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있으면 말해, 빨리.”우지민이 초조하게 재촉했다.“내가 듣기로 이강현은 삼류 가문 고씨 집안의 데릴사위인데 한성에서 무능하기로 유명해요, 근데 요즘은 다들 이강현이 변했다고, 그때 그 와이너리 연회에서 임시현을 크게 엿 먹었다고 했어요.”“임시현?”우지민은 잠시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방금 본 사고현장을 떠올리고 무뜩 현장에서 임시현을 닮은 시체를 본 것 같았다.‘이강현이 임시현을 죽였어?’우지민은 등이 싸늘해지더니 자기가 큰 사건에 빠진 것 같았다. 이런 일은 모르면 몰랐지 알면 절대 좋을 수 없었다.“헉, 어쩌지, 아까 임시현이 이강현 손에 죽은 것 같은데, 나 임시현 시체 봤어.”우지민은 당황한 나머지 어쩔 줄을 몰랐다.“잘못 본 거 아니에요? 임시현 곁이면 다 고수들이 지켜줄 텐데, 죽고 싶어도 쉽게 못 죽어요, 근데 이강현에 관해서는…… 다시 잘 알아보고 움직여요, 진짜 실력이 대단한 분이면 그때 다시 찾아가도 되잖아요.”“그래요, 복인지 화인지는 아직 잘 몰라요, 어쩌면 우리의 선택에 따라 좋은 일일 수도 있어요.”재벌2세들은 너도나도 자기 의견을 말했다. 우지민은 머리를 긁적거리며 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오늘 일 다 잊어버려, 입밖에도 뻥끗하지 마, 아니면 다 같이 죽는 거야.”“걱정 마요, 다 알아요, 절대 말하 않을 게요.”“다 돌아가, 어떻게 할지는 좀 더 생각해 봐야겠어.”우지민은 길 옆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를 꺼내 시무룩하게 피우고 있었다. 아예 이강현 집 아래에서 기다리려는 생각이었다.담배를 피우고 난 후 우지민은 옆 편의점에서 먹을 것을 사서 차에 싣고 이강현의 집으로 향해 달렸다.……강민국은 벤츠 밴에 죽은 척하고 한참을 있다가 아무 기척이 없어지자 조심스럽게 벤츠 밴을 빠져나왔다.머리를 차 밖으로 내밀어 사방을 둘러보다가 사방이 텅 비어 있는 것을 보고 강민국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차 밖으로 나와 임시현과 우관의 시신 쪽으로 걸어가 이미 식어버린 두 사람을 보며 강민국은 두려웠
무연국은 분노에 소리를 질렀다. 임시현의 죽음에 대해 무연국은 바로 경쟁자에게 당한 것이라고 단정했다. 임씨 가문 주인을 선택한 중요한 시기만큼 경쟁자로부터 암살을 당하는 건 아주 흔한 일이다.“저희들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도련님이 건드린 사람 보통 인간이 아니에요, 우관 아저씨도 상대하지 못해 후배 전일금도 모셔왔는데 아무 소용도 없어요.”“누구야! 누가 도련님을 죽였는데!”무연국은 호통을 치며 물었다.“현장으로는 우관 아저씨와 임시현이 서로 죽인 걸로 보이는데, 그때 나도 죽은 척 숨어있어서 보지는 못했지만 우관 아저씨가 살기 위해 도련님을 죽이려는 것 같아요, 이강현이 우관 아저씨한테 도련님을 죽이면 놓아주겠다고 약속했거든요, 그래서 마지막 두 사람 다 죽은 거예요.”전화 저편에서 무연국은 멍하니 있었다. 그게 어떤 장면인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임씨 가문 도련님이 경호원한테 죽음을 당하다니 말도 안되는 스토리이다.“현장 사진 보내와, 그리고 사건 전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잘 보고하고, 이 일 윗분한테도 알려야 해.”“네, 지금 보낼 게요, 빨리 사람 보내주세요, 저 혼자 무서워요.”“쓸모없는 놈! 위치 보내, 사람 보낼 게.”강민국은 전화를 끊고 위치를 무연국에게 보냈다. 