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택은 전처럼 차갑고 담담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장시원 보면 말해볼게요."설아는 감히 그에게 즉시 전화를 하라고 말하지 못했다. 그녀를 도와주겠다고 대답한 것에 그녀는 이미 매우 만족했다. 그녀는 즉시 웃음을 머금고 부드럽게 말했다."감사합니다, 임 대표님. 저 먼저 나가볼게요."구택은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손에 든 서류를 처리했다.설아는 대표 사무실에서 나오자 즉시 순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이미 구택한테 말해줬고 구택도 도와주겠다고 대답한 것을 말해줬다.순희는 감격에 겨워 연신 감사를 표했다."설아야, 역시 너밖에 없어. 정말 너무 고맙다. 시연이 무사히 나올 수만 있다면 나와 네 셋째 삼촌은 평생 너의 은혜를 기억할 거야.""한 가족인걸요, 이런 말 하면 너무 서럽죠. 저 아직 처리할 일이 있어서 먼저 끊을게요!"설아는 전화를 끊고 입가에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속으로 그들을 비웃으며 하이힐을 밟고 자신의 사무실로 걸어갔다.순희는 설아가 나서면 이 일이 곧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하루, 이틀, 사흘을 기다려도 시연은 여전히 경찰서에 갇혀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일주일이 지났다. 그녀가 시연을 보러 갔을 때 시연은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변했다. 눈이 움푹 들어갔고 안색이 창백했으며 눈빛에는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더 이상 전처럼 오만한 표정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엄마, 나 나가고 싶어요. 이 안에 있고 싶지 않아요!""엄마, 나 좀 살려줘요!"순희는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또 설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설아는 전혀 받지 않았다.집에 돌아오자 순희는 설아를 한바탕 욕했다.오늘은 토요일이었다. 점심때 소희는 임가네 집에 남아 점심을 먹었다.마침 오늘 주방에서 또 오리탕을 만들었는데 무척 달콤했기에 소희는 단숨에 한 그릇을 뚝딱했다.구택은 국물에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입술을 훑어보며 담담하게 말했다."맛있으면 좀 싸가요."그는 그녀가 저녁에 돌아가서 또 그런 덜 익은, 탄 맛나는 국물을 먹을까 봐
소희는 확실히 찬호를 불쌍하게 여겼다. 그래서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대답했다."도와주실 수 있어요?"구택은 눈을 들어 그녀를 보았다."별일 아니라서요. 내가 도와주길 원한다면 이따 시원한테 전화해 볼게요."소희는 그의 깊고 까만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며 무의식적으로 눈을 피했다. 그리고 부드럽게 대답했다."그럼 부탁할게요, 고마워요."구택은 까만 눈동자로 그녀를 보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계속 밥을 먹었다.식사 후 소희가 떠날 때 주방의 하인은 오리탕이 담긴 보온병을 건네주며 당부했다."면을 먹고 싶으면 오리탕을 끓인 뒤 면을 넣고 3~5분 정도 끓이면 돼요."소희는 얼굴이 살짝 달아올랐다. 자신이 국수를 끓일 줄 모르는 일은 임 씨네 집안 전체가 다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녀는 부드럽게 웃으며 감사를 시한 뒤 보온병을 안고 떠났다.위층에서 구택은 시원에게 전화를 걸어 시연을 풀라고 말하고 있었다.시원은 매우 궁금해했다."누가 너한테 사정했니?"구택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건 네가 알 바 아니고 빨리 사람 풀어."시원은 웃으며 말했다."내 여자친구가 얻어맞았고 지금까지도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나보고 쉽게 소 씨 집안사람을 풀어주라고?"구택은 담배 한 대 피우며 코웃음쳤다."허연이 맞았는데, 넌 아직도 밖에서 딴 여자랑 놀고 있잖아. 그런데도 그녀가 네 여자 친구라고?"시원은 히죽거리며 웃었다."적어도 지금은."구택은 정원을 힐끗 쳐다보았며 마침 소희가 떠난 것을 보았다. 그녀는 오늘 허리를 수정한 치마를 입었는데 그녀의 허리를 아주 가늘게, 그리고 다리를 하얗고 길게 만들었다.그는 건성 하게 나지막이 말했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나 지금 일이 좀 있어서. 넌 변호사한테 전화해서 고소를 취하하라고 하고."전화를 끊고 그는 고개를 돌려 소희가 차에 올라타며 정원을 떠난 것을 보았다.......그날 저녁 무렵, 시연은 집으로 돌아왔다.정민은 한 가족을 데리고 귀중한 물건들을 사서 첫째네 집안에 가서 설아
