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이 카페에 들어올 때, 소희는 지루해 보이며 잡지를 넘기고 있었다. 그리고 민이 들어오자 소희는 고개를 들며 물었다. “레이든을 만났어요?”“만났죠!” 민이 앉으며 팔걸이에 팔을 올리고 조롱하듯 말했다. “소문대로, 마스크를 쓰고 있었어요. 정말로 신비주의의 끝판왕인 것 같더라고요. 도대체 무엇을 숨기려는 건지 모르겠네요.”“그러면 협력은 어떻게 됐어요?” “그럭저럭, 아직 몇 가지 세부 사항을 더 논의해야 하죠.” 민이 소희를 돌아보며 약간의 호기심이 발동해 물었다. “여기에 와서 도대체 누구를 찾는 거예요?”소희는 깊은 눈빛으로 천천히 대답했다. “내 오빠요.”“오빠?” 민이 웃으며 말했다. “오빠가 온두리에 있어요?”“네, 여기서 오빠를 본 사람이 있다고 들었어요.”“사진 있어요? 보여줘 봐요. 나도 찾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고마워요!” 소희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괜찮아요. 내가 직접 찾을 거니까.”민은 소희의 정체에 대해 궁금해하면서도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모두 조용히 앉아 커피를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며 각자의 생각에 잠겼다. 낮 시간의 요하네스버그는 정말 조용하고, 환경도 아름다워서 어느 각도로 보아도 마음을 사로잡는 풍경이었다.밤이 되자, 민이 집을 나서기 전에 다시 소희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혼자서 바로 향했다.민이 막 앉았을 때, 피부가 하얀 젊은 여자가 다가와 민의 무릎 위에 바로 앉았다. 여자는 술을 한 모금 마시고 민의 입술에 다가갔다. 민은 오는 이를 거부하지 않고 고개를 숙여 여자와 키스를 나누었다.10 분 후, 여자는 민을 이끌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고 민은 여자의 허리를 감싸 안고 가볍게 대화를 나누었다. “얼마나 오래 있었어?”“일 년.” 여자는 약간 애교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어떻게 왔어?”“혼자 왔죠. 여기서 돈을 많이 번다고 해서요.”“얼마나 벌었는데?”“미워요!”두 사람은 장난치며 계단을 올라 방문
남궁민의 얼굴색이 갑자기 변했다. “당신은 알고 있어요?”“아주 잘 알고 있죠.”민은 실제로 서희의 죽음에 대해 조사를 해보았지만, 서희의 죽음은 내부적으로도 비밀에 부쳐졌고, 용병계와도 연관이 없었다. 서희가 죽은 후, 서희와 관련된 모든 것은 마치 서희가 이 세상에 존재한 적이 없던 것처럼 지워졌다. 그래서 민이 큰 노력을 기울여도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다. 몇 년 동안 이 사건은 민의 마음 한편에 남아있는 응어리였다. 레이든은 당시의 사건뿐만 아니라 민에 대해서도 매우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랬기에 민은 눈을 가늘게 뜨고 레이든을 바라보며, 이 사람이 정말로 무서운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민이 저택에 돌아왔을 때 소희는 아직 자지 않고 있었다. 소희는 방금 임구택과 화상통화를 마치고 물을 마시러 내려오려고 했는데, 민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놀랐다.“이렇게 일찍 돌아왔다고요?”민은 그녀를 보며 웃으며 말했다. “나를 맞이하려고 특별히 내려왔나 보죠?”“물 마시러요!” 소희는 담담하게 대답하며 주방으로 걸어갔다. 그러고는 냉장고에서 차가운 물병을 꺼냈고, 민에게 물었다. “필요하세요?”민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위가 좀 불편해요.”“그럼 일찍 자요!” 소희가 말하며 물병을 들고 계단을 올라갔다.“잠깐!” 민이 그녀를 보며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불편하다고 말했는데, 조금도 신경 쓰지 않나요?”소희가 돌아보며 냉담하게 말했다. “내가 당신의 신변 보호를 담당하는 것뿐이죠. 그리고 위통은 죽음에 이르지 않아요. 제 책임 범위 밖입니다!”소희의 말에 민은 할 말을 잃었다. 소희의 모습이 계단 구석에서 사라지자, 민은 눈썹을 추켜세웠다. 이렇게 냉정하지만 또 이토록 흥미로운 보디가드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다음 날, 소희가 일찍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민은 이미 일어나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소희를 기다리고 있었다. 소희가 다가가자 민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희를 위해 의자를 빼주었다. “오늘 아침은 다양한
