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자 하늘의 달빛이 몽롱하게 비춰오면서 대지에는 얇은 주단을 펼쳐놓은 듯하였다.주씨 가문 뒷산, 이태호가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이태호가 정자세로 앉아 막강한 정신력으로 솜털같이 부드러운 옥간을 훑어보고 있었다.몇 분 정도 지나 이태호가 천천히 눈을 뜨자 까맣고 깊은 두 눈에서 무서운 빛이 뿜어져 나왔다.이태호가 손에 들고 있는 옥간이 바로 황씨 가문 기밀 무기인 천지 손자국으로, 지품 중급 무기이다.방금 주서명이 사람을 시켜 이태호에게 가져다준 것이다.무기를 받은 이태호가 바로 수련실로 들어가 확인해 보니 천지 손자국이라고 불리는 이 무기를 정상급으로 수련하게 되는 날이면 산악을 움직이고 달을 훔칠 수도 있으며 태양과 별도 쫓을 수 있다.오늘 황성하뿐만 아니라 황경명 두 형제가 천지 손자국 무기를 사용할 때 모두 공기를 응집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비록 위력이 약하지 않았지만, 진정한 천지 손자국과는 거리가 멀었다.깊게 숨을 들이쉰 이태호가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이렇게 대단한 지품 중급 무기를 황씨 가문은 그저 공기를 응집시켜 손자국을 만들어 공격하는 방법으로밖에 사용하지 못했단 말인가?”그러고는 바로 옆에 놓인 다른 옥간을 들어 훑어 내려갔다.이번 황씨 가문에서의 수확이 풍성하였다. 여러 가지 단약과 영험한 돌이 있는가 하면 주서명이 의외로 찾아낸 몇 가지 5품 고급 단약 비법도 있었다.심지어 6품 저급 단약 비법도 있었다.이 단약의 이름은 응신단으로 주로 두 가지 희소한 천년 영약과 무수한 최고급 백년 영약을 첨가하여 제련했다. 존황급 수사 증장원신이 복용하는 단약 중의 하나이다.주서명의 말에 따르면 이건 황성하가 성호 대결 뒤 성호에서 존황 경계를 돌파할 때 복용하려고 준비한 것이라고 하였다.하지만 지금은 전부 이태호의 것으로 되였다.단약 비법에 필요한 천년 영약을 힐끗 보고 난 이태호가 갑자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여기에 쓰인 영약을 다행히 내가 전부 갖고 있어.”웃음을 거둔 이태호의 얼굴이 이내 고민으로
“세 가지 지품 무기에 입문 성공했으니 현재 전투력으로 존황 3품만 아니면 겨뤄볼 만해.”비록 지품 무기가 무항시의 9품 존왕에게는 그다지 귀한 무기라고 할 수 없지만 한 사람이 세 가지 지품 무기를 장악하고 그걸 서로 관통시켰다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방석에서 몸을 일으키면서 이태호가 웃으며 말했다.“무기를 죽어서 가져갈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빨리 존황에 도전해야겠어.”그러더니 다시 정신력을 집중해 옆방의 기척을 살폈다. 한창 수행 중인 백지연 등을 보더니 이태호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이태호가 황성하 일행을 참수한 뒤 몇몇 부인들이 이태호와의 실력 차이를 느끼고 더는 이태호에게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성호 대결 날짜가 점점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고 이태호와 몇 장로들의 내공이 이미 9품 존황에 도달하였기에 성호 대결에 참석할 자격이 충분하였다.하지만 여자 중에서 내공이 제일 높은 남유하가 현재 8품 존왕으로 성호 대결 자격을 가지려면 쉽지 않았다. 하여 이들이 수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이태호의 단약과 황씨 가문에서 빼앗은 수행 자원이 있다면 여자들의 수련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이태호가 보기에 여자들이 얼마 안 지나면 9품 존왕에 도달할 것이다. 이태호가 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오자 이태호의 장인인 남두식이 큰 장로와 장기를 두고 있었고 주위에 많은 사람이 모여 구경하고 있었다.그 중에는 둘째 장로와 주씨 가문 장로들도 있었고 주서명도 그 속에 끼어있었다.주서명이 한창 남두식과 둘째 장로에게 차를 따르고 있었다.사람들은 이태호가 수련실에서 나오는 것을 보고 손을 흔들어 인사했고 주서명은 이태호에게 자리를 내주면서 공손한 자세로 차를 권하였다.“이 장로님, 영차예요. 드셔보세요. 성주가 보내준 백년설봉인데 호주성의 최고급 영차입니다. “주서명이 차를 따르면서 웃으며 말했다.“9품 존왕은 내공을 제고하고 건강을 지키는 작용이 있습니다.”이태호가 황성하를 참수한 뒤로부터 주씨 가문의 명망이 무항시에서
