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석은 이태호 등 몇몇 사람들의 뒷모습을 보고 몹시 화가 났다. 결국엔 참지 못하고 왕사모에게 말했다. "할머니, 그게, 너무 경솔하신 거 아니에요?"하지만 왕사모는 신민석을 흘겨보며 말했다. "너 정말 아둔하구나, 이태호가 간단치 않아, 범용 이런 인물도 불러낼 만큼 그들 간의 관계가 범상치 않아."왕사모는 뜸 들이다가 또 말했다. "다시 말해 어찌 됐든 간에 우리가 밑지는 건 없잖아? 만약 쇼요 지역 건을 따온다면 우리가 돈 버는 거고 해내지 못하더라도 그때 가서 신수민 보고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면 된다.""그래요, 좋아요!"말은 이렇게 해도 신민석의 마음은 여전히 불쾌했다. 그는 신수민이 하루라도 자신의 윗자리에 있는 게 싫었기 때문이다."너무 통쾌해요, 하하, 처음으로 신수민 이 자식이 한방 맞은 꼴 봤어! 방금 퍼레진 한 얼굴 봤지!"거처로 돌아온 후에야 신수연은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맞아? 쯧쯧, 끝내 속이 뻥 뚫리네!"소지민의 속도 통쾌하기 그지없었다.하지만 신영식은 약간 조심하는 분위기였다. "통쾌하긴 통쾌한데, 신민석 그놈이 워낙 속이 좁은지라, 이번에 우리가 이겼다고 하지만 이렇게 되면 그놈 심기를 건드린 건 아닌지 모르겠구나!"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전혀 개의치 않으며 말했다. "아버지, 그렇게 생각하면 틀렸어요, 여태껏 양보하기만 한다면 만사 대길 하다고, 정말 그래요? 예전에 건드리지 않았는데도 그놈이 자꾸 괴롭혔잖아요. 반항하지 않고 반격하지 않으면 상대방에서는 우리를 쉬운 상대라 생각하고 더 괴롭히잖아요!""아버지, 매형이 말하는 게 맞아요. 반격하지 않으면 저희들을 호구로 알아요 그렇죠?"신수연은 이제 아예 이태호의 편에 선 것이었다. 지금의 그녀는 이태호 이 자식을 보는 눈길이 점점 더 부드러워졌다.필경 오늘 이태호는 그녀에게 고급 승용차를 선물해 줬고 방금까지만 해도 그들을 도와 한껏 분풀이를 하지 않았던가.알다시피 예전의 그들은 신민석의 괴롭힘을 적지 않게 받았고 그냥 참기만 했었으니 말이다.유
신수민과 신수연은 서로 쳐다보며 정말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한두 명도 아니고 200여 명인데, 그중에는 일당십 하는 사람도 적지 않고, 심지어 일당백 하는 고수도 존재하는데, 이태호가 그들 보고 잔챙이들이라니? 이 자식이 입만 열면 허풍이 줄줄 나오고 얼굴색 하나 안 변하네."라고 생각했다."음, 너무 걱정 말아, 어찌 됐든 간에 우리 집 수민이 끝내 출근할 수 있네."소지민은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수민아, 네가 사장하면 네 아버지가 일반 창고 관리원 하는 걸 지켜볼 거야? 좀 지각한다고 월급도 깎을 거야?"신수민은 그 말을 듣고 절로 부드러운 웃음이 나왔다. "그야 당연히 그렇게 못 하죠!"소지민의 눈이 반짝거리며 뭔가를 바라는 듯 신수민을 바라보았다. "저, 그러면 승진 같은 건 안 될까?"하지만 신수민은 고개를 저으며 "그런 건 안돼요, 제 생각인데 아버지를 퇴직시키려고요!""풋!"그 말을 들은 소지민의 혈압이 껑충 뛰었다. "신수민, 너 무슨 말이냐? 조기 퇴직? 왜 신수민보다 마음이 더 모지냐? 아버지 일자리까지 없애려 하냐?"신수민은 자신의 어머니가 격동되는 모습을 보고 참지 못해 웃고 말았다. "엄마, 너무 흥분하시는 거 아니에요? 아빠 보세요, 잠자코 계시는데."신수민은 잠깐 머뭇거리다 계속 말했다. "엄마, 농담이에요, 사실 퇴직이 아니라 아빠를 조기 퇴직 시키려고요. 