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구나!”정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 바닥에서 살아남기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아챘다.서씨 가문도 그냥 수단으로 삼류 명문으로 가문으로 된 게 아니었다.오늘 이태호에게 복수할 방법도 서문옥이 생각해냈으니 말이다.사람들이 준비를 마치고.부잣집 사모님이 떠난 후 이태호와 연초월은 드디어 한시름을 놓았다.음식과 와인도 주문했으니 맛있게 먹는 일만 남았다.“여기요, 계산이요.”식사가 거의 끝나자 이태호가 직원에게 손을 저었다.이때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주문 노트를 이태호에게 건넸다.이태호가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잘못 가져온 거 아니에요?”직원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아닙니다, 틀림없습니다.”사장님의 지시였기에 그녀는 따를 수밖에 없었다.이태호가 피식 웃더니 주문 노트를 테이블 위에 툭 던졌다.“그러면 저도 양보할 수 없어요. 절대 계산하지 못해요.”“태호야, 너 돈이 있다며?”연초월이 깜짝 놀라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이태호가 왜 계산을 안 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신수민의 얼굴색도 어두워졌다.“태호 씨, 그렇게 많은 돈이 없으면 우리를 여기로 데려오지 말았어야죠. 부담할 수 있는 레스토랑을 가도 저는 하나도 창피하지 않단 말이에요.”신수민은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올랐다.“계산하지 않겠다고요? 나 신수민은 단 한 번도 이런 무례를 범한 적이 없어요. 창피하게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에요?”이태호가 신수민에게 말했다.“나 정말 계산 안 할 거예요. 가격 좀 봐요, 이 사람들이 돈을 떼먹으려고 얼마나 작정했는지.”신수민은 그제서야 주문 노트를 보더니 얼굴색이 더 어두워졌다.“제가 기억한 게 맞는다면 우리가 주문한 음식이 2000만 원쯤이었던 것 같은데 왜 여기에 2억이라고 적혀있죠? 음식마다 가격 뒤에 0이 하나 더 붙었네요, 맞죠?”“2억?”연초월은 그제야 이태호를 오해했다는 걸 알아챘다.주문 노트를 보더니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아가씨, 잘못된 거 아니에요? 어떻게 2억이 나올 수가 있
”누가 누굴 뜯어낸다는 거야? 돈 없으면서 우리를 모함해?”매니저가 피식 웃으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메뉴판에 가격이 다 적혀있는데 우리가 왜 네 돈을 떼먹어?”“그래? 그럼 아까 그 메뉴판 좀 가져와 볼래?”이태호가 씨익 웃더니 그에게 물었다.“맞아요, 우리가 아까 보던 메뉴판이랑 다른 메뉴판이잖아요, 아까는 이 가격이 아니었다고요.”연초월이 맞장구를 쳤다.“가서 메뉴판 가져와. 고집을 부리긴.”매니저가 직원에게 말했다.직원이 곧 메뉴판을 가지고 왔다. 그 위에 적혀있던 가격은 분명 달라졌다.메뉴 전체가 가격이 10배 올랐다.“아까 그 메뉴판 아니잖아요. 전에 메뉴판은 낡았었는데 이건 새로 만든 거네요.”신수민이 메뉴판을 보고는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하지만 매니저가 코웃음을 쳤다.“다 같은 메뉴판이거든요. 그러게 왜 부담하지 못할 음식을 먹었어요? 정확히 2억 3600만 원이 나왔으니 얼른 돈 물어요.”“꿈도 꾸지 마. 어디서 감히 내 돈을 뜯어내려고 해? 우리 이만 갈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이태호가 얼음장처럼 싸늘한 말투로 말했다.“여기 진상 손님이 있어. 주방 뒤에 있는 애들 불러와.”매니저가 씨익 웃더니 다른 직원에게 말했다.“흥, 일이 점점 재밌어지네.”이태호는 누군가 일부러 자신을 물고 늘어졌다는 걸 눈치챘다.‘하지만 이 레스토랑의 사장이 도대체 누구지? 왜 이렇게 나를 괴롭히지 못해 안달인 걸까?’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주방에서 뛰어나왔다. 그들은 레스토랑에서 먹고 자는 깡패들이었다. 어떤 이는 빨간 머리를 염색했고 어떤 이는 초록색 머리를 염색했다. 어깨에 문신한 걸 보니 착한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은 아닌 듯했다.“겁도 없어. 감히 우리 레스토랑에 와서 음식을 먹고 돈을 안 내려고 해?”그중 금니를 한 사내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X끼야, 얼른 돈 내. 돈이 없으면 확 팔을 잘라버린다?”다른 한 사내가 쇠파이프를 들며 말했다.“너희들로 되겠어?”이태호는 그들을 하찮게 여겼다. 심지어
