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들어온 거예요?”오수북은 두 사람이 안으로 들어오자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기며 당황했다.한성연은 오수북이 넋을 놓고 있는 틈을 타 오수북의 품에서 벗어났다.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어떻게 들어왔냐고요? 문을 지키고 있던 두 사람을 쓰러뜨려서 들어온 거겠죠?”“그래요, 잘됐네요. 여기까지 왔으니 오늘이 당신의 기일이 될 거예요.”오수북은 이태호를 차갑게 바라보며 악랄하게 말했다.“당신처럼 나쁜 속셈을 품은 사람은 내가 저승으로 보내줄게요.”한성연은 곧바로 달려와서 두 사람 앞을 막아서고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 씨, 오수북 이 사람은 대장로에게 몰래 수면제를 먹였어요. 그들은 지금 전부 잠이 든 상태예요. 얼른 이곳을 떠나요. 이건 우리 우의당의 일이니까 이태호 씨가 연루될 필요는 없어요.”오수북은 웃으며 말했다.“하, 한성연. 남에게 신경을 많이 쓰네. 저 사람은 겨우 네게 400억을 줬을 뿐이잖아? 그런데 저 사람의 목숨을 구하겠다고 나랑 싸우려는 거야?”말을 마친 뒤 그는 웃으며 말했다.“얌전히 나랑 한 번 자준다면, 나중에 나도 400억을 줄게. 일단 내가 빚진 걸로 하고. 어때? 넌 돈이라면 환장하는 여자잖아.”“제기랄, 오수북, 죽어!”한성연은 더는 참지 못했다. 그녀는 오수북이 이렇게 그녀의 자존심을 뭉개는 말을 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지금껏 오수북이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줄 거라고 생각했다.그러나...한성연이 주먹을 쥐자 그 위에서 영기가 솟아올랐다. 그녀가 빠르게 움직여 그에게 달려들면서 분노에 가득 차서 고함을 질렀다.“개산권!”곧이어 그녀는 주먹을 내뻗었고 그녀의 앞에 영기로 만들어진 작은 산의 허영이 나타났다.그 허영은 아주 단단하고 진짜같아 보였고 곧바로 앞을 향해 달려들었다.“흥, 내가 널 두려워할 것 같아?”한성연의 공격 앞에서 오수북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 그는 주먹을 꽉 쥔 뒤 그 주먹을 내뻗었다.“진산권!”그 순간, 그의 앞에 거대한 주먹의 환영이 나타났다. 그
이태호 역시 한성연이 이렇게 의리 넘치는 사람일 줄은 생각지 못했다. 심지어 그들이 안전히 떠날 수 있게 하려고 그녀는 자신이 남아 시간을 끌겠다고 한다.하지만 조금 전 상황을 보면 한성연은 절대 오수북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아주 컸다.“성연 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가 가장 강하거든요. 오빠가 여기에 있으면 오수북인지 뭔지는 언니를 절대 괴롭히지 못해요!”백지연은 덤덤히 웃으며 한성연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백지연의 말을 들은 한성연은 미간을 찡그렸다. 그녀는 백지연이 허풍을 떠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하면 눈에 콩깍지가 씌는 법이라고, 백지연과 이태호는 누가 봐도 연인이었고 백지연의 눈에는 당연히 이태호가 가장 강할 것이다.이태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두 걸음 나섰다.“한 당주, 걱정하지 마. 오늘 일은 내가 나설 거니까. 그러고 보면 난 외부인도 아니야. 우의당의 일이라면 반드시 내가 나서야지!”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반지를 꺼내 손에 낀 뒤 한성연을 향해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이 반지 알아보지?”한성연은 반지를 보고 저도 모르게 몸을 살짝 떨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몇 해 동안 기다리던 반지의 주인을 지금 이 순간 다시 만날 줄은 몰랐다.여태 반지의 주인이 노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젊은이일 줄이야.“당, 당신은 드래곤 신전의 주인님이시군요! 주인님을 뵙습니다!”한성연은 당황하며 이내 무릎을 꿇었다.“한 당주, 얼른 일어나도록 해. 우리 사이에 이럴 필요 없어. 같은 편이니까 말이야.”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한성연에게 일어나라고 했다.“맞아요, 성연 언니. 이럴 필요 없어요. 같은 편이잖아요.”백지연도 앞으로 나서며 한성연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드래곤 신전 주인이라고?”상대방이 드래곤 신전 주인이라는 말에 오수북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안색이 좋지 않았다.그는 드래곤 신전에 관한 일을 한성연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한성연은 주인님이 자신을
