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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4화

작가: 손이영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2-19 19:00:00
온다연은 그 메시지를 수업 중에 받았다.

그녀는 메시지를 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봤다. 수업이 끝나고 모두가 강의실을 떠난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잠시 생각한 뒤, 그녀는 메시지에 답장을 보냈다.

[대체 누구세요?]

처음엔 이 번호가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유하령이나 나은별 같은 사람이 일부러 그녀를 불쾌하게 하려고 꾸민 일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 번호에서 보내오는 메시지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비록 온준용이 이미 죽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며칠 전 묘지에서 본 그 뒷모습이 떠오르자 마음 한구석에 의심이 피어났다.

짐을 챙겨 강의실을 나서려던 순간, 휴대폰에 또 다른 메시지가 도착했다. 메시지를 열어보니 사진 한 장이 첨부되어 있었다.

사진 속에는 13~14세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책상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고 있었다.

얼굴 옆모습이 청순하고 색이 바랜 교복을 입고 있었는데, 책상과 교복이 낡아 보여 주변 환경이 열악함을 짐작하게 했다.

하지만 온다연의 시선은 사진 속 흐릿하게 처리된 어른의 모습에 멈췄다. 그 실루엣만으로도 그녀는 단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온준용이었다.

그녀는 숨을 삼켰다.

그가 살아 있었다니!

가족을 버리고 떠났던 그 남자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니!

다시 메시지가 도착했다.

[착한 딸아, 이 아이가 네 동생 준휘란다.]

순간, 과거의 끔찍한 기억들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그녀를 향한 온준용의 학대가 영화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녀의 손은 저절로 떨리기 시작했다.

온다연은 거의 확신했다. 사진 속 소년의 상처는 온준용이 때린 자국이라는 것을.

아들을 그렇게 좋아한다면서 이렇게 착해 보이는 아이마저 폭행하다니.

과거의 비참했던 기억들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쳤다.

온다연의 마음속엔 깊은 혐오와 분노가 치밀었다.

‘저런 인간이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지?’

딸에게는 관심조차 없었고 본처를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첩과 아들을 낳아 놓고도 폭행을 일삼는 사람이라니.

그는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었다.

그 순간, 또 다른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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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나!”“진짜 누나예요? 누나!”“누나, 여기서 누나를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뒤에서 들려오는 소년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떨리고 있었다.온다연은 얼굴을 찌푸리며 그의 손을 떼어냈다.“주희야, 놔.”그러나 주희는 온다연을 꽉 끌어안으며 그녀에게서 풍기는 은은한 향기를 탐하듯 들이마셨다.“유강후, 그 인간 완전히 미쳤어요. 나더러 못 만나게 하고 누나가 전화도 받지 않게 했어요.”온다연은 그를 힘껏 밀어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너무 가까이 오지 마.”주희는 모자를 벗어 던지며 눈에 서린 억울함을 드러냈다.“누나, 왜 말투가 그 사람 같아졌어요? 너무 딱딱해요.”온다연은 그의 시선을 피하며 아이의 이불을 단단히 여미고 나직하게 말했다.“딱히 할 말 없으면 나가. 너랑 이야기할 거 없어.”어두운 눈빛이 스쳐 지나갔지만 주희는 금세 맑고 밝은 표정으로 돌아왔다.“누나, 이 아이가 누나 아이예요?”그는 아이의 뽀얀 볼을 쿡 찌르며 말했다.“정말 귀엽네요. 근데 누나도 안 닮았고 유강후도 안 닮았네요!”그러자 온다연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끼며 화를 내듯 외쳤다.“네가 알 바 아니야. 당장 나가!”갑작스러운 고함에 주희는 당황하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눈빛에는 짙은 우울함이 어린 채 말이다.그가 기억하는 온다연은 언제나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말투도 늘 상냥했는데 유강후가 나타난 이후 모든 게 달라졌다.‘이 모든 게 유강후 때문이야!’“나 아무 짓도 안 했잖아요. 왜 나한테 이러는 거예요.”주희는 눈물을 삼켰고 온다연은 문 쪽을 가리키며 냉정하게 말했다.“나가. 너 보고 싶지 않으니까.”이 말에 마주희는 서글프게 울먹였다.“누나는 왜 날 좋아하지 않아요? 내가 형만큼 되지 못해서?”마음이 어지럽고 속이 타들어 가 온다연은 더는 말을 잇고 싶지 않았다.하여 그저 문 쪽을 가리킨 채 차갑게 그를 응시할 뿐이었다.주희는 작게 중얼거렸다.“누나, 우리 살던 집 철거 안 됐어요. 며칠 전 공사팀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3화

