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었다.“걱정하지 마세요. 분명히 할 수 있을 거예요. 게다가 유하 씨도 알다시피 전 중급 연단사 5급이에요. 3개월 후면 이미 상급 연단사 5급이 될지도 몰라요. 우리 종문은 손실이 아주 적게 완전히 제압하는 기세로 창명종을 멸망시킬 겁니다. 그때가 되면 다른 종문들에 위세를 떨치고 그들에게 우리 천청종의 강대함을 알려줘야 하죠.”이태호는 품에 안긴 아기를 바라보며 아쉬워하는 눈빛을 보였다.“다만 민재의 안전을 위해서는 우리가 민재를 상급 세계로 데려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이건 당신의 아버지도 동의했어요. 민재를 천청종에 남겨둬야만 민재도 잘 성장할 수 있죠.”남유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러게요. 우리가 민재를 데리고 그 미지의 곳으로 간다면 어떤 상황에 부닥칠지도 모르는데 민재가 위험에 빠질 수도 있어요. 그를 천청종에 남겨둬야만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속으로는 이게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저도 여전히 서운한 느낌이 들어요.”남유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이태호를 향해 말했다.“사실 태호 씨가 방금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전 태호 씨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고 있어요. 저도 태호 씨의 마음을 잘 이해해요. 그러니 우리 앞으로 민재와 함께 할 수 있는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겨요.”이태호는 남유하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그러게요. 우리 수련자들은 많은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어요. 삶과 죽음뿐만 아니라 감정을 억제할 줄도 알아야 하죠.”이태호는 머뭇거리다 말을 계속했다.“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민재가 천청종에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것이라고 믿어요. 우리가 능력이 있으면 나중에 민재를 데리러 다시 돌아오죠.”남유하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 민재가 천부적인 재능이 있어서 앞으로 존왕까지 돌파하면 천 년의 수명이 있을 것이에요. 우리에게도 천 년의 수명이 있으니 아직 시간이 많아요. 그러니 꼭 다시 만날 날이 있을 거예요.”이태호는 생각에 잠기다가 또 말을
그러나 강천희는 그의 말에 반대했다.“아이고, 선욱아. 나도 이 일을 생각하면 너 때문에 화가 나지만 그 아이는 결국 남유하의 아들이니 남유하가 자기 아들에게 백일 잔치를 열려고 하니 그것도 납득이 될 만하지. 그리고 우리 만약에 이 일 때문에 천청종을 공격한다면 분명히 말이 안 되는 거야. 그게 알려지면 다른 사람들은 우리 종문을 우습게 볼 거야.”강천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어갔다.“넌 그냥 수련이나 열심히 하는 게 좋겠어. 넌 지금 이미 7급 존왕이야. 빨리 8급 존왕으로 돌파하다록 노력해야 해. 그렇게 되면 넌 젊은 세대 중에서 가장 먼저 8급 존왕에 도달한 사람이 될 거야.”그러자 강선욱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그러게요. 