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더는 그와 쓸데없는 얘기를 나누고 싶지 않아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면서 강대한 기세를 내뿜었다. 그의 몸 주위로 순식간에 거대한 영기 보호막이 응집되었다.“뭐야? 당신 9급 무왕이었어?”그 영기 보호막을 본 순간 오수북의 얼굴이 파랗게 질렸고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다행이다!”한편, 한성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이번엔 살았다고 생각했다.조금 전 드래곤 링을 보았을 때 그녀는 이태호의 내공이 범상치 않으리라고 짐작했다. 적어도 그녀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생각됐는데 그녀보다도 훨씬 더 높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어이, 내, 내가 잘못했어. 그, 난 먼저 가볼게!”오수북은 이러한 상황에 눈동자가 심하게 떨렸다. 그는 황급히 뒷걸음질 치면서 말했다.“참, 난 오늘 술을 많이 마셔서 이렇게 선 넘는 짓을 많이 한 거야. 그런 걸 신경 쓰지는 않겠지?”이태호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당신 같은 짐승만도 못한 새끼를 봐줄 것 같아? 내가 왜 우의당에 왔는지,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준 건지 이제야 알겠지? 그건 우의당이 원래 내 파벌 중 하나이기 때문이야. 400억은 물론이고 4조원도 내게는 큰 액수가 아니야.”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순식간에 그의 앞에 나타나서 그의 목을 졸랐다.“내, 내가 잘못했다니까. 제발 살려줘!”오수북은 발버둥 칠 생각이었으나 이태호에게 목이 졸린 순간, 몸이 결박당한 것처럼 체내의 영기를 쓸 수 없었다.“팍!”이태호가 살짝 힘을 주자 그의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어짐과 동시에 숨이 끊겼다.“너무 강하네요!”한성연은 놀란 듯 붉은 입술을 살짝 벌리며 입을 틀어막았다.그녀에게는 절대 이길 수 없는 적이었는데 이태호는 손쉽게 그를 죽였다. 게다가 오수북은 반항 한 번 하지 못했다.이태호는 그의 시체를 아무 데나 던져 놓고는 한성연에게 말했다.“내가 이 자를 죽였다고 날 원망하지는 않겠지? 그래도 당신과 의남매를 맺은 사람니까 말이야!”한성연은 쓴웃음을 지었다.“이 사람은 허위적이고 사람의
“네, 당주님!”두 남자는 곧바로 나갔다.그들이 떠난 뒤 이태호는 그제야 한성연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신분을 얘기하지 않은 건 우의당이 대체 어떤지 알 수 없어서, 현재 우의당의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였어.”한성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신분을 노출하지 않아서 오히려 다행이에요. 그렇지 않았으면 전 평생 오수북이 이런 사람일 줄은 몰랐을 거예요.”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난 그가 한 당주보다 내공이 높고 또 우의당 사람이 아니란 걸 알게 되고 좀 걱정이 됐어. 그런데 내가 걱정한 일이 정말 벌어질 줄은 몰랐네.”한성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이태호에게 말했다.“신전 주인님, 주인님도 보셨다시피 우리 우의당은 강하지 않아요. 비록 수천 명이 있지만 제 내공이 강한 편이 아니라서 천해시에서 살아남기도 쉽지 않고 이곳에 뿌리를 내리기도 어려워요. 게다가 우리는 많은 빚을 졌어요.”그 말에 이태호는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내가 알게 되었으니 말이야. 소요당에 많은 빚을 졌다면서? 내일 날 데리고 그곳으로 한 번 가줘. 내가 일단 그 돈을 갚을게. 빚을 졌으면 그 빚을 갚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말이야.”“감사합니다, 주인님!”한성연은 내심 기뻤다. 빚이 사라진다면 그녀도 조금 안심할 수 있었다.그런데 이태호가 갑자기 손바닥을 뒤집어 2품 중급 단약을 한성연에게 건넸다.“지금 내공으로 이걸 사용한다면 효과가 아주 뚜렷할 거야. 특히 한 당주는 3급 무왕에 꽤 오랫동안 머물러 있어서 경지가 안정된 사람이니까 말이야.”“이, 이건 2품 중급 단약이네요!”한성연은 이태호가 들고 있는 단약을 보자 놀란 듯이 입을 떡 벌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신전 주인님, 이 , 이 단약을 제게 주시는 겁니까?”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지. 이 단약뿐만 아니라 한 당주의 장로들을 위한 단약도 준비할 생각이야. 내겐 이제 9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았어. 한 당주는 9개월 사이에 적어도 9급 무왕이 되어야 해.”한성연
