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범용이 올까요?”어느 한 펜션의 정자, 맨머리 남자가 구레나룻이 덥수룩한 남자에게 웃으며 물었다. 구레나룻이 덥수룩한 남자가 바로 향무당의 당주 영지상이었다!그리고 그들 옆에는 독고영민과 다른 몇몇이 서 있었는데 다들 향무당의 사람들이었다.영지상이 씩 웃으며 말했다.“하하. 오늘 거상들도 많이 모셨거든. 걔네들이 안 오면 용의당의 당주가 무서워서 밥 먹으러도 안 왔다는 소문이 내일 다 퍼져서 웃음거리가 될 거야! 물론 한 무리의 사람들을 데려와도 웃음거리가 되지!”영지상이 계속하여 말을 이었다.“그런데 만약 소수의 사람만 데려왔다면 오늘이 바로 범용의 제삿날이야. 하하!”그의 말에 독고영민이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당주님, 범용과 태수도 사람을 죽이면서 그 자리까지 올라온 자들이라 결코 만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만약 저들이 죽을힘을 다해 도망치기라도 한다면 큰일이에요.”그러자 영지상이 싸늘하게 말했다.“내가 이길 희망도 없는 싸움을 하는 걸 봤어? 첫째, 난 걔네들한테 줄 독주를 준비할 거야. 그러면 우리가 손을 쓸 필요도 없지. 둘째, 걔네들이 마시지 않았다고 해도 다른 방법이 있어. 내가 고성 쪽의 세력이랑 손을 잡았거든. 걔네들이 일고여덟 정도 되는 고수를 보내서 우릴 도와줄 거야.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당주님, 혈음당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듣건대 혈음당의 세력이 엄청나다고 하던데. 걔네들은 이익이 없으면 나서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당주님은 그자들한테 무슨 약속을 하셨어요?”옆에 있던 독고영민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용의당의 사업과 구역의 3분의 1일 혈음당 쪽에 넘기기로 했어! 이게 우리가 손을 잡은 조건이야!”영지상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어쩔 수가 없어. 용의당은 만만한 데가 아니라서 우리 향무당 혼자서는 해결하지 못해. 청운당도 우리랑 손을 잡지 않고 세 세력이 균형을 이루면서 대립하길 원하고 있어. 흥, 그렇다면 내가 먼저 나서는 수밖에. 일단 용의당부터 손에 넣으면 청운당도 쉽게 손에 넣을
“가자!”곧이어 고위급 임원들은 작은 길을 따라 펜션 대문 쪽으로 걸어갔다.펜션이 산 중턱에 있어 길이 하나밖에 없었다. 하여 펜션 밖에서 기다리면 범용 일행을 만날 수 있다.만약 범용이 사람들을 데려와 매복하려면 산 아래의 숲에 매복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나중에 진짜로 싸움이 일어나면 그들이 상황을 전해 듣고 산 중턱까지 뛰어 올라오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잠시 후, 차가 공지에 멈춰 섰고 범용과 태수, 그리고 이태호가 차에서 내렸다.“하하, 범용 형님, 난 또 형님이 안 오는 줄 알았어요. 우리 용화의 30살 생일 파티에 이런 누추한 곳까지 와줘서 정말 영광입니다!”범용과 태수가 소수의 인원만 데려오자 영지상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는 범용을 죽일 준비를 진작 다 마쳤지만 범용과 태수가 이곳까지 올 가능성은 사실 10%밖에 되질 않았다. 그런데 그들이 진짜로 왔을 뿐만 아니라 부하도 이렇게 적게 데리고 왔을 줄은 정말 생각도 못 했다.이태호는 눈앞의 상대를 보며 피식 웃었다. 어찌나 열정적으로 맞이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고 오해할 정도였다.“하하, 당주님도 참. 이렇게나 호화로운 펜션에, 멋있는 건물을 갖고 있으면서도 참 겸손하십니다. 정말 궁전이 따로 없네요!”범용이 호탕하게 웃으며 이어 말했다.“당주님은 농담도 참 잘하십니다. 그냥 식사하는 건데 내가 안 왔다는 소문이 퍼져나가기라도 하면 사람들이 얼마나 배꼽 빠지게 웃겠어요.”“역시!”영지상은 범용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우리 두 당주의 관계가 조금 그렇긴 하잖아요. 어제 태수가 우리 부하를 때려서 범용 형님이 못 오나 했거든요. 내가 함정이라도 파놓았다고 생각하면 어쩌나 했어요.”그러자 범용이 크게 웃었다.“부하들끼리 자그마한 시비 갖고 뭘 그래요. 한두 번도 아니고 괜찮아요. 그리고 당주님이 직접 사람까지 보내 알렸는데 어찌 안 올 수가 있겠어요.”그러고는 일부러 미안한 척 소용화에게 말했다.“그런데 바삐 오느라 선물도 준비하
