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옷은 너무 비싸네요. 다른 데로 가죠.”신수민은 쇼핑몰로 들어서는 이태호를 붙잡았다. 그러나 이태호는 어깨에 멘 봉지를 두드리며 말했다.“이 안에 2억 6천 만 원이 있는데, 뭐가 걱정이에요?”“돈이 있다고 흥청망청 쓸 거예요?”이태호가 그녀를 보며 웃었다.“제가 뭘 입든 상관없지만 아내와 아이는 챙겨야 하잖아요. 오늘은 그냥 선물 받는다 생각하고 마음껏 사요.”신수민의 표정은 무덤덤했지만 사실 마음은 따뜻했다. 지난 5년 동안 그녀의 생활은 하나도 쉬운 게 없었다. 첫 2, 3년 동안은 아이를 업고 남의 눈치를 받으며 배달을 뛰었었다. 지금은 아이가 조금 크고 말도 잘 들어 집에 혼자 두어도 알아서 잘 논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수민은 빠듯한 생활에 숨돌릴 틈이 없었다. 은재도 이제 유치원 다닐 나이가 되었고 유치원생을 볼 때마다 은재는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과거 아직 5년이나 더 기다려야 이태호가 나온다는 생각을 할 때마다 신수민은 포기하고 싶었었다. 차라리 부잣집 아들을 만나 결혼할까 고민도 심각하게 해봤었다. 비록 신세가 몰락하여도 그녀를 따르는 부잣집 도련님은 적지 않았으니 말이다.그녀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살았지만 은재가 고생하는 건 죽어도 싫었다. 이태호가 출소하면 은재가 9살이 될 텐데 그때까지 은재를 학교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하지만 이태호가 5년이나 빨리 출소해 한숨을 돌렸다. 그녀는 단지 이태호가 새사람이 되어 은재의 좋은 아빠가 되어주기만을 바랐다.“맞아요. 당신은 우리한테 해줘야 할 게 많아요. 흥, 그럼 오늘은 마음 놓고 마음대로 고를게요. 5년 동안 사지 못한 옷을 오늘 다 사버릴 거예요!”이태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줬다.“걱정하지 마요, 앞으론 내가 당신과 은재를 보호해줄게요.”이태호의 미소를 보며 오랜만에 안정감이란 걸 느껴본 신수민은 마음이 흔들렸다.“보, 보호할 필요 없어요.”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려 얼른 말을 돌렸다.“절 쫓아다니는 귀공자들이 적지 않아요. 제가 당신을
“괜찮아요, 아무 걱정하지 말고 마음대로 사요!”이태호가 미소를 지었다.“엄마, 아빠, 빨리 와요!”은재는 앞에서 뛰어다니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은재가 이렇게 기뻐하는 걸 오랜만에 보네요.”신수민은 아이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여태까지 버텨온 것도 딸을 위해서였으니 말이다.“엄마, 아빠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니까 그런 거죠.”이태호의 입이 귀에 걸렸다.“언제 사랑했다고 그래요?”신수민은 쑥스러운 듯 발길을 재촉했다.“2층은 가지 마요.”신수민이 2층으로 올라가려는 이태호를 말렸다.“왜 그래요?”이태호가 눈살을 찌푸렸다.“여성 브랜드는 2층에 있다고 쓰여 있는데?”“1층 옷이 좀 더 싸요. 2층은 전부 유명 브랜드라 옷 한 벌에 몇백 만원은 할 거예요.”그러나 이태호는 봉지를 메고 다른 손으로 은재를 안으며 엘리베이터로 올라탔다.“비싼 옷을 사야 돈을 좀 쓰죠. 그리고 자기가 이렇게 예쁜데 좋은 옷 좀 사면 어때요?”“참...”신수민은 그의 뒷모습을 보며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비록 그가 돈을 낭비하는 것 같아 아까웠지만 그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그래, 오늘 한번 큰돈 쓰지, 뭐!”그녀는 찡긋 웃으며 2층으로 따라 올라갔다.2층에 도착한 후 이태호는 은재를 내려주고 아이의 손을 잡 채 매장으로 향했다.“여기 괜찮은데요?”이태호는 비싼 옷을 보며 눈을 반짝였다.“얼른 가보죠!”신수민은 뒤를 따르며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의 그녀는 명품 브랜드 옷을 꿈도 꾸지 못한다.“안녕하세요.”여성 직원이 이태호 가족을 보며 인사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태호의 옷차림과 그의 손에 들린 봉지를 보고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이태호는 직원의 표정을 보고 불쾌함을 드러냈다.“왜요? 손님을 반겨야 하는 거 아니에요?”여성 직원은 난처한 미소를 지었다.“당연하죠. 환영합니다. 손님이 곧 왕이거든요.”그러나 그녀는 속으로 이태호를 깔보고 있었다. 그가 멋도 모르고 이곳에 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옷 가격을 보고 깜