이태호가 영차를 마시면서 남두식과 큰 장로의 장기 대결을 구경하고 있을 때 갑자기 주씨 가문 장로 한 명이 이태호에게로 걸어오면서 물었다.“이 장로님, 실례가 안 된다면 몇 가지 문제를 여쭤봐도 될까요?”청색 두루마기를 입고 귀밑머리가 희끗희끗한 대략 50대로 보이는 체격이 다부진 남성이었다.이태호는 이 장로가 낯이 익었다. 이름은 주광해이고 주씨 가문 아홉 번째 장로로 현재 2품 존왕의 내공을 가지고 있다.이태호가 비록 주씨 가문에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그날 황씨 가문의 세 명의 9품 존왕을 참수한 뒤부터 이태호의 인기가 주씨 가문에서 하늘을 찌르고 있다.가끔 주씨 가문 장로들이 이태호를 방문하기에 이태호는 이들이 기억에 남았다.주광해의 말에 이태호가 손에 든 찻잔을 놓으며 허허 웃더니 입을 열었다.“장로님께서 무슨 의문이 있는지 말씀해보세요.”며칠 동안 이태호가 비록 폐관하고 수행하고 있었으나 밖에 상황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건 아니었다.주씨 가문에서 이태호 일행의 보수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황씨 가문과의 격투로 인해 마당이 많이 손상되어 이태호 일행을 주씨 가문의 핵심 위치인 뒷산에서 수행하게 했다.뒷산의 천지영기가 제일 진하기에 다른 지역보다 수행하기에 훨씬 좋은 곳이었다. 주씨 가문의 장로들만 수행할 수 있고 객경장로는 출입이 안 되었다.주씨 가문에서 자신들의 대우를 높여주니 이태호도 이들에게 인색하게 굴지 않았다.이태호가 흔쾌히 대답하자 주광해가 도리어 쭈뼛거리며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주광해가 목소리를 가다듬더니 두손을 들어 예의를 표시하고 나서 더듬거리며 말했다.“이 장로님, 제가 대일진권을 수련한지 거의 10년이 되어가는데 아직 입문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주광해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지더니 얼굴이 붉어지면서 수줍게 말했다.“처음에 제 실력이 부족한 줄로 알아 5품 존왕급이 되어야만 대일진권에 입문할 수 있는줄 알았는데 이 장로님께서 단 하루 만에 대일진권을 터득했다는 것이 너무 놀라워서 이 장로님께 비결이 무엇
얼마 안 지나 아홉 번째 장로의 몸에서 기혈이 솟구치면서 순식간에 3품 존왕으로 승급했다.호흡을 정리하고 나서 주광해가 놀라움으로 가득 찬 얼굴로 감격하며 말했다.“제가 이렇게 오랫동안 수련해도 입문하지 못한 원인이 처음부터 수련을 잘못한 탓입니다.”주광해가 이태호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계속해서 말했다.“이 장로님 정말 감사합니다. 장로님이 아니면 저의 주씨 가문에 대일진권 수련 방법이 틀렸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 죽을 때까지 한 명도 없을 겁니다.”나머지 주씨 가문 장로들이 그 말을 듣더니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이태호에게 허리 굽혀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그 모습에 이태호가 손을 저으며 말했다.“천만의 말씀입니다. 제가 그저 제가 경험했던 비결을 가르쳐드린 것뿐입니다.”주씨 가문 장로들이 무슨 말을 더 하려는 것을 주서명이 제지하면서 말했다.“다들 그만하세요. 이 장로님은 9품 존왕으로서 수행이나 다른 방면에서 저희가 따를 수 없는 분이십니다. 장로님들이 자꾸 이러시면 이 장로님이 불편하실 거예요.”며칠 동안 이태호와 교류하면서 주서명이 이태호의 성격과 기호 같은 것을 알아냈다. 주서명은 이태호가 상당히 의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고 이태호와 같은 사람이 자신의 가문을 도와준다면 이건 가문의 영광이 아닐 수 없다.고마움을 표시하는 주씨 가족들을 보면서 이태호가 고개를 젓더니 말이 없이 웃었다.오늘 주씨 가문이 이태호를 존경하는 원인은 아주 간단했다. 이태호의 실력이 막강하기 때문이다.만일 이태호의 실력이 부족했다면 주광해같은 주씨 가문 장로들이 이런 태도로 자신에게 대일진권의 비결을 물어보면서 친분을 쌓으려고 했을까?이런 생각을 입 밖으로 내지 않았지만 이게 바로 성인이 살아가는 법칙이다.주위가 조용해지자 이태호는 성호 대결에 관한 생각에 빠졌다.성호 대결이 이제 15일 남았는데 이번 황씨 가문과의 대결에서 이름을 날리는 바람에 몇몇 호사가들이 이태호를 무항시 랭킹 최강 10명 중의 세번 째로 순위를 매겼다.1,
