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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Author: 손이영
온다연은 투명한 연두색의 개량 한복을 입고 유강후의 눈앞에 나타났다.

사실 옷을 입었다기에는 너무 얇은 소재라 안 입은 거나 다름없다.

천쪼가리 하나로 몸을 가리는 건 역시나 불가능한 일이었다.

불과 몇초간 봤을 뿐인데 유강후는 더 이상 주체할 수 없는 느낌에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눈빛도 돌변했다.

마치 짐승이 사냥감을 노리는 것처럼 온다연을 잡아먹을 듯 심상치 않은 반응이었다.

유강후는 한 걸음 한 걸음 그녀에게 다가갔다.

온다연은 긴장되어 어찌할 바를 몰랐고 얼굴은 터질 듯 빨갛게 달아올랐다.

사실 온다연도 이런 느낌의 치마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감히 유강후를 쳐다보지 못했다.

“이런 옷인 줄 몰랐어요. 조금 짧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훨씬 심하네요. 그리고 원단이 이렇게 투명할 줄은 몰랐어요.”

치마 입었을 때 지금 같은 효과라는 걸 진작에 알았다면 때려죽여도 입지 않았을 것이다.

솔직히 안 입는 거랑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온다연은 뒤로 한 발 물러섰다.

“다시 갈아입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러나 다음 순간, 그녀의 허리는 남자의 강한 손길에 의해 조여졌고 반응할 틈도 없이 거대한 품에 안기게 되었다.

“다연아...”

유강후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그의 간절함을 대변했고 동시에 몸에서도 강렬한 반응이 일어났다.

그는 고개를 숙여 온다연의 부드러운 입술을 깨물었다.

애교를 부리기만 해도 자신의 욕구를 통제하기 힘들 지경인데 야릿한 옷을 입고 눈앞에 나타났으니 온다연의 손에 마구 놀아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온다연, 이런 옷을 입고 날 유혹할 줄은 몰랐네? 후폭풍이 두렵지도 않은가 봐?”

온다연이 설명하기도 전에 ‘찌익’하는 소리와 함께 몸에 걸친 작은 치마가 찢겨졌다.

당황해서 고개를 들어보니 시선에 들어온 건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유강후뿐이었다.

‘끝일 났다.’

온다연은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이 되었지만 되돌리기엔 이미 너무 늦었다.

아니나 다를까 곧바로 침대 위로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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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단호한 모습을 보니 단순히 성질을 부리는 것 같지는 않았다.지금의 온다연은 예전의 온다연이 아니다. 유강후는 그녀가 정말 기억을 되찾으면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하리라 예상했다.그렇다고 놓아줄 리 없는 유강후는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붙잡았다.“어딜 가려고?”온다연은 벗어나려 했지만 몸이 완전히 그의 품속에 갇혀 단 한 치도 움직일 수 없었다. 분노가 폭발한 그녀는 유강후를 향해 소리 질렀다.“유강후 씨, 당장 놓아요. 더 험한 말을 듣기 전에.”사실 그녀도 무엇을 원하는지 몰랐다. 단지 유강후가 있는 이곳을 떠나고 싶었을 뿐이다. 괴롭고 돌이킬 수 없는 과거와 마주하기 싫었으니까.그녀는 그저 조용한 곳에서 과거를 깨끗이 정리하고, 유강후와의 관계를 어떻게 처리할지 잘 생각해 보고 싶었다.하지만 유강후는 기회조차 주지 않고, 그녀를 들어 올려 침대에 앉혔다.“다연아, 좀 진정해. 정말 임신이야. 우리 아이가 생겼다고. 거짓말이 아니야.”온다연이 코웃음을 쳤다.“당신의 수단을 이길 수 없겠지만 나도 더 이상 예전의 온다연이 아니에요. 이전처럼 괴롭힐 생각은 하지 말라고요. 나를 괴롭히면 그게 누구든 아버지가 가만두지 않으실 거예요.”얼음장같이 차가운 그녀의 얼굴과 증오로 가득 찬 눈빛을 보고, 유강후는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는 온다연이 언젠가는 모든 것을 기억해 낼 것임을 알았고, 그녀의 과격한 반응에 대처할 방법도 생각해 뒀다.하지만 온다연이 아이를 가진 시점에 이 일이 터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이는 그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일이고, 셀 수 없이 수많은 밤에 절에서 무릎 꿇고 신명께 빌었던 일이다. 그러니 이 두 아이에게 약간의 문제라도 생기는 것을 절대 허용할 수 없다.그는 억지로 그녀의 손을 잡고 이마에 키스하며 속삭였다.“다연아, 너를 괴롭히는 사람이 없어. 누가 감히 너를 괴롭히겠어? 기억이 돌아왔다면 네가 나의 아내였다는 것도 알았겠네. 우리는 혼인신고도 했어. 그러니까 얘기 좀 하자. 내가 다 설명할 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9화