회사에서 매년 두세 개 조기 퇴직 정원이 있잖아요? 이번에 아빠한테 주려고요! 그러면 이제 출근 안 해도 회사에서 퇴직 인원에게 매달 주는 보너스가 평시 월급의 두세배는 돼요, 이러면 어때요?""그런 거면 괜찮구나, 이 바보 같은 계집애야, 엄마를 놀래게나 만들고 참!"소지민의 어두웠던 기색이 그제야 환해졌다."언니, 드디어 사회생활에 눈이 뜨였어!"신수연도 약간 격동되었다. "내 기억에 예전에 언니는 함부로 직권을 남용해 가족을 보호하거나 그러지 않았지."신수민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나도 이제 알았어. 예전의 나라면 사람들이 수군대는 게
성격이 우락부락한 태수는 그 말을 듣고 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것 참 난감한 일이군요, 핑계를 대는 것도 힘드네요."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느닷없이 범용을 보고 말했다. "아니면, 다음에 저의 엄마를 치료한다고 해요?""그게..."범용은 아예 말문이 막혀버렸다."제기랄, 이태호 이놈의 운수 개똥밭에도 이슬 내릴 때가 있네. 오늘 진짜 죽여버릴 려 했는데 때마침 범용이 나타나서 도와주다니!"이때 이미 집으로 돌아온 구운장은 여전히 화를 삭이지 못하여 씩씩거렸다.옆에 있던 구맹이 타일렀다. "허허, 이번엔 범용의 체면을 봐서라도 그냥 넘어가자. 더욱이 이미 약속했잖아, 만약 전화 한 통에 사람을 불러내면 물러서겠다고. 나 구씨네 주인장인데 약속을 지켜야지 안 그래?"말을 마치고 그는 자신의 못난 아들을 보며 말했다. "너 요즘 이태호를 건드리지 말아라. 적어도 한동안은 범용이 엄마 병 치료하려고 그놈 곁에 딱 붙어있으니 말이다.""알았어요, 하지만 다시 내 앞에 나타나기만 해봐요, 그때면 가만 놔두지 않을 거예요!"구운장은 주먹을 꽉 쥐고 흉악스럽게 말했다. "예전에 이태호가 나의 여신과 잠자리를 가지고 아이까지 임신시키지 않았다면 수민이는 벌써 나랑 결혼했을 거요! 지금 와서 신수민이 나한테 시집 온대도 중고품 여자를 주은거나 다름없죠."이 말을 들은 구맹은 순간 낯색이 어두워지더니 구운장을 노려보았다. "너도 신수민이 중고품인 걸 아느냐? 아무리 그래도 나 구맹의 아들이고 구씨네 큰 도령이야, 일개 중고품 여자를 몇 년 동안 흠모해 오다니? 내 보기엔 너 정말 큰 꿈이 없어."구운장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도 신수민이 예쁘잖아요, 여러 해가 지나도 왠지 점점 더 예쁘게 보인 단 말이에요, 성숙해지고 더 여성스러운 멋도 있어요. 그러니 전 아직도 그녀가 좋아요."구맹은 어이가 없었지만 딱히 반박은 못했다. 왜냐하면 그가 보기에도 신수민이 정말 예쁘기 때문이다.그 몸매, 그 얼굴, 산전수전 다 겪은 그도 매번 볼때마다 절로
"안 돼요, 오빠들 제발 부탁해요, 절 놓아주세요, 엉엉!"젊은 여자는 몸매가 S라인으로 쭉 뻗었고 얼굴도 단정한 게 여성스러운 멋이 있었다.이때 그녀는 두 명의 남자에 의해 손발을 움직이지 못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없어서 그냥 입으로 놓아달라는 부탁만 하고 있었다."허허, 저번에 우리 형님이 일주일 내에 돈을 모으라고 기회를 줬는데 네가 날려버렸잖아, 이번에도 돈을 못 받으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네 몸에서 재미를 봐야겠다. 하하."옆에 서고 있는 대머리는 아등바등 거리는 여자를 보며 입술을 날름 걸렸고 눈빛에는 야릇한 기색이 감돌았다.이러한 여자는 정말 S 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몸부림 칠때 남자를 더욱 격동되게 만들었다.