수련하는 게 낫겠어요. 수련할 때만 시간이 빨리 지나는 것 같아요.”10일 후, 천청종에서는 이민재를 위해 백일 잔치를 열었다.게다가 백일 잔치에서 이태호는 자기가 아이의 친아버지라는 사실을 말했다.그러자 천청종의 제자들과 다른 종문의 사람들도 모두 충격에 빠졌다. 뜻밖에도 남유하의 첫날 밤을 빼앗아 간 사람이 바로 천청종의 천재라 불렸던 이태호일 줄은 몰랐다.다른 종문의 사람들이 떠날 때, 이태호는 모든 종문에게 상급 4급 단약 10알 씩 선물로 주었다. 비록 이런 단약은 지금의 이태호와 천청종에게 있어서는 별것이 아니었지만 다른 종문 사람들에게는 보기 드문 보물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같이 몹시 기뻤다.그리고 이태호가 이민재의 친아버지라는 소문은 재빨리 퍼졌다.5일 후!창명종의 한 대전에서 강선욱은 이를 갈며 말했다.“정말 너무했어요. 그날 밤에 남유하가 내쫓지 않고 남겨둔 그 남자가 바로 이태호였어요.”강천희도 얼굴색이 침울하기 짝이 없었다.“이 천청종은 정말 사람을 너무 업신여기는 것 같아. 내 아들이 그런 모욕을 당하게 한 것도 모자라 그 남자를 남겨두었다니. 정말 너무 하네.”강선욱이 대답했다.“어쩐지 그 녀석이 비경에서 그렇게 날뛰더니. 바로 그 일 때문에 크게 돌파를 한 게 틀림
3일 후, 창명종에서 내공이 무황 이상에 도달한 많은 제자가 떠났다.무려 20만 명이 넘는 제자들이 비검을 타고 곧장 천청종으로 향했다.그때 이태호는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고 한 정자 안에서 여유롭게 대장로와 바둑을 두고 있었다.“하하. 요놈 자식, 통통한 게 볼수록 귀엽네.”남두식은 외손자를 안고 끊임없이 장난을 치며 매우 즐거워했다.그때 이태호가 웃으며 말했다.“장인어른, 창명종 사람들이 곧 우리 종문을 공격할 것 같아요. 민재도 장인어른을 무척 좋아하는 것 같으니 이제 싸움이 나면 장인어른께서는 손을 쓰지 마세요. 종문에서 민재나 돌보세요. 우리가 나가서 싸우면 돼요. 우리에게도 9급 존왕의 내공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아요.”그러자 남두식은 정색하며 말했다.“그럴 수는 없어. 어찌 됐든 나는 아직 천청종의 종주야. 종주로서 나서서 싸우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나를 우습게 볼 거야.”옆에 서 있던 이미 9급 존왕의 내공을 돌파한 나장로가 참지 못하고 웃으면서 말했다.“하하. 종주님께서 이제 9급 존왕이 되었는데 손을 쓰지 않으시면 손이 근질근질하시겠죠? 저는 종주님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합니다.”그러자 대장로도 말했다.“그러게 말이에요. 지금은 9급 존왕이 되니 힘이 예전보다 몇 배나 더 강해진 것 같아요. 저도 한번 온 힘을 다해 싸워보고 싶어요. 상대방의 장로는 다 저한테 맡겨주세요. 여러분은 저에게서 그들을 빼앗지 마세요.”남유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됐어요. 제가 아이를 돌볼게요. 내공이 좀 낮은 제자들과 민재와 은재를 데리고 종문에 남겠으니 당신들은 나가서 싸우세요.”그러자 이태호도 쓴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사실 은재 이 계집애는 예전부터 싸우고 싶다고 줄곧 말했어요. 수민이가 이미 동의했어요. 이번에 은재도 나가서 싸우는 걸 말이에요.”남유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하지만 은재는 아직 어리잖아요. 그렇게 어린데 나가서 싸우게 한다면 경험이 부족해서 걱정돼요.”그러자 이태호가 말했다.“괜찮아요.