그의 말에 범용이 크게 웃었다.“하하, 당주님, 그저 밥이나 먹으러 온 건데 그렇게나 많은 애들 데려와서 뭐 해요? 설마 내가 겁쟁이라고 생각한 거예요?”“하하, 그럴 리가요. 내가 왜 형님을 겁쟁이라고 생각하겠어요? 용의당이 어떻게 그 자리까지 올라왔는지 내가 모를까 봐요? 듣건대 형님 실력이 이미 무인의 최고봉에 도달했고 대가에 가깝다면서요?”영지상이 웃으며 말했다. 정말 그의 말대로 마당에 상이 엄청나게 많았다. 안에 있는 홀에도 상이 몇 개 놓여있었다.이미 적지 않은 거상들이 도착해있었다. 다들 평소 향무당의 도움을 받는 상인들이었는데 매달 향무당에 돈을 갖다 바치면 향무당은 그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사업이 순조롭게 잘 풀리길 도와줬다.범용 일행을 본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을 올려 예의 바르게 범용에게 인사를 건넸다.사실 그들 모두 영지상과 범용이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지금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이나 화기애애하지만 사적으로는 서로 경쟁하느라 난리도 아니다.“하하, 형님, 이 자리에 온 것만으로도 나의 체면을 살려준 거예요. 자 자, 이쪽에 앉아요!”영지상은 범용 일행을 가장 중간에 놓인 큰 상으로 안내하고는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이 자리에 앉을 수 있는 자는 영지상과 독고영민 말고도 또 다른 유명한 거상이 몇몇 더 있었다.범용과 태수가 앉자 이태호도 별다른 생각 없이 두 사람 옆에 앉았다.“응?”그 모습에 영지상이 미간을 찌푸렸다. 왜냐하면 범용이 데려온 부하들은 전부 양쪽 상에 앉았는데 이태호만 그들과 한 상에 앉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태호가 범용과 같이 온 걸 보고 범용의 부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하 주제에 예의도 없이 그들과 한 상에 앉을 줄은 몰랐다.독고영민이 이태호를 자세히 살펴보더니 갑자기 화들짝 놀랐다.“너였어?”영지상이 잠깐 멈칫하더니 물었다.“독고영민, 저자를 알아?”그러자 독고영민이 재빨리 대답했다.“젠장, 어젯밤 바로 이 자식 때문에 서문옥한테 밉보이고 말았어요.
만약 미리 준비한 독주로 두 사람을 먼저 해결한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일도 아니다.영지상의 뜻을 단번에 눈치챈 독고영민이 태수에게 두 손을 올려 예의 바르게 말했다.“미안합니다. 당주님의 말씀이 옳아요. 어제 일은 이미 다 지나갔죠. 오늘은 우리 손님이니까 제가 주인의 도리를 다해야죠.”“흥!”독고영민이 자리에 앉자 태수도 그제야 다시 자리에 앉았다.영지상이 이태호를 힐끗 보고는 범용에게 말했다.“범용 형님, 그나저나 이 자는 누구죠? 두 사람 관계가 꽤 좋아 보이는데요?”범용이 웃는 얼굴로 소개했다.“이분은 명의 이태호 씨입니다. 요즘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 이태호 씨가 저의 건강을 관리해주고 있거든요. 아까 마침 우리 집에 왔다가 향무당의 부하가 식사하러 오라는 초대를 받고 이태호 씨도 함께 온 겁니다.”“명의?”옆에 있던 소용화가 그의 말에 하찮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이 세상에 자신을 명의라고 하는 자가 참 많더라고요. 그런데 대부분 다 사기꾼이죠. 진짜 의술을 아는 자가 몇이나 되겠어요.”그러고는 범용을 힐끗 보았다.“당주님, 절대 속지 않게 조심하세요!”영지상이 나서서 그를 말렸다.“둘째야,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범용 형님이 얼마나 똑똑하신 분인데. 용의당 당주가 그리 쉽게 속을 줄 알아? 하하, 인제 음식 올려도 좋다!”그러자 부하가 음식을 올렸다. 영지상은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했던 술을 꺼냈다.“이 술 엄청 오래된 술이에요. 나도 평소에 마시기 아까워하는 술이지만 오늘은 다 함께 마셔요!”한 부하가 다가와 그 술을 사람들의 술잔에 따랐다.“자 자, 우리 용화의 30살 생일을 축하하여 한잔합니다!”영지상이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자 범용 등 이들도 자연스레 일어나 술잔을 들었다.그런데 다들 마시지 않자 범용과 태수도 눈빛을 주고받고는 감히 마시질 못했다. 그런데 이태호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단숨에 마셔버렸다.“정말 좋은 술이네요!”범용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새로 온 드래곤 신전의 신주 용감하기만
“자 자, 계속 마셔요!”영지상과 소용화는 반찬을 한동안 집어 먹다가 또 범용과 태수 등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술 한 병을 다 비웠고 다 마시고 나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범용과 태수는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상대는 독을 탈 마음도 없었는데 아무래도 자신들이 괜한 생각을 한 거라고 여겼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모든 경계심을 내려놓을 수는 없었다. 만약 그들이 완전히 취한 다음에 죽이려고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영지상은 또 새로운 술 하나를 따서 범용과 태수, 그리고 이태호에게 따라주었다. 세 사람의 술잔을 가득 채운 뒤 술잔을 높게 들고는 그들에게 술을 권했다.태수와 범용은 별다른 의심 없이 술잔을 들고 마실 준비를 했다. 