“뭐, 뭐야!”매니저는 이마에 흐르는 식은땀을 닦았다.전에 사장님인 서문옥이 얘기한 바로는 이태호가 싸움을 잘한다고 했다. 만약 레스토랑 경호원들이 그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면 독고영민에게 전화를 하라고 했다.독고영민의 부하들은 하나같이 솜씨가 대단했다. 혼자서 보통 사람 몇십 명은 족히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니저는 이태호 혼자 레스토랑의 모든 경호원들을 다 쓰러 눕힐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 서문옥이 호들갑을 떨고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바닥에 드러누우며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보며 매니저는 후회막심했다.“지금 가도 되겠어?”이태호가 씨익 웃으며 물었다.상대가 이렇게 나오니 그는 절대 계산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흥, 갈 수 있겠어?”매니저가 씨익 웃더니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불과 1분이 지난 후, 플라자에 7, 80명의 사내들이 갑자기 나타나더니 그들의 손에는 모두 칼이 쥐여있었다.그 사람들의 얼굴에는 살기가 어렸다.특히 앞장선 독고영민은 커다란 몸에 근육이 빵빵했다.“쯧, 빨리도 왔네.”이태호가 독고영민을 보고는 싸늘하게 말했다.“매니저, 어떤 사람이 밥 먹고 돈을 안 내?”독고영민이 레스토랑에 들어서더니 고래고래 소리를 지었다.“이 사람들이에요!”매니저가 말했다.신수민은 바로 독고영민의 허리에 걸린 이름패를 발견했다. 그녀의 얼굴색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이태호에게 말했다.“태호 씨, 어떡해요. 저 사람이 독고영민인가 봐요. 소문에 의하면 저 사람은 싸움을 엄청 잘하는데 혼자서 몇십 명도 상대할 수 있대요. 무엇보다 저 사람은 향무당의 일원이 아마 실력이 오늘 결혼식장에서 만난 용의당의 태수와 엇비슷할 거예요!”이태호가 그녀의 말을 듣더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고는 독고영민에게 말했다.“가격을 올려놓고 우리보고 돈을 물어내라고? 우리가 만만하게 보여?”“하하, 내 알 바 아니야.”독고영민이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내가 여기 사장님이랑 잘 알거든. 사장님
“그렇다고?”독고영민은 이태호가 그의 앞에서 객기를 부리자 옆에 있던 탁자를 힘껏 내리쳤다.“퍽!”탁자는 소리를 내며 부서졌고 그렇게 망가져 버렸다.연초월과 이태식 두 사람은 이러한 광경을 처음 봐서 겁을 먹었는지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신수민도 깜짝 놀랐다. 그녀는 독고영민이 보통 인물이 아닐 거로 짐작했다.신수민은 이러한 레스토랑을 차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배경이 예사롭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이태호가 또 한 번 이렇게 대단한 인물의 심기를 거스를까 두려워진 신수민은 곧바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이태호의 앞을 막아 나섰다.“제가 따라갈게요. 어느 친구인지 제가 직접 확인해야겠어요!”신수민의 말에 매니저는 기뻤다.“신수민 씨는 시원시원하신 분이네요. 그럼 이쪽으로 오시죠!”“가면 안 돼요!”이태호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신수민에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요. 이 사람들은 내가 상대할 수 있어요!”그러나 몸을 돌린 신수민은 품 안의 신은재를 이태호에게 건네주며 말했다.“당신이 그랬잖아요. 앞으로 내가 뭐라고 하든 내 말을 들을 거라고요. 올라가서 누군지 확인해 볼게요. 이걸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당신이 말썽을 일으키는 것보다는 훨씬 나아요!”“...”이태호는 할 말이 없었다. 그는 예전에 신수민의 말에 무조건 따르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잠깐 고민하던 이태호가 말했다.“알겠어요. 10분이면 된다고 저 사람들이 그랬으니까 올라가 봐요. 10분 뒤에 내려오지 않으면 내가 올라가서 당신을 찾을게요.”신수민은 말을 아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 뒤 몸을 돌려 매니저에게 말했다.“가죠!”매니저의 안내에 따라 신수민은 위층의 맨 안쪽에 있는 방 앞에 도착했다.“신수민 씨, 사장님께서는 바로 이 안에서 신수민 씨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전 먼저 내려가 보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매니저는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신수민은 사실 내심 두려웠다. 하지만 분명 상대방은 위층으로 올라와 얘기만 나누고 술 두어 잔만 마시면 그들을 놓
