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0002 화

작가: 유리눈꽃
지서현도 그를 바라보며 가볍지만 단호한 어조로 다시 한번 말했다.

“우리 이혼해요. 승민 씨, 생일 선물 마음에 들어요?”

하승민의 잘생긴 눈썹은 움직이지 않았다.

“내가 당신과 생일을 함께 보내지 않았다고 이혼하자는 거야?”

지서현: “유나가 돌아왔잖아요.”

유나라는 이름에 하승민의 입가에 차가운 비웃음이 스쳤다.

그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갔다.

“유나 때문에 그래?”

젊은 나이에 재계를 평정한 거물 하승민은 권력과 재력, 명예가 만들어낸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그가 다가오자 지서현은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가느다란 등 뒤로 차가운 벽이 닿았다.

그 순간, 시야가 가려졌다. 하승민은 이미 바싹 다가와 한 손을 그녀 옆 벽에 짚고 단단한 가슴과 벽 사이에 그녀를 가뒀다.

하승민은 잘생긴 눈을 내리깔고 그녀를 보며 입가에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유나랑 결혼할 거라는 건 해성 시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인데 온갖 수를 써서 하씨 가문 사모님 자리에 오른 당신이 몰랐을 리 없잖아? 그땐 신경 안 쓰더니 이제 와서 뭘 그렇게 따지는 거야?”

지서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하긴, 그가 결혼하려던 사람은 지유나였다.

그가 식물인간이 되지 않았다면, 그녀에게 차례가 올 리 없었다.

그가 깨어났던 날, 눈을 뜨고 그녀를 본 순간 드러낸 숨김없는 실망과 차가움을 그녀는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그 후로 그는 그녀와 계속 따로 방을 썼고, 그녀를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다.

그는 지유나를 사랑했다.

이 모든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지만...

지서현은 하승민의 잘생긴 얼굴을 깊이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과 어릴 적 앳된 소년의 모습이 천천히 겹쳐졌다.

‘승민 씨, 당신은 정말 날 기억 못 하는 건가요?’

결국, 제자리에 남은 건 그녀 하나뿐이었다.

이제 그만 할 것이다.

지난 3년을 그녀의 짝사랑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서현은 마음속의 쓰리고 아픈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다.

“승민 씨, 우리 이 빈 껍데기뿐인 결혼 끝내요.”

그러자 하승민은 갑자기 눈썹을 치켜올리며 매력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빈 껍데기?”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턱을 잡고 엄지로 그녀의 붉은 입술을 쓸어내렸다.

“그래서 이혼하자는 거였어? 내 몸을 원하는 거야?”

지서현의 맑고 고운 얼굴이 확 달아올라 잘 익은 베리처럼 붉고 탐스러웠다.

그녀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

지금 그의 희미한 지문이 묻은 엄지손가락이 그녀의 붉은 입술 위에 닿아 악의적으로 문지르고 누르고 있었다. 그녀는 이렇게 잘생기고 귀티 나는 남자에게 이런 성숙하고 경박한 면이 있을 줄은 몰랐다.

감히 손가락으로 그녀의 입술을 가지고 놀다니.

하승민은 이렇게 가까이에서 지서현을 본 것은 처음이었다. 그녀는 늘 흑백의 옷을 입고 얼굴에는 커다란 뿔테 안경을 써서 마치 나이 든 여자처럼 보였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그녀의 얼굴은 손바닥만큼 작고 뿔테 안경 아래의 이목구비는 형언할 수 없이 맑고 깨끗했다. 게다가 흑백이 분명한 사슴 같은 눈망울까지 더해져 굉장히 아름다웠다.

그녀의 입술은 아주 부드러웠다.

그의 손가락이 누른 곳은 붉은 핏기가 사라졌다가 순식간에 다시 돌아왔다. 탄력 있고 부드러워서 키스하고 싶게 만들었다.

하승민의 눈빛이 깊어졌다.

“우리 사모님의 욕망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군. 그렇게 남자가 그리웠어?”

짝!

지서현은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때렸다.

하승민의 잘생긴 얼굴이 옆으로 돌아갔다.