“하하, 태호 오빠는 3품 저급 연단사예요. 어쩌면 9달 뒤 여러분들은 무왕이 아니라 무황이 돼 있을지도 몰라요.”백지연이 웃으면서 한성연에게 말했다.“맙소사, 무황이요? 그건 제가 감히 상상도 못 할 내공인걸요. 무황이라니, 그 정도면 통령 수준인 거 아니에요?”한성연은 침을 꿀꺽 삼키면서 다시 한번 백지연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흥분한 얼굴로 이태호를 바라보며 말했다.“주인님, 정말 3품 저급 연단사세요? 이 천해시에서 전 2품 연단사밖에 들어본 적이 없어요. 2품 연단사도 정말 보기 드물어요. 다들 우러러보고 비위를 맞추려고 하는 존재죠. 그런데 이렇게 젊은 나이에 3품 연단사가 되셨다니, 정말 전도가 유망하네요.”이태호는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앞으로 이태호 씨 또는 주인님이라고 부르면 돼. 이태호 오빠라고 부를 필요는 없어. 내가 한 당주보다 2, 3달은 어릴 테니 말이야.”한성연은 멋쩍은 듯 입을 가리며 웃었다.“제가 오빠라고 부르는 이유는 저보다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저보다 내공이 높아서, 제 우상이라서 그러는 거예요. 그래도 안 되나요?”한성연은 살면서 이렇게 홀가분한 기분을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의 미소는 아주 달콤했다.게다가 이태호는 아주 젊고 잘생겼으며 그녀에게 단약까지 줬다. 조금 전에 그녀를 구할 때는 그녀의 허리를 팔로 감싸기까지 했으니 한성연이 조금 설레는 것도 당연했다.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한 당주는 말을 잘하네. 우의당에 세력이 이렇게 많고, 얼기설기 얽힌 복잡한 관계 속에서 우의당이 지금처럼 발전한 건 대단한 거야.”한성연이 말했다.“칭찬 고마워요. 그러고 보면 제가 앞으로 걱정할 필요는 없겠네요. 주인님의 말에 따르면 되니까요.”“당연하지!”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다른 파벌들은 이미 본부를 남운시로 옮겼어. 우의당도 옮기는 게 어때? 그러면 서로 돌봐줄 수 있으니 말이야. 가장 중요한 점은 우의당이 단약을 필요로 할 때 날 찾아오면 된
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음, 미친 어르신이 벌여놓은 일을 내가 수습하는 거네.”“미친 어르신이요?”한성연은 그 말을 듣자 표정이 이상하게 변했다.“전각 주인이셨던 어르신 말씀이세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하하, 맞아. 난 예전에 그분을 미친 어르신이라고 불렀고 그분은 날 미친 젊은이라고 불렀어. 하하, 어쩌면 우리 둘 다 미친 인간일지 모르지.”“하하, 두 분 참 유머러스하시네요.”한성연은 저도 모르게 웃었다.“그러고 보니 예전에 한 번 만나 적이 있다고 한 건 거짓말이었나요? 전 제가 정말 주인님을 만난 적이 있는 줄로 알았어요. 그래서 계속 생각해 봤는데 도저히 기억이 떠오르지 않더라고요.”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으면 무슨 핑계로 밥을 얻어먹겠어?”“참, 저 대장로를 만나러 가고 싶어요! 지금 상태가 어떤지 궁금하네요.”한성연은 그 일을 떠올리고는 이태호에게 말했다.이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좋아, 그러면 나도 같이 가서 상황을 볼게.”이내 그들은 대장로의 거처에 도착해 대장로와 나장로, 다장로와 라장로를 찾았다.이때 네 장로는 테이블에 엎드린 채로 쿨쿨 자고 있었다.이태호는 술을 보며 말했다.“오수북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네. 확실히 수면제를 탔어. 아마 조금 더 자면 깨어날 거야.”한성연은 곧바로 나가서 하인 몇 명을 데리고 들어와 네 장로를 소파로 옮겨 쉬게 했다.밤의 장막이 드리워지자 네 장로는 그제야 비몽사몽 정신을 차렸다.“어떻게 된 거지? 왜 머리가 이렇게 어지럽지? 오늘 술을 별로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설마 취한 건가?”대장로는 미간을 주물렀다. 정신을 차렸는데도 머리가 어지럽고 무거웠다.“그러게요. 저도 왜 잠이 들었죠? 이상하네요. 저희 네 명 모두 취했다고요? 어떻게 동시에 취할 수가 있죠?”나장로는 대장로와 다장로 등을 보다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이때 한성연, 이태호, 백지연 세 사람은 그들의 맞은편에 앉아 덤덤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죽었다고요?”장로들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오수북 씨는 무려 4급 무왕인데요. 그것도 4급 무왕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죠. 그런데 죽었을 리가요? 우리 당주님도 그의 상대가 되지는 않을 텐데요?”대장로는 잠깐 생각한 뒤 의아한 듯 말했다.한성연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비밀스럽게 싱긋 웃더니 네 명의 장로를 향해 말했다.“네 분, 지금 당장 드래곤 신전 주인님을 향해 무릎을 꿇지 않고 뭐 하고 있어요? 이분은 저희의 주인님, 이태호 씨세요. 12개 파벌의 주인님이시자 제 상사님이시죠. 아시겠어요?”“뭐라고요?”네 명은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주인님을 뵙습니다!”네 사람은 그제야 뒤늦게 반응을 보이며 이태호를 향해 무릎을 꿇으며 예를 갖췄다.