신수민에게서 나는 옅은 향기에 그는 더욱더 심취했다.신수민은 안으로 들어왔고 연진욱이 그녀의 바로 뒤에서 가볍게 문을 잠근 뒤 웃어 보였다.“신수민 씨, 저쪽에 앉으시죠. 우리 술 한잔하면서 얘기 나눠요. 아주 간단하죠.”신수민은 상대방을 보면서 경계하듯 미간을 구겼다.“누구시죠? 저한테는 당신 같은 친구가 없는데요!”연진욱은 웃으며 대꾸했다.“하하, 건망증이 심하신 것 같네요. 오늘 결혼식에 저도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신수민 씨가 조금 늦게 와서 이태호가 제게 발길질한 걸 보지 못한 것뿐이에요!”그 말에 신수민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이태호가 그를 걷어찬 일 때문에 복수하려고 찾아온 걸까?신수민은 어색하게 웃으며 사과했다.“하하, 정말 죄송해요. 그 사람 좀 충동적이라 일이 생기면 주먹부터 나가거든요. 마음에 두지 않으셨으면 좋겠네요!”연진욱은 테이블 앞에 자리를 잡고 앉은 뒤 자신의 옆자리를 툭툭 치면서 말했다.“자, 앉으세요. 우리 얘기 좀 나눠요. 오전에 있었던 일은 이미 지나간 일이잖아요. 그리고 저랑 이태호는 대학 동기고 정희주도 같은 반이었어요. 그게 아니었다면 저도 정희주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을 거고 이태호를 만나지도 못했겠죠.”그에게로 걸어간 신수민은 그의 옆자리에 앉으며 말했다.“죄송해요. 아직 이름도 모르네요.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연진욱은 신수민에게 와인 한 잔을 따라주며 대답했다.“전 연진욱이라고 합니다. 자, 음식 좀 드세요!”신수민은 머쓱하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죄송해요. 금방 밥 먹고 와서 먹지 못하겠어요. 조금 전 매니저가 그러던데 저한테 할 얘기가 있으시다면서요? 그리고 술 두어 잔 하면 보내준다고 하던데 진짜죠?”연진욱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그럼 일단 한잔할까요?”신수민은 거절하기 어려워 술잔을 들어 술을 마셨다.신수민의 고분고분한 모습에 연진욱은 아주 우쭐했다. 신수민은 아래층에 있을 때도 술을 마셨기에 몇 잔 더 마시게 한다면 술에 취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신수민이 술
연진욱은 신수민을 바라보며 그녀를 설득했다.“알겠어요. 그럼 강요하지 않을게요. 이번 잔만 다 마시면 얘기할게요. 몇 분 걸리지 않을 거예요. 그때가 되면 내려가서 당신의 남편과 딸아이와 함께 무사히 이곳을 떠날 수 있을 거예요!”신수민은 연진욱이 이곳의 사장이라고 생각했다. 연진욱은 살집이 좀 있었고 배도 나와서 사장 같아 보였다.신수민은 감히 연진욱의 제안을 거절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잠깐 고민하던 그녀는 이를 악문 뒤 눈앞에 놓인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자, 연진욱 씨. 무슨 일인지 이제 말씀하시죠!”연진욱은 그제야 말했다.“하하, 당신도 알겠지만 당신들은 이곳에서 2억 2천만 원 넘게 먹었어요. 정말 엄청난 금액이죠. 사실 아주 간단해요. 그냥 솔직히 얘기할게요. 여기서 나랑 한 번 자면 잠시 뒤 떠날 수 있어요!”말을 마친 뒤 연진욱은 신수민의 허벅지를 힐끗댔다. 그는 자신의 흑심을 아주 대놓고 드러냈다.“쯧쯧, 신수민 씨는 몸매가 참 좋네요. 솔직히 말해서 당신 같은 여자를 손에 넣은 이태호가 정말 부럽네요.”신수민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올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녀는 화가 난 얼굴로 연진욱을 바라보며 말했다.“연 사장님, 죄송하지만 저 신수민은 그런 여자가 아니에요. 다른 일이라면 고민해봤겠지만 절 갖고 싶다고요? 꿈 깨세요!”“하하, 그래요? 하지만 잘 고민해봐야 할 거예요. 독고영민 씨가 아래서 기다리고 있는데 당신들이 무사히 이곳을 떠날 수 있을까요?”자리에서 일어난 연진욱은 호탕하게 웃으며 그녀를 위협했다.“신수민 씨, 잘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예요. 우리 다 성인이잖아요. 나랑 한 번 자는 게 뭐 어때서요? 걱정하지 마요. 절대 임신시키지는 않을 테니까, 어때요? 나랑 한 번 하면 2억 넘는 돈을 아끼는 셈인데 좋지 않나요?”“2억이 넘는다고요? 참 뻔뻔하네요. 당신들이 메뉴판을 고쳤다는 걸 우리가 모를 것 같아요? 우리가 그렇게 멍청해 보여요?”신수민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비록 그가 흑심
신수민은 무척이나 억울했지만 신은재와 이태호 등 사람들을 생각하면 너무도 괴로웠다.그녀는 섹시한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이태호가 10분 뒤에 내가 내려가지 않으면 날 찾으러 오겠다고 말했어요. 이제 곧 10분이 될 텐데 날 내려보내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이태호가 올라와서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연진욱은 재밌는 소리를 들었다는 듯이 말했다.“하하, 이태호가 올라올 수 있을 거로 생각해? 밑에 있는 사람들이 그가 올라올 수 있게 내버려 둘까? 왜 이렇게 멍청하지? 어쨌든 오늘 난 반드시 널 손에 넣고 말겠어. 난 이태호의 여자랑 잘 거라고!”말을 마친 뒤 연진욱은 마치 굶주린 늑대처럼 신수민을 향해 달려들었다.“비켜, 이 빌어먹을 자식!”신수민은 상대방이 정말로 그녀를 겁탈하려고 하자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서 도망갔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술을 꽤 많이 마신 탓에 술기운이 강했고 하이힐까지 신고 있어 발을 삐게 된 그녀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아!”