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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8화

작가: 골든트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이 순간, 이도현은 마침내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

소녀는 사람을 홀리고 숙녀는 영혼을 사로잡는다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말이다.

어쩐지 조적이 죽은 지 오래되었어도 그 기질은 아직도 남아있다니, 이런 상황에서는 그 기질이 사라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도현은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리며 생각했다.

‘이건 너무 유혹적이야!’

그리고 그는 자신의 마음가짐이 변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몇몇 여자들과 관계를 갖기 전에는 여자의 몸을 봐도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당황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주현진의 유혹적인 몸을 보면서 자신이 반응하고 있음을 느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이선생님, 아직 시작하지 않으세요?”

이도현이 침을 놓기를 계속 기다리던 주현진은 한참 동안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살짝 눈을 떠 보았고 이도현이 그녀의 몸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순간 수치심이 밀려왔고 떨리는 목소리로 이도현에게 일깨워주었다.

“바로 시작할게요! 당신의 몸에 있는 혈자리를 파악하고 있어요. 침을 어떻게 놓고 어느 정도 힘을 줄지 생각 중이에요!”

이도현은 얼굴이 빨개지며 매우 진지하게 설명했다.

이는 그가 처음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이었으며 그것도 옷을 벗은 여자 앞에서 하는 거짓말이었다.

결국 그도 남자들은 침대 위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말의 저주를 피할 수 없었고 이도현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도현의 이런 말도 안 되는 변명을 주현진은 믿었다.

그녀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 젊은 의사가 이 정도로 자제력이 있다니, 대단하네.'

자신의 몸을 보고도 마음이 동요하지 않고 의도를 드러내지 않는 걸 보니 진정한 의덕을 갖춘 사람 같았다.

‘나이에 비해 참 괜찮은 사람이네.’

그녀는 자신의 남편을 떠올렸다. 결혼한 지 10년이 되었지만 남편은 매일 밤 자신의 몸을 보면 굶주린 늑대가 고기를 본 것처럼 달려들며 멈추지 않았다.

똑같은 남자인데 왜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남편은 늘 남자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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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왕귀환   제1050화

