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함께 술 마시러 온 호상들은 그제야 영지상이 범용 일행을 처단하려는 의도를 알았다. 무방비 상태였던 호상들은 소스라치게 놀라 얼른 자리를 피하며 향무당 패거리 뒤로 숨어들었다.“당주, 힘써 주셔야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여기서 살아서 나가는 것입니다.”20여 명에 달하는 용의당 패거리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싸늘하고 날카로운 눈길로 적을 쳐다봤다. 범용과 어울리는 형제들 모두 이미 목숨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자들이었다.“오늘 범용이 욕 좀 보겠구먼.”“저 두 사람이 죽으면 용의당은 해체되는 거나 마찬가지지. 그럼 향무당이 모든 걸 장악하게 될 거야.”호상들은 뒤에 숨어들어 수군수군 얘기를 나누며 범용이 이곳을 살아서 나가지 못할 거라 예상했다. 이곳에 모인 향무당의 사람만 해도 족히 200명은 넘기 때문이다.“오늘 운 좋게 독주를 마시지 않았지만 여길 살아서 나가긴 힘들 거야.”이때, 사람들이 길을 내주더니 뒤쪽에 있던 7명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고성시 출신인 그들 모두 혈음당의 고수들이었다.“악수 장현!”범용은 그중 한 사람을 바로 알아봤다. 그는 손에 날카로운 발톱 모양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 이름도 유명한 혈음당의 악수 장현이었다.“혈음당?”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태수는 영지상을 노려봤다.“영지상, 네가 그러고도 무사할 것 같아? 우리 세 당파는 절대 외부 세력과 결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왜 고성시의 패거리를 끌어들인 거야? 이건 화를 자초하는 짓이라고!”이에 영지상은 콧방귀를 뀌었다.“흥! 이기면 충신이고 지면 역적이란 말 몰라? 난 승리를 원하는 것뿐이야. 그리고 승리의 이익은 이들과 나누면 돼! 너희 용의당을 없애면 앞으로 향무당의 세상이 될 텐데 내가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소용화도 앞으로 나서며 맞장구쳤다.“태수 형님, 사람은 독해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너희들...”태수는 화가 치밀어 이가 뿌득뿌득 갈렸다. 이제는 싸움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헉!”혈음당의 고수가 이태호한테 당한 모습을 본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죽여!”영지상도 깜짝 놀랐지만 바로 명령을 내렸다. 어차피 인수 우세가 있으니 이태호와 범용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은 이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슉!그러나 이태호는 순식간에 치고 나가며 향무당 패거리의 칼을 빼앗아 적을 한 명씩 찔렀다.“악!”혈음당의 고수 한 명이 또 죽었다.“악!”빨간 피가 사방으로 튀기며 나머지 고수들도 한 명씩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혈음당 고수 모두가 살해당했다. 불과 2, 3초도 안 되는 사이에 이태호는 7명이나 살해했다.“말도 안 돼!”영지상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눈앞의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역시 고수였지만 이태호는 모든 사람을 뛰어넘는 실력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이태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또 피가 사방으로 튀기더니 독고영민과 소용화 역시 바닥에 쓰러졌다. 숨이 끊기기 전 두 사람은 목을 부여잡고 공포에 질려 있었다.“아니야! 이건 사실이 아니야!”영지상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이태호를 향해 덮쳐들었다. 그러나 순간 눈앞이 까매졌고 이윽고 이태호의 칼이 그의 목 앞까지 다가왔다.“살, 살려주세요!”영지상의 목소리가 떨렸다.“영 당주, 그러니까 이러면 안 되지. 원래 너랑 시간 팔고 싶지 않았는데 고성 패거리까지 끌어들이며 우리를 죽이려고 애를 쓰는 널 보니까 더 이상 살려두고 싶지 않아.”이태호는 바로 그의 목을 벴고 빨간 피가 영지상의 목에서 뿜어져 나왔다.쿵!영지상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이태호는 몸을 돌려 적을 훑어보며 말했다.“고수들은 다 죽은 거야? 너희들도 죽고 싶으면 당장 덤벼!”모든 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범용과 태수는 이제야 2명씩 죽였지만 이태호는 이미 향무당과 혈음당의 고수를 모조리 없애버렸다.살기 가득한 이태호의 눈길에 적들은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했다.“살려주세요!”심지어 향무당 패거리의
