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미리 준비한 독주로 두 사람을 먼저 해결한다면 나머지 사람들은 일도 아니다.영지상의 뜻을 단번에 눈치챈 독고영민이 태수에게 두 손을 올려 예의 바르게 말했다.“미안합니다. 당주님의 말씀이 옳아요. 어제 일은 이미 다 지나갔죠. 오늘은 우리 손님이니까 제가 주인의 도리를 다해야죠.”“흥!”독고영민이 자리에 앉자 태수도 그제야 다시 자리에 앉았다.영지상이 이태호를 힐끗 보고는 범용에게 말했다.“범용 형님, 그나저나 이 자는 누구죠? 두 사람 관계가 꽤 좋아 보이는데요?”범용이 웃는 얼굴로 소개했다.“이분은 명의 이태호 씨입니다. 요즘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 이태호 씨가 저의 건강을 관리해주고 있거든요. 아까 마침 우리 집에 왔다가 향무당의 부하가 식사하러 오라는 초대를 받고 이태호 씨도 함께 온 겁니다.”“명의?”옆에 있던 소용화가 그의 말에 하찮다는 듯이 피식 웃었다.“이 세상에 자신을 명의라고 하는 자가 참 많더라고요. 그런데 대부분 다 사기꾼이죠. 진짜 의술을 아는 자가 몇이나 되겠어요.”그러고는 범용을 힐끗 보았다.“당주님, 절대 속지 않게 조심하세요!”영지상이 나서서 그를 말렸다.“둘째야,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범용 형님이 얼마나 똑똑하신 분인데. 용의당 당주가 그리 쉽게 속을 줄 알아? 하하, 인제 음식 올려도 좋다!”그러자 부하가 음식을 올렸다. 영지상은 오랫동안 소중히 간직했던 술을 꺼냈다.“이 술 엄청 오래된 술이에요. 나도 평소에 마시기 아까워하는 술이지만 오늘은 다 함께 마셔요!”한 부하가 다가와 그 술을 사람들의 술잔에 따랐다.“자 자, 우리 용화의 30살 생일을 축하하여 한잔합니다!”영지상이 자리에서 일어나 술잔을 들자 범용 등 이들도 자연스레 일어나 술잔을 들었다.그런데 다들 마시지 않자 범용과 태수도 눈빛을 주고받고는 감히 마시질 못했다. 그런데 이태호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단숨에 마셔버렸다.“정말 좋은 술이네요!”범용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새로 온 드래곤 신전의 신주 용감하기만
“자 자, 계속 마셔요!”영지상과 소용화는 반찬을 한동안 집어 먹다가 또 범용과 태수 등에게 술을 따라주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술 한 병을 다 비웠고 다 마시고 나서도 아무 문제가 없었다.범용과 태수는 그제야 시름을 놓았다. 상대는 독을 탈 마음도 없었는데 아무래도 자신들이 괜한 생각을 한 거라고 여겼다.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모든 경계심을 내려놓을 수는 없었다. 만약 그들이 완전히 취한 다음에 죽이려고 할지도 모르니 말이다.영지상은 또 새로운 술 하나를 따서 범용과 태수, 그리고 이태호에게 따라주었다. 세 사람의 술잔을 가득 채운 뒤 술잔을 높게 들고는 그들에게 술을 권했다.태수와 범용은 별다른 의심 없이 술잔을 들고 마실 준비를 했다. 이태호가 술잔을 들지 않은 걸 본 영지상은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어쨌거나 이태호가 마시든 마시지 않든 의사라 전투력이 없을 테니까. 이따가 범용과 태수만 해결한다면 이태호를 처리하는 건 그야말로 식은 죽 먹기일 것이라 생각했다.“이 술 마시면 안 돼요!”범용과 태수가 마시려는데 이태호가 싸늘한 얼굴로 말했다.“왜요?”범용이 찌푸린 얼굴로 묻자 이태호가 덤덤하게 웃었다.“독이 있어요!”“도... 독이 있다고요?”화들짝 놀란 태수와 범용의 낯빛이 확 어두워졌다. 그와 동시에 용의당의 사람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경계심 가득한 얼굴로 주변을 살폈다.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삽시간에 싸늘해졌다.영지상이 잠깐 멈칫하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이봐,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 말을 함부로 해선 안 돼! 이 술 다들 마시고 있는데 독이 있다니? 우리도 지금 마실 준비하고 있잖아.”이태호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당신들 술잔 안의 술은 아까 그전에 마신 술병의 술이니까 당연히 독이 없지!”이태호가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하지만 범용과 태수의 술잔에는 방금 새로 딴 술을 따랐어. 아까 마셨던 술은 독이 없지만 이 술은 뭔가 달라! 지상 당주, 내가 허튼소리를 했다면 범용과 태수의 잔과 바꿀 수