이태호가 술잔을 들지 않은 걸 본 영지상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쨌거나 이태호가 마시든 마시지 않든 의사라 전투력이 없을 테니까. 이따가 범용과 태수만 해결한다면 이태호를 처리하는 건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일 것이라 생각했다.“이 술 마시면 안 돼요!”범용과 태수가 마시려는데 이태호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왜요?”범용이 찌푸린 얼굴로 묻자 이태호가 덤덤하게 웃었다.“독이 있어요!”“도... 독이 있다고요?”화들짝 놀란 태수와 범용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 그와 동시에 용의당의 사람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주변을 살폈다.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삽시간에 싸늘해졌다.영지상이 잠깐 멈칫하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이봐,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 말을 함부로 해선 안 돼! 이 술 다들 마시고 있는데 독이 있다니? 우리도 지금 마실 준비하고 있잖아.”이태호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당신들 술잔 안의 술은 아까 그전에 마신 술병의 술이니까 당연히 독이 없지!”이태호가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하지만 범용과 태수의 술잔에는 방금 새로 딴 술을 따랐어. 아까 마셨던 술은 독이 없지만 이 술은 뭔가 달라! 지상 당주, 내가 허튼소리를 했다면 범용과 태수의 잔과 바꿀 수
오늘 함께 술 마시러 온 호상들은 그제야 영지상이 범용 일행을 처단하려는 의도를 알았다. 무방비 상태였던 호상들은 소스라치게 놀라 얼른 자리를 피하며 향무당 패거리 뒤로 숨어들었다.“당주, 힘써 주셔야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여기서 살아서 나가는 것입니다.”20여 명에 달하는 용의당 패거리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싸늘하고 날카로운 눈길로 적을 쳐다봤다. 범용과 어울리는 형제들 모두 이미 목숨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자들이었다.“오늘 범용이 욕 좀 보겠구먼.”“저 두 사람이 죽으면 용의당은 해체되는 거나 마찬가지지. 그럼 향무당이 모든 걸 장악하게 될 거야.”호상들은 뒤에 숨어들어 수군수군 얘기를 나누며 범용이 이곳을 살아서 나가지 못할 거라 예상했다. 이곳에 모인 향무당의 사람만 해도 족히 200명은 넘기 때문이다.“오늘 운 좋게 독주를 마시지 않았지만 여길 살아서 나가긴 힘들 거야.”이때, 사람들이 길을 내주더니 뒤쪽에 있던 7명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고성시 출신인 그들 모두 혈음당의 고수들이었다.“악수 장현!”범용은 그중 한 사람을 바로 알아봤다. 그는 손에 날카로운 발톱 모양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 이름도 유명한 혈음당의 악수 장현이었다.“혈음당?”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태수는 영지상을 노려봤다.“영지상, 네가 그러고도 무사할 것 같아? 우리 세 당파는 절대 외부 세력과 결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왜 고성시의 패거리를 끌어들인 거야? 이건 화를 자초하는 짓이라고!”이에 영지상은 콧방귀를 뀌었다.“흥! 이기면 충신이고 지면 역적이란 말 몰라? 난 승리를 원하는 것뿐이야. 그리고 승리의 이익은 이들과 나누면 돼! 너희 용의당을 없애면 앞으로 향무당의 세상이 될 텐데 내가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소용화도 앞으로 나서며 맞장구쳤다.“태수 형님, 사람은 독해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너희들...”태수는 화가 치밀어 이가 뿌득뿌득 갈렸다. 이제는 싸움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헉!”혈음당의 고수가 이태호한테 당한 모습을 본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죽여!”영지상도 깜짝 놀랐지만 바로 명령을 내렸다. 어차피 인수 우세가 있으니 이태호와 범용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은 이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슉!그러나 이태호는 순식간에 치고 나가며 향무당 패거리의 칼을 빼앗아 적을 한 명씩 찔렀다.“악!”혈음당의 고수 한 명이 또 죽었다.“악!”빨간 피가 사방으로 튀기며 나머지 고수들도 한 명씩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혈음당 고수 모두가 살해당했다. 불과 2, 3초도 안 되는 사이에 이태호는 7명이나 살해했다.“말도 안 돼!”