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 한 사람은 잠깐 생각하더니 그제야 말했다. "신 도령, 아까 너무 많이 주문한데다 접대 아가씨 비용까지 합하면 10억 원이 나왔어. 이태호가 이 금액에 놀라 돈을 지불하지 않으려고 도망친 게 분명해!"다른 한 명도 덧붙였다. "맞아. 신 도령, 아까 너무 심하게 주문한 것 같은데 , 이태호가 호구도 아니고. 우리는 돈도 없는데 이만 갈게!""나도 먼저 갈게!"두 남자는 너무도 놀라서 몸을 홱 돌려 가버렸다."저기..."예전에 가슴 치며 호형호제하고 형제간은 의리다 히먀 큰소리치던 두 친구가 꽁무니를 빼다니, 신민석은 기차서 얼굴이 퍼레졌다.신민석의 눈길은 다시 소영과 다영 이 두 여자한테로 향하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소영은 다급히 말했다. "신 도련님, 그렇게 보지 마세요. 아시다시피 저희 둘은 돈이 없어요. 집도 월세인데 무슨 돈이 있겠어요?"다영이도 머리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신 도련님, 이 신의님이 진짜 도망쳤다면 도련님이 계산할 수 밖에 없어요!""내가? 내가 왜 내야 하는데? 빌어먹을 이태호, 왜 그대로 간 거야?"신민석은 화가 나서 발을 굴렀다.그 두 명의 웨이터는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을 느끼고 잠깐 숙덕거리더니 그중 한 명이 곧장 사장한테 달려갔다.그들도 알다시피 여기 룸 안에 계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소영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아, 알았어요. 무슨 상황인지 알았어요!""무슨 상황인데?"신민석과 다영이 두 사람은 눈이 둥그래서 소영이를 쳐다보았다.소영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아까 가영이가 이 신의를 부축하고 나가지 않았나? 보나 마나 걔가 이태호를 꼬드겨서 방을 잡은 후에 돈을 달라고 할 거야. 정말 혼자 돈을 독차지하려는 게 분명해. 짜증 나!"다영이도 뒤늦게 알아차리고 화가 나서 주먹을 쥐었다. "그런 게 분명해. 그렇지 않으며 이 신의가 왜 잔다고 하겠어? 게다가 가영이 전화도 안 통하지, 뒤가 구리니까 핸드폰을 끈 거야!""머리
몇 명 남자들이 에워싸는 것을 보고 신민석은 더욱 놀라 이마에 식은땀이 솟았다. 그는 이태호가 자신을 건드린 대가로 원래 이태호를 골탕 먹이고 나아가 몇십억을 갈취해서 꿀꺽 먹으려던 속셈이었다.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이태호가 급히 그중 한 명의 여자를 이끌고 나간 것이 아닌가? 말하지 않아도 두 사람은 이미 어느 호텔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 것이 뻔했다.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급해 말고 잠깐만, 잠깐만 더 기다려줘! 안에 아직 마시다 만 술이 있거든, 남은 술을 마실 거야!""맞아요, 맞아요, 우리 아직 다 마시지 못했는데 뭐가 급하다고? 이 신의가 떠났다고 만 했지 지금 계산하려는 게 아니에요!"다영이도 이내 곁들어서 말했다.세 사람은 다시 의기양양해 하며 룸 안으로 들어갔다."대문 잘 지켜, 이 사람들이 달아나지 못하게!"마사장은 쓴 웃음을 지으며 부하들에게 명령했다."네!"몇몇 사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룸 대문을 지켰다.네 명의 술 접대 아가씨도 따라서 룸 안으로 들어갔다. 