그때 백지연이 옆에서 말했다.“은재야, 너도 이제 천안술을 배웠고 너보다 내공이 낮거나 별로 높지 않은 사람을 잘 구별할 수 있으니 싸움이 벌어지면 너보다 내공이 좀 낮거나 비슷한 상대를 찾아서 싸우면 돼. 알겠지?”백지연도 은재에게 혹시 사고라도 날까 봐 즉시 신은재에게 조심하라고 말했다.“은재야, 되도록 우리랑 최대한 가까이에 있어. 내공이 너보다 높은 창명종 제자와 싸워서는 절대 안 돼. 알겠지? 내공이 높은 사람은 우리 종문의 고수들에게 맡기면 돼.”하지만 신은재는 그 말을 듣고 입을 삐죽하게 내밀며 말했다.“알겠다고요. 어제저녁부터 저한테 몇 번이나 말하셨는지 아세요? 오늘 또 말씀하신다니. 전 바보가 아니라고요.”신은재가 그렇게 말하니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그 말을 들은 신수민도 미소를 지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우리가 은재를 잘 챙겨줄 거야. 넌 안심하고 창명종의 다른 강자들을 상대하면 돼.”그러자 이태호도 웃으면서 대답했다.“사실 내가 지금 생각하는 건 30분 이내에 싸움을 끝내고 싶어.”신수민은 그 말을 듣고 쓴웃음을 지었다.“상대방도 사람이 많은 데다가 무황 내공을 가진 제자도 데리고 왔어. 이건 분명히 큰 싸움을 벌이자는 거야. 적이 그렇게 많은데 30분 이내에 싸움을 끝낸다는 건 너무 과한 게 아니야?”“하하. 난 오히려 가능할 것 같아.”이태호는 껄껄 웃으며 자신만만하게 대답했다.휙! 휙! 휙!천청종의 강자들과 내공이 높은 제자들은 쏜살같이 날아와서 종문 입구에 멈춰 섰다.내공이 좀 낮은 제자와 남유하처럼 아이를 돌봐야 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날아와서 창명종의 사람들과 대치하고 있었다.“이태호, 당장 나와! 죽여버릴 테야.”강선욱은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앞에 나서더니 소리쳤다.그때 이태호가 웃으며 걸어 나오면서 상대방을 보고 말했다.“강선욱, 오랜만이야. 보아하니 내공은 많이 늘지 않은 것 같고 성질만 더러워졌네.”강선욱은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하하. 내가 내공이 늘지 않
“남두식, 그러면 네 종문의 제자들이 우리 제자들을 죽였다는 걸 인정하는 거야?”강천희는 남두식을 노려보며 사악한 어조로 말했다.그러자 남두식은 냉소하며 대답했다.“하하. 인정 못 할 게 뭐가 있어? 내 사위도 이미 인정했는데. 내 사위는 내 딸의 첫날 밤을 함께 보낸 사람이니 우리도 인정하지 못할 게 없어.”“이런 개자식, 빌어먹을 네 사위를 입에 달고 아주 지랄이네. 좋아. 네 사위부터 죽여줄게.”강선욱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그가 손을 흔들자 장용은 이태호를 향해 덮쳤다.이태호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불끈 쥐고 앞으로 손을 뻗었다.그러자 강선욱의 앞에 커다란 영기로 만들어진 주먹이 나타나서 강선욱을 향해 날아갔다.“무기도 안 쓰는 걸 봐서는 날 얕잡아 보는 거야?”강선욱은 분명히 무기를 사용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이태호는 제멋대로 영기를 써서 그를 공격했다. 그래서 강선욱은 모욕감을 느꼈다.“아니야. 이 주먹의 파동은...”그러나 이내 강선욱은 겁에 질려서 안색이 어두워졌다.쿵!강선욱의 거대한 영기로 만들어진 장용은 이태호의 공격에 손쉽게 무너져서 사라졌다.“선욱아, 조심해. 이 자식의 공격은 적어도 9급 존왕이야. 이놈은 단언컨대 4급 존왕이 절대 아니야.”강천희는 이태호의 솜씨를 자세히 관찰했다. 이태호의 거대한 영기로 만들어진 주먹이 아들의 무기 공격을 무력화시킨 후에도 여전히 큰 에너지 파동이 남아있었다. 게다가 그 파동은 심지어 강천희마저도 불가능했다. 그래서 강천희는 이태호의 내공이 반드시 9급 존왕이라고 판단했다.“말도 안 돼요. 9급 존왕, 그럴 리가 있어요?”강선욱은 이미 놀라서 멍해져서 고개를 저으며 모든 것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거대한 영기로 만들어진 주먹이 점점 자신과 가까워지는 것을 목격한 강선욱은 숨이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안 돼. 난 아직 죽고 싶지 않다고!”하지만 그가 반응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강선욱은 황급히 영기로 보호막을 만들었지만 안타깝게도 이태호의 영기로 만들어