영지상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눈앞의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역시 고수였지만 이태호는 모든 사람을 뛰어넘는 실력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이태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또 피가 사방으로 튀기더니 독고영민과 소용화 역시 바닥에 쓰러졌다. 숨이 끊기기 전 두 사람은 목을 부여잡고 공포에 질려 있었다.“아니야! 이건 사실이 아니야!”영지상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이태호를 향해 덮쳐들었다. 그러나 순간 눈앞이 까매졌고 이윽고 이태호의 칼이 그의 목 앞까지 다가왔다.“살, 살려주세요!”영지상의 목소리가 떨렸다.“영 당주, 그러니까 이러면 안 되지. 원래 너랑 시간 팔고 싶지 않았는데 고성 패거리까지 끌어들이며 우리를 죽이려고 애를 쓰는 널 보니까 더 이상 살려두고 싶지 않아.”이태호는 바로 그의 목을 벴고 빨간 피가 영지상의 목에서 뿜어져 나왔다.쿵!영지상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이태호는 몸을 돌려 적을 훑어보며 말했다.“고수들은 다 죽은 거야? 너희들도 죽고 싶으면 당장 덤벼!”모든 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범용과 태수는 이제야 2명씩 죽였지만 이태호는 이미 향무당과 혈음당의 고수를 모조리 없애버렸다.살기 가득한 이태호의 눈길에 적들은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했다.“살려주세요!”심지어 향무당 패거리의
범용이 이태호 앞으로 다가가 예를 갖췄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태호 씨! 이태호 씨께서 나서주시지 않았다면 우리 모두 여기서 목숨을 잃었을 겁니다!”그러나 이태호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웃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근데 옷에 피가 튀어서 기분이 좀 그렇네요. 산 지 이틀밖에 안 된 옷인데.”이에 범용이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태호 씨. 제가 이 브랜드를 잘 압니다. 제가 부하한테 똑같은 거로 준비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이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주면 감사하겠습니다.”범용은 바로 부하한테 이태호가 입고 있는 옷의 태그를 찍어줬다. 그리고 향무당 패거리를 보며 말했다.“너희 향무당은 이미 망했다. 너희 세력 범위는 우리가 접수하고 모든 산업도 뺏어올 테니까 우리 용의당에 가입하고 싶은 사람들은 얼른 가입해! 그러고 싶지 않다면 당장 사라지고 영원히 조용하게 살아!”“저희들을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향무당 패거리의 누군가가 큰 소리로 말했다. 이윽고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이 시체들은 처리해. 깨끗하게 처리해야 해.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은 그 누구한테도 알려서는 안 돼. 누군가 누설했다는 말이 내 귀에 들어오면 혀를 잘라버릴 거야.”범용의 목소리에 패기가 넘쳤다.태수는 바닥에 꿇고 앉아 벌벌 떠는 호상들을 보며 말했다.“당신들도 마찬가지야!”“네, 네, 네. 알겠습니다. 절대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호상들은 두려움에 식은땀을 흘렸다.한편, 이태호는 다시 자리를 잡고 앉은 후 말했다.“아직 밥도 다 먹지 못했는데. 범 당주, 식사 계속 이어가시죠. 향무당 애들은 시체를 처리한 후 다 나가라고 하세요.”범용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그래요, 그러고 보니 배부르게 먹지도 못했네요. 조금 있다가 제 부하가 옷을 새로 준비해오면 갈아입으세요.”“저쪽에 있는 술은 독이 없으니까 마셔도 됩니다.”“제가 가져올게요. 앉아 계세요.”태수는 얼른 달려가 술 여러 병을 들고 돌아왔다
“안 돼!!!”조명곤의 한이 맺힌 노성이 한순간에 딱 멈추었다.그의 몸이 산산조각으로 부서졌고 피안개로 되어 허공에서 사라졌다.이화 현황봉이 멈추지 않고 계속 떨어지면서 대지에 세게 내리쳤다.순식간에 발밑에 있는 대지는 대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쉴 새 없이 흔들렸고 갈라졌으며 수많은 골짜기를 형성하였고 갈라진 틈새로 용암과 검은 연기가 나왔다.마지막으로 조명곤이 원래 있었던 자리에 깊이를 알 수 없고 지름이 10리나 되는 큰 구덩이가 생겼다.큰 구덩이의 위에는 웅장한 불후의 신산과 같은 이화 현황봉이 우뚝 서 있다.이태호는 신식으로 조명곤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감지한 후 냉소를 머금고 이화 현황봉을 거두었다.그가 방금 조명곤과 잔소리를 많이 한 것은 조명곤과 무슨 옛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몰래 최상급 영보 이화 현황봉을 발동하기 위해서였다.