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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6화

오전이 금세 지나갔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졌지만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때 강솔은 진석에게서 자신의 사무실로 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강솔은 사무실 밖에서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진석의 목소리가 들리자 문을 열고 들어갔다.

“진석 사장님, 부르셨어요?”

진석은 책장에서 무언가를 찾고 있었고, 강솔을 힐끔 보며 말했다.

“여기 와서 밥 먹어.”

진석이 손가락으로 탁자를 가리키자, 강솔은 그제야 탁자 위에 놓인 보온 도시락을 보았다.

“이거 당신이 주문한 거야?”

“응, 밖에 비가 오니까 나가지 마.”

진석의 말에 강솔은 작게 미간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역시 사장님과 연애하는 건 다르네.”

진석은 담담하게 말했다.

“사장님과 결혼하면 더 달라질 거야.”

이에 강솔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진석 사장님, 그건 좀 과한 거 아니야? 막 그 일 끝난 후에 바로 결혼 얘기하는 건 좀 그렇잖아.”

진석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그 일?”

강솔은 얼굴이 빨개지며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 그 일... 그러니까 이제 막 관계가 확정된 거잖아.”

진석의 눈빛이 깊어지며 물었다.

“그럼, 네 입으로 우리 사귀는 걸 인정하는 거야?”

강솔은 단발머리를 살짝 흔들며 콧노래를 부르듯 말했다.

“오빠가 원하지 않으면, 못 들은 걸로 해도 돼.”

그러고는 재빨리 돌아서서 탁자 위의 음식을 향해 달려갔다. 이미 음식 냄새가 너무 좋았다. 강솔은 도시락을 하나씩 열어보았다. 네 가지 반찬과 함께 어항 지느러미 생선탕이 있었다.

강솔이 무심코 물었다.

“왜 추어탕을 시켰어?”

진석이 다가오며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미리 보양해 두려고.”

강솔은 어이없어 진석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가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얼굴이 빨개지지도 않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이제서야 실감했다. 하마터면 거의 추어탕을 그의 얼굴에 던져버릴 뻔했다.

두 사람은 조용히 식사를 시작했다. 창문이 열려 있어 비 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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