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로는 그 말을 듣자, 저도 모르게 너털웃음을 지었다.“어머, 당주님, 제가 학문이 얕다는 거 알고 계시잖아요. 어떤 어휘가 적당한지 몰라서 그래요. 그러면 꿈에도 그리던 주인님이라고 할게요.”“그건 더 안 되죠. 꿈에도 그리다뇨?”한성연으 저도 모르게 발을 동동 굴렀다. 그녀는 이태호를 훔쳐봤고 가슴이 설레는 걸 느꼈다.그녀는 이렇게 심장이 빨리 뛰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태호가 옆에 있을 때, 대장로가 이렇게 말하니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그런데 이때 뜻밖에도 나장로가 웃으며 말했다.“당주님, 전 그래도 된다고 생각해요. 당주님은 오랫동안 남자친구가 없으셨잖아요. 주인님은 잘생기고 훤칠하고, 당주님은 아름다우시니 두 분 아주 잘 어울리시는데요? 전 가능한 것 같아요.”다장로는 당주가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처음 봐서 저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당주님, 얼굴은 왜 빨개지셨대요? 예전에는 안 그러셨잖아요? 설마 당주님 정말 주인님에게 첫눈에 반하신 거예요?”“다들 나이에 비해 점잖지 못하시네요. 어떻게 그런 헛소리를 할 수 있으세요?”한성연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면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옆에 있던 이태호는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장로들은 농담을 아주 적나라하게 했다.“하하, 당주님, 저희 예전에도 자주 농담했잖아요. 그때는 같이 하셔 놓고. 왜 갑자기 못하게 하시는 거예요?”대장로가 또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한성연은 그제야 백지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다들 무슨 상황인지 보이지 않아요? 이분은 신전 주인님이세요. 그리고 지연 씨도 여기 있는데 어떻게 그런 농담을 해요?”대장로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그게 뭐 어때서요? 주인님처럼 영명하시고 대단한 남성은 여자가 열 명쯤 있는 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죠. 그리고 주인님은 젊어서 아주 혈기 왕성할 때잖아요!”말을 마친 뒤 대장로는 이태호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주인님, 전 저희 당주님을 꽤 오랫동안 알고 지냈는데 정말 좋은 분이십니다. 그동안
새벽 한 시가 되자 결국 그들은 참지 못했다. 그중 한 명이 곧바로 군주부로 돌아가서 임해윤과 홍서희 두 사람을 찾았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왜 우리를 찾은 거야?”임해윤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밤중에 깨서 언짢은 듯했다.남자는 그제야 말했다.“도련님, 홍서희 아가씨, 그 이태호와 백지연은 아침에 호텔을 떠난 뒤로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미 떠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보고 하러 왔습니다.”임해윤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두려운가 보네. 벌써 도망친 걸 보니까 말이야. 하하, 진짜 상남자인 줄 알았는데 우리가 괜한 생각을 했나 보네.”홍서희는 웃으며 말했다.“하하, 도망친 거면 앞으로 후회하게 될 거예요. 그때가 되면 아빠에게 말해서 남군 군주부 사람들을 전부 죽여버리라고 할 생각이거든요. 그러면 아마도 그 자식은 오늘 결정을 후회하게 되겠죠? 두 사람이 도망치지 않았다면 난 아빠에게 두 사람만 죽이라고 할 거예요. 그러면 복수는 한 셈이죠. 만약 도망쳤다면 그 자식은 아주 큰 손해를 보게 될 거예요.”임해윤은 잠깐 생각한 뒤 말했다.“어쩌면 오늘 놀러 나갔다가 오늘 밤 돌아오지 않은 걸지도 몰라. 내 생각엔 사람을 시켜 알아보는 게 좋을 것 같아. 그 자식이 천해시를 떠났는지 떠나지 않았는지 말이야.”다음 날 아침, 심심했던 이태호는 홀로 방 안에서 단약을 만들었다. 그는 오후에 한성연과 함께 소용당에 빚을 갚으러 갈 생각이었다.임해윤 등 사람들은 사람들을 보내 이태호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었다.그런데 뜻밖에도 점심쯤 되자 그 남자가 임해윤과 홍서희 두 사람을 찾았다.“도련님, 저희 사람이 이태호의 해앙을 알아냈습니다. 어제 우의당의 당주 생일이라 이태호가 그 여자와 함께 우의당 당주의 생일 파티에 갔다고 합니다.”남자가 예를 갖추며 말했다.“아, 그러면 그 녀석 천해시를 떠나지 않았다는 거네?”임해윤은 미간을 구긴 채로 고민하다가 말했다.“그런데 생일 파티에 참석한 뒤에 왜 호텔로 다시 돌아오지 않은 거지?”