남궁민이 문을 들어서자마자 소희는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소희는 커피와 초콜릿케이크를 주문했는데, 커피를 반쯤 마시던 중 갑작스레 민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리고 전화를 받은 소희가 말했다. “여보세요?”“라일락!” 민의 목소리가 급했다. “조건이 타결되지 않았어.”민의 말은 갑자기 끊겼고, 전화는 끊어졌다.소희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카페를 빠르게 나와 맞은편으로 달려갔다. 입구의 경비원이 소희를 막으려 했지만, 소희는 경비원의 옷깃을 움켜잡고 경비원의 머리를 단단한 호두나무 문에 부딪혔다.이전에 한 번 들어갔던 적이 있어서 내부 구조에 익숙했던 소희는 가장 빠른 속도로 7층에 도착해 문을 두드리지 않고 발로 차 버렸다. 문을 열자 민이 의자에 묶여 눈을 크게 뜨고 소희를 바라보고 있었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고 뒤이어 다섯 명의 건장한 남자가 소희에게 달려들었다. 소희는 공중으로 솟구쳐 한 남자의 팔을 잡고 뚜두둑 소리와 함께 그대로 꺾었다. 그리고 남자의 다리를 밟고 뛰어오르며 다른 남자의 목에 주먹을 날렸다.소희의 움직임은 빠르고 강력했으며 순식간에 두 명이 소희의 손에 쓰러졌다. 나머지 세 명이 다시 달려들었을 때, 소희의 손에서 차가운 빛이 번뜩이며 단검이 한 남자의 팔에 깊숙이 박혔다. 소희는 칼날을 뼈에 닿게 하고 세게 돌리고 찔러 비명이 방안에 울려 퍼졌다.소희는 남자를 밀쳐내고 나머지 두 사람에게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갑자기 소희의 등에 찌릿한 고통이 느껴졌고, 공격하는 동작이 느려졌다. 그리고 소희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등에 박힌 것을 뽑아냈는데 마취 바늘이었다.소희는 황급히 민을 바라보았다. 소희의 뒤쪽은 방어하지 않았는데, 그곳에는 오직 민뿐이었다. 민은 이미 밧줄이 풀려 있었고, 손에는 마취총이 들려 있었다. 민은 소희를 향해 총을 천천히 내리면서 미안하다는 듯 깊은 눈빛을 보냈다.소희는 민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묻고 싶었다. 그 사당, 그 명패, 그 사진 때문에 민에게 경계를 풀었었
남궁민은 소희가 자주 앉던 자리까지 걸어가 소희 자리의 맞은편에 앉았다. 소희가 주문했던 커피는 반쯤 남아 있었고, 초콜릿케이크는 한 입도 먹지 못한 채 그대로였다. 소희는 자신의 전화를 받자마자 분명 급히 달려온 것이었다. 소희는 민을 보호하기 위해 간 것이다.민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마치 굉장한 무게가 가슴을 누르는 것처럼 숨이 턱 막혔다. 그리고 스스로 세뇌했다. 그저 한 여자일 뿐이라고,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하지만 소희가 끌려가는 순간부터 민의 불안은 점점 쌓여만 갔고, 이제는 거의 공포로 변해갔다. 레이든은 실험을 위해 소희를 사용하겠다고 했고, 그것이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했지만, 모두가 알고 있듯이 그 건물에 들어간 사람이 다시 나올 수는 없었다.민은 접시 속의 초콜릿케이크를 바라보다가 소희가 자신을 바라보던 마지막 눈빛을 떠올렸다. 그것은 배신감으로 가득 찬 눈빛이었으며,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증오가 서려 있었다. 민은 눈을 감고 그만 생각하자고 생각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빠르게 카페를 떠났다....밝게 불이 켜진 실험실에서, 소희는 침대 위에 누워 있었고 주위에는 각종 기계가 배치되어 있었다. 세 명의 의사가 하얀 보호복을 입고 침대 앞에 서서 무표정하게 소희를 바라보았다. 공기는 차가워져 굳어지는 듯했고, 천장의 백열등만이 눈부신 빛을 발하고 있었다.간호사가 차가운 약품을 담은 카트를 밀고 왔고, 의사 중 한 명이 소희의 꼭 닫힌 눈을 확인한 후, 다른 의사에게서 받은 주사기로 소희의 가는 팔에 푸른 액체를 천천히 주입했다....강성오후 5시, 소설아가 대표의 사무실에 들어와 일정을 보고했다. “사장님, 오늘 저녁의 명향 와인 파티는 돌핀 호텔 37층 연회장에서 열리고 8시부터 시작됩니다.”임구택은 파일을 보며 다소 정신없는 상태로 대답했다. “알았어요.”설아는 잠시 말을 멈추고 음성을 부드럽게 낮췄다. “오늘 저녁 제가 시간이 있어서 사장님과 함께 갈 수 있습니다.”하지만 구택은 고개도 들지 않고 대
