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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화

한순간 그녀는 주삿바늘을 잡고 구현수를 향해 찔렀고 다행히 구현수가 반응이 빨라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그녀도 질세라 민첩한 동작으로 남은 손으로 그와 맞섰다.

몇 차례 맞서서야 구현수에게 진압되었고 그는 쉽게 그녀의 두 손을 뒤로 묶어두고 몸을침대에 눌러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아! 아파! 이거 풀어 줘!”

여자는 크게 소리쳤고 구현수는 그녀의 마스크를 벗겨냈다. 여자는 뽀로통한 모습으로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

“안 해, 안 해! 매번 어떻게 그렇게 한 치 양보도 없이 나를 대해!”

구현수는 살짝 웃어 보이더니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었다. 여자는 얼른 일어나 그에게서멀찌감치 떨어져 섰고 억울함이 가득 찬 눈을 하고 붉어진 손목을 가볍게 문질렀다.

구현수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여긴 왜 왔어?”

“다쳤다고 하는데 내가 와 봐야지.”

“이렇게 찾아오면 아버지랑 은 대표는 알아?”

여자는 개구쟁이 모드로 익살스럽게 말했다.

“필요 없거든. 오빠만 있으면 됐지. 최연희는 영원히 최연준을 따라다니는 찰거머리잖아. 잊었어?”

구현수는 놀라듯 하더니 이내 눈빛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최연희는 그의 이복 여동생이었다. 그때는 아버지의 재혼에 대해 다소 불만도 있었고, 또 수년간 계모에 대해서도 겉치레뿐인 예의를 지켜왔던 그였다. 최연희는 최씨 가문에서 그가 드물게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안식처였다.

남매가 나이 차이는 꽤 나지만, 어렸을 때부터 최연희는 오빠를 많이 따랐고 좋아했다. 뭘 하든 오빠만 졸졸 따라다녔다. 엄마 아빠의 백 마디 말보다 오빠의 말 한마디를 더 따르던 동생이었다.

가끔 그는 이 또한 특별한 인연이라고 생각했다. 확실히 그녀 이름 ‘연희’ 처럼 그녀는 그에게 행복을 끌어다줬다.

최연희는 장난기 어린 눈을 깜박이며 놀렸다.

“이보소. 구 씨. 구 씨로 오래 살다보니, 오빠의 진짜 성을 잊은 건 아니지?”

구현수는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최연희는 메롱 하고 혀를 내밀고는 엄숙하게 말을 이었다.

“내가 강주까지 온 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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