홍서희를 힐끗 본 임해윤은 자신의 말이 홍서희를 언짢게 했다는 걸 발견하고는 곧바로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그럴 리가. 그 여자는 나보다 열 살은 더 많을걸. 그런데 내가 좋아할 리가 있겠어? 난 너처럼 귀여운 스타일의 미인을 더 좋아하지.”홍서희는 그 말을 듣자 내심 기뻐하면서 임해윤을 흘겨봤다.“흥, 그러면 됐어요. 그런데 오빠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누가 알겠어요? 남자들이란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잖아요.”임해윤은 곧바로 화제를 돌리며 홍서희에게 물었다.“우리 사람을 보내 우의당 쪽을 감시하게 할까? 그렇게 하면 이태호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잖아. 혹시라도 도망치면 어떡해.”홍서희는 잠깐 고민한 뒤 결국 고개를 저었다.“아뇨. 우리 아빠 내일 도착하실 거예요. 그 자식이 도망치지 않으면 아빠에게 그 자식이랑 그 여자만 죽이라고 할 거예요. 그 자식이 도망친다면 바로 남운시로 갈 거예요. 흥, 그냥 여행 한 번 한 셈 치면 되니까요. 어차피 전 지금까지 남운시에 가본 적이 없거든요.”거기까지 말한 뒤 홍서희는 잠깐 뜸을 들이다가 말했다.“지금 사람을 시켜 감시하게 했다가 그에게 발각당한다면 오히려 그쪽에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챌지도 몰라요. 우리가 그동안 가만히 있어서 그 녀석이 경계를 푼 걸지도 몰라요. 우리가 그를 무서워해서 시비를 걸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 거죠.”임해윤은 곧바로 엄지를 치켜들었다.“정말 점점 더 똑똑해지는 것 같네. 이젠 정말 널 우러러보게 될 것 같아.”이태호는 오전에 단약을 10알 넘게 만들었다. 거의 다 2품 고급 단약과 3품 저급 단약이었다.그의 연단 속도와 성공률을 대종문의 연단사들이 알게 된다면 아마 놀라서 입이 떡 벌어질 것이다.시간이 거의 된 것 같자, 이태호는 백지연을 불렀고 같이 한성연을 찾으러 가려 했다.그런데 뜻밖에도 백지연과 함께 한성연의 별장 입구에 도착하자 안에서 한성연과 다른 사람이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이태호는 순간 눈살을 찌푸리며 안색이 어두워졌다.“의부, 웬일이세요? 저 오
임정군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그가 캐물었다.“성연아, 네가 어디서 그렇게 많은 돈을 구했다는 거야? 그렇게 많은 돈을 내기는 쉽지 않을 텐데?”한성연은 그제야 설명했다.“저기 이태호 씨가 우리와 함께 갈 거예요. 그 돈은 이태호 씨가 갚아줄 거예요.”그 말에 임정군은 차갑게 코웃음 쳤다.“하하, 한성연.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돈을 갚기 위해 저 남자랑 놀아난 거야? 저 이태호라는 사람도 참 통이 커. 널 위해 2,000억을 갚는다고? 내 예상이 맞는다면 너 어제 저 남자랑 잤지?”한성연은 임정군이 이런 얘기를 할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녀는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불쾌한 어조로 말했다.“그렇게 말하는 건 저 한성연을 너무 깔보는 거 아닌가요? 전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임정군의 얼굴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본성을 숨기지 않았다.“돈이 만능이라고 하잖아. 그 말이 거짓말은 아닌 것 같네. 내가 여러 번 도와줬는데도 이 늙은이에게 보답할 생각은 하지 않고, 2,000억을 주면서 돈을 갚아주겠다고 하니까 곧바로 자기 몸을 바친 거잖아. 하하, 역시 사람은 돈이 많아야 한다니까.”한성연은 이를 악물었다.“헛소리하지 마세요. 저랑 이태호 씨 사이에는 아무런 일도 없었어요. 그리고 전 의부의 딸 같은 존재 아니었나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죠?”임정군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무슨 같잖은 소리를 하는 거야? 지금 이 사회에서 의부랑 딸 사이가 그렇게 깨끗할 리가 있어? 그건 사실 몸을 사고파는 관계나 다름없지. 한성연, 내가 돈은 주지 못해도 그동안 꽤 많이 도와줬는데 나랑 하룻밤 자야 하는 거 아냐? 허허, 그래도 내게 진 빚은 갚아야지.”임정군은 순식간에 한성연의 앞에 나타나 그녀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려 했다.한성연은 이번에 경계하고 있었기에 순간 뒤로 몇 미터 물러났다.“당신이 이런 사람일 줄은 몰랐어요. 예전엔 절 딸처럼 생각하신다고 하셨잖아요.”“하하, 그건 네 헛된 꿈이지. 나도 남자야. 너 같