    유강후의 과거 행각을 생각하면 용서라는 단어조차 입에 올리기 싫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죽었다고 알려진 지 3년 만에 유강후는 그녀를 다시 찾아냈다.게다가 이제 결혼 얘기가 오가는 단계까지 와버렸다.누군가의 농간인지, 하늘의 뜻인지 모르지만 이제 인연을 완전히 끊기는 어려울 것이다.하지만 과거의 상처가 그대로 있고 아직 아물지 않았는데, 어떻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모든 걸 지워버릴 수 있단 말인가?고통으로 생기를 잃은 그녀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유강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마음속에 벌써 답이 있었지만 어떤 일도 그의 기쁜 심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다연아, 우리...”짝! 요란한 소리와 함께 유강후의 얼굴에 따귀가 날아왔다. 방에 있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얼어붙었고 유강후도 잠시 멍하니 있다가 무언가 깨달은 듯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기억이 돌아온 거야?”온다연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아 낮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나가요!”이때 이권이 입을 열었다.“온다연 씨, 밤새 의식이 없으셔서 대표님께서 줄곧 곁을 지키셨습니다. 게다가 임신...”온다연이 이권을 노려보았다.“이권 씨도 공범이니 당장 여기서 나가세요.”이권도 멍해졌다. 그는 온다연이 무언가를 기억해 냈을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지만, 감히 입 밖에 내지 못한 채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유강후가 나지막이 물었다.“다연아, 뭔가 기억났어?”온다연은 눈을 감은 채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네, 다 생각났어요. 저를 버리고 나은별을 선택했잖아요. 그런데 왜 다시 찾아온 거예요?”그녀는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파서 침대보를 꽉 움켜쥐었다. 어찌나 세게 힘이 주었는지 손톱에 피가 돌지 않아 하얗게 변했다.그가 자신을 김원도에게 넘기던 장면이 떠오르자, 그녀는 무슨 이유가 있었든 다시는 그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가요. 당신 얼굴을 보기 싫어요.”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보면서 유강후는 심장이 쿡쿡 찌르듯 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8화

    “부인이 지금 임신 3주차인데, 아직은 배아 상태라 약 1cm에 불과하고 상태가 좀 불안정합니다.”온다연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갖는 것이 꿈이었던 유강후는 너무 큰 기쁨에 심장이 마구 뛰고 정신이 혼미했다.이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온다연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최소 1~2년은 걸릴 것이라 예상했는데, 고작 3~4개월 만에 아이를 갖게 된 것이다.그런데 태아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지난번 온다연의 유산 사건이 기억에 생생한 유강후는 기분이 급격히 가라앉았다.“태아 상태가 불안정하다는 건 무슨 뜻이죠?”임수진이 약간 당황하며 설명했다.“대표님,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쌍둥이를 임신했을 때 흔히 발생하는 일입니다. 조금만 상태가 나빠져도 유산 징후가 나타날 수 있어요.”“별문제는 없습니다. 현재로서는 배아 발육 상태가 양호하고 태아 심음도 정상입니다.”“쌍둥이라고요?”유강후는 귀를 의심했다.그는 문득 곽혜진이 준 약이 생각났다. 자기도 쌍둥이였다는 사실과 겹치자, 다시 기분이 황홀해져 입가에 피어오르는 미소를 주체할 수 없었다.그는 임수진의 손목을 꽉 잡고 믿지 못하겠다는 듯 물었다.“박사님, 그게 정말입니까?”임수진이 미간을 찌푸렸다.“대표님, 손을 좀 놓고 얘기해요.”유강후는 급히 손을 풀어주었다. 흥분해서 목소리까지 떨리기는 평생 처음이다.“죄송합니다, 박사님. 정말 쌍둥이예요?”임수진이 틀림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히 정말이죠. 제가 30년간 의사로 일하면서 몇 번 실수한 적은 있지만, 쌍둥이를 잘못 판단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유강후는 너무 흥분해서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 그는 애써 진정하고 한참 후에야 나지막이 말했다.“감사합니다, 박사님. 제 아내는 언제쯤 깨어날 수 있을까요?”임수진은 아직도 혼수 상태인 온다연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몸에 특별한 이상은 없어서 지금쯤 깨어나야 하는데...”“제 아내는 이전에 최면 당한 적이 있는데, 그로 인해 과거의 대부분 기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7화

