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민도 곁들어 말했다. "그럼요. 우리는 신민석 이 자식의 일가견만 들어서 안돼요. 쟤가 어떤 사람인지 부모들이 잘 알겠죠? 그냥 감싸돌려고 하지 마세요?""자네..."나미연은 화가 치밀어 이를 앙다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그만해!"왕사모가 호통치자 그제야 다들 조용해졌다.그녀는 차디찬 표정으로 이 사장을 보고 말했다. "이 사장,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신민석을 팔짱을 낀 채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오늘 저녁의 일을 이 사장과 몇몇 웨이터들, 그리고 몇몇 술 접대 아가씨들이 이 두 눈 똑바로 뜨고 보지 않았는가? 그들을 앞에 세워놓고 대질시키며 이태호가 여기 온 거랑 한턱 쏜다 한 거랑 여자를 옆구리에 끼고 나간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지 않는가?하지만 뜻밖에도 이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게 말이죠. 저도 잘 모릅니다. 우리 아가들이 말하기를 여기 있는 전부 모두 신도령이 주문한 거래요. 그리고 술 접대 아가씨도요. 딱히 이태호란 사람은 저도 잘 몰라요. 왔다 갔는지는 더욱이 몰라요!""신민석아, 너 지금 이태호를 모함하는 거지? 네가 이 많은 걸 주문해서 계산이 많이 나오게 해놓고 지금 내 사위한테 덤터기를 씌우려 하느냐?"무슨 상황이든지 간에 소지민은 이태호나 자신의 딸이 이 돈을 내지 못하게 했다. 필경 10억 원이란 액수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하여 책임을 신민석한테 돌리려고 했다.신민석은 이를 앙다물고 일어나서 말했다. "허허, 정말 그래요? 제가 이태호한테 수많은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어요. 지금쯤 가영이와 어느 호텔에서 뒹굴고 있겠죠. 믿지 못하겠으면 수민이 보고 제 남자한테 전화 걸어보라 그래요. 이태호가 지금 감히 네 전화를 받을지? 받으면 여기 왔다 갔는지 물어봐 봐?""수민아, 이태호한테 전화해서 대질시켜봐. 무슨 상황인지 물어보고!"왕사모는 잠시 생각하더니 신수민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신수민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제야 이태호한테 전화를 걸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전화 하자마자 통했다. "여보,
"범용님과 태수님이 여긴 어쩐 일로 오게 되신 거예요?"신씨네 어르신은 향무당을 삼키고 일류 명문들의 세력을 훨씬 넘어섰으나 성주부에 비하면 아직은 차이가 좀 나는 용의당의 현재 세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그러니 이태호와 나란히 들어선 범용과 태수를 보며 경악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범용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마침 이태호씨랑 근처에 있는 술집에서 술자리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아내의 전화를 받은 이태호씨에게 이 늦은 시간에 혹여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을 까봐 같이 오게 된 거고요."그의 말에 신민석은 주먹을 불끈 쥐며 캐물었다. "말도 안 돼, 이태호 저 놈이 아까 어떤 여자를 품에 안고 나가서 호텔을 잡고 그 여자랑 밤자리를 같이 하려고 했을 건데? 그렇게 바빴을 텐데 당신들하고 밖에서 술자리를 나눈 다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예요? 서로 만난 지도 얼마 안 되고 술도 얼마 안 마신 거 아니예요?"순간 얼굴이 굳어진 범용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신민석에게 되물었다. "지금 신도련님이 하시는 말씀은 저 범용이 거짓말이라도 내뱉고 있단 뜻인가요? 저희하고 이태호씨는 저녁 여덟시쯤에 만나 지금까지 술자리를 함께 했는데 말이죠.""그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그러죠, 전에 우리하고 여기에서 계속 함께 있었거든요, 술 접대하던 네 명의 여인들이 증언할 수 있어요."범용이 이태호를 도와 주고 있다는 낌새에 신민석은 문득 말을 덧붙였다."내가 여기에서 뭘 하고 있었는데?"이태호는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소지민은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즉시 말했다. "거 봐요, 신민석 저 놈이 우리 사위한테 죄를 뒤집어 씌워 돈을 안 주려고 하는 노릇이라니까요, 돈을 펑펑 써 놓고 안 주는 것도 모잘라 이젠 우리 사위까지 모함하다니 정말로 못 된 사람이에요."곧이어 소지민은 이태호에게 말을 이었다. "태호야, 저 신민석이 너가 오전에 제갈씨네 어르신의 불편한 다리를 치유해 준 보상으로 백 구십억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저 놈을 여기로 같이 술 마시자고 요청했다고