여성 직원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던 다른 젊은 직원을 불렀다.“얘, 너 이리 와봐. 이 손님들 좀 보살펴줘. 실습하러 왔으니까 제대로 해야지.”“네, 알겠습니다!”젊은 여성 직원은 이태호와 신수민을 보며 말했다.“어서 오세요, 손님. 여기 있는 건 모두 새로 나온 옷들입니다. 아내 분이 몸매가 좋고 우아하니까 잘 어울리실 거예요.”한편, 방금 그 여성 직원은 구석으로 가 다른 직원들과 수군수군 얘기를 나눴다.“인턴이라 그런지 아직 눈치가 없어. 저런 손님도 덥석 받고 말이야. 헛수고할 게 뻔한데.”“딱 봐도 이곳에 올 사람들이 아닌데. 너도 참 나빴어. 저런 손님들은 항상 쟤한테 넘겨주잖아.”“칫, 눈치가 없으니까 그렇지. 나 같았으면 저런 손님들은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을 거야. 차라리 그냥 내쫓는 게 더 빠를걸. 쟤는 아직 경험이 부족해.”그녀들은 비록 작은 소리로 속닥거리고 있었지만 모든 대화가 이태호의 귀로 흘러 들어갔다.“엄마, 이거 예뻐요! 이거 입어봐요!”은재가 하얀 치마를 잡고 천진난만하게 웃었다.이 모습을 본 여성 직원은 심각한 표정으로 다가와 인턴을 나무랐다.“야! 지금 뭐 하는 거야? 아이가 옷을 만지려고 하면 얼른 말려야지! 때 탄 옷을 사지 않는다면 네가 대신 살 거야?”인턴은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답했다.“아이 손이 엄청 깨끗해요.”여성 직원은 어이가 없는 듯 피식 웃었다.그녀의 고함에 깜짝 놀란 은재는 얼른 이태호 뒤로 숨었다. 이에 이태호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지금 손님한테 뭐 하는 겁니까? 제가 불만 신고라도 하면 어떡하려고 그래요?”신고라는 말에 여성 직원이 흠칫 놀랐다.“죄송해요. 따님한테 그러는 게 아니라 새로 온 인턴을 나무라고 있었던 거예요. 다름이 아니라 이 옷이 너무 비싸서 때가 타면 다른 손님들이 사지 않거든요.”“비켜요.”“네.”여성 직원은 언짢았지만 순순히 자리를 떴다.이태호는 몸을 쪼그리며 은재의 얼굴을 어루만졌다.“괜찮아. 무서워할 필요 없어. 은재 손이 얼마나
몇 년 동안 신수민을 바라봤던 이영호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 애당초 신수민의 부모님도 허락한 혼인을 신수민이 자기 발로 차버렸었다. 그러니 이영호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신수민은 하얀 치마로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다. 선녀 같은 그녀의 모습에 이태호는 잠시 넋이 나갔다. 그녀는 도도한 여신의 아우라를 숨길 수가 없었다.“어때요? 예뻐요?”신수민은 자기를 뚫어져라 보는 이태호 때문에 얼굴이 빨개졌다.“너무 예뻐요. 이 치마가 수민 씨를 위해 만든 것처럼 너무 잘 어울려요!”이때, 이태호의 뒤에서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영호 씨, 여긴 어떻게?”갑작스러운 이영호의 등장에 신수민이 적잖게 놀랐다. 이류 가문의 도련님인 그는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신씨 가문마저 그 앞에서 덜덜 떠니 말이다.이에 이태호가 몸을 돌려 이영호를 봤다.“당신이 이영호군요. 결혼 예물로 20억이라니, 참으로 대단한걸요?”이영호의 표정이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졌다.“수민아, 이놈 누구야? 설마 남자친구야? 날 버렸으면 적어도 부잣집 놈이랑 만나야지, 이 거렁뱅이 같은 놈은 뭐야! 이건 날 모욕하는 거나 다름이 없어!”“거렁뱅이?”이태호는 두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왜? 치게? 내가 누군지 알지? 우리가 태생부터 서로 다른 길을 걸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이영호는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깔보듯 내려다봤다. 그의 뒤에 있던 4명의 보디가드들이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태호 씨, 참아요!”잔뜩 화가 난 이태호를 보며 신수민이 깜짝 놀랐다. 일촉즉발의 상황에 그녀는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태호는 이를 꽉 깨물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내 말에 순종하겠다고 맹세하는 게 아니었다. 안 그러면 눈앞의 사람은 이미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을 것이다.하지만 신수민의 말 대로 이태호는 가만히 있었다.“걱정하지 마요. 안 싸워요.”이영호는 손을 맞잡고 있는 두 사람을 보고 눈알이 뒤집어질 듯했다.“야, 얼른 손 놓지 못해? 진짜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