장희연도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류서영 사매도 9급 존왕인 거야? 이런 천부적인 재능이 있을 줄은 몰랐어.”지하원도 깜짝 놀랐다.쿵! 쿵! 쿵!굉음이 울리자 창명종의 강자들은 순식간에 이태호 등 사람들의 손에 죽었다. 원래 창명종에서는 존왕 내공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 않았고 게다가 강자들이 그렇게 빨리 참살당했으니 남은 제자들은 갑자기 사기를 잃었고 그들도 곧 죽었다.결국 대략 6~7만 명 정도 되는 내공이 낮은 창명종의 제자들은 항복했다.상대방의 인수가 많이 남지 않자 남두식은 창명종의 내공이 낮은 제자들에게 사물 반지만 남기고 떠나라고 했다.싸우는 과정은 모두 20분밖에 되지 않았고 그렇게 빨리 끝났다. 심지어 이태호가 예상했던 것보다도 10분이나 일찍 끝났다.“하하. 우리 종문은 이번에 유례없는 승리를 거두었어!”천청종의 제자들은 모두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그들은 예전에 그렇게 잘난 체하던 창명종이 지금의 천청종 앞에서 이렇게 바로 무너질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다를 전리품을 점검해 봐.”남두식도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마음속에 있던 고민이 끝내는 사라졌다.천청종은 겨우 1,000명 정도의 손실로 창명종을 멸망시켰다. 이런 전적이 알려지면서 다른 종문들을 뒤흔들었다.이튿날, 많은 일류 종문과 이류 종문에서 사람을 보내 천청종에게 축하의 인사를 했다.그들은 이태호가 연단사 5급이라는 말을 듣고 너도나도 놀라서 멍해졌다. 뜻밖에도 천청종에서 이런 절세의 천재가 나타나 천청종을 이끌고 다른 종문을 쉽게 제압할 수 있는 대단한 실력을 갖추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다.또 며칠이 지나자 종주 남두식은 연희를 새로운 종주로 임명했다.그리고 류서영을 부종주, 범용을 대장로, 전창민을 나장로, 장청아를 다장로로 임명했다.당시 십이지신 당주가 장로가 된 외에도 장희연과 지하원, 그리고 남아서 종문을 지키겠다는 염설아도 장로로 임명되었다.모든 일을 다 안배한 후, 이태호는 연단 보전을 꺼내 염설아에게 주었다.“설아야, 이
주위에서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면서 사람들의 눈앞에는 한 줄기 빛이 나타났다.밝은 빛 밖의 공간은 마치 새로운 세계인 것 같았다.“거의 다 왔어.”소흑초를 조종하던 남두식이 상황을 보자 이태호 등 사람들에게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비록 이 잔잔한 물결이 출렁이는 공간은 아직 통과하지 못했지만 남두식은 9급 존왕으로서 정신력이 몹시 강했다.단지 밝은 빛을 통해 느껴지는 영기만으로도 남두식은 상급 세계의 영기는 천청종보다도 엄청 뛰어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옆에 있던 대장로의 늙은 얼굴에도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다.“정말 짙은 천지의 영기가 있네요. 이 소흑초는 정말 대단하네요. 우리를 이 안에 태우고 공간을 뛰어넘어 이런 곳으로 가게 될 줄은 전혀 몰랐어요.”나장로도 흥분한 얼굴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휴... 우리 천청종보다도 영기가 더 짙은 것 같아요. 이게 바로 상급 세계인 거예요?”“우리가 정말 성공했군요. 이런 전설의 곳에 오다니요!”한편 신수민은 신은재의 아직 앳된 손을 잡고 있었다. 신은재의 얼굴에도 기쁨이 가득했다.“아빠, 나 지금 내공이 돌파할 것 같아.”신은재는 천청종을 떠날 때부터 이미 5급 존자이었고 여러 사람 중에서 가장 낮은 내공이었다.‘단지 물결 사이로 새어 나오는 천지의 영기를 조금 흡수했을 뿐인데 돌파한다고?’이로부터 새로운 천지 속의 영기가 얼마나 짙은지 알 수 있었다.흥분한 사람들을 바라보던 이태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여러분, 갑시다.”그는 말을 마치고 앞장서서 소용돌이치는 물결 속에서 걸어 나갔다.그러자 뒤에 있던 사람도 이태호의 발자취를 따라 소용돌이 속에서 하나씩 빠져나왔다.소용돌이를 빠져나온 이태호는 고개를 들어보니 주위는 안개가 겹겹이 쌓인 계곡이 있었다.숨을 한번 깊게 들이마시니 사방팔방에서 강한 천지의 영기가 몰려왔고 몸 안의 곳곳에 들어가니 사지가 모두 따스한 느낌이 들었다.남두식은 이미 바닥에 떨어진 소흑초를 보고 다시 주워서 조심스럽게 거두었다.몸 안의 미세한 변화를