    노문호는 모든 과정에서 아주 진지하게 가르쳤고 이도현은 그가 자신을 후계자로 삼아 의술을 전수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노문호는 자신의 의술을 아낌없이 설명해 주었고 비록 그 의술이 이도현에게는 기본적인 수준에 불과했지만 이도현은 여전히 세심하게 경청하고 겸손하게 배우며 가르침을 청했다.비록 의술적으로는 큰 진전이 없었지만 노문호가 보여준 의사의 윤리, 그리고 의덕에 관한 가르침은 이도현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특히 마음을 수련하는 데 있어 많은 유익함을 얻을 수 있었다. 매일 한의원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였고 그들은 각기 다른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으며 삶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천차만별이었다.어떤 사람은 죽음의 문턱에서 발버둥 치고 어떤 사람은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또 다른 사람은 삶을 떠나지 않으려 하고 일부는 자포자기하는 등 다양한 모습들이 모여 인생의 희로애락을 이루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이도현은 한의원에서 반년을 보내게 되었다. 이 반년 동안 그는 이 새로운 역할에 완전히 적응하여 이제는 한의 제자로서 해야 할 역할에 익숙해졌다.이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연락을 해왔다. 한지음, 조혜영, 야노 요시코, 신영성존 등은 물론 상황 보고를 해왔으며 몇몇 여성들은 그가 어디에 있는지 묻고 직접 찾아오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도현은 그들에게 자신의 행방을 알리지 않았다. 그는 현재 인생을 체험하고 마음을 수련하고 있는 중이었고 여성을 데리고 다니는 건 자신이 하는 일과는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무슨 재벌 2세처럼 비서와 함께 목에 귀금속을 두르며 이곳에 온게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이상하게도 한소희와 소유정 두 여성, 그리고 믿음직스럽지 않은 현동자 무량 노도까지도 모두 그가 떠난 사실을 알고 전화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몇몇 선배들만은 연락을 하지 않았다.이도현은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지만 아마도 스승님이 당부했기 때문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렇지 않다면 선배들의 성격상 그가 이런 일을 있으면 분명 가장 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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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개월 동안, 이도현이 보여준 의술 덕분에 노문호는 안심하고 그를 주치의를 맡게 하였다.따라서 한의원에 오는 환자들은 모두 먼저 이도현에게 진료를 받게 되었고 그가 해결하지 못한 경우에만 노문호가 나섰다.물론 이도현이 해결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그가 일부러 그런 척하는 경우였다.그렇지 않으면 이도현의 의술로도 해결할 수 없는 환자라면 노문호 역시 해결할 수 없었을 것이다.이도현이 이렇게 한 목적은 노문호로 하여금 자신이 여전히 선배이며 필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렇지 않으면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마음속으로 여러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그렇게 두 사람은 사이좋게 지내며 시간을 보냈다.영제당에서 한 소문난 신의가 있다는 소문이 금방 퍼져나갔다.이도현의 명성이 퍼지면서 영제당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고 방문하는 사람들의 폭도 점차 넓어졌다.많은 외지인들과 대도시 사람들도 명성을 듣고 찾아오며 순식간에 영제당의 장사가 매우 잘되었고 이도현과 노문호는 너무 바빴다.이도현이 주치의가 된 후, 한의원 안에는 더 이상 젊은 직원이 없어서 결국 노문호는 자신의 아들과 노영식 두 사람을 불렀다.이 두 사람은 의술을 알지 못했지만 일을 잘 해내었다. 환자들에게 약을 포장하고 약재를 구입하고 생활용품 등을 사오며 심부름을 다녔다. 두 사람 모두 수입이 있었고 특히 노영식에게는 정말 큰 행운이었다. 그는 한의원에 오기 전까지 매년 공사장에서 막노동하며 한 달에 20만 원 정도를 벌었고 매일 피곤에 지쳐 살았다. 하지만 이 한의원에서는 일이 쉬웠고 월급도 매달 60만 원이었다. 이 일은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부러움과 질투를 불러일으켰다. 게다가 더 중요한 것은 이 일은 저녁에 집에 돌아갈 수 있어서 돈도 벌고 집안일도 돌볼 수 있어 그야말로 행복 그 자체였다.특히 노영식 부부가 치료받은 후 7일이 지나 다시 한의원에 와서 이도현에게 검진을 받았는데 이도현이 진찰한 결과 두 사람의 몸 상태는 완전히 회복되었고 임신하는 데 아무 문제가

  • 마왕귀환   제1052화

    노문호와 노영식이 합류하면서 한의원은 이전보다 훨씬 더 활기찼다. 그러나 모두 바쁘게 일하고 있어서 같이 앉아서 이야기할 시간은 거의 없었다.예전에는 오후가 되면 한의원에 환자가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한의원의 명성이 널리 퍼진 후로는 밤늦게까지 계속 바쁘게 일했다!결국에는 환자가 너무 많아서 이도현이 번호를 제한하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하루에 진료할 환자 수를 정하고 그 번호가 모두 나가면 그날은 더 이상 진료하지 않고 다음 날 오라고 했다.이 방법은 효과적이었지만 실행하기는 어려웠다. 주로 노문호가 멀리서 진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이 번호를 받지 못해 진료를 받지 못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파 결국 번호를 받지 못한 환자들을 진료해 주었다.결국 번호 제한 방법은 사실상 효력을 잃었다.물론 이도현도 이에 대해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그는 시간이 많고 심지어 몇 달을 자지 않고 명상만 해도 괜찮았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기꺼이 동행했고 이것이 실제로 그의 마음가짐을 향상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그날 한의원에서 마지막 환자를 보내고 날이 저물어서야 모두 짐을 싸서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노문호는 한쪽에서 차를 마시며 약재를 세고 내일 더 많은 약재를 들여올지 고민했다.최근에 환자가 많아 약 사용량도 매우 컸기 때문에 며칠마다 한 번씩 약재를 들여와야 했다.그때 다급한 노크 소리에 몇몇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노영식이 문을 열었는데 문을 열자마자 땀을 뻘뻘 흘리며 여자를 안고 있는 젊은이가 보였다. 여자의 얼굴은 창백했고 하반신 옷에는 피가 흘러나왔으며 뱃속이 불룩한 것으로 봐서 임신한 상태였다.“의사 선생님! 살려주세요, 제 아내 좀 살려주세요! 제 아내 배가 많이 아프고 피가 나요!”남자는 급하게 큰 소리로 말했다. 그의 품에 안긴 여자는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며 이마에는 땀이 줄줄 흘렀다.“아... 여보... 너무 아파... 아이를 살려야 해... 우리 아이 꼭 살려야 해...” 여자는 몽롱한 목소리로 비명을

