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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독고영민 일당은 한 무리의 사람을 데리고 들어서는 태수를 보자 순식간에 꼬리를 내렸다. 고작 몇 마디 말이 오갔을 뿐인데, 이미 손에 든 무기를 내팽개치고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태수는 도착하고 나서 이태호에게 존칭을 사용하면서 이태호 대신 독고영민 일당을 제압했다. 이태호는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그제야 혼자 위층으로 올라갔다.

한참 뒤, 신수민을 안고 계단에서 내려오는 이태호를 보자 태수는 얼른 다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이태호 씨, 사모님은 괜찮아요? 이태호 씨 말 한마디면 오늘 이 사람들을 매장할 수도 있거든요.”

이태호는 미소를 살짝 지었다.

“걱정해줘서 감사합니다. 제 아내는 괜찮아요. 다만 왜 저를 도와주는지 궁금하네요.”

태수는 어색하게 웃으며 대충 둘러댔다.

“그게... 사실 저희 용의당은 향무당과 원래 사이가 안 좋죠.”

이태호는 싱긋 웃었다.

“아마 말처럼 가벼운 문제는 아니겠죠?”

태수는 그제야 머쓱한 표정으로 말했다.

“혹시 내일 용의당에 한 번 다녀가면 안 될까요? 저희 형님께서 이태호 씨를 뵙고 싶어 하거든요. 그래서 오늘 온종일 찾아다녔는데, 댁에 갔더니 이사한 걸 그제야 알아서 결국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래요? 형님께서 저를 보고 싶어 한다고요?”

이태호는 의아한 듯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태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속으로는 역시 예사롭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설마 본인이 드래곤 신전의 주인인 걸 모른다는 건가? 이 타이밍에서 아직도 연기하다니?

그렇다고 굳이 들춰내지는 않았다. 드래곤 신전의 주인은 늘 미스터리한 존재인 만큼 그의 정체를 현장에서 밝힌다면 신전 주인의 심기를 건드릴 게 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솔직하게 대답하는 대신 어색한 미소만 지었다.

“맞아요. 이태호 씨를 뵙고 싶다고 했어요. 내일 가보시면 알게 될 거예요.”

“그렇군요. 그럼 내일 시간 나면 한번 찾아뵙겠습니다.”

이태호는 웃으면서 말했다. 물론 용의당이라는 곳이 궁금하기도 했다. 게다가 상대방의 도움을 받았으니 내일 찾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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