이때, 이영호 옆에 있던 여자가 비웃기 시작했다.“오빠, 아직도 모르겠어요? 저 여자가 외로움을 견딜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예요? 오빠 몰래 얼마나 많은 남자를 만났을지 모르는 일이죠. 그러니까 이 여자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면 안 돼요.”이태호가 주먹을 꽉 쥐었다.“그만 하세요.”“오빠, 이 사람이 날 때리려고 해!”여자는 얼른 이영호 뒤에 숨어 어쩔 거냐는 표정을 지었다.신수민은 이태호를 붙잡고 그를 진정시켰다.“영호 씨, 제가 그런 여자로 보이나요? 그리고 영호 씨는 아내가 있는 유부남인데, 대낮에 이렇게 여자랑 다녀도 괜찮아요? 그러니까 제가 영호 씨의 사랑한다는 말을 믿을 수 없는 거예요!”이에 이영호의 여자가 맞받아쳤다.“영호 오빠는 돈이 많잖아, 밖에서 여자 좀 만나면 안 돼? 순진한 척하지 마. 영호 오빠를 찬 주제에 그런 말 할 자격이나 있어?”짝!그러나 이때, 이영호가 그녀의 뺨을 때렸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행동이었다.“젠장, 조용히 해! 수민이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모를 것 같아? 넌 수민이 발뒤꿈치도 못 따라잡았어!”“오빠...”여자는 억울했지만 반박할 용기가 없었다.“꺼져!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이영호가 밖을 가리키며 소리쳤다.여자는 할 수 없이 신수민을 한번 째려보고는 밖으로 나갔다.직원들은 멀찌감치 서서 겁에 질려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다.이영호가 매번 다른 여자랑 데이트하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었다. 가끔 예쁜 직원의 엉덩이를 만져도 그 누구도 손가락질하지 못했다. 기분이 좋다면 그가 팁으로 몇십 만 원을 주기 때문이다. 하여 남의 매장에서 소란을 피워도 나서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여자가 떠난 후 이영호는 지퍼를 끝까지 올리고는 두 팔을 축 늘어뜨렸다.“신수민, 네가 그런 여자가 아니라면 이놈이 누군지 똑바로 말해. 안 그러면 오늘 이놈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야.”“고작 3명이서 날 상대한다고?”이태호는 어이가 없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새어나왔다. 세 보디가드가
신은재까지 들먹인 이상 이태호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이영호의 복부를 힘껏 걷어찼다.욱!이영호는 바닥에 꿇어앉은 채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이태호를 쳐다봤다.“태호 씨, 왜 이렇게 충동적이에요!”신수민은 깜짝 놀랐다. 이영호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 이류 가문의 도련님이었기에 아무나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더 이상 참을 수 없어!”이태호가 분노의 들숨 날숨을 몰아쉬었다.“가만히 서서 뭐해? 얼른 죽여!”이영호는 고통을 참으며 겨우 일어난 후 명령을 내렸다.“엄마!”이 상황을 목격한 은재는 깜짝 놀라 엄마의 다리를 껴안았다. 이를 본 이태호는 순간 후회스러웠다. 자기 때문에 딸이 놀란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보디가드들은 이미 가까이 다가왔고 큰 주먹을 휘둘렀다. 하여 이태호는 반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퍽! 퍽! 퍽!그가 주먹 몇 번을 날리자 보디가드들은 그의 털끝도 건드리지 못한 채 그대로 고꾸라졌다.“악!”모두 가슴을 움켜쥔 채 바닥에서 뒹굴었다.“젠장! 일어나!”이태호의 실력에 흠칫 놀란 이영호는 뒤로 물러나며 명령했다.“도련님, 갈비뼈가 끊어진 것 같습니다! 악!”보디가드 중 한 명이 겨우 일어나며 말했다.“저희 갈비뼈도 나간 것 같습니다!”“젠장!”이영호는 보디가들이 이태호 이기지 못할 거라 생각지도 못했다.“너 딱 기다려! 절대 이렇게 포기하지 않을 거야!”이영호는 할 수 없이 보디가드들을 데리고 뒤꽁무니를 뺐다.이태호 뒤에 서 있던 신수민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녀 역시 이태호의 실력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와! 아빠가 이겼어요!”겁에 질려있던 신은재는 헐레벌떡 도망치는 이영호를 보고 박수를 쳤다.이태호는 아이를 번쩍 들어 올리고 아이의 볼에 뽀뽀했다.“무서워할 필요 없어.”“아빠가 이렇게 대단한 줄 몰랐어요. 나쁜 사람들 모두 도망쳤어요!”이태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은재도 아빠처럼 강해지고 싶어?”“네!”이태호가 미소를 지었다.“그래. 은재가 조금만 더