조명곤 등을 모두 떠나지 못하게 하려면 이태호는 일격에 격살할 수 있는 준비를 해야 했다.이제 가장 강한 조명곤이 죽었고 나머지 조씨 가문의 제자들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이미 수십 리 밖으로 도망친 조광학 등을 보자 이태호는 두 손으로 결인을 하면서 곧바로 추격하였다.그의 비행 속도가 지극히 빨라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광학 등을 따라잡았다.점점 가까이 다가온 이태호를 보자 미친 듯이 도망치고 있는 조광학의 공포심이 극에 달하였다. 그는 체내의 정혈을 불태워서 비행 속도를 순식간에 높였다. 그는 마치 화살처럼 날아갔고 지나가는 곳마다 공기에서 음폭이 터졌다.이를 본 이태호는 코웃음을 쳤다.“정녕 도망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9급 존황 경지에 불과한 조광학이 온몸의 정혈을 다 불태워도 그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조광학과의 거리가 충분히 가까워진 것을 보자 이태호의 앞에서 맴돌던 적소검이 번쩍이더니 수십 가닥의 검빛이 허공을 가르면서 날아가서 조광학 양측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을 모두 격살했다.조광학은 옆에 있는 동문 제자들이 하나둘씩 날개가 부러진 새처럼
조명곤은 말을 마치고 나서 참새처럼 깜짝 놀란 제자들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단전에서 한 영보를 꺼냈다. 영보는 자금색 원환으로 눈부신 영광을 발산했고 도운이 짙으며 강한 기운과 위압을 내뿜었다.자금환(紫金環)이라는 이 영보는 조명곤의 본명 영보로서 품질은 최상급 영보 못지않았고 위력도 상급 영보 중에서 최정상 수준이었다.쐐애액.자금환은 허공을 가르고 거침없이 이태호를 향해 달려갔다.스쳐 지나가는 공간이 산산조각이 났고 천지 만물은 모두 찢어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천지를 변색시켰고 대지가 영보의 웅장한 기운을 감당할 수 없듯이 거미줄 같은 균열을 드러냈다.이태호는 이를 보고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죽음을 자초하는군!”그가 들고 있는 적소검은 빠르게 날아갔다. 마치 별똥별이 하늘에서 스쳐 지나가는 것처럼 지극히 빨랐다.“펑!”검빛이 자금환과 부딪히면서 번쩍이더니 자금환을 날려 보냈다.순식간에 하늘에 이태호와 조명곤만 남았다. 두 사람은 허공에 서서 성자 경지의 기운을 내뿜었고 두 사람의 머리카락이 휘날리게 하였다.한편, 조명곤이 일격에 이태호를 때리지 못하자 그는 자금환을 다시 잡았다. 그는 굳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젊은이, 전에 내가 무모하게 행동한 것을 용서해 주면 안 되겠어?”그는 시간을 최대한 끌어서 조광학 등이 안전한 곳으로 탈출한 후 가문을 향해 도움을 청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조씨 가문에서 대능력자를 파견할 것이다.그때 되면 이태호가 아무리 강해도 순순히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명곤의 눈에 감지하기 어려운 차가운 빛이 스쳐 지나갔다.“흥. 지금 사과한다고? 늦었어!”이태호는 이것은 조명곤이 조씨 가문의 기타 제자들이 가문에게 통보할 수 있도록 시간을 끌기 위한 꿍꿍이라는 것을 모를까?이태호에게 아무 말도 먹히지 않는 것을 보자 조명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이보게, 넌 정말 우리 조씨 가문과 척지려는 거야? 조씨
지금 조명곤은 머리털이 쭈뼛 곤두서는 공포를 느꼈고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그와 내공의 경지가 같은 조해룡은 이태호의 일격도 받지 못하고 바로 격살되었다.조해룡의 내공은 2급 성자 초기 경지이지만 어쨌든 조씨 가문의 장로이고 또 영보의 도움이 있어서 같은 경지의 수사라도 그를 격살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수사의 경지가 높을수록 생명력도 더욱 강해지기 때문이었다.절대로 무왕이나 무황 경지의 수사처럼 썩은 나무를 꺾듯이 쉽게 격살할 수 없었다.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해냈다.2급 성자 경지를 가진 조해룡이 개미처럼 쉽게 짓밟혀 죽었다.이 광경을 본 조명곤이 어찌 아연실색하고 공포에 질린 표정을 짓지 않을 수 있겠는가?조명곤이 정신을 차린 후 이태호가 맨손으로 잡은 영보를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영보를 폭파하려고 하였다.이 틈을 타서 그는 몸을 돌려 조광학 등이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그는 소매를 뿌리치고 조광학 등을 휘감고 백수산맥의 외곽으로 도망쳤다.조명곤은 이태호가 한순간에 2급 성자 초기 경지의 수사인 조해룡을 격살할 수 있기에 자신의 실력으로 대항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일반 수사라면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도 조명곤은 막아낼 자신이 있었다.그러나 눈앞의 이태호는 일반 수사가 아니라 천남에 이름을 떨친 천교였다.천교라고 불릴 수 있는 자라면 같은 경지에서 적수가 없고 자신의 경지보다 높은 상대와 싸울 수 있었다.조명곤은 자신이 이태호를 이길 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 차라리 자신의 영보를 폭파시켜서 잠시나마 조씨 가문의 제자들이 도망칠 시간을 쟁취하려고 하였다.“펑!”영보가 자폭한 순간, 이태호는 재빨리 영기를 운행하고 보호막을 만들어서 충격파를 막아냈다.그의 반응이 충분히 빨랐지만 여전히 영보가 자폭한 충격파에 의해 상처를 입었고 수십 장밖으로 날아갔다. 그의 머리는 어지러웠고 귀에 윙윙거리는 소리가 났다.그가 몸을 안정시킨 후 조명곤이 이미 조광학 등을 데리고 백수산맥 밖으로 도망쳤다는 것을 알았다.이