난폭한 성질이 순식간에 치밀어 오른 태수는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 한 손으로 신민석의 멱살을 잡고 높이 들어 올렸다. "너 이 자식, 감히 나를 모욕하는 거야? 오늘 나한테 제대로 한 번 얻어터지려고 환장한 거야?""아니에요, 제가 언제 거짓말이라고 했나요, 제가 잘못했어요, 살려 주세요."겁에 질린 신민석은 황급히 용서를 빌었다.태수는 그를 소파에 내팽개쳤다. "좋아, 이따 그 몇몇 여자애들한테 물어보면 알겠지, 너가 아가리를 함부로 놀렸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 손모가지를 잘라 버릴라니까."범용과 태수가 화난 모습을 보니 거짓말을 했을 리가 없다는 생각에 신씨네 어르신은 얼굴을 찡그리며 잠시 어리둥절해졌다.허나 신민석의 성격에 쉽게 들통날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할 사람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누가 한 말이 진실인지 어르신은 확신이 가지 않았다.그러나 이태호가 큰 인물인 두 사람과 이제껏 술자리를 함께 했으니 사이가 돈독하다는 뜻이고용의당 또한 신씨네 집안이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어르신은 멍해 있던 것도 잠시 이내 결정을 내렸다.바로 그때 술 접대했던 네 명의 여자들과 두 명의 종업원이 방에 들어섰다."너희들, 오늘 밤 이태호를 접대한 적 있어? 여기 룸에 와서?"마사장이 이태호를 가리키며 여섯 명에게 물었다.신민석은 속으로 고소해하고 있었다. 이태호가 이번에 구렁텅이에서 빠져 못나갈거라고 생각했던 것이다.그런데 그 여섯 명의 여인들이 이태호를 바라보며 고개를 흔들었다."오늘 저 분은 여기에 온 적이 없는데요.""맞아요, 오늘은 저기 신도련님이 남자 두 명과 여자 세 명을 데리고 오셨었어요, 술도 엄청 많이 주문했고요.""저도 같이 있었어요, 술자리에서 신도련님이 그 여자들한테 이태호를 모함할 거니까 증언하라면서 이태호는 바보니까 여기서 사용한 돈을 전액 지불하게 할 거라고 했었어요,"몇몇 여인들은 실제로 있었던 일마냥 한마디씩 주고받고 있었다. 그런 장면을 보고 신민석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저 여자들, 저
"저 여자들이 거짓말을, 거짓말을 하는 건데..."납득이 안 되는 신민석은 여전히 술 접대했던 여자애들을 가리키며 중얼거리고 있었다."팍!"곧이어 태수는 재차 뺨을 내리쳤다. "아직도 변명하고 지랄이네, 나하고 범용이 널 속인다는 거야? 아까 당주님이 이태호씨와 같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하는데도 계속 이태호씨를 모함하고 있는 걸 보니 아주 간땡이가 부을대로 부엇구나 너." 신민석의 입가에는 피가 흘러 내렸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서 이태호에게 덤탱이를 씌울려고 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 한 맞아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범용과 태수가 나서서 이태호를 이렇게 돕고 있는데 그런 그들을 어찌 감히 건드릴수 있겠는가 말이다."제 머리가 잠시 어떻게 됐나 봐요, 아침에 이태호한테서 백 구십억을 얻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어쨌든 돈도 많은데 계산 좀 해달라고 하면 들어 줄거라고 생각해서 일부러 이태호를 골탕 먹이려고 한 거예요."신민석은 억울함을 참으며 고개를 숨기고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답할 수 밖에 없었다.'쪽팔리게 정말."어르신은 신민석을 매섭게 쏘아보다 마사장에게 입을 열었다. "마사장, 구 억이 적은 돈도 아니고 어떻게 좀 깎아 줄 순 없나?"마사장은 이마를 찌푸리며 답했다. "저한테 그럴 권리가 없어서요, 총지배인한테 한 번 여쭤 볼게요."