“네, 알겠습니다.”인턴 직원은 목소리마저 떨렸다. 이태호가 이씨 가문의 도련님을 때릴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곧 신수민은 여러 벌을 입어봤고 모두 그녀와 잘 어울렸다.“여태껏 입은 거 모두 포장해줘요. 얼마예요?”이태호가 인턴을 보며 물었다.“다, 다요?”인턴은 흠칫 놀랐다. 여태까지 입어본 7, 8벌의 옷을 모두 합하면 족히 6천만 원은 되기 때문이다.“네, 다 줘요.”이태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너무 많은 거 아니에요?”신수민은 이태호의 진심이 고마웠지만 이렇게 비싼 옷을 받기 너무 부담스러웠다.“괜찮아요.”“손님, 세일 가격으로 총 5천 9백만 원입니다.”인턴이 말했다.“다 포장해줘요.”이태호는 커다란 봉지를 끌고 계산하러 갔다.“뭐야? 다 산다는 거야?”멀찍이 서 있던 여성 직원이 두 눈을 껌뻑였다. 그녀는 남루한 옷차림의 이태호가 6천만 원에 달하는 소비를 할 거라 생각지도 않았다. 이태호는 원래 그녀의 손님이었다. 방금 그가 소비한 금액이라면 이번 성과금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하루에 몇십 만원의 옷을 팔아도 수입이 넉넉했다. 한 벌에 몇백 만원에 달하는 옷은 한 달에 한 벌도 안 팔릴 때가 많았다.“저 사람한테 진짜 돈이 있는 거야?”다른 직원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이렇듯 거금을 쓰는 고객을 처음 맞이하는 인턴은 긴장하기 시작했다.“어떻게 결제하시겠어요?”“현금이요!”이태호는 봉지를 펼치고 안에서 현금을 꺼냈다.“5천 9백만 원이라고 했죠? 여기 6천만 원이요. 나머지는 팁으로 줄게요. 고맙습니다.”“잠시만요, 손님! 너무 많습니다.”인턴은 예상을 벗어난 팁에 당황함을 금치 못했다.“괜찮으니까 그냥 받아요.”이태호는 옷을 챙기고 신수민과 신은재한테로 향했다.“야, 너 오늘 운 좋다? 이렇게 많은 팁은 나도 받아본 적이 없어!”“게다가 성과금까지, 진짜 대박이야!”“이제 이 매장 정직원이 되는 건 시간 문제겠네? 오늘 우리한테 한 턱 쏴!”다른 직원들은 부러움을 금치 못했다.“좋아요. 저
은재한테 옷 여러 벌을 사준 후 이태호는 부모님한테 드릴 옷도 샀다.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 자기 옷을 사러 갔다.“이거 괜찮네요. 한번 입어봐요.”신수민은 이태호의 몸매를 살피며 말했다.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옷을 챙긴 후 피팅룸으로 향했다. 잠시 후, 모습을 드러낸 그를 보고 신수민은 잠시 넋을 잃었다. 잘생긴 얼굴에 옷까지 멋지게 입으니 그야말로 훈남이 따로 없었다.“어때요?”이태호는 아직 어색하기만 했다.신수민은 그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잘 어울려요. 몇 벌 더 살까 봐요.”“그래요, 자기 말 대로 할게요.”“칫, 방금 제 말을 듣지도 않고 싸웠잖아요! 이영호의 성격이라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라고요! 다음번에 만나면 제대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어요.”“제가 사과해야 해요? 내 아내를 넘보고 딸까지 들먹였는데 제가 왜 사과해요? 때려죽이지 않은 게 다행이죠!”이태호는 불쾌했지만 어두운 표정의 신수민을 보고 얼른 미소를 지었다.“알겠어요. 다음엔 끝까지 참을게요.”세 가족은 쇼핑몰을 나섰다.“오늘 돈 많이 썼네요. 이제 1억 2천 정도 남았겠네요.”이태호의 말에 신수민이 으쓱거렸다.“왜요? 돈 쓰고 나니까 마음이 아파요?”이태호가 웃으며 대꾸했다.“전혀. 그냥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살면서 이렇게 큰돈을 처음 써본 거라.”미친 어르신한테서 받은 카드에 든 돈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비록 어마어마한 액수는 아니지만 결코 적지는 않았다.“이제 집에 가죠. 부모님이 선물을 받으면 무척 좋아하실 것 같아요.”“벌써 집에 가려고요? 이제 차 사러 가죠? 현금을 들고 다녀봤자 짐밖에 안 되니까 얼른 써버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차가 있으면 앞으로 다니기도 편리할 것 아니에요.”“와, 엄마가 거짓말을 한 게 아니었어요. 아빠는 돈을 많이 벌었어요. 예이!”신은재가 폴짝폴짝 뛰었다.“그래요. 그럼 차 사러 가요. 앞으로 은재를 유치원에 데려다줄 수 있겠네요.”신수민이 고개를 끄덕였다.“어떤
연태건의 옆에 있는 제2봉의 봉주 임중안은 음침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불만과 분노로 가득 찼고 약간의 충격도 들어 있었다.방금 이태호의 마지막 일격에 날린 혼돈 검영을 본 순간, 그가 9급 성자급 수사일지라도 여전히 위협을 느낄 수 있었다그중에 포함한 팽배한 천지의 힘은 절대로 방금 성자 경지로 돌파한 수사가 시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방금 나타난 검영은 상고시대의 대능력자의 환생인 고준서가 날린 것이라고 하면 임중안은 믿을 것이다. 그러나 이태호가 종문에 들어오고 성자 경지로 돌파한 지 얼마나 됐지?분명 1년도 안 됐는데 고준서도 이길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임중안은 이태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결국 그는 시선을 거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지금 종문 겨루기 대회는 끝났다. 장로들이 이태호가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선포하자 그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졌다.