"그럼." 소희는 맑은 눈빛으로 진지하게 말했다."내가 면 끓여줄게요. 어때요? 마침 오리탕도 반이나 남았거든요."남자는 이마를 그녀의 뒷머리에 대고 가볍게 웃었다. "소희 씨, 일부러 이러는 거죠?"일부러 이렇게 귀엽게 행동하다니!소희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중얼거렸다."나도 이제 면을 끓일 줄 안다고요. 믿지 않으면 내가 지금……"그녀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남자는 그녀를 침대로 넘어뜨리며 짙은 키스를 했다.......이튿날 오전, 구택은 소희를 데리고 함께 임가에 돌아갔다.유민의 방에 들어가자 소희는 그가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소희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는 핸드폰을 내려놓고 테이블 앞으로 걸어갔다."우리 둘째 삼촌과 함께 오는 거 봤는데, 두 사람같이 있었어?"유민은 무심결에 물었다.소희는 고개를 숙이고 책을 정리하며 태연하게 말했다."구택 씨 마침 강성대를 지나는 길이었거든.""응!" 유민은 의심하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어젯밤 우리 둘째 삼촌은 또 집에 안 돌아왔어. 맨날 어디를 그렇게 돌아다니는지."소희는 얼굴이 살짝 빨개지며 웃었다."너 이제 간도 커. 네 둘째 삼촌 뒷담 하는 거야!"유민은 콧방귀를 뀌었다."설마 샘 고자질할 거야?"소희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그럴 리가, 내가 네 덕에 돈 버는데 어찌 감히 너의 미움을 사겠니!"유민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소희는 답안지 하나를 꺼냈다."오늘 우리 작은 테스트를 해볼까.""어?" 유민의 작은 얼굴은 갑자기 어두워졌다."어는 무슨 어야. 내가 너보다 더 떨려. 이 답안지를 네 둘째 삼촌한테 보여줘야 하거든. 네가 시험 잘 못 보면 내가 잘 못 가르쳤다는 뜻이야." 소희가 말했다."누가 시험을 보고 싶겠어?" 유민은 가볍게 흥얼거리며 머리를 굴렸다."만약 내가 시험 잘 봐서 둘째 삼촌 앞에서 샘 체면 세워줬으면 나한테 뭐 해줄 건데?""뭘 원하는데?" 소희가 물었다."만약 내가 95점 이상 맞았다면 한 가지 일 좀 도
소희는 문을 밀고 들어갔다. 서재는 아주 컸다. 들어오자마자 넓고 긴 창문이 있었고 정원의 잔디밭을 볼 수 있었다. 구택의 테이블은 창문의 옆에 있었고 맞은편에는 천장높이의 마호가니 책꽂이가 줄줄이 세워져 있었다.이때 구택은 책상 뒤에 앉아 서류를 보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소희인 것을 보고 그는 살짝 의아해했다. 아마도 소희가 그를 찾으러 올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 같았다.그는 아침에 그녀와 함께 외출할 때 입은 검은색 셔츠를 입고 있었고 옷깃에 단추 두 개를 풀었다. 도도한 분위기 가운데 약간의 나른함을 띠고 있었다."구택 씨." 소희는 문을 닫고 앞으로 나아가 답안지를 책상 위에 놓았다. "이건 이번 달 유민이의 지식점 측험 답안지에요. 한번 보시죠."구택은 답안지를 들고 앞뒷면 모두 체크한 후 고개를 끄덕였다."괜찮네요. 유민이는 잘 배웠고 소희 씨도 잘 가르쳐 줬네요.""칭찬해 주셔서 고마워요." 소희는 살짝 웃으며 시계함을 건네주었다. "이건 유민이가 구택 씨 드리라고 부탁했어요.""뭐죠?" 구택은 받자마자 시계함을 열었다.나무함이 열리는 순간 소희는 검은색의 무언가가 튀어나오며 구택의 얼굴을 향해 덮치는 것을 보았다. 피로 가득한 입에 튀어나온 이빨, 그리고 수상한 소리를 내는 인형이었다. 어젯밤 그녀가 본 공포영화 속의 도깨비보다 더 무서웠다.그녀는 놀라며 생각지도 않고 달려가서 그것을 빼앗으려 했다.구택도 깜짝 놀라며 손을 들어 나무상자를 던지려고 했지만 그 검은 얼굴의 괴물의 입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고 표정이 약간 변하며 나무상자를 던지고 손을 뻗어 소희를 품에 안았다.소희는 남자의 가슴에 엎드려 가슴이 두근거리며 고개를 돌려 나무상자를 바라보았다. 그 검은 얼굴의 괴물은 아직 웃고 있었지만 검은 연기는 이미 흩어졌다.방안에는 3초 동안 침묵이 흘렀고 검은 얼굴 인형의 이상한 웃음소리만 울렸다.이때 인형의 소리는 무섭지 않고 도리어 좀 웃겼다.소희는 아직도 남자의 품 안에 있었다. 두 사람
소희는 몸 둘 바를 몰라 하며 갑자기 나타난 남자의 모습을 보고 멍하니 서있었다. 그녀는 유민이를 피해야 하는 것까지 잊으며 그가 던진 쿠션에 곧바로 머리를 맞았다."까불지 마!" 구택은 눈빛이 변하더니 낮은 소리로 유민을 꾸짖었다.유민은 쿠션이 정말 소희를 칠 줄은 몰랐다. 그는 즉시 소파에서 달려왔다."너 바보야? 피할 줄 몰라?"소희는 머리를 만지며 말했다."괜찮아, 안 아파."유민은 구택을 바라보았다."둘째 삼촌, 샘이 삼촌을 좋아한다고 말했어요!"소희는 할 말을 잃었다. "......"그녀 정말 관둘 가봐.구택은 소희를 보고 웃는 듯 마는 듯 입을 열었다."그래요?"소희는 상냥하게 웃으며 침착하게 말했다."네, 그리고 유민이와 유림이도 좋아해요. 여기서 알바하게 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모두 맘씨가 착한 사람들이네요."유민은 싫은 기색이 역력하며 어깨를 떨었다."소름이 돋을 것 같아!"소희는 부드럽게 웃었다."이번 시험의 답안지는 좀 편면적이라 다음 주에 유민에게 전면적인 답안지를 내주고 싶네요."유민은 순간 눈을 크게 떴다.구택은 가볍게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나도 이 일을 위해서 이렇게 찾아왔네요. 