발을 삔 신수민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었다.그런데 그 덕분에 오히려 무섭게 달려드는 연진욱을 피할 수 있었다.연진욱은 바닥에 주저앉은 신수민의 모습과 그녀의 아픈 듯한 신음에 더욱더 몸이 달아올랐다.그는 치마 아래 더욱 많이 드러난 살결을 바라보며 침을 꿀꺽 삼키더니 웃으며 말했다.“하하, 날 따르라니까. 걱정하지 마. 일 끝나면 돈 안 내도 되니까. 그리고 2천만 원쯤 더 줄 수도 있어!”“꺼져!”신수민은 고개를 들며 이를 악물고 일어서려 했지만 발목이 너무 아팠다. 이제 막 한 걸음 내디뎠는데 너무 아파서 그대로 주저앉아버리고 말았다.“하하, 정말 고집이 세다니까. 잠시 뒤에도 그렇게 고집을 부릴 수 있을지 궁금하네!”연진욱은 음흉하게 웃으며 다시금 신수민을 덮쳤다.“팍!”그런데 바로 그때 이태호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이, 이태호. 너, 너 어떻게 올라온 거야?”오전에 호텔에서 있었던 일을 떠올린 연진욱은 심장이 떨렸다. 이태호가 다가오자 그는 혼비백산하
“아!”돼지 멱따는 소리와 함께 연진욱은 그곳을 움켜쥐고 바닥에 쓰러졌다. 하마터면 고통 때문에 그대로 기절할 뻔했다.“아!”연진욱은 크게 소리를 내질렀고 고통 때문에 얼굴이 심하게 일그러졌다.신수민은 비록 겁이 났으나 동시에 통쾌했다. 예상대로 연진욱은 그녀에게 흑심을 품고 있었고 이태호가 제때 나타나 줘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아마 연진욱에게 겁탈당했을 것이다.“태호 씨, 우리, 우리 가요!”신수민은 아픔을 참으며 이태호의 팔뚝을 잡았다.그러나 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구석 쪽에 숨겨진 문을 향해 말했다.“안에서 나오지 그래? 쥐새끼처럼 숨어있지 말고.”안에 숨어있던 하현우와 정희주, 서문옥은 겁을 먹어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들은 이태호가 이렇게 잔인할 줄은 몰랐다. 발길질 한 방에 연진욱의 하반신을 뭉개버리다니, 정말 두려움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이었다. 아래층도 어찌 된 일인지 잠잠했다. 이태호는 그들에게 다가갔다.그들은 지금 이태호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그들을 한바탕 신명 나게 팰까 봐 두려웠다. 원래 가진 게 없는 사람일수록 두려움이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사람이 있다고요?”신수민은 미간을 구기며 놀랐다. 이 방안에 꽤 오래 있었는데 이상한 낌새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팍!”이태호는 쓸데없이 얘기하기 귀찮아 곧장 그곳으로 걸어갔다. 그는 숨겨진 문을 박찼다.“꺼져!”하현우와 나머지 두 사람은 깜짝 놀라 몸을 흠칫 떨더니 부랴부랴 그곳에서 나왔다.“하현우 씨, 정희주 씨, 그리고 서문옥 씨도 있었어요?”세 사람을 본 신수민의 안색이 흐려졌다. 인제 보니 그들은 그녀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미리 준비한 듯했다.“하하, 이 레스토랑은 우리 서씨 집안 건데 내가 여기 있는 건 당연한 일이지.”서문옥은 웃었다. 삼류 재벌 집 딸인 그녀는 여전히 의기양양했다.“이곳이 당신 레스토랑이었어? 그렇다면 나와 내 아내를 함정에 빠뜨리는데 당신도 가담했다는 거네!”이태호는 굳은 얼굴로
지금 이태호의 단전에 있는 물보라가 출렁거리는 황금빛 바다가 거의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영기가 절반 줄었으나 질적으로 많이 강화되었다. 그는 지금의 영기가 예전보다 많이 순수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영기의 질이 강화되어 이태호의 기반이 더욱 튼튼해졌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신식이 원래보다 더욱 강력해졌음을 명확히 느꼈다.정상적인 4급 성자급 수사의 신식은 기껏해야 400리까지 탐색할 수 있었다.그러나 태을도령선경을 수련한 후 이태호의 신식은 400리를 훨씬 넘어서 500리까지 탐색할 수 있게 되었다.또한 그는 육신도 강화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원래 육신의 기혈은 태양을 꿰뚫을 기세로 강했고 피부는 영보처럼 단단했으며 기혈이 움직이면 천둥처럼 굉음을 낼 수 있었고 손쉽게 백만 근을 번쩍 들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그는 육신의 힘이 서서히 증가해서 백만 근보다 더 무거운 것을 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육신의 변화에 그는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역시 선경이야. 이제 존황편까지 수련했는데 이렇게 큰 변화를 줄 수 있으니, 성자편까지 수련하면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을지도 몰라.”