“정말이에요?” 소설아가 농담조로 말했다. “소문에는 제가 임구택 사장님을 보좌할 만큼 능력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잖아요!”구택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오늘의 설아가 평소와 다르다고 느꼈다.“물론이죠, 물론이죠! 임구택 사장님의 비서로 일할 수 있는 업무 능력이야말로 보통 사람과 비교할 수 없죠!”다른 사람들도 잇따라 칭찬을 아낌없이 보냈다.“설아 씨가 사장님 곁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보좌해 온 것을 보면, 재능과 결단력이 눈에 띄죠!”“설아 씨는 능력뿐만 아니라 이렇게 예쁘기까지 하니, 정말 사장님이 부럽습니다.”“사장님 곁에서야만 설아 씨 같은 인재를 영입할 수 있죠!”...설아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평소에는 냉정한 얼굴에 온화한 미소가 번졌다. 구택은 이런 파티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고, 설아도 싫어했지만, 오늘은 파티에 참석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느꼈다.설아가 말을 꺼내지 않아도, 사람들이 구택 앞에서 설아의 가치에 대해 언급할 것이다. 설아는 구택의 곁에서 오래 있었지만, 아마 구택은 설아 존재를 잊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사람들이 상기시켜 줄 필요가 있었다.설아는 더 이상 구택의 곁에서 미적지근하게 지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소희가 강성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것은 하늘이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설아는 반드시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했다. 파티 내내 설아는 구택의 곁을 지키며 밤새 칭찬을 받았다.밤 10시가 되자 구택은 파티에서 떠났고, 설아는 그텍의 뒤를 따라 걱정스럽게 물었다. “사장님, 술을 많이 드셨는데, 괜찮으세요?”구택은 돌아서 차갑게 설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 왜 있는 거죠?”그러자 설아는 곧바로 대답했다. “명향 그룹의 딸이 저랑 친구라서, 저를 초대했거든요.”구택은 무덤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둘만 있었고, 설아는 심장이 빠르게 뛰며 낮은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지난 주말에 쇼핑몰에서 노정순 사모님을 만났어요. 그때 저를
어정에 도착한 임구택은 자기 정장 재킷을 벗고, 넥타이를 풀며 소파에 앉았다. 텅 빈 방을 바라보며 소희에 대한 그리움이 절실하게 마음을 파고들었다. 구택은 불안한 감정을 가라앉히려 노력하다가, 게스트 룸 쪽을 바라보며 그 문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구택은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문을 열고 들어서서 불을 켜자 익숙한 모든 것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전에 소희가 이곳에 살 때, 구택은 밤에 자주 이곳을 찾곤 했다. 소희는 보통 발코니의 소파에서 책을 읽고 있었고, 구택은 소희의 책을 가져가 키스했다. 구택은 발코니로 걸어가 소파에 앉았다. 그곳에 놓인 쪽지를 발견했다. 소희가 없을 때, 구택은 여러 번 이곳을 방문했지만 쪽지를 본 적은 없었다. 그럼, 이것은 소희가 운성으로 돌아간 날 남긴 것일까? 구택은 쪽지를 펼치자 그 안에는 예쁜 글씨로 쓰여 있었다,“임구택, 잘자!”그 글자를 보며 구택은 마음이 요동치고, 소희에 대한 그리움이 한층 더 높아졌다. 이내 구택은 휴대폰을 꺼내 소희에게 영상통화를 요청했다. 7초 후, 화면이 연결되고, 소희는 침대에 엎드려 웃으며 말했다. “보고 싶었어?”구택은 눈가에 온화한 미소를 띠며 대답했다. “자고 있었어?”“아니!” 소희는 손으로 볼을 괴며 말했다. “책 좀 더 보고 자려고.”“할아버지 기침은 좀 어때?”“응, 많이 나아졌어!” 소희는 책에 시선을 돌리며 웃으며 말했다. “자기야, 내가 책 좀 읽어줄게.”“좋아!” 구택은 소파에 편안히 기대며 소희를 바라보았다. 따뜻한 불빛 아래에서, 소희의 눈빛은 부드럽고 맑았다. 소희는 하늘색 실크 파자마를 입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등 뒤로 풀어헤쳐져, 방 안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마음을 평화롭게 했다.소희는 페이지를 넘기며 부드럽게 말했는데 소희의 목소리는 조용한 밤에 청아하게 울려 퍼졌다. 구택은 소파에 기대어 소희를 지켜보았다. 소희의 목소리를 들으며, 불안했던 마음은 가라앉았지만, 그리움은 더욱 깊어