이번 문제는 너무 간단한 거 같아요. 다음에 소희 샘은 문제를 좀 어렵게 내셔도 돼요. 그래야 유민의 진실한 수준을 알 수 있죠."그는 또 한마디 덧붙였다."다음 시험 성적을 유민이 아버지께 보여줄 거예요."유민은 침묵에 빠졌다."......"그는 마치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돛배가 동시에 두 척의 큰 배에 부딪힌 듯 막막했다.......2교시를 마치고 내려갔을 때 소희는 소율이 뜻밖에도 거실에 혼자 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일부러 소희를 무시하고 유민만 바라보며 부드럽고 열정적이게 웃었다."유민아, 내가 오늘 백화점에 갔는데 레고 스타워즈가 새롭게 나온 것을 보고 특별히 널 위해 샀어. 얼른 봐봐."유민은 탁자 위에 놓인 레고를 담담하게 보며 입을 뗐다."필요 없어요, 며칠 전에 둘째 삼촌이
하지만 소율은 줄곧 짝사랑이었다.소율은 냉랭하게 말했다."과외 샘으로서의 본분을 주의해요. 주인과 거리를 두라고요. 당신이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생각하지 마요. 구택 씨는 절대로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니까요."소희가 물었다. "그럼 당신을 좋아하는 건가요?"소율의 눈빛에는 슬픔이 스쳤다. 그녀는 냉정하게 말했다."아니요, 그는 나를 좋아하지 않아요."소희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소율도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었다.소율은 계속 말했다."그는 나를 좋아하지 않지만 마찬가지로 당신을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그가 좋아하는 사람은……""소희 선생님."하인은 갑자기 소율의 말을 끊으며 공손하게 말했다."둘째 도련님이 소희 선생님이 단 음식을 좋아한다고 하셨어요. 주방에서 케이크를 만들었는데 소희 선생님은 어떤 케이크가 드시고 싶으세요?"소율은 안색이 어두워졌다.소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초콜릿 무스면 돼요. 고마워요.""네." 하인이 공손하게 대답했다.소희는 소율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와 어깨를 스치며 화장실을 떠났다.소율은 소희의 뒷모습을 차갑게 쳐다보며 마음속의 증오가 더욱 짙어졌다.전에 그녀가 진 이유는 그 여자보다 못하기 때문이었지만, 지금 그녀는 절대로 과외나 하는 가난한 학생에게 질 수 없을 것이다!식사할 때 하인은 소희에게 5인분 정도 하는 케이크를 가져왔다.소희는 유민이 케이크를 쳐다보길래 그에게 물었다."절반 줄까?"유민은 즉시 고개를 저었다."여자들만 이런 거 좋아할걸요."소율은 우아하게 나이프와 포크로 치즈 연어를 먹고 있었다. 유민의 말을 듣자 그녀는 가볍게 웃었다."유민아, 모든 여자들이 다 케이크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야. 세상 물정 모르는 여자들만이 그런 거 좋아하는 거라고. 왜냐하면 그들은 진정하게 맛 좋은 것을 먹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케이크만 먹으면 행복해하거든."말을 마치자 그녀는 소희를 향해 웃었다."사실을 말하는 거지 소희 씨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신경 쓰지 마요."소희
소희는 이미 현관에 가서 신발을 갈아 신으며 몸을 돌려 인사를 했다."구택 씨, 먼저 갈게요. 유민아, 다음에 보자."유민은 소희가 문을 나서는 것을 지켜보고는 고개를 돌려 입을 뗐다."둘째 삼촌, 우리 아빠 생일이라서 선물 좀 골라 봤어요. 삼촌한테 먼저 보여주고 싶어요."구택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너 먼저 올라가. 이따가 내가 찾으러 갈게.""빨리 와요!" 유민은 소율을 한번 흘기더니 위층으로 올라갔다.구택은 거실로 가서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도대체 무슨 일이야?"소율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구택 씨, 넌 소희 씨가 유민이랑 너무 가깝게 지낸다고 생각하지 않아?"구택은 소파에 앉아 표정이 싸늘했다."무슨 문제라도 있는 거야?""물론이지!" 소율은 그의 맞은편에 앉아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우리 셋째 삼촌이 전에 청한 과외 샘이 일부러 한예를 끌어들여서 가족들과 다투며 그녀의 월급을 올려주라고 그렇게 떼를 썼잖아. 결국 우리 셋째 삼촌한테 해고당했어. 그리고 일반 정규 과외 회사에도 규정이 있어. 주인집 아이와 너무 가까이하지 못하게 말이야. 모두 이유가 있는 거라고!"구택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소희 씨는 분수를 아는 사람이에요."소율은 코웃음쳤다."유민이가 그녀 편을 되게 들더라. 두 사람도 그녀의 단순한 외모에 속지 마. 내가 보기에 그녀는 그렇게 간단한 사람이 아니야!"구택은 눈빛이 어두워졌다."너랑 무슨 상관인데?"소율은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스스로 비웃었다."그래, 나랑 상관없지. 나도 그냥 일방적으로 이러는 것뿐이고! 너 설마 그 여학생을 좋아하니? 그럼 구은서는 어떡하고?"구택의 안색은 점점 차가워졌고 눈빛은 빙설로 뒤덮인 듯 싸늘하며 의미심장했다. 그는 일어나서 소율을 차갑게 쳐다보았다."너무 한가하면 길거리에 가서 쓰레기라도 주워. 네가 걱정하지 말아야 할 것을 걱정하지 말고! 그리고, 앞으로 내 허락 없인 내 집에 오지 마!"말을 마치고 그는 몸을 돌려