    “닥쳐!”온다연은 보안 요원을 날카롭게 쏘아보며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줄 알아? 경고하는데 만약 날 따라오거나 유강후에게 전화라도 건다면 내가 언젠가는 다 알아낼 거야. 1년, 2년, 3년이 지나도 기회만 생기면 당신들 평생 편히 살 생각은 접어.”이 말을 끝으로 그녀는 경호원의 옷깃을 놓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걸음을 옮겼다.경호원들은 잠시 멍하니 서 있다가 온다연이 병원 밖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떠난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빨리 대표님한테 연락해!”“따라가자! 놓치면 우리 목숨도 끝이야!”택시 안에서 온다연은 아이를 품에 안고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병원에서 계속 울던 아이는 지금은 조용히 그녀의 품에 안겨 있었고 작은 손을 뻗어 그녀의 얼굴을 만졌다.이 순간, 온다연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가슴 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찢어질 듯한 고통이 신경 하나하나를 파고들었다.‘내 아이는 그 여자 곁에 있는 걸까? 그럼 이 아이는 누구의 아이지? 그리고 아이를 잃은 그 어머니는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온다연은 아이의 작은 손을 꼭 잡으며 낮게 흐느꼈다.“정말 너무 잔인해. 어머니와 아이를 갈라놓다니. 너는 구월이가 아니야. 구월이처럼 혼자 살아남아 먹을 것을 찾을 수 있지 않아. 그 사람이 너를 버리면 너는 굶어 죽을 거야. 네가 내 아이가 아니더라도 난 너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어.”그때, 차창 밖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온다연은 고개를 돌려 광장을 바라보았다.거대한 스크린에서는 주희의 독점 인터뷰가 재생되고 있었다.소년은 은빛 머리카락을 물들인 채, 섬세하고 아름다운 이목구비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었다.마치 이차원 세계에서 튀어나온 요정 왕자 같았다.그는 품에 하얀 고양이를 안고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 진행자와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온다연은 그의 눈가에 희미하게 자리 잡은 눈물점을 보고 잠시 멍해졌다.‘어쩌면 저렇게 주한이랑 닮아갈 수 있을까? 혹시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2화

    아기의 울음소리를 듣자 온다연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아기.그녀가 그토록 사랑해온 아기였다.‘내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고 쉽게 놓을 수 없는 거지?’거의 무의식적으로 온다연은 돌아서서 아이를 안았다.그리고 아이를 품에 안고 병실 밖으로 걸어 나가려는 순간, 장화연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밖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아이가 아직 아픈 상태라 병원에 있는 게 최선입니다.”온다연은 아이를 꼭 안은 채로 감정 없는 얼굴로 장화연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내 아이예요. 어디로 데려가든 내 마음이라고요. 집사님이 관여할 권리는 없습니다.”이 말을 끝으로 장화연을 비켜지나 온다연은 병실 문을 향해 걸어갔다.그녀는 더 이상 이 병원, 그리고 유강후가 드나들던 이곳에서 단 한 순간도 머물고 싶지 않았다.장화연은 심각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직감적으로 온다연이 뭔가를 알아챘다고 느꼈지만 정확히 무엇을 알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지금 유강후는 이곳에 올 수 없는 상황이니 그녀는 온다연을 진정시키고 이곳에 머물게 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아이의 상태가 매우 안 좋은데 이 상태로 밖에 나가시면 안 됩니다.”발걸음을 잠시 멈추더니 온다연은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를 묶어두겠다는 겁니까? 내 발걸음까지 막으려고요?”장화연은 부드럽게 말했다.“그런 뜻이 아닙니다. 나가고 싶으시다면 제가 동행하겠습니다.”온다연은 병실 안을 둘러보다 침대 머리맡에 놓인 꽃병을 발견했다.“좋아요. 그럼 아기용품 챙겨서 같이 갑시다.”그렇게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려던 순간, 장화연의 머리 위로 무언가가 강하게 내리쳐졌다.순간적으로 정신이 아득해진 그녀는 쓰러지기 전에 온다연의 차가운 눈빛을 마지막으로 보았다.그 눈빛에는 어떤 감정도 없었다.오히려 깊은 혐오만이 가득 담겨 있을 뿐이었다.“사모님, 어떻게...”이 말을 끝으로 장화연은 바닥에 쓰러졌다.온다연은 손에 든 꽃병을 내려놓고 쓰러진 장화연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1화