마사장은 재빨리 총지배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곳의 상황을 대략 설명해 주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총지배인이 들어섰고 범용과 태수가 자리에 있는 걸 보자 숨을 들이 마시며 범용에게 인사를 건넸다. "당주님, 태수님."이때 이태호가 범용에게 다가와 물었다. "당주님, 여기 술집도 용의당의 자산이라고 하던데 제 얼굴을 봐서 할인 좀 해 주시면 안 될까요?"여기가 용의당의 자산이고 이태호가 나서서 사정을 했으니 적지 않은 돈을 아낄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신씨네 어르신과 신승민은 마음속으로 기뻐졌다.기대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그들을 훑어보곤 범용이 담담하게 답했다. "좋아, 이태호씨가 직접 부탁을
"그럼요, 내일 아침 제시간에 도착하도록 할게요."이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곧 범용 등을 따라 밖으로 나갔다.어르신도 술갑을 지불하고 나와선 이태호가 범용과 태수랑 웃고 떠드는 장면을 보고 뭔가를 더욱 확신을 내린 듯했다.그렇게 다들 범용과 태수가 떠나는 것을 지켜 보았다."태호야, 오늘은 사억 오천이나 아끼고, 이게 다 네가 나서서 사정해 준 덕분이구나."어르신은 칭찬이 가득 담긴 말투로 이태호를 보며 웃고 있었다.그러자 이태호는 담담하게 미소를 지었다. "범용 저 사람이 워낙 대범한 사람이라서 그래요, 전에 어머님 병치료를 해 줬을 때도 형, 동생 사이로 지내자면서 무척 흐뭇해하셨거든요."그의 말에 어르신은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그거 참 잘 된 일이구나, 너하고 범용씨가 그렇게 가까운 사이를 유지하면 앞으로 일류 명문들도 신씨네 눈치를 보며 함부로 건드리지 못 할테니 말이야."소지민은 어깨를 으쓱거리며 입을 열었다. "우리 딸이 사람 보는 안목이 이렇게 훌륭하다니까, 몇 년전에는 우리 사위가 잠재력이 높은 사람이라는 걸 아예 생가지도 못했단 말이지."옆에 있던 신수민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집안 사람들이 이태호를 승낙하는 걸 보니 마음속으로 안정이 되는 것만 같았다.적어도 몇년 간의 집념이 현실로 이루어졌으니 말이다.그때 어르신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신민석을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 "이젠 눈에 뵈는 것도 없다 이거야? 와인을 얼마나 시킨 거야 대체? 쪽팔리지도 않아?""할머니, 그게..."이태호를 갈취하려던 계획이 밑천도 못 찾고 끝나버렸던 신민석은 변명을 더 해보려다 한숨만 내쉬고 입을 닫았다.범용과의 돈독한 관계로 여기가 범용의 술집이라는 걸 분명 미리 알고 예약했을 이태호를음해하려고 했다가 되레 처음부터 철저히 계획을 짜고 있던 이태호에게 당해 버린 것이다."술집 문 앞에서 창피하게 서 있지만 말고 얼른 가자, 궁지에서 빠져 나올려고 이 한 밤중에 우리를 여기까지 불러 낸걸 보면 너도 참."어르신이 마지막으로 불만을 토하
이태호는 자신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역시 눈치가 빨라, 자기를 속일 수가 없다니까."신수민은 오히려 웃으며 답했다. "우리 엄마는 단순해서 딴 생각은 못하지만 할머니는 흘러 가고 있는 상황을 어느정도 파악했을 거야, 근데 할머니한테 있어서는 당신이 이 술집에 왔었다고 해도 용의당과 친하다는 걸 알았으니 굳이 누설하진 않을거야,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이태호도 그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사실 자기가 신씨네 집안에서 쫓겨난 다음에 신민석 그 놈이 자기와 부모님을 많이 괴롭히고 다녔었잖아, 심지어 좋은 직장도 못 찾고 배달일밖에 못 하도록 압박하기도 했었고, 그래서 오늘 이 기회를 삼아 골탕을 먹이려고 했었던 거야."그러곤 머뭇거리다 이태호는 말을 덧붙였다. "애초에 그저 술자리를 함께 하다 술값을 혼자 다 뒤집어쓰게 하려고 중간에 도망칠 계획이었어, 근데 이 놈이 사람을 왕창 데리고 와서는 술을 엄청 주문해 놓고 나를 취하게 만들려는거야, 나도 일을 이렇게 크게 벌일 생각은 아니었어."이태호는 맹락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여기서 팩트는 그 놈이 여기가 용의당 범용의 술집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거지, 더욱이 내가 몰래 튀었다는 사실조차도 말이야."그의 해명에 신수민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당신이 여자에게 홀리는 타입이 아니니까 다행이지, 안 그러면 신민석 저 놈 몇 십억이나 갈취하려고 했을 걸, 욕심이 너무 많아."신수민의 아름다운 미소에 반해버린 이태호는 앞으로 나아가 허리를 껴안았다. "아니, 옆에 아름다운 와이프가 있는데 그런 속물적인 여자들이 눈에 들어올리가 있어?""사람들 보는데서 이렇게 껴안으면 어떡해?"상황을 제대로 파악한 신수민은 이게 다 신민석 본인의 자업자득이고 하니 교훈을 준 셈 치고 이태호를 탓하진 않았다.만약 신민석이 몇 천만원어치만 사용했다면 설령 이태호가 도망갔더라도 여기에 갇히진 않았을 것이다. 마음을 곱게 먹었어야 이렇게까지 비참한 결과를 맛보진 않았을 건데...어찌보면 오늘 이태