“하하, 뭔 낯짝으로 날 나무라는 거지? 내가 늙은 색마면 넌 뭔데? 넌 어린 색마냐? 하하!”임정군은 크게 웃으면서 비아냥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우리는 거기서 거기야. 다른 사람 나무랄 자격이 없지. 어제 저 여자가 너랑 자지 않았는데 흔쾌히 2,000억을 준다고?”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웃음을 터뜨렸다.“휴, 죽일 생각은 없고 기껏해야 고자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방금 그 말을 듣고 당신을 죽이고 싶어졌어.”“하하, 날 죽인다고?”임정군은 크게 웃었다.“이 자식,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난 건지 모르겠네. 설마 5급 무왕인 내가 네 상대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리고 내 뒷배는 대단해. 그런데 네가 날 감히 어쩔 수 있겠어?”이태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당신을 죽여도 소요당은 날 어쩌지 못해. 안 믿기나 보지?”말을 마친 뒤 이태호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하지만 당신이 죽기 전에 알려줄 게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 좀 그렇잖아? 내가 2,000억을 주겠다고 약속한 건 내가 한성연의 보스이기 때문이야. 우의당은 내 아래 있는 12개 파벌 중 하나거든. 2,000억은 물론이고 우의당에서 돈이 필요하다면 2조도 줄 수 있어.”임정군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만약 이태호의 말이 사실이라면 12개 파벌의 인력, 재력을 다 합친다면 그 저력은 상당했다. 게다가 그들 중에 어떤 강자가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말도 안 돼. 절대 불가능해!”임정군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연신 저었다.이태호는 상대방이 현실을 직시하게끔 하기 위해 영기 보호막을 시전했다.“뭐라고? 9급 무왕이야? 절대 불가능해!”임정군은 영기 보호막을 보자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만약 이태호가 정말로 9급 무왕이라면 소요당의 당주가 와도 찍소리 못할 것이다. 그러니 그는 절대 이태호의 상대가 될 수 없었다.이태호는 옅은 미소를 짓더니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하하, 난 빙산의 일각을 보여준 것뿐이야. 난 겨우 9급 무왕이 아니거든!”“헉!”
한성연의 부름에 사람 여럿이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그녀는 바닥 위 시체를 보고 말했다.“임정군의 시체를 처리해!”그러나 이태호는 이렇게 말했다.“일단 처리할 필요 없어. 소요당에 빚 갚으러 가야 하잖아. 이 늙은이 시체도 가지고 가는 거야. 아무래도 그쪽 사람이잖아. 시체는 그들이 처리하게 놔두자고.”그 말에 한성연은 깜짝 놀랐다.“주인님, 그래도 될까요? 어쩌면 소요당에서 엄청 화를 낼지도 몰라요!”이태호는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영기 보호막을 시전하는 사람과 화를 내지는 못할걸?”한성연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지금껏 그녀의 눈에 소요당은 아주 대단한 존재였고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그녀는 줄곧 소요당을 두려워했고, 조금 전 이태호가 임정군의 시체를 가져간다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그러나 그녀는 이태호가 무황급 내공을 갖춘 강자라는 걸 깜빡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태호가 대수롭지 않게 내뿜는, 오직 9급 무왕 이상이어야 내뿜을 수 있는 영기 보호막을 본다면 소요당은 아마 겁을 먹을 것이다.“가지!”그렇게 이태호는 한성연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이내 한성연의 안내에 따라 이태호 일행은 소요당 본부에 도착했다.같은 시각, 소요당 당주는 장로들과 함께 화원에서 차를 마시는 중이었다.문을 지키던 사람들은 겁을 먹은 건지 곧바로 달려 들어왔다.“당주님, 장로님들. 큰일입니다. 큰일이에요. 우의당 사람이 왔어요. 그것도 대호법의 시체를 가지고 왔어요!”그중 한 남자가 곧바로 무릎을 꿇으며 그들에게 보고했다.“뭐라고!”소요당 당주 임소요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눈동자에 놀란 기색이 가득했다.“무슨 상황이지? 우의당 사람이 왜 대호법의 시체를 끌고 온 거지? 설마 한성연이 대호법을 죽인 건가?”대장로는 잠깐 생각하더니 깜짝 놀라며 말했다.나장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건 불가능해요. 한성연이 어떻게 임정군의 상대가 될 수 있겠어요? 그건 불가능해요. 임정군이 한성연을 죽였다는 말은 믿어도 한
