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재원의 머리가 윙 해지면서 뒤죽박죽이 되었다.그는 자기가 지나가는 길에 이런 놀라운 소식을 들을 줄 생각 못했다.‘가짜지? 분명 가짜일 거야. 박희서가 임신했을 리가. 임신했다고 쳐. 아이 아빠는 누군데? 다른 남자, 아니면…….’이때 다른 목소리가 비서실에서 들려왔다.“정말? 박 비서가 임신했다고?”마찬가지로 경악한 말투였다.“설마. 장난이지?”또 다른 목소리가 약간 의심하는 말투로 물었다.육재원도 마침 이 말을 하고 싶었다.그래서 그는 숨을 죽이고 조심스레 비서실 문 옆에 걸어갔다. 그리고 벽에 기댄 채, 고개
“네?”김리나는 육재원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그녀뿐만 아니라 화가 난 육재원이 기세등등하게 나타난 걸 보고 사무실의 모든 사람이 얼어버렸다.다른 비서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의혹이 담긴 표정을 지었다.“박 비서가 임신했다는 거 진짜냐고 묻고 있습니다.”육재원은 주먹을 꼭 쥐고 마음속에 충동을 간신히 참으며 이를 악물고 다시 물었다.김리나는 그제야 알았다는 듯 입을 열었다.“그거 말씀이세요? 진짜예요. 박 비서 확실히 임신했어요.”그러자 육재원의 동공이 다시 한번 수축했다.조금 전에 들었던 얘기지만
‘만약 정말 그런 거라면 꿈 깨는 게 좋을 거야. 난 박희서를 받아들이지 않을 거니까. 그 여자가 어떤 수작을 부려도 절대로 허락하지 않을 거야. 이렇게 수작 부리면서 날 위협하는 여자, 완전 극혐이니까.’육재원은 박 비서의 임신을 그녀의 계산이라고 생각했다.박 비서가 임신한 타이밍이 너무나도 미묘해서 육재원이 의심하는 것도 당연했다.그리고 약을 먹었다는 사람이 어떻게 임신했는가?그래서 육재원은 자연스레 박 비서가 자신의 경계심을 낮추려고 거짓말을 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야 박 비서가 안심하고 임신 결과를 기다릴 테니까.
윤슬도 해외 연수가 자신한테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그래서 그녀는 부시혁의 말을 반박하지 않았다.“하지만…….”윤슬은 입술을 깨물고 난처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제가 가면 천강은 어떻게요? 누구한테 맡기죠?”이게 윤슬의 제일 큰 걱정이었다.그러자 남자는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대리인을 고용하면 되잖아. 혹은 내 부하한테 맡겨도 되고. 장용, 어때?]윤슬이 웃으며 대답했다.“내년에 장 비서를 J 시의 한 기술 회사로 보내서 대표직을 맡길 예정이잖아요. 상장회사의 대표가 될 사람한테 천강을 맡기는 거, 너무
“네.”윤슬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부시혁이 또 말했다.[두 시간이 적은 것 같지만 시험 위주로 가르치는 거니까, 괜찮을 거야. 아무래도 반년이란 시간이 너무 짧잖아. 모든 걸 다 배우기엔 시간이 부족해. 그러니까 일단 시험을 위주로 배우고 남은 건 학교에 가서 배워.]윤슬의 마음이 따뜻해졌고 표정마저 부드러워졌다.“네, 알았어요. 초보자인 저에게 있어서, 이게 가장 좋은 선택인 것 같네요. 고마워요, 시혁 씨.”[우리 사이에 고마워할 필요 없어. 일단 내려와. 기다리고 있을게.]“네.”윤슬은 고개를 끄덕이고
윤슬은 당연히 주호준의 악의를 느꼈다.아무래도 주호준은 오래전부터 윤슬한테 악의를 품고 있었으니까.그래서 주호준의 눈빛에도 윤슬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보지 못한 것처럼 그냥 무시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갔다.무시당한 주호준은 화가 나서 몸을 부르르 떨었다.그의 뒤에 서 있는 부하들도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대표님, 저 오만한 태도 보세요. 아무리 이사장이라도 후배인데, 어떻게 대표님을 무시할 수가 있죠? 정말 버르장머리라고는 하나도 없네요.”주호준이 냉소를 지었다.“부시혁을 믿고 이렇게 까부는
이수연이 얼른 류진영의 손을 잡고 그를 다시 자리에 앉혔다.류덕화는 씩씩 거리는 류진영을 보며 냉소를 지었다.“해고? 다 해고해 내겠어?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 회사에 인재들도 많고 부씨 가문의 도움도 있어서 나도 그냥 모른 척했어. 어차피 넌 원래부터 모자란 놈이었으니까. 그런데 지금 널 무시한 사람들을 다 해고하겠다고? 회사의 인원을 절반이나 내쫓을 할 셈이야? 그런 빈 껍데기만 남은 회사에서 너 혼자 어떻게 할 건데?”류진영은 억울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아버지, 모자란 놈이라니요. 제가 어디가 그렇
류은미는 확실히 똑똑했다. 류덕화의 말을 듣자마자 그녀는 단번에 할아버지의 목적을 알아챘다.그래서 흥분한 얼굴로 웃었다.“이 파티를 핑계로 시혁 오빠를 부를 생각인 거죠? 오빠랑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사이가 다시 회복될 테니까요. 지금처럼 속수무책 할 일은 더 이상 없을 거예요.”“맞다. 바로 그 생각이야.”류덕화는 뿌듯한 얼굴로 류은미를 쳐다보았다. 그의 두 눈에는 자랑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류덕화가 보기엔 그의 손녀 류은미는 티 하나 없는 완벽한 아이였다.한쪽에 있는 류진영이 이마를 찌푸렸다.“하지만 시혁이가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