오늘 함께 술 마시러 온 호상들은 그제야 영지상이 범용 일행을 처단하려는 의도를 알았다. 무방비 상태였던 호상들은 소스라치게 놀라 얼른 자리를 피하며 향무당 패거리 뒤로 숨어들었다.“당주, 힘써 주셔야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여기서 살아서 나가는 것입니다.”20여 명에 달하는 용의당 패거리는 두려움이 앞섰지만 전혀 내색하지 않고 싸늘하고 날카로운 눈길로 적을 쳐다봤다. 범용과 어울리는 형제들 모두 이미 목숨 따위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자들이었다.“오늘 범용이 욕 좀 보겠구먼.”“저 두 사람이 죽으면 용의당은 해체되는 거나 마찬가지지. 그럼 향무당이 모든 걸 장악하게 될 거야.”호상들은 뒤에 숨어들어 수군수군 얘기를 나누며 범용이 이곳을 살아서 나가지 못할 거라 예상했다. 이곳에 모인 향무당의 사람만 해도 족히 200명은 넘기 때문이다.“오늘 운 좋게 독주를 마시지 않았지만 여길 살아서 나가긴 힘들 거야.”이때, 사람들이 길을 내주더니 뒤쪽에 있던 7명이 앞으로 걸어 나왔다. 고성시 출신인 그들 모두 혈음당의 고수들이었다.“악수 장현!”범용은 그중 한 사람을 바로 알아봤다. 그는 손에 날카로운 발톱 모양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 이름도 유명한 혈음당의 악수 장현이었다.“혈음당?”그제야 상황을 파악한 태수는 영지상을 노려봤다.“영지상, 네가 그러고도 무사할 것 같아? 우리 세 당파는 절대 외부 세력과 결탁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왜 고성시의 패거리를 끌어들인 거야? 이건 화를 자초하는 짓이라고!”이에 영지상은 콧방귀를 뀌었다.“흥! 이기면 충신이고 지면 역적이란 말 몰라? 난 승리를 원하는 것뿐이야. 그리고 승리의 이익은 이들과 나누면 돼! 너희 용의당을 없애면 앞으로 향무당의 세상이 될 텐데 내가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소용화도 앞으로 나서며 맞장구쳤다.“태수 형님, 사람은 독해야 한다고 항상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너희들...”태수는 화가 치밀어 이가 뿌득뿌득 갈렸다. 이제는 싸움을 피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헉!”혈음당의 고수가 이태호한테 당한 모습을 본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죽여!”영지상도 깜짝 놀랐지만 바로 명령을 내렸다. 어차피 인수 우세가 있으니 이태호와 범용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은 이길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슉!그러나 이태호는 순식간에 치고 나가며 향무당 패거리의 칼을 빼앗아 적을 한 명씩 찔렀다.“악!”혈음당의 고수 한 명이 또 죽었다.“악!”빨간 피가 사방으로 튀기며 나머지 고수들도 한 명씩 바닥에 쓰러졌다.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혈음당 고수 모두가 살해당했다. 불과 2, 3초도 안 되는 사이에 이태호는 7명이나 살해했다.“말도 안 돼!”영지상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눈앞의 사실이 믿기지 않았고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역시 고수였지만 이태호는 모든 사람을 뛰어넘는 실력을 지니고 있는 듯했다.이태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윽고 또 피가 사방으로 튀기더니 독고영민과 소용화 역시 바닥에 쓰러졌다. 숨이 끊기기 전 두 사람은 목을 부여잡고 공포에 질려 있었다.“아니야! 이건 사실이 아니야!”영지상은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이태호를 향해 덮쳐들었다. 그러나 순간 눈앞이 까매졌고 이윽고 이태호의 칼이 그의 목 앞까지 다가왔다.“살, 살려주세요!”영지상의 목소리가 떨렸다.“영 당주, 그러니까 이러면 안 되지. 원래 너랑 시간 팔고 싶지 않았는데 고성 패거리까지 끌어들이며 우리를 죽이려고 애를 쓰는 널 보니까 더 이상 살려두고 싶지 않아.”이태호는 바로 그의 목을 벴고 빨간 피가 영지상의 목에서 뿜어져 나왔다.쿵!영지상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이태호는 몸을 돌려 적을 훑어보며 말했다.“고수들은 다 죽은 거야? 너희들도 죽고 싶으면 당장 덤벼!”모든 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범용과 태수는 이제야 2명씩 죽였지만 이태호는 이미 향무당과 혈음당의 고수를 모조리 없애버렸다.살기 가득한 이태호의 눈길에 적들은 쉽사리 용기를 내지 못했다.“살려주세요!”심지어 향무당 패거리의