이태호는 네 명에게 일어나라고 한 뒤 웃으며 말했다.“다 자기편인데 당연한 일이지. 난 일부러 신분을 숨긴 거였어. 우의당이 어떤 파벌인지, 단결하는 파벌인지 말이야. 우선 우의당에 대해 조금 알아볼 생각이었어.”“그렇군요. 그렇다면 오수북은 주인님에게 죽임당한 거겠네요. 그 녀석은 죽여 마땅한 놈이긴 했어요.”대장로는 감개하며 말했다.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감춰지지 않았다. 이제 주인님이 오셨으니 그들의 문제가 해결될지도 몰랐기 때문이다.나장로는 뭔가 떠올린 건지 곧바로 앞으로 나서더니 뻘쭘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저기, 주인님. 지금 저희 파벌이 가장 힘든 점이 바로 돈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빚을 꽤 많이 졌거든요...”옆에 있던 한성연은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주인님이 그러셨어요. 내일 시간 있을 때 저희를 데리고 소요당에 가서 소용당에 빚진 2,000억을 갚을 거라고 말이에요.”이때 이태호는 손바닥을 뒤집고 손을 휘저었다. 이내 2품 저급 단약 네 알이 날아서 네 사람의 앞에 둥둥 떴다.“이 네 단약은 일단 챙겨. 만남을 기념하는 선물이라고 해둘게. 이 단약은 지금 당신들의 내공 수준에 적당할 거야.”“이,
대장로는 그 말을 듣자, 저도 모르게 너털웃음을 지었다.“어머, 당주님, 제가 학문이 얕다는 거 알고 계시잖아요. 어떤 어휘가 적당한지 몰라서 그래요. 그러면 꿈에도 그리던 주인님이라고 할게요.”“그건 더 안 되죠. 꿈에도 그리다뇨?”한성연으 저도 모르게 발을 동동 굴렀다. 그녀는 이태호를 훔쳐봤고 가슴이 설레는 걸 느꼈다.그녀는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태호가 옆에 있을 때, 대장로가 이렇게 말하니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그런데 이때 뜻밖에도 나장로가 웃으며 말했다.“당주님, 전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요. 당주님은 오랫동안 남자친구가 없으셨잖아요. 주인님은 잘생기고 훤칠하고, 당주님은 아름다우시니 두 분 아주 잘 어울리시는데요? 전 가능한 것 같아요.”다장로는 당주가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처음 봐서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당주님, 얼굴은 왜 빨개지셨대요? 예전에는 안 그러셨잖아요? 설마 당주님 정말 주인님에게 첫눈에 반하신 거예요?”“다들 나이에 비해 점잖지 못하시네요. 어떻게 그런 헛소리를 할 수 있으세요?”한성연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옆에 있던 이태호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장로들은 농담을 아주 적나라하게 했다.“하하, 당주님, 저희 예전에도 자주 농담했잖아요. 그때는 같이 하셔 놓고. 왜 갑자기 못하게 하시는 거예요?”대장로가 또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한성연은 그제야 백지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다들 무슨 상황인지 보이지 않아요? 이분은 신전 주인님이세요. 그리고 지연 씨도 여기 있는데 어떻게 그런 농담을 해요?”대장로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그게 뭐 어때서요? 주인님처럼 영명하시고 대단한 남성은 여자가 열 명쯤 있는 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죠. 그리고 주인님은 젊어서 아주 혈기 왕성할 때잖아요!”말을 마친 뒤 대장로는 이태호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주인님, 전 저희 당주님을 꽤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정말 좋은 분이십니다. 그동안
조부성은 허공에 서서 이태호가 자신의 기습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의아해했다.자신의 내공은 3급 성자 경지이고 또 몰래 습격한 것인데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한순간에 반응하기 힘들 것이다.이태호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을 느끼면서 조부성의 표정이 굳어졌고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창망산맥에서 돌아온 가문 장로들과 제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그때 이태호는 8급 존황 경지의 수사에 불과했다.그러나 그는 두 달 만에 2급 성자 경지의 수사로 되었다.조부성은 수련 속도가 이렇게 빠른 수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이와 동시에.긴 창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한 이태호도 지금 이 백수산맥의 곳곳에 조씨 가문의 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내가 소홀했군. 