소설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설아는 항상 자부심이 강했지만, 임구택의 말은 공개적으로 설아의 마음을 꿰뚫어 버린 듯 극도로 난처하게 만들었다. 구택은 의자에 편안히 기대어 있었지만, 기세는 굉장하게 느껴졌다. “일에 집중하고,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나는 일 잘하는 비서는 필요하지만 아첨하는 사람은 필요 없어요.”“만약 후자가 되고 싶다면 결국엔 도태될 겁니다, 알겠나요?”설아는 손을 꽉 쥐었고,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그 속으로 숨고 싶을 정도로 당혹스러워 구택을 쳐다볼 수조차 없었다. “알겠습니다!”“나가세요.” 구택의 목소리는 무심했고, 조금의 희망조차도 품게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설아는 바로 돌아서서 밖으로 나갔다.사무실을 나온 후에도 설아의 얼굴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수치심과 모욕감이 설아의 마음속에서 솟구쳐 오르며, 그 순간 설아는 구택 앞에서 다시는 나타나지 않고 사표를 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소희는 임구택의 관심을 아첨으로 얻었는데, 왜 나는 비웃음과 조롱만 가득할까?’칼리가 다가와 의아한 듯 설아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에요? 사장님한테 꾸중 들었나요?”최근 구택의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러자 설아는 칼리를 차갑게 흘겨보며 말했다.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에요, 일이나 잘하세요. 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요.”칼리는 눈을 크게 뜨고, 화가 난 듯 설아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정말 이상하네!”칼리는 사무실로 들어가 몇 장의 문서를 들고임구택에게 결재를 요청했다.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사장님, 소희 씨는 왜 안 오나요?”그러자 구택은 펜을 잠시 멈추고 담담하게 대답했다. “소희는 집에 갔어요.”“아!” 칼리는 그제서야 이해했다. 자신의 사장님이 최근 기분이 안 좋은 것은 여자친구와 잠시 헤어져서였다.구택이 결재를 마치자 칼리는 문서를 챙기며 말했다. “10분 후에 고위 회의가 시작됩니다. 회의 자료 준비하러 가보겠습니다.”그러자 구택은 고개를 끄덕였
임구택은 휴대폰을 들어 명우에게 전화를 걸었고 목소리는 급했다. “서인이 강성에 있나?”명우는 즉시 답했다. “네, 떠나지 않았습니다.”“음.”구택은 전화로 확인했지만 마음은 여전히 불안했으며, 의심스러운 점들을 발견한 후로 그 불안감은 계속해서 커져만 갔다.‘아니야! 당장 소희를 만나야겠어! 직접 봐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아!’강성은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어 사설 비행기는 이륙할 수 없었기에 구택은 직접 운성으로 차를 몰고 갔다....오후에 장명양이 부두에서 돌아온 뒤 간미연의 집에 갔다. 문을 열자마자 물었다. “보스한테서 어떤 소식이라도 있었나?”미연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틀 동안 나에게 아무 지시도 하지 않았어. 게다가 연속 이틀간의 동영상은 모두 녹화 모드로 시작됐어.”이는 소희가 영상통화를 편리하게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자 명양은 미간을 찌푸렸다. “이틀이나?”“그래!” 미연은 핸드폰을 쳐다보며 말했다.“보스가 위험에 처하신 건 아닐까?” 명양의 얼굴이 창백해지자 미연이 말했다. “소희가 위험에 처하면, 핸드폰이 시간 초과로 꺼지고, 매곡리 시스템에서 은밀한 경보를 보내 나한테 알려줘.”“하지만 매곡리에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하지만 명양은 여전히 불안해하며 말했다. “나 보스를 찾아가고 싶어. 강성에 있으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직접 가서 확인하는 게 낫겠어.”미연은 무겁게 말했다. “이때 우리가 차분해야 해. 소희의 지시를 따라야 하고. 소희가 우리에게 움직이라고 하지 않았으니,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돼. 계획을 망칠 수도 있으니까.”“하지만 나는 차분해질 수 없어!” 명양은 눈썹을 굳게 찌푸렸다. “게다가 계속 녹화 모드라면, 구택이 형도 곧 이상함을 눈치챌 거야. 아무리 첨단 기술이라도 진짜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어.”명양은 구택이 먼저 자신을 찾아오기 전에, 자신이 먼저 구택을 찾아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때 미연은 갑자기 말했다. “그 말을 꺼내니까, 설정에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