하나같이 불쾌한 표정을 지니고 신민석을 보는 눈빛에는 경멸하는 기색까지 더해졌다.그중 한 명은 아예 대놓고 말했다. "신 도련님, 정말이지 감당할 수 없으면 제왕각을 시키는 게 아니죠, 제왕각이 여기서 최고급 술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래요!"다른 한명도 곁들어 말했다. "그러게요, 1층에서 일반적인 대실을 선택하면 될걸 가지고 그래요? 덕분에 지금 양쪽에서 모두 난처한 입장이 돼버렸잖아요!"다른 한 명도 말했다. "그럼요, 원래는 도련님한테서 팁을 받으려 했는데 지금 보면 헛수고한 거였네요!"순간 신민석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무리 그래도 3류 명문가인 신씨네 도련님인데 어찌 일개 술 접대 아가씨의 천대까지 받는다는 말인가?그는 옆에 있는 빈 병을 들어 힘껏 땅바닥에 내리쳤다. "으악!"아가씨들은 깜짝 놀라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제기랄, 너희들은 뭔데? 나 말이야 신씨 가문 도령인데 계산할 돈이 없어? 내 눈앞에서 사라져! 술맛을 잃
신민석은 시계를 들여다보며 말했다.세 사람은 계속하여 술을 마셨다. 모두들 이태호가 일을 마친 후 전화를 받기를 기다렸다. 아니면 주동적으로 전화가 오길 바랬다.하지만 반 시간이 지나 통화를 시도해 봐도 받는 사람이 없었다."왜 아직도 안 받는 거야? 이거, 이거 뭔가 잘못됐어!"신민석은 끝내 당황했다. "여기에 있는 술도 거의 다 마시는데 이태호는 왜 아직도 전화를 받지 않지? 그렇다면 8억이나 되는 술값을 내가 내야 된다는 말인가? 그만한 돈이 없는데 어쩌지?"원래는 이태호를 갈취하여 한바탕 뜯어내려고 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이태호 이 자식이 계산도 안 하고 먼저 나갔다.그는 약간 후회되기 시작했다. 만약 2억 원어치만 주문하면 이태호가 덥석 물까? 내가 일부러 술을 많이 주문해서 지갑 털려는 속셈을 알아차리고 도망친 것은 아닌가?"팍!"골똘히 생각하더니 신민석은 저도 모르게 자신의 뺨을 때렸다. "너 왜 그리 멍청하냐? 아까 그리 많은 술을 주문하는 게 아닌데, 작은 이익을 위해 큰 이익을 놓치다니. 계획대로라면 술 취한 이태호를 호텔에 보낸 후 내일에 협박할 수 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는건데. 그러면 십몇 억원을 달라는 걸 이태호가 거절 못 하지!""신 도련님 잠깐 더 기다려봐요, 그래봐도 이태호가 신의잖아요. 만약 변강쇠가 되는 약을 지어먹어 시간이 오래 걸릴지도 모르잖아요!"다영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 "반 시간 더 기다려봐요!"하지만 반 시간이 지나고 한 시간이 지나 전화를 걸어봐도 여전히 받는 사람이 없었다.이때 술집에는 손님들이 별로 없었다. 신민석의 속은 더욱 타 들어갔다.시간이 좀 지나서 신민석은 다시 몇 통의 전화를 해봤지만 여전히 받는 사람이 없었고 마사장이 사람들을 데리고 다시 쳐들어 왔다."어때요? 신 도련님. 술을 계속 주문할 거예요? 계산하는 일은 사장에게 말하니 조금 싸게 해준다고. 1천만 원 정도는 할인해 드릴 테니 9억 원을 내면 돼요!"마부장은 미소를 지으며 신민석에게 말했다."나, 나