    “사모님, 결혼반지는 절대 빼지 않는 게 좋습니다. 셋째 도련님께서 아시면 화내실 거예요.”장화연의 말에 온다연은 차갑게 대답했다.“손이 불편해서 그래요. 아이를 돌보는데 반지가 걸리적거리니 며칠 동안 빼둘게요. 나중에 집사님이 가져가서 보관해 주세요.”이 정도로 말하니 장화연도 더 이상 설득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음식 상자에서 음식을 꺼내 식탁에 차렸고 온다연은 겨우 몇 숟가락을 뜨다 결국 더는 먹지 않고 장화연에게 다시 치우라고 했다.시간이 흘러 해가 저물 즈음, 드디어 임정아에게서 소식이 왔다.온다연은 곧바로 핸드폰을 열어 확인했다.임정아는 아무 말도 없이 DNA 검사 결과지를 사진으로 보냈다.그리고 결과지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감정 양측은 친자 관계가 아님.]딱!머릿속에서 무언가 끊어져 나가는 듯하더니 온다연은 갑작스레 기침을 하며 피를 한 움큼 토해냈다.아이를 재우고 있던 장화연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급히 그녀에게 달려갔다.“사모님, 무슨 일이세요?”하지만 온다연은 그녀를 힘껏 밀쳐냈다.“꺼져요!”평소 순한 성격의 그녀가 이렇게 거친 말을 쏟아내는 것은 처음이었다.장화연은 그녀가 무언가를 알았음을 눈치챘지만 여전히 아이와 관련된 문제일 거라 생각하며 달래려 했다.“셋째 도련님께서 그렇게 하신 데는 이유가 있으십니다...”“닥쳐요!”온다연은 입가의 피를 거칠게 닦아내고 돌아서서 장화연을 똑바로 노려보았다.“집사님이랑 아저씨가 한통속이라는 거 내가 모를 줄 알아요? 내가 이제 집사님 말을 믿을 것 같아요?”이 말에 장화연은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사모님, 셋째 도련님께서 이렇게 하신 건 사모님을 보호하기 위해서예요.”‘보호? 날 보호하기 위해 아이를 내 곁에서 빼앗아 다른 여자에게 넘겼다는 거야?’그녀는 속으로 비웃음을 삼키며 떠올렸다.조금 전, 낯선 번호로 온 또 다른 메시지에는 어떤 여자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얼마 전에 아이가 생겼다는 내용을 암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50화

    장화연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셋째 도련님은 요즘 정말로 일이 많습니다. 아이를 신경 쓰지 않는 게 아니에요. 사모님...”그때, 온다연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집사님, 집사님이 만들어주시는 해산물 죽이 먹고 싶어요. 지금 가서 만들어서 가져다줄 수 있을까요?”그러자 장화연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러 가겠습니다. 너무 많은 생각은 하지 마시고 푹 쉬세요. 도련님은 며칠 후에 돌아오실 겁니다.”이렇게 말하고는 천천히 병실을 나섰다.장화연이 떠난 후, 온다연은 핸드폰을 들어 메시지를 보냈다.[정아 씨, 부탁할 게 있어요.]곧바로 답장이 돌아왔다.[무슨 일인데요?]온다연은 잠든 아이를 돌아보았다.작고 귀여운 얼굴로 평온하게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녀는 눈을 감고 낮게 속삭였다.“아가, 너 정말 엄마의 아이가 맞니?”물론 아기는 대답할 수 없었다.잠시 침묵한 후, 온다연은 조심스럽게 아이의 머리카락 몇 가닥을 뽑고 자신의 머리카락도 뽑아 휴지에 싸서 보관했다.그리고 다시 임정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DNA 샘플 비교 좀 해줘요. 믿을 만한 기관으로 부탁해요.]그러자 임정아는 의아한 듯 답을 보냈다.[갑자기 무슨 DNA 비교예요? 설마 다연 씨 아들이 친아들이 아니라고 의심하는 거예요?]온다연은 간결하게 답했다.[부탁할게요. 최대한 빨리 부탁해요.][알겠어요. 지금 어디예요? 내가 사람을 보낼까요, 아니면 다연 씨가 직접 가져올래요?][밖으로 나가기 좀 어려워요. 사람이 오면 좋겠어요. 지금 인평 병원에 있어요.][마침 내 비서가 그 근처에 있어요. 병원 밖으로 전달할 수 있겠어요?][고마워요.]온다연은 전화를 끊고 머리카락을 휴지로 싼 뒤 작은 약통에 넣었다.그리고 병실을 나가 어린 간호사를 찾아냈다.그녀는 몇만 원의 현금을 건네며 약통을 주고 말했다.“여기에는 특효 화상약이 들어 있어요. 병원 밖에 있는 제 친구에게 전달해 주시면 됩니다.”간호사는 온다연의 신분을 알아채고 돈을 받으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49화