"응, 생긴 것도 예쁘고 성격도 좋아서 네가 쟤 남자친구 뺏으려면 난도가 좀 있을 거야."하나가 갑자기 분석했다.소희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너 대체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하나는 헤헤 웃었다."네 생각!"소희는 담담하게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난 너한테 관심 없는데.""누구한테 관심 있는데? 주민?" 하나는 농담하며 쫓아왔다."네가 정말 좋아한다면 내가 대신 알아봐 줄게. 주민이라는 사람이 어떤지."소희는 거절하려고 했지만 문득 좋은 생각이라 느끼며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래."하나는 놀라며 말했다."너 정말 걔 좋아하는 거야?"소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네가 똑똑히 알아봐 주면 그때 내가 알려줄게."하나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소희가 일부러 그녀를 애태우는 것에 대해 화가 났다.밤.구택이 어정에 돌아왔을 때 이미 밤 11시였다. 그는 소희가 이미 잠든 줄 알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자 거실 텔레비전이 켜져 있는 것을 보았다.그가 다가갔을 때 마침 머리가 절반인 사람이 여주인공의 침대 밑에서 밖으로 머리를 내밀었고 남은 한쪽 눈은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시원이 오늘 저녁 국내로 돌아왔기에 두 사람은 술을 좀 마셨다. 그는 방금까지만 해도 괜찮았지만 지금은 술기운이 이따금 솟구쳤다.그는 소희의 뒤로 가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무슨 영화 보는 거죠?"소희는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입가에 딸기잼이 조금 묻은 채 그를 멍하니 쳐다보며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언제 돌아왔어요?"구택은 할 말을 잃었다."......"그는 손을 들어 눈썹을 살짝 만지며 담담하게 말했다."나 먼저 샤워하러 갈게요.""그래요!" 소희는 대답을 하고는 계속 영화를 보았다.영화 후반부에 이르렀을 때 구택은 안방에서 나와 천천히 소희의 곁으로 가서 앉고 소파에 기대어 소희와 함께 영화를 보았다.소희는 남자를 한 번 보았다. 그는 나른하게 소파에 기대어 있는 것을 보았다. 몇 가닥의 약간 젖은 검
예식장 안에는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고, 주례자는 차분한 미소를 띠며 말했다.“이제 신랑과 신부의 결혼 서약을 낭독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께서도 함께 느껴 보시고, 곁에 있는 사람을 더 사랑해 주시길 바랍니다.”주례자의 목소리는 한층 더 엄숙해졌다.“임구택 군, 당신은 이 아름다운 소희 양을 아내로 맞이하시겠습니까?”“소희 양의 손을 맞잡고 백년해로하며, 그 어떤 간난신고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곁을 떠나지 않고 평생 함께하겠다고 서약하시겠습니까?”구택은 깊은 눈빛으로 소희를 바라보며 단호하고 진지하게 대답했다.“예, 서약합니다. 소희를 평생 소중히 여기고, 챙기고, 제 생명이 다 할 때까지 충실히 사랑하겠습니다.”주례자는 이번에는 소희를 향해 물었다.“소희 양, 당신은 임구택 님을 남편으로 맞이하시겠습니까?”“임구택 군과 함께 인생의 길을 나란히 걷고, 그 어떤 간난신고임에도 불구하고 절대 곁을 떠나지 않고 평생 함께하겠다고 서약하시겠습니까?”소희는 구택을 똑바로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네, 서약합니다. 조건 없이 사랑하며, 영원히 함께할 것을 맹세합니다.”구택의 눈에는 감정이 빛나고 있었고, 그의 따뜻한 마음과 온기는 오직 소희를 위해 존재했다.주례자는 미소를 지으며 선언했다.“이제 임구택 군과 소희 양이 정식으로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두 사람을 위해 축복의 박수를 보내주세요!”예식장은 다시 한번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모든 하객은 이 감동적인 순간에 눈물을 글썽이며 박수를 보냈다. 그 박수 소리는 끝없이 이어졌고,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울려 퍼졌다.연희는 박수를 치며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가는 뜨거웠지만, 입가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우청아 또한 눈물을 흘리며 두 사람의 행복을 진심으로 축복했다.주례자는 박수 소리 속에서 다시 입을 열었다.“이제 신랑과 신부께서 결혼의 영원함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결혼반지를 교환하시겠습니다.”그 순간, 뒤쪽 계단에서 임유민이 요요를 안고 나타
