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54화

최군형은 저쪽에서 사진을 보며 웃고 있었다.

이 풍경들은 그에게 너무나 익숙한 것들이었고 그녀가 타고 있는 버스가 지나가는 경로를 보니 다음 목적지는 윤상 빌라일 것 같았다.

그녀는 자신이 한때 모사했던 쌍날개 반딧불 그림의 작가가 바로 그 빌라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강소아는 매우 흥분한 상태였고 그녀 옆에 앉아 있던 박나연이 다가와서 사진을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남편에게 보내는 거야?”

강소아는 얼굴이 약간 붉어지며 부끄러운 듯 웃었다.

박나연은 고개를 들어 짐칸을 바라보았다.

다른 학생들은 두세 개의 큰 여행가방을 가지고 왔고 어떤 사람들은 집 전체를 다 옮겨올 듯 한 짐을 부치기도 했다.

하지만 강소아만은 작은 기내용 가방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한 듯했다.

박나연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너 짐 다 챙겼어?”

“아마도... 다 챙겼을 거야!”

“아마도?” 박나연은 놀라며 친절하게 말했다. “소아야, 우리 여기서 한 달이나 지낼 거야! 이곳의 생활 방식은 우리와 다르니까 만약 네가 필요한 걸 빠뜨렸다면 현지에서 사기가 쉽지 않을 거야.”

“사실 나도 뭘 챙겼는지 잘 몰라.” 강소아는 웃었다.

“내 남편이 내 짐을 싸줬거든, 그가 말하길 이 정도면 충분하대, 가볍게 다니래!”

“너...,” 박나연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정말 남편 말을 잘 듣는구나.”

“그가 내 남편인데 왜 말을 안 듣겠어!”

“그가 남양에 와본 적 있어?” 박나연은 강소아가 너무 순진해 보여 웃음이 나왔다. “네가 이렇게 마음 놓고 그가 짐을 싸게 했단 말이야!”

이 질문에 강소아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래, 최군형이 어떻게 남양에 와본 적이 있을까?

하지만 그가 짐을 싸줄 때, 최군형은 굉장히 확신에 찬 어조로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강소아도 자연스럽게 남편의 말은 항상 옳다고 믿었다.

게다가 그녀는 한 번도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어서 뭘 챙겨야 할지 몰랐기에 누군가가 짐을 싸준다면 편하기만 했다.

그러나 박나연의 말을 듣고 보니 자신이 좀 경솔했다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