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이민수는 이 말을 듣자 입을 다물 수 없었다.“이, 이게 일품 영기라고요? 정말이에요?"위층에 있는 그 여자는 홍진연이라고 하는데, 그녀도 눈앞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어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이 연단로는 꼭 얻어야 해!”홍진연은 주먹을 꽉 쥐고 감격했다.그녀가 가지고 있는 연단로도 괜찮았지만, 단지 7품 법기일 뿐이었고 이민수의 연단로에 비하면 아주 조금 부족했다.만약 자신이 이 영기 연단로를 얻을 수 있다면, 아마 연단을 만드는 것도 연단로의 도움으로 전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다.게다가, 이민수가 가지고 있는 연단로가 자기 것보다 낫다는 것을 알고 난 후, 그녀는 자신의 연단로를 볼 때마다 눈에 거슬렸다.“일품 영기, 괜찮네요!”이태호도 눈이 번쩍 뜨이고 마음이 들떠 있었다. 그의 손에 있는 연단로는 모두 지난번에 그 깡패를 죽이고 상대방의 손에서 빼앗아 온 것이라 레벨이 높지 않고 단지 5품의 법기일 뿐이다.더 나은 연단로를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더 좋을 것이다.“영기? 쯧쯧, 영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드물어, 정말 보기 드문 보물이야.”서청운도 감탄했다.“일품 영기이지만 법기에 비하면 등급이 훨씬 높은데, 이런 연단로로 연단을 만들면 더 좋을 거예요.”이태호도 한마디 했다.“오늘 이 경매장을 구경하러 왔다가 이런 뜻밖의 기쁨이 있을 줄은 몰랐네, 하하.”“온청로라고 하는 이 1품 영기 연단로는 연단 성공률을 10% 높일 수 있어서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어요.”정수진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가장 중요한 것은 이 영기를 우리가 어렵게 얻었다는 거예요. 이런 영기는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말을 마친 후, 정수진은 자신도 모르게 이민수와 홍진연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이곳에 두 명의 연단사가 있어서 좋은 가격을 경매에 부칠 수 있다고 믿었다.만약 오늘 이곳에 연단사가 한 명뿐이거나, 심지어 연단사가 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 연단로를 오늘 경매에 내놓을 계획도 없었다.“그냥 말해봐요, 경
이민수는 껄껄 웃으며 기세 사납게 말했다.“그렇다면 전 4000억!”“어머, 역시 연단사는 돈이 많군요.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올리다니요!”“그래요, 역시 이민수다워요. 너무 대단하잖아요. 연단로 하나에 4000억을 제시했어요!”“어쩔 수 없죠, 이 연단로는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지만, 연단사에게는 보기 드문 보물이라잖아요. 더군다나 이것은 그냥 영기일 뿐만 아니라 연단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속성도 있어요. 이런 것들은 그들에게 너무 소중하죠.”그러자 많은 사람이 잇달아 의논하기 시작했다.뜻밖에도, 이때, 다른 층에 있는 칸막이가 열리고 한 젊은이가 창문으로 다가와서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5000억을 내겠습니다!”“뭐?”많은 사람이 또 다른 입찰자가 더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고, 이 입찰가가 1000억을 더 올려 가격을 5000억이 되리라 생각지 못했다.이민수의 입꼬리가 몇 번 심하게 움찔하더니 안색이 여간 보기 흉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경쟁하는 것만으로도 그는 어이가 없는데, 지금 또 한 사람이 추가되었다. 아마 이것은 적은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홍진연도 상대방을 보고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그를 향해 말했다.“보종운 씨, 연단사도 아닌데 뭘 뺏어요? 일부러 가격을 올리려는 건 아니겠죠?”그러자 보종운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홍진연 씨,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어떻게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겠어요? 당신 말이 맞아요, 저는 확실히 쓸모가 없어요. 하지만 당신들은 아마 모를 겁니다, 우리 집에 며칠 전에 마침 장로가 한 명 더 생겼는데 그도 연단사예요. 만약 제가 이 연단로를 입찰받을 수 있다면 그가 우리 보씨 가문에 더욱 감사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 보씨 가문을 위해 더 많은 좋은 단약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입찰에 나선 거예요.”홍진연과 이민수는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허허, 두 연단사님, 사실 그 집안에 연단사가 있든 없든, 상대가 연단사가 되든 안 되든 경쟁할 수 있습