조씨 가문의 반응이 이렇게 빠른 줄은 몰랐어. 반나절 만에 2천 리 밖에서 여기로 찾아왔다니.’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적소검과 현황 이화봉 두 영보를 바로 꺼냈다.영보를 꺼내서 계속 싸우겠다는 자세를 취한 이태호를 보면서 조보성의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고 냉소를 흘리면서 말했다.“이태호, 순순히 항복하면 살려줄 수 있어!”조보성은 거만하고 경멸한 말투로 말했지만 실은 이태호를 감히 무시하지 못했다.어쨌든 2급 성자 경지의 조명곤과 조해룡이 모두 이태호의 손에 죽었으니까.그는 말하면서 몰래 영패로 수십 리 밖에 있는 조시환에게 연락하였다.수십 리 밖의 비행선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조시환은 갑자기 허리에 찬 영패의 진동을 느꼈다.그가 신식으로 영패를 한번 훑어보고 나서 눈을 번쩍 뜨고 갑판에서 벌떡 일어섰다.“드디어 찾았군!”조시환은 흥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곧바로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조보성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동시에 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정보를 받고 급속히 날아왔다....산골짜기 상공에서. 영보를 꺼낸 이태호는 조보성의 말을 듣고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이태호는 헛소리하지 않고 온몸의 검의를 내뿜
이태호는 옥부를 단련하기 위해 많은 영기를 소모했다. 그는 신식으로 단전 내를 들여다보니 원래 황금빛으로 일렁거리는 바다가 다소 어두워졌다.그는 바로 사물 반지에서 단약 두 알을 꺼냈고, 엄지손가락만 한 단약을 주저 없이 입에 넣었다. 단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순수한 약효가 그의 온몸에 퍼졌다.엄청난 약효가 순식간에 단전 내의 천지 영기를 끊임없이 순환시켰고 솟구치는 영기는 경맥을 따라서 운행하면서 경맥의 장벽에 내리쳤다.이태호는 오심조천(五心朝天)의 자체를 취하고 천천히 수련하기 시작했다.한 시간 후, 그가 영단의 약효를 완전히 흡수하고 나서 공법의 운행을 멈추었다.지금 이태호의 기운은 산악처럼 웅장하였고 주변에 피어오르는 하얀 안개에 공기를 가를 수 있는 힘이 들어 있다. 그의 호흡에 따라서 하얀 안개는 모두 그의 코로 빨려 들어갔다.체내에 남긴 약효를 깨끗하게 흡수하고 나서야 그는 눈을 떴다.이태호는 기력을 회복하였고 기혈이 뜨거운 도가니처럼 왕성한 것을 느끼면서 백수산맥을 떠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이번에 천지의 영화를 찾으러 왔다가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보물을 얻었다.혼돈 마수, 유명마경, 대허공전송부 등을 보면 어느 것이든 창란 세계에서 모두 값진 보물이었다.이제 계속 산골짜기에 있어도 무의미해졌다. 자칫하면 백수산맥의 깊숙한 곳에 있는 성자급 흉수나 수왕의 주의를 끌지도 모른다. 그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그리고 전에 이태호가 조광학 등을 격살했기에 지금쯤 조씨 가문이 이 소식을 듣고 격노에 처했을 것이다. 지금 떠나지 않다가 조씨 가문이 여기까지 쫓아오면 큰일 날 수도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가 하늘로 솟아오른 후 곧바로 산골짜기 밖으로 날아갔다.그는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상고 마도 수사의 유적에서 빠져나온온 후 산골짜기에서 나와버렸다.그러나 이태호가 산골짜기에서 나가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살기가 충만한 신식이 그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이
조시환의 말을 들은 비행선에 있는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모두 차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외쳤다.“대장로님,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이 백수산맥의 땅을 세 자 깊이로 파서라도 그놈을 꼭 찾아내겠습니다!”“감히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다니, 우리 가문을 만만하게 여기는 거야?!”“빌어먹을 이태호! 지난번에 태일종 종주가 제때 오지 않았다면 벌써 대장로님의 손에 죽었을 겁니다.”“...”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공동의 적개심을 가지고 눈빛이 살기로 이글이글 타올랐다.대부분 사람은 이태호를 본 적이 없었지만 모두 그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지난번에 창망산맥에서 가문의 천교 조광학은 이태호에 의해 팔이 잘렸고 황급하게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다.