상대방이 너무 격렬히 반항하고 무서워하는 것을 보고 남자는 이 여자가 진짜 숫처녀가 맞는지 의심이 갔다."강형, 빨리하지 않고 뭐 해요!"손발을 붙들고 있는 두 사람들 중 하나인 노랑머리의 마음은 급해졌다. 강형이 머뭇거리는 것을 보고 그는 자신이 나서지 못한 게 한스러웠다."제기랄, 뭘 급해 하냐? 입에 덥석 문 고기를 놓치랴?"강형은 전혀 급해 하지 않고 되레 느릿느릿 대답했다.말을 마치고 그제야 허리띠를 풀려고 준비했다."펑!"그런데 이때 뒤에서 검은 그림자가 번쩍하더니 매서운 발길이 강형의 잔등을 후려쳤다. 대머리 강형은 저만치 날아가 땅바닥에 꼬꾸라져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으악!"강형은 고통스러워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나머지 둘은 그제야 정신 차려 여자를 놔두고 앞에 나타난 이태호에게 경각심을 보였다."너 누구야? 감히 우리 일에 간섭하려고? 내가 누군지 아느냐?"강형은 가까스로 일어나 전방의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이놈, 너 담도 크구나, 감히 우리 강형한테 손대다니, 왜 소설책 많이 보더니 뭐라도 되는 듯 여자를 구하겠다고?"노랑머리는 분을 이기지 못하여 주머니에서 스프링 칼을 꺼내들었다.여자는 상대방의 손 아귀에서 벗어난 후 놀라서 한편에 피해있었다. 땅바닥에 주저앉아
필경 심한 상처를 입혔으니 이태호는 상대방을 죽이기도 귀찮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말 들어보니 여자가 돈을 갚지 못하여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이었다.이런 사채를 빌려 쓰는 여자를 사실 이태호는 다소 경멸하는 편이었다. 그가 보기에는 이러한 여자들은 태반이 허영심이 강하고 미리 소비하는 걸 좋아하니까 사채를 빌려 쓴 것이다.하여 일이 이 지경까지 된 것은 그녀들의 문제도 많았다."고마워요, 구해주셔서 고마워요!"여자는 단추를 다 채우고 몇몇 건달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그제야 눈시울을 붉히며 일어나 이태호에게 감사하다고 했다."아, 괜찮아요, 지나가다가 도왔을 따름입니다."이태호는 상대방을 피뜩 한번 보고 순간 멍해졌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촌 누나? 사촌 누나예요?"생각해 보니 이번에 감옥에 들어간 시간은 장장 5년, 이 몇 년 간 사촌누나를 보지 못했다. 지금은 섹시한 옷차림에 아래는 미니스커트, 위에는 하얀 셔츠, 그기다가 화장까지 했으니 이태호는 상대방을 한 번에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었다.더욱이 예전의 왕향금이라면 근검절약하고 가정에 충실하며 화장도 할 줄 모르는 여자였는데 지금 왜 이 모양이 됐을까? 이태호는 "적어도 이렇게 섹시한 옷차림에 검정 실크까지는 입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웬일인 걸, 그때의 청순한 사촌 누나가 맞아?"라고 생각했다.감옥에서 돌아온 후 연초월과 이태식은 이태호에게 큰 이모네 집에서 자기네를 잘 대해 주었고 몇 번에 걸쳐 2650만 원이란 돈도 빌려주었다고 말했다.이태호는 원래 친척들을 새집에 불러들여 새집들이 할 겸 식사를 대접 시키고 빚진 돈도 갚으려고 했는데 요 두 날 하도 바빠서 신경 쓰지 못했다.왕향금은 다름이 아니라 큰 이모의 딸이었다. 방금 만약 이태호와 마주치지 않았다면 그녀에게 무슨 일이 발생할지 누구도 장담 못 한다."너? 이태호 맞지?"왕향금은 숲속에서 새어 나오는 희미한 불빛을 빌어 이태호를 깐깐히 훑어보았다. 이태호가 명품 옷을 입고 멋진 모습으로 그녀 앞에 나타날 줄