그는 머리를 흔들고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킨 후 정신을 집중해서 오심조천(五心朝天)한 자세로 앉아서 계속 수련하였다.며칠 후, 이태호의 팽배한 기혈이 태양을 꿰뚫은 무지개 같았고 손을 들면 허공을 찢을 것 같은 기운을 내뿜었다. 그는 천천히 눈을 떴다.“후... 드디어 존황편을 모두 수련했어. 이제 성자편을 수련할 차례야.”전에 태을도련선경을 수련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 다시 수련하니 여전히 며칠 걸렸다. 이로써 이 선급(仙級) 공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었다.며칠 동안 수련하면서 이태호는 외부 세계에 대한 탐지를 멈추지 않았다.백 리 밖에서 전해온 전투의 여파는 거세고 난폭해서 그의 수련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로써 그는 10여 명의 천교 사이의 전투가 얼마나 치열한지를 상상할 수 있었다.그는 머리를 흔들고 정신을 집중해서 계속 수련에 심취했다.또 며
전성민은 이태호의 말에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진법 안으로 들어갔다.천교들이 사라지는 뒷모습을 바라보고 이태호도 시선을 거두었다.눈앞의 이 진법은 6급 성자 경지 이상의 수사들만 들어갈 수 있고 이 경지 아래의 수사들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이태호는 강한 전투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진법을 통과하려면 쉽지 않았다.더구나 그는 진법 안으로 들어가도 꼭 진선 정혈을 얻을 수 있다는 자신이 없었다.10여 명의 7급 성자급 성자들의 쟁탈전은 매우 치열할 것이고 전례 없는 전쟁임이 틀림없었다.실력이 약한 수사들은 진법 안에 들어가면 봉변당한 것은 뻔한 일이었다.그래서 이태호는 들어갈 생각이 없었다.그는 주변을 둘러본 후 수십 리 밖에 떨어진 곳에 작은 궁전이 있는 것을 보고 빠르게 그쪽으로 달려갔다.천교들의 쟁탈전은 아마 보름 넘게 걸릴 것이다.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면서 구경하는 것보다 태을도령선경을 입문 경지로 수련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 이태호는 미친 어르신이 전해준 이 선경을 수련하면 앞으로 신선으로 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자기는 최고의 체질인 혼돈신체를 가졌기에 이미 많은 성자나 신자의 자질보다 훨씬 뛰어났다고 할 수 있다.하면 한다는 이태호는 바로 수십 리 떨어진 그 작은 궁전으로 날아갔다.주변의 수사들은 이태호가 떠난 것을 보자 야유 섞인 비웃음 소리를 냈다.“하하, 이태호가 상갓집의 개처럼 허둥지둥 도망치는 거 처음 보네.”“자기의 보잘것없는 실력으로 진선의 정혈을 뺏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 봐. 정말 주제 파악을 못 하네.”“지금 각 성지의 천교들을 합치면 거의 20명이 되는데 모두 천교 중의 천교가 아닌가. 이태호가 들어갔다고 해도 죽을 수밖에 없지.”“그나저나 이태호도 참 안 됐어. 천남의 작은 종문에서 온 수사 같은데 이 나이에 4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고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6급 성자 경지의 오현을 죽였으니. 대성지 출신이라면 저 성자들 못지않았을 거야.”“됐어. 이태호는 그냥 최상급 영보 덕에 명씨
“꿈도 야무지군.”“...”주변의 사람들이 열띤 토론을 진행하고 있을 때 이태호도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정균은 온몸에 영광으로 반짝이었고 키가 훤칠하고 건장한 몸에서 발산한 기운은 주변의 공간을 무너지게 하였다.부광성지에서 온 성자를 보면서 이태호는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조용히 수련하기 시작했다.이윽고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의 수사들은 점점 떠들썩하게 소리를 질렀고 현장에 온 성자, 신자들도 점점 많아졌다.“저분은 허씨 가문의 신자이셔.”“저자가 바로 혼원 성자 예진기야.”“...” 온 창란 세계의 성지, 세가, 그리고 대리국 대황자와 북해 만족 소주까지 포함해서 총 19명의 절세 천교들이 주변에 모였다.이 사람들 속에서 이태호는 지쳐 보이는 전성민을 비롯한 태일성지의 진전 제자들을 보았다.이태호의 시선을 느낀 전성민은 그를 향해 인사를 하자 이태호도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허공에 서서 온몸에 맹렬한 기운을 내뿜고 검은 머리카락을 펄럭이는 예진기가 앞으로 나왔다. 그는 주변을 한번 둘러본 후 현장에 있는 10여 명의 신자와 성자들을 향해 말했다.“여러분, 지금 진선 정혈이 나왔소. 실력이 약한 자는 고전에서 백 리 떨어진 곳에 서 있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오?”이 말을 듣고 어떤 천교들은 사색에 잠겼지만, 어떤 천교들은 흥분해서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 따위는 우리와 있을 자격이 없지.”“...”이 근처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모였다.이태호와 같은 4급이나 5급 성자급 수사는 예진기 등에게 큰 위협을 줄 수 없지만 지금 진선 정혈이 나타났고 10여 명의 천교들이 곧 쟁탈전을 진행하게 되는데 누구도 피 터지게 싸울 때 어부지리로 가져갈 자가 나타나기를 바라지 않았다.그래서 예진기가 고전에서 백 리 떨어진 위치에 진법을 설치하자는 제안에 많은 사람이 찬성했다.특히 용족 천교 오수혁은 더욱 그러했다.그는 인파 속에 있는 이태호를 힐끗 쳐다보고는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난