범용이 이태호 앞으로 다가가 예를 갖췄다.“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태호 씨! 이태호 씨께서 나서주시지 않았다면 우리 모두 여기서 목숨을 잃었을 겁니다!”그러나 이태호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담담하게 웃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근데 옷에 피가 튀어서 기분이 좀 그렇네요. 산 지 이틀밖에 안 된 옷인데.”이에 범용이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이태호 씨. 제가 이 브랜드를 잘 압니다. 제가 부하한테 똑같은 거로 준비하라고 지시하겠습니다.”이태호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주면 감사하겠습니다.”범용은 바로 부하한테 이태호가 입고 있는 옷의 태그를 찍어줬다. 그리고 향무당 패거리를 보며 말했다.“너희 향무당은 이미 망했다. 너희 세력 범위는 우리가 접수하고 모든 산업도 뺏어올 테니까 우리 용의당에 가입하고 싶은 사람들은 얼른 가입해! 그러고 싶지 않다면 당장 사라지고 영원히 조용하게 살아!”“저희들을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향무당 패거리의 누군가가 큰 소리로 말했다. 이윽고 다른 사람들도 따라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이 시체들은 처리해. 깨끗하게 처리해야 해. 그리고 오늘 있었던 일은 그 누구한테도 알려서는 안 돼. 누군가 누설했다는 말이 내 귀에 들어오면 혀를 잘라버릴 거야.”범용의 목소리에 패기가 넘쳤다.태수는 바닥에 꿇고 앉아 벌벌 떠는 호상들을 보며 말했다.“당신들도 마찬가지야!”“네, 네, 네. 알겠습니다. 절대 누구한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호상들은 두려움에 식은땀을 흘렸다.한편, 이태호는 다시 자리를 잡고 앉은 후 말했다.“아직 밥도 다 먹지 못했는데. 범 당주, 식사 계속 이어가시죠. 향무당 애들은 시체를 처리한 후 다 나가라고 하세요.”범용도 자리를 잡고 앉았다.“그래요, 그러고 보니 배부르게 먹지도 못했네요. 조금 있다가 제 부하가 옷을 새로 준비해오면 갈아입으세요.”“저쪽에 있는 술은 독이 없으니까 마셔도 됩니다.”“제가 가져올게요. 앉아 계세요.”태수는 얼른 달려가 술 여러 병을 들고 돌아왔다
한편, 차 안에 있던 태수와 범용이 눈을 마주쳤다. 이태호가 왜 용의당한테 부탁하지 않은 것일까? 용의당 패거리가 눈에 들지 않는 게 분명했다.그리고 핸드폰 너머의 사람이 이태호를 스승이라 칭했다. 그토록 강한 실력을 지니고 있으니 제자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태호는 전화를 끊은 후 두 사람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세요. 용의당을 얕잡아보는 게 아니라 우리 사이의 관계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뿐입니다.”“네, 알겠습니다.”범용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태호의 제자가 파견한 자들도 만만치 않을 거라 예상했다.같은 시각, 이태호 별장 밖에 세워진 차 안에서 하현우와 정희주가 공포에 벌벌 떨고 있었다. 얼마 전, 서문옥이 이태호한테 복수하러 간다고 전해 들었다. 두 사람은 이태호가 괴롭힘당하는 모습을 보려 차를 타고 왔지만 예상과 달리 서씨 집안의 보디가드와 서진성, 서문옥 등이 모두 무릎을 꿇고 뺨을 맞고 있었다.자세히 보니 그들 앞에 서 있는 건 용의당의 우두머리였다. 이태호가 어느새 용의당과 결탁한 모양이었다.두 사람은 얼른 차로 돌아와 계속 기다리고 있었고 잠시 후 서씨 집안 사람들이 도망치듯 밖으로 뛰어나왔다.“자기야, 내가 잘못 본 거 아니지? 저건 용의당 우두머리잖아. 왜 이태호를 도와주며 소씨 집안과 맞서는 거지? 이태호가 도대체 뭘 한 거야?”하현우는 침을 꿀꺽 삼키고 담배 한 대에 불을 붙였다. 그는 담배를 힘껏 빨고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정희주를 쳐다봤다. 정희주 역시 머리가 어지러웠다. 이태호 같은 촌놈이 어떻게 범용과 알게 된 건지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왠지 후회심이 들기 시작했다. 눈앞에 있는 별장을 보며 질투심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만약 하현우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이 별장의 주인이 그녀였을 지도 모른다.하현우는 넋이 나간 그녀를 툭 건드렸다.“무슨 생각하는 거야? 정신 차려.”정희주는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응, 오빠, 방금 뭐라고 했어?”“아니, 이태호 그놈이