  • 마왕귀환   제1053화

    “사람 목숨이 달린 일인데 정말 자신있어? 병원에 보내면 적어도 한 명은 살릴 수 있을 거야!” 노문호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제가 해보겠습니다! 여러분, 밖에서 기다리세요! 아무도 들어오게 하지 마세요!” 이도현이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그래요! 이선생...” 노문호가 무언가 말하려다가 결국 말을 꺼내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밖으로 나갔다.잠시 후, 방 안에는 이도현과 상태가 매우 안 좋은 임산부만 남게 되었다.이때의 임산부는 호흡이 약해지기 시작했고 얼굴색도 더욱 창백해져서 무섭게 변했다. 고통의 비명조차 힘이 없어졌다.임산부는 이도현을 바라보며 간절한 눈빛으로 말했다. “선생님... 제 아이를 꼭 살려주세요... 제 남편은 삼대독자고 이 아이는 그의 유일한 혈육이에요, 꼭 아이를 살려주세요...”“걱정 마세요! 여러분 모두 괜찮을 거예요! 긴장 풀고 다른 생각 말고 잠시 자세요. 괜찮아요! 모든 게 괜찮을 거예요!”이도현은 임산부를 조용히 위로하며 임산부의 목에 은바늘을 꽂았다. 임산부는 매우 졸린 듯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이도현은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숨을 참고 손에 든 몇 개의 은바늘을 빠르게 찔렀다. 생생불식침! 인체의 근원을 자극하여 생명의 기운을 만들어낸다!이도현은 임산부에게 생생불식 신침을 사용하여 임산부의 생명 기운을 유지했고 이로써 어른의 생명은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어른의 생명이 안정되었으니 이제 태아의 생명을 고려해야 했다. 태아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으므로 태아를 치료하려면 모체를 통해야만 했다.일반인에게 사용되는 여러 가지 방법은 태아에게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 이도현은 생각해 보더니 결국 스승님께서 가르쳐주신 신비한 의술을 떠올렸다.태허산 전승의 의술을 배울 때, 많은 것들을 그저 사람을 현혹하고 봉건적인 미신이라고 생각했으며 당시에는 배우기를 거부했다.하지만 태허노도에게 몇 번 맞은 후, 비록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배워야만 했다.그때 스승은 어떤 것들을 겉모습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고