서청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오늘 연단로의 경쟁은 상당히 치열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또 시간이 조금 지나자, 보종운은 이미 1조 4000억을 제시했다.이민수는 그렇게 많은 돈이 없는 게 분명했다. 결국 보종운과 그 홍 미인을 보며 말했다.“보종운 씨, 홍진연 씨, 대단하세요, 제가 오늘 나왔을 때 이런 보물을 경매에 부칠 줄은 몰랐네요, 제가 오늘 당신들에게 양보하죠.”“1조 5000억!”마침내 이민수가 물러나는 것을 보고 홍진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민수를 향해 말했다.“이민수 씨, 그럼 감사해요. 하하!”“1조 6000억!”하지만 보종운은 물러설 생각이 전혀 없었고, 여전히 가격을 1조 6000억까지 올렸다.“1조 8000억!”홍진연이 자신 있게 불렀다.“맙소사, 너무 치열해. 보아하니 이 고급 연단사가 저 일류 가문의 도련님과 맞서는 것 같은데.”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2000억씩 가격을 올리다니,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쓰면 가족 산업의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일부 삼류 가문은 전체 자산이 1조 8000억을 넘지만,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유동 자산은 아마 그렇게 많지 않았다.“2조!”보종운은 안색이 좀 안 좋아 보였지만, 방금 집에 온 고급 연단사가 앞으로 그에게 줄 가치를 생각하자 이를 악물고 2조의 가격을 제시했다.상대방의 얼굴이 마침내 붉어지는 것을 보고, 이태호는 이 가격이 상대방이 감당할 수 없는 가격에 거의 도달했으리라는 것을 눈치챘다.“2조 2000억!”홍진연은 주먹을 쥐고 바로 대답했고, 다시 2000억을 올려 기세등등하게 상대를 제압하려 했다.지금까지 2000억씩 가격 인상이 가능했으니, 그녀의 결심을 알 수 있었다.“2조 3000억!”보종운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이번에는 7, 8초 동안 망설이다가 마침내 가격을 외쳤다.“2조 4000억!”홍진연은 이번에 보종운이 가격을 제시하기 위해 그렇게 오래 뜸을 들이는 것을 보고 기뻐하며 보종운이 오래 버
“3조!”이태호는 미소를 짓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3조가 그에게 있어서 너무 쉬운 일인 것 같았다.“3조? 바로 6000억이 인상되는 건가요?”“맙소사, 이게 사실이에요? 제가 잘못 들은 거 아니죠? 이건 정상적인 가격 인상이 아니에요.”“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죠? 조금 전 몇천억도 아무렇지 않게 쓰더니 이번에 3조를 부르다니. 분명 어느 집안의 도련님일 건데 왜 본 적이 없을까요?”이태호의 한마디에 장내가 술렁거리다가 순간 들끓기 시작했다.거의 모든 사람이 이 젊은 남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이런 카리스마를 가졌는지 추측하고 있었다.“3, 3조? 농담이죠?"이미 이긴 줄 알았던 홍진연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다가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그녀가 가지고 있는 돈은 지금 모두 3조 2000억 밖에 없지만 상대방의 가격 인상 폭을 보면 분명히 더 많은 돈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6000억을 한꺼번에 추가할 수 없을 것이다.그래서 그녀가 3조2000억을 다 외친다고 해도, 아마 결국 상대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안 돼, 질 수 없어!”경매대 위에 있는 연단로를 보고 난 홍진연의 눈빛이 다시 굳어졌다.“만약 저 자식에게 3조밖에 없다면? 만약 그가 외친 것이 그가 낼 수 있는 유일한 가격이고 그 사람의 한계라면? 내가 무서워서 그냥 물러서면 기회를 놓치는 거 아닌가?”“3조 천억!”생각해 본 후, 홍진연은 1000억을 더 추가하기로 했다. 그녀가 유일하게 기대했던 것은 이것이 이미 이태호의 한계라는 것이다.이태호는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홍 미인님, 죄송합니다. 이 물건은 제가 꼭 가져야겠습니다!”그러자 이태호는 다시 한 손을 치켜들더니 담담하게 말했다.“4조!”“스읍!”홍진연은 멍해졌다. 4조, 이 녀석이 4조를 외치다니.“쯧쯧, 치열하군요!”홍석훈 역시 혀를 끌끌 차며 감탄했다.“오늘 경매가 이렇게 치열하게 진행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4조를 외치다니,