“이 자식, 간이 부었네. 감히 우리 대호법을 죽여? 죽고 싶어?”한 장로가 앞으로 나서면서 분노에 찬 눈길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임소요는 한성연을 죽어라 노려보다가 그녀를 보며 말했다.“한 당주, 무슨 뜻이야? 이 자식은 한 당주랑 같이 왔잖아. 그런데 저 사람이 죽였다고? 설마 한 당주의 사람이 죽였다는 말이야?”한성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머쓱하게 말했다.“임 당주, 정말 죄송해요. 이분은 저희 편이 맞아요. 하지만 임정군은 죽어 마땅했어요.”“죽어 마땅하다고? 내 사람을 당신들이 마음대로 죽여도 된다는 말이야?”그 장로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주먹을 쥐었고 그 위로 영기가 넘실거렸다. 그는 이태호를 노려보며 말했다.“이 자식, 간이 부었네. 상황을 보니 내공이 약한 편이 아닌가 봐. 그렇지 않으면 우리 대호법을 죽이지도 못했겠지.”말을 마친 뒤 그는 앞으로 몇 걸음 나서며 이태호에게 말했다.“하지만 오늘 여기 왔으니 살아서 우리 소요당을 떠날 생각은 하지 마.”다른 장로도 앞으로 나서며 그 노인에게 말했다.“노홍규,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 바로 죽이면 되잖아.”“좋아, 우선 실력 좀 봐야겠어!”노홍규는 날아서 이태호에게로 향했다.그러나 그 순간, 강대한 위압감이 느껴짐과 동시에 이태호가 순식간에 영기 보호막을 시전하여 보호막으로 자신을 감쌌다.노홍규는 날아가던 도중에 허공에 멈춰 섰다. 그는 완전히 넋이 나갔다.“9급 무왕이네. 세상에, 이 자식 무려 9급 무왕이야!”이태호는 상대방을 힐끗 본 뒤 노홍규를 향해 손을 뻗었다.“노 장로, 덤벼 봐. 나와 싸우고 싶다면 끝까지 상대해 주지!”노홍규는 원래 성질이 불같았다. 그러나 지금 그는 무척 뻘쭘했다. 그는 허공에 멈춰 선 채로 앞으로 나서지 못했다.그는 멋쩍게 웃더니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그는 이곳에서 내공이 가장 강한 편이었는데 그마저도 겨우 8급 무왕이었다.이태호 같은 강자 앞에서 그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는 천해시에 이러한 고수가 나타날 줄은 꿈에도
거기까지 말한 뒤 노홍규는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어갔다.“선배님, 제가 너무 성급했습니다. 대체 어떤 상황인지 묻지도 않고 충동적으로 굴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이태호는 상대방이 이렇게까지 얘기하자 그들을 더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저 웃으며 말했다.“하하, 그래? 나도 이 늙은 놈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해. 우리는 생각이 비슷하네!”“그럼요, 그럼요. 옳은 말씀입니다!”임소요가 곧바로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이태호는 상대방을 보며 말했다.“이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긴 했지만. 당신들 탓은 아니야.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잖아. 하지만 그래도 이 사람은 소요당의 호법이니 사람을 시켜 시체를 가져온 거야. 우리 사람이 처리하게 놔두지 않았지. 설명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옳은 말씀입니다. 임정군의 시체를 가져와 줘서 고맙습니다!”조금 전까지 거만을 떨던 장로도 곧바로 말했다.이태호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러면 이 일은 이렇게 넘어가지. 내가 오늘 이곳에 온 건 따로 볼일이 있어서야.”“다른 볼일이요?”임소요는 심장이 철렁했다. 그는 조금 걱정이 됐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한 당주 말을 들어 보니 우의당이 전에 소요당에서 2,000억을 빌리고 아직 안 갚았다면서? 난 오늘 대신 돈을 갚으러 온 거야. 빚을 졌으면 갚아야 하는 법이니까.”임소요는 진땀을 뺐다. 소요당의 호법이 한성연을 희롱해서 죽임당했다. 그러나 상대방은 그 일로 소요당을 탓하지 않았고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그런데 2,000억의 빚을 어떻게 갚게 한단 말인가?그리고 이태호가 그들을 떠보는 것인지 아닌지 누가 알겠는가? 혹시라도 그들이 돈을 받아서 이태호가 언짢아하면 어떡한단 말인가?“아뇨, 아뇨, 아닙니다. 그 돈은 갚지 않아도 됩니다. 저희 잘못이니 오히려 저희가 사죄해야죠!”대장로도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겨우 2,000억인데 괜찮습니다. 저희가 사죄의 의미로 드리는 거라 생각해주세요.”이태호는
조부성은 허공에 서서 이태호가 자신의 기습 공격을 피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의아해했다.자신의 내공은 3급 성자 경지이고 또 몰래 습격한 것인데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한순간에 반응하기 힘들 것이다.이태호의 몸에서 발산한 기운을 느끼면서 조부성의 표정이 굳어졌고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창망산맥에서 돌아온 가문 장로들과 제자들의 보고에 따르면 그때 이태호는 8급 존황 경지의 수사에 불과했다.그러나 그는 두 달 만에 2급 성자 경지의 수사로 되었다.조부성은 수련 속도가 이렇게 빠른 수사가 있다는 소문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이와 동시에.긴 창의 치명적인 공격을 피한 이태호도 지금 이 백수산맥의 곳곳에 조씨 가문의 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내가 소홀했군. 