이건 제자 간의 정상적인 대결로 볼 수 있기에 각 문파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조광학이 대결에서 졌고 한쪽 팔이 잘렸지만 목숨은 유지하였다.게다가 선우정혁이 제때 도착해서 조시환은 할 수 없이 이태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이 일 때문에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위신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예상 밖으로 이태호는 조씨 가문의 천교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두 명을 격살하였다. 천교 한 명, 장로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는 조씨 가문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혀주었다.이태호를 징벌하지 않으면 조씨 가문 수사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다.주변에 있는 10여 명 성자급 장로들이 적개심에 불타오르는 모습을 본 조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조광학은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온 것이었고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전투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로부터 조시환은 이태호가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멀리 가지 않았다고 추측하였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지시를 내렸다.“따로따로 움직여. 이곳을 중심으로 백 리 범위 내에서 찾아. 백수산맥을 샅샅이 뒤져서 꼭 그놈을 찾아내야 해!”“네!!”조씨 가문의 장로들이 하나둘씩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 그들은 전투의
물론 조씨 가문의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가장 좋은 상황이었다.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바로 가부좌 자세로 앉았다. 그는 옥부를 쥐고 자신의 몸에 있는 천지의 힘을 천천히 옥부에 주입해서 단련하기 시작했다.수많은 천지의 힘이 들어가면서 대허공전송부는 점차 초록색 빛을 발산하기 시작했다.이 빛 속에 마치 기이한 힘이 들어있는 것처럼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졌고 부서졌다. ...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외곽의 상공에 어느새 거대한 비행선 한 척이 나타났다.비행선 위에서 조씨 가문의 대장로 조시환이 지금 어두운 표정으로 초록색 독장에 뒤덮인 백수산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옆에 있는 3급 성자 경지의 중년 남자가 그에게 물었다.“형님, 명곤과 소주는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다가 봉변을 당했소.”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미간이 더욱 좁아졌다.조시환은 속으로 끊임없이 추측했다. 그들은 수왕의 습격을 받았는지 아니면 다른 수사의 격살을 당했을까?조광학 등이 사고를 당했을 때 조씨 가문에서 2천여 리 떨어져 있었다.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나서도 조광학 등을 죽인 것이 인간인지 흉수인지 구분해 낼 수가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시환은 비행선을 몰고 백수산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산골짜기에서 백 리쯤 떨어진 곳에서 그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왜냐하면 그는 공기에 남아 있는 조광학 등의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아니나 다를까.비행선이 산골짜기에서 50리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조시환은 드디어 무언가를 발견했다.그는 이곳의 땅이 갈아엎은 것처럼 여기저기 돌이 나뒹굴었고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특히 수십 장이나 깊은 구덩이 같은 것이 가로놓여 있었다.이 구덩이에서 조시환은 조광학의 기운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공포스러운 검의도 감지했다.이 남아 있는 검기는 지극히 날카로웠다. 비행선이 수 리나 떨어져 있어도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여전히 피부가 바늘에 콕콕 찔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심지어 조시환의 신식마저 오래
