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부인은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다른 세 명과 함께 사람들을 데리고 문성준 등의 시체들을 들고 떠났다.그들이 떠난 뒤 대장로가 말했다.“주주님, 저희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너무 겁을 먹은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까요? 상대방은 성주부 사람을 죽였습니다. 아주 많은 세력이 보고 있어요.”백선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렇게 하지. 비록 우리는 문 성주를 위해 복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티는 내야 해. 우선 상대방의 동향을 살핀 뒤 그들이 묵고 있는 곳을 찾게 된다면 그를 찾아가서 만나야겠어. 그게 나을 것 같네.”대장로는 그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이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이게 전부였다.그들은 한 시간 뒤 이태호와 백지연의 행방을 찾았고 이태호와 백지연이 계의당에서 지낸다는 걸 알게 되었다.“계의당에서 묵고 있다고?”이태호가 계의당에서 묵는다는 말에 백선형은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그의 얼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네. 계의당은 전부 여자뿐인데 이태호는 어떻게 계의당에서 묵는 걸까요? 이 일을 알게 된 뒤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태호가 그들과 사이인지 모르겠습니다!”조사를 책임졌던 나장로가 쓴웃음을 지었다.“계의당 당주는 절세 미녀라고 하던데. 나도 만난 적은 없지만 소문은 들었네.”백선형은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이태호의 곁에 있는 여자도 보기 드문 미녀라고 합니다. 내공도 대단하고 나이도 어려서 설마 계의당에 미녀들이 많은 걸 알고 그곳으로 간 건 아닐까요?”옆에 있던 대장로가 웃으며 말했다.“그것도 불가능한 건 아니죠. 지금 젊고 실력 좋은 젊은이들은 다들 여자 뒤꽁무니를 쫓으니 말이에요.”“가보자고. 그들이 계의당에서 묵는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지금 당장 가봐야겠어. 그냥 보여주기식으로 고수들을 많이 데리고 가는 거야. 다른 세력들에게 우리가 적어도 따지러 갔다는 걸 보여줘야지.”백선형은 잠깐 고민한 뒤 말했다.이때 이태호와 백지연은 이미 점심을 다 먹고 계의당
장청아는 미간을 구겼다.“우리는 주주부 사람들과 종래로 왕래한 적이 없고, 그들의 심기를 거스른 적도 없는데 왜 우리를 찾아온 거지?”이때 주영현이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당주님, 큰일이에요. 조금 전에 들어보니 성주부의 6대 장로와 성주님이 한 남자에게 죽임당했다고 해요. 그 남자가 실력이 아주 대단해서 혼자서 그들을 전부 죽였대요...”대장로는 그 말을 듣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세상에, 성주부 사람들이 죽자마자 주주부 사람들이 우리를 찾아오다니, 설마 성주부 사람들을 죽인 게 우리 신전 주인님일까요?”장청아는 어두워진 안색으로 말했다.“그러고 보니 그럴 가능성이 아주 커요. 구용시에서 혼자서 성주부의 그렇게 많은 강자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우리 신전 주인님뿐일 거예요.”말을 마친 뒤 장청아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우리 신전 주인님, 정말 사고뭉치네요. 이제 이틀 뒤면 남운시로 돌아갈 텐데 이럴 때 이런 사고를 칠 줄이야.”대장로는 주영현을 보며 말했다.“영현아, 지금 당장 가서 신전 주인님을 찾아. 만약 주주부 사람들이 시비를 걸러 온 거라면 오직 주인님만이 막을 수 있을 거야.”이때 주영현의 마음속에서는 커다란 파도가 쳤다. 그는 이태호와 백지연이 잠깐 쇼핑하러 나갔다가 이런 큰 소동을 일으킬 줄은 몰랐다.“네, 지금 갈게요!”주영현은 고개를 끄덕인 뒤 뛰쳐나갔다.장청아는 장로들을 보며 말했다.“가시죠. 사람들을 많이 불러서 주주님을 맞이하러 가요.”이내 장청아는 사람들을 데리고 밖으로 향했다. 별장 밖 마당에 백선형 등 사람들이 있었다.“당신이 바로 계의당 당주, 장청아인가?”백선형은 덤덤한 표정으로 장청아를 보았다. 그의 눈빛이 살짝 빛났다. 장청아가 미인이라는 말은 일찌감치 들은 적이 있었지만 오늘 보니 확실히 눈앞이 환해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마치 그림에서 나온 여신 같았다.장청아는 고개를 끄덕인 뒤 사람들과 함께 예를 갖췄다.“백 주주님을 뵙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백