  • 마왕귀환   제1054화

    노문호는 사람 목숨이 달린 상황이라 지체할 수 없어 급히 말했다. “있어! 설날에 약왕에게 향을 올릴 때 쓰는 황포와 주사가 우리 한의원에 있어, 지금 당장 가져다줄게!”곧 노문호는 한 묶음의 황포와 한 상자의 주사를 들고 이도현에게 갖다주었고 이도현은 말할 시간도 없이 바로 방으로 들어갔다.태아에게는 일반적인 의술이 효과가 없으므로 그는 더 신비한 의술을 사용하여 태아를 치료하고 태아가 유산되지 않도록 했다.고대의 주술에서도 이와 같은 많은 방법이 기록되어 있다.특히 일부 외진 산촌에서는 이러한 미신처럼 보이는 치료 방법이 많이 있으며 신을 부르고 황포를 태우며 허수아비를 만드는 등의 방법이 있다.이러한 미신처럼 보이는 것들이 실제로는 일정한 효과가 있으며 특히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다.이도현은 오래전에 한 아이를 본 적이 있다. 아이는 갓 태어나고 얼마 되지 않아 끊임없이 울었고 병원 의사들은 여러 검사를 해봤지만 아이에게는 문제가 없었지만 계속 울기만 했다.부모님은 어쩔 수 없이 마을의 무당을 불렀고 무당은 아이를 보고 난 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장의 부적을 그린 황포를 태우며 몇 마디 중얼거리고 돌아갔다.그러나 놀라운 것은 무당이 간 지 몇 분 만에 아이가 울음을 그치고 조용해졌다!또한 이런 일은 농촌에서 많이 일어나며 병원에서도 이런 일이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야간 근무를 할 때 많은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그래서 병원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간호사들은 몸에 무거운 금속을 지니고 있으며 야간 근무 중에는 불을 언급하거나 망고를 먹거나 왕성하다는 말과 관련된 것들을 먹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이것이 과학적인가? 아무도 설명할 수 없다. 이것이 미신인가? 하지만 사건은 실제로 존재한다.그러니 다시 말하지만 어떤 것들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이도현은 빠르게 주사를 독주에 섞어 황포에 붓으로 주사를 찍어 몇 개의 부적을 그렸다.이 모든 것은 그의 나이 든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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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 봐! 내가 뭐라고 했어! 내가 방금 함부로 말하지 말라고 했지. 이 젊은이는 부귀의 상이고 걸음걸이도 씩씩한 데다가 온몸에서 은은한 보라색 빛을 반짝이고 있어. 딱 봐도 부귀영화를 누릴 상이지, 절대 그렇게 소질 없는 사람이 아니야! 이제야 믿겠어? 내 말이 맞는다는 거!”제일 먼저 반응한 할아버지께서 나서서 이도현을 가리키며 듣기 좋은 단어만 골라서 칭찬했다.그러나 이도현은 계속 입을 삐죽거렸다. 바로 이 할아버지께서 조금 전까지 그를 파렴치한으로 몰았는데, 지금에 와서 말을 바꾸다니 참으로 낯가죽이 두꺼운 사람이었다.“그러니까! 나도 그랬지. 이 젊은이는 딱 봐도 복이 있고 부귀한 사람이라고. 근데 너희는 귓등으로 듣기만 했어!”다른 사람도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이신의, 만나서 반갑네. 난 이춘식이야. 우리 같은 이씨로서 오백 년 전에 한 가족이었을 거야. 넌 정말 우리 이씨 가문에 큰 체면을 세워줬어!”“이신의, 난 김두만이라 하고 나의 외할아버지도 성이 이씨야. 우리도 한 집안이라고 볼 수 있어!”“이신의, 나도 이씨 성을 가진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자네와 똑같이 생겼어!”수염이 새하얗고 이가 싹 빠진 한 할아버지가 말했다.이도현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몸을 파르르 떨었다.‘연세가 이렇게 많으신 분이라면 이분의 외할아버지는 진작에 돌아가셨을 건데, 이렇게 나와 친한 척한다고! 자기 외할아버지더러 날 저승으로 데려가라는 거야 뭐야!’ “퉤! 뻔뻔스럽기는! 고아 주제에 어디 감히 외할아버지가 있다고 이신의와 친한 척하려고 해! 우리 어머니의 외할아버지야말로 이씨야!”뻔뻔한 사람이 또 한 명 나타났다.이도현은 더 이상 들어줄 수가 없었다. 이 어르신들이 너무 무서웠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할뿐더러 그럴듯하게 말하여 진짜인 줄 알았다. 이것도 모종의 경지라고 볼 수 있는 정도였다.이도현은 황급히 한의원 안으로 도망쳤고 그제야 고요함을 되찾았다.“도현 씨, 돌아왔군요! 하하하... 이 자식, 왜 이제야 돌아왔