조씨 가문의 반응이 이렇게 빠른 줄은 몰랐어. 반나절 만에 2천 리 밖에서 여기로 찾아왔다니.’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감히 방심하지 못하고 적소검과 현황 이화봉 두 영보를 바로 꺼냈다.영보를 꺼내서 계속 싸우겠다는 자세를 취한 이태호를 보면서 조보성의 얼굴에 화난 기색이 역력했고 냉소를 흘리면서 말했다.“이태호, 순순히 항복하면 살려줄 수 있어!”조보성은 거만하고 경멸한 말투로 말했지만 실은 이태호를 감히 무시하지 못했다.어쨌든 2급 성자 경지의 조명곤과 조해룡이 모두 이태호의 손에 죽었으니까.그는 말하면서 몰래 영패로 수십 리 밖에 있는 조시환에게 연락하였다.수십 리 밖의 비행선에서 가부좌 자세로 앉아서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은 조시환은 갑자기 허리에 찬 영패의 진동을 느꼈다.그가 신식으로 영패를 한번 훑어보고 나서 눈을 번쩍 뜨고 갑판에서 벌떡 일어섰다.“드디어 찾았군!”조시환은 흥분한 표정을 지으면서 곧바로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조보성이 있는 쪽으로 날아갔다.동시에 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정보를 받고 급속히 날아왔다....산골짜기 상공에서. 영보를 꺼낸 이태호는 조보성의 말을 듣고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이태호는 헛소리하지 않고 온몸의 검의를 내뿜
이태호는 옥부를 단련하기 위해 많은 영기를 소모했다. 그는 신식으로 단전 내를 들여다보니 원래 황금빛으로 일렁거리는 바다가 다소 어두워졌다.그는 바로 사물 반지에서 단약 두 알을 꺼냈고, 엄지손가락만 한 단약을 주저 없이 입에 넣었다. 단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순수한 약효가 그의 온몸에 퍼졌다.엄청난 약효가 순식간에 단전 내의 천지 영기를 끊임없이 순환시켰고 솟구치는 영기는 경맥을 따라서 운행하면서 경맥의 장벽에 내리쳤다.이태호는 오심조천(五心朝天)의 자체를 취하고 천천히 수련하기 시작했다.한 시간 후, 그가 영단의 약효를 완전히 흡수하고 나서 공법의 운행을 멈추었다.지금 이태호의 기운은 산악처럼 웅장하였고 주변에 피어오르는 하얀 안개에 공기를 가를 수 있는 힘이 들어 있다. 그의 호흡에 따라서 하얀 안개는 모두 그의 코로 빨려 들어갔다.체내에 남긴 약효를 깨끗하게 흡수하고 나서야 그는 눈을 떴다.이태호는 기력을 회복하였고 기혈이 뜨거운 도가니처럼 왕성한 것을 느끼면서 백수산맥을 떠날 때가 왔음을 깨달았다.이번에 천지의 영화를 찾으러 왔다가 영화뿐만 아니라 많은 보물을 얻었다.혼돈 마수, 유명마경, 대허공전송부 등을 보면 어느 것이든 창란 세계에서 모두 값진 보물이었다.이제 계속 산골짜기에 있어도 무의미해졌다. 자칫하면 백수산맥의 깊숙한 곳에 있는 성자급 흉수나 수왕의 주의를 끌지도 모른다. 그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도 있다.그리고 전에 이태호가 조광학 등을 격살했기에 지금쯤 조씨 가문이 이 소식을 듣고 격노에 처했을 것이다. 지금 떠나지 않다가 조씨 가문이 여기까지 쫓아오면 큰일 날 수도 있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가 하늘로 솟아오른 후 곧바로 산골짜기 밖으로 날아갔다.그는 원래 왔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상고 마도 수사의 유적에서 빠져나온온 후 산골짜기에서 나와버렸다.그러나 이태호가 산골짜기에서 나가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살기가 충만한 신식이 그를 노려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이
조시환의 말을 들은 비행선에 있는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모두 차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외쳤다.“대장로님, 걱정하지 마세요. 오늘 이 백수산맥의 땅을 세 자 깊이로 파서라도 그놈을 꼭 찾아내겠습니다!”“감히 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다니, 우리 가문을 만만하게 여기는 거야?!”“빌어먹을 이태호! 지난번에 태일종 종주가 제때 오지 않았다면 벌써 대장로님의 손에 죽었을 겁니다.”“...”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공동의 적개심을 가지고 눈빛이 살기로 이글이글 타올랐다.대부분 사람은 이태호를 본 적이 없었지만 모두 그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지난번에 창망산맥에서 가문의 천교 조광학은 이태호에 의해 팔이 잘렸고 황급하게 꽁무니를 빼고 달아났다.이건 제자 간의 정상적인 대결로 볼 수 있기에 각 문파는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조광학이 대결에서 졌고 한쪽 팔이 잘렸지만 목숨은 유지하였다.게다가 선우정혁이 제때 도착해서 조시환은 할 수 없이 이태호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이 일 때문에 천남 지역에서 조씨 가문의 위신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에 예상 밖으로 이태호는 조씨 가문의 천교뿐만 아니라 성자급 장로 두 명을 격살하였다. 