강시언은 미소를 지으며 소희의 손을 임구택의 손 위에 조심스럽게 얹었다. 마치 신성한 임무를 완수한 듯 그는 말했다.“행복하길 바랄게.”임구택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고마워요.”주변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 나왔고, 소희는 시언을 깊이 바라보았다.그 시선에는 어린 시절 그가 자신을 가르쳐 주고 곁에서 함께해 주었던 시간, 그리고 두터운 남매의 사랑과 가족 간의 정이 모두 담겨 있었다.시언은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소희를 응원했다. 마치 어린 시절 소희의 손을 잡고, 약하고 외롭던 소녀를 강하고 단단한 소희로 성장시켜 주었던 순간처럼.앞으로도 각자의 길을 걷더라도, 그들은 서로의 곁에 있을 것이었다.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그들의 관계는 공기와 햇빛처럼 언제나 존재하며, 그들의 삶 속 깊이 자리할 것이었다.소희는 구택의 팔을 붙잡고 다시 앞으로 걸어갔다. 그녀는 시언이 바로 뒤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발걸음은 더욱 단단하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그리고 자신의 곁에 있는 남자는 소희가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있어 어떤 망설임도 없게 했다.레드카펫은 길었고, 앞으로 함께 걸어가야 할 인생의 길도 길었다. 하지만 이렇게 나란히 걷는다면 두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다.구택은 옆에서 소희의 아름다운 옆모습을 바라보며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그의 손은 따뜻하고 힘이 있었다.예식장의 한구석, 커다란 부조 기둥에 기대어 서 있던 심명이 소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심명의 시선은 소희를 한순간도 놓치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오늘 정말 아름답네.’소희의 모습, 그녀의 미소, 모든 것이 그의 마음에 깊이 각인되고 있었다.그때, 뒤에서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서희, 정말 예쁘네요!”심명은 눈초리를 치켜들며 뒤를 돌아보자, 남궁민이 걸어오며 그의 옆에 섰다.햇빛이 남궁민의 짙은 갈색 눈에 반사되어 깊고 매혹적인 빛을 띠고 있었다.“왜 강성에 있는 구은서를 놔두고 여기까지 왔어요?”남궁민은 이미 자신이 심명의
음악 소리에 맞춰, 분위기가 최고조로 달아오를 때, 신랑인 임구택이 중앙 계단을 따라 천천히 내려왔다.그 순간, 거대한 아치형 정문이 열리며 정오의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 마치 수천 갈래의 황금빛이 예식장 안을 가득 채운 듯했다.찬란한 크리스탈 샹들리에, 피어난 꽃들, 그리고 붉은 카펫은 그 빛에 의해 생명을 얻은 듯 더욱 생동감 있고 화려해졌다.햇빛이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과하며 무지갯빛 광채를 만들어냈고, 이 환상적이고 웅장한 장면에 하객들은 숨을 멈추고 정문 중앙에 서 있는 한 여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소희는 시언의 팔을 잡고 붉은 카펫을 따라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 예식장 안은 하객들로 가득 찼지만, 고요한 정적 속에 우아한 현악 연주만이 홀 안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었다.소희는 순백의 웨딩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드레스는 가슴 위를 덮는 깔끔한 디자인에 어깨를 타고 내려가는 레이스로 이루어져 있었다.얇은 꽃잎 모양의 레이스가 어깨를 감싸며 은은하게 살결을 드러냈고, 그 아래로는 매끈한 쇄골과 길고 고운 목선이 돋보였다.허리선 아래부터는 화려한 자수 문양이 드레스 끝자락까지 펼쳐졌고, 풍성한 치마는 소희의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며 단순함과 정교함의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소희의 머리에는 구택이 준비한 티아라가 얹혀 있었고, 티아라에 박힌 찬란한 다이아몬드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조금도 가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의 고운 얼굴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긴 베일이 드레스 끝까지 내려와 천천히 레드 카펫 위를 스치며 움직였다. 소희는 그림 같은 미모와 함께 단아하면서도 청아한 기품을 자아내며 성스러워 보였다.시언은 깔끔한 흰 셔츠에 검정 조끼를 입고 있었고, 훤칠하고 듬직한 모습으로 소희의 손목을 부드럽게 잡고 함께 걸어왔다.두 사람이 함께 입장하는 순간, 예식장의 조명이 한층 어두워진 것처럼 느껴질 만큼 두 사람의 존재감은 강렬했다.구택은 레드 카펫 끝에서 그녀를 바라보았다.세상에 울려 퍼지는 모든 소리가 멀어진 듯, 구택의 눈에는 소희만