그녀는 화가 나서 손끝이 떨렸다. 역시 사랑이 너무 비굴하면 진심은 짓밟히는 법이었다. 그가 감히 자신을 이렇게 모욕하다니.

지서현은 수치심에 분노하며 말했다.

“당신이 유나를 잊지 못하는 거 알아요. 그러니까 내가 이 사모님 자리를 그녀에게 돌려준다고요!”

하승민의 잘생긴 얼굴이 차가워지며 서리처럼 차가운 기운을 뿜어냈다. 존귀한 그가 감히 누구에게 뺨을 맞다니! 그의 생애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승민은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지서현, 결혼하고 싶으면 결혼하고 이혼하고 싶으면 이혼하는 줄 알아? 날 뭘로 생각하는 거야?”

지서현은 웃었다.

“장난감이요.”

뭐라고?

하승민은 기가 막혔다.

지서현은 마음과는 달리 말했다.

“당신은 내가 유나한테서 빼앗은 장난감이에요. 이제 싫증 났으니 버리는 거죠.”

하승민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좋아, 당신 마음대로 해. 하지만 다시 돌아와서 매달리는 일 없도록 해!”

그는 위층의 서재로 들어가 문을 귀가 먹먹할 정도로 세게 닫았다.

지서현은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벽을 타고 천천히 주저앉아 카펫 위에 웅크리고 앉아 두 팔로 자신을 감싸 안았다.

‘승민 씨, 다시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

...

다음 날 아침.

가정부 오경애는 서재 문을 열고 들어갔다.

하승민은 사무용 의자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그는 일 중독자로 유명했다.

오경애가 그를 불렀다.

“대표님.”

하승민은 눈꺼풀도 들어 올리지 않았다. 주변 공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은 것이 그가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경애는 조심스럽게 커피를 그의 옆에 두었다.

“대표님, 이건 사모님께서 직접 끓인 커피입니다.”

하승민의 펜을 든 손이 멈칫하더니 방금 싸늘했던 얼굴이 조금 누그러졌다.

화해하려는 건가?

솔직히 지서현은 좋은 아내였다. 그의 취향에 맞춰 직접 요리하고 그의 옷을 손빨래했으며 그의 모든 것을 세심하게 챙겼다.

그는 커피를 들고 한 모금 마셨다.

그녀가 끓인 커피는 그의 입맛에 딱 맞는 맛이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화가 나 있었다.

어젯밤 그녀가 그의 뺨을 때렸기 때문이다. 그 분은 오래갈 것 같았다.

커피 한 잔으로 풀릴 분노가 아니었다.

하승민이 물었다.

“사모님이 잘못했다고 하던가요?”

오경애는 이상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대표님. 사모님께서는 떠나셨습니다.”

하승민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오경애는 무언가를 꺼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여행 가방을 들고 떠나셨어요. 떠나시기 전에 선생님께 전해달라고 하셨습니다.”

하승민은 종이를 받아 펼쳤다. '이혼 합의서'라는 다섯 글자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는 말을 잃었다. 그녀가 화해하려는 줄 알았던 그는 당황했다.

오경애: “대표님, 사모님께서 이 커피를 마시고 빨리 이혼 서류에 서명하라고 하셨어요.”

하승민은 차가운 눈으로 커피를 쏘아보았다.

“버려요! 당장!”

‘대표님 아까는 좋아하시더니 왜 갑자기...’

오경애는 더 말하지 않고 커피를 들고 재빨리 사라졌다.

하승민의 잘생긴 얼굴은 먹구름이 드리운 듯 잔뜩 흐렸다. 그는 이혼 합의서를 빠르게 훑어보았다. 그녀는 한 푼도 요구하지 않고 빈손으로 나가겠다고 했다.

그는 차갑게 웃었다. 그녀는 정말 자존심이 강했다. 한 푼도 받지 않고 나가겠다니.

시골 출신인 그녀가 돈 없이 어떻게 살아가려는 걸까?

3년 전, 그녀가 그토록 그와 결혼하려고 애썼던 것은 돈 때문이 아니었던가?

그때 하승민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혼 사유를 보았기 때문이다.

지서현이 손으로 직접 쓴 이혼 사유는 이러했다.

남편의 신체적 결함, 성 기능 장애로 인한 부부 관계 불이행.