천교 한 명, 장로 두 명이 목숨을 잃었다.이는 조씨 가문에게 막대한 손실을 입혀주었다.이태호를 징벌하지 않으면 조씨 가문 수사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없을 것이다.주변에 있는 10여 명 성자급 장로들이 적개심에 불타오르는 모습을 본 조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이번에 조광학은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온 것이었고 남아 있는 흔적을 통해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전투가 일어났음을 알 수 있었다. 이로부터 조시환은 이태호가 산맥의 깊숙한 곳에서 멀리 가지 않았다고 추측하였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지시를 내렸다.“따로따로 움직여. 이곳을 중심으로 백 리 범위 내에서 찾아. 백수산맥을 샅샅이 뒤져서 꼭 그놈을 찾아내야 해!”“네!!”조씨 가문의 장로들이 하나둘씩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 그들은 전투의
물론 조씨 가문의 사람을 만나지 못하면 가장 좋은 상황이었다.이태호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바로 가부좌 자세로 앉았다. 그는 옥부를 쥐고 자신의 몸에 있는 천지의 힘을 천천히 옥부에 주입해서 단련하기 시작했다.수많은 천지의 힘이 들어가면서 대허공전송부는 점차 초록색 빛을 발산하기 시작했다.이 빛 속에 마치 기이한 힘이 들어있는 것처럼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졌고 부서졌다. ...이와 동시에.백수산맥 외곽의 상공에 어느새 거대한 비행선 한 척이 나타났다.비행선 위에서 조씨 가문의 대장로 조시환이 지금 어두운 표정으로 초록색 독장에 뒤덮인 백수산맥을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그의 옆에 있는 3급 성자 경지의 중년 남자가 그에게 물었다.“형님, 명곤과 소주는 혼돈 마수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다가 봉변을 당했소.”조시환은 그의 말을 듣고 미간이 더욱 좁아졌다.조시환은 속으로 끊임없이 추측했다. 그들은 수왕의 습격을 받았는지 아니면 다른 수사의 격살을 당했을까?조광학 등이 사고를 당했을 때 조씨 가문에서 2천여 리 떨어져 있었다.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나서도 조광학 등을 죽인 것이 인간인지 흉수인지 구분해 낼 수가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시환은 비행선을 몰고 백수산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산골짜기에서 백 리쯤 떨어진 곳에서 그의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다.왜냐하면 그는 공기에 남아 있는 조광학 등의 기운을 느꼈기 때문이다.아니나 다를까.비행선이 산골짜기에서 50리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조시환은 드디어 무언가를 발견했다.그는 이곳의 땅이 갈아엎은 것처럼 여기저기 돌이 나뒹굴었고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특히 수십 장이나 깊은 구덩이 같은 것이 가로놓여 있었다.이 구덩이에서 조시환은 조광학의 기운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공포스러운 검의도 감지했다.이 남아 있는 검기는 지극히 날카로웠다. 비행선이 수 리나 떨어져 있어도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여전히 피부가 바늘에 콕콕 찔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심지어 조시환의 신식마저 오래
대허공전송부의 가격은 외부 시장에서 천정부지로 솟아올랐다.지금 이태호가 들고 있는 옥부를 밖에서 판다면 필연코 수많은 사람이 앞다투어 뺏으려고 할 것이다.완전한 대허공전송부를 깨뜨리면 순식간에 천리 밖으로 보낼 수 있는 목숨을 부지하는 신기(神器)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이 물건을 만들기가 까다로웠다. 구천의 청기(淸氣)를 채집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성왕급 수사가 자신의 도운을 융합해서 공간계의 전송 부문(符文)을 새겨야 한다. 전후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어 매우 어려웠다. 그래서 지금 창란 세계에서 여러 성지와 상고 세가(世家) 외에 다른 곳에서 이런 전송부를 보기가 어려웠다.태일종은 천남 지역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고 선우정혁 같은 7급 성왕 경지의 강자가 있더라도 이런 전송부가 없었다.대허공전송부에서 시선을 거둔 후 이태호는 옆에 있는 약간 마르고 짙은 살기와 검은 기운을 내뿜은 혼돈 마수를 바라보았다.