    온다연은 얼굴이 창백했고, 몸이 물에서 막 건져낸 것처럼 식은땀에 젖어있었다.강씨 가문의 새 안주인임을 즉각 알아본 그들은 삽시간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방금 그들이 한 뒷담화를 온다연이 다 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온다연이 극심한 통증을 가까스로 참으며 말했다.“의사, 의사를 불러주세요...”말을 마친 그녀는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그녀는 길고 긴 꿈속으로 빠져들었다.경원시에 사는 동안 겪었던 고난들이 오래된 영화처럼 기억 속에서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 과정은 너무나도 길고 아팠다.최면 당한 이후로 종종 나타나는 신경성 통증보다는 마음속 고통이 훨씬 더 컸다.그녀가 양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쓰레기처럼 버려지는 모습, 평생 그녀를 지켜주던 소년이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수단으로 괴롭힘당하는 모습, 결국 치욕을 견디지 못하고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모습이 영화 장면처럼 스쳐 지나갔다.그녀가 유하령에게 짓밟히는 모습도 보였다. 수도 없는 모욕을 당하며 찜통 같은 물탱크에 갇히고, 영하 20℃ 이하의 혹한에 밖으로 내쫓기는 날들이 이어졌다. 젖은 옷이 살갗에 얼어붙어 떼려고 하면 피부가 뜯겨 나갔다.광기 어린 유민준의 모습도 보였다. 그는 낮이면 유하령을 도와 그녀를 유린하고 밤이면 그녀의 방문을 두드리며 좋아한다고 말하곤 했다.그녀는 또다른 자신의 모습도 보았다. 마치 관음증 환자처럼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유강후를 훔쳐보고 노트북에 그의 이름을 가득 쓰고, 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유씨 저택의 대나무 숲에 파묻는 모습이었다.너무 춥고 고통스러운 그 기나긴 나날을 그녀는 하수구의 쥐처럼 연명하며 살았다.그러던 어느 날, 유강후가 그녀를 품에 안고 다독이며 아프면 울고 싫으면 거절하고 괴롭히는 자에게는 백배 천배로 갚아주라고 말했다.하지만 영화의 한 장면처럼 현실감이 없었고, 유강후는 그녀를 지극히 사랑하는 듯했지만 나은별과 애매한 관계를 유지했다.그녀가 임신했다가 유산하는 모습, 나은별과 바꾸기 위해 끌려가는 장면도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6화