범용이 이태호 앞으로 다가가 예를 갖췄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태호 씨! 이태호 씨께서 나서주시지 않았다면 우리 모두 여기서 목숨을 잃었을 겁니다!”그러나 이태호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웃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근데 옷에 피가 튀어서 기분이 좀 그렇네요. 산 지 이틀밖에 안 된 옷인데.”이에 범용이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태호 씨. 제가 이 브랜드를 잘 압니다. 제가 부하한테 똑같은 거로 준비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이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주면 감사하겠습니다.”범용은 바로 부하한테 이태호가 입고 있는 옷의 태그를 찍어줬다. 그리고 향무당 패거리를 보며 말했다.“너희 향무당은 이미 망했다. 너희 세력 범위는 우리가 접수하고 모든 산업도 뺏어올 테니까 우리 용의당에 가입하고 싶은 사람들은 얼른 가입해! 그러고 싶지 않다면 당장 사라지고 영원히 조용하게 살아!”“저희들을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향무당 패거리의 누군가가 큰 소리로 말했다. 이윽고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이 시체들은 처리해. 깨끗하게 처리해야 해.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은 그 누구한테도 알려서는 안 돼. 누군가 누설했다는 말이 내 귀에 들어오면 혀를 잘라버릴 거야.”범용의 목소리에 패기가 넘쳤다.태수는 바닥에 꿇고 앉아 벌벌 떠는 호상들을 보며 말했다.“당신들도 마찬가지야!”“네, 네, 네. 알겠습니다. 절대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호상들은 두려움에 식은땀을 흘렸다.한편, 이태호는 다시 자리를 잡고 앉은 후 말했다.“아직 밥도 다 먹지 못했는데. 범 당주, 식사 계속 이어가시죠. 향무당 애들은 시체를 처리한 후 다 나가라고 하세요.”범용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그래요, 그러고 보니 배부르게 먹지도 못했네요. 조금 있다가 제 부하가 옷을 새로 준비해오면 갈아입으세요.”“저쪽에 있는 술은 독이 없으니까 마셔도 됩니다.”“제가 가져올게요. 앉아 계세요.”태수는 얼른 달려가 술 여러 병을 들고 돌아왔다
한편, 차 안에 있던 태수와 범용이 눈을 마주쳤다. 이태호가 왜 용의당한테 부탁하지 않은 것일까? 용의당 패거리가 눈에 들지 않는 게 분명했다.그리고 핸드폰 너머의 사람이 이태호를 스승이라 칭했다. 그토록 강한 실력을 지니고 있으니 제자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태호는 전화를 끊은 후 두 사람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세요. 용의당을 얕잡아보는 게 아니라 우리 사이의 관계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뿐입니다.”“네, 알겠습니다.”범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태호의 제자가 파견한 자들도 만만치 않을 거라 예상했다.같은 시각, 이태호 별장 밖에 세워진 차 안에서 하현우와 정희주가 공포에 벌벌 떨고 있었다. 얼마 전, 서문옥이 이태호한테 복수하러 간다고 전해 들었다. 두 사람은 이태호가 괴롭힘당하는 모습을 보려 차를 타고 왔지만 예상과 달리 서씨 집안의 보디가드와 서진성, 서문옥 등이 모두 무릎을 꿇고 뺨을 맞고 있었다.자세히 보니 그들 앞에 서 있는 건 용의당의 우두머리였다. 이태호가 어느새 용의당과 결탁한 모양이었다.두 사람은 얼른 차로 돌아와 계속 기다리고 있었고 잠시 후 서씨 집안 사람들이 도망치듯 밖으로 뛰어나왔다.“자기야,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저건 용의당 우두머리잖아. 왜 이태호를 도와주며 소씨 집안과 맞서는 거지? 이태호가 도대체 뭘 한 거야?”하현우는 침을 꿀꺽 삼키고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였다. 그는 담배를 힘껏 빨고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정희주를 쳐다봤다. 정희주 역시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태호 같은 촌놈이 어떻게 범용과 알게 된 건지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왠지 후회심이 들기 시작했다. 눈앞에 있는 별장을 보며 질투심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만약 하현우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이 별장의 주인이 그녀였을 지도 모른다.하현우는 넋이 나간 그녀를 툭 건드렸다.“무슨 생각하는 거야? 정신 차려.”정희주는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응, 오빠, 방금 뭐라고 했어?”“아니, 이태호 그놈이