이태호는 거기까지 말한 뒤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어갔다.“여기에 온 건 내가 계의당이랑 관련이 있기 때문이죠. 성주부 일은 문성준이 천우당의 복수를 돕겠다고 나서서예요. 천우당은 절대 좋은 파벌이 아니에요. 그런데 그런 그들의 편을 들려고 했으니 내가 그 인간쓰레기들을 처리한 거죠. 그게 뭐가 지나치다는 거죠?”백선형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는 사실 주주라는 신분을 이용하면 이태호가 조금 꺼리며 사과할 줄 알았다. 그러면 그도 사람을 데리고 그냥 떠날 생각이었다. 그것들은 전부 보여주기식에 불과했다.그러나 그는 이태호가 그의 체면 따위는 전혀 개의치 않을 줄은 몰랐다. 심지어 말을 들어 보니 고개를 수그리려는 의지가 전혀 없는 듯했다.백선형은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나직하게 말했다.“이태호 군주, 난 그래도 주주야. 내 체면을 조금 생각해 줘야 하지 않겠어?”이태호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이내 상대방의 의도를 눈치챘다.그는 이내 웃으며 말했다.“아이고, 정말 죄송하게 됐습니다. 그 일은 제가 좀 지나쳤던 것 같습니다. 주주님 기분을 미처 고려하지 못했습니다.”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손바닥을 뒤집어 3품 저급 단약을 그에게 건넸다.“이건 3품 저급 단약입니다. 주주님께서는 8급 무왕 최정상이시죠? 이 단약이 있다면 주주님은 단번에 1급 무황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제 사죄의 선물이라고 생각해 주십시오.”“헉!”백선형은 그 단약을 보자 헛숨을 들이켰다. 그는 사실 이태호가 그저 말로 간단히 사과하길 바랄 뿐이었다.그런데 상대방은 그에게 무려 3품 저급 단약 한 알을 주었다. 백선형은 살면서 처음으로 보는 3품 저급 단약이었다.귀중한 보물을 얻게 되자 그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는 침을 꿀꺽 삼킨 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봤다.“이, 이 단약을 내게 준단 말인가?”이태호는 미간을 찡그리며 말했다.“그럼요. 제가 뜻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건가요? 백 주주님, 눈에 차지 않
대장로의 귀띔에 백선형은 뒤늦게 반응했다. 3품 저급 연단사는 전설 속에만 존재하는 줄로 알았었다. 그런 사람이 있다는 말은 들어본 적도 없는데, 이태호가 3품 저급 단약을 꺼내는 걸 보면 그의 연단 기술이 또 성장했다는 걸 의미했다. 그리고 그는 아마 3품 연단사일 것이다.사이트에서 봤던 정보는 분명 제때 업로드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그 사이트 정보에 따르면 이태호는 적어도 2품 중급 연단사였다.“그렇지. 이태호 군주, 우리 연락처를 남기는 게 좋겠어. 앞으로 도움이 필요하다면 아무 때나 나한테 얘기해.”백선형은 뒤늦게 반응하더니 이내 이태호에게 말했다.주주가 휴대전화까지 꺼내며 이태호와 연락처를 교환하겠다고 했으니 이태호도 차마 거절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이태호 군주, 그러면 우리는 이만 가보겠네.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시게나.”백선형의 말투가 조금 정중해졌다. 그는 말을 마친 뒤 이내 사람들을 데리고 떠났다.“신전 주인님, 대단하시네요. 3품 저급 단약을 꺼내시다니. 그 단약도 주인님이 만드신 거죠?”그들이 떠나자 장청아는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서며 물었다.사람들의 기대 가득한 눈빛 속에서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내가 만든 거지. 하지만 아직 능숙하지는 않아. 저런 단약을 많이 만들지도 못했고. 다들 열심히 수련해. 내공이 강해야 쓸 수 있으니까.”장청아 등 사람들은 그 말을 듣자 더욱 흥분했다. 이런 단약은 1급이나 2급 무황의 강자에게는 아주 효과적이었다.“주주님, 너무 잘 됐어요. 그러면 주주님 이제 곧 1급 무황이 되시겠네요? 그건 무려 3품 단약이잖아요.”돌아가는 길에 주주부 사람들은 무척 흥분했다.백선형 역시 들떠서 말했다.“하하, 그냥 보여주기식으로 간 것이었는데 이렇게 큰 수확이 있을 줄이야. 정말 잘된 일이지. 3품 저급 단약이라니, 이태호는 분명 3품 저급 연단사가 됐을 거야.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단약을 아까워서 나에게 주지 못했겠지. 우리는 아는 사이가 아니었으니 말이
나장로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분명 그럴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그런 우연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3대 군신은 일주일 내로 연이어 무황이 되었으니 우연치곤 이상한 일이죠.”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장로의 추측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이태호라는 사람 정말 보통 인물이 아닐 거야. 다들 꼭 기억해 둬. 절대 그의 심기를 거스르면 안 돼. 앞으로 그에게 잘 보일 기회가 있다면 꼭 그의 비위를 맞춰야 해.”백선형은 마지막에 진지한 얼굴로 장로들과 호법들에게 말했다.같은 시각, 이태호와 백지연은 자신들이 묵고 있는 별장으로 돌아갔다.백지연은 잠깐 수련한 뒤 몸속에서 아주 은은한 파동을 느꼈다.그 파동은 아주 은은한 탓에 눈치채기 어려웠고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그러나 그러한 파동도 이태호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이태호는 백지연이 일어나자 말했다.“좋네. 