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군형은 그녀의 어깨를 살짝 주무르며 말하지 말라는 제스처를 해 보였다. 그러고는 경리를 보며 덤덤하게 물었다.“이러시는 이유가 뭡니까? 호텔 측이 잘못한 게 뭐가 있죠?”“아... 그게, 저희 호텔은 남양 최고의 호텔인데, 손님 관리와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저런 사람에게도 방을 내주다니, 분명한 저희 잘못입니다.”경리가 한리를 흘깃 보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이에 한리도 소리쳤다.“뭐라고? 누가 어쩌고 어째?”경리는 팔짱을 끼고 귀찮은 듯 경비원을 향해 손짓했다. 경비원들이 한리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양팔을 잡고 밖으로 끌어내려 했다.학생들이 눈을 크게 뜨고 수군거렸다. 경리는 아이패드의 자료를 쳐다보며 경멸 어린 시선으로 말했다.“한리 씨, 죄송합니다. 재산 총액이 100만 달러가 채 안 되기에 당신은 우리 호텔에 묵을 수 없습니다. 남양 법률에 따라 당신을 내쫓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나가세요.”경리가 차갑게 웃었다. 한리는 눈을 크게 뜬 채 그 자리에 굳어졌다. 귀가 윙 하고 울렸고 머릿속은 하얘졌다.‘이... 이게 무슨 엉터리 법이야? 이런 게 있다는 말은 없었잖아?’“뭐? 그게 무슨 소리야? 저 학생들은 조사했어? 100만 달러 있대? 강소아 저 학생 내가 잘 알아, 작은 가게로 겨우 먹고사는 거. 나한테 선물도 안 주고 야박하게 굴더니만, 무슨 돈이 있다고 그래?”한리가 손가락으로 학생들을 가리키며 난동 부렸다. 이때 학생 한 명이 나서 말했다.“선생님, 이 정도면 저희도 많이 참았어요! 선생님이 자격 미달인 걸 왜 우리에게 덮어씌워요?”“맞아요! 선생님 우리한테서 뭐 많이 받아 갔잖아요! 우리 집 다 부자인 거 아시잖아요. 100만 달러 따위 저희에겐 우스운 돈이에요.”“선생님, 선생이라는 사람이 이래도 되는 거예요?”“너, 너희...”한리가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학생들은 짜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를 못 본 척하고는 그대로 떠났다. 하수영만이 자리에 굳어진 채 이 모든 장면을 목격했다. 그녀
하수영이 숨을 참았다. 최군형의 눈을 마주하면 몸이 차가워지는 것 같았다.최군형이 웃음을 거두고 서늘한 눈빛으로 말했다.“내가 말했죠, 내 여자를 건드리면 좋은 꼴은 못 볼 거라고. 그 말이 장난이었다고 생각해요?”“도... 도련님. 전 그럴 생각 없었어요. 도련님이 소아 방에서 묵는다는 사실이 어떻게 새어나갔는지도 몰라요...”“하, 아마 개 한 마리가 몇 번 더 짖었나 보죠.”“이...”“하수영 씨, 구자영은 얼굴이 망가졌고, 한리도 쫒겨났어요. 내 손짓 한 번이면 그 썩어빠진 선생은 내일부로 남양의 실종자가 될 거예요... 맞다, 그 두 사람에게서 공통점 못 찾았어요?”하수영의 입술이 덜덜 떨렸다. 손에 식은땀이 돋아났다.그들의 공통점이라면, 강소아를 괴롭힌 적이 있다는 사실이었다.최군형이 웃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다음은 누구일 것 같아요?”하수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금방이라도 다리가 풀려 주저앉을 것 같았다.최군형은 그녀를 쏘아보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정원에 도착했다. 하수영 같은 사람들은 상대하기 쉬웠다. 그가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되는 일이었다.하수영이 문제가 아니라, 그 배후에 있는 사람을 잡아야 했다. 그는 핸드폰을 꺼내 연락처를 뒤져 구봉남의 이름을 찾아냈다.구봉남이 남양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구자영이 사고를 당한 뒤, 구씨 가문의 다른 사람들은 구봉남을 억지로 남양에 보내 구자영을 간호하게 했다. 그의 권력을 약화할 속셈이었다.구봉남은 그들의 속셈을 빤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세력이 없는 그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말을 따라 남양에 와야 했다.최군형은 작게 웃으며 구봉남에게 한 카페의 위치를 전송하고는 몇 글자를 덧붙였다.[오후 4시에 봐요]“도련님, 여기 계셨네요!”이사가 경리 두 사람을 데리고 웃는 얼굴로 그에게 굽신댔다. 최군형은 반사적으로 인상을 쓰며 주변을 살폈다. 경리가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걱정 마세요, 부인은 위층에서 짐을 옮기고 계십니다.”“아, 네.”그