마당에 들어서자 집안에서 서진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마치 분노에 찬 맹수의 포효 같았다. 서문옥 역시 어안이 벙벙했다. 이틀 사이에 따귀를 세 번이나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예상외로 매우 침착했다.그녀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가 갑자기 노발대발하는 서진성을 보며 말했다.“아빠, 지금 이태호를 죽이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그 범용이라는 사람이 이태호 씨라고 부르는 걸 보면 두 사람 사이가 범상치 않은 것 같아요. 용의당 몰래 이태호를 죽여도 용의당이 알게 되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또 고민하다가 말을 이어갔다.“용의당 패거리가 바보도 아니고 우리랑 이태호 사이가 안 좋다는 걸 알고 있을 거예요. 이태호가 죽으면 우리를 가장 먼저 의심할 거예요.”“형부, 진짜 방법이 없을까요?”이화연과 연대명은 병상에 누워있는 연진욱만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었다.분노가 극에 달한 서진성은 두 사람을 보고 결국 폭발했다.“닥쳐! 너희들 때문에 이게 무슨 망신이야! 나, 서진성이 다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그 용의당이 우리 같은 3류 가문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패거리인 줄 알았어?”“그런데...”이화연이 말하려고 했지만 서진성이 바로 끊어버렸다.“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마!”“가자.”연대명이 이화연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어떻게 된 일이세요? 어디 가는 거예요?”이때, 두 사람이 집으로 들어가려던 하현우, 정희주와 마주쳤다.“도대체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인 거예요?”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은 서진성은 하현우 부부를 힐끔 쳐다보고 말했다.“현우야, 여긴 어쩐 일이야?”하현우는 멋쩍게 웃으며 이유를 둘러댔다.“서문옥 씨 보러 왔어요. 쇼핑하러 갔다고 했는데... 저희가 시간을 잘못 맞췄나 보네요.”서문옥은 그의 거짓말을 들추어내지 않았다.“우리는 이태호 그놈을 혼내주러 갔는데 갑자기 용의당의 범용과 태수가 나타났고 그 사람들이 이태호 편을 들어줬어요. 그리고 저랑 제 아버지를 모욕했죠.”하현우
하현우는 당황함을 금치 못하고 얼른 해명했다.“서문옥 씨, 전 서문옥 씨를 속인 적이 없습니다. 진짜 맹세합니다! 제 아내가 증명할 수 있어요!”정희주도 서씨 집안의 눈엣가시가 되기 싫어 얼른 손을 들고 맹세했다.“네, 예전에 이태호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습니다. 전 돈이 없는 이태호를 버리고 현우 오빠를 선택한 겁니다. 그리고 맹세컨대 이태호는 감옥에서 출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습니다.”두 사람의 진심 어린 모습에 서문옥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하루 이틀 만에 용씨 어르신과 범용 패거리랑 알게 되었다는 거니까 사이가 너무 깊은 건 아니겠네요.”그러나 서진성이 고개를 흔들었다.“그건 모르는 일이야. 범용 그 사람의 태도를 못 봤어? 우리가 이태호를 건드리면 죽일 기세였잖아.”서문옥이 잠시 고민하다가 피식 웃었다.“우리야 용의당이 무서워서 그런 거지만 어떤 2류 가문은 용의당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죠.”서진성이 그녀의 뜻을 알아차린 듯했다.“혹시 이씨 집안의 이영호를 말하는 거냐?”서문옥이 고개를 끄덕이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지난번에 현우 씨가 말했어요. 이영호 도련님이 신씨 집안에서 시집오면 20억을 주겠다고. 그러니까 이영호 도련님이 신수민을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말이에요. 그러면 우리의 복수는 쉬워지죠. 이영호와 이태호를 적으로 만들면 되니깐요.”순간 하현우의 두 눈이 반짝였다.“전 왜 그 생각을 못 했죠? 용의당은 이씨 집안 앞에서 꼼짝 못 하죠. 이영호 도련님이 이태호를 죽이면 우리의 복수는 완성되는 거잖아요!”서진성이 잠시 고민했다.“그래, 그렇게 할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이영호 그 사람은 너무 막무가내야. 그 사람이랑 가깝게 지내려면 우리도 주의해야 할 거야.”“걱정하지 마요, 아빠. 이건 저한테 맡기세요. 요즘 금주성 프로젝트도 투자를 유치하고 있잖아요. 아빠는 거기에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해요.”서문옥은 자신만만한 듯 엷은 미소를 지었다.“그래, 그럼 이 일은 너한테 맡길게. 난 널 항상 믿어왔어, 하하!