"뭐 갚아준다고? 허허, 갚을 만해? 고작 2천여만 원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네가 우리 집에 빚진 게 2천여만 원밖에 안돼?"왕향금은 쓴웃음을 지었고 눈에는 원한의 빛이 서렸다.이태호의 마음에는 거친 파도가 일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왕년에 자신과 그렇게 관계가 좋았던 사촌누나가 왜 이런 눈빛으로 보는지 이해가 안 됐다.일이 겉보기처럼 그렇게 쉽지 않다는 걸 이태호는 알고 있다. 그동안 사촌누나 집은 도대체 어떤 일을 겪어왔을까?"사촌누나, 대체 무슨 일이에요? 왜 그리 많은 빚을 진 거예요? 그 사람들은 왜 그리 협박하는 거요?"이태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면전에 있는 왕향금에게 물었다.왕향금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래, 네가 돈은 갚는다고 했지? 그런데 너희 집은 어디로 이사를 갔어? 어제 네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네 집을 찾아가니 이사를 가고 한 사람도 없더라. 네 부모한테 전화해도 받지 않고."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계면쩍게 웃으며 말했다. "사촌누나 진짜 미안해요. 제가 아빠한테 새 핸드폰을 사준 후에 번호를 바꾸고 알려주지 않았네요. 어제 우리를 찾을 줄 생각 못 했어요. 원래는 내일이나 모레에 돈을 갚으려고 했어요."여기까지 말하고 한숨 돌리더니 진지하게 왕향금을 보며 물었다. "사촌누나, 방금 그 사람들이 무슨 상황인데요? 알려 주지도 않고 뭐 해요!"왕향금은 이태호가 거짓말하는 것 같지 않아 그제야 한숨 쉬며 말했다. "아, 말도 마. 네 이모 그전에 수술할 때 2500만 원이 부족하니 아빠가 나를 네 집에 보내 돈 갚으라 했지. 근데 네 집에 돈이 없고 네 부모님도 매달 하현우한테 빚을 갚고 있는 걸 알아."이태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래서 가보기는 가봤네요. 그리고 제 부모님이 가지고 있는 전부 재산 5만 원을 줬더니 누나가 화가 나서 돈을 땅에 던지고 나왔죠? 맞죠?"왕향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맞아, 그땐 정말 절망적이었어. 아빠는 엄마가 자꾸 너네 집에 돈 빌려주는 일 땜에 여러 번 엄마하
이태호는 그 말을 듣더니 약간 놀란 듯 물었다. "누나 술집에서 출근하면 월급이 적지 않겠는데, 그기다 1년 동안 빚을 갚았는데 아직도 3천만 원이나 모자라요? 2천만 원 빌린 거 아니에요?""허허, 이놈들 정말 날강도들이야, 원래 이자가 많이 높잖은데다 계약서에 속임수를 쓴 걸 내가 알아채지 못하고 속았어. 내가 지금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이자도 갚지 못하거니와 갚을 돈이 점점 더 많아졌어."왕향금은 쓴웃음을 지으며 계속 말했다. "맞다. 어제저녁에 어떤 금수저가 나보고 밖에 나와서 자기하고 하룻밤같이 있으면 5천만 원 준다 했어.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결국엔 거절하기는 했는데. 이젠 나도 무서워, 언제 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그 길로 나아갈지..."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이렇게 해요, 사촌 누나, 일단은 너무 늦었으니 내일 아침에 제가 저놈들을 찾아가 누나를 도와 돈을 갚을게요."