마당에 들어서자 집안에서 서진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마치 분노에 찬 맹수의 포효 같았다. 서문옥 역시 어안이 벙벙했다. 이틀 사이에 따귀를 세 번이나 맞았다. 그러나 그녀는 예상외로 매우 침착했다.그녀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러다가 갑자기 노발대발하는 서진성을 보며 말했다.“아빠, 지금 이태호를 죽이는 건 쉽지 않을 거예요. 그 범용이라는 사람이 이태호 씨라고 부르는 걸 보면 두 사람 사이가 범상치 않은 것 같아요. 용의당 몰래 이태호를 죽여도 용의당이 알게 되면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그녀는 또 고민하다가 말을 이어갔다.“용의당 패거리가 바보도 아니고 우리랑 이태호 사이가 안 좋다는 걸 알고 있을 거예요. 이태호가 죽으면 우리를 가장 먼저 의심할 거예요.”“형부, 진짜 방법이 없을까요?”이화연과 연대명은 병상에 누워있는 연진욱만 생각하면 울화가 치밀었다.분노가 극에 달한 서진성은 두 사람을 보고 결국 폭발했다.“닥쳐! 너희들 때문에 이게 무슨 망신이야! 나, 서진성이 다른 사람 앞에 무릎을 꿇었다고! 그 용의당이 우리 같은 3류 가문이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패거리인 줄 알았어?”“그런데...”이화연이 말하려고 했지만 서진성이 바로 끊어버렸다.“나가! 다시는 돌아오지 마!”“가자.”연대명이 이화연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어떻게 된 일이세요? 어디 가는 거예요?”이때, 두 사람이 집으로 들어가려던 하현우, 정희주와 마주쳤다.“도대체 누가 이런 말도 안 되는 짓을 벌인 거예요?”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은 서진성은 하현우 부부를 힐끔 쳐다보고 말했다.“현우야, 여긴 어쩐 일이야?”하현우는 멋쩍게 웃으며 이유를 둘러댔다.“서문옥 씨 보러 왔어요. 쇼핑하러 갔다고 했는데... 저희가 시간을 잘못 맞췄나 보네요.”서문옥은 그의 거짓말을 들추어내지 않았다.“우리는 이태호 그놈을 혼내주러 갔는데 갑자기 용의당의 범용과 태수가 나타났고 그 사람들이 이태호 편을 들어줬어요. 그리고 저랑 제 아버지를 모욕했죠.”하현우
하현우는 당황함을 금치 못하고 얼른 해명했다.“서문옥 씨, 전 서문옥 씨를 속인 적이 없습니다. 진짜 맹세합니다! 제 아내가 증명할 수 있어요!”정희주도 서씨 집안의 눈엣가시가 되기 싫어 얼른 손을 들고 맹세했다.“네, 예전에 이태호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습니다. 전 돈이 없는 이태호를 버리고 현우 오빠를 선택한 겁니다. 그리고 맹세컨대 이태호는 감옥에서 출소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습니다.”두 사람의 진심 어린 모습에 서문옥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하루 이틀 만에 용씨 어르신과 범용 패거리랑 알게 되었다는 거니까 사이가 너무 깊은 건 아니겠네요.”그러나 서진성이 고개를 흔들었다.“그건 모르는 일이야. 범용 그 사람의 태도를 못 봤어? 우리가 이태호를 건드리면 죽일 기세였잖아.”서문옥이 잠시 고민하다가 피식 웃었다.“우리야 용의당이 무서워서 그런 거지만 어떤 2류 가문은 용의당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죠.”서진성이 그녀의 뜻을 알아차린 듯했다.“혹시 이씨 집안의 이영호를 말하는 거냐?”서문옥이 고개를 끄덕이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지난번에 현우 씨가 말했어요. 이영호 도련님이 신씨 집안에서 시집오면 20억을 주겠다고. 그러니까 이영호 도련님이 신수민을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말이에요. 그러면 우리의 복수는 쉬워지죠. 이영호와 이태호를 적으로 만들면 되니깐요.”순간 하현우의 두 눈이 반짝였다.“전 왜 그 생각을 못 했죠? 용의당은 이씨 집안 앞에서 꼼짝 못 하죠. 이영호 도련님이 이태호를 죽이면 우리의 복수는 완성되는 거잖아요!”서진성이 잠시 고민했다.“그래, 그렇게 할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이영호 그 사람은 너무 막무가내야. 그 사람이랑 가깝게 지내려면 우리도 주의해야 할 거야.”“걱정하지 마요, 아빠. 이건 저한테 맡기세요. 요즘 금주성 프로젝트도 투자를 유치하고 있잖아요. 아빠는 거기에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해요.”서문옥은 자신만만한 듯 엷은 미소를 지었다.“그래, 그럼 이 일은 너한테 맡길게. 난 널 항상 믿어왔어, 하하!