    온다연은 그동안 한 번도 병원을 떠난 적이 없었다.비록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아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지만 매일 아이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어느 순간 아이의 성장이 너무나도 빠른 날들이 있었다는 점을 말이다.그녀의 가슴이 세차게 조여들었고 목구멍에서 다시 쓴맛과 피비린내가 올라왔다.이 병원은 유강후의 소유였다.그가 마음만 먹으면 어떤 일도 꾸밀 수 있는 곳이었다.‘아니야, 그럴 리 없어!’온다연은 마음속으로 외쳤다.‘이 아이는 내 아이야. 그리고 그 사람의 아이이기도 해!’유강후가 아무리 차가운 사람일지라도 그녀와 이 아이를 이렇게 잔인하게 대할 리 없다고 믿고 싶었다.머릿속으로 수많은 생각을 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가능성은 떠올리지 못했다.그 아이가 이미 세상을 떠났을 수도 있다는 끔찍한 진실을 말이다.한참을 화장실에서 멍하니 있다가 온다연은 천천히 문을 열고 나왔다.밖에 서 있던 장화연은 온다연의 창백한 얼굴과 젖어 있는 머리카락을 보고 깜짝 놀라며 다가왔다.“사모님, 어디 안 좋으신 거예요? 주성원 선생님 불러올까요?”온다연은 고개를 저으며 아무 말 없이 침대로 걸어갔다.그리고 아이를 내려다보며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아이는 우유를 다 마시고 깊이 잠들어 있었다.작고 고운 얼굴이 평화롭고 사랑스러워 보였다.온다연은 조심스레 손을 뻗어 아이의 작은 얼굴을 어루만졌다.익숙한 온기와 은은한 우유 냄새...그 모든 것은 지금까지 그녀와 함께했다.‘아니야, 이 아이는 내 아이야!’그녀는 몸을 숙여 아이의 얼굴에 입을 맞추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아가.”잠결에 아이는 손을 움직이며 온다연의 옷자락을 잡았다.그 순간, 온다연의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파왔지만 눈물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뒤이어 그녀는 아이의 작은 손을 조심스럽게 떼어내고 침대 옆에 천천히 앉았다.장화연은 온다연의 이상한 모습을 눈치채고 조심스레 말했다.“그래도 주성원 선생님을 부르는 게 좋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48화

    온다연은 보고서를 내려다보았다.그것은 그녀의 아들 강우림의 혈액 검사 결과였다.한참을 훑어봤지만 겉보기에는 별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다.하지만 누군가 이렇게 일부러 보냈다는 것은 분명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였다.그녀는 보고서를 들고 한참을 고민하다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의사에게 보여주었다.의사는 데이터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몇몇 수치가 정상 범위를 약간 초과했으며 이는 폐렴 증상과 관련 있을 수 있다고만 설명했다.그 외에는 별다른 문제를 찾지 못했다.온다연은 이 정도로는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민 끝에 아이의 이름과 개인 정보를 모두 가린 뒤, 사진을 찍어 유명한 육아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렸다.그리고 조금 더 많은 답변을 받을 수 있도록 소액의 광고를 걸었다.약 한 시간이 지나자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초반에는 별로 도움이 되는 내용이 없었다.그러다 누군가가 장난스럽게 물었다.[이 아이 부모님 혈액형은 어떻게 되나요?]그 댓글을 본 온다연의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만약 온다연의 기억이 맞다면 그녀는 B형이고 유강후는 O형이었다.그런데 아이의 혈액형은 AB형이었다!의학적 상식으로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머릿속이 어지럽고 귓속이 웅웅거렸다.심장은 마치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요동쳤다.곧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댓글 아래에 이렇게 적었다.[어머니가 B형이고 아버지가 O형이라면 아이가 AB형일 수 있나요?]댓글을 남기고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아이는 조용히 쪽쪽이를 물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온다연이 아이의 손을 만지자 아이는 그녀의 엄지를 꼭 쥐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작고 맑은 눈망울은 너무나도 예뻐서 웃을 때면 별빛이 떨어진 듯 반짝였다.온다연은 아이의 귀여운 모습을 보며 마음이 조금 진정되는 것을 느꼈다.‘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가 어떻게 내 아이가 아닐 수 있겠어?’그녀는 스스로에게 되뇌었다.‘아니야, 그럴 리 없어. 이 아이는 내 아이야. 만약 이 아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47화