드디어 1급 기사가 되었어. 지금의 넌 진짜 수련의 문턱을 넘은 거야. 진짜 수련자라고 할 수 있지.”백지연은 순간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뭐든 오빠의 눈을 속일 수 없겠어요. 전 오빠에게 서프라이즈를 줄 생각이었어요. 제가 직접 말하고 싶었는데.”이태호는 덤덤히 말했다.“이 방면에서 넌 나를 속일 수 없어. 난 너보다 내공이 훨씬 더 높으니까. 내공이 업그레이드될 때마다 체내에 파동이 생기는데 그건 숨기기 몹시 어려워. 특히 어떠한 큰 경지에 이르렀을 때는 더더욱 그렇지. 이제 막 내공이 업그레이드되었다면 갑자기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에너지에 당장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내공을 들키기가 아주 쉬워. 뭔가 특별한 기술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쉽게 상대방의 내공을 읽을 수 있지.”백지연은 그 말을 듣고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그렇군요. 헤헤, 좋네요. 오늘 또 오빠에게서 수련하는 법을 배웠어요.”말을 마친 뒤 백지연은 주먹을 쥐고 말했다.“체내에서 갑자기 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기분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전 지금 기사예요. 무왕이 되는 순간이 온다면 분명 더 기분이 좋
백지연은 그제야 알았다는 듯 말했다.“그래요, 잊을 뻔했네요. 스스로 수련할 수 있기를 원했어요.”이태호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숙께서 약속했었어. 찾을 수만 있다면 문제없을 거야. 몇 달 후면 수련할 수 있을 거야.”그러자 백지연이 고개를 들어 이태호를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여보, 그럼 나 이제 천안술을 배워도 되지 않을까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물론 문제없지, 하지만 천안술을 배우기 전에 내가 먼저 천안을 열어줄게. 전에 말했듯이, 천안을 열 때는 옷을 다 벗고 침대에 엎드려 있어야 해.”이 말을 들은 백지연의 얼굴에 홍조를 띠더니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그렇게 할게요. 어차피 난 오빠 여자인데, 오빠가 볼까 봐 두렵겠어요?”이태호는 웃으며 백지연을 향해 말했다.“그래, 그럼 지금부터 시작하자, 어쨌든 10분 정도면 되는 일이야.”이태호는 말하면서 손바닥을 펼치더니 은침이 든 상자를 꺼내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백지연은 숨을 크게 내쉬고 나서야 천천히 옷을 벗고는 침대에 엎드렸다.백지연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몸매와 하얀 피부를 바라보던 이태호는 참지 못하고 마른 침을 삼키고, 그제야 은침을 집어 들며 신신당부했다.“참, 미리 얘기해야 할 게 있어. 천안을 여는 일이 거의 끝날 무렵 은침을 하나씩 빼야 하는데 은침을 빼는 순간, 너의 몸은 더없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 넌 참지 못하고 신음을 낼 수도 있는데 정상적인 반응이니 민망해하지 말아.”그 말을 들은 백지연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이태호를 흘겨보며 말했다.“난 안 그럴 거예요. 편하면 얼마나 편하다고 신음까지 내겠어요? 난 분명 참을 수 있을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이태호는 그녀의 엉덩이를 툭 쳤다.“아!”백지연은 자기도 모르게 소리치고 나서 이태호를 돌아보며 물었다.“뭐 하는 거예요?”이태호가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이것도 못 참으면서 좀 있다 소리 내지 않을 수 있겠어?”백지연은 어이가 없다는 표
“오, 오빠 뭐 하는 거예요?”그러자 백지연은 가슴이 두근거려 자기도 모르게 수줍게 물었다.이태호는 그런 백지연을 향해 싱긋 웃으며 말했다.“알면서 일부러 묻는 거 아니야?”말을 마친 두 사람은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이태호는 오후가 되어서야 일어나 단약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최근에 단약을 만드는 재료를 많이 얻었기 때문에 이태호도 쉴 틈이 없었다. 다음날도 종일 단약을 만들었고, 끝내 2품 단약이 꽤 많이 만들어졌다.물론 2품 단약 외에도 1품 단약도 단숨에 십여 개를 정제했다.또 어느 날 아침, 장청아 등은 마침내 이곳의 모든 산업을 처리하고 함께 남운시로 출발했다.이틀 후, 남운시에 도착하자 사람들은 매우 기뻐했다.이태호는 범용에게 계의당의 장청아 등을 데리고 가서 묵을 곳을 찾게 하고, 본인은 백지연과 함께 군주부로 돌아갔다.“언니, 저기 봐요, 형부와 지연 씨가 돌아왔어요!”군주부의 대문에 들어서자마자 두 사람을 한눈에 알아 본 신수연이 산책 중인 신수민에게 말했다.그 말을 들은 신수민은 속으로 기뻐했다.“정말이네. 태호 씨 이번에는 정말 기뻤겠네. 10여 일 동안 나갔는데 갑자기 파벌을 두 군데나 찾다니. 파벌을 참 빨리 찾는단 말이야.”“아빠, 아빠!”신은재는 이내 이태호와 백지연을 향해 달려왔다.“설마, 아니지? 이 속도는 너무 빠르잖아!”백지연은 신은재의 속도를 보고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 신은재는 재능이 너무 뛰어났다. 어린 나이에 내공이 또 한껏 는 듯한 모습이었다.이태호는 쪼그려 앉아 달려오는 신은재를 안아 올린 뒤 물었다.“은재야, 너 또 많이 돌파했겠구나? 지금은 내공이 어느 정도야?”신은재는 아빠의 말에 갑자기 조그마한 머리를 치켜들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헤헤, 소아 언니랑 소운 언니의 말로는 저 이젠 9급 종사래요. 내가 조금만 더 열심히 수련하면 일급 기사를 돌파할 수 있을 거랬어요.”“설마? 너는 곧 일급 기사가 되는구나!”옆에 있던 백지연은 원래 자신이 일급 기사를 돌파했