“제길! 가문으로 돌아가면 꼭 가주에게 고발할 거야!”“...”이 10여 명의 제자들은 대부분 창망산맥에 간 적이 있었다.그들은 아직도 창망산맥에서 겪은 패배를 잊지 않았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지금 두 장로가 이태호를 향해 굴복하니 그들의 분통이 바로 터졌다.조광학마저도 달갑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남은 팔을 들고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에 깊숙이 파고들어 갔다. 그는 음침한 시선으로 이태호를 노려보았다.“이태호!!”조씨 가문의 장로가 스스로 굴복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한순간에 의아했지만 바로 깨달았다.‘조씨 가문에도 똑똑한 자가 있군. 내 육신의 힘으로만 내 내공을 알아봤어.’하지만 아무 의미가 없었다.그와 조씨 가문은 이미 원수를 졌다. 지금 조씨 가문의 사람을 놓아주면 상대방이 바로 가문의 대능력자를 불러서 자신을 처리하라고 할 수도 있었다.이번에 이태호가 외출할 때 선우정혁과 기타 봉주에게 알리지 않았다.일단 그가 조씨 가문 대능력자의 추격을 받으면 도움을 구할 곳도 없고 바로 목숨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더구나 이번에 그는 구유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왔는데 조씨 가문의 사람과 같은 산골짜기에서 만나게 된 것은 상대방도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그는 자연히 영화를 공짜로 남에게 내줄 리가 없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냉소를 머금었다.“그만 싸운다고? 너희가 싸우면 싸우고 안 싸우면 안 싸우는 건가?”이태호가 기어코 끝장을 보겠다는 태도에 조명곤의 마음이 무거워졌다. 그는 이번 대결을 결국 피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피할 수 없다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조명곤이 마음속으로 다짐을 한 후 바로 옆에 있는 조해룡과 눈이 마주쳤다.다음 순간, 조명곤이 들고 있는 푸른색 작은 정은 불시에 공간을 가르고 무시무시한 성스러운 빛을 뿜어내면서 살기등등한 위세로 이태호를 향해 날아갔다.한편, 조해룡은 빛으로 변해서 제자리에서 사라졌다.두 사람이 공격을 발동한 것을 보자 이태호는 속으로
지금 이 순간에 산골짜기 상공에 있는 조씨 가문의 제자들은 드디어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두 장로가 보기 드물게 손을 잡고 대적한 것은 그들이 백수산맥에 들어온 후 처음이었다.오직 강적을 만났을 때만 두 장로가 같이 힘을 모아서 대응했다.그리고 두 장로는 모두 2급 성자급 수사라서 만난 강적은 대체로 같은 경지의 수사들이었다.조씨 가문의 천교로서 조광학은 어리석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 문득 한 가지 추측이 떠올랐다.“말도 안 돼! 정말 말도 안 돼!”조광학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런 추측은 너무 허황해서 그는 이내 마음속으로 부정하였다.창망산맥에서 나온 지 겨우 두 달밖에 안 지났는데 이태호가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었더라도 8급 존황의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두 경지를 돌파해야 한다.이렇게 짧은 시간 내에 두 경지를 연속 돌파한다는 것은 창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존황급은 그렇다 치고 성자 경지로 돌파하려면 기연이 있어야 하고 천지의 힘을 깨달아야 경지의 장벽을 깨뜨릴 수 있었다.일반 수사들은 모두 수 년, 심지어 수십 년, 수백 년 동안 정체되어 있어서 돌파하지 못했다.그가 알고 있는 고준서, 육성훈 등 천남의 3대 괴물도 성자의 경지로 돌파하는 데 1, 2년의 시간이 걸렸다.존황급과 성자급의 경지 차이는 이태호가 두 달 이내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그래서 조광학은 바로 그의 추측을 부정했다.그러나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그는 바로 주변의 제자들을 데리고 수리 밖으로 날아가서 이태호와 안전거리를 두었다.....허공에서 조명곤의 곁으로 날아간 조해룡은 이태호가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것을 보자 미간을 찌푸렸고 표정이 굳어졌다.잠깐 숨을 돌린 조명곤은 두말없이 손바닥만 한 푸른색의 정(鼎)을 꺼냈다.이 작은 정은 영광이 감돌고 있는 상급 영보였다.영보를 꺼낸 후 조명곤은 신중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권유하는 말투로 말했다.“젊은이, 방금 오해였네. 우리 그만 싸우는