실제로는 범용과 태수가 본인을 따라다니며 인맥을 쌓고 싶어한다는 걸 까마득히 모르고 있는 신수민을 보며 이태호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었다."아까 어머님이 예물을 엄청 급해 하시던데,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입금해야 되겠어, 어차피 별 큰 돈도 아니고 하니까."고민에 잠겨 있던 이태호가 입을 열었다."어머, 별 큰 돈이 아니라니? 돈 좀 생겼다고 붕 떠 있는 거 아니야? 자그마치 백 억이거든."그가 하는 말에 기분이 한결 좋아진 신수민이 말을 이었다. "정말 나랑 결혼하는 예물로 백 억이나 줄려고? 우리 엄마 말만 그렇지 오십 억을 준다고 해도 우리 결혼 허락하실 거야."이태호가 웃으며 답했다. "괜찮아, 당신 부모님도 내 부모님이나 마찬가지야, 당신 부모님이 행복하다고 하면 백 억은 물론이고 더 많은 것도 해 줄수 있는데 뭐."그러다 계속 말을 덧붙였다. "자기야, 평소에 사고 싶은 걸 마음껏 살 수 있게 좀 이따가 오십 억을 벌어서 당신한테 줄 게, 아니면 우리가 지금 차 한 대로 다니니까 좀 불펴하잖아, 아예 한 대 더 사서 자기 출근할 때 사용하는 게 어때?""나한테 너무 잘해 주는 거 아니야?"신수민은 감동한 듯 이태호의 다리에 손을 얹었다. "근데 당신이 그렇게 많은 돈을 삽시에 준다고 하니 어떻게 써야 할 지도 모르겠어, 쫓겨나기 전에는 괜찮았는데 쫓겨 난 후 오년 동안 아껴 먹고 쓰고 하니까 가격이 비싼 옷은 손이 떨려 쳐다보지도 못 했어."이태호는 진지하게 답했다. "그러면 안 되지, 나는 당신이 마음껏 쓰게 하려고 돈을 버는 건데? 앞으로는 마음에 드는 옷이든 가방이든 뭐 다른 거든 그냥 사, 그리고 지금은 명색의 총지배인인데 적어도 신분에 맞게 A8정도는 뽑아야 되지 않겠어? 그래야 사업거래할 때도 체면이 설거 아니야, 내일 당장 차 사러 가자.""네, 우리 남편 말대로 내일 아침 바로 차 사러 갈게요, 알겠죠?"신수민은 얼굴에 매우 달콤하고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두 사람은 곧바로 별장에 도착했고 대문을 열자마자 여섯
"자기야, 오늘도 한 침대에서 자면 안 돼?"이태호와 신수민이 이층으로 함께 올라오던 그때 이태호가 신수민에게 물어 보았다.그의 물음에 심장 박동수가 급하게 뛰었던 신수민은 이태호를 보며 멍해 있다 답했다. "조용히 옆에서 아무 짓도 안 하고 잘 수 있으면 안 될거야 없지 뭐, 그리고 술기운이 너무 강하니까 일단 가서 샤워부터 해.""넵."이태호는 생글생글 웃으며 잠옷을 가지러 본인 방으로 향했다.흥분해 있는 이태호의 모습에 신수민도 자연스레 웃음꽃이 피었다.샤워를 마친 이태호는 신수민에게 오십억을 이체하고 나서 소지민에게도 약속했던 백억을 계좌이체 해 주었다."우리 엄마가 백억을 받고 어떤 표정을 지었을지 궁금하긴 하다."돈을 송금한 이태호를 바라보며 기분이 한결 좋아진 신수민은 자신도 모르게 붉은 입술을 오므리고 있었다.그런 그녀가 분홍색 슬립 드레스를 입고 있으니 무척 매혹적인 자태를 뿜내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힐끗 쳐다본 이태호는 진짜 잠옷 하나만 걸쳤단 사실을 알곤 끓어 오르는 욕구에 몰래 침을 삼켰다."으이구, 얼른 자기나 해."혹여 본인의 상상이 신수민에게 들킬까 이태호는 바로 침대에 누워 엉뚱한 생각을 떨춰 내려고 했다.신수민만큼이나 아름다운 미녀가 흔하지도 않은 데다 본인의 아내이기도 한데 그녀가 허락만 한다면 열혈청년인 이태호는 바로 달려들 수도 있는 상황이기도 하니 말이다."당신 참 좋은 사람인 것 같아."고분고분 말을 잘 듣는 이태호가 새삼 좋았던 신수민은 자연스레 이태호의 옆에 누워 손으로 머리를 바친 후 씩 웃고는 이태호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응."그녀가 주동적으로 입을 맞출 줄 몰랐던 이태호는 느껴지는 은은한 향기에 더욱 주체할 수가 없었다.이렇게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걸 보면 이젠 하룻밤을 허락한다는 뜻 아닌가?생각에 잠겨 있던 이태호는 심장이 두근거리는 한편 기대에 잔뜩 차 있었다.이태호가 신수민을 끌어안고 한 손으로 쓰다듬을 준비를 하고 있던 그때 그녀는 품에서 벗어나 교활한 웃음을 지었다.