이어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사건의 전후 경과를 적었다.무연국은 사진과 사건 경위를 보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모든 것이 음모로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임시현이 자랑질하다가 사람 잘못 건드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이런 건 누구한테 따져야 되는 거야, 아니야, 일단 보고부터 해야겠어.”무연국은 어쩔 수 없이 전화를 걸어 임시현의 죽음을 윗분들에게 알렸다.임씨 집안 어르신들은 모두 침상에서 일어나 한밤중에 깨어난 분노를 억누르고 정당으로 달려가 상황을 상의했다.임씨 집안의 주인 임정남은 주석에 앉아 음침한 표정으로 말했다.“셋째가 죽었어, 무연국 넌 어떻게 생각해.”“상황을 보아 누구의 음모는 아닌 것 같고, 그 이강현이라는
이강현은 아침 일찍 일어나 부엌에서 아침밥을 하느라 바쁘고 있었다.최순은 진효영을 소파에 끌어당겨 앉히고 어제 최종현과 만난 일을 물었다.진효영은 난처해하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고운란을 바라보았다.“쓸데없는 참견 그만하고, 생각 접으세요, 두 사람 안 어울려요.”고운란이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내가 왜 쓸데없는 참견이야, 요즘 네 사촌 오빠는 잘 나가, 며칠 후 티비에도 나온다고 들었어.”최순은 자기 조카가 정말 괜찮은 것 같았다. 적어도 눈앞의 누추한 사위보다는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효영아, 아주머니 말 듣고 종현이랑 잘 만나봐, 젊은이들끼리 자주 만나다보면 서로를 잘 알게 될 거야.”진효영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네, 아주머니, 저 이강현 오빠 도와주러 갈게요, 운란 언니하고 먼저 얘기하고 있으세요.”핑계를 대고 황급히 떠난 진효영은 그대로 몸을 주방에 처박았다.계란을 부치고 있던 이강현은 진효영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웃으며 물었다.“너 왜 그래. 밖에서 기다려. 여긴 네 도움이 필요 없어.”진효영은 가엾은 모습을 드러내며 두 손으로 이강현의 팔을 잡고 흔들었다.“절 쫓아내지 마세요, 아주머니 정말 끔찍해요,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저 세탁하고 요리도 잘해요, 침대도 따뜻하게 해드릴 수 있으니까 저를 받아주세요.”“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널 받아준 탓으로 난 거실에서 자야 해, 내 기분이면 그냥 널 쫓아내고 싶어.”이강현은 약간 불만스러운 듯이 말했다.진효영은 입을 삐죽 내밀고 가슴을 쑥 내밀어 아름다운 몸매를 드러냈다.“나도 운람 언니보다 못지 않아요, 아니면 밤에 몰래 나와서 이불 따뜻하게 해줄까요? 잊지 못할 기억이 될 거예요.”진효영은 기회를 틈타 반 진실로 이강현을 떠보고 있었다.다른 남자였다면 벌써 침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을 텐데도 이강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뒤집개를 들고 이강현은 후라이를 접시에 담고는 진효영의 손에 넘겼다.“얼른 먹어, 너 너무 시끄러워.”진효영은 멍하