시선을 거둔 임중안은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 고준서는 1위를 못했어도 그래도 소종주의 자리를 얻었으니 그들이 고준서에 대한 투자가 완전히 밑진 장사는 아니었다.이와 동시에.옆에 있는 맹동석 등도 충격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맹동석, 윤하영, 진남구, 사오름 등은 이태호가 결정적인 순간에 강한 기세로 고준서를 이긴 것을 보자 얼굴에 놀라움과 기쁨으로 가득 찼다.놀라운 것은 그들의 예상을 벗어난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그들은 이태호가 대회에서 2위를 하면 이미 엄청나게 좋은 결과라고 생각했다.이태호에게 미안하지만 그들은 대회 1위를 전혀 바라지도 않았다.어쨌든 고준서는 명성이 자자하고 종문에서 서열 1위인 천교이니 어찌 쉽게 이길 수 있겠는가?그러나 결과는 그들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이태호는 고준서를 제치고 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그들이 이태호에 투자한 자원은 앞으로 꼭 배로 돌아올 것이다.이런 생각에 맹동석 등의 얼굴에 웃음을 금치 못했다.“잘했어! 역시 내가 마음에 든 천교답네!”“이태호가 대회 1위를 했어! 하하, 내
아무도 천남 지역에서 명성이 자자한 천교 고준서가 이태호를 이기지 못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고준서가 바닥에 떨어진 순간, 고준서의 육신, 내공, 원신과 수명은 모두 정도가 다른 손상을 입었다.이런 괴이한 신통에 한용운은 크게 놀랐다.그가 머리를 쥐어짜도 종문에 육신, 내공, 원신, 수명 등을 손상할 수 있는 신통 무기가 무엇인지 생각나지 않았다. 이와 동시에 관람석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여경구의 표정도 한용운과 똑같았다.고준서가 떨어진 순간에 여경구도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아연실색한 표정을 지었다. 마치 전기 충격을 받은 것처럼 얼떨떨해졌다.그는 한참 동안 멍을 때린 후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그는 두려움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연무대 위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어떻게 이럴 수가!” 여경구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고준서마저 네 상대가 아니라니. 대체 실력이 얼마나 강한 거야!”고준서는 종문의 젊은 세대에서 최강의 천교이고 천남의 4대 종문, 각 세력에서도 명성이 자자했다.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인 고준서는 성왕급이었던 강자가 환생한 후 다시 처음부터 수련한 것이다. 이태호의 천부적 자질이 뛰어나서 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하더라도 여경구가 보기에 이태호는 고준서를 이길 가능성이 없었다.그러나 이태호는 결정적인 마지막 경기에서 강경한 자세로 고준서를 제쳤다.이것은 여경구가 전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다.그는 이제부터 태일종, 온 천남 지역은 ‘이태호’의 시대로 들어갈 것으로 예측하였다. 젊은 세대에서 이태호는 동일한 경지에서 적수가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여경구는 저도 모르게 오싹한 느낌이 들었다. ‘이태호의 눈에 거슬린 짓을 한 적이 없어서 다행이군!’전에 이태호를 화나게 했던 기성우는 이미 가루로 되어 사라졌다.방금 이태호를 얕잡아 본 고준서도 중상을 입고 피를 토하면서 의식을 잃었다.여경구는 이태호와 대결하기 전에 일찍 패배를 인정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
이태호의 놀라운 일격은 고준서의 내공을 절단했고 신혼을 잘라버렸으며 수명을 단축했고 육신이 다치게 하였다.고준서가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준서가 졌다니!고준서는 저항할 힘이 전혀 없었다.이런 놀라운 장면에 옆에서 연무대를 지키는 몇몇 장로들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한순간에 할 말을 잃었다.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후 한 장로는 귀청이 떨어지는 듯한 큰 소리로 선포하였다.“이번 겨루기 대회의 우승자는 이태호임을 발표한다!”쩌렁쩌렁한 목소리는 지극히 조용한 광장에 울려 퍼졌다. 잠시 후에 현장의 정적이 깨졌고 연무대 부근의 제자들은 떠들썩해졌으며 여기저기서 경탄을 금치 못했다.“헐! 내 눈이 잘못된 거 아니지?!”“고준서 사형이 졌다고?”“어머나, 고 사형은 서열 1위인 진전 제자이고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에다 상고시대 대능력자가 환생한 신체를 가진 천교인데, 이태호 사형에게 졌다고?!”“정말 무섭다! 태호 사형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준서 사형마저 그의 상대가 아니다니!”