“자, 먼저 좀 먹어!”육연우가 서서히 진정했다. 최군성이 아이처럼 웃으며 말했다.“빨리, 내 손맛 좀 봐!”육연우가 작게 웃었다. 집에는 보모만 해도 대여섯 명이 있었지만 최군성은 직접 요리하기를 고집했다. 라면 한 그릇가지고 손맛 타령을 하기도 했다.육연우는 그의 의도를 알았다. 이것들과 접촉한다면 DNA 표본을 남길 것이다. 최군성은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검사하고 싶은 게 분명했다.육연우가 작게 웃었다. 최군성은 라면 그릇을 그녀의 앞에 들이밀고 눈을 깜빡거리며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는 용기 내 말했다.“군성 오빠, 이러실 필요 없어요.”“뭐?”최군성은 심장이 철렁했다. 육연우는 씁쓸하게 웃고는 최군성의 눈을 보며 천천히 말했다.“내가 진짜 육소유인지 확인하고 싶은 거 아니에요? 나 사실... 아니에요.”최군성이 흠칫했다. 하마터면 라면을 쏟을 뻔했다.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직접 그 말을 들으니 충격이 컸다.“제대로 다시 인사하죠. 전 육연우에요. 육명진이라는 육...”육연우가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 숨 막히는 침묵이 이어지더니 최군성이 웅얼댔다.“역시 육명진 딸이 맞았구나.”“역시?”“응, 둘이 닮았다고 생각해서 혹시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진짜일 줄이야.”“전 안 닮고 싶은데.”육연우가 고개를 떨구고 말했다. 최군성이 물었다.“왜 경섭 삼촌과 우정 아줌마를 속이려 한 거야? 우정 아줌마는 딸 생각에 미치기 직전이야! 그런데도 속이고 싶어?”육연우는 아무 표정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최군성을 보지 않으면 자신과 최군성을 갈라놓을 수 있을 것처럼 말이다. 자신이 최군성의 세상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둘은 엄연히 다른 세계 사람이었다.얼마나 지났을까, 육연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군성 오빠, 만약에... 만약에요, 오빠 어머니가 불치병에 걸렸다면, 오빠는 어머니를 위해 뭐든 할 거예요?”“당연하지!”“그럼 내가 사람들을 속이는 것도 이해
“네?”구봉남이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눈이 반짝 빛났다.최군형이 몸을 앞으로 숙이며 웃는 듯 아닌 듯한 얼굴로 말했다.“구성 그룹을 손에 넣게 해준다고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구봉남의 눈썹이 꿈틀했다. 눈앞의 이 남자도 정확히 말하면 20대 청년에 불과했다. 나이로는 구봉남이 한참 위였지만 그 기세는 최군형보다 몇 수 아래였다.그는 최군형의 집안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남양에 온 뒤 이쪽의 왕실과도 왕래가 잦고, 최군형은 어린 나이에 귀족까지 되었다.구봉남은 사리에 명확한 사람이었다. 지금 상황으론 최군형과 손을 잡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그는 크게 심호흡하고는 작게 고개를 숙였다.“분부만 하십시오!”“좋아요.”최군형이 우아한 동작으로 커피를 잔에 따라 한 모금 맛보고는 웃으며 말했다.“맛도 좋네요.”“말씀하시는 거래는...”“구씨 가문이 당신을 사생아라고 압박하고 있죠, 그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해요.”구봉남이 입술을 깨물었다. 눈에 복잡한 감정이 담겼다.사람은 좌절을 거듭하다 보면 삐뚤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기회만 준다면 다시 쑥쑥 자랄 수 있을 것이다.최군형이 작게 말했다.“구자영이 사고를 당한 뒤로 구성 그룹은 엉망진창이 됐어요. 그들이 당신을 여기로 보낸 건 당신의 권력을 약화하기 위해서예요. 하지만 걱정 마요. 최상 그룹의 힘을 이용해서 이 상황을 바꿔줄게요.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죠. 하지만 마지막 승자는 단 한 명, 당신일 거예요.”“그게 무슨...”“최상 그룹에서 회사 하나 사는 것쯤은 일도 아니죠.”구봉남은 그제야 최군형의 뜻을 깨달았다. 구성 그룹이 인수당하면 경영진들도 모두 바뀔 것이었다. 남을만한 사람은 남고, 갈 사람은 모두 떠날 것이다.그렇다면 그는 철저히 최군형의 통제를 받게 되는 셈이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구성 그룹의 냉혈한들에게 압박당하는 것보다는 백배 나았다.구봉남이 허리를 세우고 진지하게 말했다.“도련님의 충실한 개가 되겠습니다!”“그럴 필요까지는