정원에서 신수민 등 여인들과 대장로 등은 제자리에서 왔다 갔다 하였고 마치 그들이 돌파한 것처럼 얼굴에 기쁨과 흥분으로 가득 찼다.이들은 이태호의 천부적 자질을 잘 알고 있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다.어쨌든 이번에 이태호가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였다. 이것은 무황이나 존왕처럼 단약을 충분히 먹으면 돌파할 수 있는 것과 달랐다.성자 경지의 돌파 장벽이 높아서 종문 내에 수십 년 동안 한 경지에 정체된 장로들도 많았다.경지가 높을수록 함부로 돌파할 수 없고 기연이나 계기가 있어야 했다.그러나 이태호는 이런 인식을 타파했고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두세 달 만에 이미 3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물론 사람들은 이태호가 공포스러운 천부적 자질을 가졌기에 수련 속도가 빠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돌파는 여전히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입이 떡 벌어지게 하였다.이태호가 문을 열고 나온 것을 보자 이들은 모여들었다.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태호야, 네 천부적 재능이 정말 부럽구나.”이에 남두식도 맞장구를 쳤다.“남들은 경지의 장벽에 갇혀서 수십 년 동안 정체되었는데 너는 무슨 수련을 식은 죽을 먹는 것처럼 쉽게 하냐? 지금 종문 내에 엄청 많은 사람이 몰래 널 질투하고 부러워하고 있을 거야.”신수민 등 여인들도 별처럼 반짝이고 존경심과 사랑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들이 일부러 자기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을 알아챈 이태호는 멋쩍어서 코를 만지면서 말했다.“그렇게 대단하지 않아요. 창란 세계에 얼마나 많은 천교가 있는데요. 천부적 재능이 저보다 좋은 사람이 있을 거예요. 지금 이 실력으로 자기를 겨우 지킬 수 있는 수준이에요.”이태호는 이번에 운 좋게 돌파한 것에 대해 자만하지 않고 평소처럼 무덤덤하였다.그는 이렇게 큰 창란 세계에는 필연코 자기의 천부적 재능보다 더 훌륭하고 더 괴물 같으며 더 행운스러운 자가 있다고 생각했다.자신의 이런 보잘것없는 능
원신이 단단해지면서 육신도 탄탄해졌다. 이태호는 육신의 강도가 크게 향상되었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이렇게 며칠이 지난 후 이태호의 머릿속에 맑은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체내의 기운이 순식간에 높아졌고 빠르게 경지의 장벽을 넘어서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였다.그러자 3급 성자 경지의 기운이 한순간에 허공을 뒤흔들었고 지극히 빠른 속도로 온 태일종으로 퍼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무자비하게 제자들을 제압하였다.그 순간 수많은 제자가 수련 상태에서 깨어났고 하늘로 솟아올랐다.“헉! 이 사형이 또 돌파했어?!”“어머나! 이번에 돌파하면 3급 성자 경지이지?”“입문한 지 1년 만에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니. 이 사형은 훗날에 꼭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을 것이야!”“...”이들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멀찌감치 서서 요광섬을 바라보았다. 모두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이태호가 한 달 전에 방금 돌파하였기 때문이다.사실 내공의 경지가 높을수록 경지의 장벽을 뚫기가 어려워지고 기회나 기연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이태호는 예상 밖의 변수였다.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해서 많은 제자는 자신의 삶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제자들뿐만 아니라 요광섬에서 발산한 강렬한 기운을 느낀 장로들도 자기를 의심하게 되었다.그들은 성자급 수사인데 아직도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에 머물러서 돌파하지 못한 자들도 많았다.이태호가 식은 죽 먹기로 돌파하는 것을 보자 엄청나게 부러워했다.외부의 일에 대해 이태호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그의 원신과 육신에 확실한 변화가 일어났다.일단 원신이 더욱 단단해졌다. 그가 염력을 사용하면 원신은 육신에서 벗어나서 허공에서 거닐 수 있었다.그리고 육신은 다음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용의 근, 호랑이의 뼈, 금은과 같은 가죽, 피를 바꾸고 골수를 씻으며 장기를 제련한” 육신으로 변했다는 것이다.이태호는 심장이 한번 뛸 때마다 피가 호랑이의 울음소