하늘에서 갑자기 만 장이나 높은 자주색 기운이 발산되었고 온 세상을 뒤덮을 것처럼 만 리까지 퍼졌으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때로는 하늘에서 꽃이 떨어졌고 땅에서 금련이 솟아오르는 현상이 허공에 나타나서 주변의 별들이 일제히 눈부신 빛을 발하게 하면서 떨어지게 하였다.이런 별빛 중에서 마치 살아있는 듯한 세계가 존재하는데 이 세계에는 곳곳에 잔해와 무너진 담벽이 있고 끝없는 허공의 난류와 보물, 신약들로 가득 찼다.이 시각에 창란 세계의 어디에 있든 모든 생령들은 고개를 들고 하늘에 나타난 이상 현상을 바라보았다.천남 지역에 있는 태일종, 신소문, 청허파, 묘음문 등 4대 종문의 성왕급 대능력자들은 하늘에 나타난 황폐한 전장의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모든 사람의 눈에는 흥분과 설렘으로 가득 찼다.이 외에도 중주, 동황, 서역, 북해, 나주, 건주 등 창란 세계 13주의 생령은 모두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이태호는 담담하게 바라본 후 시선을 거두고 급히 정원으로 갔다.정원에서 신수민 등 아내들과 만났는데 그의 영패가 진동하였다.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와서 집합하라는 소식을 전한 것이었다.이태호는 소식을 받은 후 정제한 7급 파경단 한 병을 신수민에게 건넨 후 빠르게 말했다.“수민아, 이건 당신들을 위해 준비한 7급 파경단이야. 내가 돌아올 때 당신들이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으면 좋겠어.”이에 신수민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헤어지기 아쉬운 말투로 말했다.“태호, 꼭 조심해야 해…”신수민이 이렇게 말하자 옆에 있는 남유하도 미간을 찌푸리면서 이태호를 보내기 싫은 표정을 지었다.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태호 씨, 절대로 오기를 부리지 마세요. 나와 수민 언니는 종문 내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남유하는 이태호가 성공 전장에 가는 것이 매우 아쉬워하지만 자기의 내공이 고작 6급 존황 경지에 불과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녀는 이태호가 다치지 않고 무사히
이태호는 말을 마치고 하늘로 솟아올라서 별똥별처럼 단당의 상공에서 사라졌다.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아내들에게 인사한 후 곧바로 연공방의 밀실에 들어갔다.“이틀이라면 종문에 빚진 7급 파경단을 만들기에 충분해.”밀실에 들어간 후 이태호는 바로 연천로를 꺼내고 단전 내에 있는 삼색 영화를 손에 넣은 후 연단할 준비를 하였다.이태호는 이미 중급 7급 연단사이기에 파경단의 성공률을 7할 정도 보장할 수 있었다. 지금 그의 내공이 증가했고 청련 신통을 수련했으며 체내에 세 가지 영화가 있어서 이 성공률을 크게 높였다.구유이화는 유명의 기운이 짙은 곳에서 성장하고 수사의 원신을 불태울 수 있는 특성이 있으며 단약을 정제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그리고 극빙염도 단약을 정제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지금 그가 수련한 청련 신통이 형성한 삼색 영화 중에서 두 가지 영화는 모두 단약을 정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실대로 말하면 지금 이태호의 7급 파경단의 성공률이 9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러한 성공률은 오래된 7급 연단사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삼색 영화가 연천로를 달구면서 이태호가 손을 들고 만근이나 되는 뚜껑을 열고 여러 가지 영약을 차례대로 연천로에 집어넣었다. 고온 하에 영약들은 점차 단약의 향기를 풍기는 액체로 변했다.반나절의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밀실 내에 있는 이태호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지금 그의 앞에 있는 연천로 내에 있던 영약의 액체는 응집해서 모양이 잡히기 시작하면서 알약 형태로 되어 허공에 둥둥 떠 있게 되었다.“응집하라!”이태호가 큰 소리를 치자 손에 있는 천지의 힘이 불시에 솟아 나오면서 단약이 순식간에 반짝반짝 눈부신 빛을 발하였다.9알의 단약이 곧바로 연공방에서 나와서 곧 다가올 천지의 뇌겁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콰르릉!”여러 가닥의 천지의 뇌겁이 지나가자 9알의 7급 파경단이 다시 연천로의 앞에 돌아왔다.이태호는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연천로를 열고 단약