결혼식장이 웃음과 이야기로 떠들썩하던 분위기는 주례가 결혼식 무대로 올라서자 점차 차분해졌다.결혼식장 가장 앞줄 귀빈석에는 임씨 가문과 강씨 가문의 사람들이 각각 자리했다. 시언이 입장하며 뒤쪽 하객석을 한번 훑었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은 단번에 맨 뒷자리 가까이 앉아 있는 강아심을 찾아냈다.아심은 도도희와 함께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자연스럽게 풀어 어깨에 늘어뜨리고 있었다.그 모습이 아심의 부드럽고 매혹적인 옆모습을 가리고 있었다. 희미한 미소를 띤 채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며 즐거워 보였다.시언은 별다른 표정 없이 시선을 거두었다.강재석이 나타나자, 결혼식장은 잠시 숨소리마저 조용해졌다. 이내 사람들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그를 화제로 삼기 시작했다.“저분이 강씨 집안의 어르신인가 봐. 정말 카리스마 넘치시네!”“옆에 있는 젊은 사람은 강재석 어르신의 손자겠지?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왜? 마음에 들어? 꿈 깨. 강씨 집안이랑 혼인을 맺으려면 임씨 가문 정도는 되어야 가능하다고.”“현실은 안 되더라도 꿈꾸는 건 내 자유잖아? 결혼식 끝나고 가서 연락처라도 물어볼 거야.”“좋아, 한번 해봐. 강씨 집안의 도련님이 연락처를 줄지 안 줄지 보자고. 근데 얻으면 나랑 공유하는 거 알지?”“내가 얼굴에 철판 깔고 얻은 연락처를 왜 너랑 공유해? 너도 도전해 보든가!”...아심은 바로 뒤에 앉아 있던 이들의 대화를 듣고 고개를 숙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도도희도 들었는지 고개를 돌려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봤니? 강시언이 얼마나 인기 많은지.”아심은 나른하게 눈웃음을 치며 말했다.“그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모르는 거죠.”도도희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고, 아심은 주변을 둘러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직 소희를 못 봤네요. 오늘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은 정말 예쁠 것 같아요!”도도희가 물었다.“소희랑 친한 사이인가?”아심은 고개를 살짝 저으며 말했다.“그렇게
도도희는 강시언을 바라보며 말했다.“아심이 왔어.”시언의 눈빛이 깊어졌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알겠다는 뜻을 보였다. 강재석은 그보다 훨씬 더 기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아심양도 왔어?”도도희는 약간 놀라며 물었다.“아저씨도 아심을 아세요?”“당연히 알지. 우리 사이가 보통 사이인 줄 아니?”강재석은 의미심장하게 시언을 한 번 쓱 보고는 환한 미소로 말했다.“지금 어디 있나?”“아마 이미 예식장 안으로 들어갔을 거예요.”도도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미리 알았다면 데리고 여기로 왔을 텐데.”강재석은 상관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온 것만으로도 아주 좋아. 어차피 곧 볼 테니까.”도경수의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재아는 마음속에서 복잡한 감정이 얽혀 올라왔다.‘엄마가 강아심을 알다니... 그리고 강재석과 강시언은 아심에게 훨씬 더 호의적이잖아. 그런데 엄마도 강아심과 더 가깝다니...’자시느이 엄마가 아심과 이렇게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재아는 왠지 모르게 불쾌했다.도도희는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아저씨, 예식장에 가셔야 할 시간이에요. 저는 여기서 이만 물러날게요. 아심을 찾아보려고요.”도경수는 다급한 표정을 지었지만, 강재석이 그의 마음을 눈치채고는 도도희에게 말했다.“결혼식 끝난 후에는 서두르지 말고, 우리와 시간을 좀 더 보내. 오랜만에 만났으니 제대로 얘기 나눠야지.”도도희는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결혼식이 끝나면 다시 찾아뵐게요.”“좋아!”강재석은 따뜻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도경수도 말했다.“내 전화번호 알지?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하렴.”도도희는 알겠다고 답한 뒤, 몇 사람에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떠났다. 도경수는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강재석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그래도 드디어 도도희를 만났잖아. 그리고 직접 강씨 집안으로 돌아온다고 했으니, 좋은 소식 아닌가?”도경수는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우리 부녀가 어쩌다 이렇게 서먹서먹