제1봉의 종문 대전 내에서 선우정혁이 공법 전적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에서 울려 퍼진 살기등등한 노호가 들려왔다.그는 의식적으로 종문에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다급히 신식을 방출하였다.결국 누군가 종문의 절반 넘은 천지의 영기를 강제적으로 빨아간 것을 알아챘다.멀찌감치 떨어진 요광섬의 상공에 나타난 거대한 소용돌이를 보자 분명 또 이태호가 한 짓이었다.이 광경을 본 선우정혁은 저도 모르게 웃으면서 한마디 하였다.“이 녀석도 참, 수련할 때도 요란하게 하네.”이 사실을 알았으니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칠 수 없었다. 그는 하늘을 향해 손을 내밀자 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만 리 떨어진 먼 곳에서 태일종으로 몰려와서 이태호에게 빨려간 부분을 채우기 시작했다.순식간에 온 태일종에서 영기로 된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했다.잠시 후에 선우정혁은 빨려간 부분을 다시 채워놓았다.그러고 나서 그는 다시 고개를 들어 멀리 떨어진 요광섬을 바라보았다. 그의 예리한 눈빛은 허공을 꿰뚫는 듯 영기의 소용돌이 아래에 있는 이태호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선우정혁은 이내 대견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턱수염을 어루만지며 웃었다.“역시 신체야. 지난번에 돌파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돌파하다니.”여기까지 말한 선우정혁은 자기가 한 가장 정확한 일이 바로 성호에서 이태호를 태일종의 제자로 받아들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이태호가 보잘것없는 존황 경지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았다.선우정혁이 성왕급 대능력자라고 할지라도 이태호에 대해 탄복하였다.그가 성왕급 수사로 될 수 있는 건 천부적 자질이 훌륭하고 신체에 견줄만한 재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하는 데 1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절대로 이태호처럼 식은 죽 먹기로 경지를 돌파하지 못했다.선우정혁은 힐끔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고 중얼거렸다.“3급 성자 경지라면 태일종 내에서 내문 장로로 될 수 있고 천남의 젊은 세대에서 일인자야. 중주에서도 명성이 자자
이태호는 원신이 천지와 연결되어 있을 때 머릿속에 나타난 세밀한 도운과 규칙을 느끼면서 다시 계산해 보니 성공 전장이 열릴 날이 5~6일밖에 안 남았다.지금 그는 내공을 완성한 2급 성자 경지이고 3급의 문턱에 이르렀다.아직 3급 경지로 돌파하는 계기를 느끼지 못했지만 며칠 동안 청련 신통을 수련하면서 체내의 영화는 끊임없이 육신과 법력을 제련하였다.짧은 20~30일의 기간에 쌓은 내공은 이태호가 예전에 두세 달 동안 수련한 것과 맞먹었다. 체내의 영화는 끊임없이 영력을 연마해서 기초가 든든하게 하였고 원기가 충만하게 하였으며 계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단약만 복용해도 돌파를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지금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이 조금 약하다고 생각했다. 성공 전장의 위험 수준이 너무 높으므로 실력을 조금이라도 늘리면 자기가 살아남을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바로 사물 반지에서 지난번에 정제한 태을영단을 꺼냈다.이 단약은 성자급 수사를 도와서 천지의 힘을 제련할 수 있는데 약효가 아주 좋아서 전에 이태호가 두 알을 먹은 후 바로 2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그가 7급 연단사로 진급한 후 정제한 단약은 모두 자기가 먹었다. 신수민과 대장로 등은 아직 5~6급 존황 경지에 불과했기 때문에 먹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아직 적지 않은 태을영단이 남아있었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잡다한 생각을 버리고 공법을 묵묵히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태을영단을 입에 넣었다.단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순수한 약력이 그의 사지와 혈자리로 퍼졌다.태일보서 공법을 운행하면서 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태일종의 사면팔방에서 요광섬으로 밀려들어 왔으며 순식간에 큰 산만한 소용돌이를 형성하였다.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이태호의 몸에 들어간 후 순수한 천지의 힘으로 단련되었고 원신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짧은 시간 내에 단약의 약효를 모두 흡수하였고 내공이 조금 높아졌지만 아직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기에 부족하였다.수련 상태에서 깨어난