“이 사형의 실력은 이미 동일한 경지에서 무적으로 됐단 말인가?”“...”모든 제자가 경악함을 금치 못했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들은 이번 대결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대결 전에 누구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 이태호가 압도적인 실력으로 고준서를 제치고 1위를 했으니까.그러나 종문의 서열 1위인 천교로 불리고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이라고 소문이 자자했던 고준서가 아무런 조짐도 없이 패배했다.이런 큰 반전에 동문 제자로서 어떻게 강렬한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관람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한용운은 고준서가 거꾸로 날아서 거세게 바닥에 내동댕이친 것을 보자 엉덩이에 불을 붙인 것처럼 벌떡 일어났다.그는 쓰러진 후 의식을 잃고 내공의 경지가 빠르게 떨어진 고준서를 보면서 멍해졌다.한용운은 입을 벌리고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한참 지나서
이는 연태건을 비롯한 제1봉에서 제5봉까지의 봉주들이 모두 고준서를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준서는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이고 전생은 성왕급 수사였다. 비록 환생한 후 다시 수련을 시작했지만 전생의 경험이 있어서 빠르게 천지의 힘을 장악할 수 있었다. 이에 비해 이태호는 2급 성왕 경지로 돌파해야 천지의 힘의 사용 방법을 장악할 수 있다고 연태건 등은 이렇게 생각했다.그래서 연태건 등은 흔들림 없이 굳건히 고준서를 지지하게 되었다.그러나 지금 보니 이태호는 성자 경지로 돌파한 지 며칠 만에 천지의 힘을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의 혼돈 검영은 강한 위력을 갖고 있어서 2급 성자급 수사라도 맞으면 죽지 않아도 다칠 것이다.아마 3급 성자급 수사일지라도 이 검영에 맞으면 중상을 입게 될 것이다.그러니 연태건 등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사람들이 모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을 때 이태호가 날린 혼돈 검영은 빠르게 허공을 가르면서 번갯불처럼 시신창과 부딪혔다.그러나 예상했던 폭발음이 나지 않았다.시신창은 혼돈의 검영과 부딪힌 후 두부처럼 싹둑 잘렸다.영보가 파괴된 것을 본 고준서의 동공이 심하게 수축되었다. 그의 무표정한 얼굴에 드디어 당황한 기색이 드러났다.“말도 안 돼!”고준서는 깜짝 놀라서 엉겁결에 소리를 질렀다.그의 영보는 상급 영보인데 어찌 이렇게 손쉽게 잘릴 수 있는가?그러나 그가 더 많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혼돈 검영은 빠르게 공간을 가르면서 그를 향해 날아왔다.자기와 점점 가까워진 혼돈의 검영을 보자 고준서는 정신이 아찔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다급히 손을 들어 여러 개 영보를 꺼내서 자신의 주변을 방어하였다.7~8개의 중급 영보는 고준서의 주위를 맴돌면서 끊임없이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였다.그중에서 청색 자(尺)가 발산한 빛은 하늘가까지 비췄고 주변의 모든 것을 진압하였다. 산천을 그린 두루마기 영보는 천천히 필치면서 검은 바람을 휘몰아쳤다.금색 부채 영보는 금빛 불꽃을 일으킬 수 있고 뜨거운 불꽃은 허
이태호가 낮은 소리를 지르자 눈앞에 떠 있는 작은 검이 빠르게 날아갔다.원래 손가락만 한 작은 검이 날아가면서 점점 커졌다.처음에는 손가락만 한 크기에서 물통처럼 커졌고 마지막에 연자방아만큼 커졌다.길이도 원래 2촌이었는데 2장, 20장, 200장으로 길어졌다.검빛은 현황색의 광택을 발산하였는데 마치 천지개벽하려는 듯한 맹렬한 공포의 기운을 지니고 거침없이 고준서의 시신창을 향해 날아갔다.현황색의 작은 검이 지나가는 곳마다 공간이 모두 찢어지고 갈라졌으며 연무대 전체를 삼켜 먹을 것 같은 무서운 공간의 틈새를 형성하였다.이 검에 세상 만물을 한순간에 파멸시킬 것 같은 팽배한 천지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은 검을 본 순간 멍해졌다.검에서 뿜어 나온 기운이 너무 강렬해서 생사 위기에 처해 있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그들은 소스라쳐 놀라서 다급히 보호캡을 만들고 자신을 보호하였다.“저... 저게 뭐지?”“대체 어떤 신통 무기(武技)이길래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하지?”“어머나! 이것이 바로 이태호 사형의 진정한 실력인가? 너무 대단해!”“...”관람석에 앉아 있는 한용운은 이태호가 방출한 작은 검을 본 순간 벌떡 의자에서 일어섰다.한용운의 안색이 확 변했고 눈이 휘둥그레졌으며 입을 딱 벌리고 연무대를 멍하니 쳐다보았다.