하승민은 어이가 없었다.

그의 잘생긴 얼굴은 완전히 어두워졌다.

‘이 망할 여자가!’

하승민은 휴대폰을 꺼내 지서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곧 전화가 연결되었고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관련 챕터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03 화

    하승민은 얇은 입술을 섬뜩한 호선으로 만들었다.“당신, 당장 튀어와.”지서현은 웃었다.“당신이 돌아오라고 하면 돌아가야 해요? 이혼했는데 누가 당신 비위를 맞춰 줘요!”하승민은 이를 갈았다.“이혼 사유 말이야, 당신에게 한 번의 기회를 줄게. 다시 써!”그녀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졌다.“내가 틀린 말 했어요? 당신이 깨어난 지 벌써 반년이나 지났는데, 그동안 내 손 한 번 잡아본 적 있어요? 3년 동안 식물인간이었으니 이제 다른 신체 기능은 괜찮다고 해도 남성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잖아요. 당신,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04 화

    지서현이 온 것이다.쇼핑을 마친 소아린은 지서현을 바로 1996클럽으로 데려왔다. 오늘 밤, 바로 이곳에서 그녀는 지서현의 싱글 파티를 열어 줄 생각이었다.지서현은 이곳에서 하승민과 그의 친구들을 만날 줄은 몰랐다. 당연히 그들이 자신을 비웃는 소리도 들었다.그녀는 VIP석에 있는 고우섭 일행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하승민과 같은 부류였고 고우섭은 하승민의 절친이었다. 하승민과 지유나가 떠들썩하게 연애하던 시절, 그들은 지유나를 좋아했고 고우섭은 그녀를 형수님이라고 불렀다.지난 3년간 지서현은 그들의 세계에 끼지도 못했다.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05 화

    지서현은 눈살을 찌푸렸다.“내가 뭘 어떻게 놀았는데요?”하승민은 이를 갈며 말했다.“누가 너더러 이렇게 야하게 입으래?”‘뭐? 야하게?’“승민 씨, 말은 제대로 하죠!”하승민은 그녀의 짧은 치마를 내려다보며 말했다.“허벅지가 다 보이잖아. 일부러 남자들 보라고 이렇게 입은 거야?”지서현의 치마는 좀 짧았다. 소아린이 골라준 옷이었다.소아린은 이렇게 말했다.“우리 서현이가 다리를 안 드러내서 그렇지. 지유나가 잘난 척하는 꼴 좀 봐. 오늘 밤 모두에게 해성 최고의 미녀 다리가 누구 건지 제대로 보여주자고.”지서현은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06 화

    고우섭은 깜짝 놀랐다. 16살?고우섭이 속한 이 사교계 사람들이 지유나를 인정하는 이유는 단지 아름다운 외모 때문만이 아니라 어릴 적부터 뛰어난 성적과 높은 학력, 일류 대학 출신이라는 점 때문이었다. 해성 명문가들의 딸들 중에서 지유나보다 뛰어난 사람을 찾기란 어려웠다.그녀는 하승민에게 어울리는 여자였다.여자는 아름다움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아름다움과 학력이 더해져야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상류층일수록 여자의 학력을 중요하게 여겼다. 방금 전 지서현에게 가졌던 호감이 순식간에 사라진 고우섭은 경멸하는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07 화

    지유나는 붉은 입술을 끌어올리며 달콤한 기분에 젖었다. 그녀는 하승민의 품에 부드럽게 몸을 기대고는 아름다운 얼굴을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난 오빠가 날 못 버릴 줄 알았어.”하승민은 해성 최고의 부자에 잘 생기고 고귀하며 세상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가진 남자였다. 그는 그녀가 남자에게 바라는 모든 것을 만족시켜 주었다.그러나 3년 전, 그는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었고 의사들은 그가 평생 깨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소중한 젊음을 그에게 낭비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그녀는 도망쳤다.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08 화