“응, 아까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어?”고운란이 편하게 물었다.진효영도 미녀인데다 고운란은 진효영이 이강현을 좋아하는 것 같아 진효영과 이강현이 혼자 있는 것을 경계했다.“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이강현 오빠 내 말 안 들어요, 화나 죽겠어요.”진효영은 말로 투덜대고, 마음속으로도 정말 화가 났다.고운란은 진효영을 자리에 눌러 앉히고는 부엌으로 들어갔다.이강현은 고운란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빙그레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갓 구운 햄을 집으며 말했다.“여보, 이거 먹어봐, 방금 부쳐놨는데 맛이 아주 좋아.”“내가 보기엔 네가 좀 찔린 게 있는 것 같은데, 아까 나쁜 짓 한 건 아니겠지?”고운란이 정색을 하고 말했다.“너무 억울해, 여보, 내가 어떻게 나쁜 짓을 해.”“진효영 많이 기뻐하던데, 아까 걔한테도 햄을 이렇게 먹여줬어?”고운란은 속으로 질투심이 가득했다. 자신이 이렇게 하는 것이 좀 억지스럽다는 것을 알면서도 참지 못하고 이렇게 했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난 그 계집애가 마음에 안 들어, 아니면 오늘 바로 병원에 가라고 해, 내 햄이 얼마나 귀한데 절대 걔한테 줄 수 없어.”“흥, 난 안 내보낼 거야, 남겨두고 널 시험해 볼 거야, 네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어.”고운란은 코를 찡그리며, 앵두같은 작은 입을 벌려 이강현에게 먹여달라고 부탁했다.이강현은 햄 조각을 집어서 고운란의 입술에 살짝 갖다댔다. 고운란은 작은 혀를 날렵하게 움직여 햄 조각을 입에 말아 넣었다.“음, 확실히 맛있어, 국내 햄은 아니지?”먹어보고 나서 고운란이 물었다.“역시 내 와이프, 이건 스페인 햄이야, 30년 넘게 보관해 왔는데, 와인과 로즈마리에 담가 부쳐놨더니 맛이 남달랐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와이프 말고는 아무도 못 먹어.”고운란은 애교의 눈길을 이강현에게주었다. 마음속에는 달콤함이 가득했다. 그리고는 순간 하얀 손을 뻗어 이강현의 목을 감싸고 발끝을 세우고 서서 이강현에게 입술을 바쳤다.“냄새가 좋아, 뭘 만들었어요
진효영은 버려지고 싶지 않았다. 만약 병원으로 옮겨진 후 이강현과 고운란이 자신을 상대하지 않는다면 그건 공로상실에 불과하다.이강현은 우유와 샌드위치 한 접시를 들고 부엌을 나서며 고운란의 곁에 앉았다.“오후에 일이 좀 있을 것 같은데, 그때 나가봐야겠어.”“무슨 일?”고운란이 궁금한 듯 물었다.“정중천 그쪽에 일이 좀 있어서 내가 가서 좀 도와줘야겠어, 전에 정중천도 날 많이 도와줬잖아.”이강현은 얼버무리며 말했다.세계 킥 복싱 대회에 나간다는 것은 고운란에게 절대 알려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이강현은 그럴듯한 핑계를 댔다.진효영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이강현을 바라보았다. 진효영 보기에 이번이 좋은 기회인 것 같았다.‘오후에 이강현 같이 나가야겠어, 그럼 이강현이랑 함께 할 시간이 많아지고 이강현도 내 공격에 참지 못할 거야.’‘흥!’‘나한테 넘어오지 않는 남자 절대 없어!’샤오퉁은 오른손 주먹을 꽉 쥐고 속으로 은근히 자신을 응원했다. 고운란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이강현도 자신만의 공간이 있어야지 항상 이강현을 곁에 둘 수는 없는 일이다.“그래, 조심하고, 너무 위험한 일에는 참견하지 마.”“알았어, 위험한 일은 안 할 거야. 너를 위해서라도 안 해.”이강현은 진지한 표정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아침 한 끼를 다 먹고 이강현 세 사람은 집을 나섰다.