  • 마왕귀환   제1133화

    이도현은 더는 말을 하지 못하고 쭈뼛쭈뼛하게 내디딘 걸음을 도로 거두었다. 그는 성급 고수보다 눈앞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이도현이 자신이 이곳의 의사라고 설명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을 때 노영식이 한 할머니를 부축하면서 걸어 나왔다.“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만 떠드세요! 다 진료해드릴 테니까 새치기하지 말고 줄 서서 기다리세요.”“신의 양반, 우리가 진료 보는 데 방해하려고 떠들어댄 것이 아니라, 반반하게 생긴 도시 사람이 염치없이 새치기하려고 해! 규칙을 어기려고 해!”한 할아버지가 울분을 터뜨리며 말했다.이도현은 이 말을 듣고 얼굴색이 확 어두워졌다.‘이런! 내가 언제 염치없이 굴었어?’“새치기! 누가 새치기했어요?”노영식이 물었다.“이 사람이요!”“바로 저 젊은이예요. 도덕심이라고는 일도 없어요!”“맞아요! 염치가 전혀 없어요! 우리가 온 오전 줄을 서도 새치기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데, 저 사람은 오자마자 새치기했어요. 그러고도 도시 사람이라고! 퉤!”또 한차례의 비난을 받은 이도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그냥 들어가서 일하려는 것뿐인데,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벌써 세 번이나 욕을 먹었어. 게다가 한의원에 발을 들이지도 않았는데, 이렇게까지 욕먹을 일인가? 설사 내가 진짜 진료받으러 왔다고 해도, 새치기하면 어때서? 한번 욕하면 그만이지, 끝없이 욕할 줄이야. 시골 사람이 제일 순박하다고 들었건만 왜 이 어르신들은 이렇게 다르지?’“이도현 씨... 돌아왔어요...”노영식은 이도현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기뻐하며 그에게 달려갔다.이도현은 손을 뻗으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는 오늘 운이 안 좋았다.“언제 돌아온 거예요? 미리 전화하지 그랬어요. 저희가 알았으면 마중하러 가는 건데! 어서... 안으로 들어가요... 삼촌이 이도현 씨를 오랫동안 그렸어요... 그리고 저의 아내도 거의 매일 밤 이도현 씨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가 돌아오기만 하면 아이의 양아버지로 모시겠다고!”노영식은 감

  • 마왕귀환   제1132화

    조금 거친 섬섬옥수로 능수능란하게 계산기를 눌렀는데 그런 진지한 모습이 여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듯했다.그 여자는 다름 아닌 노영식의 아내, 이도현의 형수였다.한의원이 확실히 아주 바빠 보였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를 낳은 지 몇 달도 안 되는 형수가 이렇게 나와서 일을 도울 리 없었다.그러나 형수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한 것을 보아하니 그녀가 이 일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 수 있었다.하긴 한의원에서 일하면 한 달에 오십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지금 월급이 올랐을지도 모른다. 이건 농촌에 있어서 아주 훌륭한 일자리였다.그리고 지금 부부가 모두 한의원에서 일하기에 한 달에 최소 백만 원의 월급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정도는 무조건 농촌에서 고소득이라고 볼 수 있었다.더군다나 부부가 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가정을 돌볼 수 있었다. 일도 지체하지 않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이 일자리는 그야말로 정부 기관에서 일하는 것 못지않았다.이도현은 이 부부가 하는 일이 마을 사람들의 부러움을 잔뜩 받았을 것으로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이미 질투에 눈이 멀었을지도 모른다.그러나 이 부부도 충분히 빡세게 살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형수는 아이를 낳은 지 겨우 몇 달밖에 안 되는데 벌써 일하러 나왔다.백성들은 역시나 응석받이로 자라지 않았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아이를 낳으면 1년은 쉬었을 것이었다.물론 도시 사람들의 생활 조건이 좋으니 휴식을 많이 취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거 아니겠어?이도현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한의원을 향해 걸어갔다. 그러나 겨우 두 발짝 걸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불러 세웠다.“에잇! 거기! 앞에 총각! 너 뭐 하는 거야! 양심이 있다면 뒤에 가서 줄을 서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 서고 있는 게 안 보이냐? 빨리 가서 줄 서!”“맞아! 맞아! 뒤에 가서 줄 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줄을 서는 거 못 봤냐! 어디서 새치기야! 뒤에 가서 얌전히 줄 서! 참! 요