이곳의 상급 세계는 존황의 내공을 가진 수련자들과 존황 이상의 강자들이 출몰할 수도 있었다.기회는 종종 위험과 공존하는 법이다.이 낯선 곳에 어떤 위기가 닥칠지는 아무도 모른다.바깥세상의 상황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자신의 숨결을 숨기는 것도 자기 안전을 위한 행동이었다.이태호는 사물 반지에서 영기를 회복할 수 있는 5급 단약을 꺼내 모두에게 나눠주었다.그러자 사람들은 모두 단약을 삼키고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영기를 회복하기 시작했다.체내의 영력이 회복되자 이태호는 이제 막 일어나서 계곡 밖의 상황을 살펴보려고 했다.문득 그의 시선은 옆에 있던 신은재에게로 향했다.책상다리하고 앉아 있던 신은재의 몸에서 갑자기 쿵 하는 소리가 났다.곧이어 5급 존자의 기운이 쑥쑥 올라가더니 신은재는 이내 6급 존자의 내공으로 돌파했다.신은재가 돌파하는 소리에 깬 백정연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놀라서 물었다.“은재야, 너 돌파했어?”수련을 마친 대장로와 다른 사람들도 은재를 바라보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내공을 돌파한 신은재를 본 대장로가 살짝 부러워하는 말투로 말했다.“하하. 역시 태호의 딸이야.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어.”옆에 있던 남유하도 웃으며 말했다.“뜻밖으로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돌파한 사람이 우리 은재였네요.”“잘했어, 은재야!”칭찬을 받은 은재는 기뻐서 마치 날아갈 것 같았고 이내 득의만만한 표정을 지었다.그러자 이태호는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칭찬하지 마세요. 더 했다가 우리 은재가 자만하면 어떡해요.”이태호가 웃으며 말했다.신은재는 이태호를 향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애교를 부렸다.“아빠, 절대 그럴 일 없어요.”이태호는 그러는 신은재를 보며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체내의 영력이 거의 회복된 것을 느낀 이태호는 먼저 몸을 일으켰다.“자, 한번 밖에 나가 봐요. 주변 상황을 물어볼 사람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는데 말입니다.”그러자 남두식은 고개를 끄덕이었다.“우리는 지금 주변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
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어마어마한 기운이 밀물처럼 주변 수십 리의 구역을 뒤덮었다.이어서 얼어붙은 공간 내에 갑자기 높이가 수 장(丈)이나 되는 공간 틈새가 나타났다.은백색의 보선(寶船)이 공간 틈새에서 천천히 빠져나왔다.그다지 크지 않은 보선의 앞머리에는 해, 달, 별, 구름 등 문양이 수놓인 흰 장포를 입은 노인이 서 있었다. 나이는 예순 정도로 보이고 백발이지만 혈기왕성해 보였다.이 노인이 바로 태일성지의 대장로 연장생이었다.그가 성지 종문의 대전 내에서 이태호가 선연을 얻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곧바로 자음진인에게 천남에 와서 이태호를 보호하겠다고 청했다.태일성지에서 출발한 후 그는 수십 만리나 넘을 수 있는 전송진을 거쳐서 천남 지역에 도착했다.천남에 이른 후 연장생은 신식을 방출해서 성공 전장에서 천남에 내려오는 착륙지를 수색하다가 마침 육무겸과 풍석천이 이태호를 협공한 장면을 포착해서 주저하지 않고 공간을 찢고 나타난 것이었다.다행히 그는 이태호가 다치기 전에 도착했다.다채로운 보선을 조종해서 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은 살기등등한 풍석천이 이태호의 코앞까지 접근한 것을 보자 안색이 음침하기 그지없었다.다음 순간, 그의 몸에서 천지를 압도하는 공포스러운 위압을 발산했고 하늘이 무너지고 대지를 붕괴하게 할 수 있는 기운이 퍼져 나왔다.