“아저씨, 오랜만이에요!”“강시언!”시언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물었다.“언제 도착했어요?”도도희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좀 전에.”이어 도도희는 임씨 집안의 사람들에게도 인사를 건네고 축하를 전했다.다른 소파에 앉아 전화를 받고 있던 도경수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도도희를 보았다. 도도희를 보자 그의 손이 떨렸고, 들고 있던 전화기를 놓칠 뻔했다.양재아도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며 작게 속삭였다.“저분이 제 엄마예요?”도경수는 전화를 끊고 천천히 일어나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도도희!”도도희는 그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를 본 순간, 도도희의 얼굴에 머금었던 온화한 미소가 굳어졌다.오랜 세월 동안 그녀의 기억 속 아버지는 언제나 고집스럽고 자신만만하며 독선적인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눈앞에 서 있는 사람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머리는 이미 백발이 섞였고, 이마에는 깊은 주름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때 자부심과 오만으로 가득 찼던 그의 모습은 세월 앞에서 많이 누그러져 있었다.도도희는 천천히 걸어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버지.”도경수의 눈에는 금세 눈물이 가득 찼고, 그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재아는 서둘러 티슈를 가져와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임씨 가문 사람들은 도경수와 도도희 부녀의 사연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에, 임시호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결혼식이 곧 시작되니 저희는 준비하러 가겠습니다. 두분은 편히 이야기를 나누시죠. 이따가 두 분을 귀빈석으로 안내하도록 하겠으니.”도도희는 예의 바르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감사드려요.”임시호는 임씨 집안 사람들을 데리고 방을 나갔다.도경수는 눈물을 닦으며 약간 당황한 듯 말했다.“듣기로는, 네가 아이들에게 수업하고 있다더군. 수업은 잘 진행되고 있니?”도도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곧 끝날 거예요.”“그렇구나. 산골은 비가 자주 와서 위험할 수도 있어. 네 몸조심해야 한다.”“알고 있어요.”“수업이 끝나면 내가 운성으로 널 데리러 갈
운성 별장.결혼식이 시작되기 직전, 하객들은 하나둘씩 자리에 앉았다. 몇 달간 공들여 준비한 성의 결혼식장은 들어오는 모든 이들을 경탄하게 했다.20미터가 넘는 거대한 돔 천장에는 불빛이 비쳐 깊고 짙은 푸른색을 띠고 있었다. 천장 주변에는 선명한 그림들과 함께 야광석과 각종 보석이 박혀 있었고, 웅장한 부조 조각들이 압도적인 분위기를 더했다.천장 아래에는 크고 작은 100여 개의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늘어서 있었고, 빛나는 불빛은 화려한 천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공간 전체는 장엄하면서도 로맨틱하고, 고급스럽고 우아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꽃으로 둘러싸인 유리 다리는 결혼식장 무대로 이어졌고, 무대에는 5미터 높이의 성 모형이 있었다.이 성은 수천 킬로그램의 설탕 공예로 만들어진 것으로, 7개의 건물, 회랑, 벽, 다리까지 모두 실물처럼 섬세하게 제작되었다.금색 지붕은 거대한 쿠키로 구웠으며, 주 벽면은 설탕 공예, 문과 창문은 초콜릿으로 만들어졌다. 그 외에도 다양한 디저트로 장식되어 있었다.이 거대한 설탕 성은 크기가 충분히 커서 어른 수십 명이 들어가도 공간이 넉넉할 정도였다. 이를 제작하는 데 들어간 인력과 비용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결혼식장에 들어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 거대한 디저트 성에 눈을 뗄 수 없었다.“이 성은 내 모든 상상을 다 만족시켜요. 안에 들어가 보고 싶네요!”“들었는데, 신부가 단 음식을 정말 좋아해서 사장님이 특별히 와이프를 위해 준비한 디저트 하우스래요!”“와, 이건 정말 애처가의 끝판왕 아닙니까?”“전에는 라이브 방송에서 사장님이 준비한 다섯 개의 티아라를 보고도 놀랐는데, 이건 또 다른 차원의 감동이네요!”“여기서 나는 건 케이크 냄새가 아니에요. 순도 100%의 돈 냄새라고요!”...기자들은 이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 실시간으로 온라인에 올렸고, 새로운 화제가 즉시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기존의 검색어는 임구택의 티아라 다섯 개, 티아라의 가치와 유래, King의 티아라 등이었지만,