  • 마왕귀환   제1131화

    이도현은 이 가족의 감사 인사를 마다하고는 남자에게 앞으로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앙이 있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너무 지나치지 않는 것이 좋다.어떤 일이든 도가 지나치면 본연의 가치를 잃기도 하는데 좋은 마음에서 출발한 일도 나쁜 일로 만들 수 있었다.특히 이번 일처럼, 만일 가족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면 그것은 신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해치는 것이었다.이튿날 아침이 되자마자 남자는 사람을 불러 아내와 아이를 들것에 싣고 산에서 내려왔다. 떠날 때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절의 스님을 쳐다보았다.그 표정은 마치 앞으로는 이곳에 두 번 다시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고, 돈을 어디에 쓰든 절대 너희 같은 양심 없는 가짜 스님에게 바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이도현도 떠나갔다. 그는 재물을 탐내고 하마터면 사람까지 죽일 뻔한 이곳에 1분도 더 머물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머무르다가 사람을 죽이고 싶어질까 두려웠다.물론 그는 아무것도 폭로하지 않았다. 마치 하늘과 땅에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이 있는 것처럼, 이 세상에 좋은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기 마련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천지의 도리를 이루었다.사람도 마찬가지였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나쁜 사람도 있는 법이었다. 만약 모두가 좋은 사람이라면 이 세상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었다.만물이 존재하는 데는 그만한 도리가 있는 법이고, 하물며 나쁜 사람은 그들보다 한층 더 나쁜 사람에게 응징받을 것이기에 이도현은 쓸데없는 일에 참견할 필요가 없었다.게다가 이도현이 보기에는 이 스님들이 구제 불능한 정도로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어젯밤 이도현이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더라면 임산부는 결국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었다. 게다가 스님이 이 모든 것을 초래한 것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결국은 여자의 남편이 너무 미신을 믿어서 출산을 앞둔 아내를 데리고 부처님께 예배드리러 왔다가 이런 일이 생겼던 것이었다.누가 옳은지 그른지, 또 누구의 책임인지 분명히 따질 수 없었다. 다행

  • 마왕귀환   제1130화

    이게 그들이 말한 보호란 말인가! 보호해 준다고 해놓고, 아내는 이 절에서 죽을 뻔했다니.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남자는 정말 후회스러웠다. 과거의 자신이 그저 미련한 바보 같았다. 자신의 월급 절반을 절에 바치고 돈을 그렇게 냈는데, 결과가 이 모양이었다. 바로 그때, 막 정신을 차린 여자가 배를 움켜잡고 비명을 질렀다. “여보. 나 배가 너무 아파. 아마 곧 낳을 것 같아. 여보 나 좀 살려줘.” 이도현은 그 말을 듣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어휴. 하느님! 당신이 나를 이렇게 시험에 들게 하시나요!” 그는 미칠 것만 같았다. 의술은 자신 있지만, 출산 경험은 전혀 없었다. 게다가 그는 남자다. 그러나 여기에서 의사라곤 그 혼자뿐이었다.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이 일은 그의 몫이었다. “세상에 대체 어떻게 이 타이밍에 애를 낳겠다는 거야? 조금만 더 참아서 내일 병원에서 낳으면 안 되나? 이 시점에서 출산이라니, 너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거 아니야?” 이도현은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건 단순한 치료가 아니다. 그는 해본 적도 없는 출산을 도와야 했다. “신의여! 제발 제 아내를 구해주세요! 그녀가 곧 아이를 낳아요!” 남자는 이도현 앞에 달려와 애원했다. “어서 뜨거운 물을 다시 준비해라. 정말 너희 집안에 큰 빚을 져서 갚는 것 같은 기분이다! 너는 남고 나머지는 다 나가라!” 이도현은 한숨 섞인 목소리로 외쳤다. “네.”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말을 못 하고 급히 방을 나갔고, 겁먹은 동생만 남았다. “뭐 하려고 멀뚱히 서 있어! 얼른 산모의 바지를 내려! 안 내리면 입으로 애를 낳게 하려는 거야? 아이고! 너도 여자이면서 아무것도 모르냐?” 이도현은 짜증을 내며 그녀를 나무랐다. 당황한 여자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언니의 바지를 내렸다.그 후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침대 시트로 여인의 하체를 가렸다. 그는 여인에게 침을 놓으며 기를 돌게 했다. 정신없이 손을 움직인 지 약 30분