이태호는 윤하영의 말을 듣자 포권을 취하면서 겸허하게 말하였다.“윤 봉주님, 과찬입니다. 제가 이번에 돌파할 수 있는 건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그가 이번에 돌파할 수 있는 건 청련 신통을 수련한 덕분이었다. 그의 육신이 더욱 단단해졌고 법력이 더욱 강해졌기에 7급 파경단 몇 알을 복용해서 강제로 돌파할 수 있는 것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이태호는 무리하게 돌파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고 실패로 마무리할 수도 있었다.성자 경지는 이미 신혼이 천지와 융합하고 천지의 힘을 장악하는 경지이기에 작은 경지를 돌파하려면 기연과 계기가 있어야 하며 강제로 경계 장벽을 돌파할 수 없다.이태호의 무덤덤한 표정을 보자 의자에 앉은 윤하영은 마음이 언짢았다.사실 그녀는 이미 속으로 이태호를 질투하기 시작했다.정말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재능이 아닌가?!입문한 지 1년 만에 존황 경지에서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이태호는 천교로만 볼 수 없다. 그는 완전히 천도의 총아라고 할 수 있었다.어느 천교가 짧디짧은 1년 만에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할 수 있는가?게다가 이태호가 성자 경지로 돌파한 지 두세 달밖에 안 된 상태였다.성자 경지에 존재한다던 장벽은 어디에 있는가?윤하영이 보기엔 이태호는 훗날에 반드시 성황 경지의 대능력자로 될 것이고 심지어 신선으로 비승할 가능성도 있었다.수행길에서 수사들의 공통된 목적은 무엇인가?바로 신선으로 비승하는 것이 아닌가?윤하영은 자기가 일찍이 이태호를 지지해서 중주로 갈 수 있는 자격을 얻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이태호의 곁에 있다면 훗날에 꼭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다고 담보할 수 없지만 성황 경지로 돌파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윤하영은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이 도우는 꼭 신소문을 조심해야 할 것이야.”그녀는 말을 잠시 멈추고 정중한 표정으로 말했다.“신소문의 천교 육성훈은 육무겸의 아들인데 너처럼 신체를 각성했고 대단한 기운(氣運)을 가졌다는 소문이 있어. 작년에 성자
...이튿날 아침, 이태호는 상쾌한 기분으로 신수민의 방에서 나왔다.그가 정원에 도착한 후 먼저 우물에서 시원한 물을 퍼서 정신을 차렸다.세수까지 다 마친 후 이태호는 고개를 들고 햇빛이 드러난 하늘을 바라보면서 속으로 계산하였다.“아직 이틀 남았군...”이태호는 이번 성공 전장에서 싸움이 치열할 것이라고 예상해서 떠나기 전에 신수민 등 아내들에게 단약들을 만들어 주려고 하였다. 그가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내공이 빠르게 늘었지만 아내들의 내공은 느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그녀들이 6급 존황 경지로 돌파한 지 한참 되었고 그중에서 수련 속도가 가장 빠른 신수민도 6급 경지 후기에 불과해서 다음 경지로 돌파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대장로 등은 6급 벽천단 덕분에 뒤에서 천천히 쫓아왔다. 지금은 모두 5급 존황 경지로 돌파하였으나 신수민 등에 비하면 아직 뒤처져 있었다.자질이 다른 것도 격차가 생기게 된 이유 중의 하나이다.신수민 등 네 여인, 대장로와 남두식은 모두 보체(寶體)를 각성하였다. 이런 자질은 종문 내에서 신체(神體)를 각성한 이태호와 고준서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상위권에 속했다.그러나 나장로 등은 이들과의 격차가 컸다. 여태까지 이태호가 준 단약으로 겨우 4급이나 5급 존황 경지로 돌파할 수 있었다.이태호는 수행계에서 천재는 흔하지 않고 나장로 같은 수사야말로 정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 아내들이 자기와의 격차가 점점 커져서 자기가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해서 중주로 갔을 때쯤, 그녀들이 잘해야 8급이나 9급 존황 경지까지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시선을 거두고 대청으로 갔다. 그는 잠시 후에 단당에 가서 7급 영단을 정제할 약재들을 가져올 작정이었다.이태호는 아침 식사를 마친 후 곧바로 단당으로 갔다. 그가 단당 입구에 도착하자 귓가에 윤하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도우, 어서 들어오게.”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단당 내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흰색 장포를 입고 곱게
정원에서 신수민 등 여인들과 대장로 등은 제자리에서 왔다 갔다 하였고 마치 그들이 돌파한 것처럼 얼굴에 기쁨과 흥분으로 가득 찼다.이들은 이태호의 천부적 자질을 잘 알고 있었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이상 현상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여전히 익숙하지 않았다.어쨌든 이번에 이태호가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였다. 이것은 무황이나 존왕처럼 단약을 충분히 먹으면 돌파할 수 있는 것과 달랐다.성자 경지의 돌파 장벽이 높아서 종문 내에 수십 년 동안 한 경지에 정체된 장로들도 많았다.경지가 높을수록 함부로 돌파할 수 없고 기연이나 계기가 있어야 했다.그러나 이태호는 이런 인식을 타파했고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두세 달 만에 이미 3급 성자 경지에 이르렀다.물론 사람들은 이태호가 공포스러운 천부적 자질을 가졌기에 수련 속도가 빠른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번 돌파는 여전히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입이 떡 벌어지게 하였다.