이 기운을 가장 먼저 느낀 풍석천은 대경실색했고 목소리는 놀라움과 두려움으로 떨렸다.“성...성황?!”성왕급 수사인 자신으로 하여금 위기감을 느낄 수 있고 공간을 봉쇄할 수 있는 것은 성황급 대능력자가 틀림이 없었다.지금 천남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선우정혁도 7급 성자급 수사에 불과했다.그리고 상대방의 말에서 눈앞의 은발 노인은 태일성지의 사람이 분명했다.순식간에 풍석천의 등골에 식은땀이 났고 온몸에 털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그가 육무겸과 손잡아서 이태호를 공격하는 것은 태일성지가 움직이기 전에 이태호가 대능력자로 성장하지 못하게 죽이려는 것이었다.그러나 태일성지의 움직임이 이렇게 빠를
선우정혁은 이제야 비로소 육무겸과 풍석천의 속셈을 꿰뚫어보았다.그는 충혈된 눈으로 그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감히 우리 태일종의 제자에게 손을 대다니. 죽을 작정이로군! 지금 이태호는 태일성지의 제자인데 네놈들이 그의 털끝이라도 다치게 한다면 신소문과 풍씨 가문은 멸문지화를 면치 못할 거야!”선우정혁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갑작스레 공격을 진행한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일반적으로 말하면 이런 상황에 먼저 친분을 쌓기 위해 너도나도 친한 척하지 않은가.진선 정혈을 얻은 이태호는 백년도 안 된 사이에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이 두 사람은 친분을 쌓기는커녕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했다.주변에 있는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이 어리석다는 듯 흘겨보았다.육무겸은 선우정혁의 말을 듣고 냉소를 머금고 대꾸했다.“흥, 우리 신소문만 이태호를 죽이려는 게 아니다. 이놈은 하늘이 높은 줄도 모르고 여러 성지에 미운털이 박혀서 내가 대신해서 처리해 주는 거야.”이에 선우정혁의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붉은 빛이 번쩍이는 최상급 영보를 손에 쥐었다.한편으로, 허공 통로에서 막 걸어 나온 이태호는 선우정혁에게 인사하기도 전에 강렬한 살기가 자신을 노려보고 있음을 느꼈다.이어서 무서운 성왕급 기운이 밀물처럼 자신을 향해 엄습해 오면서 마치 큰 산의 제압을 받은 것 같았다.그가 반응했을 때 풍씨 가문의 가주 풍석천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덮쳐왔다.‘위험해!’위험을 느낀 이태호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바로 현황봉과 청광순, 그리고 성왕 호신부를 꺼냈다.이미 눈앞에 다가온 풍석천은 이를 보고 하찮게 여기는 표정으로 말했다.“고작 방어 영보로 성왕급 수사의 공격을 막겠단 거냐?”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먹은 이미 현황봉을 향해 날아갔다.펑. 풍석천이 날린 주먹 한 방에 현황봉이 바로 날아갔다. 예전부터 줄곧 철벽 같은 방어장벽을 만들던 현황봉에 주먹 자국이 생겼고 빽빽한 균열이 나타났으며 원래 넘쳐흘렀던 영광은 순식간
성공 전장의 끝없이 펼쳐진 허공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 있는 이태호의 몸에서는 팽배한 도운과 성스러운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그는 마치 혼돈의 허공에서 걸어 나온 진선과 같은 기품을 내뿜었다.진선 정혈을 완전히 수복한 후 그는 이 선인의 핏방울에 담긴 도운의 규칙에 대해 초보적인 깨달음을 얻었다.그는 천천히 두 눈을 떴고 칠흑 같은 눈동자에서 발산한 눈부신 빛은 바로 주변의 허공을 꿰뚫었다.깨달음을 마치고 눈을 뜬 이태호는 자기의 몸을 살펴보았다. 기혈이 용암처럼 들끓었고 육신은 홍황(洪荒) 시대의 흉수에 못지않게 단단해졌다.