“첫째, 구성 그룹 음료수 사건을 해결해요.”구봉남이 어리둥절해졌다.“그 유명한 장미꽃 이슬 말이에요. 포장만 바꾸면 문제가 해결된 거에요?”“하, 아니죠, 아니죠. 사실 저도 이 사안은 반대했어요. 하지만 어쩔 수 없어요, 이사회에 제 편인 사람들이 별로 없거든요.”“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겠죠?”구봉남이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 생긴 음료수의 레시피를 내놓고, 대국민 사과를 하고, 벌금을 내고, 연루된 사람들을 법원에 넘기면 될 것이었다.최군형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 중 8할은 강소아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전체 시장에도 좋은 영향이 있을 것이니, 좋은 일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도련님, 두 번째 조건은 뭔가요?”“두 번째, 구성 그룹의 추적 장치가 괜찮던데요.”“아...”구봉남의 등에 식은땀이 났다.“구성 그룹을 손에 넣으면, 이런 장치는 직원에게 쓰지 마요. 프라이버시는 있어야 하잖아요.”“네, 네!”“하지만 지금은 그 장치로 조사해 줄 사람이 있어요.”구봉남이 의아하게 고개를 들었다. 최군형이 입을 열었다.“하수영!”......최군성은 육연우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다. 두려움으로 떨리는 그녀의 어깨를 보고 있자니 몸이 저절로 그녀에게 가 붙었다. 그는 육연우를 끌어안고 싶었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것 같았다. 허공에 떠 있던 손은 육연우의 어깨를 두어 번 두드리고는 다시 내려갔다.“그럼 왜 진실을 경섭 삼촌과 우정 아줌마에게 알려드리지 않은 거예요?”“무서워서요... 아빠가 무서워요. 이 일이 커지면 정말 우리 엄마를 죽일 거예요!”“나한테는 왜 알려줬어요?”“그건...”육연우가 입술을 깨물며 고개를 들었다. 얼굴이 저도 모르게 빨개지며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최군성을 믿기 때문이라고는 차마 말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숙명과 같이 얽혔다. 최군성을 처음 봤을 때부터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최씨 가문 도련님과 나란히 서겠는가? 상상은 상상만으로 그쳐야 했다
“하수영?”최군성이 움찔했다. 육연우가 말을 이었다.“네, 아빠가 통화할 때 계속 그 이름을 언급하면서 없앨지 말지 하는 걸 들었어요. 제가 오성에 오기 전에 아빠한테서 돈을 받아 병원의 검사관을 매수했는데, 표본은 모두 하수영이 갖다준 거래요.”최군형은 눈을 크게 떴다. 하수영 세 글자에 완전히 꽂힌 모습이었다. 그는 놀라운 눈빛으로 육연우를 쳐다보며 크게 웃었다.“의외네!”“뭐가요?”“약하고 멍청하게 생겼는데 사람을 매수할 줄도 안다고?”“저...”육연우는 어쩔 바를 몰라 하며 고개를 떨구고 얼굴을 붉혔다. 최군성이 자기 얼굴을 가까이했다. 육연우의 긴 속눈썹은 마치 춤추는 나비의 날개 같았다. 뽀얀 얼굴에는 옅은 주근깨가 조금 나 있었다.최군형이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온 세상의 햇빛이 모두 그녀의 몸에 쏟아져 빛나는 것 같았다.육연우가 손가락으로 최군성의 가슴팍을 살짝 밀었다.“군성 오빠... 너무, 너무 가까워요...”“아, 응.”최군형은 정신을 차리고 급히 앉고는 두어 번 헛기침했다.“그러니까, 이번에 강주에 온 건 그 하수영을 찾기 위해서라는 거지?”“네, 꼭 빨라야 해요. 아빠가 의심할까 봐 무서워요. 엄마도 아직 오성에 계시는데, 엄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괜찮아. 어머님 걱정 마. 그 병원에 최상 그룹 지분이 있어.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내 간호하게 할게. 하수영... 이름 빼고 아는 건 없어? 이 넓은 강주에서 이름 하나만으로 찾을 수 있는 거야?”“다른 단서도 있어요. 검사관을 매수한 뒤에 하수영의 자료를 얻을 수 있었어요.”육연우가 핸드폰을 켰다. 하수영에 대한 모든 정보가 그곳에 있었다. 아주 자세하지는 않았지만 주소를 확보했으니 일이 수월할 터였다.최군성이 부드럽게 웃었다.‘생각보다 깡 있네.’“좋아, 내일 당장 찾으러 가자.”그 말을 들은 육연우가 그를 잡아당기고는 자기 생각을 말했다.“아주 확실하진 않아요. 하수영이 육소유가 아닐 수도 있어요.”“뭐?”“아빠 성격으론,