"아직 50분이 남았네요!"이 도령은 긴 말이 없다는 듯이 시간을 보며 신민석을 남은 시간을 알려줬다.신민석은 입가에 심한 경련을 일으켰다. 그는 당연히 알고 있다. 이 술집의 빽이 강하다는 걸. 신씨 가문에서 감히 건드릴 수 없다는 것을.앞서 어느 3류 명문가의 도령이 이 술집을 건드렸다가 얻어터져 불구가 되었다.그는 불구가 되는 것이 싫었다. 하지만 지금은 딱히 다른 방도가 생각나지 않아 체면을 무릅쓰고 한창 자고 있을 왕사모한테 전화를 걸었다."신민석아, 무슨 일이냐? 이리 늦게 전화를 다 하고? 뭔 일이 있어?"전화 건너편의 왕사모가 끝내 전화를 받더니 신민석에게 물었다.신민석은 뭐라 서두를 뗄지 몰랐다. 잠시 생각하더니 그제야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할머니, 이태호 나쁜 자식이 사람도 아니에요. 저한테 술 한턱 쏜다 해놓고 절반 마시고 달아나면서 계산도 안 했어요. 제가 지금 술집에 잡혀있는데. 엉엉. 할머니, 저를 구해주세요!"왕사모는 그 말을 듣고 인차 말했다. "그럴 리가? 걔가 너한테 술을 사준다고? 너랑 사이가 그리 좋지 않은 걸로 아는데?"왕사모는 신수민의 일 때문에 이태호가 신민석에 대해 줄곧 미적지근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술을 사준다니 말이 안 되는 소리였다."정말이에요. 할머니. 오전에 이태호 그 자식이 제갈용녀의 할머니 병을 치료해 드리고 저도 따라가서 약 상자를 들어줬잖아요. 후에 병 치료가 효과를 보자 그 대가로 200억을 받고는 저한테 한턱 쏘기로 약속했어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도중에 도망친 게 아니겠어요."신민석은 즉시 할머니에게 일러바쳤다. 다만 이태호가 주동적으로 술 사준다고 말을 살짝 바꿨다."200억? 농담이지? 태호가 설령 제갈 댁 사모님 병을 치료했다 해도 200억을 줄리 만무하다. 너 취해서 헛소리하는 거지?"전화 건너편의 왕사모는 신민석의 말을 그다지 믿지 않았다.신민석은 계속하여 말했다. "할머니, 정말이라니까요. 태호가 10년 동안 휠체어
"그래요? 신씨 가문에서 어떻게 발전할지는 우리는 상관할 바가 아니죠!"이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감히 우리 술집에서 먹튀를 하겠다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어요."한참 지나서 왕사모는 신민석의 아빠인 신승민과 엄마인 나미연 , 그리고 신수민의 아빠인 신영식과 엄마인 연초월을 데리고 왔다.당연히 같이 따라온 사람들 중에 신씨 가문의 경호원들도 열몇명이 되었다."아빠, 엄마, 할머니. 학수고대했어요. 여기서 제가 계산하지 못해서 잡혀있었어요!"사람들이 무리 지어 온 것을 보고 신민석은 즉시 가련한 척하며 나미연과 신승민 일행들을 보고 울상을 지었다.나미연은 금지옥엽처럼 키운 아들이 가여워 다가가 말했다. "아들아, 걱정하지 마, 엄마가 왔어. 우리는 명문가야, 그따위 술값을 계산 못하랴? 대체 무슨 일인데? 할머니한테서 듣자 하니 이태호가 한 짓이라며?"신민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요. 오늘에 이태호가 제갈 댁의 사모님을 치료해 주고 200억을 벌었어요. 그리고 한턱 쏜다길래 따라왔더니. 봐봐요. 여기 있는 술을 다 마셨잖아요. 그런데 계산하지도 않고 도중에 달아난 게 아니겠어요. 게다가 여자를 데리고 나갔는데 아마도 하룻밤 같이 지내는게 분명해요. 전화도 받지 않은 걸 보면!""200억!"나미연은 놀라서 한참 멍해있다가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었다. "호래자식이 한 턱 쏜다며 왜 계산은 안 해? 게다가 200억을 벌었으면 술값은 껌 값이 아닌 거야? 무슨 염치로 계산도 안 하고 달아났대?""200억! 신민석아 그 말이 정말이냐?"소지민은 그 말을 듣고 이태호가 여자랑 하룻밤 보낸다는 것에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200억이라는 숫자에 놀라서 순간 눈이 반짝거렸다.자신의 사위가 200억을 벌었다니? 그 돈에서 조금만 나눠 장모님한테 효도하는 게 식은 죽 먹기 아닌가?그러고 보니 100억이 되는 결혼 예물은 문제없을 거 같았다."엄마, 여기서 무슨 돈타령을 해요? 못 들었어요? 이태호가 여자를 꿰차고 호텔에서 하룻