이태호는 시선을 거둔 후 중얼거렸다.“보아하니 마지막 축제가 곧 시작되겠네.”진선 정혈은 바로 이 마지막 축제의 ‘상품’과 같았다. 일단 누군가 가지게 되면 성공 전장도 마감하게 된다.다시 성공 전장에 들어오려면 수백 년을 더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이태호는 자기의 능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그는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로 오수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정말 목숨 걸고 싸운다면 그의 체력으로는 역부족이었다.게다가 성공 고전 내의 천교는 오수현, 명운택 두 사람뿐만 아니라 창란 세계의 각 대세력의 성자, 신자들이 있었다.이들은 모두 7급 성자 경지이고 적어도 내공을 완성한 6급 성자 경지였다. 이런 사람들과 보물을 빼앗는 것은 온 창란 세계와 적이 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현재 이태호의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로 최상급 영보인 이화 현황봉과 성왕 호신부를 사용해도 승리할 가능성은 1%도 안 되었다.지금 내공이 너무 낮은 것은 그의 약점이라 어떠한 신통과 영보로 메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성자, 신자로 될 수 있는 천교들은 모두 출중한 천부적 자질을 갖고 있었고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상대와 싸울 수 있으며 같은 경지에서 무적의 존재라 할 수 있었다.그래서 이태호는 이번에 그냥 견문을 넓히려고 구경하러 가겠다고 생각했다.이런 천교들 사이의 쟁탈전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이와 동시에 창란 세계의 각 성지와 세가들의 성자, 신자들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게 되면 나중에 중주 태일성지에 가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하늘로 솟아오르고 나서 눈부신 성스러운 빛을 발산한 곳으로 향해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잠시 후에 허공에 있는 한 광활하고 장엄한 고전에서 찬란하고 다양한 무지갯빛을 뿜어냈고 주변에 이미 많은 수사들이 모였다.이태호가 근처에 도착한 후 어떤 파장도 일으키지 않았다. 지금 모든 사람이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백리 밖에 있는 고전을 쳐다보고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성공 고전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대부분의 궁전이 탐색되어 기연들도 사라졌다.지금 성공 고전 내에 숨겨진 가장 큰 기연이 바로 전설 속의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는 기연이었다.이태호는 미친 어르신이 남겨준 성공 영패와 옥간을 통해 이 기연은 ‘진선 정혈(眞仙精血)’이라는 것을 알았다.정혈은 수사의 정수로서 상상할 수 없는 힘이 담아 있다.일반 수사는 상대하기 힘든 적수를 만날 때 잡히지 않기 위해 흔히 정혈을 불태우면서 도망쳤다.그러나 진선 정혈은 진선의 힘이 담아 있고 진선이 가진 법칙의 힘으로 가득 찼다.이 법칙의 힘을 깨달을 수 있다면 신선으로 비승한 것은 시간문제였다.따라서 이 기연은 수많은 천교들이 그토록 갖고 싶은 것이었다.이 세상에 신선으로 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아무리 강한 성황급 대능력자라도 수명이 만년밖에 안 되어 하늘과 땅처럼 영원히 살 수 없었다.이런 기나긴 세월이 흐르면서 신선으로 비승하지 못한다면 그대로 좌화하든 환생해서 다시 수련할 수밖에 없었다.수행의 길에 들어서서 다른 수사들과 자원을 쟁탈하고 앞다투어 나가는 것은 모두 선인으로 되기 위해서가 아닌가?따라서 선인으로 비승하고 싶은 갈망은 성자급 천교들을 미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성황급 강자들도 이성을 잃게 만들 수 있다.다행히도 성공 전장은 35세 이하이고 성자 경지의 천교들만 들어올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이런 비경을 탐색할 자격이 없을 것이다.머리를 흔들면서 잡생각을 떨쳐낸 후 이태호는 나머지 궁전을 탐색하기 시작했다.다만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궁전은 이미 다른 사람들이 탐색하였다.수십 개의 궁전을 탐색한 후 성신신철과 같은 물건들만 얻었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 낫지 않는가?이태호가 어디로 갈지 고민하고 있을 때 문득 멀지 않은 허공에서 한 성스러운 빛기둥이 하늘로 치솟은 것을 보았다.이 성스러운 빛의 세례를 받은 이태호는 막강한 적을 만난 것처럼 마음속으로 아무런 반항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고