    나은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하며 경악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 사실이에요?”소이섭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이 아이는 온다연과 강후의 아들이 아닙니다.”그는 안경을 밀어 올리며 차가운 기운을 담아 덧붙였다.“정확히 말하자면 온다연의 아들이 아니에요. 강후 같은 사람이 남의 아이를 키울 리가 없으니... 아마 온다연이 아이를 갖기 어렵다는 걸 알고 대리모를 찾은 걸 겁니다.”이 충격적인 사실에 정신이 멍해진 나은별은 한참 후에야 겨우 입을 열었다.“그 판단이 맞는 것 같네. 당시 온다연은 임신 5개월도 안 됐는데 아이를 낳았다고 했어. 그렇게 작은 달수로 어떻게 아이가 살 수 있겠어? 그웬이 있었어도 불가능했을 거야...”그녀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분명 온다연의 아이가 죽은 후, 대리모로 얻은 아이를 데려와 모두를 속이려 한 거야.”“강후 씨 정말 온다연을 위해 온갖 수단을 다 쓰는구나...”이 사실을 깨닫자 나은별의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찼다.“온다연 천한 년, 감히 아이 하나 생겼다고 자리를 굳혔다고 착각해? 그런 신분으로 어떻게 강후 씨의 아이를 낳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정말 하늘은 공평하다니까...”잠시 아이를 떠올리는 소이섭의 눈에 씁쓸함이 스쳤다.“만약 그 아이가 아직 살아 있었다면 지금쯤 네다섯 살쯤 되었겠죠...”그는 나은별의 손을 잡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은별 씨가 원하는 걸 이루도록 도와줄게요. 하지만 은별 씨도 약속해줘요. 모든 일 끝나면 함께 떠나겠다고.”하지만 나은별은 말없이 손을 빼며 눈에 희미한 경멸을 감췄다.“지금 나씨 가문이 이런 상황인데 내가 떠날 수 있겠어?”그녀는 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소이섭은 소씨 가문의 둘째 아들일 뿐 첫 번째 상속자도 아니잖아. 이런 사람은 내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그녀에게 어울리는 사람은 유강후 같은 남자뿐이었다.소이섭은 다시 그녀의 손을 잡으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예전에... 우리 아이가 아직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746화

    온다연은 꿈속에서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가슴은 누군가에게 심하게 짓눌려 폭발할 것처럼 아팠다.“아니야, 아니야.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었어.”그녀는 필사적으로 변명했지만 아이는 그저 울기만 했다.“엄마도, 아빠 모두 날 원하지 않았어요.”꿈에서 깨어난 후 온다연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베개마저 축축했다.그녀는 아이의 작은 얼굴을 쓰다듬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여전히 무겁고 아팠다.분명 아이가 곁에 있는데 왜 그런 이상한 꿈을 꾸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때 아이가 눈을 떴다. 검고 깊은 눈동자로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며 가끔씩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 미소에 텅 빈 마음이 서서히 채워지는 기분이었다.온다연은 아이를 꼭 안으며 그것이 단지 꿈에 불과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오후에 그녀는 한옥에 물건을 가지러 갔다. 그러나 어딘가에 부딪혔는지 늘 끼고 있던 팔찌가 끊어져 버렸다.바닥에 흩어진 구슬을 바라보던 온다연은 머릿속이 하얘졌다.그 팔찌는 유강후가 꼭 착용하라고 해서 그녀가 항상 끼고 있던 것이었다. 유강후 본인도 늘 팔찌를 차고 다녔다.가끔 그녀가 잊고 착용하지 않으면 유강후가 직접 손수 채워주곤 했다.“이 팔찌는 내가 대사님한테서 직접 구한 거야. 너를 평생 무사히 지켜줄 거야.”그가 이렇게 말했었다.그러나 지금의 그녀와 유강후 사이에는 더 이상 ‘무사함’이란 단어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온다연은 허리를 숙여 구슬 하나를 주웠다.검은 흑요석은 아직 그녀의 체온을 머금고 있었다.매끄럽게 다듬어진 구슬은 사실 흔한 재질로 특별할 것 없는 물건이었다.하지만 그중 하나, 호박 구슬만은 조금 달라 보였다.온다연은 호박 구슬을 들어 세심히 살펴보았다.손끝이 구슬을 스칠 때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묵직한 아픔이 밀려왔다.가슴이 누군가의 손에 짓이겨질 것처럼 아팠고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답답했다.그 순간, 어젯밤 꿈이 떠올랐다.“왜 날 버린 거예요!”“여기 너무 추워요!”...꿈속의 아이가 했던 말들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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