이태호는 어색한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휴, 이틀 동안 면도하는 걸 잊었구나. 이 수염은 정말 빨리 자라는 것 같아.”말을 마친 이태호의 손바닥에는 얇은 영기가 응집되었다. 그러고 나서 자신의 턱과 입을 몇 번 문질렀더니 지저분하던 수염들이 그렇게 사라졌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신은재의 눈빛이 반짝거렸다.“어머, 아빠, 이렇게 면도할 수도 있어요? 아빠 참 대단해요!”백지연도 깜짝 놀라 물었다.“이럴 수도 있어요?”이태호는 자신도 모르게 하하 웃으며 말했다.“하하, 당연하지, 영기를 좀 낭비할 뿐이지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니야. 물론 내공을 좀 더 높이고 정신력을 키워야 해. 그렇지 않으면 깨끗하게 다듬어지진 못할 거야.”“이렇게 수염 깎는 건 나도 처음 봐.”신수민이 다가와 이태호에게 눈짓했다.이태호는 신은재를 내려놓고 부드러운 눈으로 신수민을 바라보며 물었다.“여보, 요 며칠 내가 집에 없었는데, 나 안 보고 싶었어?”신수민은 얼굴을 살짝 붉히더니 이태호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 “수연이와 엄마도 있는데 무슨 헛소리야?”옆에 있던 소지민은 입을 가리고 웃으며 말했다.“허허, 괜찮아, 보고 싶었어. 당연히 보고 싶었지. 넌 수민이 남편인데 보고 싶지 않을 수 있겠어?”이태호는 웃으면서 말했다.“수민아, 내공을 빨리 돌파했네? 어느새 벌써 3급 기사가 됐구나.”신수민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당연하지, 당신이 없는 동안 헛되이 보내지 않았어. 할 일이 없으면 계속 수련에 전념했거든. 수련하는데 1품 영초를 세 뿌리나 사용했어. 그랬더니 속도가 아주 빨라.”“와, 대단해요, 수민 언니, 벌써 3급이나 됐네요.”백지연은 그 말을 듣자마자 부러운 표정으로 신수민을 바라보다가 말했다.“헤헤, 나도 좋은 소식이 있어요. 나도 지금 기사예요. 비록 아직 1급이지만요. 아, 나는 이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어쨌든, 이건 내가 이미 수련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하잖아요.”신수민은 순간 눈이 번쩍 뜨여 백지연과 함께 기뻐하며 말했다
순식간에 주변 10여 리에 있는 허공에서 우두둑거리는 소리가 났고 수많은 거미줄 같은 공간의 틈새가 나타났다.깨진 틈새에서 지수풍화(地水風火)가 쏟아져 나왔고 그중에서 어둡고 허무한 공간을 드러냈다.조시환의 눈에서 서늘한 빛이 번뜩거렸고 살기가 극에 이르렀다. 이태호의 종적을 알게 되고 나서 조시환은 곧바로 날아왔다. 그러나 그가 도착하자마자 조보성이 격살당하는 장면을 보게 될 줄이야.엄청난 충격을 받은 조시환의 분노가 최고조로 차올랐고 이태호에 대한 살기가 더욱 깊어졌다.조보성이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인데 또 이태호의 손에 죽다니!조시환의 마음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그는 강렬한 살의를 품은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네 이놈! 오늘 내가 꼭 네 놈을 죽일 거야!”조시환은 이를 갈면서 노기어린 목소리로 외쳤다. 그는 9급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팽배한 영기가 빛기둥처럼 뿜어져 나왔고 허공에서 공포스러운 굉음을 냈다.격렬한 충격파는 주변의 모래와 자갈을 휩쓸고 화살처럼 사방으로 날아갔다.이태호가 반응하기도 전에 격렬한 음폭 소리가 들려왔다.위기가 다가온 것을 느낀 이태호는 주저 없이 단전 내의 수많은 천지의 영기를 바로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주입하였다.손바닥만 한 현황종이 ‘땡’ 소리를 내면서 고막을 찢을 것 같은 우렁찬 종소리를 냈고 사방에서 들끓은 지수화풍(地水火風)은 순식간에 진압되어 가루로 되었다.이어서 수많은 현황의 기운이 내려오면서 이태호의 주변에 보호캡을 형성했다.“펑!”조시환이 날린 주먹 공격들이 현황종의 보호캡에 부딪히면서 보호캡이 흔들렸고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어쨌든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은 이태호를 훨씬 능가했기 때문이다.보잘것없는 중급 영보는 그의 공격을 막을 수 없었다.현황종에서 도자기에 금이 가는 소리처럼 청아가 소리가 들려왔다.이윽고 이태호는 머리 위에 있는 현황종에 균열이 촘촘히 난 것을 발견했고 수시로 깨질 것처럼 보였다. 그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고
