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 하다는 거 알아요. 그래도 당신이 좋다잖아요."윤슬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부시혁은 그녀의 코를 살짝 꼬집으며 대답했다."이런 일, 난 들어 본 적도 없어. 육 부인은 어디서 들으셨대?"그와 연관이 있는 일인데 그가 남보다 늦게 안다는 게 말이 안 되었다."당연히 그 집 사람이 이렇게 말하는 걸 직접 들으셨죠."윤슬도 뜸을 들이지 않고 육 부인이 그녀한테 당부한 모든 말을 다 털어놓았다.부시혁은 그녀의 말을 듣고 얼굴이 시커멓게 변했다."왕 씨, 대단해!"부시혁은 왕씨 가문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하이 시
부시혁은 윤슬을 쳐다보며 속으로 긴장했다.그녀는 육 부인을 친엄마로 생각했기에 육 부인의 말을 믿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정말 그를 참을성 없고 자제력이 없는 남자라고 생각할지도 몰랐다.만약 정말 그런 거라면 부시혁은 윤 부인한테 한 방 먹은 셈이었다.남자가 긴장하자 윤슬은 그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았다. 그녀의 눈빛이 약간 달라지더니 일부로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하지 않았다.윤슬의 침묵에 부시혁의 심장이 철렁했다."정말 그렇게 생각해?"남자가 점점 더 긴장하면서 조급해지자 윤슬은 웃음을 터뜨렸다."그럴 리
"육 부인을 만나기 전이라면 오해할 수도 있지. 하지만 어제저녁에 이미 만났고 또 선물까지 줬잖아. 그리고 날 대하는 태도를 보면 이간질을 할 분이 아니셔."부시혁은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그러니까 괜한 생각할 필요 없어.""네."윤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완전히 놓았다."퇴근할까?"부시혁은 그녀의 책상을 힐끗 쳐다보았다.책상은 아주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보아하니 일이 다 끝난 모양이었다.아니나 다를까 윤슬은 그의 품에서 빠져나오더니 옆에 걸린 가방을 가져왔다."네. 절 데리어 왔는데 퇴근 안 하는 것도
부시혁의 신분 때문에 주호준은 감히 화를 내지도 못했다."어차피 퇴근하는 거니까, 같이 타도 되지?"말은 이렇게 하지만 주호준은 그들이 대답하기도 전에 먼저 엘리베이터에 올라왔다.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서서히 닫기기 시작했다.지금 싫다고 해도 이미 늦었다.부시혁의 표정은 아주 어두웠다.윤슬의 표정도 썩 좋지 않았지만 뭐라고 하진 않았다.아무래도 이건 고위층 전용 엘리베이터였다. 그녀 한 사람만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기에 주호준은 탈 권리가 있었다.'괜찮아. 좀만 참으면 돼.'엘리베이터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불쌍? 내가 왜 불쌍한데?'윤슬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호준이랑 따지려고 하자 부시혁이 그녀 어깨를 안고 있던 손에 힘을 주며 그녀를 말렸다.윤슬은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았다.부시혁도 마침 그녀를 보고 있었다. 그녀의 시선에 그는 뭐라 말하지 않고 그저 안심하고 모든 걸 자기한테 맡기라는 눈빛을 보냈다.그는 윤슬이 주호준의 말 때문에 화가 났다는 걸 진작 눈치챘다.그녀를 말린 건 그녀가 주호준이랑 상대하다가 손해 볼까 봐 그런 것이었다.아무래도 주호준은 그녀보다 경험이 많았기에 그녀가 손해 볼 가능성이 높았다.그렇
제950화 철저하게 밟아 죽이다'말도 안 돼! 실패했다고?'주호준은 순간,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그가 보기엔 남자는 다 그랬다. 자기 아내의 신분을 신경 안 쓰는 남자는 없었고 특히 신분이 높은 남자라면 더욱 그랬다.아무래도 신분 높은 남자가 고아인 애인을 찾으면 웃음거리가 될 테니까.남자는 모두 체면을 중시하는 생물이었다. 그렇기에 이걸 신경 쓰지 않을 리가 없었다.주호준의 떨리는 얼굴을 보며 윤슬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비꼬면서 말했다."당신 말이 안 믿기나 봐요."그녀는 남자의 허리를 쿡쿡 찔렀다.그
주호준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그는 먼저 윤슬이 한 살일 때그녀의 엄마가 갑자기 병으로 죽었다고 했다. 이건 그녀가 불운의 아이콘이란 뜻이었다.아무래도 그녀가 윤씨 가문에 들어가기 전에는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그리고 그는 또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관심을 받지 못 한 윤슬이 사랑에 고파 남자가 없으면 안 된다고 했다. 이건 그녀가 언제 바람피울지 모르니 부시혁의 경계와 반감을 일으킬 목적으로 한 말이었다.주호준은 정말 한번 해서 안 되니까 연이어서 수작을 부렸다.그의 목적은 바로 윤슬과 부시혁의 사이를 파괴하는 것이었다.