신염선금 위에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열기가 화끈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냉소를 지으면서 말했다.“내 손에 들어오면 나갈 생각하지 마.”말을 마치자 그는 체내에 있는 방대한 천지의 영기를 빠르게 내뿜었고 무시무시한 힘으로 선금을 감싸면서 맹렬한 불길을 바로 진화시켰다.이태호의 진압하에 선금은 드디어 진정되었고 그의 손에 조용히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손에 있는 선금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감탄을 터뜨렸다.“이 선금이 있으니 이제 나만의 호도신병을 만들 수 있겠어.”이런 선금 한 조각에 성신신철을 조금 추가하면 최상급 영보를 만들 수 있는데 유명한 연기(煉器) 대사를 만나면 호도신병 하나를 만들 수도 있다.선금 두 조각은 성황급 대능력자를 환장하게 만들 수 있는 보물로 이태호가 호도신병을 만들기에 충분했다.호도신병의 가치를 놓고 말하면 창란 세계에서 오직 각 대성지와 상고 세가만 갖고 있어서 모두 합쳐도 20개를 넘지 않았다.이런 호도신병은 각 대세력의 내공을 상징하며 멸문지화를 당한 결정적인 순간에 이르러서야 사용할 수 있는 것이었다.성자급 강자가 호도신병을 사용하면 수천 리 떨어져 있는 구역을 일격에 침몰시킬 수 있다. 실력이 더욱 강한 성황급 노조라면 단 일격에 하나의 대륙을 침몰시키고 혼돈으로 만들 수 있다.별을 깨뜨리는 것은 호도신병이 흔히 할 수 있는 일이었다.그러니 지금 선금 두 조각을 가진 이태호가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신염선금을 사물 반지에 넣은 후 그는 사물 반지에 있는 전리품들을 다시 훑어보고 나서 얼굴에 기쁜 기색이 역력했다.그는 이미 7급 영약 20여 개, 그리고 은월초와 만년주과 등 8급 영약 2개를 모았다. 이 두 8급 영약은 파성단을 만드는 중요한 원재료들이었다.그 외에도 그는 태을도령선경이란 비승할 때까지 수련할 수 있는 선급공법을 얻었다.그리고 수십 근의 성신신철도 모았는데 수백 개의 상급 영보를 충분히 제련할 수 있었다.마지막에 9급 보물에 해당하는 유리선금과 신염선금이 있다.이태호는 자신이 성왕 경
그들도 절대로 상대방을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한 명이라도 놓치면 위험이 한층 증가하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신염선금은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많은 성황급 수사들도 갖고 싶어서 혈안이 되어 싸웠을 것이다. 일단 이태호가 신염선금을 가졌다는 소식이 새어 나가면 그가 닥칠 위험을 상상할 수 있었다.그래서 이태호는 절대로 그들을 놓아줄 리가 없었다.이런 생각에 앞장선 체구가 장대하고 내공을 완성한 5급 성자 경지인 백우현은 뒤에 있는 동문들을 몇 번 쳐다보고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싸우자!”백우현은 이번에 살아남기 힘들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마지막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전력을 다해 싸우려고 하였다.아쉽게도 그는 이태호의 실력을 과소평가했다.그가 이태호와 백 장도 안 된 위치까지 왔을 때 공중에 떠 있으면서 방대한 현황의 기운을 드리운 현황봉은 갑자기 금빛을 내뿜으면서 공포스러운 힘이 허공에서 내려와서 백가현 등을 납작하게 만들어버렸다.나머지 만족인들을 처치한 후 이태호는 손을 휘젓고 허공에 떠 있는 현황봉을 거두었다.동시에 그는 하늘로 솟아올라 심무영과 백가운 두 사람이 피안개로 된 곳을 향해 손을 뻗자 두 사물 반지가 손에 들어왔다.이태호는 두 사람의 사물 반지를 가진 후 두말없이 강대한 정신력으로 사물 반지의 방어를 강제로 해제했다.방어를 해제한 후 사물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전리품을 보자 그의 얼굴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래도 한바탕 싸운 보람이 있네.”그는 심무영의 사물 반지에서 여러 개의 7급 영약을 발견했고 그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아직 사용하지 않은 두 상급 영보가 있었다. 하나는 부채 모양으로 각종 선금(仙禽)의 깃털로 만들어진 것인데 다채로운 빛을 발산하고 있으며 딱 봐도 범상치 않아 보였다.다른 하나는 크기가 손바닥만 발이 세 개이고 귀가 없는 소정(小鼎)이었다.이 소정은 정금신철(精金神鐵)로 만들어져서 장엄한 기운을 내뿜었다.기타 7급 영약들도 희귀한 천재지보였다.