    그녀가 자리에 앉기 바쁘게 한국계 여성 손님 세 명이 들어왔다. 구석진 창가에 앉은 온다연을 발견하지 못한 세 사람은 거침없이 뒷담화를 하기 시작했다.“이상하네. 유강후의 친부가 오지 않았어. 강 대표님이 이혼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장인어른 생신날에 사위가 왜 오지 않았을까? 이건 좀 말이 안 되는데.”“내가 국내에서 생활한 기간이 길어서 그에 관해 들은 바가 있어.”“어떻게 된 건지 어서 말해봐.”“유강후의 부친은 H국에서 엄청난 권력을 손에 쥔 고위급 정계 인사이고 유강후의 친형도 정계에 몸담고 있었는데, 3년 전 알 수 없는 이유로 외진 지역으로 발령 났고, 직급이 말단에서 다시 시작한다고 말해도 될 정도로 낮아졌대.”“그리고 그 형에게 딸이 한 명 있는데,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 한쪽 다리를 잃었을 뿐만 아니라 감옥에 갇혀서 지금까지도 출소하지 못하고 있대.”“어떻게 그런 일이... 아버지가 그렇게 큰 권력을 가졌는데, 왜 아들과 손녀를 구하지 않지?”“그건 모르는 소리야. 듣기로는, 유강후가 친형과의 갈등 때문에 뒤에서 훼방을 놓았고, 아주 큰 힘을 들여서 부친의 권력으로도 어찌 할 수 없게 만들었대.”“쯧쯧, 진짜 잔인하다. 그래서 사람들이 뒤에서 유강후를 ‘살아있는 저승사자’라고 부르나 봐. 자기 친형도 봐주지 않을 정도이니.”“또 하나 있어. 유강후는 경원시에 있을 때 약혼녀가 있었어. 나은별이라고, 나씨 가문의 따님이었지. 그때 사람들은 둘이 반드시 결혼할 거라 생각했는데 유강후가 모두의 예상을 깨버렸어. 집에 얹혀살던 여자에게 홀딱 빠져 나은별과 파혼하고 두 가문의 협력 관계마저 무너뜨려 버렸어.”“그 얘기는 나도 들었어. 그 여자는 그 집 양딸이었고 유강후를 아저씨라고 불렀다는데, 어떻게 두 사람이 그런 사이가 됐는지 몰라.”“어머, 대박 사건! 자세히 말해봐...”그들은 최대한 작은 소리로 소곤거렸지만 공간이 작다 보니 한 글자도 빠짐없이 온다연의 귀에 들어왔다.그녀는 하늘과 땅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고,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5화

    온다연은 눈살을 찌푸리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주차장을 향해 걸어갔다.그 시각 유강후는 로운의 보고 사항을 듣고 있어 그녀를 쫓아가지 못했다.차에 올라서야 온다연의 분노를 알아챈 그는 한숨을 내쉬었다.“왜 그래요? 요즘 따라 이상하게 화를 자주 내네요?”온다연은 지난 며칠 동안 감정 컨트롤이 되지 않았다. 툭하면 화가 났고 그럴 때는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했다.아니나 다를까 이때도 온다연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나중에 우리의 아이한테도 이렇게 대한다면 정말 화날 것 같아요.”유강후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그녀를 안아 올려 무릎에 앉히고선 나지막하게 말했다.“딸이라면 애지중지 키우는 게 맞지만, 아들이라면 우림처럼 키울 거예요.”온다연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그러는 이유를 이해하지만 기분이 썩 풀리지는 않았다.마음속에 남은 찝찝함 때문에 그녀는 유강후에게서 내려와 차 문에 기대어 눈을 감았다.그러자 유강후가 속삭였다.“생각해 봐요. 우리의 아이는 강씨 가문과 진씨 가문을 책임져야 해요. 어쩌면 유씨 가문까지 물려받을 텐데 현실적으로 밝게 자라는 건 불가능해요. 부모로서 보통 아이처럼 행복하게 자라길 누구보다 바라지만 이런 가문에서 태어나는 순간 사명감을 가져야 해요. 어려서부터 부족할 것 없이 자랐다면 당연히 그에 맞는 대가를 치러야죠.”온다연은 괴로웠다.하지만 유강후의 말은 모두 일리가 있었고 그 역시 똑같은 어린 시절을 보냈을까 봐 걱정되었다.온다연은 나지막이 물었다.“강후 씨도 이렇게 자란 거예요?”그는 무덤덤하게 답했다.“비슷했죠. 엄마랑 함께 있는 시간은 하루에 두 시간밖에 없었어요. 때로는 반년 동안 얼굴을 못 볼 때도 많았어요. 열 살 이후에 특수학교를 다니면서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걸 알았고 그때부터 게으름을 피운 적이 없었어요. 그런 생활도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진 거죠.”마음이 괴로웠던 온다연은 그의 손을 잡았다.“미안해요. 화를 내면 안 됐던 건데...”유강후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무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4화