대허공전송부의 가격은 외부 시장에서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지금 이태호가 들고 있는 옥부를 밖에서 판다면 필연코 수많은 사람이 앞다투어 뺏으려고 할 것이다.완전한 대허공전송부를 깨뜨리면 순식간에 천리 밖으로 보낼 수 있는 목숨을 부지하는 신기(神器)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 물건을 만들기가 까다로웠다. 구천의 청기(淸氣)를 채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성왕급 수사가 자신의 도운을 융합해서 공간계의 전송 부문(符文)을 새겨야 한다. 전후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어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지금 창란 세계에서 여러 성지와 상고 세가(世家) 외에 다른 곳에서 이런 전송부를 보기가 어려웠다.태일종은 천남 지역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고 선우정혁 같은 7급 성왕 경지의 강자가 있더라도 이런 전송부가 없었다.대허공전송부에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옆에 있는 약간 마르고 짙은 살기와 검은 기운을 내뿜은 혼돈 마수를 바라보았다.그가 신식으로 자세히 살펴본 후, 눈앞의 혼돈 마수에 팽배한 생명력이 내포되어 있으며 부패하고 피비린내 나는 날카로운 살기도 느낄 수 있었다.이태호는 만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 혼돈 마수에 아직 이렇게 강한 위력이 있는 사실에 놀랐다.어떻게 이런 일이!“아쉽지만 난 마공을 수련하지 않아. 나에게 쓸모가 없는 물건이야!”마도 수사가 이 혼돈 마수를 가지게 된다면 그의 자질을 순식간에 향상시킬 수 있고 앞으로 각종 마구를 수련해도 수련 속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심지어 각종 사악한 공법을 수련할 때도 혼돈 마수의 도움을 받으면 위력을 많이 높일 수 있다.그러나 이태호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없이 혼돈 마수를 사물 반지에 넣고 이후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대전을 둘러본 후 다른 물건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태호는 궁전 밖으로 나가서 기타 미지의 곳을 탐색하였다.반나절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이 폐허가 된 동부, 그리고 주변의 궁전을 모두 자세히 탐색한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고 다시 제단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그
진법은 이태호의 주먹 한 방을 먹었지만 끄덕하지도 않았다.표정이 어두워진 그는 바로 단전에서 적소검을 꺼냈다.장검이 칼집에서 나오자 어두운 공간에서 검빛이 번쩍 빛났고 날카로운 검빛이 공간을 갈기갈기 찢었다.검빛이 번쩍이면서 싸늘한 기운을 발산했고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검기가 적소검에서 뿜어져 나오면서 광막에 매섭게 내리쳤다.“콰르릉!”격렬한 폭발음이 천둥처럼 울렸고 거친 충격파는 땅에 있는 황사와 먼지를 일으켜서 사방으로 날렸다.불빛이 사라지자 이태호는 그 광막 위에 드디어 구멍이 뚫린 것을 보았다.이에 이태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손을 빠르게 놀렸다.“촤악! 최악! 촤악!...”여러 가닥의 검기가 날아와서 광막을 산산조각으로 깨뜨렸다. 결국 대전 밖의 진법은 이태호의 공격을 감당할 수 없어서 붕괴하였고 폭파하였다.진법을 해결한 후 이태호는 다급히 신식을 방출해서 대전 내부의 상황을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대전에 들어간 후 대전의 중앙에 높은 단상 두 개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단상 위에는 금제가 있는데 연한 푸른색의 광막은 그 위에 놓인 물품이 세월의 침식을 받지 않도록 잘 보관하고 있었다.이태호는 첫 번째 단상 위에 놓인 먹물처럼 새까만 팔뚝을 보았다. 팔뚝에서 주변의 공간마저 뒤틀어지게 만들 수 있는 짙은 살기(煞氣)를 내뿜었다.혼돈 마수가 정말 존재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무척 기뻐했다.그러고 나서 그는 신식으로 다른 단상에 놓인 물건을 살펴보았다.다른 단상에는 손바닥만 한 청록색 옥부(玉符)가 놓여 있었다.옥부 위에 고대 전서(篆文)이 새겨져 있다. 마치 상고 시대에 있는 천지의 이치처럼 짙은 도운을 발산하였고 범상치 않아 보였다.이태호는 신식으로 한바퀴 둘러보고 나서 대전에서 아무런 위험도 발견하지 않자 성큼성큼 대전 내로 들어갔다.그는 두 단상 앞에 다가가서 손바닥에 많은 영기를 내뿜고 허공에서 큰 손을 형성하였다. 그러고 나서 보물을 보호한 방어 금제를 부수고 두 물건을 꺼냈다.손바닥만 한 옥부를