조보성은 용처럼 강한 기운을 발산한 긴 창을 휘두르고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그의 창법이 강력하고 화산을 꺾을 기세를 내뿜었으며 창살은 진룡처럼 스쳐 지나가는 모든 물건을 부숴버렸다.주변의 공간마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고 찢어져서 수많은 거미줄 같은 틈새가 나타났다.눈 깜짝할 사이에 조보성은 이태호의 눈앞에 다가왔다. 이태호의 안색이 확 변했고 적소검을 들고 앞으로 내리찍자 천 장이나 높고 금선(金線)과 같은 검기가 생성되면서 허공을 가르며 덮쳐온 창끝을 내리쳤다.“챙! 챙!...”하늘에서 병기가 격돌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번 부딪힐 때마다 생성한 거대한 충격파는 마치 여름의 천둥소리와 같은 굉음을 냈다.주변 수 리 내에 있는 대지나 골짜기를 모두 초토화시켰다.조보성은 이태호와 싸울수록 속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는 이미 전력을 다했으나 이태호는 표정조차 변하지 않았다.오히려 이태호가 날린 일격에 그가 창대를 쥐고 있는 손아귀가 아팠고 온몸의 기혈이 솟구쳐 올랐다.조보성은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고 또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으며 자신보다 경지가 높은 수사와 싸울 수 있는 천교의 특성 때문에 일반 수사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이 점을 알아챈 조보성은 조시환이 올 때까지 이태호를 붙잡으려고 하였다.이태호도 조보성의 의도를 눈치챘다.그의 신식은 수십 리 밖에서 엄청난 기운을 내뿜으면서 빠르게 이쪽으로 날아온 10여 명의 수사가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그래서 이태호는 속으로 더욱 초조해졌다.‘젠장! 이대로 가다간 내 체내의 영기가 바닥이 날 거고 오래 버틸 수 없어! 일단 이 사람을 해결한 다음 대허공전송부로 도망치자!’이렇게 생각한 이태호는 마음이 아팠다. 대허공전송부를 가진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바로 사용해야 한다니.그러나 지금 전투 중에 있어서 정신을 분산시켜서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그가 들고 있는 작은 산봉우리와 같은 현황봉이 점점 커지면서 웅장한 신산(神山)으로 되어
조부성은 허공에 서서 이태호가 자신의 기습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의아해했다.자신의 내공은 3급 성자 경지이고 또 몰래 습격한 것인데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한순간에 반응하기 힘들 것이다.이태호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을 느끼면서 조부성의 표정이 굳어졌고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창망산맥에서 돌아온 가문 장로들과 제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그때 이태호는 8급 존황 경지의 수사에 불과했다.그러나 그는 두 달 만에 2급 성자 경지의 수사로 되었다.조부성은 수련 속도가 이렇게 빠른 수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이와 동시에.긴 창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한 이태호도 지금 이 백수산맥의 곳곳에 조씨 가문의 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내가 소홀했군. 조씨 가문의 반응이 이렇게 빠른 줄은 몰랐어. 반나절 만에 2천 리 밖에서 여기로 찾아왔다니.’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적소검과 현황 이화봉 두 영보를 바로 꺼냈다.영보를 꺼내서 계속 싸우겠다는 자세를 취한 이태호를 보면서 조보성의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고 냉소를 흘리면서 말했다.“이태호, 순순히 항복하면 살려줄 수 있어!”조보성은 거만하고 경멸한 말투로 말했지만 실은 이태호를 감히 무시하지 못했다.어쨌든 2급 성자 경지의 조명곤과 조해룡이 모두 이태호의 손에 죽었으니까.그는 말하면서 몰래 영패로 수십 리 밖에 있는 조시환에게 연락하였다.수십 리 밖의 비행선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조시환은 갑자기 허리에 찬 영패의 진동을 느꼈다.그가 신식으로 영패를 한번 훑어보고 나서 눈을 번쩍 뜨고 갑판에서 벌떡 일어섰다.“드디어 찾았군!”조시환은 흥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곧바로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조보성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동시에 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정보를 받고 급속히 날아왔다....산골짜기 상공에서. 영보를 꺼낸 이태호는 조보성의 말을 듣고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이태호는 헛소리하지 않고 온몸의 검의를 내뿜