    그 천재 소녀 후배가 그의 친구 추가 신청을 거절한 것이었다.그때 조 비서가 커피 한 잔을 들고 들어왔다. 그는 대표님의 휴대폰을 보고 놀랐다.‘뭐야, 누가 감히 대표님의 친구 추가 신청을 거절해? 세상에 이런 일이!’조 비서가 말했다.“대표님, 천재 후배분... 정말 특이하시네요.”하승민은 비웃었다. 특이하긴 했다.그를 거절한 사람은 그녀가 처음이었으니까.추가 안 하면 어쩔 수 없지 뭐.하승민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는 곧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조 비서가 물었다.“대표님, 커피가 입에 안 맞으십니까? 다시 타 드릴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09 화

    모두가 그녀의 방문을 달가워하지 않았고 그녀를 쫓아내려고 했다.지서현은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이윤희와 지유나, 그리고 지해준의 얼굴을 훑어보고는 하승민의 손에서 자신의 팔을 힘껏 빼냈다. 그리고 입술을 살짝 올리며 미소 지었다.“좋아요, 갈게요.”‘기억해. 당신들이 날 쫓아낸 거야.’지서현은 돌아서서 나갔다. 그러나 곧바로 다시 돌아와서는 뺨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말했다.“하 대표님, 제가 오늘 병원에 왜 왔는지 아세요?”하승민은 그녀의 얇고 하얀 얼굴을 바라보았다. 솜털 하나하나가 투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10 화

    지 씨 저택.밤이 되자 이윤희는 실크 잠옷을 입고 거실 소파에 앉아 지해준을 기다리고 있었다.젊은 시절 그녀는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절세미인이었다. 첫 남편 지건후는 그녀를 극진히 사랑하여 마치 공주처럼 떠받들었고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도록 보살폈다. 지건후가 세상을 떠난 후 지해준과 재혼했는데 지해준이 지건후에게서 물려받은 사업과 회사를 더욱 확장하며 그녀는 명실상부한 귀부인으로서의 삶을 누리고 있었다. 세월의 흐름에도 빛나는 미모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최신 챕터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33 화

    “뚜뚜.”지서현이 전화를 끊었고 하승민은 할 말을 잃었다.‘젠장, 감히 전화를 끊어?’마침 집사인 박남수가 다가왔다.“집사님, 지서현한테 전화해서 할머니께서 편찮으시다고 전해요. 당장 돌아오라고요.”그러자 박남수가 순간 멈칫했다.“하지만 도련님, 어르신께서는 아까 사모님이 준비한 보양식을 드시고 숙면에 드셨습니다. 건강에 아무 문제 없어요.”“거짓말 좀 할 줄 모르세요?”박남수가 또다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도련님, 사모님한테 거짓말하는 건 좀 그렇지 않습니까? 지난 3년 동안 사모님은 도련님과 어르신을 동시에 챙겼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32 화

    “악!”지유나의 비명이 터지자 하승민이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고 그렇게 롤스로이스가 급정거했다.안색이 창백해진 채 지유나는 크게 숨을 몰아쉬었다.“오빠, 왜 이렇게 빨리 달리는 거야?”하지만 하승민의 얼굴은 여전히 어둡기만 했다. 그는 고개를 들어 전방을 보았다. 조금까지 거의 따라잡을 뻔했던 람보르기니가 그가 멈춘 틈을 타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하승민이 얇은 입술을 한 번 꼭 다물었다.“괜찮아?”지유나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아.”그러고는 곧바로 말을 이었다.“설마 했는데 지서현이 정유 오빠까지 건드리게 될 줄은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31 화

    지서현은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듯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모르는 사람이에요.”이 한마디가 떨어지자 하승민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비웃는 듯한, 차갑고 조소 어린 미소였다.지서현은 유정우를 몰랐지만 소아린은 알고 있었다.더군다나 유정우는 하승민과 가장 친한 친구였다.소아린은 흥미로운 광경을 지켜보며 가볍게 웃었다.“도련님, 술은 사양할게요. 저희 서현이 이제 집에 가야 하거든요.”유정우는 곧장 자신의 차 키를 집어 들었다.“그럼 제가 데려다줄게요.”그렇게 그는 지서현과 소아린을 따라나섰다.세 사람이 떠나자 고우섭을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30 화