건물 문을 나서자마자 한 사람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고운란과 진효영은 모두 깜짝 놀랐다.기름기 가득하고 초췌한 얼굴의 우지민이 이강현에게 달려와 멈추었다. 그리고 고운란과 진효영을 힐끗 쳐다보더니 두 사람의 미모에 끌려 표정이 굳어졌다.“뭐 하는 거야, 길 막지 마.”이강현은 불쾌한 듯이 말했다. 우지민은 정신을 차리고 인사를 하며 말했다.“이 선생님 안녕하세요, 두 형수님 안녕하세요, 저, 저 일이 좀 있어요.”두 형수님 한 마디에 고운란과 진효영의 마음이 파란을 일으켰다.달콤함으로 가득한 진효영은 정말 당장이라도 우지민에게 상을 내리고 싶었다.고운란은 진효영을 더욱
이강현은 운람이 오해할까 봐 내색하지 않고 팔을 뺐다.고운란은 진효영의 손을 자연스럽게 잡아당겨 진효영이 계속 자기 남자에게 손찌검하지 않도록 했다.“이분은 누구?”고운란이 의심스러운 듯 물었다.“저는 우지민입니다, 빈해 우씨 가문 사람이예요, 제가 이 선생의 운전 기술을 마음에 두고 있어 스승으로 모시고 싶어서 찾아왔습니다.”언제라도 무릎을 꿇을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우지민을 보며 이강현은 머리 아팠다.“길 막지 마, 우리 출근해야 해, 너한테 차 기술 같은 거 가르쳐 줄 시간 없어, 그러니까 포기해.”“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저 정말 진심이예요, 저를 제자로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냥 여기에서 움직이지 않을 거예요.”고운란은 이강현을 끌어당기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잘 말해 봐, 걔도 진심인 것 같아, 운전을 가르치는 게 뭐라고, 어차피 너도 한가하잖아.”고운란이 보기에 이강현은 시간이 많아 조금 시간 내서 우지민을 가르치면 된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이강현에게 우지민을 가르치라고 하면 진효영과 둘이 붙어있을 시간도 없고 좋은 방법인 것 같았다.우지민은 기쁜 마음에 입은 하늘 끝까지 찢어질 지경이다.“감사합니다, 형수님. 형수님은 진짜 저의 구세주세요.”이강현은 우지민을 어이없게 바라보았다.‘이놈 정말 운도 좋아.’“됐어. 너 내일 다시 찾아와. 오늘은 가르쳐 줄 시간이 없어.”“네, 사부님 어디 가세요, 제가 차로 모셔다 드릴게요.”우지민은 먼저 차 옆으로 달려가 차문을 열었다.우지민이 열어준 벤츠 S600 도어를 보며 이강현은 고운란과 진효영에게 뒷좌석에 앉으라고 지시하고 스스로 조수석으로 가서 앉았다.“너 차가 참 많구나.”이강현은 한마디 감개했다.“그냥 차가 좋아요, 여자보다 차가 더 마음에 들어요, 어…… 그냥 제 생각이 이렇다는 거예요.”우지민은 아까 한 말 자랑질인 것 같아 황급히 입을 다물고 열심히 차를 몰았다.세 사람을 회사에 데려다주고, 우지민은 멀지 않은 길가에 차를 세워 수시로 이강현을 위해 나
이강현이 떠난 지 30분 만에 고운란 책상 위의 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고운란은 황급히 사무실을 떠났다. 진효영에게는 공장에 다녀올 테니 사무실에 있어라고 분부하였다.고운란이 떠나자 진효영도 몰래 사무실을 나와 사옥을 빠져나간 후 길가로 질주했다.이때 이강현의 그림자는커녕 고운란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입을 삐죽 내밀고 발을 동동 구르며 진효영의 가슴은 허탈함으로 가득 찼다. 좋은 기회를 이렇게 놓쳤으니 지금 이강현을 쫓아가고 싶어도 어디로 갈지 몰랐다.벤츠는 천천히 진효영 곁에 멈추었다. 조수석 유리창이 열리자 우지민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어디 가는 거예요? 