심무영은 백가운이 이태호와의 대결에서 얼마 버티지도 못하고 바로 피안개로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다.지금 현황봉에서 전해지는 죽음의 기운을 느낀 후, 심무영은 마치 얼음장에 빠진 것처럼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정신을 차린 심무영은 다급히 들고 있는 황금대극을 앞에 막았고 팽배한 영기를 미친 듯이 주입하여 영보로 하여금 짙은 살기를 내뿜게 하였다.그러고 나서 그는 황금대극을 점점 다가온 현황봉을 향해 힘껏 던졌고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돌아서서 도망치려 하였다.이를 본 이태호는 싸늘하게 웃으면서 비아냥거렸다.“도망칠 수 있을 것 같아?”방금 심무영이 그를 공격한 순간, 이번에 절대로 가만두지 않기로 결정했다.그는 예전에 심무영과 싸운 적이 있었고 갈등이 생겨 원수로 되었다.이번에 고전에서 우연히 발견한 신염선금은 너무나도 귀한 보배라 심무영을 더더욱 살릴 수 없었다.이 보배에 대한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면 다른 성지나 세가의 성자, 신자들이 뺏으려고 덤빌지도 모르니까.그래서 어떤 처지에서 보든 심무영을 절대로 살려줄 수 없었다.심무영이 영보로 자신의 공격을 막고 이 틈을 타서 도망치려는 의도를 알아챈 이태호는 온몸에 충만한 검의를 내뿜었고 허공을 휩쓸었으며 순식간에 이 고전을 가득 채웠다. 다음 순간, 그가 들고 있는 뜨거운 기운을 발산한 적소검은 허공에 떠 있는 태양처럼 뜨겁고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으며 어마어마한 검빛을 내리찍었다.“쏴아아!”날카로운 검빛이 허공을 꿰뚫고 날아갔고 허공을 부숴버렸으며 공간 틈새에서 쏟아져 나오는 지수풍화를 소멸시켰고 번개 같은 기세로 심무영의 몸에 떨어졌다.가깝게 다가온 무서운 검빛을 보자 심무영의 안색이 확 변했고 당황하기 그지없었다.그는 다급히 사물 반지에서 영보, 부적을 꺼내서 방어를 진행하였다. 그러고 나서 정혈을 태우고 둔법을 시전해서 번개와 같은 속도로 고전 구역을 신속하게 빠져나가려고 하였다.심무영의 동작을 지켜본 이태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으면서 웃었다.“흥. 이러면 도
최상급 영보의 기운은 삽시간에 고전을 휩쓸었고 발밑에 있는 청동으로 만든 바닥 벽돌에 주먹만 한 크기의 구멍을 냈다.“이 도우, 지금 당장 떠난다면 없는 일로 하겠소.”백가운은 다시 경고하였다.이에 이태호는 참지 못하고 웃음보를 터뜨렸다.“하하. 네가 뭔데?”그는 명운택과 같은 7급 성자급 수사도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6급 성자 경지의 백가운을 두려워하겠는가?“나도 있다.”백가운의 옆에 있는 심무영은 이때 나서서 이태호에게 말했다.이를 본 이태호는 잠시 망설이다가 웃었다.방금까지만 해도 원수처럼 죽기 살기로 싸웠던 두 사람이 갑자기 손을 잡은 이유를 모르겠지만 이태호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그가 손을 들자 바로 적소검을 꺼냈다. 적소검은 검의로 충만되었고 태양이 하늘을 환하게 비추는 듯이 온 고전에서 눈부신 빛을 발산하였다.“촤르륵!”이태호가 적소검을 내리찍자 두 가닥의 팽배한 검빛이 뿜어져 나오면서 스쳐 지나간 공간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백가운과 심무영은 이를 보고 좌우 양쪽에서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백가운은 금색 장도를 들고 방대한 천지의 힘을 주입하자 장도에 무서운 도운으로 가득 찼으며 마치 천지의 도가니처럼 웅장한 기운을 내뿜었고 허공을 꿰뚫었다.동시에 심무영도 황금대극을 들고 매섭게 이태호를 향해 내리찍었다.“펑!”맹렬한 충격으로 인해 주변 백 장 내에 있는 허공은 모두 폭발되어 무너졌다.미간을 찌푸린 이태호는 단전 내에 있는 황금빛 바다와 같은 천지의 영기가 순식간에 들끓기 시작했고 현황봉이 그의 손에 나타났다.현황봉은 나오자마자 산처럼 커졌고 독보적인 기세로 위로부터 백가운과 심무영를 진압하였다.“제길!”백가운은 위에서 내려온 만 장이나 높은 산을 바라보면서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손에 들고 있는 최상급 영보인 대도를 세차게 휘두르자 수많은 금색 검빛이 공간을 가르고 허공을 부수는 기세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보잘것없네.”이태호는 자신을 향해 날아온 백가운의 공격을 보고 하찮게 생각했다.말을 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