육연우가 손을 빼내기 전에 최군성이 빠르게 그녀의 손을 잡고는 다시 자신의 팔 위에 올려놓았다.“군성 오빠...”“강주의 좋은 식당을 많이 알고 있어, 가자, 좋은 거 사줄게!”육연우가 온 세상을 얻은 듯 활짝 웃었다. 최군성은 걸음을 옮기며 재잘대기 시작했다,“연우야 그거 알아? 우리 부모님 강주에서 처음 만나셨어. 두 분 처음 식사하셨던 식당은 제인 호텔이라는 곳인데, 거기서 새우 덮밥을...”......최군형은 스위트룸으로 돌아왔다. 오후부터 저녁이 될 때까지 강소아는 물건만 정리할 뿐 최군형과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분위기가 이상했다. 강소아는 최군형을 멀리하고 있었다. 몇 번 눈이 마주칠 때에도 강소아는 의심 어린 눈빛으로 최군형을 쳐다보았다.최군형은 강소아에게 다가갔다. 뭐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머쓱하게 웃는 수밖에 없었다. 강소아는 그 억지웃음에 소스라치게 놀랐다.“뭐해요?”“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 방 너무 좋은데요!”최군형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횡설수설했다.“당연하죠, 스위트룸이잖아요.”“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더 빨리 올 걸 그랬어요!”강소아는 고개를 들어 최군형이 허허 웃으며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려 하는 것을 보았다. 마음이 사르르 풀렸다. 의심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었지만 그 무엇도 최군형의 부드러운 눈빛과 웃음을 대신할 수는 없었다.강소아는 이를 앙다물고 그의 앞에 가 옷의 단추를 단정하게 채워주었다. 최군형이 강소아의 손을 잡고 말했다.“소아 씨... 그냥 나가서 묵을까요?”“왜요?”최군형의 눈빛이 복잡해졌다. 이대로 간다면 신분을 숨기기 점점 어려워질 것이었다.눈치 빠른 강소아는 이를 쉽게 알아챌 것이었다. 어쩌면 이미 알아챘는지도 몰랐다.그는 부모님의 연애사를 들은 적이 있었다. 아빠의 길고 험한 이야기로부터 그는 진심으로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는 비밀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녀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 일을 알게 해서는 절대 안 됐다.최군형은 심호흡하
최군형이 입을 열려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 아무런 저장명도 없이 전화번호 한 줄이 떠 있었다.강소아가 흠칫했다. 하지만 최군형은 옅게 웃고 있었다.“제 동생이에요. 전화번호를 외워버려서 저장 안 했어요.”최군형이 전화를 끊으려는데 강소아가 그를 말렸다.“중요한 일 있는 거 아니에요?”“무슨 중요한 일이 있다고...”“빨리 받아요! 마침 옷을 씻었는데, 빨래 너는 사이에 전화 받으면 딱 맞네요!”최군형은 복잡한 표정으로 강소아를 바라보며 망설이다가 방문을 나서 전화를 받았다. 최군형이 말하기도 전에 최군성이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형, 지금 뭐 하고 있었든 상관없어. 내 말 좀 들어봐...”“무슨 일인데?”“어... 이 시간에, 그렇고 그런 일을 하지는 않겠지?”“최군성, 한마디만 더 하면 지금 당장 널 죽이러 갈 거야!”최군성이 크게 웃고는 두어 번 헛기침하고 낮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오늘은 진짜 중요한 일이 있어. 육소유를 찾았어!”“뭐?”“연우가 알려줬어. 근데 형, 이건 꼭 비밀로 해야 해.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꼭...”“아까부터 그게 무슨 말이야? 연우가 누군데?”최군성이 조금 침묵을 지키더니 말했다.“연우는 바로 지금의 육소유야. 육명진의 사생아래. 연우가 그러는데... 진짜 육소유는 강주에 있을 가능성이 크대. 하수영이라고!”“하수영?”최군형은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이어 최군성은 며칠간 일어난 일들을 최군형에게 설명해 주었다. 하지만 최군형은 아직 충격에 빠져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그럴 리 없어!”최군형이 절망적으로 외쳤다. 하수영과 육경섭 부부는 닮은 구석이 하나고 없었다. 아무리 어린 시절부터 떨어져 지냈다고 해도 핏줄은 속일 수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육경섭 부부는 착한 사람이었다. 육소유가 아무리 험하게 자랐다 해도 남을 해치지는 않을 것이었다.최군성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응, 연우 생각도 그렇대. 아무튼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야. 형, 내가 알려준 건 꼭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