무항사에 왔을 때 이태호의 딸 신은재는 이미 6급 존자였다. 그동안 수행하면서 주씨 가문의 각종 단약의 도움도 받아서 수련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아무리 빨라도 이태호는 딸이 존왕의 경지로 돌파하려면 보름 후에 성호 랭킹이 끝날 무렵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딸이 앞당겨 돌파할 줄이야!남두식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서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영기의 소용돌이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이태호를 멍하니 쳐다보면서 말하였다. “태호야, 은재는 역시 자네를 닮아서 강한 천부를 가졌군. 이제 얼마 됐다고 벌써 존왕으로 돌파하다니!”대장로는 자애로운 미소를 짓고 턱에 난 염소수염을 쓰다듬으면서 부러워하였다. “맞아요. 여태까지 살면서 여덟 살의 존왕은 본 적이 없어요!”그 옆에 어리둥절하게 서 있던 주씨 가문의 사람들은 이 파격적인 소식을 듣고 모두 놀란 나머지 순식간에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특히 이미 축하 인사를 준비한 주서명은 마음속의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이 방에서 돌파한 자는 이태호의 아내 중의 하나인 줄 알았는데 그의 딸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태호의 딸 신은재를 만난 적은 있지만 여덟 살에 불과한 여자애였다.주서명은 놀라움에 두 눈을 동그랗게 떴고 입을 크게 벌렸다. 다른 주씨 가문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넋을 잃고 멍하니 서 있는 모습에남두식 등은 웃고 싶었다.“여덟 살짜리의 존왕?!”“이태호 장로님, 장로님의 따님이십니까?”“어머나, 여덟 살에 존왕으로 되었소? 내가 여덟 살 때는 막 무왕으로 되었는데!”“역시 남과 비교하면 화가 난다니까!”“...”주씨 가문 장로들의 탄성과 함께 눈앞의 영기 소용돌이는 점점 커졌고 곧 주씨 가문 위의 하늘을 뒤덮였다. 사면팔방 수십 리 천지의 영기는 주씨 가문을 향해 모여들어 곧장 마당에 수직으로 떨어졌다. 이태호는 점점 많은 영기가 모여드는 것을 보고 미간이 찌푸려졌고 자신이 긴장하고 있음을 느꼈다. 성인이라면 존자에서 존왕의 경지로 돌파하는 것은 쉬
방문은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어떤 무형의 힘으로 열렸다. 흰색 연공복을 입은 신은재가 깡충깡충 뛰쳐나왔다. 신은재의 머리는 양 갈래로 묶여 있고 돌파를 해서 그런지 온몸의 살결이 매끄럽고 눈처럼 하얗다. 특히 젖살이 조금 남아 있는 얼굴은 방금 껍질을 벗겨진 달걀처럼 뽀얗고 귀여운 것이 멀리서 보면 동화 속에서 걸어 나오는 정령 같았다.이태호는 걸어 나오는 딸을 보고 허리를 굽혀 품에 안은 뒤 딸의 작은 코를 살짝 긁어주었다. “잘했어. 기특하기도 해.”이태호는 딸의 건강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니 기초가 튼튼하고 부실하지는 않았다. 이에 이태호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여덟 살의 존왕이라니. 이 아비도 부러워죽겠어!”그가 천청종에 있을 때 존왕의 경지로 돌파하였다. 그때 당시 5급 단약의 도움을 받아서 순조롭게 돌파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는 것 같은데 자기 딸도 순조롭게 존왕으로 돌파할 줄은 누가 알겠느냐?멀지 않는 곳에서 주성명을 비롯한 주씨 가문의 장로들은 입을 약간 벌리고 멀뚱히 즐겁게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있는 이태호 부녀를 보고 있었다. 신은재의 몸에서 뿜어 나오는 내공의 파동을 직접 감지한 주서명 등의 심정은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러워했다.그들이 여덟 살 때는 수행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기껏해야 무왕이었다. 하지만 이태호의 딸은 여덟 살에 이미 그들과 같은 존왕 경지의 수사로 되었다. 다들 놀란 나머지 모두 부러워했다.여덟 살의 나이에 존왕으로 된 것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신은재가 열 몇 살에는 존황의 경지로 돌파할 수 있고 몇십 살에는 성자로 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이 보기엔 여덟 살에 존왕이 된 신은재가 어쩌면 훗날에 이태호보다 더 높은 경지로 돌파할 수 있고 심지어 비승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주서명은 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후 심호흡을 하고 이태호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이태호 장로님, 따님이 존왕으로 된 것