그가 신식으로 자세히 살펴본 후, 눈앞의 혼돈 마수에 팽배한 생명력이 내포되어 있으며 부패하고 피비린내 나는 날카로운 살기도 느낄 수 있었다.이태호는 만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 혼돈 마수에 아직 이렇게 강한 위력이 있는 사실에 놀랐다.어떻게 이런 일이!“아쉽지만 난 마공을 수련하지 않아. 나에게 쓸모가 없는 물건이야!”마도 수사가 이 혼돈 마수를 가지게 된다면 그의 자질을 순식간에 향상시킬 수 있고 앞으로 각종 마구를 수련해도 수련 속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심지어 각종 사악한 공법을 수련할 때도 혼돈 마수의 도움을 받으면 위력을 많이 높일 수 있다.그러나 이태호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는 할 수 없이 혼돈 마수를 사물 반지에 넣고 이후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대전을 둘러본 후 다른 물건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태호는 궁전 밖으로 나가서 기타 미지의 곳을 탐색하였다.반나절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이 폐허가 된 동부, 그리고 주변의 궁전을 모두 자세히 탐색한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고 다시 제단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그
진법은 이태호의 주먹 한 방을 먹었지만 끄덕하지도 않았다.표정이 어두워진 그는 바로 단전에서 적소검을 꺼냈다.장검이 칼집에서 나오자 어두운 공간에서 검빛이 번쩍 빛났고 날카로운 검빛이 공간을 갈기갈기 찢었다.검빛이 번쩍이면서 싸늘한 기운을 발산했고 마치 불꽃이 타오르는 듯한 검기가 적소검에서 뿜어져 나오면서 광막에 매섭게 내리쳤다.“콰르릉!”격렬한 폭발음이 천둥처럼 울렸고 거친 충격파는 땅에 있는 황사와 먼지를 일으켜서 사방으로 날렸다.불빛이 사라지자 이태호는 그 광막 위에 드디어 구멍이 뚫린 것을 보았다.이에 이태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손을 빠르게 놀렸다.“촤악! 최악! 촤악!...”여러 가닥의 검기가 날아와서 광막을 산산조각으로 깨뜨렸다. 결국 대전 밖의 진법은 이태호의 공격을 감당할 수 없어서 붕괴하였고 폭파하였다.진법을 해결한 후 이태호는 다급히 신식을 방출해서 대전 내부의 상황을 살펴보았다.그의 신식이 대전에 들어간 후 대전의 중앙에 높은 단상 두 개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단상 위에는 금제가 있는데 연한 푸른색의 광막은 그 위에 놓인 물품이 세월의 침식을 받지 않도록 잘 보관하고 있었다.이태호는 첫 번째 단상 위에 놓인 먹물처럼 새까만 팔뚝을 보았다. 팔뚝에서 주변의 공간마저 뒤틀어지게 만들 수 있는 짙은 살기(煞氣)를 내뿜었다.혼돈 마수가 정말 존재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무척 기뻐했다.그러고 나서 그는 신식으로 다른 단상에 놓인 물건을 살펴보았다.다른 단상에는 손바닥만 한 청록색 옥부(玉符)가 놓여 있었다.옥부 위에 고대 전서(篆文)이 새겨져 있다. 마치 상고 시대에 있는 천지의 이치처럼 짙은 도운을 발산하였고 범상치 않아 보였다.이태호는 신식으로 한바퀴 둘러보고 나서 대전에서 아무런 위험도 발견하지 않자 성큼성큼 대전 내로 들어갔다.그는 두 단상 앞에 다가가서 손바닥에 많은 영기를 내뿜고 허공에서 큰 손을 형성하였다. 그러고 나서 보물을 보호한 방어 금제를 부수고 두 물건을 꺼냈다.손바닥만 한 옥부를
이태호가 구유이화를 정복한 후 제자리에서 잠시 쉬었다.정력을 회복하고 정신을 가다듬은 후, 그는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동부의 다른 곳을 계속 살펴보았다.조광학의 설명에 따르면 이 동부에 이태호가 알고 있는 구유이화 외에 혼돈 마수도 있다.이태호에게 이 혼돈 마수는 소용이 없지만 가치가 높은 물건이었다. 유명과 황천 두 성지의 천교 제자들이 마구(魔軀)를 수련해 내야만 혼돈 마수를 형성할 수 있었다.이것을 가질 수 있다면 나중에 팔아도 일부 7급 영약, 심지어 8급 영약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이태호는 당연히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그가 하늘로 올라간 후 신식을 방출해서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았다.동시에 그는 손바닥을 뒤집고 다섯 손가락을 오므리자 크기가 머리만 한 불덩어리가 손바닥에 나타났다.밝은 불빛을 빌어서 주변의 어두움을 천천히 몰아냈고 이태호는 동부를 점점 똑똑하게 볼 수 있었다.이 동부는 웅장하고 거대하며 약 수 리나 되는 공간을 차지했다.그의 발밑에 있는 검은 제단 외에 주변에 10여 개의 대전이 있는데 ‘품(品)’ 자 모양으로 제단을 겹겹이 감싸고 있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이 대전들을 차례대로 탐색하였다.이윽고 그의 신식은 수 리 밖에 떨어진 한 대전 앞에서 방해를 받았다.금제 진법의 존재를 느낀 이태호는 속으로 기뻐했다.대전에 진법의 방어가 있다는 것은 필연코 무슨 보물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여기에 매장한 마수 구상수는 나주 마문 성지인 유명 성지의 천교 성자(聖子)로서 죽을 때 7급이나 8급의 성자 경지에 이르는 내공을 갖고 있었다.이런 성자급 천교가 죽은 후에 사물 반지에 보관한 보물들은 일반 수사들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했다.방금 이태호가 구상수의 유골 옆에서 살펴보았을 때 사물 반지와 같은 공간 영보를 발견하지 못했다.다시 말하면, 구상수가 죽기 전에 가치 있는 보물과 영물들을 다른 곳에 보관했다는 것이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그 대전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그 대전의 문 앞에 이르자 문득 연한 파