이태호가 문을 열고 나온 것을 보자 이들은 모여들었다.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태호야, 네 천부적 재능이 정말 부럽구나.”이에 남두식도 맞장구를 쳤다.“남들은 경지의 장벽에 갇혀서 수십 년 동안 정체되었는데 너는 무슨 수련을 식은 죽을 먹는 것처럼 쉽게 하냐? 지금 종문 내에 엄청 많은 사람이 몰래 널 질투하고 부러워하고 있을 거야.”신수민 등 여인들도 별처럼 반짝이고 존경심과 사랑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들이 일부러 자기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것을 알아챈 이태호는 멋쩍어서 코를 만지면서 말했다.“그렇게 대단하지 않아요. 창란 세계에 얼마나 많은 천교가 있는데요. 천부적 재능이 저보다 좋은 사람이 있을 거예요. 지금 이 실력으로 자기를 겨우 지킬 수 있는 수준이에요.”이태호는 이번에 운 좋게 돌파한 것에 대해 자만하지 않고 평소처럼 무덤덤하였다.그는 이렇게 큰 창란 세계에는 필연코 자기의 천부적 재능보다 더 훌륭하고 더 괴물 같으며 더 행운스러운 자가 있다고 생각했다.자신의 이런 보잘것없는 능
원신이 단단해지면서 육신도 탄탄해졌다. 이태호는 육신의 강도가 크게 향상되었음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이렇게 며칠이 지난 후 이태호의 머릿속에 맑은 굉음이 울려 퍼지면서 체내의 기운이 순식간에 높아졌고 빠르게 경지의 장벽을 넘어서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였다.그러자 3급 성자 경지의 기운이 한순간에 허공을 뒤흔들었고 지극히 빠른 속도로 온 태일종으로 퍼졌으며 무시무시한 기운이 무자비하게 제자들을 제압하였다.그 순간 수많은 제자가 수련 상태에서 깨어났고 하늘로 솟아올랐다.“헉! 이 사형이 또 돌파했어?!”“어머나! 이번에 돌파하면 3급 성자 경지이지?”“입문한 지 1년 만에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니. 이 사형은 훗날에 꼭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을 것이야!”“...”이들은 어안이 벙벙해졌고 멀찌감치 서서 요광섬을 바라보았다. 모두 꿈인지 생시인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것은 이태호가 한 달 전에 방금 돌파하였기 때문이다.사실 내공의 경지가 높을수록 경지의 장벽을 뚫기가 어려워지고 기회나 기연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이태호는 예상 밖의 변수였다.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해서 많은 제자는 자신의 삶에 대해 회의감이 들었다..제자들뿐만 아니라 요광섬에서 발산한 강렬한 기운을 느낀 장로들도 자기를 의심하게 되었다.그들은 성자급 수사인데 아직도 내공을 완성한 1급 성자 경지에 머물러서 돌파하지 못한 자들도 많았다.이태호가 식은 죽 먹기로 돌파하는 것을 보자 엄청나게 부러워했다.외부의 일에 대해 이태호는 아직 모르고 있었다.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그의 원신과 육신에 확실한 변화가 일어났다.일단 원신이 더욱 단단해졌다. 그가 염력을 사용하면 원신은 육신에서 벗어나서 허공에서 거닐 수 있었다.그리고 육신은 다음 말로 표현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용의 근, 호랑이의 뼈, 금은과 같은 가죽, 피를 바꾸고 골수를 씻으며 장기를 제련한” 육신으로 변했다는 것이다.이태호는 심장이 한번 뛸 때마다 피가 호랑이의 울음소
제1봉의 종문 대전 내에서 선우정혁이 공법 전적을 읽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에서 울려 퍼진 살기등등한 노호가 들려왔다.그는 의식적으로 종문에 무슨 일이 일어난 줄 알고 다급히 신식을 방출하였다.결국 누군가 종문의 절반 넘은 천지의 영기를 강제적으로 빨아간 것을 알아챘다.멀찌감치 떨어진 요광섬의 상공에 나타난 거대한 소용돌이를 보자 분명 또 이태호가 한 짓이었다.이 광경을 본 선우정혁은 저도 모르게 웃으면서 한마디 하였다.“이 녀석도 참, 수련할 때도 요란하게 하네.”이 사실을 알았으니 그냥 모른 척하고 지나칠 수 없었다. 그는 하늘을 향해 손을 내밀자 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만 리 떨어진 먼 곳에서 태일종으로 몰려와서 이태호에게 빨려간 부분을 채우기 시작했다.순식간에 온 태일종에서 영기로 된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했다.잠시 후에 선우정혁은 빨려간 부분을 다시 채워놓았다.그러고 나서 그는 다시 고개를 들어 멀리 떨어진 요광섬을 바라보았다. 그의 예리한 눈빛은 허공을 꿰뚫는 듯 영기의 소용돌이 아래에 있는 이태호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선우정혁은 이내 대견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턱수염을 어루만지며 웃었다.“역시 신체야. 지난번에 돌파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돌파하다니.”여기까지 말한 선우정혁은 자기가 한 가장 정확한 일이 바로 성호에서 이태호를 태일종의 제자로 받아들인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이태호가 보잘것없는 존황 경지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보았다.선우정혁이 성왕급 대능력자라고 할지라도 이태호에 대해 탄복하였다.그가 성왕급 수사로 될 수 있는 건 천부적 자질이 훌륭하고 신체에 견줄만한 재능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존황 경지에서 성자 경지로 돌파하는 데 10여 년의 시간이 걸렸다. 절대로 이태호처럼 식은 죽 먹기로 경지를 돌파하지 못했다.선우정혁은 힐끔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고 중얼거렸다.“3급 성자 경지라면 태일종 내에서 내문 장로로 될 수 있고 천남의 젊은 세대에서 일인자야. 중주에서도 명성이 자자