제가 도와드릴까요?”“지금 사모님에게 작업 거는 거야?”진효영은 퉁명스럽게 말했다.“예? 사, 사모님…… 제 사모님은 고운란인데요, 그쪽은 사부님이 주어온…….”우지민의 말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진효영의 분노한 눈을 보고 아예 입을 다물었다.이 순간 우지민은 자신이 감성 지능이 정말 낮다고 느꼈다.이렇게 예쁜 요정 같은 여자가 이강현의 몸을 탐내지 않으면 그렇게 주워졌을 이유가 없었다.‘주었다는 건 그냥 한 말일 거야, 사부님과 분명 숨겨진 관계가 있을 거야.’“어, 작은 사모님, 얼른 차에 타세요, 제 사부님을 찾으러 가실 건가요, 사부님이 택시를 타고 동쪽으로 가신 것 같은데, 속도가 빠르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거예요.”우지민은 자신만만했다. 자기 솜씨로 택시를 쫓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진효영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차문을 당겨 벤츠 조수석에 앉았다.“경고하는데 나한테 나쁜 짓 하면 너의 사부한테 가서 일러바칠 거야.”진효영이 험악한 척하며 말했다. 우지민은 웃으며 말했다.“그런 짓 안 해요, 그러니까 안심하세요, 저는 차가 더 좋아요.”‘미쳤나 봐, 미녀를 앞에 두고 생각이 없어? 그건 시치미를 떼거나 병이 있는 게 분명해.’우지민은 가속페달을 밟고 쏜살같이 달려나가 이강현이 택시를 타고 떠나는 방향으로 질주했다.맹렬한
“사부님이 경기장에 들어갔는데 따라갈까요?”“당연한 거 아니야.”진효영은 이강현의 모습을 바라보며, 이강현이 여기 와서 무엇을 하는지 궁리하고 있었다.‘설마 복싱하러?’벤츠 차가 경기장 입구에 들어서자 보안복을 입은 늠름한 사나이가 가로막았다.우지민은 차창을 내리고 물었다.“안에 주차가 안 돼?”“주차는 가능한데 초대장이 있어야 됩니다. 카드 가지고 있나요? 없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경비원은 공손한 편으로 말했다.“초대카드라니, 내가 들어가서 놀면 안 돼?”우지민이 모르는 척 물었다.“허허, 오늘 중요한 경기가 있어서 카드가 없으면 못 들어가니까 다른 데 가서 놀아요.”“그럼 초대장은 어떡하면 받을 수 있어? 한 장 줘, 돈은 얼마든지 낼 수 있으니까.”경비원은 망설이다가 우지민에게 보안관실 문 앞에 차를 세우라고 손짓했다.“사모님, 차에 앉아 계세요, 제가 가서 어떻게 된 일인지 볼게요.”우지민은 차를 세우고 차에서 내려 경비원을 따라 경비실로 들어갔다.“세계 킥복싱 대회 초청장을 들고 경비원이 말했다. 제가 어렵게 손에 넣은 것입니다, 원래는 어느 윗분을 위해 남겨둔 건데 상대방에게 바람맞히고 이렇게 드리는 겁니다. 2천만이면 됩니다.”“2천?”우지민 눈알이 동그래졌다. 이게 무슨 물건인지, 어떻게 2천만의 가치가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오늘 여기서 뭘 할지 정말 모르는군요, 곧 세계 킥복싱 대회가 열릴 겁니다. 가장 강력한 권투 시합이죠, 방금 들어간 사람이 한성 대표로 참가한 선수인데 실력 하나 죽여줍니다.”“그리고 이 초대장으로 대회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어요, 오늘은 와일드카드, 내일은 본선, 모레는 결승전이예요.”“경기는 갈수록 짜릿해질 거예요.”경비원은 말할수록 흥이 났다. 완전 사기 같았다.경비원의 말에 우지민은 등이 싸늘한 것을 느꼈다. 비록 세계 킥복싱 대회에 관심이 없지만 소식은 들은 적이 있었다.특히 경비원이 이강현이 시합에 참가하러 온 선수라고 할 때 우지민은 온몸의 피가 차가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