진선(眞仙)이 인간계에 내려와서 천마 해체를 직접 시전해서 몸이 10억의 혈자(血子)로 변하면 환생해서 다시 수련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이태호가 수련한 태허진해보전이나 태일보서는 이 유명마경에 비하면 크게 뒤떨어졌다.그리고 유명마경의 기록에 따르면 자질이 없는 일반인이라도 소성에 이르면 영체 등급에 도달할 수 있고, 대성에 이르면 신체(神體) 체질을 가진 천교에 필적할 수 있다.이태호는 유명마경의 내용을 다 읽은 후 다급히 옥간을 사물 반지에 넣었다.너무나 기괴하고 사악한 공법이었다.입문이 간단하고 수련 속도가 빠르며 목숨을 구할 방법도 많으며 적을 상대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사악한 신통들도 많이 있다.이태호는 읽다가 저도 모르게 수련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다행히 그의 신혼이 강대해서 이 충동적인 느낌을 가까스로 억제할 수 있었다.마공이 좋지만 이태호는 그 속에 빠지면 필연코 주화입마(走火入魔)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나서 그는 황급히 검은 대전에서 물러 나왔고 멀리 있는 제단 쪽으로 걸어갔다.미션궁에서 그 제자가 보고한 정보에 따르면 구유이화가 바로 제단의 중심부에 있었다.아니나 다를까.그가 제단에 올라간 후 엄지손가락만 하고 연한 파란색의 불꽃이 반짝이면서 타오르고 있었다. 구유이화가 바로 코앞에 있는 것을 본 이태호는 만면에 희색을 띠었다.불꽃이 엄지손가락만 하지만 오직 천지 유명의 기운이 그윽한 곳에서만 탄생할 수 있고 신혼에 대해 강력한 억제 효과가 있다.일반 수사의 신혼, 특히 아직 성자 경지에 이르지 못한 수사들의 원신은 아직 양신으로 탈바꿈하지 못했기에 신혼은 공격받기 매우 쉬웠다.구유이화가 신혼에 대한 억제 효과는 풍씨 가문의 천교 풍민국의 서혼정보다 더욱 뛰어났다.이태호는 천천히 제단에 올라갔고 손을 살며시 휘젓자 온몸에서 천지의 힘을 뿜어냈다.그의 온몸에 있는 세포들은 순식간에 모두 성스러운 빛을 내뿜었고 천지의 힘을 삼키고 내쉬었다.그가 손을 들자 수많은 영기는 손바닥 형태를
검은 대전 문 앞.이태호는 발걸음을 멈추고 신식을 방출해서 조심스레 탐색하였다.그는 대전 안에 해골 한 구만 있고 다른 위험한 요소를 발견하지 못하였다.아무런 잠재적 위험이 없음을 발견한 이태호는 바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대전 안에 자금색 줄이 있는 검은 장포를 입은 해골이 가부좌 자세로 방석에 앉아 있었다.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지 황금색 해골은 이미 부패되어 있었다.“성자, 성왕 경지 등 강대한 수사의 죽은 육신일지라도 세월의 침식을 이길 수 없군.”이태호는 탄식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는 신식으로 해골의 구석구석을 훑어보았다. 드디어 그의 허리춤에서 현금색의 영패를 발견했다.영패는 손바닥만 하고 정면에는 해골 머리가 새겨져 있으며 뒷면에는 웅건한 필체로 ‘유명(幽冥)’이라는 두 글자가 쓰여 있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아... 유명 성지의 사람이었군!’유명 성지는 나주의 마도 성지로써 삼만 가지의 술법이 있다고 한다.유명 성지는 나주의 황천과 함께 마도의 양대 성지로 불렸다.이 성지의 제자들은 모두 마수(魔修)이다. 천지의 영기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상한 사술들을 수련하였다.일반 수사들이 연시(煉尸), 연혼(煉魂) 등 사술들을 연마한 마수들을 만나면 거의 막을 수 없다고 할 수 있다.마수의 수행은 자질을 안 본다. 자질이 가장 낮은 수사라도 수천수만 명의 제자 중에서 두각을 드러내기만 하면 천교 성자로 될 수 있다.이 두 성지는 주로 이단적인 공법을 수련하고 또 제자들에 대해 방목식 관리를 진행해서 기타 지역의 수사들은 이 두 성지 출신 수사들을 배척하였다.만 년 전에 천남에서 정도 수사와 마수 간에 대전이 일어났는데 태일종은 바로 이 대전을 통해 천남 지역에 우뚝 설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이 해골에서 시선을 거둔 후 그 검은 그림자의 괴물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았다.동부 밖에 있는 수사들의 해골을 떠올리며 그는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마도 수사들은 정말 악독하군. 수사의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