    실제로 온다연이 서 있는 곳은 에어컨 통풍구 바로 맞은편이었다.온다연이 몸을 돌리는 순간 그 연예인은 갑자기 선글라스를 벗더니 이곳을 멀리서 바라봤다.유강후는 싸늘한 시선으로 출구를 바라보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시끄러우니까 커튼 닫아.”곧 커튼이 닫히고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환호성도 밖으로 나가며 점점 사라졌다.환호성이 완전이 사라졌을 때, 이권이 뛰어 들어와서 우림의 비행기가 착륙했다고 말했다.그러자 유강후는 온다연의 손을 잡았다.“가요. 우림이가 도착한 것 같네요.”그들이 막 일어났을 때 강양호는 이미 문을 나섰다.“드디어 우리 손자가 왔네. 어찌나 보고 싶던지.”온다연은 나지막이 속삭였다.“할아버지는 아이를 정말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할아버지는 누구보다 우리가 빨리 아이를 갖길 바랄 거예요. 그래서 우림이를 유독 더 아끼고 친손주처럼 생각하는 거죠.”출구는 바로 휴게실 밖에 있었다. 잠시 기다리자 보기만 해도 정예로운 일행이 나타났다.선두에 선 사람은 로운이었고 그는 우림의 손을 잡고 있었다.멀리서 유강후를 발견한 우림은 로운의 손을 뿌리치고 재빨리 달려왔다.유강후 앞에 오자마자 ‘아빠’라고 부르더니 강양호를 보고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할아버지.”강양호는 기쁨에 겨워 허리를 굽히더니 아이를 껴안으며 미소를 지었다.“우리 손자 왔어? 얼른 할아버지랑 집 가자. 할아버지가 우림이 주려고 선물을 잔뜩 준비했어.”우림은 유강후를 힐끗 쳐다보고선 곧바로 시선을 도려 옆에 있는 온다연에게 머물렀다.“엄마.”온다연은 아이의 얼굴을 꼬집으며 말했다.“얼른 내려와. 할아버지 이제 연세 있으셔서 오래 못 안아.”우림은 온다연을 처음 봤을 때부터 계속 엄마라고 불렀고 아무리 바로잡고 고치려도 해도 바뀌지 않았다.마치 어려서부터 온다연에게 의존감이 있는 듯 강향호의 품에서 바로 내려와 온다연을 향해 팔을 뻗었다.“엄마. 안아줘요.”온다연이 안아주자 우림은 그녀의

  • 도련님과의 위험한 사랑   제1073화

    물론 온다연도 예쁜 편이지만 이 세상에는 예쁜 여자가 너무나 많다. 게다가 유강후의 외모, 재산, 권력으로 봤을 때 그가 원하는 대로 고를 수 있다.솔직히 말해서 온다연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 않은가?유강후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유는 없어요. 그냥 유나 씨면 돼요.”역시나 아무도 온다연을 대체할 수 없었다.운명의 실은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부터 엮여 있었고 그들은 평생 얽히게 될 운명이었다.두 사람은 말을 멈추고 조용히 서로의 체온을 느꼈다.한참 후에야 온다연이 입을 열었다.“H국에는 언제쯤 갈 거예요?”“날씨가 좀 시원해지면 갈까요? 경원은 여름보다 가을이 더 예뻐요.”온다연은 그의 손바닥에 원을 그리며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혜린의 아이가 너무 귀여워요. 안고 있으면 폭신하고 볼살도 가득해서...”그녀는 어제 아이를 더 오래 껴안지 못한 게 아쉬운 듯 유강후의 아랫배를 쓰다듬더니 낮은 목소리로 의미심장하게 속삭였다.“우리도 아이가 있으면 좋을텐데...”유강후는 그녀의 손을 꽉 잡고 단호하게 말했다.“생길 거예요.”유강후는 그 꿈을 기억했고 곧 아이가 돌아올 거라는 예감이 생겼다.이때 온다연이 말했다.“꿈에 종종 아이가 나타나는데 왜 자기를 버렸냐며 저한테 물어봐요. 꿈이라서 얼굴조차 선명하게 보지 못하니까 마음이 너무 괴로웠어요.”“그런데 최근에는 꿈속에서 아이의 얼굴이 선명하게 보였어요. 남자 아이였는데 강후 씨랑 많이 닮았어요.”“예전에 우리에게 아이가 있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예요.”유강후의 눈에는 고통이 스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온다연의 손을 꽉 감쌌다.이곳은 공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서 공항 입구에 도착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람들이 입구에 모여들어 좁은 통로를 막고 있었다.유강후는 표정이 일그러졌다.“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봐.”곧 기사가 돌아왔다.“대표님, 잠시 후 연예인 한 명이 도착한다고 합니다. 이 사람들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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