연공방에서 이태호는 단전 속의 삼색 연꽃을 바라보면서 거기서 발산한 파멸의 기운을 느꼈고 마음은 기쁨과 흥분으로 가득 찼다.청련 신통을 소성의 경지로 수련함으로써 위력도 한 단계 더 높아졌다.지금 비장의 무기가 하나 더 추가되어 이태호는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곧 열릴 성공 전장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예전에 종문의 전적이나 몇몇 장로를 통해 성공 전장의 잔혹함에 대해 들었다.창란 13주에서 천남, 서역, 동황 등은 인간들의 집거지이고 만리빙원 등 극한 지대에도 생명체가 존재하였다.그러나 유독 성공 전장은 천하의 금지 구역이라고 불리며 살아있는 인간은 없고 생명체는 모두 멸종되었다.이곳은 옛날 상고 시대의 진선이 대전을 진행하고 나서 형성된 폐허 유적지로 수많은 깨진 규칙 조각과 허공 난류가 들어있다.성자급 수사라도 자칫하면 끝없는 허공에 빨려 들어갈 수 있었다.물론 위험은 흔히 기연과 병존한다. 성공 전장은 생명의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안에는 상상할 수 없는 절세의 보물들도 있다.게다가 신선으로 되는 비밀이 들어있다는 소문도 있다.수만 년 전부터 신선으로 되는 길이 점점 모호해졌고 신선으로 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졌으며 수많은 성황급 수사는 필사적으로 족쇄를 끊고 비승하려고 하였다.그래서 각 세력은 각자의 제자들을 파견해서 성공 전장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서 신선으로 되는 비밀을 찾도록 하였다. 적어도 일부 절세의 보물을 찾아서 수명을 연장하려고 하였다.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성공 전장에서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고 잔인해졌다.전에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서 천남 지역의 젊은 세대들을 제압할 수 있지만 진정한 성지의 천교들에 비하면 여전히 뒤떨어져 있었다.중주 성지의 성자, 동황 상고 세가의 신자, 북해 만족 황금혈맥(黃金血脈)의 소주, 대리황조의 황자, 서역 뇌음사(雷音寺)의 불자, 뇌택의 땅의 요족(妖族) 소주 등은 모두 천교 중의 천교라고 할 수 있다. 절대로 천남과 같은 작은 곳의 천재가 비교할 수 있
선우정혁이 손을 들고 금제 진법을 향해 한 줄기의 현광을 내뿜었다. 금제가 풀리자 그는 극빙염을 꺼내서 이태호의 앞에 내밀었다.물빛 화염이 허공에서 일렁이는 물결과 같은 파동을 일으킨 것을 보고 선우정혁은 이영화의 유래를 천천히 설명하였다.“이 극빙염은 2천여 년 전에 우리 태일종의 한 장로가 북해에서 유력할 때 우연히 얻은 것인데 종문 내에 불속성의 공법과 신통을 수련한 자가 없어서 계속 보물 창고에 보관되었어.”태일종의 제자들은 주로 수련한 태일보서는 가장 중정평화(中正平和)한 특성이 있으며 천품 무기 신통들도 위력이 대단한 대현황경금 검기와 같은 것들이었다.그래서 불속성 공법을 수련한 제자가 없는 상황에 이 극빙염은 계속 보물 창고에 둘 수밖에 없었다.이번에 선우정혁이 이태호가 천지의 영화를 찾고 이화 성왕의 불속성 신통을 수련하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이 극빙염은 아마 계속 보물 창고에 있을 것이다.눈앞에 있는 극빙염을 보자 이태호는 사양하지 않고 손을 휘젓자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뿜어내면서 지극히 차가우면서도 뜨거운 영화를 손에 넣었다.극빙염이 손에 들어오자마자 이태호는 주변의 영기가 타오르는 것을 느꼈고 이윽고 극한의 추위가 덮쳐오면서 그가 영화를 들고 있는 손이 순식간에 시퍼렇게 얼어버렸고 체내의 영기마저 약간 정체된 것 같았다.그래서 이태호는 두말없이 몸에서 2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발산해서 단번에 극빙염을 진압하였다.그는 주변의 영력이 모조리 태워버릴까 봐 재빨리 천지의 힘으로 극빙염을 감싸서 단전 내에 집어넣었다.이태호가 극빙염을 제압한 것을 본 선우정혁은 여유롭게 턱밑에 자란 희끗희끗한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됐네. 물건을 모두 너에게 줬으니 빨리 돌아가서 흡수해서 단련해. 네가 극빙염과 융합한 후 성공 전장에서 빛을 발하고 우리 태일종의 이름을 날렸으면 좋겠어.”그는 이태호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이에 이태호는 곧바로 포권을 취하고 공손히 말하였다.“종주님,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돌아가서 극빙염
이태호가 넋을 놓고 보고 있을 때 옆에 있는 선우정혁이 움직였다.그는 손을 내밀고 푸른색 방패를 향해 손가락을 오므리자 방패가 날아왔다.방패를 잡은 선우정혁은 이태호에게 소개하기 시작했다.“이 청광순(靑光盾)은 유성선금(流星仙金)에 후토정기(厚土精氣), 그리고 여러 가지 정금(精金)을 혼합해서 만들었어. 상급 영보에 속하고 방어력이 좋은 편이야.”이에 이태호는 손을 내밀어서 청광순을 받고 신식으로 천천히 훑어보니 확실히 선우정혁의 말대로 뛰어난 품질을 갖고 있었다.실제로 방어형 영보는 공격형 영보처럼 보편적이지 않았다.일반적으로 방어형 영보를 정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공격형 영보에 비해 훨씬 비싸고 수량도 매우 적었다.“좋네요.”청광순을 자세히 살펴본 후 이태호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이를 본 선우정혁은 웃으면서 말했다.“이건 상급 영보에 불과하지만 천지의 힘을 주입한 후 형성한 후토 방어막은 9급 성자 경지의 수사라도 당장 뚫기 어려울 거야.”“종주님의 깊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보답할 길은 없지만 이번 성공 전장에서 꼭 태일종의 체면을 세워주겠습니다!”이태호는 기쁜 마음으로 청광순을 사물 반지에 넣자 선우정혁은 눈을 부라리면서 호통을 쳤다.“이 영보를 가져가려면 7급 파경단을 두 번 정제해야 할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었다.