만면에 흥분이 가득한 주서명은 정신을 차린 후 급히 이태호에게 축하 인사를 하였다. “이태호 장로님, 축하합니다. 따님의 타고난 천부는 전대미문이라 훗날에 꼭 성자로 되고 신선으로 될 것입니다!”이태호는 주서명의 아부에 가까운 말을 듣고 그냥 웃어넘기면서 겸손하게 말하였다.“성자가 되든 신선이 되든 아직 너무 이릅니다. 저는 은재가 행복하게 잘 자라나기를 바랄 뿐입니다.”주서명은 이태호에게 아부를 한바탕 한 후 엄숙한 표정으로 주변의 장로들을 보면서 정중하게 말하였다.”오늘의 일은 절대로 소문내면 안 된다. 그때 가서 내가 무정하다고 탓하지 말라!”여덟 살의 존왕,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천남에서 가장 강한 종문인 태일종의 천재 제자들은 여덟 살 때 기껏해야 존자였을 것이다. 존왕의 수명은 천년에 이르는데 지금의 신은재는 겨우 여덟 살이니 남은 기나긴 수명으로 더 높은 경지로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이토록 무서운 천부를 가진 천재가 앞으로 성장해서 오늘날 주씨 가문과 맺은 정을 생각하면서 눈곱만한 자원을 줄지라도 주씨 가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하지만 남들이 이 소식을 알게 되면 무항시 내의 가문들은 딴마음을 품게 될 것이고 태일종도 놀라게 될 것이다. 물론 긍정적인 쪽으로 갈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부정적인 쪽으로 간다면 주씨 가문은 궐기하기는커녕 바로 이태호에게 박살 날 것이다. 그래서 정신을 차린 주서명은 즉시 현장에 있는 주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함구령을 내려 이 일을 외부에 발설하는 것을 엄격하게 금지하였다. 주씨 가문의 장로들은 이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받아들였다. 옆에 있는 이태호는 주서명의 이런 행동에 매우 만족하였다. ‘눈치가 빠른 재주가 있는 자이니 앞으로 도와줄 수 있지.’그는 자신의 9급 존왕의 내공을 드러낼 수 있고 남두식과 대장로 등도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내공이 더 강해지기 전에 이태호는 신은재를 드러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적어도 자신의 실력이 충분히 강해져야만 비로소 신은재가 내공을 드러나게 할
극지 감옥!이 감옥은 북극에서도 가장 북쪽에 자리 잡고 있고 그 깊이가 족히는 500미터를 넘었다. 이곳은 세상에서 가장 흉악함 범죄자들이 모인 곳으로 수감자들 모두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전과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감옥이 세워진 이후로 이곳에서 탈옥을 성공한 범죄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이때, 지하에서 출발한 엘리베이터가 천천히 지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윽고 엘리베이터 문이 천천히 열리자 동양인의 외모를 지닌 남자가 남루한 옷차림과 함께 엘리베이터에서 걸어 나왔다.“출소했다, 축하한다!”이곳을 지키는 우람한 교도관이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리고 볼륨감 넘치는 섹시한 몸매의 중년 여성이 고요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보며 말했다.“저기 저 대문을 넘어서면 넌 자유의 몸이 된다.”전방에 있는 대문을 보는 이태호의 심경이 복잡했다.“이곳을 떠나고 싶었다면 진작에 도망쳤어!”중년 여성은 그의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반박할 수가 없어 입만 뻥긋거렸다.지하에 갇혀 있는 흉악범들, 요원, 군벌, 심지어 조폭 두목까지 이태호 앞에선 순한 양이 되기 때문이다. 밖에서 이름을 떨치던 신 같은 존재들도 그의 앞에선 입을 떼지 못한다.3년 전, 용성연합국에서 전란이 일어났고 용성연합국은 결국 외부의 침입을 막지 못해 정부는 4명의 젊은이를 파견하여 갓 출소한 이 남자한테 배움을 얻도록 했다.반년 후, 다시 용성연합국으로 돌아간 네 젊은이는 곧바로 전세를 역전시켰고 그 후 그 네 젊은이는 용성연합국에서 모두가 아는 군신이 되었다.대문 앞에 도착한 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뒤쪽에 성루 같은 커다란 건물을 유심히 쳐다봤다. 그러다가 갑자기 건물을 향해 무릎을 꿇더니 ‘쿵’ 소리가 나도록 땅에 머리를 박았다.“어르신! 먼저 갑니다! 5년 동안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이 감옥에 왔을 때 그는 한 백발의 늙은이를 알게 되었다. 늙은이가 남한테 괴롭힘을 당하며 다른 죄수들한테 밥을 빼앗겼을 때 이태호가 먼저 다가가 그한테 밥 절반을 나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