"삼촌을 오해한 모양이야. 내가 네 삼촌인데 당연히 네가 잘되길 바라지."주호준은 정말 늙은 여우였다. 윤슬이 그의 어두움 면을 들춰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표정 하나 안 변하고 계속 말했다."다른 뜻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부 대표랑 사귀게 됐으니 네 과거에 대해 알아야 하지 않겠어? 숨기는 건 부 대표님한테 너무 불공평하잖아. 안 그래?"윤슬은 비웃음을 지었다."참 일리가 있는 말이네요.""그럼.""하지만 아쉽네요."윤슬은 차갑게 그를 주시했다."방금 주 대표님이 말한 일, 부시혁 씨가 모를 거라고 생각해요
“당연히 그런 일에 관한 거지!‘이 구제불능과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이제 와서 후회해봤자 이미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그런 의도로 선생님이라고 부른 게 아니었는데 부시혁은 이것마저 자기 좋을 대로 해석하고 있었다.‘골치 아파.처음에 부시혁이 보던 드라마의 여주인공을 선생님이라고 부른 사람들도 충분히 이상한데.거기서 배운 게 아니면 이 구제불능이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겠어?’윤슬이 말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선생님이라는 뜻이었다.‘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이렇게 불경스럽다니.’“그만 좀 해요, 부
부시혁의 이런 눈빛을 볼 때마다 윤슬은 마음이 굉장히 평안해졌다. 그녀는 부시혁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당신을 믿어요. 당신이 부씨그룹의 대표 말고 선생님이 되면 틀림없이 학생들에게 엄청 환영받는 선생님이 될 거예요. 학생들이 좋아하는 선생님은 바로 당신처럼 학생들에게서 잘못을 찾지 않고, 학생들에게 맞추는 선생님이라구요.”부시혁은 윤슬의 머리를 만지며 가볍게 웃었다.“어쩌지? 나는 선생님 되는 건 별로야. 그냥 너만 가르치는 거지, 다른 사람한테는 좋은 선생님이 아니야.”이 말이 너무 웃겨서 윤슬은 자기도
그렇기 때문에 윤슬은 반드시 공부하고 더 공부해서 더욱 강하고 더욱 유능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는 자신에 대한 책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천강그룹 경영에 대한 책임이며 천강그룹의 수백 수천의 직원들에 대한 책임이다.그렇지 않으면 천강그룹이 무너지고, 가족을 부양해야 하고 생존해야 하는 이런 종업원들 또한 앞길이 막막해진다.그래서 윤슬은 부시혁이 자신을 가르치겠다는 제의에 매우 감격하고 기뻐하며 기대했다.필경 부시혁과 같은 수준의 인물이 자신을 가르치게 되면 자신은 꿈에서도 좋아서 웃음이 나와 마땅하다. 다른 사람들은 감히
이 점은 틀림없이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그러나 그런 학생들과 윤슬은 전혀 다른 차원이라는 것이 먼저 전제되어야 한다.부시혁에게 윤슬만큼은 예외였다.윤슬을 대할 때 부시혁 역시 평소와는 달리 늘 부드러운 남자였다.비록 이 순간 잠시 윤슬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온화하고 꽤 인내심을 발휘했다.부시혁에게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 윤슬은 배운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부시혁이 자신을 너무 멍청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을 잃으면 어쩌나 걱정했다.부시혁이 그다지 훌륭한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그녀도 잘
부시혁이 말했다.윤슬이 웃으며 말했다.“당신에게 알려준다는 걸 깜빡 잊었네요. 고택에 가져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서, 알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부시혁이 윤슬이 이마를 살며시 눌렀다. 부시혁에게 윤슬의 이 말은 무엇이든 잊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 듯했다. “대체 얼마나 큰 뼈길래, 이모께서 직접 친정이 있는 곳까지 가서 구해오신 거야? 우리도 사고 싶다고, 거기가 어디인지 알려달라고 하면 안 되는 건가?” 부시혁이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만년필을 돌리며 호기심을 표시했다.‘혹시 야생동물의 뼈는 아
윤슬이 진지한 표정과 말투로 부시혁을 향해 말했다. 부시혁은 자신이 윤슬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윤슬이 분명 본인의 마음대로 행동할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윤슬을 확실히 그러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지금과 같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을지라도, 윤슬은 부시혁으로 하여금 어떠한 이득도 취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 알았어, 당신 말대로 하면 되잖아!”부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윤슬의 사무용 의자에 앉았다. “이제 됐지?”“됐어요.”윤슬이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하지만, 이처럼 윤슬의 허락을 구한다는 것은 부시혁이 윤슬에 대한 존중뿐만 아니라, 천강그룹에 대한 존중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부시혁은 회사의 규묘가 작다는 이유로 천강그룹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부시혁은 윤슬이 마음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으나, 윤슬의 말을 듣고는 낮은 웃음을 지었다.“왜 천강그룹이 나한테 가치가 없을 거라 생각하는 거야? 당신이 여기 있잖아. 그러니까 당연히 천강그룹은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곳이지.” 갑작스러운 부시혁 말에 얼굴이 붉어진 윤슬이 부시
윤슬의 눈에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를 알아차린 부시혁이 윤슬을 놀렸다. “왜? 난 여기 올라오면 안 돼?”“아니에요.” 윤슬은 다가가서 부시혁의 손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우리 천강그룹에 오면 직원들이 나보다 당신을 더 친절하게 대하는 거 알아요? 오죽하면 내가 당신이 여기까지 올라오지 못하게 하라고 지시를 내려도, 직원들은 내 말을 듣지 않을 정도예요. 물론 당신이 몰래 올라오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내가 당신을 올라오지 못하게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아무 소용 없지.”부시혁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전화 너머에서, 윤슬이가 박희서를 언급하자 육재원의 얼굴은 삽시에 굳어졌다.윤슬이 말한 자신이 듣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그 이야기가 바로 박희서에 관한 것이었다니. 육재원은 조금 듣고 싶지 않았다.육재원이 침묵하자, 윤슬은 자신이 박희서를 언급한 것이 육재원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임을 알고는 한숨을 쉬었다.“재원아, 박 비서가 해외로 연수를 간다는 걸 알고 있었어?”물론 윤슬은 이렇게 물었지만, 사실 그녀는 육재원이 그 사실을 알 리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육재원의 예상외 대답은 윤슬을 놀라게 했다.“알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