  • 마왕귀환   제1129화

    어떤 것들은 정말 믿을 수밖에 없다. 특히 여러 번 그런 경험을 한 이도현은 지금은 깊이 믿게 되었다. 이런 것들은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다행히 이도현은 얼마 전 주씨의 아내와 그의 장인과 관련된 일을 겪고 나서, 미리 대비해 몇 가지 부적을 더 준비해 두었다. 음양탑에 보관해 두면 급하게 필요할 때 주사와 황지를 찾아다녀야 했다. 주사는 약국이나 특수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이 집에 비축해 둘 법한 물건이다. 그러니 대비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지금처럼 바로 쓸 수 있게 말이다. 이도현은 임산부의 동생을 돌려세우고 그녀를 방에서 잠시 나가게 한 후, 황색 부적 한 장을 꺼내 임산부의 몸에 대고 몇 번 그리며 주문을 중얼거렸다. 임산부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지자, 그는 비로소 멈췄다. 이 과정을 거친 그는 상당히 지쳤다. 몇십 분 동안 정신과 체력이 크게 소모되어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제 언니는 어떤가요? 왜 아직 깨어나지 않는 거죠?” 여동생은 이도현의 치료가 끝나자 조급히 물었다. “나는 의사이지, 신선이 아니야. 모든 일에는 과정이 있는 법이야. 가서 그녀의 남편을 불러 몸을 따뜻한 물로 닦아 주게 해.” 이도현은 피곤한 얼굴로 답했다. 그의 의술은 뛰어났지만, 이 여인의 상태는 이미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것은 억지로 생명을 구하는 것이었고, 마치 염라대왕과 생명을 놓고 다투는 것과 같았다. 만약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난다면, 그는 진정 신선이 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여동생은 무언가 할 말이 있었지만, 방금 이도현이 보인 위엄을 떠올리며 입을 다물고 언니의 남편을 불러왔다. 두 사람은 이도현의 지시에 따라 여인의 몸을 따뜻한 물로 닦기 시작했다. 뜨거운 물 덕분에 여인의 미약했던 숨소리가 점차 강해지더니, 마침내 여인이 신음하며 눈을 떴다. “살았다! 내 아내가 살아났어. 그녀가 죽지 않았어.” 남자의 격한 말에 밖에서 기다리던 사람