선우정혁이 눈을 부릅뜨고 말하는 것을 보자 이태호는 어이없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 종주님이 생각보다 쪼잔하시네요. 저는 공짜로 주신 줄 알았어요.”이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얼굴을 실룩거리다가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는 이태호를 노려보고 말했다.“상급 영보가 흔한 줄 알아? 네가 종문의 천교 제자이고 방어 영보가 박살 나지 않았다면 네 요구를 들어줄 것 같아?”종문은 자선당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제자의 영보가 망가졌더라도 새것으로 바꾸려면 동등한 가치의 영석(靈石)이나 보물을 내놓아야 했다.이번에 이태호가 곧 성공 전장에 들어간다길래 할 수 없이
반대로 이태호가 말썽을 잘 일으켜서 골치가 아팠다.이제 입문한 지 1년밖에 안 되었는데 그는 동문의 기성우를 비롯한 여러 명의 천교를 격살했다. 선우정혁이 강력하게 지지하지 않았다면 이태호는 벌써 몇 번이나 죽었을 것이다.화를 잠시 멈추고 선우정혁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종문의 보물 창고에 확실히 상급 방어 영보가 하나 있어. 하지만 종문에서 공짜로 못 주지.”그는 말을 잠시 멈추고 잠깐 망설인 후 다시 입을 열었다.“넌 단당 장로로서 강의를 한 번만 했고 연단 임무를 한 건도 완성하지 않았어. 이번에 반드시 7급 파경단을 많이 만들어서 교환해야 할 것이야.”이에 이태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7급 파경단을 정제하는 것이 조금 어렵지만 지금의 그에게는 까다로운 요구가 아니었다. 방어 영보와 교환할 수만 있다면 된다.그래서 이태호는 흔쾌히 받아들였다.“좋아요. 저에게 이틀만 주시면 7급 파경단을 정제해 드리겠습니다.”중급 7급 연단사로 진급한 후 그의 단도 경지가 많이 높아져서 중급 7급 단약의 성공률이 7할 이상으로 되었다.7급 파경단은 중급 7급 단약이지만 얼마 전에 이태호가 한번 정제한 경험이 있었다.이태호가 두말없이 받아들이자 선우정혁은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고 일어섰다.“그럼 날 따라서 종문의 보물 창고에 가자.”말을 마친 선우정혁은 이태호를 휙 훑어보고 말했다.“마침 종문의 보물 창고에 한 송이의 극빙염(極氷焰)이 있어.”극빙염?이태호는 한순간에 멍해졌다.극빙염은 영화 랭킹에서도 18위를 차지한 천지 영화로서 북해(北海)의 깊숙한 곳에서 자라며 지극히 차가우면서도 지극히 뜨거운 특성을 갖고 있다.지극히 차가울 때는 원신을 동결할 수 있고 내공을 녹아버릴 수 있으며 수명의 유실을 멈추고 시간의 흐름을 피할 수 있었다.그러나 지극히 뜨거울 때는 원신을 불태울 수 있다. 용천혈 아래서 타오르기 시작해서 니환궁까지 침투하여 오장육부가 재로 되고 사지가 모두 부패하게 할 수 있었다. 극빙염은 서열이 구유이화보다 높은
이태호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맞아요!”그는 태일종의 종주 선우정혁에게 숨기지 않고 스스럼없이 말했다.아니나 다를까 선우정혁은 이태호가 신통을 수련해서 이상 현상을 일으킨 것을 알게 된 후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넌 정말 운이 좋군. 이화 성왕의 무기(武技)를 성공적으로 수련했다니.”감개무량한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눈앞의 이태호가 얼마나 대단한 괴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이화 성왕의 청련 신통은 하늘을 가득 채울 수 있는 불길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것은 과거에 천남을 뒤흔든 무기로서 천품 무기 중에서도 최상급 존재였다.만 년 전에 이화 성왕이 성황 경지로 돌파할 때 실패하고 좌화한 후로부터 수많은 수사가 기대를 가득 품고 이 공법을 찾으려고 애썼다.당시 성왕급 수사도 청련 신통이 탐내서 찾아다녔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무도 이화 성왕이 좌화한 동부의 입구를 찾지 못했다.얼마 전에 창망산맥에서 이상 현상이 나타나면서 성왕의 유적지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났다.이 유적지에서 이태호가 공법을 전승받은 후 지금까지 몇 달밖에 안 되었다.며칠 전에 이태호가 종문의 미션궁에서 천지의 영화를 찾는다는 소식을 발표한 사실도 선우정혁은 알고 있었다. 지금 보니 그때가 바로 이태호가 청련 신통을 수련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선우정혁의 칭찬을 들은 이태호는 수줍게 웃으면서 대전에 안내하였고 시녀에게 따뜻한 차를 올리라고 하였다.반듯하게 의자에 앉은 이태호는 따뜻한 차 한 모금을 마신 후 말했다.“종주님께서 무슨 일로 요광섬에 오셨나요?”이에 선우정혁은 수염을 어루만지면서 말했다.“우리 이태호 천교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일으켜서 어떻게 된 일인지 보러 왔지.”선우정혁의 말에 이태호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선우정혁이 무슨 요건이 있어서 찾아온 줄 알았는데 이상 현상 때문에 올 줄이야.그는 웃으면서 말머리를 돌려서 10일 후에 열릴 성공 전장을 언급했다.“종주님, 성공 전장이 곧 시작하는데 제가 조씨 가문과 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