이태호는 옥부를 단련하기 위해 많은 영기를 소모했다. 그는 신식으로 단전 내를 들여다보니 원래 황금빛으로 일렁거리는 바다가 다소 어두워졌다.그는 바로 사물 반지에서 단약 두 알을 꺼냈고, 엄지손가락만 한 단약을 주저 없이 입에 넣었다. 단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순수한 약효가 그의 온몸에 퍼졌다.엄청난 약효가 순식간에 단전 내의 천지 영기를 끊임없이 순환시켰고 솟구치는 영기는 경맥을 따라서 운행하면서 경맥의 장벽에 내리쳤다.이태호는 오심조천(五心朝天)의 자체를 취하고 천천히 수련하기 시작했다.한 시간 후, 그가 영단의 약효를 완전히 흡수하고 나서 공법의 운행을 멈추었다.지금 이태호의 기운은 산악처럼 웅장하였고 주변에 피어오르는 하얀 안개에 공기를 가를 수 있는 힘이 들어 있다. 그의 호흡에 따라서 하얀 안개는 모두 그의 코로 빨려 들어갔다.체내에 남긴 약효를 깨끗하게 흡수하고 나서야 그는 눈을 떴다.이태호는 기력을 회복하였고 기혈이 뜨거운 도가니처럼 왕성한 것을 느끼면서 백수산맥을 떠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이번에 천지의 영화를 찾으러 왔다가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보물을 얻었다.혼돈 마수, 유명마경, 대허공전송부 등을 보면 어느 것이든 창란 세계에서 모두 값진 보물이었다.이제 계속 산골짜기에 있어도 무의미해졌다. 자칫하면 백수산맥의 깊숙한 곳에 있는 성자급 흉수나 수왕의 주의를 끌지도 모른다. 그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그리고 전에 이태호가 조광학 등을 격살했기에 지금쯤 조씨 가문이 이 소식을 듣고 격노에 처했을 것이다. 지금 떠나지 않다가 조씨 가문이 여기까지 쫓아오면 큰일 날 수도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가 하늘로 솟아오른 후 곧바로 산골짜기 밖으로 날아갔다.그는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상고 마도 수사의 유적에서 빠져나온온 후 산골짜기에서 나와버렸다.그러나 이태호가 산골짜기에서 나가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살기가 충만한 신식이 그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이
조시환의 말을 들은 비행선에 있는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모두 차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외쳤다.“대장로님,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이 백수산맥의 땅을 세 자 깊이로 파서라도 그놈을 꼭 찾아내겠습니다!”“감히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다니, 우리 가문을 만만하게 여기는 거야?!”“빌어먹을 이태호! 지난번에 태일종 종주가 제때 오지 않았다면 벌써 대장로님의 손에 죽었을 겁니다.”“...”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공동의 적개심을 가지고 눈빛이 살기로 이글이글 타올랐다.대부분 사람은 이태호를 본 적이 없었지만 모두 그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지난번에 창망산맥에서 가문의 천교 조광학은 이태호에 의해 팔이 잘렸고 황급하게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다.이건 제자 간의 정상적인 대결로 볼 수 있기에 각 문파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조광학이 대결에서 졌고 한쪽 팔이 잘렸지만 목숨은 유지하였다.게다가 선우정혁이 제때 도착해서 조시환은 할 수 없이 이태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이 일 때문에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위신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예상 밖으로 이태호는 조씨 가문의 천교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두 명을 격살하였다. 천교 한 명, 장로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는 조씨 가문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혀주었다.이태호를 징벌하지 않으면 조씨 가문 수사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다.주변에 있는 10여 명 성자급 장로들이 적개심에 불타오르는 모습을 본 조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조광학은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온 것이었고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전투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로부터 조시환은 이태호가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멀리 가지 않았다고 추측하였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지시를 내렸다.“따로따로 움직여. 이곳을 중심으로 백 리 범위 내에서 찾아. 백수산맥을 샅샅이 뒤져서 꼭 그놈을 찾아내야 해!”“네!!”조씨 가문의 장로들이 하나둘씩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 그들은 전투의