이에 이태호가 대꾸했다.“어젯밤에 태수 형님의 도움을 받고 오늘도 절 도와줬는데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하하, 별말씀을요. 앞으로 이태호 씨가 저희들의 우두머리입니다. 제 어머니의 병을 치료해준 것보다 더 감사한 일은 없을 겁니다.”범용이 말했다.“앞으로 서로 도우며 삽시다.”이태호가 담담하게 말했다.이태식은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아들을 보고 있었다. 출세한 아들 덕분에 앞으로 하현우의 괴롭힘도 받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어머님, 아버님. 그럼 저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범용과 태수는 연초월, 이태식과 인사를 나눈 후 차를 타고 떠났다.“술 마셨어?”이때, 신수민이 이태호 가까이 다가가 냄새를 맡았다.“응, 치료 비용을 받지 않겠다고 하니까 당주가 나한테 술을 쏘셨어. 그리고 집까지 데려다준 거야. 거절할 수 없어서 마셨어.”신수민이 웃으며 말했다.“왜 거절해? 이런 인물과 알고 지내는 건 영광이야. 저분들이 술을 사지 않아도 네가 사줘야 해.”“네가 싫지 않다면야 언제든 살 거야.”“무슨 헛소리야? 내가 널 잡고 있는 것도 아니고, 나가서 술 마시고 싶으면 마셔. 여자만 함부로 만나지 않으면 돼.”“그럴 리가 있겠어? 집에 이런 현모양처가 있는데 다른 여자가 눈에 들어올 리 없지.”이태호가 신수민을 보며 말했다.신수민은 부끄러운 듯 얼굴이 빨개졌다.“됐어, 그만해.”이태식이 곁에서 웃으며 말했다.“우리 아들 말이 맞아. 우리 며느리보다 좋은 여자가 어디 있겠어?”“맞아요, 우리 엄마가 가장 예뻐요!”은재가 엄마를 올려다보며 말했다.신수민은 이태호를 흘겨보며 말했다.“딸이 맨날 네 말을 따라 하잖아. 앞으로 함부로 말하지 마.”“다 사실이잖아.”이태호가 미소를 지었다.이날 밤, 갑자기 화려하게 차려입은 6명의 여인이 이태호의 별장으로 찾아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섹시했고 그중 가장 앞에 서 있는 여인은 하얀 스니커즈에 짧은 청바지를 입고 있어 요염한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위엔 하얀 셔츠가 걸
“혹시 이태호 씨 아내세요?”가장 앞에 서 있던 여인이 다가오며 물었다.“저희는 이태호 씨가 고용한 보디가드입니다.”“보디가드요?”신수민은 눈앞의 미녀들을 보며 의혹 가득한 표정을 드러냈다. 하나같이 섹시하고 예쁘게 생겼으며 도도해 보였다. 아무리 봐도 보디가드라는 직업과는 멀어 보이는 사람들이었다.“이태호!”신수민이 이를 꽉 깨물며 이태호를 불렀다.“왜 그래, 자기야? 이, 이분들은...”이태호는 그녀의 부름에 바로 마당으로 나왔다. 그러나 마당에 서 있는 미녀들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네가 고용한 보디가드라고 하던데? 모르는 분들이셔?”이태호의 멍한 표정에 신수민은 화가 치밀었다. 이태호가 애인을 찾으려는 게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별장에 살며 돈도 있으니 여자를 불러 놀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보디가드?”이태호는 눈앞의 여자들을 보며 자세히 살펴봤다.“네, 소정혁 씨께서 저희들을 파견하였습니다.”한 여자가 앞으로 나오며 인사했다. 18, 19밖에 되어 보이지 않는 앳된 얼굴에서 청춘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이태호는 그제야 어떻게 된 일인지 알게 되었다.“자기야, 그러니까 내가 친구한테 보디가드를 찾아달라고 부탁했거든. 오늘 서씨 집안에서 찾아왔잖아. 나중에 그런 일이 없도록 보디가드를 고용하고 싶었어.”그는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말을 이어갔다.“그런데 여자를 파견할 줄은 몰랐지.”“왜요? 저희가 마음에 안 드세요?”방금 인사하던 여자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우리도 겨우 일자리를 찾았는데 일단 지켜봐 주세요.”다른 여자가 나와 부탁했다.이때, 연초월과 이태식도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왔다.“태호야, 이분들이 네가 고용한 보디가드야? 여자아이들 같은데, 괜찮은 거 맞아? 돈 많이 썼어? 보디가드까지 고용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연초월은 돈을 낭비하는 게 아까웠다.“어머님, 이태호 씨 친구분께서 이미 돈을 다 지불하셨습니다. 한꺼번에 10년 치 돈을 지불했어요. 그리고 저희가 여자라고 만만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