이태호의 무시무시한 육체의 힘은 천만 근을 감당할 수 있는 파죽지세로 단번에 조명곤의 공격을 날려버렸다.이윽고 그의 주먹은 여세가 꺾이지 않고 곧장 조명곤의 몸과 부딪쳤다.이태호의 주먹은 태산이 억누른 것처럼 팽배한 기혈이 곧바로 조명곤 앞에 있는 영기 방어막을 꿰뚫었고 매섭게 가슴팍을 강타했다.“푸...”조명곤은 무방비 상태에서 갈비뼈가 여러 개 부러지는 느낌이 들었고 체내의 오장육부가 심한 통증을 느꼈으며 바로 피를 토하였다.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조명곤은 싸움에 미련을 두지 않았다. 그는 순식간에 뒤로 수십 장 거리로 물러섰다. 안전한 곳에 도착한 후 그는 굳은 표정으로 이태호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방금 잠깐의 접전 끝에 그는 이태호의 육신은 무서울 정도로 단단할 뿐만 아니라 기혈이 팽배하고 힘은 진룡에 비견될 정도로 강하다는 것을 느꼈다.정말 이상한 상황이었다.조명곤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은 후 얼굴빛이 붉으락푸르락하면서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빌어먹을! 저놈은 절대로 존황급 수사가 아니야!’단체(鍛體) 공법을 수련한 존황급 수사일지라도 기껏해야 중급 영보와 비슷한 육신을 가질 수 있었다.그러나 눈앞의 이태호는 중급 영보보다 훨씬 강력한 육신을 갖고 있었다. 조명곤은 이태호가 날린 주먹의 파동에서 천만 근 이상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이에 조명곤은 마음속으로 크게 놀라웠다. 이태호는 순수한 육체의 힘만으로 태산을 무너뜨릴 수 있고 진룡의 꼬리를 잡고 흔들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보통 존황급 수사의 육신은 절대로 이렇게 강한 힘을 지닐 수 없다.이로써 조명곤은 이태호가 필연코 자신과 같은 경지의 성자급 수사일 것이라고 판단했다.이런 판단에 조명곤은 경악함을 금치 못했다. 그는 지난번에 이태호가 창망산맥에서 내공은 8급 존황 경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시 말하면 이태호는 두 달 만에 8급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한 달에 한 경지를 돌파했다고?아무리 천교일지라도 수련 속
조광학은 이태호의 말에 분통이 터질 뻔했다.그는 대뜸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시끄러워! 네놈이 뭔데?”그의 옆에 있는 조명곤과 조해룡은 모두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였다.조씨 가문에서 실력이 가장 강한 자는 아니지만 모두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갖고 있었다.조광학이 보기엔 이태호는 자기보다 경지가 높은 사람과 싸울 수 있는 천교이지만 아직 성자급 수사를 능멸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화가 잔뜩 난 조광학은 두 장로를 향해 포권을 취하면서 말했다.“장로님들, 저놈을 해결해 주세요.”조명곤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의 역삼각형 눈에서 섬뜩한 빛을 번쩍거리면서 마치 죽은 사람을 보는 것처럼 이태호를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조명곤은 내공을 폭발적으로 내뿜었고 격렬한 음폭을 내면서 허공을 진동시켰다.그는 허공에 서서 거만한 표정으로 이태호를 노려보면서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바로 네놈이 창망산맥에서 우리 소주의 팔을 잘린 것이냐? 네놈이 오늘 순순히 목을 내밀면 고통 없이 저세상으로 보내주마. 그렇지 않으면...”조명곤은 앞으로 한 발짝 내딛더니 한순간에 수 장 밖으로 나갔다.지금 그의 몸에서 내뿜은 팽배하고 날카로운 살의는 공기 중에서 거의 실체로 응집하였다.그가 탐사한 결과 이태호의 뒤에는 보호자의 종적이 없었다. 다시 말하면 이태호는 혈혈단신으로 조씨 가문의 사람들 앞에 쳐들어온 것이었다.조명곤이 보기엔 이태호의 행위는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었다.그러면서 뻔뻔스럽게 2급 성자 경지가 그렇게 대단하냐고 비아냥거리다니.천교라고 해서 경지의 격차를 무시하고 자신을 보는 건가?조명곤은 수백 년 동안 살아오면서 수많은 천재를 봤으나 진정으로 살아남은 자는 별로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명곤은 싸늘한 웃음을 흘렸다. 그는 보이지 않는 계단을 밟으면서 이태호를 향해 위압을 발산하였다.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조명곤이 성자급의 위압으로 자신을 억누르는 것을 느낀 이태호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눈앞에 있는 사람들은 아