물론 조씨 가문의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가장 좋은 상황이었다.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바로 가부좌 자세로 앉았다. 그는 옥부를 쥐고 자신의 몸에 있는 천지의 힘을 천천히 옥부에 주입해서 단련하기 시작했다.수많은 천지의 힘이 들어가면서 대허공전송부는 점차 초록색 빛을 발산하기 시작했다.이 빛 속에 마치 기이한 힘이 들어있는 것처럼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졌고 부서졌다. ...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외곽의 상공에 어느새 거대한 비행선 한 척이 나타났다.비행선 위에서 조씨 가문의 대장로 조시환이 지금 어두운 표정으로 초록색 독장에 뒤덮인 백수산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옆에 있는 3급 성자 경지의 중년 남자가 그에게 물었다.“형님, 명곤과 소주는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다가 봉변을 당했소.”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미간이 더욱 좁아졌다.조시환은 속으로 끊임없이 추측했다. 그들은 수왕의 습격을 받았는지 아니면 다른 수사의 격살을 당했을까?조광학 등이 사고를 당했을 때 조씨 가문에서 2천여 리 떨어져 있었다.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나서도 조광학 등을 죽인 것이 인간인지 흉수인지 구분해 낼 수가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시환은 비행선을 몰고 백수산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산골짜기에서 백 리쯤 떨어진 곳에서 그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왜냐하면 그는 공기에 남아 있는 조광학 등의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아니나 다를까.비행선이 산골짜기에서 50리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조시환은 드디어 무언가를 발견했다.그는 이곳의 땅이 갈아엎은 것처럼 여기저기 돌이 나뒹굴었고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특히 수십 장이나 깊은 구덩이 같은 것이 가로놓여 있었다.이 구덩이에서 조시환은 조광학의 기운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공포스러운 검의도 감지했다.이 남아 있는 검기는 지극히 날카로웠다. 비행선이 수 리나 떨어져 있어도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여전히 피부가 바늘에 콕콕 찔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심지어 조시환의 신식마저 오래
대허공전송부의 가격은 외부 시장에서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지금 이태호가 들고 있는 옥부를 밖에서 판다면 필연코 수많은 사람이 앞다투어 뺏으려고 할 것이다.완전한 대허공전송부를 깨뜨리면 순식간에 천리 밖으로 보낼 수 있는 목숨을 부지하는 신기(神器)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 물건을 만들기가 까다로웠다. 구천의 청기(淸氣)를 채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성왕급 수사가 자신의 도운을 융합해서 공간계의 전송 부문(符文)을 새겨야 한다. 전후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어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지금 창란 세계에서 여러 성지와 상고 세가(世家) 외에 다른 곳에서 이런 전송부를 보기가 어려웠다.태일종은 천남 지역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고 선우정혁 같은 7급 성왕 경지의 강자가 있더라도 이런 전송부가 없었다.대허공전송부에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옆에 있는 약간 마르고 짙은 살기와 검은 기운을 내뿜은 혼돈 마수를 바라보았다.그가 신식으로 자세히 살펴본 후, 눈앞의 혼돈 마수에 팽배한 생명력이 내포되어 있으며 부패하고 피비린내 나는 날카로운 살기도 느낄 수 있었다.이태호는 만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 혼돈 마수에 아직 이렇게 강한 위력이 있는 사실에 놀랐다.어떻게 이런 일이!“아쉽지만 난 마공을 수련하지 않아. 나에게 쓸모가 없는 물건이야!”마도 수사가 이 혼돈 마수를 가지게 된다면 그의 자질을 순식간에 향상시킬 수 있고 앞으로 각종 마구를 수련해도 수련 속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심지어 각종 사악한 공법을 수련할 때도 혼돈 마수의 도움을 받으면 위력을 많이 높일 수 있다.그러나 이태호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없이 혼돈 마수를 사물 반지에 넣고 이후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대전을 둘러본 후 다른 물건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태호는 궁전 밖으로 나가서 기타 미지의 곳을 탐색하였다.반나절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이 폐허가 된 동부, 그리고 주변의 궁전을 모두 자세히 탐색한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고 다시 제단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그