    유정우는 단번에 지서현을 알아봤다.지유나는 예상치 못한 광경에 눈을 가늘게 떴다. 지서현이 소아린과 함께 핫한 춤을 추고 있었다.원래도 유려한 몸매를 지닌 그녀가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자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여유로운 움직임이 그녀의 곡선을 더욱 도드라지게 만들었다.잘록한 허리에서 이어지는 엉덩이의 곡선이 마치 걸그룹 댄서들의 탄력적인 동작처럼 빛났다.같은 무용을 배웠던 입장에서조차 지유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지서현이 춤을 더 잘 췄고 더 매혹적이었다.그리고 더 과감했다.“와우.”1996클럽의 남자들이 일제히 시선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29 화

    1996클럽 안의 모든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모두가 바라보고 있는 건 지유나였다.지유나는 화려한 이목구비에 자신감 넘치는 빛을 담고 있었다. 몸을 가볍게 회전하며 하승민 앞에 도착하더니 그녀는 손을 뻗어 그를 일으켜 세웠다.키가 크고 다리가 긴 하승민이 자리에서 일어서자 지유나는 부드러운 몸을 그의 탄탄한 몸에 밀착시키며 관능적인 밀착 댄스를 시작했다. 유혹적인 분위기가 한껏 살아났다.아름다운 남녀가 선보이는 뜨거운 춤은 클럽의 분위기를 단숨에 최고조로 끌어올렸다.바로 그때, 지서현과 소아린이 클럽 안으로 들어섰다. 지서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28 화

    하승민이 시선을 낮춰 사진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순간, 그의 차가운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그 페라리는 너무나도 익숙한 차였다.그는 사진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유정우를 바라보았다.“그 여자가 이 차를 타고 있었어?”유정우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게다가 나까지 따돌리더라. 꽤 흥미로운 여자야.”하승민의 기억이 맞다면 이 페라리는 그가 지서현에게 준 것이었다.거액의 수표 외에도 그는 그녀에게 몇 채의 집과 여러 대의 차를 함께 줬었다.그때 조현우가 보고하기를 지서현은 딱 하나만 골랐다고 했다.바로 이 페라리였다.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27 화

    그때, 부드럽게 울려 퍼지는 핸드폰 벨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하승민에게서 온 전화였다.‘아마 1996클럽으로 빨리 오라고 독촉하는 전화겠지.’유정우는 핸들을 돌려 차를 돌렸다.해성은 하승민의 구역이었다.1996클럽에 도착하면 굳이 자신이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하승민을 통해 그 페라리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내는 건 일도 아니었다....한편, 골목 안.지서현이 차를 몰고 빠르게 골목으로 진입하자 조수석에 있던 소아린이 환호했다.“서현아, 너 진짜 멋지다. 결국 따돌렸잖아.”하지만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쿵’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26 화

    하승민이 미간을 짚었다.정말 깜빡한 것이다.유정우가 오늘 귀국했다.해성에서 하씨 가문과 유씨 가문은 항상 최상위 명문가로 손꼽혔고 두 집안은 오랜 세월을 함께해 온 세가였다.때문에 하승민과 유정우도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란 막역한 친구였다.오늘 유정우는 돌아왔고 지금 지유나, 고우섭, 하은지까지 전부 1996클럽에 모여 있었다.곧장 하은지의 밝은 목소리가 전화를 타고 들려왔다.“승민 오빠, 빨리 와.”하은지는 오래전부터 유정우를 좋아했었는데 그녀의 꿈은 유정우와 결혼하는 것이었다.하지만 유정우는 보는 눈이 상당히 높았

  • 대표님, 비뇨기과 예약하셨나요?   0025 화

    하승민은 순간 멍해졌다.그녀는 그의 아래에 그대로 눕혀 있었다.찰랑이는 긴 머리가 붉은 이불 위로 촉촉하게 퍼져 있었다. 이곳은 할머니가 손수 꾸민 신혼방으로 침구도 모두 새빨간 색이었다.그리고 그 붉은 색이 그녀의 매끄럽고 창백한 피부를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그런데 만약 지금 이 모습이 다른 남자의 밑이라면...하승민의 주먹이 살짝 움켜쥐어졌다.해명하고 싶었다. 약을 보내라고 했을 뿐 그는 남자를 붙이라고 한 적은 없었다.하지만 막상 입을 떼려 해도 말이 나오지 않았다.지서현이 그를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비켜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