신민석은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눈이 둥그레졌다. "뭐가 나랑 같은 사람이라 그래요? 내가 어떤 사람인데? 오늘은 걔가 데리고 온 거예요. 그리고 아까 두 명의 미녀도 있었어요. 다만 먼저 갔을 뿐이에요. 믿지 못하겠으면 제가 전화로 불러내서 증명하게 하죠."신승민은 상대방을 아는 체도 하지 않고 아예 입을 다물었다.왕사모는 그제야 말했다. "됐다. 그만해라. 무슨 상황이든지 간에 이젠 중요하지 않아. 여기서 더 이상 체면을 깍지 말고 계산하자."왕사모는 이 사장을 보고 말했다. "우리 집 그래도 3류명문가야. 이 만한 돈은 낼 수 있어. 사장 말해봐, 얼마인지?|이 사장은 반가운 얼굴을 하며 말했다. "헤헤, 그래도 왕사모이 시원하시네요. 우리 사장이 말했어요. 꼬투리는 떼 버리고 9억 원이면 된다 하네요.""9억 원?"왕사모는 소비한 금액을 듣고 낯색이 어두워지고 입가에 경련을 일으켰다. 이게, 이게 정말이란 말인가? 그녀는 몇백만 원이나 2천만 원 정도인 줄 알았다."무슨 소비를 이리 많이 했는데?"신승민은 약간 놀라며 질문했다.이 사장은 태블릿을 가져다주며 말했다. "이건 신 도령이 주문한 건데 보세요. 모두 제일 비싼 술을 주문했어요. 여기 있는 빈 병만 봐도 어느 정도 마셨는지 아시겠죠? 게다가 4명의 술 접대 아가씨도 부르고 신 도령의 친구 두 명에 세 명의 여자까지, 이전에 자주 와서 소비하고 갔었죠!""이게..."신민석은 고개를 떨구고 낯색이 창백해졌다. 속으로는 이 사장이 자신의 과거에 다녀온 일까지 말한다고 눈치가 없다고 생각했다. 왕사모는 본디 신민석의 과거에 대해 보고도 못 본척했는데 지금 이렇게 말하니 신민석의 치부를 드러내게 하는 게 아닌가?"신민석아, 보아하니 너 이제껏 너무 편안하게 살아왔구나?"신민석을 바라보는 왕사모의 눈빛에는 화난 기색이 역력했다."할머니, 이젠에는 비즈니스 때문에 고객들에게 술 접대하려고 할 수없이 그런 거예요. 게다가 소비도 많이 하지 않았어요!"신민석은 머리를 떨구며 해석했다
소지민도 곁들어 말했다. "그럼요. 우리는 신민석 이 자식의 일가견만 들어서 안돼요. 쟤가 어떤 사람인지 부모들이 잘 알겠죠? 그냥 감싸돌려고 하지 마세요?""자네..."나미연은 화가 치밀어 이를 앙다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그만해!"왕사모가 호통치자 그제야 다들 조용해졌다.그녀는 차디찬 표정으로 이 사장을 보고 말했다. "이 사장,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신민석을 팔짱을 낀 채 속으로 차갑게 웃었다. 오늘 저녁의 일을 이 사장과 몇몇 웨이터들, 그리고 몇몇 술 접대 아가씨들이 이 두 눈 똑바로 뜨고 보지 않았는가? 그들을 앞에 세워놓고 대질시키며 이태호가 여기 온 거랑 한턱 쏜다 한 거랑 여자를 옆구리에 끼고 나간 사실이 명백히 드러나지 않는가?하지만 뜻밖에도 이 사장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게 말이죠. 저도 잘 모릅니다. 우리 아가들이 말하기를 여기 있는 전부 모두 신도령이 주문한 거래요. 그리고 술 접대 아가씨도요. 딱히 이태호란 사람은 저도 잘 몰라요. 왔다 갔는지는 더욱이 몰라요!""신민석아, 너 지금 이태호를 모함하는 거지? 네가 이 많은 걸 주문해서 계산이 많이 나오게 해놓고 지금 내 사위한테 덤터기를 씌우려 하느냐?"무슨 상황이든지 간에 소지민은 이태호나 자신의 딸이 이 돈을 내지 못하게 했다. 