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되면 알겠지.”지친 윤슬이 웃으며 말했다.그때 그녀의 머리맡에 둔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육재원이 그녀가 보기도 전에 목을 빼들며 보았다.“전남편 동생이다.”“부민혁?”윤슬이 재빨리 고개를 들어 확인했다.육재원이 흥하는 소리와 함께 물었다.“왜 너한테 전화했대?”“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윤슬은 휴대폰을 열어 부민혁의 전화를 끊어버렸다.육재원은 그런 그녀를 보며 물었다.“왜 안 받아?”“받고 싶지 않아.”윤슬은 별일 아니라는 듯 대답하고 휴대폰을 내려놓았다.그때 액정에 메시지 알람이 울렸다: 네가
부민혁의 굴욕부씨집안 저택,부민혁도 편지를 보고 있다.이 편지를 몇 번이고 보고 또 봤지만 매번 위쪽에 새로운 내용을 발견하게 된다.특히 소한의 얘기하는 일상과 관심사는 특히 형이랑 굉장히 닮았다.당연히 제일 비슷한 건 소한의 필적인데 형 글씨보다 약간 예리하고 훨씬 소탈하다.형의 펜팔이 유나 누나인 줄 몰랐으면 진짜 그때 형이랑 편지를 주고 받던 게 윤슬이라고 생각할 뻔 했다.부민혁은 편지를 접어 봉투에 넣고 정리했다.윤슬 그 여자는 분명 부민혁이 멋대로 편지를 가져갔다고 화를 내며 버리라고 할 것이다.부민혁이 버
고유나는 부시혁의 팔을 꼭 끌어안으며, “시혁아, 너네 형제 둘을 위해서 였는데 둘이 다투게 만들어 버렸네.”“신경 쓰지 마. 가자, 우선 밥부터 먹고.” 부시혁이 눈썹을 찌푸리며 조금 피곤한 듯 말했다.고유나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식탁에서 부민혁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보란듯이 화가 나 있다.부민혁이 이해할 수 없는 건, 자신을 오해한 건 고유나인데 왜 피해자가 고유나이고 자신은 가해자 돼서 심지어 고유나에게 사과까지 해야 하는지 말이다.이게 무슨 논리야 대체!순간 부민혁은 고유나가 탐탁치 않다는 마음이 들며 마음속으
가야돼?부시혁은 태블릿으로 보고서를 보다가 이 얘기를 듣고 약간 미간을 찌푸렸다.고유나는 왕수란이 둘을 붙여주려는 속셈을 알고 원래는 기쁘겠지만 남자가 미간을 약간 찌푸리는 것을 보고 가슴이 철렁했다.“시혁아, 넌 그러기 싫어?” 고유나는 입술을 깨물고 남자를 바라봤다.부시혁의 얇은 입술이 살짝 움직이며 말을 꺼내려고 했다.왕수란이 다리를 탁 치며, “시혁이가 싫은 리가 있니, 그럼 이렇게 하기로 하자!”“엄마!” 부시혁이 더 깊게 미간을 찌푸리며, “이러면 유나에게 안 좋아요, 우리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고유나는
“예.” 박비서가 대답했다.사무실로 돌아와 윤슬이 택배를 내려놓고 의자에 앉아 봉투를 풀었다.안에는 티켓 한 장과 메모가 있었다.그 티켓에는 오렌지색 농구공이 그려져 있고 옆에: ‘U17소년원정경기’라고 쓰여 있다.윤슬이 바로 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는 것을 알았다. 확실히 부민혁이 보내 온 것이다.윤슬은 티켓을 한쪽에 두고 메모를 들어보니 위에 괴발개발로 쓰인 글자가 눈에 꽂혔다.얼굴에 한 가닥 미움이 스치고 지난 뒤 그제사야 위의 내용을 보고 어렴풋이 짐작한 게: ‘윤슬 누나, 내일 내가 국가대표팀에 들어가서 하는 첫 경
농구 경기“윤대표님, 어디로 모실까요?” 윤슬이 차에 타자 기사가 물었다.윤슬이 지팡이를 한쪽에 두고, “시립센터체육관이요.”“그쪽으로 모시겠습니다.” 기사가 대답하며 시동을 걸었다.천성그룹은 체육관에서 대략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다.하지만 그쪽은 공항이 가까워서 길이 막히기로 유명한 곳이다.딱 이 시간에 윤슬의 길이 막히는 참이다.시간이 일분 일초 지나가고 얼마나 서있었는지 이미 4시가 되었다.체육관은 부민혁이 8번이 쓰여진 검은 체육복을 입고 농구장에서 열띠게 움직이며 한편으론 관중석을 쳐다봤다.부민혁이 잡아
어제 아침 부민혁이 부시혁에게 표를 줄 때 민혁이 손에 한 장 더 있는 걸 봤고 위치도 딱 자신의 옆자리였다.부시혁은 처음에 민혁이가 다른 친구에게 주려고 준비한 건 줄 알았는데 윤슬에게 주려는 거였 다니.윤슬은 ‘흠’하더니 앉아서, “민혁이가 보냈어.”부민혁이 부시혁에게 표를 줬다는 걸 미리 알았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안 왔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이미 와 버렸으니 도리가 없다.부시혁은 윤슬이 앉는 것을 보고 뒷줄에 관중의 시선을 가리지 않도록 따라 앉았다.“농구에 관심이 있어?” 부시혁이 농구장을 보며 갑자기 한마디 했
남자 화장실에서 부민혁은 찬물을 한 움큼 집어 자기 얼굴에 뿌리고는 눈시울이 붉어져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봤다.그는 이번 경기에서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할 수가 없었다. 다들 경기를 보러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니 힘이 빠지고 자연스레 경기에 대한 열정도 사라졌다.“거짓말쟁이, 온다고 해놓고 안 오고!”화가 난 부민혁은 거울 옆의 대리석을 주먹으로 내리쳤고 눈물을 글썽였다.갑자기 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부민혁은 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