이태호의 말을 들은 조광학은 살기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의 두 눈은 시뻘겋게 충혈이 되었고 온몸은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그의 두 눈은 마치 눈에 푸른 빛을 번뜩이는 굶주린 늑대와도 같았다.과거에 이태호에게 참패를 당했던 낭패한 몰골을 떠올리며 조광학은 혼자 있는 이태호를 보면서 눈에서 전에 없던 기쁨과 강렬한 살의를 내뿜었다.그날 창맹산맥에서 태일종의 종주 선우정혁이 제때 도착하지 않았다면 이태호는 벌써 신소문의 곽진섭 장로와 조씨 가문의 조시환 장로의 공격을 받고 죽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광학은 온몸의 기운을 내뿜었다. 그는 산골짜기에서 하늘로 치솟아 올라서 조명곤의 옆에 섰다.태일종의 종문 겨루기 대회가 끝났지만 소식은 아직 조씨 가문까지 전해지지 않아 조광학 등은 아직 이태호가 이미 2급 성자급 수사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두 성자급 장로가 옆에 있어서 조광학은 더욱 자신감이 넘쳤다. 그는 어두침침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노려보면서 이를 갈고 콧방귀를 뀌었다.그러고 나서 조광학은 몰래 옆에 있는 두 성자급 장로에게 신식으로 전음하였다.[구숙, 십삼숙, 이놈의 뒤에 보호자가 있어요?]조명곤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신식으로 대답하였다.[나의 신식으로 수십 리까지 살폈지만 수사의 종적을 발견하지 못했어. 이 사람은 틀림없이 혼자야.]이 소식을 들은 조광학은 이내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독살스러운 웃음을 띠었다.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이태호를 노려보면서 말했다.“태일종에 조용히 있지 않고 제 발로 죽으러 왔네!”지금 그는 전세가 역전되었다고 말하고 싶었다.지난번에 이태호에게 패배한 후 그의 낭패한 모습은 온 천남의 웃음거리가 되어 조광학은 늘 이태호에게 복수하고 싶었다.두 달 전에 창망산맥에서 선우정혁의 비호가 없었더라면 이태호를 벌써 죽였을 것이다.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홀로 이곳에 나타났으니 어쩜 보면 하늘이 복수하라고 안배해 주는 것 같아서 조광학은 온몸이 상쾌한 느낌이 들었다.이번에 자신의 옆에는 두 2급 성자급
산골짜기에서 조광학을 보호하고 있는 조명곤은 머리털이 곤두서는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방금 한 신식이 자신을 훑어본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었다.2급 성자 경지인 그가 이런 느낌이 들자 바로 경계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내공을 운행하고 기운을 내뿜으면서 허공을 향해 큰 소리를 질렀다.그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하늘로 솟아오르고 초록색 독안개를 꿰뚫었으며 손에서 영광을 내뿜었다.다음 순간, 그는 이태호가 있는 쪽을 향해 손을 내밀고 주먹을 쥐었다.촤르륵!주먹 빛이 나타난 순간 주변의 공간이 모두 부서졌고 주변의 독안개가 찌글거리면서 연기처럼 사라졌다.다른 한편으로 산골짜기 내에서 사인과 싸우고 있는 조광학 등도 같이 모여서 경계를 하였다.다른 성자급 장로는 바로 손을 써서 사인에게 중상을 입힌 후 더 이상 아랑곳하지 않고 바로 조광학의 곁으로 돌아갔다. 그는 경계하는 자세를 취하면서 신식을 밖으로 방출하고 고공의 움직임을 살펴보았다.조명곤이 다짜고짜 신통 무기를 사용해서 공격한 것을 보자 숨어 있는 이태호도 할 수 없이 손을 쓸 수밖에 없었다.그는 손을 들어 내리 찍자 날카로운 검기가 조명곤의 공격을 무너뜨렸다.그러고 나서 이태호는 더 이상 숨지 않고 고공에서 산골짜기의 상공으로 내려갔다.경계가 가득 찬 조명곤을 바라보면서 이태호는 무표정하게 말했다.“조씨 가문의 살기가 대단하군! 그냥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한테 신통의 공격을 마구 날리네!”조명곤은 이태호가 누구인지 몰랐다. 하지만 그는 이태호의 내공을 알아볼 수 없어서 미간이 불시에 찌푸려졌다.상대방이 기운을 은닉할 수 있는 법술을 알고 있거나 상대방의 내공이 자기보다 높을 때 상대방의 실력을 가늠할 수 없다.어느 경우이든 조명곤은 시비를 걸고 싶지 않았다.특히 그들은 임무가 있어서 의외의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았고 적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어쨌든 지금 그들은 백수산맥의 깊숙한 곳에 있어서 상대방과 싸우다가 자칫하면 숙면 중인 성자급 흉수나 성왕급 수왕을 깨울 수 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