지금의 그는 아직 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이고 5급 경지로 돌파하지 못했지만 진선 정혈을 단련해서 천지의 이치를 깨닫게 되었고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강력해졌으며 경지의 장벽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천남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이태호는 7~8일도 걸리기 전에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이렇게 생각한 그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렸다.“역시 진선의 정혈이군. 이것을 단련해서 연결을 맺으면 천지의 규칙을 바꿀 수 있고 수천만개의 질서신련(秩序神鏈)이 나타나게 할 수 있군...” 진선 정혈을 모두 단련하였기에 앞으로 그 속에 담긴 규칙의 힘을 깨닫기만 하면 되었다. 그것을 흡수하든 대도를 인증하든 더 이상 성공 전장에 머무를 필요가 없었다.수많은 성공의 힘이 주변에 있는 허공의 힘과 어우러지며 이태호의 앞에서 순식간에 높이가 일장(一丈)이나 되는 허공 통로를 만들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주저 없이 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곧이어 무한한 별빛이 그의 몸을 휘감더니 그를 창란 세계의 천남으로 전송했다.그가 허공에서 내려갈 때 다시 창란 세계의 전모를 보았다.그는 발 밑에 있는 대지가 이렇게 작고 하늘이 이렇게 광활한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이에 그는 오직 진정한 선인만이 수시로 이런 경치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는 확고한 눈빛을 번쩍이었다.“신선이 되어야 해. 신선으로 되
“다른 성지에서 나쁜 짓을 하지 못하도록 우리 태일성지에서 가능한 빨리 이태호를 보호해야 합니다.”“...”주변에 있는 장로들이 저마다 한 마디씩 거들면서 논의하였다.이태호는 태일성지의 부속 세력인 태일종의 제자일 뿐이지만 이미 예비 제자로 될 자격을 얻었다.게다가 지금 신선으로 비승할 기연까지 얻었으니 장로들이 그를 더욱 중시하는 것은 당연했다.의자에 앉아 있는 자음진인은 그들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특히 그는 전성민을 통해 혼원성지의 성자 예진기는 요지 성녀 변청하 등과 선연을 두고 혈투를 벌이다가 결국 혼원성지의 호도신병까지 꺼냈음에도 이태호에게 선연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누구라도 이런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었다.목숨을 걸고 싸워 거의 손에 넣을 뻔한 선연을 결국 다른 사람이 가져갔다니.지금 창란 세계로 돌아온 다른 천교들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수시로 이태호를 격살할 준비를 했을 것이었다.자음진인은 잠시 망설이다가 마침내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렇다면 어느 장로가 천남에 가서 이태호를 직접 성지로 데려오겠는가?”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대답했다.“성주님, 제가 가겠습니다.”“저는 5급 성황 경지라 그 녀석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성주님, 저와 선우정혁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라 이번에 천남에 가면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으니 이 일을 저에게 맡겨 주십시오.”“...”몇몇 장로들이 모두 가고 싶다고 말하자, 자음진인은 벙글벙글 웃었다.예전에 진선 정혈을 얻은 천교들을 보면, 선연을 얻은 이태호는 백 년 안에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이 높았다.장로들이 앞다투어 천남으로 가겠다는 것은 당연히 이태호에게 잘 보이고 자기의 파벌로 끌어들이려는 계산이 있었기 때문이다.나중에 이태호가 신선으로 된다면 그들에게 가르침이라도 줄 수 있으니까.자음진인은 어찌 장로들의 생각을 모를 수 있겠는가?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여러분이 모두 가고 싶다면...”그의 말이 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