잠시 후 정신을 차린 한용운은 여전히 놀라운 표정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하였다.“이건 무슨 신통이길래 이렇게 강렬한 천지의 힘을 발산할 수 있지?”그 혼돈 검영(劍影)에서 발산한 기운은 진전 제자인 한용운마저 두려움에 떨게 하였다. 한용운은 마치 지옥을 마주한 공포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그는 온몸이 오싹하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강렬한 위기감을 느꼈다.한용운은 자신이 이렇게 강렬한 신통의 공격을 받는다면 반항할 힘도 없이 바로 혼돈 검영에 맞아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혼돈 검영이 날아갈 때 점점 커진 것을 보면서 그는 이후에 절대로 이태호와 원수지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같은 시각에.멀
현재 폭발 중심에 있는 이태호는 머리 위에 현황종을 띄우고 오른손에 이화 현황봉을 들고 있었다. 현황봉에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을 내뿜었고 공간을 가르고 만물을 파멸시키는 기세를 발산하였다.그의 왼손에 들고 있는 적소검은 적색 화염을 뿜어냈고 검의는 하늘 높이 치솟아 오르면서 윙윙거리는 소리를 내었다. 허공에 서 있으니 검은 머리카락은 바람 없이 휘날렸고 옷자락은 펄럭이었다. 그는 확고한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을 바라보았고 안색이 약간 어두워졌다.방금 그가 날린 일격에 일반 1급 성자급 수사라면 벌써 죽었을 것이다.그가 들고 있는 이화 현화봉은 최상급 영보이고 온 태일종 내에서도 성왕 경지인 선우정혁만 하나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고준서가 이 최상급 영보의 공격을 막아냈으니 이태호가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이와 동시에 허공에 서 있는 고준서는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고 주변 수 장 내에 있는 허공은 압박을 받아서 삐걱거리면서 수많은 균열을 형성했다.“자네는 아주 강해. 다만 이것뿐이라면 날 이길 수 없네!”고준서는 시신창을 꽉 잡고 천천히 고개를 들고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담담하게 웃었다.“나에게 굴복하면 목숨을 살려 줄게. 그렇지 않으면 오늘은 자네의 제삿날이 될 거야!”귀청이 떨어질 것 같은 소리는 격렬한 음폭으로 변했고 눈 깜짝 할 사이에 백여 장의 공간을 스쳐 지났고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이에 이태호는 가볍게 손을 흔들자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이 쾅쾅 울리면서 커다란 종소리가 하늘 높이 울려 퍼졌다.종소리가 순식간에 습격해 온 음폭을 멈추게 하였다.그러고 나서 이태호는 차분한 표정으로 고준서에게 말했다.“고 사형이 저에게 항복하면 목숨을 살려 줄게요.”이 말을 들은 고준서는 화내는 대신 웃으면서 콧방귀를 뀌었다.“그럼 갈 데까지 가보자!”말을 마친 고준서는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인 기운을 순식간에 내뿜었고 공포스러운 기운이 주변의 허공을 뒤흔들었다. 수많은 천지의 기운이 공간의 틈새에서 흘러 나오면서 고준서를 감쌌다.
순식간에 손바닥만 한 이화 현황봉이 점점 커지면서 무수한 성스러운 빛을 하늘가에 내뿜었다.지름이 수 장(丈)이나 되는 빛기둥이 허공을 꿰뚫었고 스쳐 지나간 만물을 파멸하였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고준서로부터 십 장도 안 되는 거리까지 이르렀다.허공에서 시신창을 들고 있는 고준서는 이를 보고 안색이 어두워졌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시신창을 앞에 두고 이태호의 공격을 막았다.“흥! 주네 넘은 놈!”고준서가 대갈일성하면서 주변에 불시에 수많은 도운과 영광이 나타났고 팽배한 천지의 영기가 그의 단전에서 뿜어져 나왔다. 그의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급의 내공이 모두 폭발되었고 시신창도 빛을 내뿜으면서 앞에 있는 허공을 향해 날아갔다.순간, 그의 모든 모공에서 수많은 성스러운 빛을 폭발적으로 내뿜었다. 마치 상고시대에서 걸어 나온 신성한 생명체처럼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다.“쏴아아!”창살이 허공을 가르고 주변의 모든 것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지극히 공포스러운 힘이 순식간에 연무대 상공에 있는 진법으로 하여금 무너질 것처럼 흔들거렸다.한편, 빠르게 날아오는 거대한 빛기둥은 공간을 박살내는 기세로 스쳐 지나간 수많은 균열을 깨뜨렸고 매섭게 시신창에 부딪혔다.순식간에 태양처럼 눈부신 점이 문득 하늘에 나타났다. 이 점이 점점 커졌고 발산한 기운은 사방 수 리의 지역을 뒤덮었다.지금 이 시각.연무대 부근에서 구경하고 있는 제자들은 모두 강렬한 공포감을 느꼈고 마치 웅장한 산에 짓누르는 듯 숨이 막혔다.이어서 하얀 빛이 스쳐 지나간 후 귀청을 찢을 듯한 폭발음이 광장에서 울렸다.“펑!"어마어마한 충격파는 공기를 끊임없이 압축하고 충격을 줘서 순식간에 수많은 음폭을 터뜨렸다.이 맹렬한 충격파는 마치 불붙은 화약통처럼 연무대 위의 진법을 순식간에 붕괴시켰고 진법은 영광의 파편으로 부서져서 허공으로 사라졌다.충격파의 남은 기세는 꺾이지 않고 사면팔방으로 퍼져 나갔다. 순식간에 제때 반응하지 못한 제자들은 충격파의 여파로 인해 날아갔고 피를 토하면서 바닥에