“2품 저급 연단사, 농담이죠?”이민수는 침을 꿀꺽 삼키고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의심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홍진연도 놀라서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말했다.“2품 저급 연단사? 어쩐지, 이렇게 높은 가격을 내놓는다고 했어요.”“저 사람이, 이렇게 젊은데 2품 저급 연단사라니. 대단해요!”경매를 담당하던 정수진도 놀라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어머, 2품 저급 연단사, 저는 처음 보네요!”“누가 아니래요? 이품 저급 단약은 무왕의 내공을 지닌 사람에게 사용되는 건데 이 사람이 이민수 그들보다 더 대단하단 말인가요?”다른 사람들은 의논에 열기를 띠고 이태호가 왜 방금 목숨을 걸고 그 연단로를 빼앗으려 했는지 이해했다. 홍진연은 씁쓸하게 웃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품 저급 연단사였군요. 그렇다면 이번 패배는 인정해야겠어요.”“됐어요, 이 남자랑 계속 경쟁할 사람이 없죠? 그럼 4조 한 번, 4조 두 번, 4조 세 번. 거래가 성사되었습니다.”정수진은 모두가 조용해진 후 낙찰 망치를 두드리고 연단로를 이태호의 앞에 가져갔다.“저 사람 내공이 낮은 것 같지 않아. 이품 저급 연단사까지 됐으니 적어도 무왕이 될 것 같은데?”이민수는 저도 모르게 씁쓸하게 웃으며, 전에 이태호의 내공이 낮다고 판단해 그를 깔봤던 것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렸다. 이태호는 자신이 2품 저급 연단사라는 것을 밝힌 후 이런 효과를 가져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 후로 품질이 좋은 영초 몇 뿌리가 있었는데 그가 입찰에 응하면 다른 사람들은 그와 경쟁하지 않았고 그의 체면을 봐주는 거로 생각했다.드디어 오늘 경매가 끝났고 이태호가 경매장을 나서자 이규석과 홍석훈 두 사람이 걸어왔다.“이태호 씨, 정말 대단해요, 나이가 어린데 벌써 2품 저급 연단사라니, 탄복합니다.”이규석이 웃으며 말했다.“누가 아니래요? 이렇게 젊은 사람이 이런 재능이 있으니 정말 앞길이 창창하네요!”홍석훈도 뒤질세라 말했다. 이태호는 히죽거리는 그들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두 사람 먼저 돌아가요. 난 그런 거에 관심 없으니까.”이규석과 홍석훈은 사실 알고 있었다. 2품 저급 연단사를 얻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라는 걸 말이다. 그런데도 한 번 시도해 보려는 태도로 이태호를 설득하러 온 것이었다.이태호의 확고한 의지에 두 사람은 아쉬운 듯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들은 이태호에게 한 번 고려해달라고 말한 뒤 떠났다.그런데 두 사람이 떠나자마자 이민수가 다가와 말했다.“이태호 씨,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요. 이태호 씨가 2품 저급 연단사라니, 제가 보는 눈이 없었어요. 조금 전에 경매장에서는 제가 실례를 범했습니다. 부디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 주세요.”이태호는 그가 먼저 자신을 찾을 줄은 몰랐다. 심지어 태도도 아주 좋았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사실 크게 싸운 것도 아니라서 마음에 두지 않았거든요.”홍진연도 다가와서 말했다.“이태호 씨, 정말 생각지도 못했네요. 인물도 훤칠한 데다가 2품 저급 연단사라니.”이태호는 순간 어이가 없었다. 그는 표정이 살짝 이상해지더니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에둘러 말할 필요 없습니다. 할 말이 있으신 거라면 그냥 말하세요. 저를 찾으러 이곳까지 온 걸 보면 절 칭찬하기 위해 온 건 아니겠죠.”이민수는 홍진연과 시선을 주고받았다. 사실 두 사람 모두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단지 입을 떼기가 마땅치 않았을 뿐이다.“홍진연 씨가 말할래요?”이민수는 머쓱하게 웃으며 홍진연에게 말했다.홍진연은 입을 달싹이다가 결국 멋쩍은 표정으로 이민수에게 말했다.“이민수 씨가 말씀하시죠. 나이도 많으신데 제가 양보해 드려야죠.”이태호는 두 사람 모두 쉽사리 입을 열지 못하자 곧바로 말했다.“두 분, 계속 이렇게 시간을 끌 생각이라면 전 가보겠습니다.”“아뇨, 아뇨. 말하겠습니다. 제가 말하겠습니다!”이태호가 떠나려고 하자 이민수가 황급히 입을 열었다.“그, 이태호 씨. 홍진연 씨도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일 겁니다. 우리