비록 저 사람들이 고약하기는 했지만 이태호는 번거로운 게 싫어서, 더욱이 3천만 원이 많은 돈도 아니기도 하니 왕향금을 도와 일단 빚을 청산하려고 한 것이다."미안해!"왕향금은 이태호를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웃고 말았다. "아까는 네가 나를 구해줬는데 너한테 귀싸대기나 날리고. 나는 또 너네 집에서 나를 피하느라고 도망갔는가 했잖아. 필경 셋째 이모와 이모부 전화가 안 통하니 빚진 돈 갚지 않으려고 도망간 줄 알았어.""괜찮아요, 미안하다는 말은 제가 해야죠. 요 몇 년 간 제가 감옥에 들어간 후에 누나 집에서 우리 집 많이 돌봐주었잖아요. 그 은혜를 제대로 갚지도 못했는데 어딜 도망가요?"이태호는 웃으면서 말했다. 지금의 그는 사촌 누나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다."태호야, 너 괜찮아?"이때 숲속 밖에서 어떤 사람이 걸어왔다. 바로 이태식이었다.이태호는 뒤돌아 보며 말했다. "아버지, 왜 오셨어요?"이태식은 멀지 않은 곳에서 말했다. "흠, 네가 들어간지 얼마 안 되어 그 몇몇 건달들이 뛰쳐나오는 건 봤는데 너는 안 나오는 거야, 네 엄마랑 네 마누라가
"맞다, 태호야, 너 마누라 있지? 아까 이모부가 말하기를 셋째 이모랑 너 마누라가 걱정한다며?"세 사람은 대나무 숲 밖으로 걸어 나왔다. 왕향금은 갑자기 뭐가 생각난 듯 의아한 표정으로 이태호한테 물었다.아직까지도 그녀는 이태호가 마누라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그녀는 며칠전에서야 전 이태호가 출소한 후에 전 여자친구 정주희와 하현우의 결혼식에 난리를 피운 소문을 들었다.자세한 내용은 그녀도 잘 몰랐고 다만 동네방네 돌아다니는 소문만 들었을 뿐이었다.이태호가 출소 한 걸 알고 또한 사채업자들이 너무 협박하는지라 어쩔 수없이 셋째 이모한테 전화를 했다. 하지만 전화를 안 받으니 돈을 갚지 않으려고 이태호가 나오자마자 가족들을 데리고 도망쳤는가 했다.필경 현실에는 이러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으니 말이다.이태호는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마누라 있어요, 뭐 인생길 걷다 보니 꽃길이 나타난 거죠. 말하자면 긴데 지금은 마누라도 있고 딸아이도 있어요. 좋죠!"이 말을 들은 왕향금의 속이 철렁했다. 사촌 동생이 왜 이토록 빨리 색시를 맞이했는가 했더니 애 딸린 돌싱을 찾은 거였다 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촌 동생 집 형편이 좋은 편이 아니고 게다가 방금 출소한 거라 애 딸린 여자라도 시집오겠다면 이태호한테는 엎드려 절하기였다."응, 좋구나, 마누라도 생겼고 딸아이도 있으니. 너 한방 제대로 해냈구나. 네 아빠 엄마도 시름 다 놓았어."왕향금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앞에서 걸어가는 이태호를 보고 나지막이 말했다. "맞다. 태호야, 나 술집에서 일하는 걸 네 아빠 엄마한테 말하면 안 돼. 그리고 내가 돈 갚지 못 한 일도 너 이모, 이모부한테 말하지 말아 줘. 엄마 아빠 아직 모르셔, 그냥 친구한테서 빌린 돈인데 이미 다 갚았다고 말했거든."이태호는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심하세요, 누나, 절대로 말하지 않을게요.""네가 알고 있으면 돼, 내일에 나를 도와 1천2백만 원 갚으면 정말 좋겠어. 그러면 나도 좀 한숨 돌릴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