필경 10억 원이란 액수가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하여 책임을 신민석한테 돌리려고 했다.신민석은 이를 앙다물고 일어나서 말했다. "허허, 정말 그래요? 제가 이태호한테 수많은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어요. 지금쯤 가영이와 어느 호텔에서 뒹굴고 있겠죠. 믿지 못하겠으면 수민이 보고 제 남자한테 전화 걸어보라 그래요. 이태호가 지금 감히 네 전화를 받을지? 받으면 여기 왔다 갔는지 물어봐 봐?""수민아, 이태호한테 전화해서 대질시켜봐. 무슨 상황인지 물어보고!"왕사모는 잠시 생각하더니 신수민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신수민도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제야 이태호한테 전화를 걸었다.생각지도 못하게 전화 하자마자 통했다. "여보,
"범용님과 태수님이 여긴 어쩐 일로 오게 되신 거예요?"신씨네 어르신은 향무당을 삼키고 일류 명문들의 세력을 훨씬 넘어섰으나 성주부에 비하면 아직은 차이가 좀 나는 용의당의 현재 세력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그러니 이태호와 나란히 들어선 범용과 태수를 보며 경악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범용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마침 이태호씨랑 근처에 있는 술집에서 술자리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아내의 전화를 받은 이태호씨에게 이 늦은 시간에 혹여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을 까봐 같이 오게 된 거고요."그의 말에 신민석은 주먹을 불끈 쥐며 캐물었다. "말도 안 돼, 이태호 저 놈이 아까 어떤 여자를 품에 안고 나가서 호텔을 잡고 그 여자랑 밤자리를 같이 하려고 했을 건데? 그렇게 바빴을 텐데 당신들하고 밖에서 술자리를 나눈 다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예요? 서로 만난 지도 얼마 안 되고 술도 얼마 안 마신 거 아니예요?"순간 얼굴이 굳어진 범용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신민석에게 되물었다. "지금 신도련님이 하시는 말씀은 저 범용이 거짓말이라도 내뱉고 있단 뜻인가요? 저희하고 이태호씨는 저녁 여덟시쯤에 만나 지금까지 술자리를 함께 했는데 말이죠.""그건 불가능한 일이니까 그러죠, 전에 우리하고 여기에서 계속 함께 있었거든요, 술 접대하던 네 명의 여인들이 증언할 수 있어요."범용이 이태호를 도와 주고 있다는 낌새에 신민석은 문득 말을 덧붙였다."내가 여기에서 뭘 하고 있었는데?"이태호는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소지민은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즉시 말했다. "거 봐요, 신민석 저 놈이 우리 사위한테 죄를 뒤집어 씌워 돈을 안 주려고 하는 노릇이라니까요, 돈을 펑펑 써 놓고 안 주는 것도 모잘라 이젠 우리 사위까지 모함하다니 정말로 못 된 사람이에요."곧이어 소지민은 이태호에게 말을 이었다. "태호야, 저 신민석이 너가 오전에 제갈씨네 어르신의 불편한 다리를 치유해 준 보상으로 백 구십억을 받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저 놈을 여기로 같이 술 마시자고 요청했다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