유정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태연하게 말했다.“그럼 마음껏 조백림에게 술을 먹여. 내가 눈 하나 깜짝하는지 두고 보자고.”유정은 말을 마친 뒤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어차피 조백림만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진우행 씨나 구은정 씨도 있잖아요!”유정이 우행의 이름을 꺼내자, 소희의 립스틱을 바르던 화영의 손이 잠시 멈칫했지만, 금세 다시 아무렇지 않게 집중하며 작업을 이어갔다. 꽃다발을 들고 있던 유진이 급히 말했다.“우리 사장님은 소희의 친정 식구예요. 사장님을 괴롭히면 안 되죠!”유진의 말이 끝나자 연희와 유정이 동시에 그녀를 바라보며 웃음을 띠었다. 연희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장난스럽게 물었다.“유진아, 구은정 씨를 이렇게 걱정하는 이유가 뭐야?”유진은 눈을 굴리며 능청스럽게 말했다.“소희를 생각해서요!”그러면서 소희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맞죠, 숙모?”연희는 바로 이어받아 말했다.“어머나, 숙모라고 부르네? 이건 뭔가 더 이상한데!”다들 웃음을 터뜨렸지만, 유진은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하며 농담을 받아넘겼다. 웃음과 장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간은 흘러 결혼식이 점점 가까워졌다....모든 사람이 주목하고 있는 임씨 집안의 결혼식은, 집에 갇혀 있는 구은서의 관심도 끌었다.은서는 밖으로 나가려고 했으나, 남궁민의 사람들에게 가로막혔다. 그녀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현장에 도착해 남궁민의 부하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조용히 돌아갔다.은서는 화를 참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서선영은 임씨 집안의 결혼식 생중계를 보며 차가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저 사람들이 임씨 집안 사람들이겠지? 참 대단하네.”은서는 TV 화면에 투사된 생중계 화면을 보았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은 질투로 일그러져 있었다.“꺼버려!”서선영은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나한테 화풀이하진 마.”은서는 이미 화가 나 있던 터라, 언성이 더 높아지며 말했다.“엄마 탓이잖아요! 우리가 이렇게 갇힌 것도
성연희가 웃으며 말했다.“고작 30분이에요.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조금 후엔 우리가 소희를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신랑님 앞에 보내드릴게요!”구택은 소희의 손등에 입을 맞춘 뒤 고개를 들어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자부심과 약간의 오만함이 섞여 있었다.“우리 소희는 언제나 아름답죠.”주변 사람들은 모두 놀라며 웃음을 터뜨렸고, 소희는 붉은 입술을 살짝 다물고 웃으며 말했다.“잠시 후에 봐.”이에 구택은 뒤돌아 연희에게 물었다.“이따 소희 메이크업도 다시 손봐야 하나요?”연희는 대답했다.“그렇죠, 왜요?”연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구택은 갑자기 몸을 숙여 소희의 입술에 키스했다. 모든 사람이 놀라 숨을 들이마시더니 곧이어 방 안이 큰 환호성과 웃음으로 가득 찼다.연희는 소리를 질렀다.“아직 결혼식도 안 했는데, 미리 이렇게 혜택을 나눠줘도 되는 거예요?”장시원은 우청아를 안으며 그녀의 눈을 가렸다.“보지 마. 눈 버리기 딱 좋아. 누군가가 흥분을 못 이기고 저러는 건 보기 민망하다니까.”조백림과 다른 사람들은 꽃바구니에서 꽃잎을 꺼내 들고 두 사람에게 뿌리며 분위기를 돋웠다.방 안은 완전히 떠들썩했지만, 소희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녀의 맑은 눈은 부드러운 빛을 담고 있었고, 가볍게 입술을 맞대며 구택에게 답했다.세상의 화려함과 이 결혼식의 웅장함도 눈앞의 이 사람이 주는 행복에는 비할 수 없었다. 소희가 먼저 멈추고 그의 입술에 이마를 살짝 대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준비하러 가, 구택 씨. 결혼식에서 봐.”구택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남편이라고 불러야지.”소희는 부드럽게 대답했다.“알았어, 남편.”이제야 만족한 듯 구택은 그녀의 볼을 한번 쓰다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문밖으로 나가는 길에 시원이 티슈를 건네며 말했다.“입술 좀 닦고 가지?”구택은 티슈를 흘끗 보더니,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안 닦아.”구택의 입술에는 연지 자국이 남아 있었고, 평소의 냉정하고 고고한 분위기에 신비롭고 관능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