  • 마왕귀환   제1128화

    곧 이도현의 차가운 시선이 절 안의 스님들에게 향했다. 그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사람을 살리는 동안 방해라도 한다면, 즉시 지옥으로 보내주겠다!”“내가 할 말은 여기까지다. 너희들이 듣든 말든 상관없지만, 감히 방해하려 한다면, 그 순간 너희의 마지막이 될 거다!”이도현은 말을 마치며 손을 휘저어 은침 하나를 던졌다. 은침은 대전 앞에 서 있는 돌사자를 명중했다.쿵!큰 소리와 함께, 거대한 돌사자가 순식간에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이 광경을 본 절의 스님들은 입을 벌린 채 멍하니 서 있다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방금까지 하고 있던 생각들은 한순간에 머리 속에서 사라지고, 마치 귀신을 본 듯한 얼굴로 이도현을 바라보며 뒤로 물러섰다.이 정도로 강한 사람은 처음이었다. 작은 침 하나를 사용했을 뿐인데 돌사자가 산산이 부서져 버리다니, 이게 그들의 몸에 닿기라도 한다면 무사할 리 없었다.아무리 그들이 뚱뚱하다 해도 이런 강한 힘을 버틸 수는 없었다.“뭘 멍하니 서 있느냐! 빨리 방을 찾아서 이 사람을 안으로 옮겨!” 이도현은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이도현의 위압적인 분위기 아래, 스님 몇 명이 거의 숨이 끊어질 듯한 여인을 한 방으로 옮겨놓았다.“모두 나가라! 그리고 따뜻한 물을 준비해라. 내 허락 없이 누구도 들어오면 안 돼!”“너는 따라 들어와라!” 이도현은 사람들 가운데 있는 한 여인을 가리켰다. 아마도 이 부부의 친척일 터였다.“저요?” 여인은 자신을 가리키며 놀란 듯 물었다.“들어와! 내가 하는 말 잘 듣고 따라 해! 산모와 어떤 사이냐?” 이도현의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그녀는 제 언니예요.” 여인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방금 돌사자를 산산조각 내는 이도현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려 몸을 떨고 있었다.대답을 들은 이도현은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여인을 한 번 더 보고, 남편을 보며 더욱 할 말을 잃었다.아내가 이 지경인데,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아내와 처제를 데리고 산속으로 오다니, 대체

  • 마왕귀환   제1127화

    “스님. 제 아내는 아직 죽지 않았어요! 심장이 뛰고 있어요! 제발 그녀를 살려주세요...”남자는 거의 무너질 듯한 목소리로 떨며 외쳤다.보아하니,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 같았다. 그런데 왜 이 사람은 이런 스님들을 믿는 걸까? 그리고 아내가 이렇게 배가 부른데, 병원이 아닌 이 산으로 온 이유는 뭘까?요즘 같은 시대에 아이를 낳으면서 병원에 안 가는 경우가 있을까? 산간 마을이라고 해도 최소한 마을 의사나 경험 많은 산파나 어르신을 부르기라도 할 것이다.이 남자는 참으로 용감한 건지 무모한 건지, 아내를 데리고 이 깊은 산속에 와서 아이를 낳으려 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을 한 걸까.“아미타불! 시주님, 이 여 시주는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음을 편히 하세요. 이번 생의 죄업은 이미 갚았고, 업보도 끝났으니, 다음 생엔 반드시 큰 부귀와 건강을 누릴 것입니다!”“시주님, 이제 길을 비켜주세요. 이 썩은 껍데기를 태워버리게 해주세요. 아미타불, 꽃이 피고 지고, 사람이 나고 죽고, 해가 뜨고 지는 것처럼 생로병사는 모두 정해진 법입니다. 이 모두가 전생의 업이고 현세의 결과입니다. 시주님, 왜 그리 집착하십니까?”스님은 두 손을 합장하고 눈을 감고선 진지한 표정으로 계속 중얼거렸다. 이를 본 이도현은 속이 끓어올랐다. 대체 이게 무슨 허튼소리인가.스님의 신호를 받고, 젊고 힘센 스님 몇 명이 무릎을 꿇고 울고 있는 남자를 억지로 끌어올렸다. 그리고는 여인을 다른 곳으로 옮겨 불태우려는 참이었다.이쯤 되자, 이도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이건 두 생명이 달린 일인데, 이렇게 두고 볼 수는 없었다.“멈춰!” 이도현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치며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단번에 여인을 태우려는 스님들을 발로 차며 막아섰다.“뭐 하는 거에요!” 여인을 태우려던 스님이 분노하며 소리쳤다.“뭐 하는 거냐고? 사람을 구하려는 거지. 저 여인은 아직 죽지 않았는데도 네가 사람을 태우려 하니, 정말 출가한 사람 맞는 거냐? 출가한 자는 자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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