고준서는 이태호를 굴복시키려고 하였다. 그가 중주로 떠날 때 유능한 부하가 몇 명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까 싸울 때 그는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그러나 고준서의 말을 들은 이태호는 손에 적소검을 들고 현황종을 머리 위로 띄우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각설하고 실력으로 결판을 내립시다!”말을 마친 이태호의 몸에서 갑자기 강렬한 검의를 내뿜었다.이 검의는 하늘로 치솟아 오르면서 구름까지 꿰뚫었다. 순식간에 태일종의 모든 제자가 들고 있던 장검은 맑은 소리를 내면서 통제를 잃고 빠르게 칼집에서 벗어나서 하늘로 날아갔고 허공에서 빙빙 에워싸면서 날아다녔다.이태호는 검의를 발동시킨 후 주저 없이 적소검을 들고 검의를 담은 검빛을 응결해서 고준서를 향해 날렸다.이태호가 자신의 호의를 거절하고 오히려 반격하는 것을 보자 고준서의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흥! 보잘것없는 재주로 감히 건방을 떨어?!”다음 순간, 고준서는 들고 있는 시신창을 앞으로 내리찍자 하늘에서 불시에 눈부신 빛을 발산하면서 현황색의 창살이 교룡처럼 날아갔다. 창살이 스쳐 지나가는 공간마다 붕괴하였고 만물이 산산조각으로 깨졌다.펑.창살이 매섭게 날아오는 검빛과 부딪치면서 하늘까지 치솟은 눈부신 빛을 내뿜었는데 마치 빛기둥처럼 모든 것을 삼켜버릴 것 같은 기세였다.격렬한 폭발음을 내면서 시신창의 창살은 기세가 꺾이지 않았고 공간을 깨뜨리고 지극히 빠른 속도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이를 본 이태호는 굳은 표정으로 다급히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을 발동하였다.현황종이 불시에 커졌고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떨어지면서 그의 주변에 황금빛 보호캡을 형성하였다.“콰앙!”황금빛 보호캡이 형성된 순간, 창살과 거세게 부딪쳤다. 이태호는 한순간에 큰 산에 부딪친 것처럼 천만 근의 압력을 느꼈다.공포스러운 창살의 충격을 받은 황금빛 보호캡에 우지직 하는 소리가 나더니 여러 갈래의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제길!’그는 속으로 욕하였다. 현재 상황이 긴급한 것을 알고 그는 곧
“체면은 사형이나 차리시죠!”:고준서가 발산한 기고만장한 위압에 이태호는 침착하게 냉소를 지었다.말을 마치고 나서 이태호의 체내에 있는 혈자리들은 순식간에 별처럼 반짝이었고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불시에 들끓기 시작하면서 온몸으로 퍼져 나갔다.다음 순간, 그의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의 기운이 폭발하면서 하늘로 치솟아 올라갔고 연무대 상공의 진법을 뒤흔들어서 진법은 파도처럼 출렁거렸다.두 성자급 수사의 기운이 서로 부딪치자, 연무대에서 공기가 격렬하게 부딪치는 굉음이 폭발하였다.귀청이 찢어질 듯한 폭발음이 나면서 주변의 공간이 찢어지고 갈라졌다.대전이 일촉즉발하자 고준서는 허공에서 두 손으로 주먹 형태의 허영을 만들고 이태호를 향해 내던졌다.현황의 기운으로 겹겹이 쌓인 주먹이 스쳐 지나간 공간은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범상치 않은 기세로 날아갔다.이를 본 이태호는 망설임도 없이 육신에서 들끓은 기혈이 봉화처럼 타올랐고 대일쌍권을 시전하여 태양처럼 눈부신 주먹을 고준서 쪽으로 던졌다.“펑펑펑...”삽시간에 연무대에서 격렬한 폭발음이 터져 나왔다.수많은 청색 돌판은 눈 깜짝할 사이에 가루로 부서졌고 공간은 전투의 여파에 의해 무너졌다.그 공포스러운 충격파로 인해 연무대 상공의 방어진법은 휘청거렸고 수시로 붕괴할 것 같았다.지금 연무대 위에서 두 사람의 잔영은 번개처럼 하늘을 가로지르고 위치를 빠르게 바꾸면서 그림자조차 자세히 볼 수 없었다.두 사람이 연달아 백여 수를 주고받은 후 연무대의 중앙에 지름이 10장, 깊이가 2장에 달하는 구덩이를 만들어내서야 허공에 있는 두 잔영은 빠르게 뒤로 물러섰다.이태호는 뒤로 7~8보를 후퇴한 후 몸을 멈추었고, 맞은 켠에 있는 고준서도 6~7보를 미끄러진 후 발걸음을 멈추었다.이번 탐색전을 통해 이태호는 고준서의 실력이 자신보다 조금 강하다는 것을 대충 알아냈다. 고준서는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의 실력이지만 전투력이 강해서 아마 3급 성자 경지에 이른 것 같았다.이태호도 3급 성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