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이번에 마음이 약해진다면 이 남자는 그녀의 약점을 잡고 앞으로 비슷한 상황이 있으면 같은 방법으로 그녀를 마음 약하게 할 것이다.이런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서 그녀는 반드시 참아야 했다. 절대로 이 남자한테 매혹돼서는 안 되었다.만약 처음에 견디지 못하고 남자가 불쌍한 척하는 얼굴에 넘어간다면 그럼 앞으로 그녀는 더욱더 무원칙 해질 것이다.'그러니까 윤슬, 꼭 참아야 해. 꼭! 절대로 마음 약해지면 안 돼. 안 그러면 남자한테 끌려가게 될 거고, 다시는 되돌릴 방법이 없을 거야.'윤슬은 이
'상관없어. 칭찬이 없다면 나 혼자 노력해 보면 되지. 저녁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자고.'여기까지 생각한 부시혁의 눈빛이 예리해졌다. 그리고 그는 탈의실 밖에 있는 의자에 앉아 여자가 나오길 기다렸다.그리고 몇 분이 지나자, 탈의실의 문이 탈칵하며 안에서 열렸다.윤슬은 이미 옷을 갈아입고 드레스를 손에 들고나왔다.그녀는 밖에 앉아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남자를 보고 속으로 기뻤지만, 겉으로는 츤데레하게 하이힐을 밟고 남자를 보지 못한 것처럼 그의 앞에서 지나갔다.그러자 남자는 눈썹을 한번 들어 올리더니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녀는 어떻게 자기의 행동을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만약 방금 탈의실에 난 소리를 들어서 본 거라고 하면 두 사람은 분명 화를 낼 것이다.그럼 조수인 자기를 조용히 처리해 버릴지도 몰랐다.생각하면 할수록 겁이 난 조수는 소피아를 보며 구해달라고 애원했다.'살려주세요. 사장님, 살려주세요.'조수의 SOS를 받은 소피아는 머리가 아파서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조수에게 안심하라는 눈빛을 보냈다.비록 이 조수는 멍청하고 문제를 잘 일으키지만, 그녀와 함께한 지 몇 년이 됐고 평소에도 일을 아주 꼼꼼하고 열심히 해서 그녀의 마음에
"네, 잠시 기다려 주세요. 금방 포장해 드릴게요."소피아는 윤슬이 넘겨준 드레스를 받고 조수를 데리고 포장하러 갔다.부시혁과 윤슬은 소파에 앉아서 기다리기로 했다.이때 부시혁은 옆에 있는 여자에게 물었다."이따가 뭐 먹고 싶어?""모르겠어요. 당신은 뭐 먹고 싶어요?"윤슬은 고개를 저으며 그에게 되물었다.그러자 부시혁은 가벼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난 다 괜찮아. 네가 좋아하는 거로 먹자.""그래요?"윤슬은 턱을 만지며 저녁에 뭘 먹을지 잠시 생각했다.그러다가 그녀의 두 눈이 갑자기 밝아지더니 흥분하면서 말
"그럼."부시혁은 가볍게 웃었다."네가 유 부인이랑 알고 싶어서 특별히 그 브랜드의 드레스를 주문했다는 거 알아. 너한테 새 드레스를 준비해 주겠다고 약속했으니까, 당연히 네가 드레스를 고른 진정한 목적을 잊으면 안 되지. 내가 그저 보기에만 아름다운 드레스를 고를 리가. 그래서 소피아를 찾았어."윤슬은 감동으로 가득한 눈빛으로 남자를 쳐다보았다."고마워요. 당신은 언제나 절 위해 생각해 주는 거 같아요."마침 빨간 불이라서 부시혁은 차를 세우고 그녀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었다."만약 이런 걸 고려하지 않으면 네 걸림돌이
그녀는 사실 남강 요리 때문에 속이 울렁거려서 핑계 대고 화장실에 가서 토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하게 윤슬과 부시혁을 보게 되었다.'남강 요리를 먹으러 온 거야?'여긴 남강 요리를 하는 레스토랑이었다. 그들이 레스토랑에 그냥 놀러 왔을 리는 없었다.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부시혁과 윤슬이 왜 이렇게 맛없는 요리를 먹으러 온 건지.부시혁은 그렇다 쳐도 윤슬이 여기에 왔다는 게 그녀는 신경 쓰였다.채연희는 원래 남강 사람이었다. 지금도 여전히 남강 요리를 좋아해서 가끔 남강에 가거나 아니면 여기에 와서 남강 요리
"그래?"고도식은 경악해서 젓가락질을 잠시 멈추었다.그러자 채연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유정이가 그런지도 한동안 됐어요. 그저 당신한테 말하지 않은 것뿐이에요. 몸도 안 좋은데 괜히 걱정할까 봐 계속 숨겼어요. 유정이가 나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살 빠진 거 있죠."이상한 건 어머니로서 딸의 이런 모습을 보면 응당 마음 아파해야 했다.하지만 채연희는 그런 느낌이 없었다. 매일 우울해하며 점점 수척해지는 딸을 보고도 그녀는 전혀 마음 아프지 않았다.자기가 이러면 안 되는 걸 알지만 그녀도 어쩔 수
그녀는 속으러 이렇게 중얼거렸지만, 입 밖으로는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손을 씻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어차피 다들 하이 시에 있으니 만나는 것도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닌 것 같은데."고유정은 윤슬이 이렇게 대답할 줄 생각 못했다. 그녀의 표정이 약간 굳어졌다."그, 그렇긴 하지."윤슬은 눈썹을 한번 들어 올리고 손 씻던 동작이 약간 멈칫했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고 고유정을 쳐다보았다."너…… 긴장하고 있는 거 같다? 날 보자마자 긴장하다니. 설마 내가 무서워서 그러는 거야?"고유정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목소리가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