진법은 이태호의 주먹 한 방을 먹었지만 끄덕하지도 않았다.표정이 어두워진 그는 바로 단전에서 적소검을 꺼냈다.장검이 칼집에서 나오자 어두운 공간에서 검빛이 번쩍 빛났고 날카로운 검빛이 공간을 갈기갈기 찢었다.검빛이 번쩍이면서 싸늘한 기운을 발산했고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검기가 적소검에서 뿜어져 나오면서 광막에 매섭게 내리쳤다.“콰르릉!”격렬한 폭발음이 천둥처럼 울렸고 거친 충격파는 땅에 있는 황사와 먼지를 일으켜서 사방으로 날렸다.불빛이 사라지자 이태호는 그 광막 위에 드디어 구멍이 뚫린 것을 보았다.이에 이태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손을 빠르게 놀렸다.“촤악! 최악! 촤악!...”여러 가닥의 검기가 날아와서 광막을 산산조각으로 깨뜨렸다. 결국 대전 밖의 진법은 이태호의 공격을 감당할 수 없어서 붕괴하였고 폭파하였다.진법을 해결한 후 이태호는 다급히 신식을 방출해서 대전 내부의 상황을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대전에 들어간 후 대전의 중앙에 높은 단상 두 개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단상 위에는 금제가 있는데 연한 푸른색의 광막은 그 위에 놓인 물품이 세월의 침식을 받지 않도록 잘 보관하고 있었다.이태호는 첫 번째 단상 위에 놓인 먹물처럼 새까만 팔뚝을 보았다. 팔뚝에서 주변의 공간마저 뒤틀어지게 만들 수 있는 짙은 살기(煞氣)를 내뿜었다.혼돈 마수가 정말 존재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무척 기뻐했다.그러고 나서 그는 신식으로 다른 단상에 놓인 물건을 살펴보았다.다른 단상에는 손바닥만 한 청록색 옥부(玉符)가 놓여 있었다.옥부 위에 고대 전서(篆文)이 새겨져 있다. 마치 상고 시대에 있는 천지의 이치처럼 짙은 도운을 발산하였고 범상치 않아 보였다.이태호는 신식으로 한바퀴 둘러보고 나서 대전에서 아무런 위험도 발견하지 않자 성큼성큼 대전 내로 들어갔다.그는 두 단상 앞에 다가가서 손바닥에 많은 영기를 내뿜고 허공에서 큰 손을 형성하였다. 그러고 나서 보물을 보호한 방어 금제를 부수고 두 물건을 꺼냈다.손바닥만 한 옥부를
이태호가 구유이화를 정복한 후 제자리에서 잠시 쉬었다.정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가다듬은 후, 그는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동부의 다른 곳을 계속 살펴보았다.조광학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동부에 이태호가 알고 있는 구유이화 외에 혼돈 마수도 있다.이태호에게 이 혼돈 마수는 소용이 없지만 가치가 높은 물건이었다. 유명과 황천 두 성지의 천교 제자들이 마구(魔軀)를 수련해 내야만 혼돈 마수를 형성할 수 있었다.이것을 가질 수 있다면 나중에 팔아도 일부 7급 영약, 심지어 8급 영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이태호는 당연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그가 하늘로 올라간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동시에 그는 손바닥을 뒤집고 다섯 손가락을 오므리자 크기가 머리만 한 불덩어리가 손바닥에 나타났다.밝은 불빛을 빌어서 주변의 어두움을 천천히 몰아냈고 이태호는 동부를 점점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이 동부는 웅장하고 거대하며 약 수 리나 되는 공간을 차지했다.그의 발밑에 있는 검은 제단 외에 주변에 10여 개의 대전이 있는데 ‘품(品)’ 자 모양으로 제단을 겹겹이 감싸고 있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이 대전들을 차례대로 탐색하였다.이윽고 그의 신식은 수 리 밖에 떨어진 한 대전 앞에서 방해를 받았다.금제 진법의 존재를 느낀 이태호는 속으로 기뻐했다.대전에 진법의 방어가 있다는 것은 필연코 무슨 보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여기에 매장한 마수 구상수는 나주 마문 성지인 유명 성지의 천교 성자(聖子)로서 죽을 때 7급이나 8급의 성자 경지에 이르는 내공을 갖고 있었다.이런 성자급 천교가 죽은 후에 사물 반지에 보관한 보물들은 일반 수사들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했다.방금 이태호가 구상수의 유골 옆에서 살펴보았을 때 사물 반지와 같은 공간 영보를 발견하지 못했다.다시 말하면, 구상수가 죽기 전에 가치 있는 보물과 영물들을 다른 곳에 보관했다는 것이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 대전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그 대전의 문 앞에 이르자 문득 연한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