 일으키는 일도 없을 거다.”넷째 선배 단이정이 말을 꺼냈다.“이런 일이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 전에 후배가 심경 문제 때문에 스승님의 말을 듣고 인간 세상으로 가서 심경을 다스렸는데 어쩌다가 우연히 공작제국이랑 원한이 생겼고 또 마침 공작사의 칠색동백꽃은 특별히 심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다.”“공작제국의 이 동백꽃은 공작사에 오백여 년간 소중히 보장하고 있었다. 그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걸 얻으려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공작사의 실력이 너무 강해서 강제로 뺏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지.”“그사이에 많은 사람이 각종 보물을 들고 공작사랑 거래하고 싶어 했지만 공작사는 승낙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손쉽게 얻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전에 나는 인연 같은 것을 전혀 믿지 않았는데 지금은 정말 믿게 되었다. 공작사에 오백 년 동안 보존되어 온 보물이 후배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네.”“이 녀석아. 네 넷째 선배의 말이 맞아. 우리가 사수해 줄 테니까 얼른 복용하고 정제해 버려. 이 물건은 뱃속으로 넣어야지 안심이 돼. 아니면 이걸 탐내는 사람이 계속 있을 거다.”말하고 보면 이 일도 우연이었다. 당시 단이정은 그저 한마디 해서 공작사의 스님들을 자극하려는 생각이었다.하지만 그녀의 말이 현실이 될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이도현은 손에 든 옥합을 보면서 두 선배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그는 자리를 찾아 다리를 굽히고 앉았다.“그럼 선배님들 잘 부탁드립니다.”“우리 앞에서 겸손 떨지 말고 얼른 정해 시켜.”윤선아는 이도현을 나무라며 말했다.그 뒤 단이정과 함께 훌쩍 날아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