이태호는 원신이 천지와 연결되어 있을 때 머릿속에 나타난 세밀한 도운과 규칙을 느끼면서 다시 계산해 보니 성공 전장이 열릴 날이 5~6일밖에 안 남았다.지금 그는 내공을 완성한 2급 성자 경지이고 3급의 문턱에 이르렀다.아직 3급 경지로 돌파하는 계기를 느끼지 못했지만 며칠 동안 청련 신통을 수련하면서 체내의 영화는 끊임없이 육신과 법력을 제련하였다.짧은 20~30일의 기간에 쌓은 내공은 이태호가 예전에 두세 달 동안 수련한 것과 맞먹었다. 체내의 영화는 끊임없이 영력을 연마해서 기초가 든든하게 하였고 원기가 충만하게 하였으며 계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단약만 복용해도 돌파를 시도할 수 있게 되었다.이태호는 지금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이 조금 약하다고 생각했다. 성공 전장의 위험 수준이 너무 높으므로 실력을 조금이라도 늘리면 자기가 살아남을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여기까지 생각한 그는 바로 사물 반지에서 지난번에 정제한 태을영단을 꺼냈다.이 단약은 성자급 수사를 도와서 천지의 힘을 제련할 수 있는데 약효가 아주 좋아서 전에 이태호가 두 알을 먹은 후 바로 2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그가 7급 연단사로 진급한 후 정제한 단약은 모두 자기가 먹었다. 신수민과 대장로 등은 아직 5~6급 존황 경지에 불과했기 때문에 먹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아직 적지 않은 태을영단이 남아있었다.이태호는 정신을 가다듬고 잡다한 생각을 버리고 공법을 묵묵히 운행하기 시작하면서 태을영단을 입에 넣었다.단약이 입에 들어가자마자 순수한 약력이 그의 사지와 혈자리로 퍼졌다.태일보서 공법을 운행하면서 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태일종의 사면팔방에서 요광섬으로 밀려들어 왔으며 순식간에 큰 산만한 소용돌이를 형성하였다.수많은 천지의 영기가 이태호의 몸에 들어간 후 순수한 천지의 힘으로 단련되었고 원신도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그러나 이태호는 짧은 시간 내에 단약의 약효를 모두 흡수하였고 내공이 조금 높아졌지만 아직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기에 부족하였다.수련 상태에서 깨어난
연공방에서 이태호는 단전 속의 삼색 연꽃을 바라보면서 거기서 발산한 파멸의 기운을 느꼈고 마음은 기쁨과 흥분으로 가득 찼다.청련 신통을 소성의 경지로 수련함으로써 위력도 한 단계 더 높아졌다.지금 비장의 무기가 하나 더 추가되어 이태호는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곧 열릴 성공 전장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예전에 종문의 전적이나 몇몇 장로를 통해 성공 전장의 잔혹함에 대해 들었다.창란 13주에서 천남, 서역, 동황 등은 인간들의 집거지이고 만리빙원 등 극한 지대에도 생명체가 존재하였다.그러나 유독 성공 전장은 천하의 금지 구역이라고 불리며 살아있는 인간은 없고 생명체는 모두 멸종되었다.이곳은 옛날 상고 시대의 진선이 대전을 진행하고 나서 형성된 폐허 유적지로 수많은 깨진 규칙 조각과 허공 난류가 들어있다.성자급 수사라도 자칫하면 끝없는 허공에 빨려 들어갈 수 있었다.물론 위험은 흔히 기연과 병존한다. 성공 전장은 생명의 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안에는 상상할 수 없는 절세의 보물들도 있다.게다가 신선으로 되는 비밀이 들어있다는 소문도 있다.수만 년 전부터 신선으로 되는 길이 점점 모호해졌고 신선으로 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졌으며 수많은 성황급 수사는 필사적으로 족쇄를 끊고 비승하려고 하였다.그래서 각 세력은 각자의 제자들을 파견해서 성공 전장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서 신선으로 되는 비밀을 찾도록 하였다. 적어도 일부 절세의 보물을 찾아서 수명을 연장하려고 하였다.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성공 전장에서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고 잔인해졌다.전에 이태호는 2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어서 천남 지역의 젊은 세대들을 제압할 수 있지만 진정한 성지의 천교들에 비하면 여전히 뒤떨어져 있었다.중주 성지의 성자, 동황 상고 세가의 신자, 북해 만족 황금혈맥(黃金血脈)의 소주, 대리황조의 황자, 서역 뇌음사(雷音寺)의 불자, 뇌택의 땅의 요족(妖族) 소주 등은 모두 천교 중의 천교라고 할 수 있다. 절대로 천남과 같은 작은 곳의 천재가 비교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