“문제없습니다. 전혀 문제없어요!”이민수는 이태호가 승낙하자 희색을 드러냈다. 2품 저급 연단사가 단약을 만드는 과정을 열 번이나 볼 수 있다면 분명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돌아가서 자신도 단약을 만들어 본다면 더 쉽게 실력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홍진연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가능하죠. 이민수 씨, 저랑 민수 씨가 각자 다섯 뿌리씩 재료를 제공하는 건 어떻습니까?”이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가능하죠.”비록 이 재료들은 아주 값비쌌지만 이태호가 단약을 만드는 걸 현장에서 지켜보며 배울 수 있다면 당연히 기꺼웠다.이민수는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하지만 이태호 씨가 2품 저급 단약 몇 가지를 만들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우리가 준 재료가 때마침 이태호 씨가 만들 수 있는 유형이 아닐 수도 있으니 말이에요.”이태호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흔히 볼 수 있는 거면 돼요. 2품 저급 단약은 사실 다 비슷비슷하거든요. 일단 카페에 들어가서 얘기 나눠요. 두 분이 재료를 주면 방을 찾아 단약을 만드는 모습을 두 분께만 보여드릴게요.”그들은 말을 마친 뒤 이내 카페를 하나 찾았고 위층에 있는 룸으로 들어갔다.다행히 두 사람이 준비한 재료가 꽤 많았다. 이태호는 그들에게서 각각 재료를 다섯가지씩 골랐고 그들에게 과정을 보여주기 시작했다.한편, 이태호와 서청운은 사마정호가 고수 여럿을 데리고 홍준영과 함께 호의당에 도착했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이제 막 밖에서 돌아온 서중산은 홍준영이 사마 집안 가주를 데리고 왔다는 걸 알고 곧바로 그들을 맞이했다.“맙소사, 사마 집안 가주님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 정말 보기 드문 손님이군요...”서중산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그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는 곧 홍준영의 팔이 석고붕대로 고정된 걸 발견하고는 미간을 확 구겼다.“준영아, 이게 뭔 상황이야? 누구한테 맞았어?”홍준영은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흥, 무슨 상황이냐고요? 서청운이 아직 얘기 안 했나 보네요?”“청운이가?”
홍준영이 곧바로 말했다.“오늘 난 그 사람을 혼쭐내줄 거예요.”사마정호도 덤덤히 말했다.“제가 듣기론 그 자식이 나도 얕본다던데, 하하, 배짱이 좋네요!”서중산은 말문이 막혔다. 이태호는 드래곤 신전의 주인이고 군신마저도 그를 스승님이라고 부르는데 사마 집안이 안중에도 없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다.하지만 이태호는 그들에게 그와 군신의 일을 소문내지 말라고 분부했었다. 그러니 서중산은 지금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그는 미소 띤 얼굴로 사마정호에게 말했다.“사마 집안 가주님, 이태호 씨는 가주님이 건드릴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그러니 사람들을 데리고 이만 돌아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이태호 씨에게 밉보이게 된다면 후회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하하, 서중산 씨, 제가 그 말에 겁을 먹을 것 같나요?”상대방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그들이 외출했다고 하니 우리는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이곳에 서 있어야 합니다. 몰래 전화해서 이 소식을 알릴 생각은 마세요.”“휴, 기다리고 싶으면 기다리세요!”서중산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어떻게 상대를 설득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시간은 조금씩 흘렀고 날이 저물기 시작하자 이태호는 그제야 자신의 연단로를 거두어들였다.그는 미소 띤 얼굴로 말했다.“이 온청로 정말 좋군요. 확실히 성공률이 올라간 것 같아요. 10가지 재료로 8알의 단약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고 딱 두 번만 실패했으니 좋아요. 하하!”“이태호 씨, 정말 대단해요. 훌륭하시네요. 이태호 씨는 솜씨가 정말 숙련됐어요. 우리는 아마 평생 이태호 씨의 발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할 거예요.”이민수는 이태호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조금 전 이태호가 단약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목격했기에 그는 자신의 실력이 이태호와 크게 차이 난다는 걸 알고 있었다.“맞아요. 이태호 씨처럼 능숙하다면 2품 중급 단약도 시험 삼아 만들어도 될 것 같아요. 정말 대단해요!”홍진연 역시 감개무량하게 말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