이태호가 구유이화를 정복한 후 제자리에서 잠시 쉬었다.정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가다듬은 후, 그는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동부의 다른 곳을 계속 살펴보았다.조광학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동부에 이태호가 알고 있는 구유이화 외에 혼돈 마수도 있다.이태호에게 이 혼돈 마수는 소용이 없지만 가치가 높은 물건이었다. 유명과 황천 두 성지의 천교 제자들이 마구(魔軀)를 수련해 내야만 혼돈 마수를 형성할 수 있었다.이것을 가질 수 있다면 나중에 팔아도 일부 7급 영약, 심지어 8급 영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이태호는 당연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그가 하늘로 올라간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동시에 그는 손바닥을 뒤집고 다섯 손가락을 오므리자 크기가 머리만 한 불덩어리가 손바닥에 나타났다.밝은 불빛을 빌어서 주변의 어두움을 천천히 몰아냈고 이태호는 동부를 점점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이 동부는 웅장하고 거대하며 약 수 리나 되는 공간을 차지했다.그의 발밑에 있는 검은 제단 외에 주변에 10여 개의 대전이 있는데 ‘품(品)’ 자 모양으로 제단을 겹겹이 감싸고 있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이 대전들을 차례대로 탐색하였다.이윽고 그의 신식은 수 리 밖에 떨어진 한 대전 앞에서 방해를 받았다.금제 진법의 존재를 느낀 이태호는 속으로 기뻐했다.대전에 진법의 방어가 있다는 것은 필연코 무슨 보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여기에 매장한 마수 구상수는 나주 마문 성지인 유명 성지의 천교 성자(聖子)로서 죽을 때 7급이나 8급의 성자 경지에 이르는 내공을 갖고 있었다.이런 성자급 천교가 죽은 후에 사물 반지에 보관한 보물들은 일반 수사들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했다.방금 이태호가 구상수의 유골 옆에서 살펴보았을 때 사물 반지와 같은 공간 영보를 발견하지 못했다.다시 말하면, 구상수가 죽기 전에 가치 있는 보물과 영물들을 다른 곳에 보관했다는 것이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 대전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그 대전의 문 앞에 이르자 문득 연한 파
진선(眞仙)이 인간계에 내려와서 천마 해체를 직접 시전해서 몸이 10억의 혈자(血子)로 변하면 환생해서 다시 수련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이태호가 수련한 태허진해보전이나 태일보서는 이 유명마경에 비하면 크게 뒤떨어졌다.그리고 유명마경의 기록에 따르면 자질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소성에 이르면 영체 등급에 도달할 수 있고, 대성에 이르면 신체(神體) 체질을 가진 천교에 필적할 수 있다.이태호는 유명마경의 내용을 다 읽은 후 다급히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너무나 기괴하고 사악한 공법이었다.입문이 간단하고 수련 속도가 빠르며 목숨을 구할 방법도 많으며 적을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사악한 신통들도 많이 있다.이태호는 읽다가 저도 모르게 수련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다행히 그의 신혼이 강대해서 이 충동적인 느낌을 가까스로 억제할 수 있었다.마공이 좋지만 이태호는 그 속에 빠지면 필연코 주화입마(走火入魔)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나서 그는 황급히 검은 대전에서 물러 나왔고 멀리 있는 제단 쪽으로 걸어갔다.미션궁에서 그 제자가 보고한 정보에 따르면 구유이화가 바로 제단의 중심부에 있었다.아니나 다를까.그가 제단에 올라간 후 엄지손가락만 하고 연한 파란색의 불꽃이 반짝이면서 타오르고 있었다. 구유이화가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을 본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불꽃이 엄지손가락만 하지만 오직 천지 유명의 기운이 그윽한 곳에서만 탄생할 수 있고 신혼에 대해 강력한 억제 효과가 있다.일반 수사의 신혼, 특히 아직 성자 경지에 이르지 못한 수사들의 원신은 아직 양신으로 탈바꿈하지 못했기에 신혼은 공격받기 매우 쉬웠다.구유이화가 신혼에 대한 억제 효과는 풍씨 가문의 천교 풍민국의 서혼정보다 더욱 뛰어났다.이태호는 천천히 제단에 올라갔고 손을 살며시 휘젓자 온몸에서 천지의 힘을 뿜어냈다.그의 온몸에 있는 세포들은 순식간에 모두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고 천지의 힘을 삼키고 내쉬었다.그가 손을 들자 수많은 영기는 손바닥 형태를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